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대] 유비쿼터스형 독서 [06/01/10]
미국의 한 어린이 독서모임에서는 `오늘의 리더(Reader)가 내일의 리더(leader)'라는 모토로 책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독서가 인류와 사회를 이끌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 왔다는 사례는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방대한 양의 정보가 혼재해 있는 현대 사회에서 독서는 `무질서한 정보의 바다'에 틀을 부여하고 체계적으로 인식하도록 돕는 유일한 방법으로 통한다.

그러나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는 대한민국 사회가 얼마나 `독서란 위대한 길'과 멀어져 가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 3일 통계청은 지난해 3,4분기 전국의 서적ㆍ인쇄물 지출액이 1가구당 월평균 1만397원으로, 가구당 월평균 소비액의 0.5%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그마나 서적ㆍ인쇄물 지출액이 전년에 비해 249원(2.5%) 올랐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정도로 국민이 독서에 투자하는 비용은 낮다. 반면 같은 기간 1가구당 오락분야에 지출한 비용은 월평균 9만7446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적ㆍ인쇄물 지출액의 9.4배에 이르는 수치로, `독서'라는 지적 유희가 오락에 그 지위를 잃고 위기에 처해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출판시장과 독서문화가 해를 거듭할수록 위축되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 현실적인 문제로 다양한 출판물 생산을 등한시하게 된 출판업계, 출판과 독서진흥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정부 정책 등등. 하지만 더 큰 요인은 통계청의 발표와 같이 독서를 대체할 다른 문화기재가 너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데 있다. 인터넷, 휴대전화, MP3플레이어, 위성DMB, 지상파DMB, 휴대용 게임기, 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기 등 숨 돌릴 틈 없이 등장하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는 책이 차지하고 있던 문화공간의 상당 부분을 빼앗아갔다.

간과할 수 없는 점은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등장과 이에 따른 신규 서비스의 상용화가 막을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란 것이다. 국내 이동통신가입자는 3800만명에 이르고, 인터넷 이용인구는 3600만명을 넘은 지 오래다. MP3플레이어 이용자는 해마다 폭발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위성DMB와 지상파DMB 서비스는 성장에 가속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같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 독서의 위상과 지위를 지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새로운 변화에 맞는 독서방법의 개발과 전파가 바로 그것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어느 국가보다 앞선 자리에 서 있다. 지난해 10월 독일에서 개최된 `2005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서 세계 최초로 유비쿼터스 전자책 서비스를 상용화, `변화하는 시대의 독서법'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바 있다.

유비쿼터스 전자책 서비스란 `언제, 어디서나, 단말기 제한 없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서비스를 뜻한다. 한 번의 구매로 PC, PDA, 휴대전화 등 자신이 소유한 디지털 단말기에서 자유롭게 책을 열람하는 서비스이다. 즉, 유비쿼터스 전자책 서비스는 오락용으로만 이용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이 정보와 지식을 나르는 수단으로 변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첨단 사례이다.

유비쿼터스 전자책 서비스와 같이 `시대의 변화에 최적화된 독서법의 개발과 확산'에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그 점에서 한국은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보다 훨씬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ㆍ모바일 인프라를 갖췄을 뿐만 아니라 이 인프라를 십분 활용해 독서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전자책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기 때문이다.


(디지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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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Kitty > 온라인 서점 '나홀로 질주'

온라인 서점 ‘나홀로 질주’
출판시장 축소 속 예스24,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업계 매출·순익 큰 폭으로 늘어

▲ 인터넷 교보문고가 오픈한 `북멘토` 서비스 이미지.
‘온라인 서점의 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멈추지 않는 질주와 성장. 2005년 온라인 서점업계의 성쇠를 결산하면 이 말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도서정가제 입법 추진 등 적지 않은 난제들이 있었음에도 주요 인터넷 서점들은 매출 성장과 이익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대부분 잡아냈다. 이같은 현상은 출판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이뤄낸 성과라서 더욱 의미가 있다.

최대 인터넷 서점인 예스24(www.yes24.com)는 2005년 매출 1445억원에 당기순이익 21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04년 대비 매출은 61%, 순익은 무려 20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예스24는 이미 2005년 상반기 9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역시 주요 인터넷 서점인 알라딘(www.aladin.co.kr)도 2005년에 600억원대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전망. 영업이익은 10억원 안팎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파크 도서 부문(book.interpark.com/bookPark)도 거래총액이 1000억원대를 사상 처음으로 돌파할 전망이다. 이는 2003년 도서 부문 거래총액 478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교보문고도 온라인 부문 성장이 오프라인 부문보다 두드러졌다. 인터넷 교보문고(www.kyobobook.co.kr)의 2005년 매출은 600억원대로 2004년보다 45%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교보문고는 일평균 방문자수에서 11만명대를 돌파하며 24만명대인 예스 24에 이어 2위권에 올랐다.

이같은 온라인 서점의 선전은 전반적으로 출판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온라인 서점들은 2003~2004년 일부 흑자를 기록하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대부분 업체들은 잘 해야 1억~2억원의 흑자가 고작이었다. 이는 1999년 이후 인터넷 서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원가도 건지지 못하는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5년은 과거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인터넷을 통한 신규 소비계층이 꾸준히 늘어나는 데다가 전자책·검색광고 등 인터넷 업계 특유의 수익모델이 이익을 내면서 흑자 폭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학습서와 아동도서 등 실용도서가 강세를 나타내는 것도 젊은층의 소비가 많은 인터넷 서점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예스24의 매출 구조가 대표적인 예. 지난해 예스24에서 가장 많이 팔린 도서 부문은 학습·참고서 분야로 매출의 12%나 차지한다. 또 어린이·언어(국어 및 외국어) 서적도 각각 10.4%, 8.4%를 기록하며 예스24의 성장을 도왔다.

다만 이같은 성장과 함께 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속도가 붙고 있다. 현재 예스24와 알라딘은 주요 인터넷 서점 5개 사업자 전체 매출의 절반(49%)을 차지할 정도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1·2위 사업자의 고객이 늘어나는 것은 인터넷 서점업계에도 그만큼 규모의 경제가 중요해졌다는 의미. 실제로 지난 5월 인터파크가 최저가 보상제를 실시하면서 불붙은 가격경쟁은 적지 않은 논란을 낳았다. 특히 오프라인 서점업계에 미친 영향은 적지 않았다. 2005년 치열했던 도서정가제 개정에 대한 논란도 이같은 온·오프라인 출판업계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것.

현재 도서정가제는 온라인 서점에 10% 이상의 할인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오프라인 출판업계는 이 제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한시조항 철폐, 최소 할인율의 온·오프라인 공동 적용, 적용대상 도서의 확대 등이 오프라인 출판업계의 주장이다. 그러나 소비자들과 온라인 서점업계의 반발도 거셌다. 오히려 인건비나 점포운영비가 들지 않는 온라인서점의 경우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도서정가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부분은 온라인 서점의 성장과 함께 새해에도 적지 않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 등으로 플랫폼을 다양화하는 노력이 본격화된 것도 지난 한 해 온라인 서점업계의 특징 중 하나다. 2005년 1월 SK텔레콤과 교보문고가 제휴해 모바일 서점을 오픈한 게 대표적인 예다. 또 업계는 문학배경지 답사 여행, 콘서트 초대 등 소비자에 대한 혜택을 다양화하려는 노력도 벌였다.

온라인 서점업계의 틈새시장도 지난해 성장을 거듭했다. 가격비교 사이트 마이마진(www.mm.co.kr)은 지난해 11월 도서 가격비교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터파크, 리브로 등 유수의 도서쇼핑몰과 제휴를 통해 신간, 베스트셀러, 추천도서 등 60만여건에 달하는 도서 정보를 동영상과 함께 제공한 게 특징이다. 에누리닷컴(www.enuri.com)·나와요닷컴(www.nawayo.com) 등도 도서가격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격비교 사이트. 또 북마니(www.bookmani.com)·갓피플(kbook.godpeople.com) 등 취급 품목을 문제집·기독교 서적 등으로 특화한 전문 사이트도 활약했다.

백승재 조선일보 산업부 기자(whites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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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에서 퍼왔습니다.

하긴 저만해도 오프에서 책을 보고 온라인에서 사지 직접 오프에서 책을 사본건 한참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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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1-10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출 수준이 엄청나군요.

하늘바람 2006-01-10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오프라인 서점은 조머 독자의 참여를 노려야 할거예요 문화적공간으로요. 음 온라인 독자의 번개를 추진해 준다던가^^
 
 전출처 : 물만두 > 추리소설 초보 마니아를 위한 이 책만은 꼭!

스텔라님께서 알려달라셔서 한번 만들어 봅니다.

우선 가장 왕초보로서 추리소설을 읽고 싶다 생각되시는 분들은 무조건 해문에서 출판되는

아가사 크리스티 전집 80권을 필독하시기 바랍니다.

 

그 책만 읽으면 추리소설의 기본 트릭은 완전 마스터하게 됩니다.

아가사 크리스티 다음에는 동 시대의 작가인 엘러리 퀸, 모리스 르블랑, 코넌 도일이 되겠죠.

아, 순서를 바꿔서 코넌 도일과 모리스 르블랑 작품을 먼저 시작해도 좋습니다.

코넌 도일

모리스 르블랑

   

엘러리 퀸

  

  

이 작가들의 책을 읽은 뒤에는 동서미스터리북스에 등장하는 새로운 작가의 작품들과 새로운 작품들을 골라 읽으시면 됩니다.

탐정으로 대표되는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 시리즈

그 뒤를 잇는 로스 맥도널드의 루 아처 시리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얼 스탠리 가드너의 페리 메이슨 시리즈가 있습니다.

또한 각 나라별로 상을 수상한 작품도 있고 사회파나 범죄소설로 나뉘는 요즘 작품도 있읍니다.

추리소설도 작가마다 선호도가 다르고 각기 비슷한 내용이라도 취향이 다를 수 있으니 각자가 좋아하는 장르와 작가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기시 바랍니다.

각 시리즈는 시리즈...

작가의 작품목록은 작가의 작품 목록

지금 안 읽으면 후회할 작가로는

기리노 나츠오

미야베 미유키

히가시노 게이고

미넷 월터스

제프리 디버

 

그리고 앞으로 계속 나올 작품들의 주목을 잊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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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는 사재기 논란 … 출판계 '벌집' [06/01/06]
출판계 자정 차원에서 시작된 '사재기 대책 방안'이 진흙탕 싸움처럼 번지고 있다. '사재기 혐의'로 지목된 출판사들이 이번 방안을 마련한 한국출판인회의(회장 김혜경)에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출판인회의 측도 절차와 방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왜 불거졌나=단행본 출판사들의 모임인 출판인회의는 지난해 말 전국 온.오프라인 주요 서점 7곳에 사재기 혐의가 짙은 책 5종을 베스트셀러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점 판매자료, 현장 조사 등을 거쳐 사재기 의혹이 있는 책을 적발했고, 서점 측에서도 이를 수용해 지난달 마지막 주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뺐다. (본지 1일자 27면 보도) 해당 도서들은 5일 발표된 1월 첫주 베스트셀러 목록에서도 제외됐다.

출판인회의는 해당 출판사와 도서를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서점가.언론 등에 이름이 알려진 일부 출판사들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출판인회의의 조사 방법.시기, 그리고 형평성에 문제가 있어 절대 수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특정 출판사 죽이기 '음모론'마저 나올 정도다.

◆쟁점은 뭔가=사재기는 특정 도서를 베스트셀러에 올리려고 사람을 동원해 집중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출판진흥법에서도 금지하고 있는 위법 사항이다. 출판인회의는 지난해 9월 소속 출판사에 사재기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고, 이후 두 달간의 조사를 거쳐 이번에 문제가 된 책 5종을 골라냈다. 지난 2~3년간 사재기가 일종의 관례처럼 확산되면서 출판시장 자체가 심하게 왜곡됐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이번에 '부도덕한' 업체로 몰린 출판사들은 출판인회의의 조치에 전혀 수긍하지 않고 있다. '세계명화 비밀'로 의혹을 받고 있는 생각의나무 박광성 대표는 4일 출판인회의에 "이번 작업은 지극히 불투명한 과정으로 몇몇 사람의 밀실회의를 통해 결정됐다"며 "출판인회의가 이번 조치를 즉각 철회하지 않으면 다음 주쯤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쏘주 한 잔 합시다'를 낸 큰나출판사 최명애 대표는 출판인회의에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최 대표는 "출판사 영업은 물론 저자의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은 만큼 베스트셀러 복귀 등의 이해할 만한 조치가 없으면 출판사를 그만둘 각오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출판인회의 김혜경 회장은 "만약 관련 자료를 공개하면 해당 출판사들이 더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며 "출판인회의의 공식 입장을 6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해결점은 없나=이번 사태는 출판계의 고질병인 사재기가 재발한 경우다. 특히 증빙 자료가 공개되지 않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출판인회의의 조사 기간이 두 달이란 비교적 짧은 기간이었고 그간 서점가에서 사재기 의심을 받아온 책 다수가 목록에서 빠진 것도 논란을 확대하고 있다.

생각의나무 박광성 대표는 동업자가 수사하는 방식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제3의 공정한 조사기관을 상설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며 "출판인회의 회장단 소속사의 베스트셀러도 이번 기회에 판매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김혜경 회장은 "출판인회의 차원에서 사재기 단속 기능을 계속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은 "그간 출판계는 수단.방법 관계없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 그만이다는 의식이 팽배했다"며 "가격할인.이벤트.경품 등으로 문란해진 시장을 바로잡는 수단으로 도서정가제를 다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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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그들이 뛴다] (4) 출판―조영희 에코의서재 대표 [06/01/06]
지나간 2005년을 그녀처럼 동동거리며 보낸 사람도 드물 것이다. 조영희(36) 에코의서재 대표. 국내 메이저 출판사 중 하나인 위즈덤하우스 편집장 자리를 던지고 지난해 1월 창업에 뛰어들었다. 혼자서 출판사를 차리고 두 권의 책을 세상에 내보냈다. 다행히 독자들은 그녀의 독립을 격려했다. 조씨는 “앞으로 10권을 만들 여유가 생겼다”며 크게 웃었다.

서울경찰청 옆의 한 오피스텔에서 조씨의 1인 출판사가 시작됐다. ‘에코의서재’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의 지성 움베르트 에코애서 따왔다. 에코의서재에서 태어난 첫 책은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조씨 혼자서 꼬박 6개월을 작업했다.

“첫 책이 나올 때는 거의 ‘패닉(공황)’ 상태였어요. 제목에서 디자인까지 어느 것 하나 자신이 없고,독자들에게 조롱이나 받지 않을까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몰라요. 예전에 수없이 해왔던 일인데도 혼자 하려고 하니까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아득하더라구요.”

책을 만드는 것은 그래도 해본 일이었다. 홍보나 영업은 생판 처음 부딪히는 일. 서점들이 책을 받아주지 않으면 어떡하나,책을 납품하면 대금은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무명 출판사라고 언론에서 무시하지 않을까,식은땀을 흘리며 한 달을 뛰어 다녔다. 첫 달 판매부수 5000부. 집계를 확인한 조씨는 땀으로 흠뻑 젖은 몸을 거울을 보며 이렇게 소리쳤다. “조영희,너 잘 했어.”

대형 출판사에서 편집장으로 일하던 시절의 큰 사무실은 이제 없다. 부엌과 화장실이 달린 10평 남짓한 오피스텔이 그녀의 사무실이다. 예전에는 같이 일하던 직원들도 많았지만 지금은 여직원 한 명 뿐이다. 매일매일이 고독한 선택의 시간이다. 조씨는 “그래도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제가 만들고 싶은 책과 회사가 요구하는 책이 달라요. 그래서 갈등이 많았고 갈증도 심했죠. 편집자로서 경력을 쌓다 보면 좀 더 인문적이고 깊이있는 책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는데,대형 출판사에서는 그런 욕구를 실현시킬 수가 없어요. 책의 내용보다 판매 부수에 신경을 써야 하니까요.”

조씨는 작은 출판사에서 일하는 기쁨을 “내고 싶은 책을 즐기면서 만든다”는 말로 요약했다. 조씨처럼 ‘자기만의 책’을 찾아 나선 편집자들이 꾸려가는 소형 출판사들이 최근 2∼3년 사이 크게 늘었다. ‘빈익빈 부익부’와 ‘규모의 경제’가 어김없이 작용하는 출판시장에서 이들의 존재는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그러나 위험을 감수하는 이들의 도전이야말로 양서의 터전이 되고 있다.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 출판사들이 베스트셀러 만들기에만 치중하는 사이,좋은 책들은 종종 묻히고 만다. 여기에 작은 출판사들의 존재 의미가 있다. 마케팅비,인건비,건물임대료 등 관리비를 최소화한 작은 출판사들은 2000부 내외만 팔아도 손익계산을 맞출 수 있다. 조씨는 “기대하는 판매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가치있는 책을 독자들에게 전달할 가능성이 생겨난다”고 말했다.

현재 출판은 오랜 ‘독자 계몽의 시대’를 건너 ‘독자 니즈의 시대’로 이동하는 중이다. 실용서,자기계발서,경제·경영서 등이 붐을 이루는 것은 이런 변화를 대변한다. 조씨는 이 새로운 흐름의 최선두에 서 있다. 그리고 이런 태도야말로 창업 첫 해의 혹독한 생존 시험을 통과한 이유이기도 하다.

푸른숲 출판사에서 시작된 그녀의 편집 경력은 올해로 13년째. ‘여성이여 테러리스트가 돼라’(전여옥),‘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잭 켄필드 외),‘바람의 딸,우리 땅에 서다’(한비야),지난해 최고의 베스트셀러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탄줘잉) 등을 기획한 그녀는 대중의 요구와 취향을 정확하게 포착하는 편집자로 정평이 나 있다. 독립한 후에 만든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는 심리학 열풍을 타고 지금까지 2만부가량 팔렸으며,연간 베스트셀러 순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정은숙 마음산책 사장은 조씨에 대해 “독자의 니즈를 읽는 눈이 뛰어나다”며 “그가 무슨 책을 만들지 늘 궁금하다”고 말했다.

조씨의 출판 철학은 “책만은 충동구매가 없다”와 “필요해야 산다”는 두 마디에 집약되어 있다.

“대중들은 이 책이 필요한가 아닌가를 따져요. 예전에는 이 책이 좋은가 나쁜가를 따졌지요. 또 교양인이 되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경향도 존재했었죠. 그런데 지금은 그런 수요가 거의 없어요. 나에게 필요한가,도움이 되는가가 책을 사는 기준입니다.”

조씨는 올해 6∼7권을 출간할 예정이다. 몇 달 전에 직원을 한 명 충원했기 때문에 출간 종수를 늘려 잡았다. 이 달에 심리동화집 ‘루비 레드’가 나오고,다음 달에 ‘불만족의 심리학’이 나온다. 심리학 서적은 조씨가 독립을 통해 꼭 만들고 싶었던 ‘자기만의 책’이었던 셈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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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1-07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책들 역시, 기대됩니다. ^^

Kitty 2006-01-07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스키너를 낸 출판사군요. 전 번역서도 아니고 원서를 그것도 도서관에서 빌려읽었기 때문에 출판사 발전에는 한푼도 보탬이 안 되었겠지만;;; 응원할래요~ ^^

하늘바람 2006-01-07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키티님 대단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