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엄마가 너를 위해 쿠키도 만들었는데 그만 네가 올 시간에 안좋은 전화가 와서
그만 네가 올 시간인것을 처음으로 잊었단다.
어린이집 전화가 핸드폰으로 와서 헐레벌떡 내려갔더니 어린이집 원장님의 승용차 앞자리에 민정이란 친구와 함께 앉아 있다가 나를 보고 환하게 웃는 네 모습에 엄마는 울고 싶었단다.
어떻게 그렇게 아름답게 어떻게 그렇게 밝게 웃을 수있니?
엄마한테 왜 늦게 나왔고 화를 내도 시원치 않을 판에 말이야.
아침부터 가서 6시 반에야 집에 오니 요즘 얼마나 힘드니
엄마 때문에 엄마가 일찍 데릴러 못가서 그리 어린이집에 오래 있으니 얼마나 힘들까
그래서 아침에는 안간다 버티고 엄마가 애써 유모차로 데려다 주니 안내린다 했지.
엄마는 네게 참 미안하구나.
지금 어린이집을 유치원다니기 전까지 하다못해 내년까지라도 다니게 하고 싶었는데 어쩜 올해 길면 내년 초까지만 다녀야 할것 같아.
예쁜 것 좋은 건 모두 주고 싶어하고 안오면 기운없이 지내는 예린 이란 단짝 친구도 있고
이름만 말하면 수줍게 웃게 하는 은렬이 오빠도 있고
네가 좋아라 하는 담임선생님 초롱반 선생님도 있는데
어린 너에게 벌써부터 이별을 맛보게 하다니.
그 생각만 하면 엄마는 가슴이 무너지는 듯하다.
어제는 학습지 두번째 하는 날이었는데
막 어린이집에 와서 엄청 배가 고팠을 텐데
배고픈 내색 하나 없이 학습지 선생님과 이십분이나 공부를 하고 나서야 우유를 허겁지겁 꿀꺽마시는 너를 보고 또 가슴이 아팠단다.
그 좋아하는 학습지 아마도 오래하진 못할 것같아서.
요즘 태은이는 엄마한테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하지.
밥을 주어도 물을 주어도 고맙다고.
그래서 엄마가 말하지
엄마가 더 고맙다고
그랬더니 아냐 내가 더더 고마워하더구나.
늘 생각하는 거지만
태은아 정말 고맙단다.
엄마는 네가 엄마 옆에서 숨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하단다.
그러니 모두를 용서해야 하는 거겠지?
태은아
무엇보다 엄마는 네게 참 미안하다.
정말 많이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