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미 오늘이 아니다. 그러나 오간 데만 오간 것들과 한 것만 또 한 것들, 여기의 시간이다. 삶보다 빨리 달려가는 말(언어)들의 시간이다.
여기 너머의 사랑이다. 돈돈돈스스스돈돈돈 타전을 기다리는 중이다. 나뭇가지 끝에 걸린 미래의 별이나 이름을 빼앗긴 과거의 명왕성에게도 나의 사랑을 전해다오.
내 것이 아니었던 내 것들과 결코 내 것이 아닐 내 것들을 향해 다시 꿈꿀 것이다. 한 글자의 이름을 가진 막막한 사물들에게도 안부 전해다오.
여기에서 모든 여기 너머로 다리를 놓는다. 허밍의 너일까. 너를 따라 이 삶을 통과하고 있다. 나는 너를 그렇게 시라고 부른다. - 정끝별

시는 꿈과 해방의 언어요 그 자유분방한 작동이다. 그것은 때 묻은 일상의 관습, 정연하나 핏기 없고 생기 없는 논리, 그리고 진부한 도덕률로부터의 해방을 추구한다. 그것은 통념과 시대의 한계로부터의 일탈을 추구한다. 정끝별의 자유분방한 시적 상상력이 추구하는 것도 이러한 일탈과 해방의 순간이다. 때로 경쾌하고 때로 당돌하고 때로 우울한 정끝별의 시적 촉수는 관능에서 정치로 혹은 가족사에서 희망적 관측으로 혹은 계절에 대한 반응에서 우주에 대한 명상으로 자유롭게 왕복하며 특유의 묘기를 발휘한다. 다채로운 레퍼토리의 가능성이 과연 어떠한 선택지로 귀결될 것인가? 이 시집의 독자들은 낱낱의 시편을 음미하면서 그 궁극적 선택지를 탐색하고 공상하고 예단하는 즐거움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다고 믿고 싶으니까. - 유종호 (문학평론가)
: [다채로운 레퍼토리]라면, 우선 쉬이 질리지 않을 거라 믿고 슬그머니 웃음을 드리운다. 칸과 칸 사이, 벽과 벽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시적 상상력’ 선명한 그림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집중의 시간을 지속시킬 수 있을 것임을 또한 믿고. [탐색] [공상] [즐거움] 갖가지 키워드 입력. 주문 리스트에 추가. 

| 원제 Le Reve 

 “나는 이 시리즈 속에서 저 너머 미지의 세계를 오직 우리 육체의 물질성 속에 담겨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알지 못할 뿐인 어떤 힘의 효과로서만 인정할 뿐이다.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은 우리 자신이고, 모든 것은 우리에게서 출발하여 다시 되돌아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꿈』은 저 너머 미지의 세계에 대한 질문과, 신앙과 기도로 점철된 고요한 삶에 대한 이끌림과, 우리 내면에 도사린 힘의 효과라 할 수 있는 초자연적 믿음, 그리고 그러한 것에 대한 합리적이고 유물론적인 설명이 한데 어울려 구성된 작품이다.
: 곳곳의 칸막이를 하나씩 거둬내고, 은밀히 망상하던 시선에서 자유롭게, 호기심을 잔뜩 부풀려 탐험하고픈 곳. [고요한 삶에 대한 이끌림]에서는 지루한 표정을 줄곧 드러낼 것 같아 좀 망설였지만, 꽁꽁 묶은 ‘초자연적’인 줄기를 끝내 벗겨내지 못하고, 보관함 이동.

| 원제 Reigen 

『라이겐(Reigen)』(1897)은 당대의 엄격한 성 도덕에서 벗어나는 관계를 그려 독일어 문학권에서 가장 커다란 스캔들을 일으킨 작품이다. ‘라이겐’이란 원래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춤의 형태로, 원형으로 둘러선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경쾌한 음악에 맞추어 추는 춤을 말한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한 인물이 마지막 에피소드에 다시 등장함으로써 춤으로서의 라이겐과 동일한 원형 구조를 보여 준다.
『라이겐』의 성 묘사는 근본적으로 19세기 중반 이후 뿌리내리기 시작한 새로운 인간관의 영향과 관계가 싶다. 즉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성적 욕망은 인간의 자연적 본성을 대표하는 근원적인 것이므로 엄격한 윤리적 잣대로 함부로 재단할 수 없다는 생각이 작품의 배면에 깔려 있다. 이러한 성 의식은 당대의 사람들에게 적극적인 지지와 극단적인 반발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 읽어야 할 전집 시리즈가 살짝 밀려있는데, 어김없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잘 접해볼 수 없었던 작품이라, 더욱 호기심이 인다. 더구나 표지! 뎅글뎅글_ 소장 욕구의 공 굴러가는 소리가 귓가에 자꾸만 부딪혀오는 것 같다. 이것 아니면 저것,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빠. 흑백논리*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경쾌한 음악’ 배경으로 삼고, ‘원형’의 공간에서 유유히 떠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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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8-11-23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까꿍-★ ^ㅡ^

근데, 대문 사진 좀 바꿔줘요~ 왠지, 문님의 서재가 아니라 다른 곳에 온 것 같애요~
ㅜ_ㅜ

302moon 2008-11-27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에 드문드문 리스트만 올렸던지라, 깜빡했어요.=_=
12월에 깜짝 변신! (이라고 거창하지만, 아마 결과는=_=)
기대(:)해 줄 거죠?~

L.SHIN 2008-12-01 06:54   좋아요 0 | URL
기대...ㅎㅎㅎ +_+
(이쁜거 안 올리면 '어흥~' 할거야~ㅋㅋ)
 

*천천히 추가할 예정.

| 원제 Les Mots 

“나는 글을 씀으로써 존재했고 내가 존재한 것은 오직 글짓기를 위해서였다.
‘나’라는 말은 ‘글을 쓰는 나’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나는 기쁨을 알았다.“
: 미리 주문했다. (그저께 택배 도착.) 행위와 동기부여를 통해 내면으로의 여행 준비는 완료한 셈이다. 몇 페이지를 넘겨 읽고 있는데, 점점 더 깊숙한 장소로 빨려 들어가면서, 호기심의 막대가 엄청 커져버렸다. 찌릿찌릿한 긴장이 손바닥에서 떠나지 않는다. 겉으로 미묘함을 채색하며, 집중을 지속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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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시를 쓰는 일은 피부에 살았던 기억이 전혀 없는 설계도를 새겨 넣고, 그 설계 안으로 들어가 보는 일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가난한 파충류는 곧 몸에서 열을 뱉어내고 그것을 먹기 시작한다) 그러나 시를 쓰건 쓰지 않건 시를 생각하는 행위에는, 언어를 열고 보면 그 속에 존재하는 멀미와 미로 때문에라도 언어 속의 가로등과 진피가 재구성되어야 한다. 그것은 실험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원초적인 주저함에 가까워서 우리는 조금씩 열렬한 불순물에 가까워질 뿐이다. 너무 선명한 고해가 피로해서 나는 도처에 어지럽혀져 있다. 여기선 그 혈액을 흔들어보기로 한다.

바람은 한 번도 목장을 갖지 못했고, 목장은 한 번도 바람을 가두지 못했다.
이 시집은 세계를 활공하는 두두에게 바친다. ('시인의 말'에서) - 김경주

시집 <기담>은 시도 극도 아닌, 하지만 시도 극도 아직 실현해보지 못한 장르 미상의 어떤 새로운 예술적 경지를 욕망한다. 시인은 타고난 직관으로 자기 앞에 놓인 새로움이 미지의 것이며, 자신이 온몸으로 그곳을 향해 나아갈 때 그 정체가 비로소 눈앞에 펼쳐질 것임을 본능적으로 간파하며 움직이는 모험가와 같다. 이 심미적 모험가의 길에 결코 포기는 없다.
: 나는 그 모험가의 손을 다시금 잡으려 한다. 미리 주문해놓고, 리스트 작성 중. 신간 코너에서 발견하자마자, 와우 소리치고 있었다. 엄청난 목소리가 비집고 나오고, 쉬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것. 시험관에 든 출렁이는 혈액, 유리에 비친 불순물의 흔적. 들여다보는 눈에, 일렁이는 그림자의 자극을 받으려 한다. 어서 페이지를 펼칠 수 있기를, 웃음을 머금고 기다린다.

그가 써내려간 이야기들은 모두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소동극. 그 중심에는 스무 살, 여린 감수성을 지닌 젊은 날의 그림자가 있다.<당신의 조각들>에는 각박한 도시의 삶을 살아가는 세대를 위한, 그 터널을 지나오면서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위안을 건네준 희미한 희망이 담겨져 있다. 소설은 시종일관 건조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어느 순간 불현듯 가슴을 툭 치며 괜찮다고 위로한다.
: 그의 글에서, 나의 그림자를 덧씌울 수 있겠지. 우리가 지나친, 앞으로 지나칠 무수한 터널 앞에 순간의 망설임을 담고, 더듬더듬 길을 찾아 헤맬 때의 긴장과 땀을 담고, 꿋꿋하게 빠져나왔을 때의 안도와 거뜬한 의지, 해냈다는 성취감을 담고…. 은근슬쩍 건네는 희망의 메시지. 어느새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영상을 그린다. 사촌 동생에게 선물하기 위해, 두 권을 주문할 계획을 세운다.

푸른색.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더럽게 나를 치장하던 색. 소년이게 했고 시인이게 했고, 뒷골목을 헤매게 했던 그 색은 이젠 내게 없다. 섭섭하게도

나는 나를 만들었다. 나를 만드는 건 사과를 베어 무는 것보다 쉬웠다. 그러나 나는 푸른색의 기억으로 살 것이다. 늙어서도 젊은 수 있는 것. 푸른 유리 조각으로 사는 것.

무슨 법처럼, 한 소년이 서 있다.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나쁜 소년이 서 있다>

허연의 시는 거침없고 솔직하다. 날것 그대로의 일상적인 언어로 가슴 찡한 서정성을 보여 준다. 표제작이기도 한 '나쁜 소년이 서 있다'는 이번 시집의 모든 시들을 요약하면서, 동시에 허연 시인의 지금까지의 삶을 요약하고 있다.

: 제목에 그대로 꽂혀버렸다. ‘서 있다’는 게, 단순함에 그친 게 아니기에, 그 둘레에서 기웃거리게 된다. 막에 가려진 그 너머의 모습이 어떨까 마구 궁금증이 인다. ‘거침없이’ 파닥파닥 뛰는 영상을 눈에 가득 담아내고 싶다.


: [들려주려니 말이라 했지만] 이후로 그의 시집을 통 볼 수 없어 아쉬웠는데, 드디어! 책 소개는 아직 뜨지 않았지만, 달리 살펴볼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 바로 주문 리스트에 올려버렸다. 번뜩이는 장치와, 선명한 그림과, 다채로운 연결 고리가 가득 생성되어 있었으면, 부푼 마음으로 택배가 도착하기를 기다린다.

 

| 원제 Hyperion 
휘페리온의 삶의 궤적은 개인사를 넘어 인류의 보편적 법칙에 대한 패러다임이기도 하다. 인간은 모두 자연과 근원적인 조화를 이루었던 황금시대에서 떨어져 나와 고통스러운 개별화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자연과 반목하는 사이가 되었고, 한때 하나이던 것은 지금 서로 다투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자신과 세계 간의 그 영원한 투쟁을 끝내는 것, 그리하여 양자가 하나의 무한한 동일체로 통합되는 일, 그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횔덜린은 말한다.

| 원제 魯迅小說全集 

루쉰이 일생 동안 발표한 소설들을 엮은 소설집 <납함>, <방황>, <고사신편> 등 3권에 수록된 33편을 번역한 완역본이다. 루쉰의 소설들은 중국이 봉건주의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통하던 과도기에 중국인들이 체험하였던 고통과 혼란과 방황을 주제로 하고 있다.

: 꾸준하게 나오는 전집들. 고전 집중 읽기를 하고 있는 터라, 환호하면서 당황하기도 한다. 읽을 책이 살짝 밀려 있고, 소장하고 싶기는 하고. 한 번쯤 모른 척 태세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다. 바로 사고 싶어, 외치고 마니까. 오늘도 영풍에서 슬쩍 페이지를 팔랑팔랑 넘기며, [역시 이건 사야만 해.]라고 생각했더랬다. 루쉰의 소설은 교과서에 나왔던 것밖에 접하지 못했는데, 이 기회에 다양한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음에 마냥 휘파람을 불고 있다.

본 책은 단순히 흥미를 넘어서서 귀중한 ‘한국대중음악 사료’로 볼 수 있다. 또한 선정된 뮤지션들의 앨범이 한국대중음악사에서 어떠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자료이다. 왜냐하면 이를 통해서 현재 한국의 중요한 대중음악 작가(아티스트)들은 누구이며, 그들의 음악이 대중음악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밝혀주고 있기 때문이다.
: ‘음악’ 관련 자료는 일단 주목하고 본다. 시리즈라, 간격을 가늠하며 기다리는 재미도 쏠쏠할 듯. 자극을 받으며, 밀린 음반 리뷰에도 집중해야 할 테고. (;)

- 그림책의 다섯 가지 표현 기법 
이야기에는 고유한 시간 장치가 있다. 그림책 속의 시간은 단순함이 기본이지만, 다양한 표현이 응집되어 있다. 다른 시간을 같은 화면에 표현하기도 하고, 다른 공간에서 일어난 사건을 한 화면에 구성하기도 한다.
그림책의 모든 장면은 따로따로 그려져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넘긴다’는 독자의 행위를 통해 떨어진 그림 사이에 연결고리가 생긴다. 그런데 이런 행위의 연결고리로 이어진 장면들을 어떻게 독자는 ‘하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비슷한 사물, 색체, 사건, 정서의 대응이 그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다.
: 그림책 독자 연령이 아이들에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이하고 다채로운 그림을 보면 아이 어른, 상관없이 환호할 수 있다고. 조카를 위한 선물을 고르면서, 그림*동화책에 대해 [나도 가지고 싶다]라는, 불쑥 비집고 나온 소유욕에 애써 내리눌러야 했던 기억이 있다. 퐁퐁 터지는 호기심을 잠재우기란 매순간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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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준하게 나오는 전집들. 세 출판사가 다 믿음이 가는지라, 속속 보관함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그리고 천천히 소장하고 있는 중. 저 나열한 작품들 중에, 오페라의 유령과 어둠의 심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다른 출판사에서 번역되어 나온 것을 가지고 있는지라, 그냥 리스트에만 붙여 본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어린이용 도서를 읽은 기억이 있다. 이번에 펭귄 클래식의 이 번역본을 꼭 장만할 계획이다.

그 외관이 매우 신비롭고 아득한 일종의 ‘동화적 상상력’에 의해 감싸여 있다. 지난 시절에 대한 섬세하고도 깊은 ‘기억’의 작용을 통해, 존재의 근원적 깊이에 가 닿으려는 서정시 보편의 욕망을 풍요롭게 보여준다. 게다가 ‘에로티즘’을 핵심 에너지로 하는 사람살이의 복합적 연관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사유하고 표현하는 품까지 얹으면, 이채롭고도 독자적인 음역(音域)을 보여주는 셈이 된다. 일종의 ‘원형(archetype)’에 가까운 심미적 이미지들을 불러 모아 그 안에서 빛과 어둠, 삶과 죽음, 우주적 생성과 묵시적 소멸의 차원을 오가며 커다란 스케일과 아스라한 분위기의 시적 성채를 쌓아올리고 있다.
: 평, 부분 수정.(: 몇 구절 지움;). 소개만으로, 우와, 연속 환호하고 있다. 친구랑 매장에 들렀을 적 이 시집이 꽂혀 있지 않아 실망했는데. 보다 자연스러운 ‘에로티즘’과 경계를 지운 ‘음역’이 곳곳에 펼쳐졌으면 바라고 있다. ‘커다란 스케일’과 ‘아스라한 분위기의 시적 성채’, 다분히 취향적인 테마들이 가득 넘쳐흘렀으면 싶고. 귓가에 잔잔히 다가붙는 자잘한 소리들과, 눈을 감으면 쉬이 그려지는 그림들이 공간에 둥둥 뜰 수 있는 그런 타입이라면, 그렇게 되기를.

 

 

 

 

 

 

 

 

 

 

 

 

 

 



 

 

 

 

 

 

 

 

 

 

+ 차례차례 덧붙일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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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휘의 속삭임』 역시, 의식세계를 가득 채우고 있는 복잡한 의미의 거미줄을 걷어내고, 사물의 있음 그 자체, 움직임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시적 화자의 자세에 주목하게 된다. 시인은 이제 사물의 바깥에서 사물을 해석하고 그에 대한 복잡한 의미의 얼개를 부여하는 대신, 사물들과 한 몸으로 움직이는 시를 갈망한다.
:근원의 의미를 파헤치는 작업에 눈길을 모으고, 귀 기울이고 싶다. 시의 밑바닥에서 미미하게 출렁이는 움직임을 감지하며, 나의 껍데기에 알맹이를 가득 채우고 싶다. 정말, 말 그대로 [움직이는 시를 갈망]하기를 바란다.

대학 시절 실연의 아픔을 딛고 소설가가 되어, “써지지 않아 쓸 엄두가 안 났고, 그렇다고 스타크래프트만 하고 살 수는 없어 책만 들입다 읽던” 그는 이제 겹의 시선을 통해 울림이 풍부한 아이러니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능력, 설득력 있는 이야기 구성과 디테일, 시간성의 능란한 구사, 그리고 독자들을 피식거리게 하는 유머까지 겸비했다. 이 소설기계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을 독자가 있을까.
:그래, 정말 나처럼 그의 광팬이라면 사양하지 않고 단번에 덤벼들겠지. 너무 오래 기다렸어요, 웃음. 슬슬 나올 때가 되었는데, 하면서 친구랑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는. 질질 끌면, 흥미를 쉽게 잃는 약점이랄 수 있는(?) 성격 때문에 주로 단편을 읽고 써 왔던 2003~2005년까지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을 듯. 새로이 시도하는 연작단편에 몰두하면서, [겹의 시선]이 닿는 지점을 훑어낼 수 있을 듯. 두근두근하다.(웃음)

- 창비시선 293 
불온한 현실에 맞서는 가장 불온한 언어의 감동

독특한 신화적 상상력과 그로테스크한 감각을 무기로 토속적 세계와 현대의 기형적인 실존을 그리며 주목받아온 김근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 출간되었다. 힘 있는 리듬과 서정성을 갖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더욱 개성적이고 안정된 목소리로 말과 사물의 혼돈스러운 경계를 노래하며 가장 근원적이고 급진적인 길로 발을 내딛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의 첫 번째 시집에 매료되었기에 망설임 없이 바로 주문해놓고, 리스트 작성 중. 시집과 함께 전진하면서, 갖가지 공상을 곁들이며 유쾌할 수 있었다. 한껏 부풀었던 ‘리듬’을 가득 안고 ‘경계’를 서성이면서, 폴짝폴짝 뜀뛰기를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 원제 あなたが、いなかった、あなた (2007)

어느 것 하나 비슷한 작품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형식과 내용을 선보인 이 작품집에는, 공통적으로 의사소통의 단절과 현대인의 고독이라는 감정이 짙게 깔려 있다. 그것은 창작이라는 행위와 소설이라는 요소를 끊임없이 의식하고 고민하는 그의 작가다운 ‘장인정신’에서 기인하는 것일 터이다. 젊은 패기와 자신감에 더해 어느덧 데뷔 10주년이 가까워오는 작가로서의 노련함을 갖추기 시작한 히라노 게이치로의 앞으로의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집이다.
:오랜만의 작품집. 그리고 이어지는 소설의 고민. 특정한 하나를 놓고, 여러 가지 요소가 함께 어울려 버무려진 다양한 결과물. 그 동안 밀린 책을 읽느라 주문을 삼갔는데, 이번에 이 책이랑 봐뒀던 몇몇 책이랑 모아서 한꺼번에 지를 생각. (웃음) 나는 거침없는 발걸음으로, 한계가 느껴지지 않는 시도를 보이는, 그가 너무나도 좋다.(취향이 밑바탕이 되었지만.)

| 원제 Михаил Шолохов 
숄로호프는 자신이 직접 보고 체험한 것, 무언가 새로운 것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하고자 했다. 그의 단편들은 보통 액자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거의 모든 이야기가 작가-화자와는 다른 화자의 고백으로 진행된다. 이런 기법은 카자크의 생생하고 다채로운 구어체 방언을 그대로 살려, 이야기에 개성적이고 독특한 특색을 부여해 준다.
:많이 접하지 않았던 작가의 작품이 포함되어 너무 기쁘다. 새로운 모험을 시도할 수 있을 듯해 저절로 어깨가 으쓱거린다. 준비가 덜 된 상태로 휩쓸린다 해도, 다채로운 언어의 물결이라면 적극 환호하면서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인정하기 싫겠지만 사랑이 없는 일상은 어딘가가 죽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에쿠니 가오리는 이렇게 당신을 응원한다. 사랑을 하는 순간 찾아오는, ‘지금까지 지니고 있던 이성과 도덕성이 무너져, 자신이 대체 어떤 사람이었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하나의 작은 죽음과 ‘지금까지 몰랐던 자신이 반짝 눈을 뜨고 숨 쉬기 시작하는’ 재생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나는 ‘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그렇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러 가지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재생이라 여기고 있고. 일서를 갖고 있어, 번역본을 당장에 살 지 안 살 지는 잘 모르겠다. 신간으로 깔리게 되면, 슬쩍 들춰보고 다시금 판단하게 되겠지. 소담에서 나오는 책은,(좋아하는 작가의 경우)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집게 되지만.

| 원제 Good Morning, Midnight 
『한밤이여, 안녕』은 분열되고 우울하며 심지어 초현실적이기도 하지만 매우 강력하다. 이 작품은 한밤에게, 어둠에게, 깊이를 알 수 없는 강과 같은 삶에게 아픈 아침 인사를 해야만 하는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것을 풀어보라는 동질감에 대한 리스의 도전 어린 질문이다. 인간을 이해하는 시작. 바로 이것이 이 소설이 갖는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초현실적이고 강력하다]에 확 꽂혔다. 세 출판사의 고전이 함께 쏟아져; 출간되어 살짝 당황했지만, 이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현재 읽고 있는 책을 덮는 대로, 같이 주문할까 싶다. 끝을 알 수 없게 연속 회전하는 영상을 볼 수 있을까. 어둠과, 깊이와, 분열과, 우울함이 끊이지 않기를 슬그머니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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