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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인의 항아리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1
오카지마 후타리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4.8
355페이지, 23줄, 26자.
아, 이거 놀랍네요. 1989년 작입니다. 이때는 아직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는 초기여서 본문에 나온 것처럼 주메모리가 1메가 이하인 게 보통입니다. 실제로는 512k나 그 이하도 많았고요. 제가 91년에 산 386도 1메가의 메모리를 다 사용하기 위해 QEMM이라든가 하는 640k 윗부분을 다루는 보조 프로그램이 있어야 했던 시절이지요. 그런데 사용하는 가상현실용 메모리가 기가급도 아닌 테라급입니다. 물론 가상현실이라는 용어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우에스기 아키히코가 어딘가에 숨어서 이 책을 쓰는 형식입니다. 우에스기에 의하면 자신이 쓴 브레인 신드롬이라는 게임북의 저작권을 입실론 프로젝트라는 회사와 5년으로 계약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게임의 개발상 하자를 찾기 위해 게임을 하게 됩니다. 함께 참여한 모니터로는 다카이시 리사라는 미인입니다. 클라인2(K-II)라는 기계에 들어가려면 전신으로의 정보교환을 위해 알몸이 되어야 합니다. 일단 들어가면 모든 게 완벽하게 구현되기 때문에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워지고요. 십여 년 뒤 유행하게 되는 (우리나라의) 게임 판타지와 달리 뇌파를 읽지 않기 때문에 기억 자체가 저장되는 게 아닙니다.
우에스기는 몇 번 이상한 것을 경험합니다. 즉 리사의 귀걸이를 분명 자기 바지주머니에 넣었는데, 없는 것 같은 것이지요. 그러다가 며칠 뒤에 다시 발견합니다. 리사의 친구라는 마카베 나나미와 나나미의 전애인 히메다와의 만남에서 그걸 깨닫지요.
마지막의 장면이 비장함을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좀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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