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창이 남긴 글을 번역했다. 재야 한학자 덕암德庵 송희준宋熹準 선생이 『명미당집』 전체를 완역했고 뛰어난 명편들과 당대 현실을 잘 보여주는 것을 선별해서 보여주고 해설을 붙였다. 시에서부터 다양한 종류의 산문까지 만날 수 있다.
:지난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미리 주문했다. 붙이는 건, 덧붙임을 준비하려 살짝 미뤄둔 것. 이렇다 할 (오직 나만의)거창한 덧붙임이(매번 바람만 가질 뿐;) 막상 떠오르지 않아, 어물어물하다가 그냥 포함시켜 둔다. ‘시에서부터 다양한 종류의 산문까지 만날 수 있다.’는 설명과, ‘해설을 붙였다.’는 것. 두 가지 사항으로 충분히 클릭할 수 있다.(는 개인적 판단이다. -_-)

누구든 어디든 떠나야 한다

이 산문집의 제목 ‘여행할 권리’가 뜻하는바, 누구든 어디든 떠나야 할 권리가 있다는 말은 곧 김연수에게 있어서는 국경을 넘고 상상력을 확장시킬 권리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통제와 금기를 넘고,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훌쩍 떠남으로써 또 다른 새로운 나를 찾고, 전혀 다른 나를 찾는 귀한 경험의 시간이 바로 여행이다.
:나의 영역을 더욱 넓힐 수 있는 불씨를 발견할 시간을 마련해줄 듯. 불꽃에서 모닥불을 거쳐, 활활 타올라 내 키를 훨씬 넘는 높은 지점까지 쭉쭉 닿게 되겠지. 최대치까지 끌어올렸다가 그래프 막대가 줄 듯 점점 사그라지고, 그 흔적의 가루가 소소하게 남을 때, 다음의 묘미를 위해 다시 말끔히 마무리 단계를 거치고. 언제든 이어갈 수 있도록 잘 다듬어두어야지.(찜해뒀는데, 늦은 리스트. 늦은 주문. 오늘 택배 도착.)

* 치밀하고 완전한 이육사 연보
이육사는 대표적인 저항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시로서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독립운동 단체인 의열단에 가입하여 활동하였고, 중국으로 건너가 독립운동가들과 접촉하고 조선혁명 군사학교에 입교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가장 친한 문우였던 신석초도 이러한 활동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을 만큼 육사는 독립운동 활동을 철저히 비밀로 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작가 연보를 보면 다른 문인들보다 내용이 많지 않은 편이고, 그나마도 지금까지는 크고 작은 오류들에 대한 확인 작업이 없었다. 저자는 정확하고 확실한 연보를 위해 여러 자료를 확인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았으며, 일일이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다른 어떤 이육사 연보보다 완전한 내용을 만들었다.

:고등학교 시절 좋아한(지금까지 물론 이어지는)시인 중 한 분.(제일이라는 말은 하지 않음. 여럿 계시니^^) 문고본에 가까운 시집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것만으로 목마름을 채울 수는 없었다. 시와 더불어 연보까지(‘완전한 내용’이라는 과감한 문구를 곁들인!)삽입되어 있다니, 더할 나위 없이 특별한 작품집이 될 듯. 얼른 주문해야지!

옥수와 그의 시 세계는 오랜 세월 고서 더미에 묻혀 있었다. 왜 이렇게 되었던 것인가. 아마도 이는 19세기의 우리 역사에 대한 뿌리 깊은 부정적 편견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근대 사회로 연착륙하지 못하고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던 모든 책임을 19세기의 역사에 전가해 온 사상적 풍토에서는 그 시대에 대한 자유롭고도 진지한 탐색이 허용되기 어려웠던 탓이다. 옥수의 존재가 21세기에 ‘재발견’되기까지, 우리 사회는 19세기 조선의 역사를 공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정신적 성숙을 얻기 위해 100여 년의 세월이 필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전 카테고리에 속하는 모음에서, 은근 믿는 출판사가 있다. 바로 ‘돌베개’ 출판사. 그 이름으로 검색되는 신간 목록은 일단 솔깃해지는 것. ‘고서 더미에 묻혀 있었던’, 그리하여 이런 기회가 아니면 이루어지기 어려울 소중한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자유롭고도 진지한 탐색’을 가능하게 해준 책 관계자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미리 주문: readersu님께 감사합니다.)

주인공의 직업이나 환경 등이 새로운 만큼 그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 역시 다채롭다. 그것들은 싱그러운 풋내로 가득하다. 화장기 없는 말간 맨얼굴을 보는 싱그러운 느낌. 여물 대로 여물어 단단하고 꽉 찬 파란 여름사과의 맛. 한없이 투명하고 청명한 그 푸른 맛에, 침이 고인다.
:사과를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파란 여름사과’에는 은근슬쩍 손이 가는 편이다. ‘파란 여름사과’의 아삭아삭한 소리가 귓가를 떠나지 않고, 잔향이 오래도록 코 주위를 맴돌듯, 책을 펼치면 페이지 가득 생생한 느낌을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전 민음사시리즈 신간 붙일 때 언급한 적 있던 이야기를 반복하게 될 줄이야. 웃어야할 지 울어야할 지(-_-) 민음사시리즈처럼 쭉쭉 (출판사가 정했을) 일정한 간격으로 발간될 것 같은데, 그때그때 들춰보고 골라야겠다. 살짝 겹치는 목록도 있고, 민음사시리즈에 속하기를 바랐던 목록도 몇 가지 보이고(지킬 박사와 하이드, 별에서 온 아이, 성), 많이 접하지 않았던 새로운 작가를 만날 기회도 보이는 듯.
친구랑 펭귄 클래식 원서를 살까 싶었던 적이 있다. 그때 교보 매장에 우리가 원했던 책(읽고 싶고, 상태가 양호한;)이 구비되지 않아서 실망하고 돌아섰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솔직히, 영어 원서보다는 우리 쪽이 훨씬 나아 보인다. 책의 디자인을 포함한 겉모습(;)도 그렇고, 값도 그렇고.
아무튼, 반가움을 숨기긴 뭐하다. (웃음, 울음보다는 그 편에 가깝지.)

 


“환상이 모든 쾌락의 으뜸이다”
그림책에 대한 상식과 편견을 거침없이 뛰어넘는
:어제 교보에서 먼저 발견했다. 혹시 알라딘에서 모르고 지나쳤나 했었는데, 바로 확인해보니, 비슷한 시기 신간으로 등록된 걸 알았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으로 어릴 적부터 좋아하는 작가에 속한데, 여기저기 흩어진 그의 동화 모음집 소장본이 될 듯하다. 팬으로서, 아주 반가운. ‘상식과 편견을 거침없이 뛰어넘는’다니, 더욱 환호 중. 

눈부시게 푸른 하늘과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너른 초원, 자유롭게 떠도는 유목민으로 이루어진 몽골은 알면 알수록 매력이 가득한 나라다. 동 · 서양을 통합해 몽골제국을 건설한 몽골의 영웅 칭기즈칸,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한 몽골 고유의 샤머니즘과 불교문화, 독특한 색감을 보여주는 몽골 회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몽골의 고유한 역사와 전통, 풍속, 축제, 관혼상제 등을 알아봄으로써 미래의 파트너인 몽골에 한 발짝 더 다가서 보자.
:갖가지 글귀에 호기심이 들썩이지만, 무엇보다도 ‘독특한 색감을 보여주는 몽골 회화’에 힘을 몰아넣어 번뜩거리고 있다. 잔잔히 넘실거리는 물처럼 매끄러운 문장을 접하면서, 말라비틀어지다시피 한 특정 장소에 촉촉이 스미어 부드러운 파동을 전해주겠지 싶었다. 평소 느끼는 동네 거리의 시원하고 향긋한 바람과도 같이.


: ‘무한하게 열려 있는 세계’에 제멋대로의 발을 집어넣고, 서서히 잠기며, 그 내부를 찬찬히, 고스란히 느끼도록 집중해야지.
 

 

 

*천천히 소장.

 

 

 

 

*참고

 

 

 

 

 

 

 

 

 

 

 

 

 

*잡지

 

 

 

 

 

 

 

 

 

 

 

 

 

 

 

 

*만화

 

 

 

 

*음반

 

 

 

 

 

 

 

 

 

*gi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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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과 현대 문명을 따끔하게 비판한다. 문제는 사람의 마음이며, 자신을 믿고 무엇이 정말 소중한지 안다면 길을 잃는 일은 없으리라고 바나나는 이야기한다.

: 슬슬 바나나의 소설 번역본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턱하니 나왔다. 번역본을 살까, 교보를 뒤져(;) 원서를 살까 갈팡질팡하다가, 우선 thanks to 후, 1권만 주문해보았다. 2,3권은 1권 커버를 덮은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야지 싶었다. 미미하나마 새로운 시도를 한 것 같은데, 좀 더 깊숙한 지점에 발을 딛기 좋아하는 나로서는, 대환영이다. 어쭙잖은 변화인지 아닌지(-_-) 페이지를 들여다봐야 결과가 나오겠지만.

벼랑 끝에 선 것처럼 위태로운 청소년들의 삶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다가, 들춰진 삶의 진실이 비단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임을 알게 되면 울컥 눈물이 난다.
청소년문학은 단순한 ‘고발’ 뉴스의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모든 진정한 문학이 인류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 주듯, 청소년문학 또한 청소년들의 현실에 밀착하여 그들을 깊이 이해하고 그 현실을 진지하게 성찰하여 궁극적으로 ‘치유’에까지 이르러야 한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은 제목만 접하고 읽을 생각을 전혀 안 했는데, 이번 작품은 제목에서부터 강하게 이끌려 들어갔다. 도전하고픈 목표가 생겼으니, 열정의 깃발을 꼽고 휘날리도록 기를 모아야겠지.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도중에 주저앉게 되더라도, 한 번의 시도로 끝나더라도 해볼 생각이다. 2004년 말 즈음부터 본격적 염두에 두고 글을 쓰기 시작했던 17~19살의 주인공들.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시절을 바탕으로, 밋밋한 글에 갖가지 알록달록 물감을 곁들이기 위한 준비 과정들. 쭉쭉 진행형으로 나아갈 나의 아이템들. 많이 부족해서, 여러모로 배워야 하는.


:개인적 취향, 봄로야의 일러스트가 삽입되었다는 한 가지로 마구 방방 뛰고 만다. 별다른 책 내용 소개가 나오지 않아 세세하게 알 수 없지만, 소장해서 나쁠 느낌은 달라붙지 않는다. 오늘 매장에서 살펴보았을 때, 그림으로도 충분히 끌어올 가치가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 
 


“디지털 기술과 예술에 관한 담론을 인문학화해야 합니다. 21세기는 창조적인 새 세대를 위한 새로운 예술인문학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문화에서 전위의 역할을 하는 테크노 아트의 이론, 창작, 사상을 소개하는 기초 텍스트를 생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텍스트 안에서 기술과 예술, 인문학은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인문학이 콘텐츠를 주면 아티스트가 이미지를 떠올리고, 기술자가 그것을 기술로 구현하는 것이죠. 기술, 예술, (인)문학의 삼각 컨소시엄, 그것이 미래의 생산 패러다임이 될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할 새로운 종류의 인간을 길러내는 텍스트의 첫 출발이 바로 이 책입니다.” - 옮긴이 진중권

: 어떤 학문이든 영향을 주며 서로 통해 있고, 길은 어디든 이어진다는 의식을 줄곧 가져 왔다. 거기에 바탕을 두고, 일회용 펼침으로 끝나지 않으리라 판단되는 책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꼼꼼하게 살펴볼 터이지만, 아마 실망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매번 책을 접하며, 나름의 영상 만들기를 지속하고 있는데, 이 책과 함께 하는 동안, 떠올리는 행위에 2배& 3배 듬뿍듬뿍 재미를 끌어올 수 있겠지. 


 

 

 

 

 

:여행도서는 일단 주목하고 본다. 대리만족이라고 할까, 국내를 벗어나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 그것에나마 매달리고 싶다. 언젠가, 여건이 따라줄 때(돈을 포함한 이런저런 걱정거리 훌훌 털고, 마음을 풀고, 여유를 가득 채워놓았을 때), 훌쩍 떠날 계획이지만-(우선, 일본이랑 영국, 독일, 남미를 염두에 두고 있음.) 훗날 풀어낼 이야기를 위해서라도, 하나하나 짚고 넘어갈 생각이기도 하고. 그 전에, [일어]나 [영어]를 제외한 다른 언어를 기초부터 찬찬히 파고들어야 한다. 언어 실력이 중급 이상이 되었을 때 안심&만족할 수 있다. 그 거리와의 소통이 가능한 단계에서, 이것저것 배우고 느낄 여지가 마련된다고 여기고 있으니.

정말 인간답게 살아가려면 모두가 현재의 아메리칸 스타일이 아니라 각 나라에, 역사에, 상황에 맞는 다른 방식을 찾아야 한다. 이 7개 나라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메리칸 스타일은 지구를 여러모로 소모하고 있다. 이 책은 이 땅에서는 항상 선善이었던 미국의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어 우리가 진짜 찾아야 할 참다운 대안이 다른 곳에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앞의 책은 그림(컷 만화)이 곁들여져 있고, 지은이가 여러 분이라, 퍽 흥미진진해 보였다. 여러 가지 글이 고루 버무려져 있어, 색다른 식단을 받아든 기분. 뒤의 두 책은 오늘 발견하지 못했다. 찬찬히 살펴볼 시간이 부족했던 터라, 다음에 하나하나 짚어내고 다시 판단해야지.(이럴 때, 동네에 작은 서점이 있었으면 바란다. (도살장은 모험 주문.) ;)  

가완디가 오만한 현대의학 앞에서, “새로운 실험실 과학이 인명을 구하는 열쇠는 아니다. 기존의 노하우를 실천해 치료 성과를 개선하는 초보적인 과학이야말로 인명을 구하는 열쇠”(279쪽)라고 호소하는 부분은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앞)

18개 스포츠 종목과 관련된 상해와 치료 및 재활 운동을 주요 내용으로 다룬다. 스포츠의학을 누구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운동 설명서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뒤) 

:병원관련 전공이기도 하고(1학년 재학 중에 실습 나갔을 때&2005년 교통사고 한 달 입원 후의 물리치료 과정에서 확실히 결심을 굳혀, 그쪽으로 일은 하지 않지만. -_-;), 가족들의 건강에 염려를 하기도 해서 의학서적(전공서적 포함)은 부분적으로 몇 가지 선정해, 이래저래 관심(혹은 참고)&보관 목록에 넣고 있다. 기초의학이나 해부학 서적은 아직 소장하고 있어, 때때로 도움을 주기도 하고. 단순한 지식을 집어넣는 카테고리가 아니라, 경험(‘실천’)으로 마음을 듬뿍 담아 풀어놓는 방식의 책이라 더욱 믿음이 간다. 

 

*천천히 소장하고픈 시리즈.

 

 

 

 

 

 

 

 

*잡지&만화

 

 

 

 

 

 

 

 

 

*참고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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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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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11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적요’와 ‘울분’, 이 두 말을 오래 매만지며 읽었다. 옆구리에 넣은 손이 더듬는 갈비뼈처럼, 어떤 말들은 기호가 아니라 이처럼 단단한 실체이기도 한 것이다. 박진성의 적요는 급히 나르는 물지게 같아서 출렁이는 수위(水位)가 다 그대를 향해 있다. 그러다 마침내 종이에 내려앉은 물방울처럼 이토록 고운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울분도 그렇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으려 하는 자는 끝내 제 자신을 미워하지만, 제 자신마저 미워하지 않는 자의 울분은 이미 순연한 서정이다. 아, 이 시인이 벌써 이런 경지에 이르렀구나. 그를 읽는 내내 오래 아팠으나, 책을 덮고 나니 안팎이 다 환한 봄이었다. - 권혁웅 (시인)

무엇보다 이번 시집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시인의 흔적은 그러니까 ‘시’, 그 본래에 가 닿고 싶어 하는 시인의 꿈틀거림이다. 시인은 한창 시를 앓고 있다. 첫 시집은 처음이었으므로 앓을 여유나 필요조차 감지할 새가 없었을 것이다. 이제 그로부터 한 발이 빠져나오고 보니 어럽쇼, 이거 사방팔방이 길 아니면 낭떠러지의 형국임을 알았을 것이다.

: 그의 첫 번째 시집을 접했던 시기는 작년이었다. 마지막에 닿은 순간, 겉잡을 길 없는 어지러움과 멍함에 제대로 기록조차 남기지 못했던 기억이 났다. 시집을 꽤 여러 가지 이른바 닥치는 대로(;)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몇몇은 현기증으로, 몇몇은 어이없음으로 리뷰를 의도적으로(-_-)남기지 않는 시집이 여럿 된다. 전자는 후한 점수에 가깝고, 후자는 밑바닥 점수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시집도 읽은 지는 며칠 지났지만, 머릿속에서 차곡차곡 정리에 들어간 상태다. 잘 더듬고, 꼬임을 풀고, 밋밋함에 장식을 달아 감칠 맛 나는 리뷰를 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계획. 결과는 보장 못하겠지만. (-_-;)

그의 소설은,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은 끊임없이 중얼거린다. 천천히 산책하듯 그 중얼거림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보면, 그 독백들은 작가 자신의 것이 되었다가 다시 소설 속 인물의 것이 되며 그것은 또 전혀 다른 누군가의 음성이 되기도 한다. 그것은 실제와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시종일관 길고 얇은 생각의 끈을 따라가는 꿈속을 헤매듯, 두서없이 계속된다. 때문에 그의 소설을 읽을 때는, 정색을 하고 텍스트에 집중하기보다는, 오히려 적당하게 긴장을 풀고, 라디오를 듣듯 그의 음성에 의식을 맡겨두어야 한다. 작가와 소설 속 인물들의 의식의 흐름에 내 것을 맡겨두고 있다 보면 얼핏 끊임없이 되풀이되기만 하는 듯 보이던 그의 언어들은 크고 작은 변주를 거듭하며 새로운 의미를 낳는다. 처음에 분명하던 것들은 희미해지고, 모호하던 의미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것이다.

: 매장에서 책을 집어 들었을 때는, [악기들의 도서관]처럼 조금 더 작은 사이즈가 아님에 다소 실망했다. 아주 문고본은 아닐지라도 보통 책보다 간편하게 나오기를 바랐었는데. 어쨌든. 밑바탕에 깔린 어둠의 미로는 여전했다. 2002~2003년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다른 차원의 문이라던가, 연쇄 소용돌이 함정에 빠진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듯 그런 예감이 들었다. 원래 텍스트 자체보다는 영상하기를, 살짝 제멋대로의 이미지를 덧씌워 부풀리기를 즐기는 터라, 귓가에 음악을 가져와 휘파람이나 허밍을 넣으며, 함께할 수 있을 느낌.

: 다양한 소재, 다양한 구성, 다양한 각도로 초점을 맞췄다 싶으면, 당연 레이더에 걸리게 되어 있다. (;)

 

 

 

 

상식의 밭을 갈아엎는 내공 깊은 상상력과 익살, 타고났다고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고 직설적인 블랙유머와 난센스로 가득한 이 단편들은 특히 작가가 스스로 선정 수록한 것들이기에 더욱 의미 있고, 특별한 재미를 선사하며 작가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시공간을 넘나드는 SF적 상상력이 빛나는 작품에서 역사적 사건을 끌어와 다시 꾸민 폭소의 역작까지 그의 본령을 한 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 물만두님에게 thanks to를 하고 주문했다. 그저께 보관함에 담았다가, 어제 오프라인에서 슬쩍 들췄는데, 얼핏 보기만 해도 스릴 만점의 표현들이 풍성한 것 같았다. 낄낄거리며, 끼적거리며, 되짚으며 언제든 새로움을 만들어낼 수 있을 듯. ‘직설적인 블랙유머’, 엄지손가락 치켜세우기!

: 민음사 시리즈. 꾸준히 나오는 것에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_-) 미리 보관함에 담아두고, 몰아서 주문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5월 한 달에는 다른 쪽으로 돈이 좀 들어가는 바람에 자제를 바짝 해야 했다. 몇 가지 당장 필요한 건 질렀지만.(;) 일단, 6월 초에 잡지랑 이것저것 함께 소장할 생각이다.

*[그물을 헤치고]는, 원서가 있던데, 디자인과 책 상태를 살펴보고 좋다 싶으면 원서 쪽을 생각해두고 있음.


2006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오르한 파묵이 그리는 이스탄불과 추억에 관한 에세이. 흑백의 도시 이스탄불의 역사와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기까지 개인사가 맞물려 펼쳐진다.
스웨덴 한림원도 “파묵은 고향인 이스탄불의 음울한 영혼을 탐색해 가는 과정에서 문화 간 충돌과 복잡함에 대한 새로운 상징을 발견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소설 『검은 책』이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한 오르한 파묵의 작품을 대표하는 허구의 텍스트라면, 이 책 『이스탄불』은 이스탄불에 대한 작가의 감상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사실적이며 꾸밈없는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이스탄불은 오르한 파묵의 심연이자 핵심, 바로 그 자신이다!

: 소설 ‘검은 책’을 읽으려다 말았는데, 이번 에세이는 좀 더 접근이 쉬울 듯. 좀 더 이끌리게 되는 건 [음울한, 충돌, 새로운 상징.] ‘사실적이고 꾸밈없는’텍스트 틈을 엿보며, ‘탐색’해 나가며, 자신만의 ‘허구의 텍스트’를 잔뜩 발견해내자. 

소설은 작가의 서술기법인 ‘가십 픽션’으로 서술된다. 소설은 작가가 창조한 새로운 소설문법으로 텍스트와 독자의 관계, 기존의 독법, 그리고 소설 자체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진다.

: 스토리를 떠나서, [소설 자체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진다.]에 단 한 가지만으로, 반짝 빛냈던 책. 소설에 대해 평소 생각해온 것을 착착 떠올려 펼쳐놓고, 비교 탐구를 시작하며, 나름의 방식으로 책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소장 여부에 관해서는 좀 더 이것저것 따져 결정해야 할 듯.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의 아트 애니메이션의 거장들과 그들의 작품을 다룬 책. 대화를 통해 각본에서 스토리보드, 촬영과 편집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알아본다. 거장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제작상의 어려움, 그리고 애니메이션 제작 현장의 풍경도 엿볼 수 있다.

: 궁금증 해소용. 얕은 지식으로 담아놓았던, 저장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채울 수 있을 듯. 다양한 접근이 가능할 책.

 

: 빈티지, 펑키 디자인 아이템을 여러 방식으로 활용 가능한 선을 더욱 쭉쭉 긋기 위한 용도로 들춰볼 책. 일단은 오프라인에서 펼쳐볼 계획.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온 동굴 벽화, 문자 점토판, 석상, 과학 기술로 재현해낸 당시의 모습, 발굴 현장, 미스터리의 발자취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도 등 무려 431장에 이르는 도판이 실려 있어 끊임없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미스터리들에 대해 인식의 지평을 넓혀줄 것이다.

: [미스터리]분류에 해당하는 책은 일단 주목하고 본다. 발굴 현장, 발자취에 더 나아가 도판을 수록했다는 데 거침없이 열광. ‘인식의 지평을 넓혀줄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직 판단 유보지만, 궁금증의 그래프는 그 수치를 펑펑 올리고 있다. 선의 간격은 더욱 벌어졌다.

*<-미리 주문.

 

 

 

thanks to. 물만두님.

 

 

 

thanks to. 글샘님.

 

 

 

 

 

 

 

 

 

 

 

 

*음반.


 

 

 

 

 

 

 

 

 

 

 

 

 

 

 

 

 

 


 

 

 

 

 

[GIFT]*미리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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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8-05-23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깜짝이야...ㅡ..ㅡ;;;
서재 벽지에 그만 허거덩..ㅋㅋㅋ
잘 지내시죠? 이번 벽지는 전체적으로 퍼져 있어서 시원(?)해 보여 좋아요~^^
(늘~ 이 재미로 오는 외계인 -_-)

302moon 2008-05-25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벽지는 5월 7일에 만들어 이제껏 사용했죠. :) 오늘은 지겨운 감에 스륵 바꿨답니다. 근래 이미지 만들기를 제켜두었었는데, 이제 종종 다시 작업에 들어가려고요.(웃음)

L.SHIN 2008-05-26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이번 벽지 좋은데! (>_<) 갈수록 멋져지다니.
이런 식으로 나를 계속 놀러오게 만들려는 대단한 작전! (나도 그런 기술 있었으면..-_-)

302moon 2008-05-27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작전이 있었군요! 생각도 못했는데,
가르쳐줘서 고마워요. 앞으로 벽지로 홀리게 해야지(^^)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343
이윤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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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발 디딘 어느 장소.
-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 5.10 택배 도착.
- ~0515 독서 완료.

시집을 읽는 타이밍, 특정한&특별한 장소를 줄곧 떠올렸다.(지극히 개인적인)
자그마한 구역의 골목 귀퉁이. '점'으로 표현한 무엇, 서서히 이동한다. 블록마다 사람이 있고, 건물이 있고, 가로수 나무가 있다. 어른어른 영상은 그림자처럼 재빨리 따라붙는다. 캡슐 하나 꿈의 풍경을 훅 빨아들인다. 들이마시는 공기의 미묘한 향기 혹은 기운을 포함한 오로라를 감지한다. 멀뚱멀뚱 바라보다, 하늘의 잠자리에게 슬그머니 '손'을 내민다. 손에서 생겨난 미미한 흐름은 점차 소용돌이로 변화한다. 얼핏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 형상은 진흙인형과도 같다. 거품이 보글거리고, 언제 무너질지 모를 위태위태함을 머금고 있다. 물에 흠뻑 젖은 상태가 아니라 곱게 발라지지 않은 주변의 가루가 공중에 흩날리며 노닌다. 씹지도 않았는데, 사각거리는 맛이 난다. 사소한 알갱이의 힘으로나마 지탱하고 필사적으로 일어서야 한다. 그 영역의 무한지대에서 어디든 기세를 펼칠 수 있다.
주변의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빨아들이고, 관찰자의 분노를 조금씩 잠재우고, '허기'를 아등바등 채우고, 쏟아내고, 울컥거림을 내리누른다.
재생 의지는 곳곳에 흩어져 있다. 그렇기에,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이라도 묵묵히 파고들어 집중하고, 한 가락의 즐거움이라도 건지려 발버둥치고, 내일에의 한 줄기 기대를 포근하게 품으며 까무룩 잠들곤 하는 게 아닐까. 몽롱하게 고운 막에 싸인 입자를 손바닥에 잔뜩 받아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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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책.

매끄럽게 우리의 목구멍을 넘어가지 않고 그녀 자신의 고백처럼 ‘유리병 조각을 씹는 듯한’ 불편한 서걱거림을 남기는 반 미학의 시다. 체험은 말하기의 시작일 뿐 곧 의미의 탈구를 따라 언어는 진행되고 부서진 징후들은 모순의 장소에서 환상적으로 혼합된다. 어딘지 뼈들이 서걱거리고 건조한 상상력이 어긋나고 있는 윤예영 텍스트의 미묘한 매력! - 김승희 (시인)

: 산산이 흩어져 여기저기 뿌려진 파편. 쉴 새 없이, 그러모으는 작업을 지속한다. 삐죽삐죽 날카로운 조각이 되어, 점차 삼키기도 어려워진 상태. 허공에 흐릿하게 그려두면, 서걱서걱 조금씩 미묘한 소리를 낸다. 요리조리 소리의 방향을 따라가면, ‘부서진 징후들’이 곳곳에 신호처럼 대기하고 있다. ‘어긋나고 있는 텍스트’를 바로잡고, 또 해체하고, 책을 끌어안은 동안 마주해야 할 과제. 

시집 『귀한 매혹』 속의 시들은 따뜻하고 조화롭고 본능에 충실한 세계들을 낳는다. 그 세계는 과거와 현재가 서로 부둥켜안으면서 원초적 시간의 리듬이라고 할 수 있는 대립하지 않는 하나의 흐름을 이룬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시집 속의 시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유토피아를 노래한다고 섣불리 예단해서는 안 된다. 시어들은 죽은 일상어들을 뒤집으며 끊임없이 반짝반짝 빛나고 시인의 날카롭고 예민한 감성은 죽은 시간의 먼지 속에 덮여 있는 생동하는 현재를 포착하고 발굴해낸다.

: 어디론가 끊임없이 이동하는 영상을 집어낸다. 시집 곳곳의 ‘리듬’과 ‘흐름’을 악보에 조심조심 옮겨놓으면, 신비한 현상이 일어날 것 같다. ‘먼지’가 한껏 뒤덮인 표면을 훌훌 털어내고, 몇 번이고 더듬으며, ‘부둥켜안은 과거와 현재가’ 맞닿아 아득한 향기의 가락을 귓가에 들려줄 환상을 만들어낸다.

저자는 진흙탕 속에서 피어난 영웅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답고 치열한 경기와 선수들의 질곡 많은 삶을 그려낸다. 우선 한 선수의 일대기가 그의 인상적인 장면과 주목할 만한 기록, 그리고 기억에 남는 경기 등으로 정리된다. 저자는 그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각 선수의 특징을 짚어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 동생에게 선물할 책. 확인을 거치지 않고, 덜컥 주문했는데, 뭐 괜찮겠지 싶다. 은근히 취향이 엇비슷한데다가, 무엇보다 ‘야구’ 시리즈 아닌가. 나도 좋아하는 스포츠지만, 나중에 소설에도 도움 될 것 같아 가릴 것 없이 장바구니에 넣었다. 예전에 첫 번째 이야기는 보관함에 담았다가 묻혔는데, 이번 두 번째 이야기 택배로 받고, 곧장 주문할 생각이다. 지금도 동생은 거실에서, 야구에 열중해 있다.

 

 

 

 

 

 

 

 

 

 

*솔깃.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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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몇 나의 덧붙임이 빠진 다른 책들은,
드문드문 수정&다음 리스트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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