지하철
아사다 지로 지음, 정태원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3.7

특이한 진행을 합니다. 지하철(또는 지하역)이 매개가 되어 현대의 '신지'가 과거의 자기 아버지(별명 아무르)의 인생에 끼어들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입니다. 현실에서는 아버지를 미워했는데 하나하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내막을 알게 되면서 이해하게 됩니다. '미치코'가 사실은 '오도키'의 딸이었다는 설정과 미치코가 오도키를 계단에서 떨어뜨려 자신을 죽이는 것, 신지가 아무르의 사업을 돕는 것 등은 이야기 자체로는 흥미롭지만 현실에 대입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이 작가의 다른 글이 있는지 알아보고 읽어볼까 합니다.

'눈앞의 사실이 진실은 아니다'라는 게 이 소설이 알려주는 것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형이 자살하는데 자신이 개입하여 다시 집으로 데려다 주지만 결국은 지하철에 뛰어듭니다. 어머니가 너는 아버지 아들이 아니고 내가 사모하던 대학생(군에서 전사)의 아들이다 라고 말하였기 때문이죠. 아들을 설득하기 위해 한 말이 아들을 죽게 만든 것입니다. 아버지는 전쟁에 나갈 때 자신에게 천인침을 준 아가씨와 결혼을 하겠다고 하는데 결국은 어머니가 아니라 오도키(또는 미치코)가 그 대상입니다. 아버지가 살려준 '넷페이' 선생은 은인에게 보답하겠노라 하더니 잊고는 모르는 채 그 은인의 아들 셋을 가르치게 됩니다. 뭐 작가가 일부러 만든 상황이므로 파헤칠수록 머리만 아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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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균형 우리문고 10
우오즈미 나오코 지음, 이경옥 옮김 / 우리교육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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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4.2

모처럼 일본 청소년의 성장소설입니다. 일본은 거리상으로 역사적으로 가깝지만 다른 나라입니다. 우리가 중앙집권적인 정치구조하에서 오랫동안 지낸 반면 일본은 지방분권적인 봉건사회를 거친 나라입니다. 따라서 문화가 완전히 다르지요. 일단 줄거리를 보자면

나는 초등학교 때 '사토 유카리'에게 당한 이후 친구를 사귀지 않기로 결심한다. 친구를 사귀지 않으면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그럴싸한 논리입니다) 이사를 한 다음 중학교에 진학하였으므로 새로운 아이들뿐이여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한 것이다. 그녀는 '입 없는 애'라는 별명을 갖고 살게 됩니다. 내가 임의로 붙인 3인조 중 하나인 '마스무라 미즈에'가 주로 놀리는 선봉에 서게 됩니다. 어느 날 미즈에가 말을 걸어옵니다. 의외였고 무시하고 지나칩니다. 당시 유행하던 '초록색 아줌마'로 착각한 어떤 여자(하야시모토 사라)와 엮이게 됩니다. 그녀와 자주 만나 스트레스를 풀어내던 그녀는 미즈에가 자살을 시도함으로써 미즈에와도 엮기게 됩니다. 두 여자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이야기가 진행하고 또 결론을 내립니다.

평소 듣던 일본의 문제가 조금 나옵니다. 나머진 어느 나라이든 청소년이 직면하는 문제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마 그런 것은 문화 자체보다는 인간 자체의 공통점인가 봅니다.

제목이 비(非) 발란스(balance)인데 일본어로 쓴 것을 다시 영어 알파벳으로 옮기면서 hi baransu가 됩니다. 언어를 여러 번 거치면 생기는 필연적인 현상입니다. 또 다른 재미있는 것은 주인공의 이름이 없다는 것입니다. '나' 또는 '너'로 나옵니다. 독특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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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선생
다야마 가타이 지음, 김욱송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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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3

20세기 초의 배경을 가진 소설입니다. 중학교를 졸업한 '하야시 세이조'는 친구 '이쿠로'의 부친 도움으로 인근 마을의 교사로 부임하여 젊은 날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결핵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인간이면 누구나 갖는 약점인 무른 결심(작심삼일로 대표됩니다)을 여실히 보여주면서 일본 특유의 풍속을 전면에 깔고 있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던 폐결핵이 자연스레 등장하여 주인공을 데려갑니다. 요즘 같으면 쉽게 진단이 가능했을 터인데 당시의 수준으로론 (시골의 의사라서?) 어쩔 수 없었는지 위장병으로 오진을 하여 치료시기를 놓치고 맙니다. 몇 달 사이에 사망하는 것으로 보아 미만성 결핵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전개상 빠른 시간이동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그것은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유곽여자에 대한 착각은 왜 자주 등장할까요? 남의 경우에는 어리석은 반응으로 보이고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진실이 아님을 믿고 싶지 않아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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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해피 데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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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웃깁니다. 재미있다고 할 수 있죠. 단편 6개를 모은 것인데 4개는 낄낄거릴 정도로 웃깁니다. Sunny Day, 우리 집에 놀러 오렴, 그레이프 프루트 괴물, 여기가 청산, 남편과 커튼, 아내와 현미밥이 수록된 작품들인데 써니데이, 우리 집에 놀러 오렴, 여기가 청산, 아내와 현미밥은 아주 재미있습니다. 그레이프 프루트 괴물은 잘 이해가 안됩니다. 그 괴물에서 남편을 배제한다면 너무 실감나지 않습니까? 꿈이 그럴수가...

간단한 줄거리
Sunny Day : 동명의 옥션 아이디를 만든 주부가 재미로 마구 팔아치우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작은 소동입니다. 물건을 팔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젊어져서 피크닉 탁자, 의자, 기타, 마침내 남편이 절대 안된다고 말한 턴테이블까지. 결국 턴테이블은 급히 여동생에게 고가로 매입하라고 전화로 지시하게 됩니다.
우리 집에 놀러 오렴 : 별거중인 남편이 집을 자신의 총각시절처럼 꾸미면서 그런 삶을 동경을 하던 친구들이 놀러오다가 생기는 소동입니다. 마지막엔 아내도 오게 됩니다.
그레이프 프루트 괴물 : 집에서 하청받아 일하는 주부가 일감을 전달해주고 가져가는 사람이 젊은 사람으로 바뀌자 꼬리를 치는 것까지 발전하는 소동입니다.
여기가 청산 : 갑작스레 실업자가 되어 주부가 된 남편 이야기입니다. '우리 아빠 회사 망했다'와 '우리 아빠 회산 언제 망해?'라는 뜻깊은 말이 등장합니다.
남편과 커튼 : 후다닥 결정을 내리고 직장을 옮기는 남편이 갑자기 커튼 장사를 하겠다고 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입니다.
아내와 현미밥 : '로하스'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친환경 생활을 의미합니다. 남편의 책이 잘 팔리어 거액이 들어온 유한부인이 근처에 사는 모델출신 여인을 따라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남편이 글로 썼다가 취소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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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왕자 (양장) 푸른도서관 15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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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왕자 선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마의태자와 경순왕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선이 주요등장인물이 되겠습니다. 각자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태자는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제 생각이고 글중에는 다른 우아한 말로 나옵니다)를 주장하고, 경순왕은 '백성이 무사하면 그만이다'라고 주장합니다. 선은 온갖 생각을 하면서 이들을 지켜보다 어느듯 늙은 중이 되어 다시 회상하면서 끝납니다.

이야기가 늘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제는 위에서 말한 두 문장으로 압축됩니다. '그냥 나라를 버릴 수는 없다'와 '왕조보다는 백성이 우선이다'가 책을 쓰게 된 주제가 됩니다. 제3자 시각에서 처리하였기 때문에 긴장감도 별로 없고 소설보다는 동화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동화치고는 길고 지지부진해서 이도 저도 아닌 작품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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