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시간,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미술 100‘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미술 100 ㅣ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100
차홍규.김성진 지음 / 미래타임즈 / 2018년 6월

미술관을 자주 가는 편인데, 독특한 미술 작품에서는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아름다운 작품에서는 눈을 뗄 수 없는 충격과 감동을 받게 된다. 굳이 스탕달 신드롬까지 얘기하지 않아도, 뛰어난 예술품을 보았을 때 사람들은 누구나 격한 감정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거 같다. 그림, 조각, 패션, 음악, 건축, 각종 공산 제품 등 사람이 쓰거나 접하는 모든 것에서 아름다움을 쫓는다. 

아름다운 많은 것들 중에 미술 작품은 그나마 사람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상일 것이다.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미술 100'은 인류 역사를 아름답게 만들어준 100인의 아티스트를 다룬 책이다.  

책에서 다루는 100인의 예술가에는 짝사랑 보티첼리, 최초의 유화물감 발명과 서명 얀 반 에이크, 원근법 시조 마사초, 스파클링 와인과 관련된 조반니 벨리니, 웃음의 화가 프란스 할스와 같이 바로 떠오르지는 않지만,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이와 아울러, 미켈란젤로, 다빈치, 렘브란트, 고야, 밀레, 고갱, 고흐, 부그로, 클림트, 피카소와 같이 누구나 많이 들어왔던 작가들까지 다양한 인물들 이야기가 담겨있다. 

책 구성은 14세기 르네상스부터 시작하여 20세기 현대미술까지 시간의 흐름과 각종 미술사조를 중심으로 예술가들을 나눠 설명하고 있다. 내용도 어렵지 않고, 문제 역시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주요 예술 사조는 별도로 설명하고 있고, 각각의 예술가들의 탄생과 죽음, 학습과정, 또는 결혼, 주요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소개된 작품에 대한 설명을 읽어 보니, 그림은 단순히 아름다움만 추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저 아름다운 풍경과 건축물, 유명 인물들만 그린 것이 아니다. 전쟁, 재난, 종교, 사회 고발, 풍자, 패션, 음식, 화장법 등 그 시대의 모든 문화와 사상이 담겨 있었다. 심지어 그림 속에 나오는 인물의 정체, 작가와의 관계, 작가의 심리 상태도 알 수 있었다. 그냥 겉으로 드러난 그림만 봐서는 전혀 알 수 없는 것들로 작품 설명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깨닫게 한다.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확실히 천지 차이였다.

또 한가지 느낀 점은 그 당시 종교지도자나 왕과 귀족뿐만 아니라, 다수의 중상층 계급들이 예술에 대한 지원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예술을 소중히 여겼고, 사재를 들여 예술가를 초빙하며, 지원했다. 일부 국가는 자신의 국가 예술 발전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앞서가는 예술가들을 연금까지 줘가며, 예술 부흥을 이끌었다는 점이다.

예술을 단지 개인의 역량으로만 봐왔던 내 생각이 잘못되었던 것이다. 예술이 커지는데도 사회적, 정치적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국내 예술 시장이 적은 것에는 국가 정책에 문제도 있는 것이며, 국민들의 기본적 정서나 사고와도 관계가 있는 것이다. 천재 예술가가 하늘에서 떨어지기 만을 기다려서는 안된다. 세계 예술계에서 중국의 엄청난 약진은 이와 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미술 100'을 통해 100명의 유명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비록 수박 겉핥기라고 할 수 있지만, 단 시간에 그들을 아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전혀 모르는 것과 조금이라도 아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였다. 또한 이 책을 통해 많이 본 그림이지만, 누가 그렸는지 몰랐던 작품들의 주인을 만날 수 있었다.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도 있다. 그림이 너무 멋져 보고 또 보고한 작가도 있었다. 책을 보는 내내 즐거움과 감동이었다. 그만큼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미술 100'은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개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이더리움을 활용한 블록체인 개발 입문서‘

이더리움을 활용한 블록체인 개발 입문서
NEC.컨센서스 베이스 주식회사 지음, 문세나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18년 5월

한때 비트코인으로 인해 전 세계가 난리가 났었는데, 현재 우리의 경우, 정부의 암호화폐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국내에서는 사실상 금지 상태에 놓여있다. 반면 일부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우리와 달리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준비를 하며, 다양한 사업화 실험을 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놓여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단지 가상화폐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일반 금융 거래 외에, 각종 계약, 신분증, 공증, 결재 시스템 등 아주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범용 기술이다. 

그러다 보니, 해외에선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기술을 가진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태로 몸 값 또한 나날이 상승세로 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나 역시 프로그램 개발자로서 당연히 이 분야를 관심을 가지고 계속 봐왔다. 하지만 국내에 암호화폐, 블록체인에 대한 많은 책이 쏟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정작 개발에 대한 책은 무척 드문 게 현실이다. 

그러다 최근 반갑게도 또 하나의 블록체인 개발서를 만나게 되었다.

일본 NEC 컨센서스 베이스 주식회사라는 블록체인 전문 스타트업 기업에서 쓴 '이더리움을 활용한 블록체인 개발 입문서'가 바로 그것이다. 이미 암호화폐의 하나로 잘 알려진 이더리움 관련 오픈 소스를 이용하여 실제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데 폭넓은 이해를  돕는 책이다. 굳이 실제 프로그램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블록체인 기술을 좀 더 구체적으로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도 유용한 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우선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의 이더리움 암호화폐에 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하고 있다.  비트코인과의 차이, 이더리움의 릴리즈 로드맵,  화폐 단위,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비교를 다룬다. 3장에서는 이더리움 시스템의 기본적인 파악을 위해 개발 기반, 실행 기반, 이용 기반과 같은 3개의 구성 컴포넌트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다. 개발 기반 컴포넌트, 개발 API 라이브러리는 자바스크립트, JAVA, C#, RUBY 등 여러 언어를 사용해서 개발 가능한데, 여기서는 자바스크립트용 web3.js 라이브러리를 기준하고, 컨트랙트 개발 언어 Solidity를 사용하고 있다. 실행 기반 컴포넌트로는 Go 언어를 추천한다.

4장에서는 탈중앙화 DApp 소프트웨어 구성과 하드웨어 구성을 다루는데 일종의 시스템 프레임워크로서 어려운 내용은 아니지만, 앞으로 나오는 내용을 위해 완벽한 이해는 필수이다. 5장부터는 이더리움 실행에 필요한 것들을 다룬다. 실행노드 geth 옵션과 사용법, 프라이빗 블록체인 다루기, 이더리움 가상머신, Solidity 프로그래밍과 컨트랙트 프로그램 개발, Remix 사용, 채굴 등의 내용이 나온다. 비트코인과의 차이점도 중요 부분마다 다루고 있어서 양쪽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쓸데없는 군더더기가 없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이더리움 관련 중요 엑기스만 담았고, 이해와 기억을 돕기 위해, 각종 표와 그림으로 핵심을 정리해 놨다. 이더리움 개발 개념 위주로 되어 있어서, Solidity 코드가 있긴 있으나, 전체 프로그램 코드가 아닌, 단순 예제 형태의 짤막한 코드만 담겨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더리움 개발 개념을 제대로 배울 수는 있으나, 실제 체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작성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어떤 분야든 책 한 권 보고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어쨌든 '이더리움을 활용한 블록체인 개발 입문서'를 통해 머릿속에 전체적인 프레임워크를 그릴 수 있고, 자세한 이더리움의 블록체인의 각 단계별 처리 과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책 제목에 개발 입문서라고 되어 있는데, 그만큼 개발자에게 기본적으로 꼭 알아야 할 것들이 잘 정리된 책이다. 좀 더 최신의 IT 기술을 습득하려는 분들에게는 확실한 도움이 되는 책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책과 별도로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현재 과열된 비트코인 열풍이 어느 정도 진화되어 있는 시점에 있는 만큼, 정부의 암호화폐나 블록체인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책적으로 블록체인 관련 개발자 확충에 힘써야 한다. 물론 정부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키운다고 여러 정책을 얘기하고 있기는 하지만, 정작 암호화폐와 같은 기본 인프라를 막아 둔 상태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제대로 실용화되기 힘들다는 것은 전혀 모르는 거 같다. 더 이상 4차 산업혁명이라는 외침이 대답 없는 메아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현대 물리학으로 보는 ‘우주와 생명의 재발견‘

우주와 생명의 재발견
김진한.배길몽 지음 / 프리윌 / 2018년 5월

우주와 생명, 한쪽은 거시의 세계, 한쪽은 미시의 세계와 연관되어 있다. 완전히 다른 세계로 보이지만, 많은 부분에서 유사점이 보이기도 한다. 어쨌든 둘 다 이 세상의 비밀을 알고자 하는 인류의 오래된 궁금증의 대상이었고, 많은 과학자들의 도전 과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처럼 우주와 생명은 아직까지도 많은 것이 밝혀지지 않은 어려운 주제이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과학 이론을 통해 이 세상 각종 현상과 원리를 설명한 책을 하나 소개하겠다. 김진한, 배길몽의 '우주와 생명의 재발견'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책은 질문과 대답의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질문은 총 40가지로 빅뱅을 터트린 힘은 어디서 나왔는가?, 태양계의 행성들은 왜 모두 같은 방향으로 일사불란하게 공전하는가? 돌자루와 돌가루는 왜 자유낙하 속도가 다른가? 타임머신, 조수의 원인, 번개의 원리 등 그저 막연히 당연하게 생각했거나, 많이 들어왔던 과학적 현상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일반적인 과학 상식류의 책과는 다른 관점의 해석을 하고 있다. 뉴턴 시대의 해석이 아닌, 양지 물리학의 입장에서 해석을 하고 있다. 뉴턴의 만유인력을 적용했을 때 생기는 오류와 문제점을 얘기하고 있고, 현대 물리학의 해석이 왜 옳은 지를 말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질문 대부분은 평이한 주제인데, 새로운 시각과 최신의 물리학에 따른 새로운 관점으로 질문을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만든다. 양자역학이 이렇게 적용될 수 있음을 알게 되고, 단편적인 해석이 아닌, 다각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일부 주제는 과학보다는 마치 철학 사상을 보는 듯, 심오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사실 이 책은 쉬운 책이 아니다. 뉴턴 역학, 시공간, 양자역학, 열역학, 빅뱅, 끈이론 등 방대하면서, 난해한 각종 물리학적 이론들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질문에도 몇 가지 이론들을 이용하여 답변을 하고 있어서, 어느 정도 기초적인 현대 물리 지식이 필요하다. 전혀 이런 지식이 없다면, 도통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다면, 이런 해석, 이런 적용도 가능하겠구나 하며, 새로운 것을 아는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다만 일부 내용과 뒤의 생명, 신에 관한 부분은 어디까지나 저자의 견해를 더 많이 담고 있기에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과학은 다양한 사고에서 발전하는 것이므로 내 입장에서는 이 또한 또 하나의 재미였다. 

'우주와 생명의 재발견'을 통해, 몰랐던 만유인력 해석의 한계와 모순을 알 수 있었고, 시공간과 빛의 속도의 개념도 제대로 알게 되었다. 물론 새로운 의문도 생겼다. 우주의 신비를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더 많아지게 된다.

현대 물리학을 보면 볼수록 반야심경의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문구가 더욱 놀랍게 느껴진다.

양자역학 상식 입문, 세상에서 가장 쉬운 양자역학 수업

세상에서 가장 쉬운 양자역학 수업 - 마윈의 과학 스승 리먀오 교수의 재미있는 양자역학 이야기
리먀오 지음, 고보혜 옮김 / 더숲 / 2018년 5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나온 지, 10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까지 뉴턴의 고전 물리학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뉴턴이 다 틀렸다는 소리가 아니다. 뉴턴의 시대가 있었기에 양자역학의 시대가 나올 수 있었으나, 과학의 큰 방향이 달라지고 있는데, 아무리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너무 무관심하고, 새로워진 과학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점을 얘기하는 것이다. 새로워진 과학 중에 양자 물리학, 양자역학은 이 시대의 새로운 상식이 되어가고 있는 학문이라 생각한다.  

상식이란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을 말한다. 여기서 양자역학은 알아야 하는 지식이라 할 수 있다. 양자역학의 중요성에 일찍 눈을 뜬 마크 저커버그나 알리바바의 마윈 등과 같은 많이 사람들은 이 학문에 큰 관심을 가지고 공부한다고 한다. 

양자역학이 중요한 이유는 이 학문이 우주의 탄생과 소멸, 생명체, 시공간, 빛, 암흑물질 등 거의 대부분의 물리현상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양자역학은 세상의 많은 이치와 비밀을 풀 수 있는 실마리인 것이다. 

그런데 세상의 이치를 담은 만큼, 양자역학은 어렵다. 앞에서 상식이라고 했지만, 아주아주 어려운 상식이다. 각종 수식을 다 빼도, 양자역학에 대한 설명을 보고 있으면, 철학 책, 종교 서적 같다는 느낌까지 든다. 

그래서 좀 더 쉽게 양자역학에 입문할 수 있도록 책 하나를 추천하려고 한다.  리먀오 교수의 '세상에서 가장 쉬운 양자역학 수업'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대학생 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 부모들도 이해할 수 있게 쓰였다. 복잡한 수식 전혀 없다. 이해를 돕는 일러스트와 눈사태, 계단 오르기, 도로 주행 자동차와 같은 비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과학사와 같이 양자역학에 직간접으로 관련 있는 과학자들을 시기별로 등장시켜 그들의 업적과 재미난 비하인드스토리도 같이 다루고 있다. 절대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인물, 고전 물리의 최고봉인 뉴턴 이야기로 시작해서, 나폴레옹에게 발탁되어 장관이 되었다, 6주 만에 잘린 라플라스, 칠판 필기 싫어한 볼츠만, 안하무인 결석생 아인슈타인, 물리 문제에 빠져 골 먹은 축구 골키퍼 보어, 무도회를 선택한 파울리 등 천재 과학자들의 재미난 사생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에피소드들은 양자역학에 거부감을 없애기 위한 달콤한 설탕과 같은 것들이다. 달콤함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양자역학이 어떻게 발전되었는지 저절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1, 2장은 원자의 구조를 밝혀내는 과정과 광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파울리의 배타 원리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3장에서는 양자역학은 어디에 사용되는지, 레이저와 반도체를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고, 양자 전송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4장은 미래 궁극의 컴퓨터인 양자 컴퓨터를 다룬다. 에니악으로 시작되어 슈퍼컴퓨터까지 컴퓨터의 역사와 튜링의 이야기, 양자 컴퓨터의 원리, 비전들을 말하고 있다.

또한 각 장의 끝에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가 있어서 양자뿐만 아니라, 최신 과학 상식도 단편적으로 함께 다루고 있다. 짤막짤막 글은 짧지만, 의외로 다른 양자 책을 볼 때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4가지의 실험을 통한 양자역학 이해하기 파트도 구성되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양자역학 수업'은 책 분량도 많지 않고 재미있게 설명된 책이라 단숨에 읽은 수 있는 책이다. 내 경우 어려운 책이 있으면, 그전에 아주 쉬운 책을 보고 읽는 편이다. 이렇게 하면, 아무리 어려운 책도, 이해되는 부분들이 많아진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양자역학 수업'도 충분히 그런 역할을 해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분명 양자역학 몰라도 세상 사는데 지장 없다고 하는 분도 많을 것이다. 고전 물리 몰라도 사는데 지장 없고, 미적분 몰라도 잘 살 수 있다. 더하기 빼기 몰라도 글자를 몰라도 사는 것과는 상관없다. 대신 이 책 맨 앞쪽에 나오는 이론물리학자 머리 겔만의 말을 하나 남기겠다.  

'양자역학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양자역학을 모르는 사람과 원숭이의 차이보다 크다.'

집중력 높여주고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는 입체 커팅 아트 터널북 : 빨간 망토

빨간 망토 - 스토리가 있는 입체 커팅 아트 터널북
송영지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8년 4월

한동안 색칠하는 아트북이 인기를 끌었다. 어릴 적 생각에 유치해 보이고,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의외로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집중력도 높여주며, 그리고 나서의 성취감도 무척 높다. 그래서 그런지, 색칠하는 컬러링북 외에 선 잇기, 스티커 붙이기와 같은 책들도 등장해서 독자들에게 다른 창작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려고 하는 송영지 저자의 책 '스토리가 있는 입체 아트 터널북 : 빨간 망토'도 아트북의 일종인 커팅북으로 기존의 것과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미리 그려진 선을 따라 칼로 잘라 오려내어, 이것을 여러 겹으로 겹쳐 입체 형태의 작품으로 만드는 책이다. 터널북이라고 하는 형태로, 전시회나 아트페어, 팬시상품 등에서 한 번쯤 다들 봤을 것이다. 

평면이면서 입체 느낌을 주는 터널북의 묘미는 한 컷의 장면이지만, 많은 스토리를 연상하게 하고, 자연스럽게 그 장면에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냥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상상의 날개가 펼쳐진다.  

이 책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동화, 빨강 망토 소녀와 늑대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들었다. 할머니 만나러 가는 소녀, 늑대를 만난 소녀, 할머니 집 앞의 소녀, 도망가는 늑대 이렇게 이야기 속, 네 가지 장면을 터널북으로 구현하게 된다. 한 주제에 여러 층으로 된 도안이 있어서, 테두리 선을 따라 칼로 자르며 만드는 것이다. 

책 소개와 자세한 커팅 방법, 만드는 법, 여러 활용 방법 등이 책 앞쪽에 구성되어 있으므로, 이것을 참고하면 쉽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단순히 커팅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 분위기를 살려 나만의 컬러링도 할 수 있다. 다 만든 작품은 우드락을 이용해서, 액자로 만들어 인테리어 소품으로 쓸 수 있고, LED 전구와 같은 것을 활용해서 더욱 멋지게 꾸밀 수도 있다.

나도 한번 만들어봤다. 사두고 아직 써보지 못한 커팅 나이프 세트를 드디어 쓸 수 있게 되었다. 이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일반 커터 칼로도 가능하지만, 정밀하게 자르기 위해서는 날이 예리한 아트 나이프를 저자는 추천하고 있다. 시험 삼아 여러 칼을 바꿔 잘라 봤는데, 역시 아트 나이프 계열이 쥐기도 편하고 곡선 자르기에도 유리했다. 아울러 책상 바닥 보호를 위해 커팅 매트, 고무 매트 같은 것을 깔고 하는 것이 좋다. 이게 없으면 두툼한 잡지책도 좋다.

오랜만에 칼질을 해봤다. 종이가 두꺼워서 다소 힘이 들어간다. 한번 잘못 자르면 망칠 수 있기 때문에 집중에 집중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 손도 베일까 봐 조심에 조심을 했다. 두 장 정도 자르고 나니 땀도 나고, 머리가 띵하다. 한꺼번에 다 하려고 하지 말고, 하루에 조금씩 해 나가는 것이 좋을 거 같다. 모서리 부분과 작은 부분 자르는 게 쉽지 않다. 곡선 부분 자르는 것도 좀 어렵다. 그래도 하다 보면, 커팅 요령이 생긴다. 

'스토리가 있는 입체 아트 터널북 : 빨간 망토' 덕분에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한 장, 한 장 완성되는 쾌감이 장난이 아니다. 뿌듯하고, 자신감도 생긴다. 아이들도 무척 좋아할 것 책이다. 다만, 예리한 칼을 사용하므로 보호자가 대신 잘라 주고, 아이들이 색칠하거나, 액자를 만들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 만들고, 같이 보면서 동화를 들려주는 것도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 물론 혼자 즐기는 것도 좋다. 오물딱 쪼물딱하기 만들기 좋아하는 이에게는 재미난 창작 시간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