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사스 대학 스페인어문학과 교수 조나단 메이휴가 운영하는
Stupid Motivational Tricks란 블로그가 있다. 논문 쓰기와 관련해서 여러 팁들을 주는 블로그. 꽤 도움되는 얘기들 볼 수 있다. 조금이라도 (계획엔 못 미칠지라도) 글을 쓴 날은 달력에 표시하기, 공백인 날 없이 얼마나 많은 날들 연속으로 쓰나 보기 (*음 이보단 더 복잡 정교한 방법이었는데, 내가 그대로 한 바 없으니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그의 조언이, 그대로 해봐서 도움되었다는 게 아니라, 도움될 걸로 예상할 수 있었다인 것), 아침에 그 날의 쓰기를 끝내고 오후부터 밤까지는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리서치하기. 이런 팁들. 지금은 거의 들르지 않지만 한땐 매일 갔었다. 리서치 & 라이팅, 이것에 대해 자주, 그리고 꽤 개인적이며 좋은 얘길 올리는 블로그는 흔하진 않을 거라서.
매일의 쓰기 목표를 구체적으로 (오전 중 3시간이라거나, 1천 단어) 정하고,
일단 그걸 끝낸 다음 연구를 해라. 이건 연구자가 아니라 작가들 중에서도 그 방식으로 썼거나, 아니면 같은 조언을 준 여러 사람들이 있을 거라서, 거의 보편적이게 들리는 얘기. 지금 바로 생각나는 건 토마스 만이다. 매일 오전 중 써야할 양을 쓴 다음 오후에 다른 일들을 했다는. 그에게 글쓰기는 거의 시민적 직업이었다는. 아마 무라카미(하루키)도?
쓰기는 매일의 일과여야 한다. 여기에 보태어 메이휴가 강조했던 건,
일단 쓰기 시작했으면 연구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연구부터 하고 오겠다며) 중단해서는 안된다,
연구가 끝난 다음 쓰겠다며 쓰기에 착수하기를 미뤄서도 안된다, 할 수 있는 한 빨리 일단 쓰기 시작하고 연구해라. 쓰면서 그에 필요한 연구를 하기도 하지만,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연구를 해라.
이것, 거의 보편적으로 타당하고 도움될 조언일 것임.
그런가 하면, 루 살로메와 니체가 여름을 같이 보냈던 82년. 루 살로메가 그 여름을 회고하며 전하기로,
당시 니체는 이후 10년 동안 글쓰기를 중단하고 대학으로 돌아가 자연과학을 공부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기 철학에 더 단단한 기반을 주기 위하여. 니체는, 그 누구도 아닌 니체가, "연구부터 하고 오겠다며" 쓰기를 10년이나 포기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니체의 MO. 그게 보통 학자들의 것과 같겠냐.;; ㅋㅋㅋ;; 이기도 한데,
바슐라르의 <로트레아몽> 꺼내서, "불의 이미지에 저항하는 것은 삶의 이미지에 저항하는 것과 같다 To resist images of fire or resist those of life is the same thing." 이 문장 읽으니, 이 문장과 근방 문단들 보면서 (그것만 하면서) 이틀은 보내야할것같아진다. (이 심정과 별 상관없어보이겠지만) 니체의, 10년 동안 과학공부해야겠다. : 공감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