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은이 엉덩이를 심하게 때렸다
맨손으로 맨살을
내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 동안은 태은이가 아끼는 장난감을 버리겠다고 협박같은 으름장만 놓아도 말을 들었는데 이제 말을 듣지 않는다.
원인은 양치질을 엄마랑만 하고 아빠랑은 안하겠단다.
목욕도 아직은 아빠가 시켜주는데 엄마랑만 하겠단다.
모든 걸 엄마랑만 하고 픈 태은.
자꾸 그러면 아빠는 상황을 오해한다. 내가 일부러 그렇게 만든다고.
아이가 엄마랑 하고 파 하는게 무슨 죄겟냐만
아빠 엄마 사이도 좋아야 하고 아빠랑도 유대감이 계속 생겨야 하니 달래기도 하고 혼내기도 하고
그러다 엉덩이를 찰싹
옷을 입힌채로 샤워기를 뿌리니 대성통곡한다.
원망의 눈빛
드디어 화가난 아빠
도대체 양치질 하고 목욕시켜준다는데 왜 그러냐고 엄청 무섭게 혼내고 아빠한테도 맞은 듯
이내 목욕탕 안은 조용하다
아마도 말을 잘 들은 모양이지만 그건 잘 들은게 아니라 얼어버린거다.
태은이는 목욕할때 노래도 하고 재잘거리는데 찍소리 없이 한 목욕
나왔을때 울먹한 태은이를
나는 태은이에게 엄마가 엉덩이 맴매 해서 정말 미안해 많이 아팠지, 하지만 또 아빠랑 안한다 하면 또 엄마는 맴매 할거야
아빠는 태은이 예뻐서 목욕시켜준다하시는데 태은이 자꾸 그러면 아빠는 섭섭하고 속상해.
태은이가 엄마 좋아하는데 엄마가 태은이랑 목욕안해 하면 섭섭할테니까 말이야.
아이가 이 상황을 어찌 알까
하지만 아빠가 많이 미안하다 하고 달래주었는지 아빠한테 꼭 붙어 책 열몇권을 읽고 잠이 들었다.
그런데 내맘은 참 아프다.
태은아 엄마가 참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