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8월 내맘대로 좋은 책!

"탄탄한 구성과 충격적 결말"
 
살인자들의 섬
데니스 루헤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본 탓일까. 영화 '미스틱 리버'는 영 심심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팬인데, 저 영화는 도대체 '연출'이란게 보이지 않잖아, 이런 생각을 하며 투덜투덜. 원작의 경우, 세 소년 사이의 계급적 그늘과 가족관계, 가문의 내력 등이 보다 치밀하게 묘사된 탓일 수도 있다. 그걸 두 시간 안에 다 풀어내기란 쉽지 않으니. 여튼 확실히 개성적인, 웰 메이드 스릴러였던 <미스틱 리버>에 대한 호감 때문에 신작 <살인자들의 섬> 역시 즐겁게 펴들 수 있었다.
 
<살인자들의 섬>은 전작처럼 남자들의 세계, 가족의 문제, 누구에게나 잠재되어 있는 폭력의 뿌리에 대한 이야기이다. 허나 이야기는 전작보다 훨씬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단 며칠 동안 벌어지는 사건 탓일 수도 있고, 한 남자의 내면에 집중한 때문일 수도 있다. 이 소설의 줄거리-특히 결말을 말하는 것은 절대 안될 일이다. 책소개를 쓰면서도 고심한 부분. 축제의 퍼레이드 속 극명하게 갈리는 명암이 인상적이었던 <미스틱 리버>처럼, 이 소설의 끝마무리 역시 훌륭하고 또 가슴 아프다. 쉽게 끊어지지 않는 폭력과 상처의 고리를 보며.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하는 이름-데니스 루헤인이다.
 
문학담당 박하영
(zooey@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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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4 2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zooey 2004-08-17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ing/ 알려준 숙소는 정말 괜찮았소. 베리베리 땡큐~ ^^
Kel/ 네, 저도 영화는 영 성에 안 차더군요.; 소설은 미친듯이 재미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확실히 묵직한 뭔가가 느껴져요.

2004-08-25 0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디어 심윤경씨 인터뷰 올라갔습니다. 3주만에 겨우 정리 마쳤네요. ㅠ.ㅠ 매우 즐거운 인터뷰였는데, 이제사 올리다니 죄송할뿐.;

http://www.aladin.co.kr/authorfile/meet/simyunkyung_200408_01.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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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8-09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에 대해서 여쭤 보신다더니, 왜 그건 없나요? ㅋㅋ ^^

zooey 2004-08-09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사실 인터뷰 시작 때 제일 먼저 이야기 나누었지요. 마태우스님에 대해서. 심윤경씨가 알라딘에서 마태우스님의 놀라운 인기에 정말 많이 놀라시더군요. 으흐.
 

 

 

 

 

금요일 저녁 퇴근 길, <뱀에게 피어싱> 완독.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과 함께 2004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아주 짧은 소설. 음,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느낌. 잘 쓰긴 했다.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간에. 혓바닥에 피어싱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상상만 해도 으아. 난 무서워서 여직껏 귀도 못 뚫었다.

토요일 느지막히 일어나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를 보러 출발. 에, 확실히 3편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지네. 그러나 그 다단한 이야기거리들을 2시간짜리 영화에 우겨넣으려니 조금 힘들어보인다. 유난히 애들이 왔다갔다 산만모드. -_-; 4부 <불의 잔>은 애들이 어찌 버틸지 모르겠다. <불의 잔>부터는 진짜 하드해지니. 살인으로 시작해서 살인으로 끝나는걸. 좀 헤매다 아웃백 충무로점 행. 여기는 명동점에 비해 현격히 사람이 적다. 주말 저녁에 기다리지 않고 들어간 건 처음. 여자 넷이 눈깜짝할 새 먹어치우고는, 참새 방앗간 못 지나친다고 대학로까지 보드게임하러 갔다.;; (명동엔 유감스럽게도 보드카페가 없다. 찾아본 바로는.) 크흐. 그날 게임은 완패. 집에 돌아오는 길 <외딴 섬 악마>를 읽기 시작, 새벽까지 다 읽고 잤다. 으아, 이건 정말 '지옥도'라는 표현이 딱 맞잖아. 정말 기괴 그자체인, 인상적인 작품이다. 동서미스터리북스 중 꼽을만한 책.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홍대 행. TV에 나왔다는 수영장 까페를 찾아. 아주 작은 풀이 하나 있는데 발 담그고 물장구치며 놀만한 사이즈다. 사람도 거의 없고, 아기자기 잘 꾸며놓은듯.(뭔가 언발란스하고 야시시하긴 하지만;) 1, 2층과 정원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니는 우리에게 음료수를 리필해주어 더 감동. 흐흐. 연인들끼리보다는 여자친구 서넛이 우르르 놀러가면 좋을 분위기. 집에 오면서는 <여인과 일각수> 완독. 여러 여인이 등장하고 줄거리가 두 갈래로 갈라져서인지 <진주 귀고리 소녀>보다는 덜 재미있었음.

월요일에 할 일. 심윤경씨 인터뷰 업뎃. 휴가장소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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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thele 2004-08-09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요... 미국갔을 때, 거기 사는 고종사촌이 데리고 온 친구가 저한테 자랑한답시고 그 피어싱을 눈앞에서 날름거려 보인 안좋은 추억이 있답니다. 뭐 어디까지 뚫을 수 있나 한계를 시험하는 동네라서 혀피어싱 정도는 노멀하다는데,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기 힘들더군요.

무더울 때 읽으면 아주 좋을 책이죠, [외딴섬 악마]. ^^

레이저휙휙 2004-08-09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체력이 정말 좋네요. 홍대에 그 흐믓한 카페에 언제 함께 가봅시다^^ 여름이 가기전에
 

 

 

 

내가 운 건, 언젠가는 이렇게 될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늘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애를 써왔다.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항상 조심했다. 나는 내 삶이 안전하기를 바랐다. 아주 조심해야, 운이 좋아야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있으리란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잘해나가고 있었다. 누구도 나를 흔들어놓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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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잡담+브리핑] 7월의 신간

너무 오랜만이라 제 방인데도 어리둥절하군요. 알라딘 편집팀원들이 일제히 휴가를 갔나 생각하실까봐 슬쩍 들어와 글 남깁니다. ^^;

알라딘에 입사한 후, 실감하게 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독서의 계절은 가을이 아닙니다. 바로 '여름'이지요. 대박 책들도 쏟아져나오고 그만큼 팔리기도 많이 팔리고 이벤트도 많아지고. 그래서 업무량도 자연 배가 됩니다. 아아, 4, 5월만 해도 나름대로 여유있게 책도 읽고 리뷰도 쓰고 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그날그날 들어오는 책 한번씩 훑어보기도 벅차답니다. 요사이 유행하는 기호로 표현하자면 OTL이지요. 흐흐.

지난 주는 특히 피크였습니다. J.R.R. 톨킨 팬들이 오래 기다리시던 <실마릴리온>이 출간되었습니다. <반지의 제왕> 훨씬 이전 시대의 선과 악, 빛과 어둠, 창조와 파괴의 이야기. 인간과 난장이, 엘프, 각 종족의 시원도 밝혀집니다. 1권 사면 2권 드리는 예약판매 이벤트를 진행했던 <아더 왕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최근 <다 빈치 코드>에도 등장했지만 원탁과 성배의 전설은 서구 문학의 중요한 원류 중 하나이지요. 저는 <아더 왕> 하면 '희망이여 빛이여 아득한 하늘이여~' 노래부터 생각납니다만.;

각종 문학상을 받은 소설들도 잇따라 출간되고 있습니다. 2002년 <나의 아름다운 정원>, 2003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뒤를 잇는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은 <싸이코가 뜬다>입니다. 에, 상당히 독특한 소설인데요. 전작들의 명성을 이어갈지는 좀더 두고 보아야 할듯 싶습니다. 맥락으로 보면 <피터팬 죽이기>와 약간 비슷한데, 좀 성급하지만 '모라토리엄형 인간'을 그린 소설이 우리 문학의 한 경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1970년대 후반생들의 트렌드랄까요. 아, 2003년 부커상을 받은 <버논 갓 리틀>도 있네요. 작가의 필명이 상당히 특이한데요. DBC 피에르. Dirty But Clean의 약자라고 합니다. 이력도 상당히 화려하더군요. (별로 좋지 않은 의미에서요. 하하.;)

여름답게 장르소설의 출간이 이어집니다. 고정팬을 보유한 스웨덴 작가 헤닝 만켈의 신작 <방화벽>이 나와 많은 이들을 기쁘게 했지요. '쿠르트 발란더'가 늙어가는 모습을 보며 아, 슬슬 이 시리즈의 끝이 다가오는구나 예감합니다. 딸 린다가 경찰이 된 후의 활약을 그린 새 시리즈에서 발란더의 조언을 종종 얻는다니 그나마 다행입니다만.(문제는 그 시리즈가 과연 우리 나라에 번역이 될 것이냐! ㅠ.ㅠ) 추리소설의 고전이 아니라 최근작만 고집한다는 Black cat 시리즈도 어느덧 네 권째네요. 근래 미국 에드거 앨런 포상을 수상한 <윈터 앤 나이트>에 이어 일본에서 추리소설협회상을 받은 <돌 속의 거미>가 출간되었습니다. <윈터 앤 나이트>는 하드보일드한 느낌이 물씬 풍기고, <돌 속의 거미>는 아직 읽지 못했지만 줄거리만 보자면 판타지+심리적인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1000권을 목표한다는 동서 미스터리북스는 어느덧 150권을 넘어섰군요. 정말 대단합니다.  '프랑스의 존 그리샴'이라는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의 <돌의 집회>는 보다 신비주의적이고 자극적이지만 덜 치밀하고 성긴 편입니다. 그래도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께인데 쉽게 읽힌다는 미덕이 있지요. 요새 SF가 뜸한데 그나마 커트 보네거트의 <고양이 요람>이 다시 나와 아쉬움을 조금 달래주는군요.

이외에도 수학과 야구라는 소재를 멋지게 다룬 <박사가 사랑한 수식>, 가볍지만 재미있게 읽히는 <나의 피투성이 연인>, 샐린저의 마지막 소설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 진짜 존 그리샴의 최신작 <최후의 배심원> 등 7월의 나온 책들의 면면은 정말 화려합니다.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게 더 끔찍할 뿐이지요. 오늘만 해도 <나의 미카엘>, <여자를 안다는 것>의 작가 아모스 오즈의 신작 <블랙 박스>가 들어왔고 독일의 새 소설 두편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에에, 그리고 다음주나 다다음주면 천운영의 새 소설(드디어!)과 알라딘이 사랑하는 작가 산도르 마라이, 의학 스릴러의 대명사 로빈 쿡의 신작이 나올 예정이구요. 그야말로 빡빡한 여름날입니다.

편집팀 서재에 언제쯤 새 글을 올리게 될지 모르겠지만(으으.;) 다들 물밑으로 열심히 보다 좋은 책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일하고 있답니다. 혹시라도 놓친 책이 있을까 종종거리면서요. 오락가락 비는 계속되고 공기는 무겁고 끈끈하고, 불쾌지수가 한없이 높아지기 쉬운 시기네요. 모쪼록 건강 잘 챙기시고 즐거운 휴가계획 세우시길. 아, 쓰다보니 여름인사가 되었네요. 담에 또 뵙겠습니다. ^^

(아, 낼모레는 요사이 알라디너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심윤경' 작가를 인터뷰할 예정입니다. 혹시 작가분께 질문하고 싶은 게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셔요. 저와 예린씨가 대신 가서 꼭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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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ey 2004-07-21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내가 왜 인터뷰를 간다고 했을까. 일이 너무 많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