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


l 창비세계문학 44


창비세계문학 44번 『사양』은 ‘패자(敗者)의 문학’을 지향한 일본 데까당스 문학의 기수, 다자이 오사무(太宰治, 1909~48)의 페미니스트적 진면모를 새롭게 조명한 중단편 선집이다. 일본의 패전을 진지하게 성찰하며 새로운 사조, 새로운 현실, 새로운 문화를 갈망했으며 새로운 표현을 추구한 ‘청춘’의 작가였던 다자이 오사무. 그의 작품세계가 확장되고 완성된 중후기 대표작 중에서, 여성에 대한 작가의 인식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최초의 작품인 「등롱」을 비롯해 「인간 실격」과 더불어 독자의 큰 사랑을 받는 「사양」까지 ‘여성 독백체’로 구성된 대표 중단편 10편을 담았다.

지금까지도 수용하는 독자의 관점과 생각에 따라 다자이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독자들을 ‘공감’이라는 그릇 안에 담아 공명하고 위로하는 그의 독보적인 능력, 시대를 관통하는 그만의 힘일 것이다. 다자이의 문학적 위상을 한마디로 간단히 논하기 어렵기에 이 선집에서는 여성성이라는 관점을 도입해 살펴보았다. 이로써 다자이 문학의 또다른 감동을 맛볼 수 있으리라 본다.


뫼비우스의 살인


l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


작가는 대담하게도 연쇄살인범의 정체를 처음에 공개한다. 그리고 그 연쇄살인범 시나 도시오가 풍겨내는 분위기는 일본 추리소설 애독자들에게 유명한 어떤 작품을 연상하게 한다. 그 작품은 바로 위에서 언급한 『살육에 이르는 병』이다. 작가 후기에도 나와 있듯이 아비코 다케마루는 『뫼비우스의 살인』을 쓰는 도중에 『살육에 이르는 병』의 플롯이 떠올랐고, 『뫼비우스의 살인』을 슬랩스틱 『살육에 이르는 병』이라고 표현한다.


 

 

월요일이 없는 소년


l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6


호러 미스터리 장르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작가 황희의 제1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대상’ 수상작인 『월요일이 없는 소년』이 개정을 거쳐 완전판으로 출간되었다. 성 소수자인 주인공이 연쇄살인 뒤에 얽힌 광신에 가까운 종교에 대한 비밀을 파헤치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내용의 미스터리 타임스릴러다. 몸은 남자, 마음은 여자인 열아홉 ‘소녀’ 은새는 일요일 아침, 공공의 적만 살해한다는 처단천사 연쇄살인사건의 여섯 번째 희생자가 나왔다는 뉴스를 듣는다. 뉴스 화면에 뜬 희생자의 낯익은 얼굴을 보고 충격을 받은 은새는 교통사고로 죽은 엄마의 전화를 받으면서 타임루프에 휘말린다.

 

 

나는 살인자를 사냥한다 3


1권에서 자신이 사는 평화로운 마을 로보스 노드에 나타난 아버지의 모방범을 쫓으며 살인자를 사냥하기로 결심한 재스퍼는 2권에서 연쇄 살인 사건 해결을 돕기 위해 뉴욕으로 향한다. 경찰을 도와 연쇄 살인마를 쫓던 재스퍼는 그곳에서 탈옥한 빌리 덴트의 메시지를 만난다. <나는 살인자를 사냥한다> 3부작 대장정의 완결편인 《나는 살인자를 사냥한다 3》에서 재스퍼는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유로운 살인을 꿈꾸는 최악의 살인마 빌리와 운명을 건 최후의 게임을 벌인다. 아버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그를 넘어서지 못한다면 진정한 자신의 삶을 살 수도,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도 없는 재스퍼 덴트. 그의 마지막 활약을 그린 《나는 살인자를 사냥한다 3》은 예측을 불허하는 상상력과 반전이 돋보이는 스릴러로, 읽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린 아직 모른다 상.하 세트 - 전2권

- Novel Engine POP

각본가 ‘오카다 마리’가 직접 쓴 소설판, 그 완결편. 오리지널 에피소드가 담긴 걸작!

서로를 별명으로 부르며 언제나 함께 뛰어놀던 여섯 명의 소꿉친구들. 그러나 고등학생이 된 지금, 그들은 각자 다른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집 안에 틀어박혀 방구석 폐인 생활을 하는 ‘진땅’. 갸루 친구들과 어울리는 ‘아나루’. 입시 고등학교에 다니는 ‘유키아츠’와 ‘츠루코’.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세계를 유랑하는 ‘포포’. 그리고 모두가 변해가는 사이에도 예전 그대로 변하지 않은 소녀 ‘멘마’.
어느 날, 진땅은 멘마에게 ‘소원을 들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곤혹스러워하면서도 그녀의 소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진땅. 그 소원을 계기로 뿔뿔이 흩어졌던 소꿉친구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하는데…….
「소꿉친구들의 우정, 그리고 첫사랑을 그리며 ‘아노하나’ 열풍을 일으킨, 기적 같은 청춘 드라마!」


상상의 아테네, 베를린.도쿄.서울

- 기억과 건축이 빚어낸 불협화음의 문화사

하나로 엮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세 도시 베를린, 도쿄, 서울을 다룬 책이다. 베를린과 도쿄는 '위로부터의 근대화'를 이룩한 후발 제국의 수도라는 공통점을 지닌 데 반해, 도쿄와 서울은 오랜 역사적 인연을 지닌 동일문화권 안의 제국-식민지 관계였다. 별 관련이 없어 보이는 서울과 베를린이 하나로 엮일 수 있는 것은 제국 일본의 수도였던 도쿄를 매개로 하나의 독특한 지리적 상상이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뛰어넘어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에 대한 가히 종교적인 동경이 프로이센 왕국의 수도였던 베를린을 상상의 아테네로 만들었고 이는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일본이 신흥제국의 수도 도쿄를 상상하는 모델이 되었으며, 종국에는 일제 식민지가 된 조선의 수위도시 경성에까지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생각의 망치

- 기존 질서와 고정관념을 깨버린 니체의 혁명


니체는 방향 상실의 시대, 허무주의에 빠져 살고 있는 19세기 인간에 대항하여 초인을 주창하였다. 그들은 형이상학적 가치와 결별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능력을 가진 자들이다. 이로써 니체가 허무주의에 빠져 현실을 버린 것이 아니라, 현실을 끌어안았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그는 허무주의를 어떻게 수용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끝까지 성실하게 사유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기존의 가치를 때려 부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였던 것이다. 니체는 진정 용기 있는 인간이었다. 그는 허무주의에 무릎 꿇지 않고 싸웠다. 그는 현실을 버리지 않고 끌어안았다. 그는 삶을 사랑했다. 그는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에 대한 가치 역시도 스스로 결정했다. 니체의 삶이 곧 하나의 사상이었고, 니체의 사상이 곧 그의 삶이었다.


유라시아 역사 기행

- 한반도에서 시베리아까지, 5천 년 초원 문명을 걷다


■ 젊은 고고학자,
유라시아 초원에서 ‘제5의 문명’을 발굴하다

 세계사의 북쪽에 잊힌 문명이 있다. 발달된 기술과 화려한 황금 문화를 자랑하며 수천 년간 인류 발전을 주도했던 사람들. 스키타이, 흉노, 투르크, 아바르 등으로 지칭되는 수많은 초원 민족들이 그 주인공이다. 말을 타고 유라시아 대륙 곳곳을 누비던 그들은 문명의 전달자이자 기술 발전의 촉매로 인류 문명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정착민들은 자신들과 다른 초원의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초원에 대한 공포와 몰이해는 ‘야만’과 ‘미개’의 이미지로 탈바꿈했고, 찬란했던 초원의 역사는 정착 문명의 의도된 침묵으로 지워졌다. 우리가 북방 초원 민족들을 ‘오랑캐’라고 멸시하게 된 것도 초원에 대한 ‘중화 문명’의 시각을 그대로 받아들인 탓이다.
러시아에서 북방 고고학을 전공한 저자는 유럽과 러시아, 몽골, 중국, 중앙아시아의 최신 고고학 자료를 바탕으로 이 문제에 색다른 해법을 제시한다. ‘4대 문명’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계사의 발전을 이끌었던 초원에 ‘제5의 문명’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저자는 지난 수천 년간 왜곡되고 천대받았던 초원의 역사에 새로운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지금껏 단편적으로만 제시되어 온 초원과 한반도의 관계를 선명하게 그려낸다.

 

시인의 집


전영애의 한 마디

아주 여러 해를 두고 쓰였고, 묶여서도 다시 여러 해를 들고 있던 원고이다. 무슨 탐방기나 르포 쓰듯이 일삼아 시인의 집들을 찾아간 것이 아니고, 큰 물음의 무게가 혼자서는 감당해내기 어려워질 때마다 문득문득 달려갔던 먼길들을 기록한 낱글이었다. 그럼에도, 물음은 도저했어도, 서성였던 곳은 언제나 시의 부근이었다. 내게는 삶의 부근이기도 했다. 어쩌면 거기쯤에서 서성이고 있는 이들이 나의 보이지 않는 동행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모든 것을 확인하려고,
나는 또다시 멀고먼 세상 끝까지 달려갔다 왔나보다.
알 수 없는 부름에, 목마름에 이끌려.”

마음을 누일 방 한 칸을 찾아가는 머나먼 여정

삶은 어쩌면 평생에 걸쳐 안주할 단 하나의 집을 찾기 위한 여정일지도 모른다. 힘겨운 대낮의 일상을 마치고 어둑해지는 길들을 지나서, 마침내 돌아가 곤한 몸을 누일 장소. 우리는 그곳을 ‘집’이라고 부른다. 집이 없는 자에게는 휴식이 없다. 주변을 온통 경계하느라 잠조차 편하게 잘 수가 없다. 정처 없이 떠도는 여행자라 할지라도, 그날 밤의 거처를 생각하며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 몸과 마음을 쉬게 할 곳. 든든한 식사와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실 수 있는 곳. 그리고 마침내 구원받을 수 있는 곳.

 


명탐정 코난 86

코난과 헤이지, 탐정 콤비의 명추리로 훌륭한 사건 해결! 흡혈귀 계획 사건…, 피로 물든 예상밖의 진실은?! 어떤 의미(?)로는 하이바라 최대의 위기가 된 쿨 택배 사건, 세라의 과거를 살짝 알 수 있는 과일 열쇠 사건,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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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이야기의 중심에는 식물학자이자 기계공학자인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가 있다. 화성 탐사의 세 번째 계획인 아레스 3 탐사에 참여한 마크는 동료들과 함께 화성 표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한 후 막사를 짓고 본격적으로 탐사에 나선다. 하지만 단 엿새 만에 예기치 못한 모래 폭풍이 휘몰아치면서 임무는 중단되고 궤도로 복귀하라는 항공우주국의 지시가 떨어진다. 폭풍 속도가 화성 상승선의 한계를 벗어나리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우주비행사들은 서둘러 복귀에 나선다. 하지만 뜻밖의 사건과 맞닥뜨린 마크 와트니는 죽음의 위기를 겪고 홀로 고립된다. 마크의 생체 신호가 멈춘 것을 확인한 동료들이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화성 표면을 떠난 것이다. 이제 마크는 어딘가로 떠날 수도, 지구에 구조 요청을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삶을 포기할 수 없는 그는 과학자 고유의 감각으로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식량을 키우고,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지구와의 교신을 시도한다.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천성적으로 긍정적 사고와 유머 감각을 타고난 그의 끈질긴 모험은 계속된다.

 

 

아들

이야기는 오슬로의 최신식 감옥에서 시작된다. 죄가 없음에도 누명을 쓰고 감옥에 수감된 죄수 ‘소니’. 과거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이었지만 아버지가 부패 경찰의 오명을 쓰고 자살한 후 완전히 망가진 삶을 살아왔다. 부유층의 혐의를 대신 뒤집어쓰는 등 ‘단골 희생양’이 되지만, 모든 것을 포기했기에 범죄자라기보다는 성자 같은 그에게 동료 수감자들은 자신의 죄를 털어놓고 고해성사를 하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동료 죄수로부터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배후를 알게 된다. “진실을, 아버지가 어머니와 나를 위해 죽었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난 다시 태어났어요.” 이윽고 소니는 탈옥하여 죄 지은 자들을 찾아가기로 마음먹는데….

 

 

 

 

웨이워드


l 웨이워드파인즈 시리즈

깊은 산 속에 위치한 소도시 '웨이워드파인즈'.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이 마을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다. 전기 담장, 곳곳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와 도청마이크. 평화롭게만 보이던 마을에서 처음으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여러 번 칼에 찔린 여성의 변사체. 게다가 시체는 피 한 방울 남아있지 않은 나체의 상태로 도로변에 버려졌다. 마을의 보안관 에단은 사건을 조사하던 중 예상치 못한 피해자의 정체를 발견하게 된다. 거짓투성이의 마을, 잠재된 불만, 주인공 에단은 마을사람들의 광란을 잠재우려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하지만, 오히려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하게 되는데….


 

 

아Q정전


l 북로드 세계문학 컬렉션

아Q의 일생에 투영된 중국인의 절망적인 자화상
1921년 12월 베이징의 신문 <천바오(晨報)> 문예판에 파런(巴人)이라는 필명으로 처음 연재된 <아Q정전>은 작가로서 루쉰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대표작이다. 아Q라는 인물에 대한 정전 형식으로 집도 없이 날품팔이로 살아가던 20대 후반부터 사형에 처해지는 30대까지 삶의 행적을 기록한 소설로, ‘아(阿)’는 성이나 호칭 등에 붙이는 접두사이고, ‘Q’는 청나라 말기 변발의 모양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스페인 야간비행

- 정혜윤 여행산문집

『스페인 야간비행』의 여행은 수많은 ‘독서 경험’, 소중한 가르침을 안겨준 ‘책’을 통해 시작된다. 책을 매개로 한 이 여행은 단순히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감각과 인식으로 작용한다. 페르난두 페소아 『페소아와 페소아들』, 안토니오 타부키 『레퀴엠』, 주제 사라마구 『리스본 쟁탈전』은 리스본을,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돈키호테』는 라만차를, 후안 라몬 히메네스 『플라테로와 나』는 안달루시아를……. 다양한 텍스트가 여행지의 정경과 분위기를 환기한다. 구절들을 단순 발췌-인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간문 형식의 글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냄으로써, 독자는 ‘왜 그때 그곳에 그 책을?’이라는 의문을 해결할 수 있다. 결국 독자는 독서 경험으로 인해 갈망하게 된 ‘작가의 그곳’을 상상하고, 구절을 따라 읽으며 마침내 ‘저마다의 그곳’을 꿈꾸게 된다. 독자는 자신의 몸이 떠오르는 것을 느낀다. 이제 우리도 여러 공간과 시간을 동시에 여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우리 이웃이 느끼는 서러움, 삶의 버거움, 가족에 대한 사랑, 희망들이 고스란히 담긴 그림과 글을 통해 함께 하는 이들의 소중함과 이 세상이 살 만한 곳임을 일깨워 주며 때로는 따스함으로, 때로는 발칙한 상상력으로 수백만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박광수 작가가 이번에는 ‘세상을 경험해 보니 이제 조금은 알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당신을 헤매다

시인은 부재하는 당신을 원망하지 않는다. 당신의 부재가 남긴 고요 속에서 허공을 응시할 따름이다. 오히려 ‘가득 찬 고요가 넘치기를 오래도록 기다리’며 부재를 견디고자 한다. 차오르는 고요 속에서 시인은 말한다. ‘나는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언제나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당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학은 반역이다

- 물리학의 거장, 프리먼 다이슨이 제시하는 과학의 길

그는 자신의 생생한 경험담을 풀어놓으며 놀라운 발견의 현장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우리는 과학자들이 과학을 수행하는 방법과 그 과정에서 주류와 첨예하게 부딪쳤던 논쟁의 쟁점들을 보면서 학자의 역할에 대해 자각하게 된다. 또한 과학의 범주를 넘어 전쟁, 핵공포, 불평등, 기아, 생태계와 지구의 멸종, 종교와 민족분쟁 같은 광범위한 문제들에 대한 다이슨의 생각을 통해 시민의 역할에 대해서도 각성하게 된다. 인간의 조건에 깊이 천착해온 다이슨은 이 책에서도 환원주의의 한계, 전쟁과 핵무기의 도덕성, 과학과 환경·종교의 갈등 등 과학의 범주를 넘어서는 사회적인 문제들을 간과하지 않는다. 그는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도록 예리한 시선으로 최신 과학을 바라보고 기후변화·유전공학·우주식민화 같은 과학의 미래를 예견하며 초자연적 현상들의 가능성을 논한다.

 

 

일기를 쓰다 1

- 흠영 선집

l 돌베개 우리고전 100선 19


200년 만에 부활한 스물네 권의 오래된 일기장 『흠영』(欽英)

규장각에는 스물네 권의 오래된 일기장이 보관되어 있다. 약 200년 전 서울 남대문 근방에 살던 사대부 지식인 유만주(兪晩柱, 1755~1788)라는 이가 이 일기의 주인이다. 만 스무 살에 시작하여 서른네 살 생일을 며칠 앞두고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쓴 일기이니 길지 않은 그의 생애가 오롯이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 일기는 개인의 사적 기록이면서 동시에 18세기 서울 사대부의 일상과 조선 사회의 여러 면모들을 매우 소상하게 담아내고 있어, 조선 후기 문학사와 사상사, 풍속사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이제 이 오래된 일기를 한글 번역본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재야 역사가와 자유로운 몽상가를 꿈꿨던 200년 전 젊은이의 일기를 들여다보자.


 

유령 리스트

도시의 지하에서 몰래 움직이는 살인청부업자의 피 튀기는 액션 활극. 은퇴한 살인청부업자 방의강은 과거 조직의 보스인 사장늙은이의 호출을 받는다. 사장늙은이의 아들이자 청부살인업계의 양대 회사 다이스 컨설팅의 최실장이 살해당했다는 것.

처음 청부업계로 이끌어준 최실장에 대한 의리로 사장늙은이의 부탁인 최실장의 아내를 찾아나서는데, 그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그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등장한다. 최실장의 죽음 뒤에 도사린 유령 리스트의 비밀부터 파악해야 하는데, 진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방의강의 목숨부터 날아갈 판이다.


 

 

 

우유는 슬픔 기쁨은 조각보


l 문예중앙시선 39

언어의 마블링이 그려내는 ‘있지도 없는 세계’

유형진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우유는 슬픔 기쁨은 조각보』가 문예중앙에서 출간됐다. (2014년 출간된 전자책 소시집 『피터 판과 친구들』을 포함하면 네 번째 시집이다.) 그는 첫 시집(『피터래빗 저격사건』)에서 아스팔트조차 밟지 않고 모니터만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모니터킨트’들을 대변하며 2000년대 중반 ‘미래파’의 선두 주자로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고, 두 번째 시집(『가벼운 마음의 소유자들』)에선 한층 더 심화된 동화적 상상력을 펼쳐내며 알록달록한 유토피아 ‘랜드 하나리’로 우리를 초대한 바 있다. 그의 시가 어떤 길 하나를 내고, 그 위에 우리의 삶을 자신만의 언어로 담아내려 했다면, 그는 적어도 그 지점에서는 아직 방향을 틀지 않았다. 유형진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언어의 차원에서 자행되고 있는 편견과 권위, 통념을 떨쳐낸 자유로운 상상력의 공간 “허니밀크랜드”를 펼쳐 보인다. 그곳은 환상이나 공상으로 지어올린 허구가 아닌, ‘지금-여기’ 살아 숨 쉬는 생생한 말들의 풍경과 잔치 속에서 빚어낸 독창적인 공간이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낯섦의 거처를 현실의 평면 위로 들어 올린 것이다. 삶의 다채로운 결들에 상상력을 덧입힐 줄 아는 유형진 시인이 그려낸 칼레이도스코프(만화경)의 세계, 그러나 결국 현실인, ‘있지도 없는 세계’가 지금 이곳에 펼쳐진다.

 

 

나이트 뷰 인 스크래치북

- 랜드마크 오브 서울 12

펜 하나로 도시를 밝히는 스크래치북. 밤이 유난히 예쁜 서울의 랜드마크 12곳의 화려한 야경을 소개한다. 눈과 마음에 담아두었던 풍경을 손끝으로 그리며 눈앞 현실이 되는 마법을 펼쳐보자. 섬세하게 그려낸 도시 야경 속에서 직접 보고 느꼈던 디테일을 발견하는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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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위의 딸


l 창비세계문학 43

18세기 중반 황제 참칭자 뿌가초프가 일으킨 농민 봉기를 배경으로 귀족 출신 장교 그리뇨프와 대위의 딸 마샤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역사소설에서 빼어난 전범을 보였음은 물론이고 역사소설의 경계를 넘어 광범위하고 다층적인 문제들을 담은 걸작으로서, 러시아 근대소설의 원형으로 오늘날까지 거듭 되읽히고 있다.

 

 

 

 

 

 

채식주의자의 식탁


l 문학과지성 시인선 469

삶의 황폐한 풍경을 마치 사진을 찍어내듯 자세하게 묘사하는 기법은 이기성 시인이 오래도록 추구해온 시작(詩作) 방식이다. 동시에 삶에 대한 ‘사회적 예각을 놓치지 않으면서 과도한 격정에 시를 넘기지 않는, 시대를 앓되 자신의 성량과 창법의 개성을 함부로 하지 않는, 분노와 슬픔을 지니되 단정함을 유지하는 자세’(시인 김사인)가 시인이 오래 유지해온 태도다. 시인은 1998년 『문학과사회』에 「새점을 치는 노인」 외 세 편의 시로 등단했던 당시부터 ‘삶의 폐허성을 철저한 세밀 묘사로 밀고 나가 자신의 영역을 개척한 시인’(문학평론가 정과리)이라고 평가받았다. 이후 2004년 출간한 첫번째 시집 『불쑥 내민 손』에서 시인은 죽음과 부패로 얼룩진 도시에서의 삶에 대해 꼼꼼하게 기록하며 일상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불편한 균열, 고독함과 비루함 등을 깨닫는 아픈 각성을 포착해냈다. 객관적 세계가 시선의 주관적 ‘왜곡’을 통해 묘사와 진술이 뒤섞인 채로 특유의 (반)풍경으로 드러났던 이기성식의 표현법은 두번째 시집 『타일의 모든 것』에서 더욱 발전되어 잿빛의 현실을 대면하는 ‘불편한 열정’과 이런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다른 길을 찾는 ‘무모한 용기’ 사이에서 적절한 원근법을 확보하기도 했다.
올해로 등단 17년차를 맞는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좀더 원숙한 시선으로 파편적이고 익명화된 존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생의 풍경을 바라본다. 그 시선 안에서 결핍의 영토를 떠도는 우울과 슬픔, 비애와 무기력 등의 감정이 구조화된다. 하지만 “후회를 알고 무한한 슬픔을 알고 슬픔의 글자를 쓸 줄”(「스틸 라이프」, p. 61) 아는 자기 이해와 실천을 통해 허무의 나락에만 머무르지 않고 부패된 것에 ‘말’과 ‘시’의 생명을 되먹임으로써 이기성은 새로운 시적 도약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복종

우엘벡만의 탁월한 통찰로 그려낸,
역사상 가장 논쟁적인 디스토피아

『복종』은 2022년 이슬람 정권이 들어선 프랑스 사회를 그려 보이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프랑스 양대 정당인 대중운동연합과 사회당이 패배를 하고,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과 이슬람 정당인 이슬람박애당 대표가 결선투표에 진출한다. 극우 정권에 대한 위기감에서 좌파와 우파 정당들이 이슬람 정당과 연합하여 프랑스 사상 초유의 이슬람 정권이 들어서게 되고, 프랑스 사회에는 큰 변화가 일어난다. 정교분리 원칙이 깨지고, 공립학교가 이슬람 학교로 바뀌면서 교수들이 개종을 하고, 여학생들은 베일을 쓰게 된다. 일부다처제가 허용되면서 여성들은 점차 가정에 편입되고 여성 노동력의 제한은 곧 실업률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프랑스 외곽의 이민자 문제도 이민자 출신인 온건한 무슬림 대통령이 선출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그러나 소설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오히려 프랑수아라는 화자의 삶과 세계관이다. 19세기 말 프랑스 소설가 조리스카를 위스망스를 전공한 대학교수 프랑수아는 삶에 환멸을 느끼는 우울하고 허무주의적인 인물로 지극히 우엘벡적인 등장인물이다. 소설은 이슬람 대학이 된 소르본 대학 교수 프랑수아의 삶의 궤적을 좇으며, 한 사회를 잠식해가는 이슬람과, 시대의 변화에 죽은듯이 복종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섬뜩하게 서술한다.

 

 

힐베르트 고양이 제로


l 민음의 시 211


현실의 질서와 뚜렷이 변별되는 시적 상황을 제시하곤 했던 이전과 달리 『힐베르트 고양이 제로』는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가 한층 모호한 상황을 제시함으로써 현실의 내부에 구멍, 즉 공백이라는 사건을 기입하는 장면들을 보여 주곤 한다. 이것은 처음부터 일상/현실과 다른 층위의 초현실을 구성하지 않고 현실과 초현실의 불투명한 경계를 최대한으로 밀고 나가는 전략의 결과처럼 보인다. 재생산의 문학이 재현하는 현실과 질서의 공리계에 대항/저항하면서도 그 세계의 바깥을 선험적으로 가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번 시집에는 전작 『오렌지 기하학』에서 보여 주었던 파격적인 해체나 실험이 사실상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기석의 시는 초현실적인 긴장감으로 충만하여, 저항과 유희, 우연과 필연의 경계선을 넘나든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창작 노트

기예르모 델 토로는 어떻게 모든 작품에서 고유한 특징이 나타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와 관련된 모든 것은 일관적입니다. 나는 여덟 편의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닙니다. 나는 내 모든 영화로 구성된 단 한 편의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 중입니다. 내게 그 한 편의 영화는 블리크 하우스와도 같아요. 나는 하나씩 하나씩 방을 만들어나가고 있으니, 관객은 그 집을 한눈에 전체적으로 인식해야 합니다.”(135쪽)라고 말한다.

 

 

 

 

 

어반 스케치 핸드북 : 건물과 도시풍경

 

건물들과 도시들을 그리는데 필요한 주요 요소들이 담겨 있다. 실력과 상관없이 개성적이고 창의적인 표현을 시작하는데 도움이 되는 팁들이 제시되어 있다. 전세계 각국의 어반 스케처들의 작품들과 코멘트들도 담겨 있어 작은 핸드북을 통해 여러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당신도 어반 스케처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이 책은 어반 스케처들이 많이 사용하는 몰스킨 스케치북의 판형과 형태에 유사하게 제작되었다. 어반 스케치를 할 때 스케치북과 함께 가지고 다니면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권오길이 찾은 발칙한 생물들

- 기이하거나 별나거나 지혜로운 괴짜들의 한살이

나쁜 생물은 없다, 다만 별난 생물이 있을 뿐
 삶의 지혜를 일깨우는 여러 특별한 생명들 이야기

 책에는 여러 다양하고 흥미로운 생물들이 소개되는 한편, 우리의 기존 상식을 뒤집거나, 잘못된 상식을 깨트리거나, 혹은 좀 더 깊이 있는 성찰을 요구하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예를 들어 식충식물이라 하면 우리는 식물이 벌레를 잡아서 영양분을 삼는다고 막연히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식충식물은 엄밀히 따지면 곤충을 잡아먹고 사는 것이 아니다. 식충식물도 광합성을 하지만 부족한 영양분의 일부를 곤충을 통해 보충할 따름이다. 식충식물이라고 벌레를 잡는 것만도 아니다. 예를 들어 네펜테스의 한 종류는 작은 포유동물인 산지나무두더지나 쥐와 공생하기도 한다. 이들이 네펜테스 뚜껑에 생성되는 단물을 핥아 먹는 사이 그 아래 주전자 모양을 닮은 포충엽에 배설물을 떨어뜨리면 이것을 양분으로 삼는 것이다.

 

 

지구상의 마지막 비무장지대를 걷다

- 민간인 최초, DMZ 248km 탐사의 기록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유일한 분단국가,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를 민간인 최초로 전 구간 248킬로미터를 직접 종주하며 기록했다. 저자는 녹색연합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가졌던 생태적 감수성과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아 한반도 생태계의 횡축인 비무장지대를 직접 걸어서 탐사했다. 그간 부분적으로 비무장지대를 탐사해 기록한 경우는 있었지만, 비무장지대 전 구간을 민간인 신분으로 군의 협조를 받아 종주한 경우는 이 기록이 처음이었다. 비무장지대는 지난 60여 년간 한 번도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아 생물 다양성과 전 세계 냉전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서부전선에서 중부전선을 거쳐 동해안에 이르는 동부전선까지 비무장지대의 희귀한 자연환경과 다양한 생물, 그리고 각각의 장소에 얽힌 역사적 에피소드와 군생활의 애환까지 그 세세한 민낯을 마주한다. 저자의 열정과 염원이 오롯이 묻어나는 이 기록을 통해 우리가 왜 비무장지대를 보존하고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하는지 생생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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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메르세데스

고전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렸으나 관습을 벗어난 새로운 추리소설.

『미스터 메르세데스』는 범인이 보낸 편지 한 통을 단서로, 촘촘한 묘사와 추론으로 고전 추리소설의 형식을 따라 사건을 풀어나가는 듯 보인다. 특히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의 형식을 계승한 듯 보이지만, 실상 스티븐 킹은 자기만의 추리소설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범인을 초반부에 공개함은 물론 범인의 암울한 가정사와 복잡한 심리를 들여다봄으로써 탐정과의 심리 게임에 더 집중하게 만드는 부분은 스티븐 킹의 전매특허라 볼 수 있다. 또한 온라인을 활용한 심리전과 추리 역시 SNS를 즐겨쓰고 전자책을 가장 앞장서서 선도했던 스티븐 킹 다운 발상이라 평가 받는다. 무엇보다 중반 이후 전통적인 금발 미녀 대신 우울증을 앓고 있는 신경질적인 중년 여성 '홀리'와 똑똑한 흑인 소년 '제롬'이 사건에 개입되면서 매우 독특한 추리소설 전개를 선보이는데,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역할을 주인공인 탐정이 하는 게 아니라 주변 인물인 홀리와 제롬이 한다. 이는 탐정을 사건 해결의 중심에 두었던 과거 추리소설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북리뷰를 통해 '묻지마 테러와 같은 강력한 현대 범죄에 맞설 수 있는 힘은 탐정 혼자가 아니라 선의를 가진 모든 이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잘 녹아든 스티븐 킹식 추리소설이라 평가했다.


마일즈 보르코시건 : 메모리


l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10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가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주인공 마일즈에게 있다. 걸핏하면 뼈가 부러지고 키가 한참 덜 자란 선천적 장애인인 마일즈는 사회적 편견으로 ‘돌연변이’ 취급을 받으며 끊임없이 신체적 콤플렉스를 의식하면서 자기 한계와 싸워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보통의 SF소설에 등장하는 ‘성숙한 내면을 가진 멋진’ 주인공과는 달리 냉소와 질투, 애욕과 히스테리, 불안과 울화로 하루도 평온할 날이 없는 속 시끄러운 인물이기까지 하다. 바라야 제국의 최상층 귀족이며 명석한 두뇌를 지녔지만 매일같이 복잡한 내적 갈등에 시달리는 마일즈는 보기 드문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캐릭터이며, 때문에 (익숙한) 동경의 대상이 아닌 (낯선) 친밀함의 대상으로 독자들을 점차 사로잡는다.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는 그러한 마일즈가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계속해서 부딪쳐오는 온갖 난관들을 극복하며 자기 성장을 이루어나가는 이야기다.


레이 브래드버리

- 태양의 황금 사과 외 31편

l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18


브래드버리가 가장 주요하게 천착한 장르는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와 우주 탐사의 실존적 파급 효과에 강점을 둔 SF 소설이었지만, 그는 단편이라는 장르에서 우화, 자전소설, 공포, 사회 희극, 살인 미스터리, 로맨스 등 온갖 소재들을 다루었다. 그 다채로운 면모를 감상할 수 있는 이번 단편선에서는 특별히 목가적이며 환상적인 이야기들이 두드러진다. “이 책은 일리노이 주의 작은 소도시에서 자라서, 자신이 희망하고 꿈꾼 그대로 우주 시대가 찾아오는 것을 목격한 소년의 회고록”이라는 작가의 말에서처럼 독자들은 그의 자전적 성장소설 『민들레 와인』의 주인공이자 작가 레이 ‘더글러스’ 브래드버리의 분신인 소년 ‘더글러스’를 이 책에서 만나게 된다. 여기에 수록된 「여름이 달려가는 소리」 「타임머신」 등의 작품은 연작으로 이루어진 『민들레 와인』의 토대가 되기도 한 이야기들이다.


칠드런 액트

<속죄>의 작가 이언 매큐언의 2014년 가을 최신작. 출간 직후 30만부가 판매되었으며, 영국 서점 베스트셀러, 전 세계 24개국 출간 예정이다.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수혈을 거부하는 백혈병에 걸린 소년과 사흘 안에 아이의 목숨이 걸린 판결을 내려야 하는 고등법원 판사의 이야기이다.


 

 

 

 

 

 

 

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

《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은 전반적으로 유머가 넘친다. 성격이 상반된 두 남자가 티격태격하며 서로를 이해해가는 버디 무비의 틀 속에서, 희윤과 호태는 이래저래 걸려든 사건들을 해결해나간다. 사라진 개를 찾아달라는 사건부터 중동의 테러리스트일지도 모르는 남자를 쫓는 위급한 일까지 사건의 스펙트럼은 무척이나 방대하다. 잔혹한 범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다정하고 쾌활한 분위기로 이야기가 진행되며,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면서도 클로즈드 서클, 암호 풀기 등 본격 미스터리 요소도 잊지 않았다.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한국에서 탐정이 나온다면 딱 이 정도가 좋지 않을까. 지나치게 폼을 잡지 않고, 한없이 가볍지도 않으면서 우리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희윤과 호태와 같은, 어리숙해 보이지만 날카로운 ‘탐정남’ 말이다.

“그나저나 우리가 이 짓해서 남는 게 뭐지? 오지랖 넓은 것도 어느 정도라야지. 용감한 시민상 받을 것도 아니고 사립탐정처럼 의뢰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카페는 손님이 없어 망하기 직전인데. 그냥 대책 없이 본능에 막 끌려가는 기분이야.” -본문 중에서

 

 

곤충들의 수다

- 정부희 박사의 곤충 에세이

『곤충들의 수다』에 수록된 곤충들은 저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생존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입는 옷도, 먹는 음식도, 사는 집도 다르고, 결혼 풍속도, 육아 방식도, 뛰어난 능력도 다릅니다. 오톨도톨 여드름이 솟아난 두꺼비메뚜기, 새색시만 입을 수 있는 연두저고리와 다홍치마 입은 새노란실잠자리, 마약류를 먹는 알락애버섯벌레, 도롱이 집을 짓고 사는 주머니나방, 짝짓기를 위해 예물을 준비하는 밑들이, 새끼가 알에서 깰 때까지 알을 지키는 에사키뿔노린재, 배영의 달인 송장헤엄치게, 알 낳은 도토리를 땅에 떨어뜨리는 도토리거위벌레 등등. 종(무리)마다의 특성을 알아가다 보면 무한대라 할 수 있는 생명의 다양성과 마주치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공식

- 도플러 효과에서 군중규모 추산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풀어내는 52가지 공식 이야기

이 책은 수학책이 아니다. 이야기책이다. 다만 수학공식에서 영감을 받은 이야기를 모아놓았을 뿐이다. 모든 방정식의 배후에는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물론 책에 나오는 방정식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방정식들이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책 속에서 연결된 이야기 고리로 알 수 있다. 하나의 방정식이 여러 이야기를 이어주기도 하고, 여러 방정식이 하나의 이야기로 귀결되기도 하고, 여러 이야기에 여러 방정식이 짜여 있기도 하다.

 

 

 

 

바이러스 사냥꾼

- 실패할 시간이 없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이 책은 단순히 그런 불평등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람들이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죽어 가는지를 다룰 뿐 아니라,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어떻게’를 직접 만들어온 사람으로서 분명한 경험과 교훈,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무엇보다 실제 그런 목표들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경험으로 보여주고 있다. 감염성 질병들은 인류의 연대와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장애물이며, 분명 그렇게 할 수 있다.

 

 

 

 

셜록 홈즈 미스터리 연구 74

- 런던 추리파일

l 추리파일 클래식 SERIES

왓슨 박사는 《셜록 홈즈 미스터리 연구 74》에서 너무도 유명한 64편의 원작 이야기를 회고하며 사건마다 어떻게 모험이 시작되었는지 또 수사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었는지를 흥미롭게 설명한다. 그리고 사건 사이사이에 홈즈와의 미공개 에피소드 74개를 소개한다. 홈즈는 에피소드에서 왓슨 박사에게 치밀한 논리와 놀라운 반전으로 가득한 여러 문제를 제시하며 일정한 시간 안에 풀어볼 것을 권한다. 수학 퍼즐, 논리 추론, 단어 문제 등 다양한 구성과 방식으로 이루어진 최고의 지적 게임이 원작 소설의 이야기와 함께 《셜록 홈즈 미스터리 연구 74》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바이오해커가 온다

- 생명공학을 해킹하는 신인류에 관한 보고서

유전자 구글링, 생명 부품의 표준화, 빛나는 가로수, 가정에서 만드는 바이러스 치료용 백신…… 생명공학의 연구·실험과 그 결과를 일반 대중이 향유해야 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활동하는 첨단과학계의 이단아 바이오해커. 그들은 제도권에서 다루지 않는 연구를 활발하게 수행하면서 대중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냄과 동시에 연구 성과의 상업화와 생명윤리를 둘러싼 사회적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책은 바이오해커라는 최신 과학 트렌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국내 최초의 보고서다. 바이오해커의 활동을 기술혁신의 관점에서 정리하고 그 사회적 함의를 소개함으로써, 향후 국내에서 바이오해커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때 참고가 될 수 있는 기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뇌를 바꾼 공학, 공학을 바꾼 뇌

- 뇌공학의 현재와 미래

왜 선진국들은 앞 다투어 뇌 연구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일까? 놀라운 사실은 미국과 유럽이 뇌 연구에 배정된 투자 금액의 대부분을 뇌공학 기술 개발에 쏟아 붓고 있다는 점이다. 뇌공학이 인간 뇌의 비밀을 풀고 뇌질환을 정복하는 열쇠를 쥐고 있음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다. 이 책은 소설이나 영화 속 먼 미래의 뜬구름 잡는 이야기들이 아니라, 바로 지금 세계의 뇌공학자들과 과학자들이 어떻게 무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지, 가장 최신의 이슈는 무엇인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뇌공학/뇌과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실제적으로 알고 싶다면 바로 이 책을 보라.

 

 

 

뉴턴과 화폐위조범

- 천재 과학자, 세기의 대범죄를 뒤쫓다

뉴턴의 숨은 경력에 집중한 독특한 관점의 뉴턴 전기
 아이작 뉴턴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람들이 대부분 유일하게 기억하는 그의 첫 경력, 그러니까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학생, 특별연구원, 루커스 수학 석좌 교수로 보낸 경력은 35년간 지속됐다. 하지만 1695년에 뉴턴은 런던으로 와서 영국 조폐국 감사직을 맡았다. 그는 사람이나 상황을 관리하는 일에 학식도 경험도 별 관심도 없었지만 조폐국 감사로서는 탁월했다. 그는 4년간 재임하면서(이후 그는 조폐국장으로 27년간 근무했다) 화폐 위변조자 몇십 명을 추적하고 체포하고 기소했다. 그는 증거, 부주의한 대화, 밀고로 촘촘히 짠 그물에 적이 걸려들게 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아주 빨리 배웠다. 런던의 암흑가는 뉴턴과 같은 인물과 맞닥뜨린 적이 한 번도 없었고, 그 바닥 사람들은 대부분 유럽에서 가장 주도면밀한 지성인과 싸울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았다.
이 책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독특한 관점에서 쓴 뉴턴 전기다. 뉴턴의 과학적 업적은 최소한만 언급하고, 뉴턴이 어쩌다 조폐국에서 탐정 노릇을 하게 됐는가 하는 문제에 집중한다. 그 문제를 다루기 위해 저자는 각종 뉴턴 전기는 물론이고, 뉴턴과 지인 간의 편지, 그의 경쟁자인 윌리엄 챌로너의 전기, 당시 조폐국 문서와 재판 기록 등을 근거로 삼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자는 기존의 뉴턴 전기에서 소홀하게 또는 왜곡해서 서술된 부분을 보완하고 반박한다. 예컨대 일부 전기 작가들은 뉴턴이 위폐범들을 추적하면서 피비린내 나는 무자비함을 보여줬으며, 그것을 정신에 문제가 있는 냉혹한 인간의 증거로 간주했다. 그러나 저자의 말대로 “이는 필시 말도 안 되는 소리”이며, “오히려 뉴턴은 그냥 자기 일을 하던 일반적인 인물, 당시 통용된 방법을 이용하던 관료”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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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쓸 책이 천장에 닿을 기세입니다.(;) 리뷰는 오랜만에 잡는 거라 어떤 식으로 접근할지 막막하기만 하네요. 백지만 오래도록 마주보고 있습니다. ^^;

신간 리스트는 어쩌다 불쑥 튀어나올 거예요.

 

 

가짜 팔로 하는 포옹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 그들로 꽉 차버린 지구라는 우리 공간. 그래서 데이터라는 통계가 필요하기도 하다지만 김중혁은 이 모든 인간의 잡스러움이 외로움에서 비롯된다고 믿는 듯하다. 알잖은가. 다들 외롭지 않은가. 그래서 서로의 위치를 쉴새없이 확인할 수 있는 갖가지 수단을 무던히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의 소설 속 남자들은 여전한 소년들로 소년이라는 자람과 소년이기에 모자람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는 듯하다. "세상에는 열심히 쫓아다녀도 절대 치지 못할 공이 있다는 걸"(「뱀들이 있어」) 일찌감치 알아버린 조숙한 소년들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자주 사랑에 빠지고 쉽게 사랑에 빠진다. 미묘한 아름다움에 눈이 멀 준비가 매일매일 되어 있는 까닭이다.


 


거짓말

- 제2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한은형은 독특한 문체와 인상적인 언어의 호흡으로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당긴다. “화가의 문체와 철학자의 상상력이 어우러진 흥미로운 소설(정여울 문학평론가)”을 완성시켰으며, 읽는 이로 하여금 “날카로운 자의식의 작가가 만들어갈 새로운 소설의 경지”(최인석 소설가)를 기대하게 만든다.


 

 

 

 

 

 

 

커버

- 북디자이너의 표지 이야기

“책이란 글로 쓰인 것이어야 하고 더 나아가 그 책의 저자가 쓴 것이어야 한다”라는 저자의 ‘개인적인 편견’에 따라, 이 책에는 책 표지를 디자인한다는 것에 관한 저자의 견해가 풍부하게 실려 있고, 그의 디자인으로 책을 내게 된 저자들의 마음에서 기꺼이 우러나온 상찬이 들어 있으며, 또 성공한 디자인뿐 아니라 여러 가지 이유로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디자인들도 풍성하게 수록되어 있다.


 

 


 

 

힐링 드로잉 노트 : 애니멀

《힐링 드로잉 노트 - 애니멀》은 일상을 예술적 영감으로 채우는 드로잉 아티스트 김충원의 '힐링 드로잉 노트' 세 번째 책으로, 패턴 드로잉과 컬러링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어 더 유용하고 재미있다. 특히 이 책은 기존의 '링 드로잉 노트' 시리즈와는 다르게 ‘패턴 드로잉’을 통해 동물 밑그림에 나만의 패턴을 입히고 컬러링하여 자신만의 동물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


 

 


 

 

17세기 조선, 마음의 철학

- 송시열 학단의 마음에 관한 탐구

이 책은 조선 지식인 사회에서 숭배와 비난을 한 몸에 받으며 가장 큰 영향력을 끼쳤던 송시열과 그 주변 인물들, 즉 송시열 학단 사이에서 벌어진 마음에 관한 담론을 다룬다. 그는 율곡의 학문을 주류의 반석에 올려놓은 주역일 뿐만 아니라 18세기 호학과 낙학의 사유 근거를 마련한 인물이기도 하다. 당대의 학문 공동체를 들여다보는 이 글은 그러므로 사상사를 거시적으로 조망하기보다 어느 특정 국면을 클로즈업해 미시적으로 들여다보는 작업에 가깝다. 말하자면 조선 사상사의 한 단층을 잘라내 최대한 정밀하게 복원해내는, 일종의 ‘사유의 고고학’이라 부를 수 있다. 이는 고고학자가 땅속에 감춰진 유물을 발굴해 먼지를 털어내는 일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사유의 고고학자는 땅속이 아닌 정신세계 속에 묻혀 있는 무형의 유물을 찾아내 먼지를 터는 작업을 수행하는 점만 다를 뿐이다. 이 책에서 찾아내고자 했던 유물은 바로 17세기 우암학단의 학자들이 사용했던 ‘사유의 지도’다.


 

같은 시간에 우린 어쩌면

- 여행 후에 오는 것들

여행은 겪는 것이다. 그곳에서만 느껴지는 공기와 온도, 내음, 빛깔 들을 몸에 입력하고 저장하는 것이다. 그런 여러 기억이 각각의 무늬가 되어 마음에 문신으로 새겨진다. 일상으로 돌아오고 나서 가끔 비슷한 풍경을 보거나 비슷한 공기를 느낄 때, 그곳에 두고 온 그것들을 떠올린다. 지금 여기에 없고 기억 속에만 있는 애틋한 것들. 하지만 결국 잊어버리고 만다. 그때 그곳에서 한 다짐들, 스스로 응원했던 말들을 돌아온 일상에서 꺼내는 방법을 몰라서.
이 이야기는 우리를 위한 것이다. 작가는 여행자인 자신이 긴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와 그곳에서 느끼고 다짐한 것들을 살아가는 힘으로 바꾸는 연습을 보여줌으로써 모두 각자 간직하는 행복한 순간을 다시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추억만 먹고살기에는 팍팍한 현실이지만, 잠시라도 웃을 수 있게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좋은 마음을 부추기고 싶었다고 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생각해보자. 나는 지난 여행을 왜 시작했는지를. 내가 그곳에서 무엇을 다짐했는지를. 나에게 무엇이 남았는지를. 그리고 또다시 떠날 때는 어떤 마음으로 채비를 시작해야 하는지를. 이 이야기는 당신이 앞으로 좀 더 삶을 사랑하도록 만들어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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