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몸’과 ‘달의 입’을 빌려 부르는 도시의 비가
-“찰나의 기억으로 가득 차 있는 그의 시집은 그가 그 자신으로서 존재하기 위해서 가까스로 긁어모아 내뱉은 그의 핏자국이다.” (허윤진 . 문학평론가)
: 알라딘 신간으로 만나기 전에, 교보에서 먼저 만났다. 나는 그저 표제가 마음에 들어 슬쩍 뺐는데, 솔깃할 타입의 느낌이 담긴 시어가 빼곡했다. 싱글싱글 웃으며, 나는 이 책 살 거라고 친구에게 넌지시 알렸다. 친구의 오오, 하는 조그만 감탄사를 귓가로 불러내며 괜히 으쓱거렸던. 그 당시에는 신간이라고는 생각을 안 했다. 그토록 빨리 대구의 서점에 진열이 될 줄 몰랐으니까. 내가 신간 코너를 꼼꼼히 챙기지 않았던가, 집에 와서 기억을 더듬어보기도 했지만. 어쨌든, 책이 모이는 대로 얼른 주문할 계획. 최초의 선명한 ‘핏자국’과 시간에 쓸려 희미하지만 아련한 ‘핏자국’을 모두 느껴볼 생각.

이 소설집은 제가 여러분께 드리는 녹음테이프입니다. 테이프 속에는 모두 여덟 곡의 노래가 녹음되어 있습니다. 저에겐 특별한 노래들입니다. 오래 전 친구의 생일선물로 만들던 녹음테이프가 기억납니다. 나만의 특별한 노래들을 모아 만들었던 녹음테이프도 생각납니다. LP나 CD를 재생시킨 후 카세트 데크의 빨간색 녹음버튼을 누르면 ‘실시간’으로 소리를 이동시킬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소리를 붙잡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소리란, 그리고 음악이란 어디에서 만들어지고 어디로 사라지는 것일까요? 사라진 소리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이 녹음테이프 속에는 제가 이 년 동안 세상 여러 곳에서 붙잡아둔 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저의 취향과 마음과 선택이 담겨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의 카세트 데크에 있는 파란색 플레이버튼을 눌러 제가 녹음한 소리를 들어봐 주십시오._‘작가의 말’ 전문

: 리뷰로 담아내지 못했지만(언젠가 기력을 다해 쏟아낼, 그 타격으로 한동안 흔들거리겠지만), 첫 단편집 [펭귄뉴스]를 퍽 유쾌하게, 진지하게, 저돌적이면서도 신중하게 접근한 기억이 있다. 동생이랑 나란히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에 속하는. 신간이 나온 걸 즉각 알려줬는데, 슬금슬금 좋아하는 눈치다.
세상에는 갖가지 소리가 존재한다. 꽤 조용하다 싶겠지만, 미미하게 진동과 전해지는 파동은 끊어지지 않으니까. 단절되지 않을 소리의 공간에서, 마이크에 불어넣을 호흡과 가락은 무수히 뻗어나가리라. 쭉쭉 코드를 형성한 나의 애정이 한계까지 닿을 그 기세로.
 

유리문 저쪽에서 보면 내가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유리문 이쪽에서 보면 당신이 유리문 안에 갇혀 있다.
“아무리 좁은 세계라 하더라도 그 나름대로 사건은 일어난다. 그리고 그 자그마한 나와 넓은 세상 사이를 격리 시키고 있는 이 유리문 안으로 이따금 사람들이 들어온다.”

: 누구의, 누구나의 공간. 몇 겹의 문을 지나야 그의 ‘유리문’으로 통하는 길을, 아니 조그만 실마리를 잡을 것 같은 예감에 휩싸인다. 그는 섣부른 판단을 할 수 있을 장치도 제공해주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거기서 모험은 시작되는 것이다. 내가 의미를 붙이는, 화살표를 잔뜩 띄울 나만의 모험. ‘이따금 들어오는 사람’ 중에 나도 포함시키는 것이다. 
(지난 리스트에 끼웠어야 할 책.)

: 이 또한, 지난 리스트에 끼웠어야 할 책. 1권은 미리 주문해서, 오늘 택배 도착했다. 몇 페이지 훌훌 넘겼는데, 단번에 잘 샀다고 고개를 끄덕거리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느슨한, 흐늘흐늘한 상태에서 힘껏 기를 모을 수 있고, 잔뜩 긴장한 상태에서 흐물흐물 헐렁헐렁 해산물처럼 풀어질 수도 있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하며, 뒤늦게 여행에 합류한 것이다.

:교보에서 일서를 발견하고 샀다. 그리고 좀 지나서, 알라딘에서 이 책을 보았는데, 덜컹하게도 '품절'이었다. 이미 일서를 샀기에 굳이 따로 소장하지 않아도 괜찮겠지만, 아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더라. 나중에 교보나 영풍을 샅샅이 뒤져 구경(;)이라도 해야겠다. 한국어판, 일어판, 영어판이 거의 동시에 출간되었음에 그냥 휙 흔적남기기.(웃음)

뉴욕은 매력 있는 친구다. 그 친구는 열정적이고 다이내믹하지만 너무 도도해서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가벼운 흥분이 인다. - 김아타

: ‘쉽게 마음을 열지 않기에’, 조심조심 접근하며 매력에 흠뻑 빠져들 수 있을 것 같다. ‘흥분’의 덩어리는 잔뜩 뭉쳐져, 동글동글하고도 번쩍번쩍한 막으로 감싸, 특정한 장소로 이끌어준다. 나는 둥실 날아다니며, 여기저기 휘둘러볼 수 있고, 잠시 사뿐 내려와, 이것저것 헤치며, 탐험을 시도할 수 있다.

모른다는 것은 부정적인 말이 아니다.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마그마가 언제 분출할지 모르는 것과 같다. 모른다는 것은 미래와 패러다임과 같은 말이다. 상상할 수 없이 다양한 얼굴을 가진 인도,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마그마가 꿈틀거리듯 인도는 도대체가 그 깊이와 가치를 가늠할 수 없다.
: 그저 가만히 들여다보고, 귀를 기울이고, 손가락으로 살그머니 쓸다가 은근슬쩍 더듬어보는 이미지를 그려낸다. 모래 알갱이가 씁쓸하게 씹히는 것처럼 사락사락하는 소리가 귓가에 감겨드는 것 같다.

일상에서 우리가 스쳐갈 수 있는 사소한 순간들을 치밀하게 관찰하고 포착해내어, 정밀하게 묘사하는 작가의 실력이 뛰어나다. 사소한 감정, 작은 사물, 별것 아닌 소리, 희미한 불빛, 매일 보는 밤하늘과 도로, 이 소설을 통해 의미 있는 순간들로 태어난다.
:대학 이전,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제외하면, 가족여행이나 훌쩍 떠나는 여행을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때, 동네 구석구석을 정글처럼 탐험하며 뒤졌던 기억. 때때로 끄집어내 겹치기를 하곤 한다. 글을 읽으며, 여러 가지 느낌을 공처럼 뭉쳐 공중에 높이 띄웠다가 도로 받고 반복할 수 있을 듯.

제2차 세계 대전, 소비에트 혁명과 공산주의 이념의 확산, 스페인 내전 등 굴곡 많은 20세기를 살아 낸 작가 카잔차키스. 그는 한 곳으로 편향된 시각이 아닌, 신과 인간, 정신과 육체, 삶과 죽음이라는 상반된 요소들을 절충하고 융합하는 영적 자유의 추구를 통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인간상을 구현했다.

: 꾸물거렸던 것을 반성하며, 늦은 리스트 작성. 현 상황에서는 당장 주문하기 곤란해서 입맛만 다실 뿐.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며, 장만할 생각. 멀리 뻗어나가는 다각도의 더듬이, 촉각을 곤두세워 여러 가지로 빠져들어야겠다.

 

 

 

 

(소장)

 

 

 

 

 

 

 

 

 

 

 

 

 

 

 

*음반

 

 

 

 

 

 

난감하다는 건 바로 이런 순간.
뭘 선택해야할 지(-_-;)

 

 

 

 

 

 

 

 

 

*밀렸던 상품들,
한꺼번에 올리고 나니,
순간 현기증이.
다시는 반복하지 말아야지,
하지만 앞날은 아무도 모르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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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파시는 허공을 날아 상상의 언덕에서 느긋하게 잡히고 그녀의 아이들에 이끌려 우리는 하늘을 날게 된다. - 나라 요시토모

타카노 아야의 작품은 전후 일본의 문화적 풍요로움과 그로 인해 생성된 다양성과 복잡함을 미적이고 통합하는 하나의 정보처리 과정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로 그려지는 소녀의 부유를 통해 창조에 대한 갈망과 자유지향적인 세계관을 보여준다.

: 공에 이미지를 집어넣고 슬슬 굴리면서 관찰을 시도한다. 빙글빙글 돌아가며 뿜어내는 무지개와 그림자, 기운을 가득 끌어안고 회전을 거듭한다. 그러면서 반복적인 헤집기와 수정하기, 붙이기의 표현 행위는 그칠 줄 모른다. 그녀와 나의 ‘텔레파시’가 둥둥 떠올라, 우리를 ‘이끈다.’

(미리 주문) 

멈추지 않는 상상적 에너지로 자신을 비우고, 독창적인 상상적 언술의 가능성을 극한으로 밀고 나가며, 언제나 자기 반복의 자리에서 저만치 떨어져 있었다.
‘첫’은 죽은 명사들을 처음의 상태로 활성화하는 에너지 자체이다. 그래서 ‘첫’은 실체를 알 수 없고, 붙잡을 수 없고, 소유할 수 없다. ‘첫’은 언제나 ‘첫’의 자리로부터 도주한다. 그래서 영원히 만날 수 없다. ‘첫’은 ‘끝’과 같다.

: 리스트에 포함하고 바로 주문해야지 내내 생각했다. 하지만 제어하지 못하고 먼저 주문하고 말았다. 무언가 글을 정리할 타임의 그 간격조차 버티지 못하고 던져놓은 것 같다. 그런 후, 희희낙락 기다리는 동안 친구랑 영풍문고에 들렀을 때, 슬쩍 페이지를 펼쳐 여기저기 훑어보았다. [확인]한다는 목적으로, [실망]은 없다, 똘똘 뭉쳐진 확신이 있었다. 시인의 지난 시집 또한 때때로 꺼내보고 다시 꽂아두고 그랬다. 이번에 찜해두었던 2권까지 차례로 주문할 계획이다. 한계에 밀려 ‘끝’이라 절망에 부닥쳤을 때, 다시 곰곰이 되짚어 ‘첫’의 자리로 뱅뱅 되풀이 일상에서 이 시집은 단순한 아이템으로만 그치지는 않을 듯하다.

: 나는 ‘에로틱’을 좋아한다. 남녀의 미끈한 몸과 거칠 것 없는 ‘사랑’을 좋아한다. 갖가지 특별한 색으로 풍성하게 입힌 작품이라면 더더욱. 요사이 텅텅 비어버린 껍데기를 이끈 메마른 마음에 촉촉이 물을 적실 수 있을 것 같다. 글과 그림을 더듬으며, 아찔한 상상을 곁들인 환상의 음악과 함께.  



손가락 끝으로 물감을 이겨 바르는 임파스토 기법의 그림 그리기로 유명하다. 두터우면서 거친 질감 이면에는 인간과 삶의 그늘 같은 진한 페이소스가 묻어난다.
김훈은 '색들은 풍경과 사물의 먼 안쪽에서 스며 나와 화폭의 표면을 향해 이동 중이다'라고 말한다.
*
난 그림에 특별한 생각을 두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림이란 게 역사나 사회를 변화, 변혁시킨다는 거창한 생각 같은 건 가지고 있지 않아요. 색깔, 구도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솔직히 표현할 뿐이죠. 거기에 노력하고 있을 뿐입니다. 풍경 그림에서 자연스럽게 내 인생이 복합적으로 드러난다고 믿고 있어요. 나의 총체적 표현이랄까? - 오치균

: 갑갑함을 벗어던지고, 이끌리는 대로 끄집어내기. 색깔의 이동 경로를 따라 다양한 의미를 풀어내기. 원하는 위치에 붙일 수 있고,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아도 인내를 가지고 지켜볼 수 있을 때, 영역은 무한히 커진다.

(미리 주문)
옹색하고 비루한 마음의 소유자들도 사랑을 한다.
메마르고 인정머리 없는 마음, 질투하는 마음, 뒤틀린 마음, 불행한 마음,
그런 마음을 지닌 존재들도 사랑을 한다.
사랑은 이제 상냥하고 다정한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다.

: 뒤틀리고 결핍된 주인공, 그런 인물에 애정을 쏟으며, 더듬더듬 이야기를 이끌어냈던 나의 손가락. 내 친구의 말을 빌면, “이 타입, 낯설지 않다, 이 소재로 네도 잘 쓸 것 같다.”고. 소설을 훑어보고 나서, 어딘가 익숙한 느낌을 받은 건 그래서일지도 모른다고. 이제껏 썼던 소설 여럿 중 좀 더 몰두하고 보다 효과를 끌어낼 수 있었던 몇 가지와 닮은, 그리고 살짝 어긋난 미묘함. 그래서 더욱 한꺼번에 읽어내고 싶었다. 차이를 발견해야지, 하고. 그러나 꾹꾹 눌러 참았다. 한 자리에서 한 권의 책을 붙들고 오래 지체할 수 없는, 공기의 특성으로 이동해야 했으니. 아직은 머릿속에서 연속 펼쳐지고 있는 사건 현장. 꽤 오래 전부터 한 번은 건드리고 싶었던 테마를 위한 연습 단계를 오늘도 거치고 있다. 번역도 나쁘지 않아, 오랜만에 소장해서 읽고 싶은 외국소설을 발견했다.

 
: 툭 건드리고 끝나지 않을 ‘불편함’에 솔깃한 반응을 보이고 나서, 어쩐지 떨떠름해지는데, 그의 글에 호기심과 매력을 가지고 있는 나의 약점 탓일까. 달짝지근한 아이템을 앞에 두고, 당장 달려들고 싶지만, 매번 찰나에 미적거리는 행동을 보이는 것 또한. 넌지시 들여다보기 위한, 그러면서 깊숙이 파고들기 위한 만반의 준비 과정이라 해두자.



‘한국사’란 한반도 안팎을 모두 아우르는 것이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국가 정체성을 둘러싼 이념적 논박으로부터도, 민족주의에 대한 절대적인 옹호와 극단적인 부정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시야를 강조한다.

: 교보문고에서 발견하고 휙휙 살폈다. 꼼꼼하게 뜯어보며 살필까 하다가, 뭐, 어차피 소장할 건데 싶어서. 표지나 편집 디자인은 그저 그런, 거의 (-_-)이런 표정으로 흘긋하고 말았지만, 내용은 몇 배 충실해서 조만간 주문할 계획에 있다. ‘바깥’으로 멀리 내다보기를 주저하지 않고.

*호기심, 비교분석용 파고들기.
소장은 미정.(거듭 펼친 후, 부분 결정.)

 

 

 

 

 

 

 

 

 

 

 

 

(미리 주문)

 

 

 

: <자살-자살의 역사와 기술, 기이한 자살 이야기> 개정판.
표지가 더욱 끌려서, 분해서(;) 부들부들.

 

 

 

: 핸디북. 간편하게 들고 다니며
몇 번이고 들여다볼 수 있을 듯해
소장 예정.

 

 

*그 외 갈팡질팡 참고자료.
(대개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서점에서 슬쩍 훑을 듯함.;)

 

 

 

 

*잡지(다 소장했음.)

 

 

 

 

*음반,DVD.

(예약주문 완료) 

 

 

 

 

 

 

 

 

 

 

 

 

 

 

 

 

 

 

 

 

 

 

 

설명과 생각 덧붙임이 필요한 책 몇몇 남아 있는데,
정리해서 내일쯤 글 수정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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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회전의 마음이 비워진 거리.]

경계의 잿빛으로 얼룩진 거리,
구석에 웅크린 고양이.
가늠할 수 없는 방향에서
모래가 휘날릴 때,
먼지 뭉치 같은
조그만 몸을 부르르 떤다.

쇼윈도 이쪽과 저쪽
물결의 달과 토끼.
구멍의 수만큼
뭉그러진 마음,
빛의 무늬가 사선으로 펼쳐진다.

: 3월 9일, 이미지 삽입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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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8-04-03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에~ 현실과 몽환의 중간 느낌입니다.
 

*상당히 늦은 리스트 작성이다. 거의 한 달 만에 알라딘에 글을 올리는. 4월은 어떻게 펼쳐질 지 가늠할 수 없으나, 이제껏 그랬던 것처럼 여러 가지 시도할 것이고, 그래서 허둥대며 많이 바빠지겠지만, 그래도 손에서 놓지 않고 한껏 몰두하며 재미를 느껴야지, 하고 생각하며.

아무런 욕심 없이 아무런 계산 없이, 동화적인 발상에서 비롯한 서사를 펼친다. 그 가운데 뜨끔한 칼날이 있다.

*발이 저린 날
코에 침을 바르고 허공을 본다.

새들은 하늘을 자르며 놀고 있고
붓꽃 속에서 누가 하모니카를 불고 있다.

소리들이
푸른 물고기가 되어 너의 창으로 헤엄쳐가고 있다.

2008년 봄 - 함기석

: 동생이 부탁한 잡지랑 함께 일찌감치 주문했었다. 매장에서 슬쩍 들춰보고, 호오 소리를 내며 반짝반짝 눈동자가 되었던 것. 야금야금 씹듯 조각을 내며 조금씩 맛을 느끼고, 어김없이 뒤집고 해체를 시도하며 ‘슬로 리딩’을 하고 있다. 툭 떨어뜨린, 방심했던 모서리가 슬그머니 후비고 간 그 부위, 뚝뚝 흘러내린 따끔했던 피.(3월 27일, 택배 도착.)

  
: 3월, 책을 발견한 즉각(신간으로 등록된 그 순간)리스트에 넣어야지, 줄곧 생각했다가 시기를 한참 놓친 지금에서야 부랴부랴 붙인다. 곧 커버를 덮을 것 같은데, 바로 리뷰를 쓸 수 있을지 확신은 없다. 하지 않겠다는 데 가깝다. 자신만만함은 때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더라. (;) 어릴 적의 독서 습관과 상당 일치해서 어쩐지 으쓱함을 느끼는 중.(3월 27일, 택배 도착.)

 

시에서 식욕과 관능 욕구는 탐욕의 징표가 아니라 살아있는 존재의 생생한 에너지 분출을 뜻한다. 그것은 풍부한 감각의 개방이며 만끽이다. 생의 한 순간이라도 온갖 허위의 껍질을 벗어버리고 본래적 자아로 돌아가 존재의 지극한 쾌감을 열정적으로 살아보고 싶은 이윤훈의 시적 지향은 궁극적으로 시간과 자아의 극렬한 싸움이라 할 수 있다.

아찔한 감각적 황홀이 있고 선명한 초월적 이미지가 있다. 현실과 비현실, 존재와 무, 육체와 혼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자리 잡고 있으면서 잡힐 듯 잡히지 않고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생의 전율을 틀어쥐고 있다. - 조창환 (시인)

그의 시는 늘 경계를 간다. 현란하게 피어나는 꽃들도 영원과 순간의 번뜩임일 뿐이다. 그 번뜩임을 틀어쥐고자 하는 몸부림이 그에게는 시라 할 수 있다. 시의 길을 끝까지 가기 바란다. 돌아오지 않기 바란다. - 우대식 (시인)

: 두 시인의 추천 글을 부분 수정하고(‘잡힐 듯하면서’에서 ‘하면서’를 뺐다), 부분 삭제했다. 시의 공간이 격렬한 싸움터가 되기를 바라는 건, 제멋대로일까. 보다 강렬해지기를, 밑바닥까지 떨어질 수 있기를. 알맹이가 빠진 ‘빈껍데기’로 널브러져 있어도, 유유히 떠다니는 공허함을 건져 올릴 수 있기에 무턱대고 기대해 본다.

우리 역사가 제대로 기록하지 않은 낯선 인물들의 생애를 추적, 왕조가 아닌 ‘사람’의 이야기를 통한 역사 뒤집어보기를 시도했다.

역사는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때 그 본질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한국사는 획일적 역사 해석만이 횡행했다. 《한국사傳》은 바로 이런 문제점들을 해소하며 그다지 주목받지 못해왔던 측면들을 통해 역사의 다양한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보면 필연적으로 역사 무대가 확장된다. 이 책의 무대가 한반도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그리고 저 멀리 유럽까지 종횡무진 하는 이유다. 광대한 무대의 주인공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따라 읽다 보면 불현듯 그 현장으로 답사를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 이덕일

: 이전 리스트에 포함된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그냥 보관함에 쭉 담아놓고만 있었던 것.) 다른 분들의 페이퍼를 나름 꼼꼼하게 살피고 겨우 한 분의 페이퍼를 골라 thanks to를 하고, 책을 주문했다. (4월 2일, 택배 도착)담아낸 문장만이 아닌, 손가락을 타고 흘렀던 숨결과 그림자까지 느낄 수 있도록 집중하면서, 영상을 만들어 우선 상상 속에서나마 ‘그 현장으로 답사를 떠나고 싶다.’

세계문학전집 174: 오래 전부터 줄곧, 민음사 시리즈에 포함될 거라 막연히 믿고(;), 다른 출판사의 책들을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그러다 새로 나온 책 목록에서 발견한 순간, 드디어, 라고 생각하며 바로 보관함 이동. 주문은 차차 할 생각이다. 읽기 진행 중인 책이 여러 권이고, 먼저 소장해야할 책도 여러 권이기 때문. 기다리는 특정한 지점에 서 있다. 다만, 여러 상황과 과정 속에서 보다 빨리 가능성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시인, 외교관, 망명자, 공산주의자, 평화주의자로서 그의 양심은 평안했고 그의 지성은 불안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네루다는 마음이 행복한 사람이었다.

: 3월 둘째 주부터 리스트 작성을 하지 않았고, 그리하여 이제야 집어넣게 되었다. 시집을 몇 권 거푸 읽었고, 리뷰는 어쩐지 조심스러워져 단 하나도 남길 수 없었지만, 거듭 장면을 찰칵찰칵 담아두면서 나만의 재해석까지 시도했던 과거, 그리고 현재, 아마 앞으로도 쭉쭉 진행될 예정의 여행.(4월 2일, 택배 도착.)

 


: 지식총서 시리즈를 몇몇 보관함에 넣었다가, 시들해진 마음(;)에 몇 차례 빼기를 반복하다 이 책은 내용을 살피지 않고 제목만 보고 덜컥 주문했던. 후회 모드는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다. 얇지만, 거푸 읽으며 꼭꼭 씹어낼 수 있는 임의 지정 동그라미를 꽉꽉 채울 분량이라 생각을 하며, 빙그레 웃는다.(3월 27일, 택배 도착.)


거리의 어둠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실상 그가 들여다보는 것은 마음속에 자리한 어둠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둠을 간직하고 있다.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상처를 받으며 살아가는 그들에게 내린 어둠에 주목한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탐정의 뒤를 쫓아 어둠 속을 헤매고 있지만, 동시에 마음의 어둠을 밝히는 등불도 함께 그리고 있다. 이와 함께 가슴을 살짝 울리는 따뜻한 반전은 이 작품집의 특징이자 매력이라 할 수 있다.

: 바닥을 짚을 수 없는 어둠, 가물가물 흐릿한 안개 같은 어둠 속에서 가느다란 선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이야기 또한 취향 덩어리의 일부에 속한다. B밴드의 가사를 좋아하는 것처럼. 문장을 더듬어나갔을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 아무 문단이었지만, 끊김은 없었던 터라 한껏 기대를 모으는 중. 다른 책을 독서 진행 중이라, 당장 읽기는 곤란하지만 입력은 시켜두었다.(웃음)

오래된 편지지를 펼친 순간 눈앞에 선한 그날의 풍경처럼, 예전 일기장을 넘기는 동안 코끝에 느껴지는 그날의 향기처럼, 매일의 사랑은 겹겹이 쌓여 애틋한 추억이 된다.
일상이란, 이 얼마나 소박하고 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아침의 우유, 찬란한 새의 깃털, 오렌지색 저녁 하늘, 풀벌레의 노래, 여름의 바다. 그 사람과 함께라면 이 세상은 누가 뭐라고 해도, 아름다운 것들로만 가득하다.

: 작은 바구니에서 하나하나 꺼낼 소품은 한정적일지라도, 행위를 되풀이하면서 미묘함을 간직할 수 있지 않을까. 옅은 밑그림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채색하는 식으로 각각의 차이를 손의 기운에 불어넣으며. 일서를 찾아 읽을 계획이다. (번역본 디자인은 참 예뻤지만, 차지하는 공간이 커질 것이기에 애써 자제하는 중.)

: 무턱대고 주문부터 한 책.(4월 2일, 택배 도착.) 드라마를 접했던 건 아닌데, 바리스타를 꿈꾸었던 적이 있어서(-_-;)불어나는 호기심의 물결에 휩싸이고 말았고, 마구 허우적댔던 것. 표지는 무난한 색과 디자인을 사용했지만, 낙서메뉴판 덕택에 그리 질리는 패턴은 아니었고(개인적 생각), 무엇보다 페이지를 들추었을 때 삽입된 이미지와 편집디자인에 환호해서 우선 후회 모드가 아니었다는 데 기록해둔다. (웃음)

새로운 실험과 상업적 실용성의 균형을 추구하는 현대의 시대정신에서 다양한 분야의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 끝이라고 생각했던 지점에서 연장선을 발견했던 장면. 비가 내딛는 무수한 동그라미와도 같은. 불안하고 미묘한 시각에서 찰나의 아찔한 선을 찾아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 주변 곳곳에 있는 생물들을 관찰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생태 탐사의 길잡이 시리즈.

 

 

 

 

곧이어 소장할 예정.

: 매장에서 드문드문 펼치고,
이것저것 따져보고,
천천히 소장할 예정.

 

 

 

 

 

 

 

 

 

 

↑←미리 주문,
몇몇 택배 도착.
&몇몇 기다리는 중.

 

 

(영풍문고 매장에서 구입.)

 

 

 

*그 외, 은근슬쩍 갈팡질팡 참고 리스트.

 

 

 

 

 

 

 

 

 

*DVD,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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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기울어질 때.]

벽과 계단으로 이루어진 장소.
그 어떤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아도,
그 위치만으로 충분히 좋은 장소.
가장 멀 수도,
가장 가까울 수도 있는 장소.
어느 지점이든 발자국을 찍을 수 있는 장소.

: 3월 1일.
(3월 4일 이미지 완성, 4월 3일 이미지 삽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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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3-03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따라 방문했어요. 반갑습니다!
서재 대문과 이미지와 아이디를 보며 퍼즐을 끼우듯 혼자 꿰맞추는 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