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인 2월8일, 안산문화예술의 전당에서 '2009 으랏찻차 콘서트'를 했다.
인터넷 기사를 보고 알았는데 천원짜리 공연이란다.
당장 표를 구매하러 가보니 이미 매진이다.
여기저기 구경하다 알게 된 소식.
으랏찻차 응원 메세지를 홈피에 남기면 1인당 2매씩 표를 준단다. 선착순 50명.
당장 내이름으로 메세지 남기고 남편 이름으로 남겨서 4장 확보.
(죄송^^)
토욜에 친척 돌집에 갔다가 친정에서 밤새 술마시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5시 공연에 맞추어 안산으로 출발.
대보름이라서 한과도 준비해 놓아서 아이들과 맛있게 먹고
공연을 보았다.
안산시립국악단의 연주와 합창단의 뮤지컬 합창,
한국에 온 필리핀 일반인들의 전통무용
(무용가들이 아니라서 연습을 엄청했단다)
안치환씨의 노래와 발레단의 공연..
아이들과 보기에 지루하지 않아서 너무 만족스러웠다.
필리핀무용에선 전통음악이 나오는데..
옆에 앉은 은영이가 뭐라고 중얼중얼..
"......"
"뭐라고?" 작게 물어 보자
"숭구리 당당 숭당당..숭구리 당당 숭당다...그러는거 같아요"
음악이 정말 그렇게 들렸다.
참 사회는 로버트 할리씨와 여자분이 보았는데..
중간에 여자분이 나와서 갑자기
"으랏찻차 응원메세지 중에서 두개를 소개하겠습니다"
하더니 내가 쓴 글을 읽는 것이었다.
얼마나 놀랐는지..
2009년 소띠해에 13살이 된 소띠 아들.
12년전에 널 낳았을때는 사랑으로 키우리라 다짐했건만
학교에 보내고 공부를 시키면서 엄마가 욕심을 부려서
우리 아들이 너무 힘들었지?
눈을 여기저기 돌리는 "틱"증세를 보였을때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더구나.
이젠 엄마의 욕심을 버리고, 우리 아들이 원하는 영화감독이 될 수 있게
책 많이 읽고 영화와 공연도 많이 보면서 즐겁게 지내자꾸나.
우리 아들이 유명한 영화감독 되면 엄마 세계여행 보내준다고 했으니 기다릴께.
재진이에게 "저거 엄마 글이야" 했더니 신기해 한다.
듣다보니 나도 눈물이 찔끔..
아이를 키우면서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내맘대로 안되는게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겸손해지는게 아이 키우는 부모들이다.
공연 잘 보고 안양으로 와서 저녁을 먹고
박석교에서 하는 정월대보름 행사장에 갔다.
8시인데 이미 쥐불놀이 깡통은 다 팔리고 아이들은 부러워서 구경만.ㅠ.ㅠ
행사공연도 하기에 "얘들아, 공연이라도 봐"했더니
"엄마. 저런거 실컷 보고 왔는데 또 봐요"하면서 툴툴거린다.
쥐불놀이 못하는게 아쉬워서 그런건데 웃겼다.
일단 소원적기 해서 달집태우기 할 나무더미에 묶고
2천원에 소원쓰기 돌 사서 신청해두고
천원에 캐리커쳐 그려주는 줄에 섰는데 춥기도하고
집에 그냥 가자니 은영이는 꼭 그리겠다고 해서 겨우 그리고 왔다.
본인에게 '너는 영화감독이 될것이다'라고 쓴 아들..ㅎㅎ
연예인이 꿈이라니..정말 될 수 있으려나

토끼 같다고 좋아라하는 은영이.

이건 보너스..
얼마전에 술 한잔하고 차 끌고 온 남편때문에 화가 나서
은영이에게 싸인 받으라고 시킨 경고문.
다음에 또 운전하면 차키를 뺐는다고 협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