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되는 책들 밑줄 긋기

: 4월 19일 독서 완료.

 

p. 44~45
작품을 이해하고 분류하려는 두뇌의 오랜 욕망에 앞서 몸과 마음이 먼저 작품과 연결되는 순간은 각별한 데가 있다. 전시물이라는 매개를 통해 관람자인 ‘나’의 일부와 작가의 일부가 만나서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감상을 이끈다. 일종의 공명 현상이다. 누군가가 자기 삶의 일부를 떼어 만든 작품은, 그 떼어진 삶이 가지고 있던 인식 및 감정의 파장을 품고 있다. 이 파장은 감상을 통해 다른 이에게 전달된다. 이때 작품의 파장이 관람하는 이의 삶이 갖고 있는 다양한 파장 중의 일부와 비슷한 형태를 그리면, 관람하는 이의 내면은 공명 현상을 일으키면서 크게 출렁이는 것이다. 출렁인다. 예상치 못했던 체험 또는 인식을 향해 자기도 모르게 떠밀려간다.

p. 103
매혹 당한 이가 매혹의 신비를 탐색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알고 있던 세계가 아니라 매혹이 속해 있는 낯선 세계의 구조와 논리를 받아들여 사용할 필요가 있다.

p. 130
월터 머치는 관객들이 영화에서 감동을 받는 건 바로 그 모호함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영화 안의 복잡한 서사 및 편집 구조에는 객관적인 해답이 주어지지 않는 빈 공간이 발생하는데, 관객의 내면이 그 빈 공간을 점유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그 영화는 관객의 일부가 된다. 즉 ‘이 영화는 나를 위한 영화’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영화 내의 가능한 모든 요소를 효과적인 원칙을 통해 배치한 와중에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태어나버린, 마치 성소처럼 남겨진 빈방. 1인실. 누군가가 그 작은 방에 들어가 각자의 문을 잠그는 순간 영화는 완성된다. 비행이 시작된다.

p. 199
글 속의 고통은 승화되어서는
안 된다. 고통은 영원한 현재로,
상처 또는 흉터로 잔존해야만 한다.

p. 209
나는 후배가 조언으로 구해 들었던 ‘열심히’라는 말이 단지 외부적인 고난을 의미한 게 아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추호도 인간을 위한 리얼리즘을 의심한 적 없다는 그가, 의심하지 않기 위해 자기 자신과 얼마만큼 싸워야 했을까 싶어서다.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잦아드는 회의와 의심을 평생 동안 ‘아주 열심히’ 막아내며 살아야 했던 게 아닐까.

p. 219
어떤 맥락에도 소용되지 않는, 아무래도 좋으니 그저 좋아서 노래하는 풍경. 한국이라는 관념적 압력을 거절하는 순전한 색의 세계. 프로 다큐멘터리 사진가와 취미 풍경 사진가 사이의 회색지대를 두려움 없이 떠도는 독특한 방랑자의 기록지.

p. 240
그러나 답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브리의 여정은 더욱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끝나지 않았으므로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브리와 함께 커온 아이들은 이 해결되지 않은 물음을 유산으로 떠안음으로써 지브리가 선사한 세계를 계승할 것이다. 남겨진 질문으로부터, 선대의 빚 또는 저주로부터 또다른 시대가 펼쳐질 것이다. 해가 뜨지 않는 몰락한 땅에서 출발하는 어둠의 대항해시대가. 검은 바다 저 멀리 새 희망이 넘실거린다.
어떤 장르 내에서 ‘차이와 반복’을
발견하는 건 늘 재미있는 일이며, 그렇게
열린 시야는 다른 무언가를 볼 때에도
더 넓은 시각을 제공하게 마련이다.

삶의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체계를
증거하고 그 체계는 또다시
다른 생각과 사건들을 꽃처럼 피워낸다.

p. 297
『사할린 섬』을 쓴 체호프는 작가 체호프가 아니라 마치 계몽주의의 일반의지처럼 보인다. 천재적인 묘사력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인상적으로 각색된 풍경을 보여주는 작가가 아니라 지식과 교양을 갖춘 ‘교양 시민’ 중의 한 명이다. 체호프는 문학을 위해 사할린이라는 실재를 해체하고 재구축하는 대신에 마치 카프카의 소설 속 주인공처럼 압도적으로 불가해한 ‘현실’이라는 성 주위를 맴돌며 끊임없이 분석하고 관찰한다.

p. 302
『사할린 섬』은 체호프의 남은 인생을 부여잡을 고통스러운 사색, 즉 작가는 세계를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라는 고뇌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어떤 작가가 자신의 작가됨에 대해 치열하게 사색했으며, 그 사색이 침묵 속에서 이루어지는 가운데 눈앞에 펼쳐진 처연한 삶들을 가능한 한 그대로 ‘기록’하려고 애쓰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을 사랑한다고 해도 막연한 애정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상대를, 세계를 내 안에서 전유하지 않고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또는 그러려고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은 존재론이나 문학론의 여부를 떠나서 삶의 양식에 대한 질문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모두가 저 질문에 답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체호프는 답하기를 원했고, 답을 찾기를 원했으며, 그렇게 했다. 『사할린 섬』은 그 위대한 발견의 기록이다.

p. 307
감식안은 지성만으로는 원활히 작동하지 못한다. 늘 더 많은 경험과 자극을 필요로 한다. 이는 수많은 교양 예술서들이 강조하는 바이기도 하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그렇게 감식안이 키워지고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 속에 숨겨진 의미를 알게 되면 세상은 그 사람에게 또다른 문을 열어 보인다.

p. 312
마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속에 효용의 무게를 재는 저울이 있어서 그 저울이 모든 사건을 측량한 뒤 각 사건들에게 합격 불합격을 선고하는 모습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불합격한 사건들, 불가해한 동시에 불쾌한 것들, 함량 미달의 기억―존재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물론 이 상상은 세월호라는 슬픔이 불러일으킨 감정적이고 편파적인 반작용이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저 내 문제였다. 저 아름다운 소설에서와는 달리 실제 세계가 보여주는 비극은 그저 비참하고 절망적일 뿐이었다. 나는 세월호의 침몰에서 어떠한 선(善)도 추론해내지 못했다.

p. 318
이 홀로됨,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근 단자로부터 어떻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조화로운 우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예술을 소개한다는 것은 이런 방식이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질문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당신은 누구이며 무엇을 좋아하고 또 무엇을 아주 사랑하는지. 이 완전히 내밀한, 분리 불가능한 단자로부터 모험은 시작될 것이다. 이 낮은 곳에서 저 하늘 위의 별자리들 속으로, ‘잃어버린 시간’들 속으로 향하는 모험이.

p. 328
필립 퍼키스의 사진들이 주는 감동은 이 아무렇지 않게 자존하는 피사체들의 굳건함에서 출발한다. 의미에 기대지 않는, 도그마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작은 것들의 힘. 태생적인 완벽함이다. …이들이 처한 상황이 보여주는 치욕적인 숙명은 피사체들의 무심한 침묵 속에 삼켜져 녹아버린다. 다른 강렬한 도큐먼트들이 ‘삶이 그렇게 아무것도 아닐 리가 없다, 이것을 보라’라고 말할 때, 필립 퍼키스의 사진은 침묵을 통해 판단을 무력화시켜 사물들을 존엄한 위치로 끌어올린다. ‘나는 자신을 동정하는 야생동물을 보지 못했다.(I never saw a wild thing sorry for itself.)’ -영국의 소설가 D. H. 로렌스(D. H. Lawrence)의 말을 빌렸다.

p. 333
가장 짧은 시간과 영원한 시간 사이의 틈에는 모든 존재가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곳은 정확히 지금 이 우주만큼 광활하지만 어떤 각본이나 기대나 운명으로부터도 자유로운(또는 버려진) 빛들로 이루어진 ‘틈의 우주’다. 빛과 소리의 떨림이(또는 은총의 전달 체계가) 언어를 대체했으므로 모든 피조물들이 의미로부터 벗어나 홀로 자신을 위해 노래하는 곳. 필립 퍼키스는 그곳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모두 그저 그 자리에 있을 뿐인 것들 사이로 가기. 틈의 일부가 되기.

"저 자연 속에 존재하는 변화무쌍한 공간, 울림, 빛, 공기, 움직임, 삶과 죽음에 조응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밖으로 나가서 내 ‘자신’을 찾는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5월에 독서 완료 계획했던 목록이에요. 대여해서 완료한 책들은 빠졌습니다.

‘스타타이드 라이징1’과 ‘보이지 않는’, ‘장미의 이름 상’, 세 권은 완료했어요.

‘익숙한 새벽 세 시’는 E-book으로 오래 전에 읽었지만, 이번에 스페셜 버전이 출간되어 무심코 질렀답니다.(;) 오지은 팬인 저는 낭독 CD도 갖고 싶었으니까요./

+최근에 온 책도 섞여 있는데, 빠진 책은 후에 올리겠습니다. 덜렁대다 빠뜨렸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꼭! 사야할 목록’, ‘대여할 목록’, ‘한 번 훑어보고 결정할 목록’ 고민 중에 있습니다. 신간 확인하러 오프라인 매장에 갔는데, 정리 중인 듯 몇 번이고 꼼꼼히 들여다봐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T_T 아마 내일, 늦어도 모레면 끝날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토요일이 되어야 갈 수 있는데, 당장 들춰보고 싶어 큰일입니다./

+상당히 오랜만에 덧붙임을 끼적였는데, 8년(;)만이라 너무 어색합니다. 그냥 짧고 단순한 잡담이 되고 말았습니다. 잠시 내팽개치고 있는(;) 소설을 다시 끌어오거나, 리뷰든 밑줄 긋기든 뭐라도 쓰며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덧붙임이랑, 다른 신간 천천히 더 추가할 예정입니다.

 

 

마쿠나이마

l 을유세계문학전집 83

『마쿠나이마』는 이른바 ‘식인주의 운동’으로 잘 알려진 1920년대 브라질 모더니즘 문화 운동의 상징적인 작품으로, 브라질 문학의 대표적인 고전이다. 아마존 정글 출신의 반영웅(反英雄) 마쿠나이마가 정글을 떠나 도시로 와서 브라질의 국가 정체성을 상징하는 물건을 빼앗기 위해 식인 거인과 싸워 이긴 후 다시 정글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브라질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모색을 유쾌하고 토속적인 풍자 속에 녹여 낸 이 작품은 시대를 초월하여 브라질적 상상력의 원천으로 작용하며 이후 브라질의 모든 문화 텍스트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었다. 1969년에는 브라질 신영화 운동인 시네마 노부(Cinema Novo)의 자장 안에서 조아킹 페드루 지 안드라지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주요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 처음 접하는 작품이라 더 솔깃해진다. ‘브라질의 문화적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빠질 수 없는 가장 브라질적인 작품’이라는 평을 읽고 나니 더더욱.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윤고은은, 삶보다 더 큰 악몽을 달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너무도 바쁘게만 그리고 삶을 연장하기 위해서만 애쓰는 이들에게 “난 그쪽 세계의 생존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하면서도, 그들이 짊어진, 매일같이 싸고 푸를 삶이라는 생존배낭 안으로 소독제일 수도, 온기일 수도 있는 여덟 가지 이야기를 슬며시 밀어 넣는다. 생존에 있어선 아무 소용없어 보이는 이 소설들은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인가’라는 싱크홀 속에 갇혀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우리에게 쿨함과 다정함으로 다가와 그 느닷없음이란 공포로부터 꺼내어준다.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를 읽으며 우리는 서로 등과 가슴을 맞대고 함께 걸어가는 이야기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 목적지가 어디든, 최대한 자유로운 곳으로, 유머러스한 품격을 잃지 않은 채로.

: 개인적으로 윤고은 작가의 소설을 좋아합니다. ‘소독제’ 여덟 이야기가 궁금하고, 반갑습니다. 요사이 장편소설을 줄곧 접했는데, 오랜만에 몰두하고 곱씹을 단편들일 듯.

 

내 친구 쇼팽

- 시인의 영혼 l 거장이 만난 거장 2

헝가리 출신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프란츠 리스트는 쇼팽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경쟁자이자 친구였다. 둘은 한때 매우 가깝게 지냈으나 기질적 차이로 점차 멀어지게 된다. 잘 알려졌다시피 리스트는 매우 호기롭고 때로는 변덕스러우며 사교계에서도 이름을 날릴 만큼 외향적이었던 반면, 쇼팽은 섬세하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신중한 성격에 주목받는 일조차 달가워하지 않는 내성적인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쇼팽은 예술의 문제에 관해서만큼은 말을 아끼지 않았고, 그의 음악과 예술 세계를 존중하고 우러러본 리스트는 쇼팽에 대한 최초이자 가장 호의적인 연구서 《내 친구 쇼팽》(원제: Chopin)을 남기기에 이른다. 위대한 작곡가가 뛰어난 동료 작곡가에 대해 글을 쓰고 출판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며, 이 책이 1849년, 즉 쇼팽이 세상을 떠난 해부터 집필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경쟁 관계를 떠나 리스트가 쇼팽을 한 사람의 음악가이자 친구로서 얼마나 기리고 그리워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 무엇보다도 이 책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그 자리에서 구입했을지 모를 만큼 이끌리고 있거든요.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여행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최신 에세이. 때로는 타지 생활의 애환과 향수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때로는 유쾌한 식도락과 모험담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그의 여행기는 소설 못지않게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젊은 시절부터 해외 체류가 잦았던 그에게 여행이란 일상의 연장이자 창작활동의 귀중한 토대이기도 했다. 여행 에세이로는 근 10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신간에서는 신비로운 종교의 도시 라오스 루앙프라방, 『노르웨이의 숲』이 탄생한 그리스의 섬, 와인의 성지 토스카나, 미식가들의 새로운 낙원 포틀랜드, 광활한 자연 속의 여유를 즐기는 핀란드와 아이슬란드, 재즈 선율이 가득한 뉴욕의 밤과 근대문학의 흔적을 간직한 일본 구마모토까지, 전 세계의 매혹적인 여행지에 대한 하루키식 리뷰 열 편을 만나볼 수 있다.

: 대학 때는 그의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어떤 책이든 닥치는 대로 읽었던 거 같다. 그러다 어느새 나는 그의 책을 멀리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 책을 사거나 읽게 된다면, 10년 만에 내 손에 쥐게 되는 건데……. 그리고 그 전에, 리스트에는 붙이지 않았지만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살 듯. (오늘 사려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짐이 너무 많아서 제켰다.(-_-;))

 

그런 일

『그런 일』에는 직접 시를 이야기하지는 않는 글들이 많지만 이 글들 역시 시를 대하는 마음으로 대상을 마주한 글들이다. 이를테면 이기주의와 획일성이 득세하는 가운데 “앵무새의 혀로 말하는 방식”(271)만 주입하며 창의성을 죽이는 우리 사회의 풍토와 습속에 맞서 ‘엉뚱함’을 옹호하고, 직설적이고 날 선 말들이 저 자신만을 옳다고 주장하는 현실에 탄식하면서 “은유적 대화를 회복하라”(263)고 권할 때 저자는 세상이 시를 모방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는 셈이다. 엉뚱함은 다름 아닌 시의 발상지이며 은유는 너와 내가 서로 다름에도 서로 같은 삶의 위도에서 목숨을 나누고 있음을 알게 하는 시의 특기이자 비장의 연모이기 때문이다. 특히 은유란 너와 내가 다르다는 이유로 너를 밀어내지 않고 곁에 두는 부드러운 마음의 기술과 같은 것이다(“은유는 부드러움의 편”[262]). 『그런 일』을 떠받치는 기반도 바로 그 부드러운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 실린 글들이 어떤 대상을 비판적으로 다룰 때조차 고발장이나 격문보다 편지와 닮아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실제로 아들딸이나 휴전선 북쪽의 ‘김은숙 씨’와 계관시인 등을 수신자로 둔 편지들이 여럿 있기도 하지만, 권정생을 비롯한 저자들의 책에 보탠 발문이나 해설, 서평 형식의 글들도 남의 잘잘못을 시시콜콜히 따지고들기보다 부드러운 마음을 담아 타인의 안부를 묻고 제 할 말을 전하는 편지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

: ‘시’에 관한 이야기. 무조건 찜. 편지처럼 쓰인 글이니, 편하게 읽을 수 있을 듯.

 

열아홉 바리스타, 이야기를 로스팅하다

커피가 인생이라 말하는 사람들

이들은 커피에 빠져든 계기도 모두 다르고, 카페를 운영하는 스타일도 다르다. 또한 카페가 입지한 상이한 환경―점심시간마다 몰려드는 손님들에게 정신없이 커피를 제공해야 하는 오피스 상권이 있는가 하면, 동네 사람들 외엔 도무지 찾아올 것 같지 않은 수유동, 길동, 해방촌에 자리 잡은 카페들도 있으며, 카페에서는 달걀 노른자 동동 띄운 쌍화차를 마셔야 한다는 어르신들이 찾는 카페까지 다양하다―에 따라 커피뿐 아니라 여러 음료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등 각 카페의 생존전략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들 모두에게 커피는 어쩌면 종교이고, 어쩌면 위안이며, 로망의 실현이자 친구들과의 소통 수단이면서, 무엇보다 삶이다.

: 이 책은 살짝 확인했어요. 디자인이 무척 예쁘더라고요. 사고 싶은 걸 꾹 참았습니다. 이미 밀린 목록이 너무 많아서. 내용을 좀 더 살펴보고 결정하려고요.

 

《고맙습니다》는 지난해 8월 30일 여든두 살 나이로 세상을 떠난 올리버 색스가 죽음을 앞두고 <뉴욕타임스>에 기고했던 에세이 4편을 엮은 책이다. 삶에 대한 따뜻한 감사로 가득한 글은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팬들은 물론 많은 독자를 사로잡았으며, 미국을 시작으로 영국과 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서 출간되어 화제를 모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텍스트에 집중한 일반판과 함께 원서의 영문 텍스트와 그림으로 디자인을 살린 스페셜 에디션이 동시 출간되었다.

올리버 색스만큼 의학적 드라마와 인간적 드라마를 솔직하면서도 유려하게 포착해내는 데 성공한 작가는 없었다. 그는 삶의 마지막 몇 달 동안 쓴 에세이에서 삶을 마감하는 것에 대한, 그리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감정을 감동적으로 탐구한다. “저마다 독특한 개인으로 존재하고, 자기만의 길을 찾고, 자기만의 삶을 살고, 자기만의 죽음을 죽는 것이 우리 모든 인간들에게 주어진 운명이다.” 《고맙습니다》에 담긴 올리버 색스의 목소리는 차분해서 더 큰 감동을 전하는 것이 아닐까? 그의 이야기처럼 이 책에 실린 에세이 4편은 저마다 독특한 존재인 우리 인간을, 그리고 삶이라는 선물에 대한 감사를 노래하는 따뜻한 송가이다. 자서전 《온 더 무브》가 올리버 색스가 추구했던 끝없는 모험과 중단 없이 나아가는 삶에 대한 뜨겁고 생생한 회고록이었다면, 《고맙습니다》는 생의 마지막 순간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인사다.

: 일반판과 스페셜 에디션 둘 다 사고 싶습니다.T_T

 

세기아의 고백 (반양장)

l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9
프랑스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천재 시인 알프레드 드 뮈세의 유일한 소설이자 마지막 걸작인 『세기아의 고백』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9번으로 출간되었다. 빅토르 위고, 알퐁스 드 라마르틴, 알프레드 비니와 함께 프랑스 낭만주의 4대 시인으로 꼽히는 뮈세는 낭만주의가 꿈꾸었던 격정적 사랑을 온몸으로 체현한 세기아世紀兒다. 그는 여섯 살 연상의 작가 조르주 상드와 사랑에 빠져 극한의 감정들을 경험했는데, 정열과 배신, 광기와 불행으로 요약되는 사랑을 통해 그의 삶은 문학이 되었다. 사랑의 고통으로 점철된 문학적인 삶은 그의 것을 넘어, 나폴레옹의 몰락으로 혁명의 꿈이 좌절되어 절망과 무력감에 사로잡힌 채 사랑에 모든 것을 걸었던 당대 젊은이들의 것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나폴레옹의 몰락 후 젊은이들은 혁명이 가져왔던 희망을 잃어버린 채 깊은 상실감에 사로잡히는데, 그들은 맹목적으로 사랑을 좇음으로써 그러한 허무감을 극복하고자 한다. “존재했던 모든 것이 더는 존재하지 않고, 앞으로 존재할 모든 것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공허 속에서 오직 사랑에만 열렬히 몰두하게 된 것이다. 절망감과 무력감이 팽배했던 시대, “나로 말하자면, 사랑하는 것 말고는 다른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다른 일에 대해 들었을 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연인에 대한 내 열정은 자연 그대로의 것이었고, 내 온 생명은 거기서 뭔지 모르게 수도사 같고 길들여지지 않은 것을 느꼈다”는 옥타브의 대사처럼 젊은이들은 사랑에 몸을 던지고 자신의 존재 이유를 사랑에서 찾았다. 사랑에는 늘 고통이 수반되었지만 그들은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고통 또한 사랑의 일부로 기꺼이 수용했다.
다시 말해 뮈세가 치열하게 겪어내고 문학적으로 구현해낸 사랑의 열정과 고통은 당대 젊은이들의 이상을 대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삶과 사랑에는 ‘혈관이 열리고 피가 흐르는’ 고통이 촘촘히 박혀 있었지만 결국 그러한 고통은 그 자신이 택한 것이었으며, 문학이 되어버린 삶을 통해 그는 낭만주의가 꿈꾸었던 격정적인 사랑의 신화를 이루어냈다.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 작가 위화가 보고 겪은 격변의 중국

응답하라, 극단의 중국

 

1960년에 태어나 문화대혁명 시절에 유년을 보낸 작가 위화는 지금의 중국이 당황스럽다. 과거를 회상하며 격세지감을 느끼는 것은 흔한 일일지 모르지만, 역사적 격변을 겪은 중국인들에게는 그 정도가 남다르다. 그는 이런 극단적 격변을 ‘천양지차(天壤之差)’라 재차 묘사한다. 중국의 극단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역사적 격변 외에, 오늘날 같은 대륙에서 살아가는 동시대 사람들의 삶에도 어마어마한 격차가 존재한다. 국내총생산(GDP)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지만, 1인당 평균 소득은 세계 5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나라가 중국이다.

그는 중국에서 두 가지 거대한 차이를 발견한다. 하나는 과거와 현재의 차이이고, 또하나는 빈부격차로 인해 통제되지 못하고 가속도를 더해가는 오늘날의 극단적 격차다.

 

나는 여기에 연설하러 오지 않았다

마술적 사실주의의 창시자, 희대의 이야기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타고난 스토리텔러. 모두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현대 문학의 거장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수식하는 화려한 헌사들이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 연설하러 오지 않았다』를 통해 엿보이는 그의 맨얼굴은 소탈하고 겸손하며 일견 소박하기까지 하다. 특유의 유머 감각을 섞어 가며 조심스럽게 동료들이며 낯모르는 청중들 앞에서 연설을 시작하는 작가의 어조는 그 어디에서도 허세나 장식을 찾아볼 수 없이, 언제나 진솔하고 올곧은 신념과 친숙한 인간미에 가득 차 있다. 마르케스의 꾸밈없이 진실한 문학 세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그의 세계를 바라보는 단순하고 솔직한 시선에 유쾌한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떼레사와 함께한 마지막 오후들

l 창비세계문학 47

 

작가는 반독재 투쟁이 치열하게 전개된 프랑꼬 집권기의 바르셀로나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를 진보적이라 믿었던 부르주아 대학생들의 위선을 비판하고 그들에게 덧씌워진 신화를 제거한다. 1950년대의 분위기를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동시에 ‘영웅적 세대’라 불린 학생운동 세대를 비판과 풍자를 담아 묘사함으로써, 계급문제와 진보주의라는 사회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내전 이후 문단의 주류가 되어버린 사회주의 미학과 단호하게 단절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기법 면에서도 마르세는 객관주의를 표방하던 당시 소설들과 달리 전지적 화자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또 ‘내포작가’가 끊임없이 개입해서 사건을 예견하고 비평하고 판단하게 하거나, 서사의 진행에서도 플래시백, 내적 독백 등을 군데군데 활용하여 직선적인 시간 흐름에서 벗어나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처럼 당시의 소설들과 뚜렷이 배치되는 문학적 시도들을 선보임으로써 이 작품은 사회적 리얼리즘 미학의 한계를 내용과 형식의 양면에서 극복하고 에스빠냐 소설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전환점을 이룬다.

 

서민의 기생충 콘서트

- 지구의 2인자, 기생충의 독특한 생존기

때로는 은둔하고, 때로는 지배하는 ‘종횡무진 기생충 생존기’

 

아마 인간은 멸종하더라도 기생충은 지구가 멸망하는 날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한때 대다수 사람들의 몸속에 기생하며 맹위를 떨치던 기생충은 지금도 인간에 이어 지구의 2인자로, 거의 대부분의 생물 안에 기생하며 번성하고 있다. 그들은 과연 어떻게 다른 생물에 기생하며 살아왔을까? 숙주가 그 존재를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조용히 사는 ‘더불어 살자 기생충’부터 알이나 유충을 종숙주에게 보내기 위해 중간숙주를 죽이는 ‘나 혼자 살자 기생충’까지 그들의 생존 방식은 다양하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공통점은 있다. 바로 ‘자손 번식’이다. 그들은 오로지 그것만을 위해 살아왔다. 숙주를 돕기도 하고 버리기도 하면서.

 

리처드 도킨스의 진화론 강의

- 생명의 역사, 그 모든 의문에 답하다

리처드 도킨스는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이 어떻게 지구를 찬란한 생명의 제국으로 만들었는지 설명하기 위해 진화의 역사를 ‘불가능의 산’을 오르는 등반가에 비유한다. 다양한 생명체와 고도로 복잡한 신체 기관은 언뜻 보면 완벽하고 정밀하게 설계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도킨스는 이 길 위에 도저히 진화가 불가능할 것만 같은 생명체의 신비를 올려놓고, 아주 섬세하게 그 경로를 추적하여 생명체를 둘러싼 무지의 장막을 걷어냈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눈과 날개 같은 복잡한 구조가 생존에 기여하는 진화의 과정을 통해 어떻게 지금에 이르렀는지 알 수 있고, 진화가 세기에 걸쳐 이루어진 점진적인 변화의 누적과정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한 번에 한 걸음씩 천천히 누적되어온 자연선택의 과정을 통해 불가능하고 복잡해보이는 진화의 과정을 쉽고 생생하게 설명해준다. 이제 독자는 도킨스의 말 그대로 ‘그 어떤 것이든 진화는 인간이 상상하는 만큼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시, 책은 도끼다

- 박웅현 인문학 강독회
『책은 도끼다』를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라는 프란츠 카프카의 말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책은 도끼다』에서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깊이 있게 읽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다시, 책은 도끼다』에서도 역시 다독보다는 깊게 읽는 독서, 외부의 권위에 눌리지 않고 나만의 울림을 찾을 줄 아는 독법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저자가 아홉 번에 걸친 강독을 하면서 매 강독마다 강조했던 것은 책을 읽을 때 ‘각자의 오독’ ‘나만의 해석’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작가의 명성, 작품에 부여된 세간의 권위에 주눅 들지 말고, 나만의 한 문장을 찾아내어 그것으로써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책을 읽고, 느낀 바들이 있다면 거기에서 머무를 것이 아니라 나에게 울림과 감동을 주었던 지혜들을 각자의 삶 속에서 몸으로 행하며 살 것을 당부도 잊지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다시, 책은 도끼다』를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마르셀 프루스트의 이 말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작가의 지혜가 끝나는 지점에서 비로소 우리의 지혜가 시작된다.” 『다시, 책은 도끼다』에 소개된 책들을 통해 독자들은 일상에 무뎌진 감수성을 회복하고, 나만의 시선을 투입하여 책을 읽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새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퓨어(PURE) - 1집 The Light Of Tornad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또 오랜만이란 인사를 드리네요.(;) 한 달 지났습니다./

4,5월은 후딱 지나가버린 느낌입니다. 그 동안 몇 가지 일이 생겼는데요, 이제 하나하나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다시 3~4일 간격의 리스트로 돌아와야 하는데(웃음)

북플 책 입력도 까맣게 잊고 있다가, 다시 막 입력해서 책의 날 이벤트 도장 받았습니다.~ 모르고 지나갈 뻔했어요./

며칠 전 책 몇 권 주문했었는데, 사진 천천히 올릴게요. 사고 싶은 책은 여전히 늘어나 있습니다. 그나마 굿즈 소장 욕구를 꾹꾹 눌러 참고 있음에, 마일리지 마이너스 천천히 줄어들고 있어요.^^

+이미 제게 온 책들도 리스트에 포함했습니다.:)

+민음사 책 이벤트 지나갔네요.T_T 언젠가 내 책장의 민음사 책 사진 찍어 올릴 수 있으려나~_~

 

 

 

월트 휘트먼 시선

: 오 캡틴! 마이 캡틴! l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11
이번 시선집의 첫 시 <나 자신의 노래>는 파격적인 어휘와 형식, 자유와 평등에 관한 전복적인 내용으로 미국문학의 지평을 바꿔 놓았다. “나 찬미하노라 나 자신을"으로 시작되는 이 시는 주제에 따라 행마다 길이와 운율이 자유롭게 펼쳐지며, 전통적인 서사시와 달리 시인 스스로가 시혼(muse)이 되고, 그 서사시의 주제마저 자기 자신임을 알리는 파격을 보여 준다.

 

 

 

 

 

 

 

제3의 현장 (양장)

l 문학과지성사 이청준 전집 19
이 작품의 표제는 ‘제3의 현장’(1984)에서 ‘이교도의 성가’(1988), ‘그 노래 다시 부르지 못하네’(1993)를 거쳐 다시 ‘제3의 현장’(1999)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교도의 성가’는 유명한 베르디의 오페라에서 불린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부르튼 입술로 목 메어 합창하던/우리들의 꿈과 운명, 그 찬란한 생명의 불꽃, 자유의 노래- 사랑의 노래-”)과 연관이 있을 테고, ‘그 노래 다시 부르지 못하네’는 소설에 등장하는 백남희가 부르는 노래의 가사에서 따온 것이기도 하다. 각각의 제목을 살펴 작품에 드리운 작가의 고뇌와 주제의식의 초점이 그때마다 어디를 더 향해 있었는지 짐작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인격전이의 살인

l 스토리콜렉터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미국의 비밀 연구시설 ‘세컨드 시티’에 있는 의문의 인격전이 장치를 구상하고, 이곳에서 여러 주인공의 인격이 뒤섞이는 상황 설정을 통해 상상력과 반전 추리의 극한을 보여준다. 누가 누구인지조차 헛갈리게 만드는 숨 가쁜 인격전이 현상 속에서 ‘뒤죽박죽 초현실 SF 로맨스 밀실 미스터리’라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새로운 스타일의 미스터리를 창조해낸 셈이다.

 

 

악의 기원

l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1951년 출간된 《악의 기원》은 시기상 엘러리 퀸의 절정기인 ‘3기’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죽은 개’에서 시작된 미스터리한 사건에 진화의 역사를 접목시켜 놀라운 추리와 흥미진진한 반전을 선사하고, 동시에 인간의 심리와 ‘악의 기원’까지 파고드는 이 소설은 작가의 역량이 정점에 달한 3기의 작품 가운데서도 걸작이라 불리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다.

 

 

 

 

 

 

봉인재도

l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5
모리 히로시의 ‘S & M’ 시리즈 제5탄. 시리즈 누계 발행부수 390만 부에 빛나는 이공계 미스터리의 금자탑! 오래된 가문인 가야마 가에는 대대로 전해지는 가보가 있다. 그 이름은 ‘천지의 표’와 ‘무아의 궤’. 상자인 ‘무아의 궤’에는 열쇠 구멍이 있고, 호리병인 ‘천지의 표’에는 열쇠가 들어 있다. 허나 열쇠는 호리병 구멍보다 커서 꺼낼 수가 없다. 50년 전, 당주인 화가 가야마 후사이는 열쇠를 호리병 안에 넣어 아들 린스이에게 남기고는 밀실 안에서 자살했다. 과연 ‘궤’를 열 수 있을 것인가? 니시노소노 모에는 가야마 가를 찾아가지만, 그곳에서는 더욱 기묘한 사건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환혹의 죽음과 용도

l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6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적의 탈출을 성공시키는 천재 마술사 아리사토 쇼겐. 절정의 인기가 기운 지 어느덧 10년, 그는 마지막 위대한 마술을 선보이고자 한다. 하지만 연못가에서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마술쇼 와중에 살해당한다. 거기에 더해 그의 죽음을 기리는 장례식 도중 시신이 운구차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것은 천재 마술사 쇼겐 최후의 탈출인가? 어느 범죄자의 가공할 만한 흉계인가? 사이카와 & 모에 이공계 사제가 몇 겹이나 겹쳐진 수수께끼에 감춰진 진실을 해명한다.

“딱히 해명하지 않아도 모든 것은 물리적인 현상이야.” 사이카와가 담뱃불을 붙인다. “틀린 것은 관찰하는 사람들의 인식. 따라서 사람만 보지 않았더라면 이상한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아. 모든 것은 자연현상이다.”
 “그건 억지 논리예요.” 모에가 반론한다. “물리든 과학이든 애당초 인간 인식의 발로잖아요? 자연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프로토콜에 불과해요.”

 

베개를 베다

백지은 (문학평론가) 

: 윤성희의 소설을 계속 읽다보면 어쩐지 진짜 삶의 의미와 재미를 좀더 알 것 같다는 기분에까지 이르게 된다. 맞다. 지난 십여 년간 이 기분 때문에 윤성희 소설을 읽었다. (유행하는 말로 해보자면) 윤성희 소설을 한 편도 안 읽은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단 한 편만 읽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윤성희의 다른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이번 책을 안 읽을 수는 없다. (……) 윤성희의 이야기들이 환기하는 (삶의) 의미의 리듬 혹은 리듬의 의미는, 그 자체로 소소하게 흥미롭고 수수하게 아름답지만, 그 삶의 에너지랄까, 파워랄까, 그것까지 소소하고 수수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일상을 의례화하는 그 세계는 마치 낮술을 마시고 길을 걸을 때처럼 무엇이나 환하고 선명하게 보이게 한다.

 

희생양


『희생양』의 주인공 존은 스스로가 소심하고 무심한, 그리하여 세상에서 동떨어진 실패한 외톨이 인생을 살았다고 후회하는 프랑스 역사학자이다. 휴가를 맞아 온 프랑스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장에게 하룻밤 사이 모든 소지품을 도둑맞은 채 홀로 남겨진 그의 앞에 나타난 ‘장 드게 백작’의 운전기사는 그를 장이라 착각한다. 스스로가 영국인 존임을 증명할 신분증도 목격자도 없는 상황에서 자신은 장이 아니라는 존의 해명은 농담으로 여겨질 뿐이다. 하는 수 없이 드게 가문의 영지 생질 성으로 향하게 되는 존. 이제 장이라는 이름으로, 전혀 알지 못하는 다른 남자 인생의 주인이 된 존이 겪는 일들은 마치 한낮의 악몽처럼 펼쳐진다.

 

 

개와 늑대의 시간


『개와 늑대의 시간』의 특징 중 하나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기원을 세계사적 인과망 속에서 추적해간다는 점이다. 사건의 개요, 살인자의 이동 경로, 피해자들의 피격 장소나 이력 등을 바탕으로 씌어졌지만, 이 소설은 르포문학이나 추리소설과는 거리가 있다. 작가는 이 사건들이 얽혀 있는 다층적 인과에 주목해 비극의 기원을 폭넓은 역사적 지식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추적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미 2007년 김경욱은 『천년의 왕국』에서 역사적 기록을 소설적 상상력으로 변주해 380여 년 전 조선에 표류하여 ‘박연’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간 네덜란드인의 이야기를 장편소설로 써낸 바 있다. 『하멜표류기』의 단 한 줄에 착안해 긴 소설을 창작했듯, 이번에도 작가는 이 사건의 주요 살상 무기인 카빈총에서부터 각 인물들의 삶에 얽힌 역사적 맥락을 짚어낸다.

 

아랍 과학의 황금시대

l 과학과 사회 24
이 책은 8세기부터 14세기까지의 아랍 과학을 되짚어보면서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아랍 과학의 유산을 보다 잘 이해하고 고대 그리스부터 중세 유럽에 이르기까지 지중해 지역의 지식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들어가는 말’애서는 아랍 과학의 태생부터 발전 과정에 대한 역사부터 설명하며, 본격적인 본문에 들어서며 각 장마다 수학과 천문학, 지리학, 과학, 화학, 역학을 중점적으로 풀이했다. 마지막 7장에서는 아랍 과학이 황금시대와 더불어 유럽에 전파되어 영향력을 끼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멈출 수 없는 사람들

- 강박에 사로잡힌 마음과 행동 그리고 뇌 이야기
강박 장애는 그동안 미디어, 특히 영화와 텔레비전에서 부당한 취급을 받았다. 강박적인 생각은 내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 겉으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래서 행동에 집중된다. 고통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확인을 거듭하거나 손을 씻고 셔츠를 옷장에 한 줄로 정리해 놓는 행동은 불길하거나 흥미롭게 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20년간 강박 장애로 고통 받던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지금 현재는 강박 장애를 완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찾아온 강박적 사고가 그대로 지나치게는 할 수 있다. 저자는 강박 장애의 다양한 사례와 종류, 치료법 등을 설명하면서 우리 뇌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에 도전하고 있다.

 

 

갈참나무의 죽음과 곤충 왕국

- 탄생과 죽음의 현장, 나무와 곤충의 생생 다큐 l 정부희 곤충기 6
곤충을 품에 안은 갈참나무! 죽음과 탄생의 현장을 찾은 생생 다큐!
봄이면 새잎이 나고 여름이면 잎이 무성해진 갈참나무가 상처 나고 쇠약해지고 죽어 가는 동안 시차를 두고 찾아오는 곤충들의 갈참나무 분해 과정을 집중 조명한 <갈참나무의 죽음과 곤충 왕국>.

 

 

 

 

 

 

꽃을 읽다

- 꽃의 인문학 ; 역사와 생태, 그 아름다움과 쓸모에 관하여
▼ 꽃과 인간의 동반자적 관계
 인간과 정원의 꽃은 상상 이상으로 가깝고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있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속씨식물을 가꾸기 시작했다. 주요 농작물로 재배되는 수백 종의 식물들은 전 세계 70억 인구를 먹여 살리고 병을 치유하며, 정원의 꽃이나 그 외 여러 꽃은 우리에게 아무런 대가를 제공하지 않고 기꺼이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하고 사기를 북돋우며 우리를 미소 짓게 한다.
하지만 인간은 이기적이었다.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지배할 수 있다고 여기며 인간이 식물을 재배하고 동물을 사육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자는 꽃들이 인간의 보살핌을 받아 널리 퍼지고 제대로 번식할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의존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이런 맥락에서 많은 과학자들은 속씨식물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우리를 지배한다고 믿고 있다. 과연 누가 누구를 지배해온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꽃을 보살핌으로써 그들이 우리를 살아가게 해주고, 먹거리를 제공하고, 우리의 삶을 풍부하게 한다는 것은 인정해야 하며 두 개체는 동반자적인 관계일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다. 꽃과 사람은 생존하기 위해 서로에게 필요하며 또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후변화와 사막화 등 여러 환경적 위기로 멸종해가는 꽃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꽃이 우리를 치유한다면 우리 또한 꽃을 치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양장)

l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7
18세기를 대표하는 사상가, 프랑스 혁명의 아버지 장자크 루소의 미완성 유작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7번으로 출간되었다. 당대의 비판적 여론에 맞서 자신을 해명하고자 집필한 『고백록』 『대화: 루소, 장자크를 심판하다』와 함께 루소의 자전적 3부작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루소가 삶의 끝자락에 이르러 일평생 탐구하고 추구해온 ‘나 자신’이라는 주제를 몽상의 경험과 더불어 자유롭게 기술한 내적 성찰의 기록이다. 자연 속에서 온전히 자기 자신과 마주한 열 번의 산책을 통해 파란 많던 과거를 회고하고 나아가 보편적 주제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피력한다. 독백 형식을 취하고 있어 ‘서정적 자서전’이라고도 불리는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사상 불후의 산문시로 꼽히는, 루소의 저서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작품이다.


 


이 소설의 구성 면에서 독특한 점을 지닌다. 시간 순으로 이루어지는 서사 사이에 영화의 플래시백 기법과 비슷한 장치인 ‘타임머신’과 병사들의 연극 같은 대화로 이루어진 ‘코러스’가 삽입되어 있다. ‘타임머신’은 주요 인물들의 내면과 과거 삶을 조명하며, 이를 통해 그들의 현재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코러스’와 ‘타임머신’은 또한 2차 대전 발발 전후 미국의 사회상에 관한 실마리를 제공하는데, 그 면면에는 전쟁 특수를 반기는 자본가, 우익의 반공주의 선전 활동, 반유대주의, 노조 탄압, 실업자와 부랑자들, 인종차별 속에서 출세를 꿈꾸는 이민자, 억압적인 가부장, 방황하는 젊은 지성들이 있다. ‘코러스’에서는 배식, 여자, 교대, 제대 등 병사들의 가장 현실적인 관심사가 날것 그대로 전달된다. 이를 통해 메일러는 단지 전쟁의 끔찍한 순간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전쟁에 투입된 한 사람 한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며, 전쟁이 한 평범한 인간을 밑바닥까지 떨어뜨리는가를 선명하게 보여 준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l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 중 단연 수작으로 꼽히는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이 문학동네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그간 ‘서평가’라는 이름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온 ‘로쟈’ 이현우가 번역가로 나섰다. 러시아 문학 박사이기도 한 로쟈 이현우의 러시아어 원전 번역을 통해 체호프 특유의 정교하고도 보편적인 문제의식과 간결한 문체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더불어 스페인의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하비에르 사발라의 관능적이고 전위적인 삽화로 작품의 의미를 배가했다. 여행을 하며 서로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도구로 그려낸 사발라의 그림들은 일상 속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여 삶의 진실을 폭로하는 체호프의 작품과 닮았다.



예민하면서도 섬세한 특유의 감각으로 예리하게 건져올린 사유는 얼음처럼 차갑고 막 빻아져 나온 뼛가루처럼 뜨겁습니다. 우리는 모두 ‘흰’에서 와서 ‘흰’으로 돌아가지 않던가요. 한강이 백지 위에 힘껏 눌러 쓴 소설 『흰』. 그 밖의 모든 흰 것을 말하는 소설 『흰』. 『흰』은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 절대로 더럽혀질 수가 없는 어떤 흰 것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The RAP 더 랩 : 힙합의 시대

- 36명의 힙합 레전드에게 바치는 경이로운 아트북
거대한 흐름을 바꾼 역사상 가장 중요한 노래
 정치적 운동을 전개한 최초의 힙합 곡이 무엇이었는지, 상업적으로 성공한 최초의 랩 음악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1979년 슈가힐 갱의 <Rapper’s Delight>부터 2014년 리치 갱의<Lifestyle>에 이르기까지, <더 랩: 힙합의 시대>에 소개된 36곡은 매해 가장 중요한 곡으로 선정된 노래다. ‘중요한’ 노래란, 가장 인기 있거나 가장 많이 팔린 노래가 아니라 음악적 흐름을 바꾸거나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움을 세상에 보여준 노래를 뜻한다. 이 책은 36곡의 선정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매 곡마다 ‘반박’이라는 코너를 통해 그 곡을 디스하는 형식으로 저자의 해석 외에도 곡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있음을 알려준다.

 

글렌 굴드 - 그래픽 평전

l 푸른지식 그래픽 평전 8
글렌 굴드는 글자를 배우기도 전에 악보를 읽고, 10세의 나이로 캐나다 왕립음악원에 입학할 정도로 타고난 재능의 소유자였다. 냉전 당시 모스크바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국경과 이념마저도 허문 예술가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런데 뛰어난 실력만큼이나 주목받았던 것은 그의 기이한 행동이었다. 그는 낚시터에서나 볼 법한 낮은 의자에 앉아 코가 건반에 닿을 듯 몸을 구부린 채 피아노를 쳤다. 연주 도중에는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발을 굴려 청중을 깜짝 놀라게 했다. 결벽증과 강박 장애에 시달려서 한여름에도 겨울 외투 차림에 장갑을 꼈고, 몸에는 늘 약병 여러 개를 지니고 다녔다. 굴드는 가장 사랑받는 피아니스트였지만 타인과의 접촉을 꺼렸으며 청중을 몹시 두려워한 연주가였다. 청중 앞에서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믿은 그는 32세라는 젊은 나이에 돌연 연주회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50세에 뇌졸중으로 사망할 때까지 오로지 음반과 매체로만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기원 the Origin

-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l 렉처 사이언스 KAOS 1
이 책은 기원에 대한 열 개의 강의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강의는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우리나라 최고 석학들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초등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맞춤형 강의를 통해 우주, 물질, 지구, 생명, 인류, 수학, 종교 등 열 가지 분야의 기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다.

 

 

 

 

 

 

화산의 모든 것

- 화산의 구조부터 폭발 피해까지... l 뉴턴 하이라이트 Newton Highlight 96
이 책 《화산의 모든 것》은 화산의 메커니즘, 초거대 분화의 실체, 화산 재해, 일본과 세계의 주요 화산, 그리고 최신 화산학 등 화산의 다양한 측면을 풍부한 사진과 그림을 바탕으로 소개하는 ‘화산 입문서’이다.
Part 1에서는 화산의 메커니즘을 알아본다. 지구의 내부 구조, 해양 지각과 대륙 지각, 맨틀과 마그마, 화산이 생기는 곳과 유형, 화산의 종류 등 화산의 기본을 정리한다. Part 2에서는 초거대 분화를 소개한다. 과거의 초거대 분화, 옐로스톤의 지하 구조 등 세계에서 손꼽히는 초거대 분화의 사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Part 3의 주제는 화산 재해이다. 용암류, 화산재, 화쇄류, 산체 붕괴, 화산 가스 등의 실체와 함께 화산 재해를 어떻게 극복하는지도 소개한다.
Part 4, 5에서는 일본과 세계의 주요 화산을 알아보고, Part 6에서는 최신 화산학의 현황을 소개한다. 우주에서 화산을 감시하고 화산의 내부를 들여다보며, 화산의 분화를 예측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커피소년 - 4집 꽃


아주 봄 친화적인 이 앨범은 애벌레가 화려한 나비가 되듯 사랑이라는 매개체로 인해 우리가 새롭게 되는 가치를 스토리로 이끌어낸다. 그리고 오랜 시간 아끼고 가꾸어야 할 꽃처럼, 그 사랑도 그렇게 가꾸고 지켜내야 함을 담아냈다.

 

 

 

 

굿모닝달리 - EP 1집 굿모닝달리


'굿모닝달리'라는 이름은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낀다. 왜냐하면 내가 살바도르 달리이기 때문이다."라는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말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이름입니다.
굿모닝달리의 데뷔 EP앨범인 [굿모닝달리]는 솔직한 감정으로 써내려간 5곡의 노래들을 멤버 각자의 새로운 도전을 통해 완성시킨, 팀원 모두에게 개인적인 의미를 갖는 시작점입니다.
2014년 결성 이후 2년간 여러 차례의 시도와 시행착오 끝에 생겨난 굿모닝달리의 색깔을 정돈해 모았으며, 앞으로 밴드의 또 다른 소리를 찾아 나가기 위한 지향점을 담아내고 싶은 마음에 세상에 나오게 된 앨범입니다.

 

노브레인 - 정규 7집 Brainless


노브레인 정규7집 [BRAINLESS]는 노브레인의 초창기 레게, 스카 스타일에서부터 전매특허 흥겨운 펑크록 사운드까지 다채롭고 탄탄한 구성으로 총 11트랙을 담아내었다. 질박한 일상의 이야기, 사회적 이슈를 담은 직설적이고 솔직한 이야기 등 풍부한 곡의 소재들도 관록이 느껴지는 보컬의 목소리로 풀어내어 한껏 풍성하고 부족함 없는 앨범이 완성되었다.
락커, 젊음, 청춘의 상징인 "가죽잠바"를 소재로 삼은 타이틀곡 '내 가죽잠바"는 노브레인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그리고 가장 노브레인스러운 사운드로 표현해내었다. 노브레인 멤버 '정우용'은 직접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면서 오랜 기간 애정 담아 작업해온 정규앨범에 큰 힘을 보태었다.

오늘, 하루가 선물입니다: 자연에 스미다 [2CD]



 

 

 

 

 

 

라이언 맥긴리 컬렉션 : 바람을 부르는 휘파람


청춘을 기록하는 사진작가 라이언 맥긴리의 첫 번째 사진집 <바람을 부르는 휘파람> 공식 한국어판이다. 세계 곳곳의 젊은이들이 야시카 T4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가도록 만든 그의 사진은 젊은 세대의 자유와 순수, 그리고 해방의 극적인 아름다움을 담아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의 이야기를 듣다 - 민물의 인문학, 신화에서 문학까지


동서양의 이름난 물줄기와 한반도의 작은 하천까지 모두 주제로 삼아 신화와 문학, 철학과 과학, 종교와 정치, 역사와 기억을 넘나들며 물과 맞닿은 인간 초상의 면면을 그렸다. 민물을 프리즘 삼아 인류의 정신과 문화를 되짚은 인문적 에세이이자, 아랄 해에서 낙동강까지 민물의 변천을 통해 인간 삶을 들여다본 역사적 기록이다. 강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그 질문을 의식주라는 기본적인 생활조건부터 그 주변에 살아온 사람들이 만들어낸 문명과 문화, 그리고 자연과의 공존까지 전혀 다른 차원의 담론으로 환원한다.

 

 

 

 

이스트를 넣은 빵 - <장정일의 독서일기 1-7>에서 가려 뽑다


절판된 <장정일의 독서일기 1~7>를 재가공해 엮은 책이다. 시인에서 희곡작가로 또 소설가로 변신하면서 90년대 수많은 유행을 양산한 장정일. <독서일기>는 그의 문필가 이력에서 독특한 위치에 있는 작품이며, 아직도 헌책방 인기 도서이다. 책에 대한 감상뿐 아니라 작가와 문학, 표현의 자유와 양심적 병역 대체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사유의 지형을 보여주는 <독서일기>에서 우리에게 지금도 유효하고 신선한 자극을 주는 문장들을 가려 뽑았다.

 

 

 

 

 

 

탐독 - 10인의 예술가와 학자가 이야기하는, 운명을 바꾼 책


저자가 만난 예술가와 학자 10인의 책과 삶 이야기다. 김영하, 조너선 프랜즌, 정유정, 김중혁, 움베르토 에코, 김대우, 은희경, 송호근, 안은미, 문성희. 이 책의 제목 <탐독>처럼 책을 열중해서 읽고, 유달리 즐겨 읽은 사람들이다. 또한 단순히 책을 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활자의 울타리 밖에서 성취감을 확인하고 삶을 바꾼 사람들”이기도 하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이 책에 담긴 일련의 원고를 언제쯤부터 쓰기 시작했는지 확실하게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마도 오륙 년 전이었을 것이다. 내가 소설을 쓰는 것에 대해, 이렇게 소설가로서 소설을 써나가는 상황에 대해, 한자리에 정리해서 말하고 싶은 마음이 예전부터 있어서 일하는 틈틈이 시간을 내 그런 글을 조금씩 단편적으로 테마별로 모아두었다. 즉 이건 출판사에서 의뢰를 받아 쓴 글이 아니라 처음부터 자발적으로, 말하자면 나 자신을 위해 쓰기 시작한 글이다.
 _ 『직업으로서의 소설가』「후기」에서

 

 

 

 

 

 

Sojiro - 오카리나의 숲 [2CD]

소지로는 이번 음반에서 오카리나의 숲이 전달한,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 청량한 에너지, 웅장한 기운까지 전달한다. 트랙 제목들처럼 이번 음반은 오카리나의 숲이 전달하는 새소리, 메아리, 흙의 냄새, 바람의 소리, 별 밤의 이야기 등 아름답고 설레는 자연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오카리나의 숲은 소지로의 고향마을, 히타치오미야시에 위치한다. 그의 고향 정부에서 소지로에게 제공한 자연을 소지로는 아름다운 음악으로 가득 채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보름 이상 서재를 비운 듯해요. 이제 다시 왔습니다.:)

그간의 눈에 띄는 신간 다 붙이려니, 너무 많아서(;) 꼭 읽고 싶은 몇 가지만 추렸습니다. 어제 아침 주문하여 오늘 받은 책도 포함했어요.(시집이랑 초판본, 세계문학이에요.^^)

과학이랑 예술 쪽은 간간이 덧붙일 예정입니다.

다음 리스트 올릴 때, 밑줄 긋기 들고 올게요. 리뷰 왕창 밀렸으니, 우선 밑줄 긋기부터~

주말, 책과 함께 즐겁게 보내세요. 저는 수목원에 다녀온 후, 신간 읽으려고 해요. (오늘 두 시간 걸었다고 하지만, 운동 부족인 듯하여T_T)

 

 

녹턴

l 문학과지성 시인선 483
사랑의 불가능성이라는 전제 앞에서, 모든 사랑은 ‘애도의 형식’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사랑의 시작은 사랑에 대한 애도를 예비하는 것이다. 반드시 도래하기 때문에 준비해야 할 ‘사랑의 무덤’은, 함께 밥상을 차리고 기도를 하는 일과 같이, 함께 만들어내는 또 다른 사랑의 시간이 된다. “모든 시는 진혼가이자 사랑의 노래임을” 보여주는 김선우의 시는 애도와 사랑이 같은 사건일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가사로 표현될 수 없는 사랑과 진혼의 지극한 소리(혹은 음악)의 경지를 암시하는 시어들, 언어 이전의 근원적인 소리들, 이 시집 전체의 언어들은 제목처럼 ‘녹턴’으로서 비언어적 리듬의 층위에 도달하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_이광호(문학평론가)


 

햄릿

l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0
『햄릿』은 세대를 거듭해 새롭게 해석될 여지가 충분할 정도로 넓고도 깊은 작품이다. 그 중심에는 수수께끼처럼 헤아리기 어려운 햄릿이라는 인물이 있다. 햄릿은 선왕의 혼령으로부터 숙부인 현왕이 아버지를 독살하고, 왕위와 더불어 어머니인 왕비를 취했음을 전해 듣고 복수하겠다고 마음먹는다. 이를 위해 거짓으로 미친 체하고 극중극을 통해 심증을 굳히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우면서도 복수의 결행을 미루며 자살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 햄릿은 충동적으로 행동에 나서는 모습과 숙고를 거듭하느라 우유부단한 모습을 동시에 드러내는 탓에 그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섬세하고도 진중한 독법이 필요하다.

 

 

그들은 제비처럼 왔다


사랑하는 이의 상실을 경험한 맥스웰은 솔직한 이야기로 자신을 치유할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위로를 전한다. 펜포크너상 수상작가 앤 패칫은 《안녕, 내일 또 만나》 의 서문을 통해, 《그들은 제비처럼 왔다》를 읽고 주인공의 상심과 이 세상에 자기 자리가 없다는 느낌을 묘사한 부분에서 친구의 죽음을 떠올리고 “친구의 죽음을 기리는 데 이보다 더 어울리는 선물이 없었음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영국 대표시선집

l 실천세계시선 2
『영국대표시선집』에서는 오랜 역사를 지닌 영국시를 시인 별로 연대순으로 배열하면서 크게 다섯 갈래로 나누었다. 1부는 작자 미상의 초창기 구전 담시 「패트릭 스펜스 경」과 영시의 아버지라 불리는 중세 시인 초서의 미완의 장시『캔터베리 이야기』의 서두 부분인 「4월이 달콤한 소나기로」를 비롯해서, 영국 르네상스기를 이끈 엘리자베스 시대(1558~1603)의 대표적 시인들인 스펜서, 롤리, 시드니, 셰익스피어의 주요 시편들을 담고 있다. 스펜서, 시드니,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연작은 이탈리아 시에서 처음 사용된 14행의 소네트 형식이 어떻게 영국에서 간결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시적 매체로 되살아나 다채롭게 꽃필 수 있었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연작은, 이상화된 여성 연인에 대한 남성 화자의 일방적인 구애와 과장된 찬미로 이루어진 페트라르카 풍 소네트와는 달리, 특유의 정교한 구조를 활용해 시간에 매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삶에서의 사랑과 시의 가치를 다양한 문맥에서 흥미롭게 극화한다. 『햄릿』과 『맥베스』에서 따온 독백들 또한 참신한 비유와 이미지를 통해 극중 인물들의 복합적인 심리를 실감나게 전달하는 빼어난 시편들이다.

 

레이먼드 챈들러

- 밀고자 외 8편 l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22
장편소설을 쓰는 중간중간, 그는 필립 말로와 맥을 같이하는 차갑지만 정의로운 탐정들이 나오는 단편소설을 썼고 이 역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다. 펄프 매거진에 연재했던 다른 작가들이 빠른 속도로 시간 떼우기용 오락물을 생산해 낸 데 반해, 챈들러는 공들여서 완성도 높은 글을 썼기 때문이다. 그의 소설에는 어린 시절을 영국에서 보내며 쌓은 고전 영문학의 감수성을 토대로 한 고독하고 쓸쓸한 서정성에 날카로운 비유가 살아 있었다. 챈들러가 구사한 차갑고 딱딱한 말투, 객관적인 묘사 등 그만의 특징적인 문체와 의외의 직유는 결국 ‘챈들리스크Chandleresque’라는 단어까지 탄생시켰고, 완숙된 계란처럼 딱딱하고, 이렇다 할 감정 없이 건조하게 전개되어 비정함을 물씬 풍기는 하드보일드는 하나의 장르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 덕분에 탐정소설은 오락물에서 문학의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용의자의 야간열차

l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8
『용의자의 야간열차』는 다와다 요코의 작품 세계가 잘 드러나 있는 소설이다. 소설 속에서 ‘당신’은 야간열차를 타고 유럽과 아시아로 여행을 떠난다. 이 여행은 시기도 배경도 명확하지 않으며 여행자가 누구인지, 목적지가 어디인지조차 분명하지 않다. 그저 시간과 공간의 틀을 넘어 영원히 반복될 뿐이다.

 

 

 

 

 

 

 

초판본 육사시집

- 1946년 초판본 오리지널 디자인
“이육사... 대구형무소 수인번호 264...”
1946년 초판본 오리지널 디자인으로 이육사의 시집을 만나 보십시오

 평생을 조국의 독립을 위해 바친 시인 이육사. 이육사는 1925년 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에 가입, 1926년 베이징 사관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1927년 귀국했으나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으로 대구형무소에 수감되어 3년간의 옥고를 치렀고요. 그때의 수인번호 264를 따 ‘육사’라 호를 지었답니다. 정의부, 군정부, 의열단 등 여러 독립운동단체에 가담하여 독립투쟁을 벌이다 1943년 체포되어 베이징으로 압송, 다음해 베이징 감옥에서 옥사하였습니다. 이육사가 죽은 후, 우리는 1년 뒤 해방을 맞았지요. 1946년 육사의 아우와 신석초를 비롯한 문인들에 의해 유고시집 《육사시집》이 출간되었습니다. 1946년 초판본의 내용과 표기는 물론 활자까지 그대로 복원한 이 책으로 이육사의 강인하고도 절절한 시 세계에 빠져 보시길 바랍니다.
 *본 도서는 세로쓰기 및 우측넘김으로 되어 있습니다

 

깊은 바다 속 파랑


『깊은 바다 속 파랑』은 단순히 어느 미래에 일어날지 모를 상상의 이야기가 아니다. 파랑함을 감싸고 있는 심해의 짙은 어둠은 ‘지금-우리’의 삶에 드리워진 어둠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의 삶도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 끝에 다다랐을 때 또 다른 시작이 예고돼 있으리라 희망할 뿐이다. 위기가 닥칠 때만 번식하는 신비의 물고기 ‘루시’처럼, 삶의 끝과 시작이 맞닿는 경계에서 우리는 각기 다른 모습의 ‘루시’와 만나게 될 것이다.

 

 

 

 

 

백치의 산수

l 민음의 시 222
강정의 시는 반영과 반사의 산물이라기보다 스스로가 원료이자 재료인 시다. 시원으로서 그의 시는 해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재료의 질감으로 파악하는 회화, 음역과 장단을 통해 단도직입하는 음악처럼 언어의 질감을 최대한 많이 인식하는 것이 강정 시와 교감하는 방법이다. 영혼의 근육을 이완하고 수용할 수 있는 소리와 리듬, 감각의 한계를 확장할 때 강정의 언어는 인식의 지반을 흔들고 영혼에 지진을 일으킨다.

 

 

 

 

 

 

인간이 버린 사랑

l 문학과지성 시인선 482
이이체의 한 마디

아직 당신을 잊지는 않았습니다. 당신도 나를 잊지 않았을까 봐. 당신을 생각하면서 깊어지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당신입니다. 인간을 버릴 수 있는 것은 인간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이별을 겪으면서 사랑은 늘 실패한다고 생각했지만, 사랑이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에 실패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먼 곳에서 당신의 곁을 생각하며 잠드는 일. 당신의 가장 깊은 곳에 체류하는 일. 당신이 떠오를 때마다 가슴팍에 사탕이 걸린 것처럼 욱신거립니다. 이것이 사랑의 심장이라면 당신은 사랑의 심장병입니다. 홀몸을 부둥켜안고 죽는 삶의 거짓말을 믿습니다. 당신을 부르고 싶은데 입이 없습니다. 부를 수 없어도 당신의 이름을 생각합니다. 없는 사랑을 있다고 믿는 미신이야말로 사랑입니다. 이 신앙 아래서 우리는 서로를 버리지 못합니다. 망각이여, 우리는 죽고 나서야 비로소 인간이 되겠습니까, 다시 사랑에 실패할 수 있겠습니까.

 

뫼비우스의 띠

l 블랙펜 클럽 39
『뫼비우스의 띠』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스릴러 작가이자 베르나르 베르베르, 막심 샤탕 등이 소속된 상상력 기반의 문학 동인 ‘리그 드 리마지네르’의 대표 작가 프랑크 틸리에의 일곱번째 장편소설로, 과거와 미래의 교신, 평행우주, 선천기형, 아크로토모필리아 등 새롭고 폭넓은 주제를 아우르는, SF 요소가 가미된 범죄 스릴러다. 생물학, 물리학, 심리학 등 다방면의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치밀하고 복잡한 트릭의 소설을 주로 써온 작가는 『뫼비우스의 띠』를 통해 과거와 미래가 교차되는 더욱 독특한 구성의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단순히 흥미만을 위한 스릴러가 아닌 신체적 결함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을 대하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 인간 존중에 관한 깊은 통찰을 보이며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를 던진다.

 

초판본 이상선집

- 1949년 백양당 오리지널 디자인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되살아난 이상의 문학을 만난다

《이상선집》은 27세의 나이에 요절한 천재 문학가 이상의 유고 선집으로 시인 김기림이 엮었고, 1949년 백양당에서 발행되었다. 이 선집에는 그의 대표작인 단편소설 <날개> <봉별기>, 시 <거울>, 연작시 <오감도>를 비롯해 친우이자 동시대의 문학인인 김유정을 재치 있게 표현한 ‘소설체로 쓴 김유정론’인 수필 <김유정> 등 18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이상선집》은 이상 생전의 한글로 된 작품집이 없었고, 작고 이후 책으로 간행된 첫 선집이라는 점과 구인회 동인이며, 친우인 김기림이 엮고, 서문을 써서 그를 기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상 생전에 잠깐 출판사에서 편집 일을 하는 동안 김기림의 시집 《기상도》를 출판했고, 김기림은 이상의 영전(靈前)에 바치는 시 <쥬피타 추방(追放)>을 지을 정도로 우애가 깊었으니 그가 《이상선집》을 엮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번에 복간된 《초판본 이상선집》은 백양당에서 출간한 1949년 디자인을 최대한 살리고자 디자인 판형과 종이 등에 세심한 신경을 썼다. 더하여 면지에 경성고등공업학교 졸업 앨범에 이상이 직접 쓴 글귀와 이상의 친우이자 화가인 구본웅이 그린 초상화 등 이상과 관련된 자료를 실어 소장가치를 높였다.

 

초판본 땅속 나라의 앨리스

- 1864년 친필본 오리지널 디자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전의 원형, 최초의 앨리스 이야기
1864년 친필본 오리지널 디자인 <땅속 나라의 앨리스>
한글판+1864년 영문 친필본 합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는 리델 자매와의 뱃놀이 중 들려주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여 집필한 책으로, 1865년 출간되었다. 하지만 ‘책’으로서 앨리스의 모험 이야기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전의 원형이 존재한다. 뱃놀이 이후 캐럴 자신이 직접 그날의 이야기를 손으로 쓰고(1863년 2월 완성)삽화까지 그려(1864년 9월 완성) 한 권의 책으로 만든 것이다. 캐럴은 이 단 한 권의 책에 <땅속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Under Ground>라는 제목을 붙여 ‘어느 여름날의 추억을 나눈 꼬마 친구에게 전하는 크리스마스 선물’로서 1864년 11월에 앨리스 리델에게 선물한다. 앨리스를 비롯한 독자들의 큰 호응으로 인해 캐럴은 원고를 다듬고 원고의 양도 거의 두 배로 늘려 1865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제목으로 정식 출간하였고 이것이 우리가 익히 아는 앨리스의 모험 이야기이다. 본 책은 루이스 캐럴의 친필본 <땅속 나라의 앨리스>를 재현한 책으로, 친필 영문판과 한글판 합본으로 되어 있다.

 

 

엑시덴탈 유니버스

- 우리가 몰랐던, 삶을 움직이는 모든 순간의 우주
『엑시덴탈 유니버스』의 저자 앨런 라이트먼은 우주를 향한 우리의 갈망, 즉 ‘우주 본능’에 답을 주기 위해 과학자이자 소설가, 남편이자 아버지로서의 경험을 살려 우주를 자신의 삶과 연결 지어 풀어나간다. 우주의 대칭성과 인간 삶 속 대칭들을 비교하며 인간이 대칭을 아름답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 안에 그 속성이 내재하기 때문이라 말하고, 한번 지나가면 돌이킬 수 없는 우리 삶은 열역학 제2법칙으로 인해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우주의 특성과 똑같다고 말하는 식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칼 세이건의 말처럼 “인간은 코스모스의 일부이며, 그것이 결코 시적 수사가 아님”을 설득력 있게 뒷받침한다.
이 책은 분명 우주에 대한 탐구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우주는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고백한다. 인간과 우주는 근본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결코 닿을 수 없는 우주를 매혹적으로 느끼고, 우주를 향한 지적 탐구를 끊임없이 이어나가는 원동력이 아닐까. 이 매력적인 책은 결국 우주를 연구하는 것은 인간을 연구하는 것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수소 에너지와 핵융합 에너지

- 사회를 바꾸는 신시대의 에너지 기술 l 뉴턴 하이라이트 Newton Highlight 95
수소는 화석 연료와 달리 무진장한 자원이며, 환경도 해치지 않는 청정 에너지이다. 수소 에너지는 이미 연료 전지의 형태로 보급되어, 연료 전지 자동차에 사용되고 있다. 수소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려는 연구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핵융합 에너지는 원자력 에너지보다 안전하고, 태양광 등의 신·재생 에너지가 감당하기 힘든 대규모 발전을 할 수 있다. 핵융합 발전은 석유에 비해 800배의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 그 연료는 수소의 동위 원소인 중수소와 트리튬(삼중 수소)이다. 핵융합 발전은 원자력 발전에서 문제가 되는 ‘반응의 폭주’가 원리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꿈의 에너지’라고도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의 실현을 위해 지금 국제적인 대형 핵융합 실험로 ITER(이터)의 건설이 이루어지고 있다.
새로운 에너지 사회를 지탱할 것으로 기대되는 ‘수소’와 ‘핵융합’에 관해 기초부터 최첨단까지의 정보를 소개한다. 연구 개발의 최전선에 있는 리더들의 인터뷰도 수록되어 있다. 미래의 사회와 에너지를 생각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책이 될 것이다.

 

한국 양서류 생태 도감

l 한국 생물 목록 17
18종 중에 3종이 멸종위기종
 양서류는 전체 종수가 적은 데 비해 3종이나 멸종위기야생생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습니다. 수원청개구리(Ⅰ급), 맹꽁이(Ⅱ급), 금개구리(Ⅱ급)로 희소성과 서식지 특성을 대변하는 종입니다. 물과 뭍 환경오염의 척도가 되는 무리로 그 가치를 인정받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발표한 포유류, 조류, 양서류의 절멸(멸종) 비율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확인되는 양서류의 절멸 비율은 자연스러운 절멸 비율보다 최대 48배 이상 높습니다. 건강한 물과 뭍 환경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환경이 급속도로 나빠지기 때문입니다. 물과 뭍 생태계의 건강성을 상징하는 양서류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합니다.

 

과학의 일곱 기둥

- 편견과 차별에 맞서 진리탐구를 위해 투쟁한 아웃사이더들
과학은 부강한 나라로 가는 열쇠
 최근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이 일반인은 물론 과학계에도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과학의 발전이 어디까지일지 그 한계를 가늠할 수도 없는 상황에 와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과학이야말로 부강한 나라로 가는 열쇠라는 사실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정부에서는 과학을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를 외치고, 기업들은 이공계 출신들의 채용을 늘리고 있지만 기초과학이 꽃피울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지 않고는 공허한 구호에 그칠 뿐이다. 저자들은 “전 국민의 과학에 대한 관심, 특히 꿈나무들이 ‘과학’이라는 험난한 길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용기를 갖도록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이 책에 등장하는 아웃사이더 중에 여성 과학자가 많이 등장하는데, 과학계의 오랜 성차별을 체험하고 목격해온 저자(황진명)의 항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기억의 비밀

- 정신부터 분자까지
'기억'이라는 주제에 관해 정신부터 분자까지 빠짐없이 다루는 뇌과학 책이다. 세계적인 뇌과학자 에릭 켄델과 심리학자 래리 스콰이어가 기억의 작동에 대해, 신경세포들과 뇌 시스템의 작동에 대해, 지금까지 과학이 밝혀낸 것들을 종합적으로 다뤘다. 신경세포들이 어떻게 경험을 기록하는지, 각기 다른 형태의 기억들은 어떤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지, 뇌 손상으로 기억이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지 등 핵심적인 사항들만을 뽑아서 통찰력 있게 써내려가고 있다.

 

 

 

 

내 안의 바다, 콩팥

- 물고기에서 철학자로, 척추동물 진화 5억 년
콩팥은 몸밖으로 나가야 할 노폐물, 특히 질소 노폐물을 내보내는 역할을 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명체가 몸 담그고 있는 혈장, 즉 ‘내부 환경’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다시 말해 포도당이나 나트륨 같은 염류와 더불어 몸속의 물을 지키는 것이 콩팥의 소임이다. 이렇게 내부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척추동물의 진화와 적응에 필수적인 일이었다. 원시 척추동물은 민물에서 진화했다. 물은 충분했지만 염류가 부족했다. 따라서 콩팥은 악착같이 염류를 지켜야 했다. 물고기는 민물에 적응했지만 무척추동물 포식자에 쫓겨 다시 바다로 혹은 뭍으로 올랐다. 어느 곳이든 콩팥을 재차 정비해야만 했다. 콩팥 없이는 척추동물이 새로운 환경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말이다.

 

 

사라진 뒤영벌을 찾아서


이 책에서는 뒤영벌을 복원하면서 겪은 우여곡절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내면서도 자연 파괴로 말미암아 서식지를 잃고 사라졌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한 생물에 대한 진지한 성찰도 빠뜨리지 않는다. 수록된 다양한 에피소드는 벌의 독특한 생활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연과학 지식이자 어떻게 벌을 연구하는지 알려 주는 연구 방법론이기도 하다.

인간의 생존과 행복은 뒤영벌은 물론 모든 생물과 불가분의 관계로 묶여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편의를 위해 생물의 서식지를 파괴했고, 그 탓에 이 땅에 살던 생물이 하나둘 멸종했지만 오랫동안 개의치 않은 것은 영국이나 우리나라나 비슷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 현실을 돌아보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것을 생각하게 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4-15 2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19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