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혁명 230주년. 2019년. 

혁명을 기념하는 이 영화, 어제 알게 되었는데 유튜브에 1500원에 나와 있어서 냉큼 구입했다. 

따분하고 순진한 관제 영화. 엉큼하면서 순진한 "척"은 아니고 순수히 순진한? 

그래도 만들어주셨음이 어디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히 본다. 



바슐라르 과학 철학의 중요한 면면들은 프랑스 혁명과 같이 이해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개인의 삶을 통제하고 향상하는 진리. 공동체의 형성의 원리로서의 진리. 보편. (....) 사회와 진리와 행복. 

특히 <응용 합리주의>엔 과학사에서 이것들을 이끌어내는 건 무리 아닙니까, 이게 정말 과학사가 주는 교훈인가요. 싶은 대목들이 많은데 그게 다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하면 갑자기 선명히 이해될 수도 있음직..... 그렇다. 


아무튼 그래서 이런 주제들로 얼른 논문들도 착수하고 쓰고 싶어지는데 

정신없이 혁명사 책들 읽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 혁명에 대해서, 혁명사에 인생을 ㅎㅎㅎㅎㅎ 바친 사학자들의 (그게 누구든) 책을 단 5 페이지만 읽더라도, 영영 아무말 하지 못하게 될 거, 경의를 표하게 될 거... 라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무엇도 쉽지 않았고 어디에나 적이 있었고 적은 언제나 강했따. ㅎㅎㅎㅎㅎ 그랬. 그럼에도 언제나 누군가는, 그러니까, "별을 보았."


그들이 라마르세예즈를 국가로 택했고 삼색기를 국기로 택했다. 이게 다 경이롭게 느껴진다니깐요. ;;; 다행스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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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자는 낭만적인가. 

프랑스 남자를 어떻게 규정하겠는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보다가 빵 터졌었다. 

1:30 지점에 나오는 언니. "프랑스 남자라. 여혐하고 반동적이고 우파죠." 


- 여혐하고 반동적이고 우파죠. 그게 원하는 답 아니었어요? 


그러나 인터뷰어는 잠시 침묵하면서 그걸 원한 게 아니라고 느껴지게 하더니 

"경험에서 나온 생각인가?" 반문한다. 그리고 답한 언니는 예민해지면서 (눈빛이 순간 좀 싸늘), "물론이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하튼 웃겼. 

프랑스어는 보편 언어다. 보편을 말하셨. ;;; 




요즘은 하루 12시간 넘게 책상 앞에 앉아 있는데 

(전과 비교하면 적어도 서너 시간은 더인) 며칠 전부터 허리가 아파서 혹시 이 때문인가, 왜냐 왜 허리가 아프냐, 하다가 오늘 정형외과 가보았다. 살면서 허리가 아픈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그러므로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가본 적도 없었다가 오늘 처음 감. 사실 걱정이 되기도 했다. 


몸은 괜찮으냐, 어디 아픈 데는 없냐. 누가 이런 질문을 했을 때 "제가 몰라서 그렇지 있겠죠" 답했다가 질문했던 분이 크게 웃으셔서 당황했던 적이 있다. 모르다가 알고 보니 오랜 병이었던 병.......... ;;;; 그렇게 알고 그러고 앓다가 죽을 수도 있겠지. 생각해 옴. 그러니 허리가 아프지 않았다 해서 허리가 그동안 건강했다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지. 알고 보니 허리도 허리지만 그보단 허리가 아니라..... 그런다면, 이만큼 살았으면 되었다고 생각해야지. ;;;; 


저러면서 병원에 갔는데 엑스레이를 본 의사는 이상이 없다고 했다. 그래도 이왕 왔으니 물리치료 받고 가라는 식으로 물리치료를 권해서 받았는데, 물리치료 이거 좋았다. 진료비가 9천원. 아프지 않아도 물리치료 받으러 다니고 싶어질 거 같았다. 미드나 미국 영화에서 정신과가 보험처리 되던 그 시절은 얼마나 좋았는가, 정신과에 중독되던 그 시절.... 식으로 얘기하던 걸 물리치료 받으면서 생각함. 보험처리 되기 때문에 중독되어도 되는 의료서비스......... 무엇이 있는가. 


의사에 따르면, 의자에 앉아 있는 일은 그 자체로 인체에 해로운데 

40대 중반이 넘어서면 그게 더 그렇게 되고 그러므로 최대한 앉지 않는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 운동을 한다고 해서 허리 통증을 예방할 수는 없고 운동은 적당히 해야지 적당을 넘으면 독이 되는 것이어서, 생활 속에서 움직임이 운동이다, 생활 내에 운동이 있다,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맞지도 틀리지도 않는 말로 들렸다. 

의사는 코엔 형제 영화에 나올 거 같은 인물이었다. 절대 눈을 마주치지 않고 모니터 화면만을 보면서 앞의 환자에게 말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혼잣말도 아니게, 내가 말을 해야 하니 하지만 안할 수 있다면 안할 것이다 투로 말했다. 나는, 이 분 의사 맞나? 생각함. 병원의 분위기도, 접수 받는 간호사 님도, "온수 사용금지"와 "정수기 절대 사용 금지"가 붙어 있는 정수기도 다 이상했던 오늘 오전의 병원. 그러나 물리치료는 좋았던 오늘의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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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10-27 2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물리치료 아주 좋아해요. ㅎㅎㅎ

몰리 2021-10-28 12:21   좋아요 0 | URL
물리치료 최고!
안마의자 ㅎㅎㅎㅎ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자취남 채널에 나왔던 집 중에 30대 싱글 남자가 침대를 (의자도 아니고), 안마? 마사지? 기능이 있는 침대로 두고 있는 집이 있었는데, 그 침대 좋다고 추천한다고 하던 내용이 있었거든요. 그 분 뜻을 갑자기 이해했어요!

2021-10-28 2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29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29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29 1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30 1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30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30 17: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마 전 번역된 이 책. 이 책도 Library Genesis에 있다. 

에델스틴의 다른 책들도. 다 고품질 pdf로. 에델스틴은 18세기 프랑스 지성사 주로 연구하고 스탠포드 재직한다. Entitled Opinions에 몇 번 출연했고 로버트 해리슨과 밴드도 같이 하는 사이. 


좋은 글 꾸준히 쓰고 그럴 수 있게 공부도 꾸준히 열심히 하고. 무척 그러고 싶은데 돈도 벌어야 하고. 

세월이 월 단위, 연 단위로 휙휙 가는 동안에 그래야 하고. (.....) 그렇다. 그런데 그러는 와중 

신선한 공기, 바람 같은 책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긴 하고 그게 정말 그러니까 "인문학의 위안" 같은 것. 

역사학의 위안. 철학의 위안. 


영어권 저자들에게서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은 기묘, 절묘한 화법들을 보여주는 프랑스 저자들. 

그들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 보는 것이, 그것이 바로 정신의 형성이다.... 같은 생각까지 하게 만드는 그들. ㅎㅎㅎㅎ 그렇다. 지금은 오직 고평가 중입니다. (....) 제대로 만나고 거기서 무엇이 나오게 해야 할텐데 말입니다. 아무 성과 없이 세월이 가는데, 하긴 그래도 그것도 나쁘지 않. 진짜로 재미있어보니까 성과 없어도 상관없. ;;;;;; 그렇게 되어버린 21년의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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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10-01 05: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재밌으면 충분합니다. 그게 안되서 다들 고생이죠 머.

몰리 2021-10-01 10:15   좋아요 2 | URL
나무가 많은 곳에 조용한 집 + 먹고 살 돈.
이거면 모두가 해결 ㅎㅎㅎㅎㅎ 되는 것인데 그게 안되어 ;;;; 고생.
50억 퇴직금 얘기에, 아니 반란이 일어나야 하는 거 아니냐, 내가 먹고 살 돈 해결되면 반란한다, ;;;;; 이러고 있어요.

han22598 2021-10-06 05:17   좋아요 2 | URL
오십억얘기....진짜 험한 말 막 나왔어요...
인생 먼가.
그 오십억 가진 놈보다 반드시 더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봤어요.끙.

이제부터 나무를 심읍시다. 시간이 지나면 나무는 크고,
그리고 그 나무들이 돈 열매를 주렁주렁 맺으면 좋을텐데 ㅋㅋㅋㅋㅋㅋㅋ;;;;;;;;;;;;;

2021-10-06 0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08 0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터넷이 준 신세계로 Library Genesis도 빼면 안된다. 

프랑스 19세기는 2제국은 뭐고 루이 필립은 그래서 왕이야 대통령이야 (한숨) 하다가 아! Library Genesis! 가서 검색하고 바로 도움될 책들 보는 것이다. 분명 도움되겠으니 나중에....... 힘 넘칠 때 확인하기로 하고 다운 받고 끝이지만 중요한 (그리고 주로, 비싼. 아주 자주, 구하기도 힘든) 책들을 책상 앞에 앉아서 바로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은 


소리바다 신세계 시절에도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다. 저작권 문제 때문에도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었겠지. 그러니까, 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되는 사이트인지 모르겠으나 뭐 하튼 사적 1인이 "교육"(자기교육) 목적으로 오직 자기 pc에서만 쓰고 있으면, 그저 감사하면서 그렇게 계속 써도 될. Library Genesis의 자매 ("동지") 사이트로 Internet Archive도 널리 오래오래 칭송 받아 마땅하다.  



20세기 프랑스의 역사학자들을 다루는 위의 책. 

프랑스 현대사 관련 책들 Library Genesis에서 찾아보다가 발견했다. 역사학자가 역사학자를 말하는 책이다. 20세기 프랑스의 역사학자들 중 42인이 선정되었고 이들 각각을 개별 에세이로 논의한다. 그래서 42장이고 장 제목은 역사학자 이름. 마크 블로흐, 필립 아리에스 같은 들어본 이름도 있지만 대부분 낯선 이름. 그런데 푸코가 갑분 ;;; 등장한다. 어 형이 왜 나와? 느낌이다가 아, 그는 무슨 역사를 했? 성의 역사. 그 역사는 역사학에서 무엇을 했? ... 암튼 참 그렇군요 느낌으로. 


그 사회에 지성의 삶, 정신의 삶이 존재하냐 아니냐는 이런 책이 기획되고 나올 수 있느냐 아니냐로 

알 수 있지 않냐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 이 책의 한국판 기획을 한다면 어떤 책이 나올까. 


혁명 주제로 읽었던 글 중에 프랑스에서 사회주의의 기원을 혁명과 연결하는 글이 있었는데, 어느 귀족의 회고록에서 인용하는 대목이 있었다. 혁명이 발발하고 "인간과 시민 권리에 대한 선언"이 나오고 얼마 후 그 귀족은 친구 귀족과 연회(? 파티?), 흥청망청하는 자리에 있게 되는데 거지가 그들 앞에 나타나고 돈을 요구한다. 거지의 말을 듣지 않음은 물론이고 거지가 (사람으로) 잘 보이지도 않았던 귀족들은 그를 바로 쫓아내려 하지만 거지가 물러서지 않고 이런 말을 한다. "누구는 굶고 누구는 흥청거릴 수는 없어. 이제 그게 법이야." 이 말에 귀족들은 웃음이 터지고 돈을 쥐어준다. 


그런데 그게 뭔지 바로 지목하지는 못하겠지만, 이런 얘기를 잊을 수 없게 전하는 어떤 힘이 그 글에 있었다. "이제 그게 법이야" 이 말을 살짝 강조하면서 독자도 웃게 하고 동시에 생각하게 하던 어떤 절묘한 화법? 프랑스 저자들 특유의 뭔가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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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프랑스 혁명 주제 동영상은 거의 다 본 거 같아지고 있었는데 (몇 년 동안 수시로 검색하고 봐왔으니), 전혀 아니었다. 본 게 한국어 아니면 영어고 그러면 유튜브 알고리듬이 찾아주는 것도 한국어, 영어인가 봄. 하나도 못 알아들어도 불어 동영상을 일단 클릭하고 보기 시작하니까 불어로 된 혁명 주제 동영상들이 쏟아져 나오는 느낌. 


저 채널은 Batailles de France 이런 이름인데, 혁명 나폴레옹 로마사 등등을 전쟁 게임 풍으로 재구성하는 동영상들이 있다. (게임 풍으로 재구성을 채널 주인이 한 건지, 아니면 실제로 게임들이 있고 그 게임들을 편집? 한 건지는 확인하지 못함. 전자일 거 같다.... 실제로 프랑스 혁명 주제 게임이 세상에 있다면 게임알못이어도 들어보지 않았으려나). 이 채널 영상들은 못 알아들어도 볼 수 있고 심지어 웃기다. 프랑스 전역에서 구체제에 대한 분노가 일었다... 이런 내용은 프랑스 지도를 띄우고 전지역에서 타오르는 횃불, 전지역마다 강력한 느낌표 풍선들로 표현한다. 루이 16세가 지도 옆에 등장하여 "Il y a un probleme?" 그러고 프랑스 전지역마다 성난 뾰족뾰족 풍선들이 "Faim!!!" 외친다. 


유치하고 좋다. 

후대가 우릴 어떻게 이해할까, 궁금해 했던 당시 혁명가들에게 이 동영상 보여주고 싶어지는.... 




로베스피에르의 몰락 주제의 한 짧은 동영상엔 

맨 위 댓글이 "아 저 시대에 프랑스 시골에 살던 사람들은 매일매일이 WTF is happening in Paris? 였겠다..." 였는데, 바로도 웃겼고 나중 생각해도 웃겨지던 말. 로베스피에르의 처형은 또 얼마나 급작스럽고 황당했을까. 정말 매일매일이 WTF is happening in Paris? 였겠다. 


그런데 저 맨 위 댓글에 줄줄이 달린 답글들이 다

"지금 미국이 (미국이야말로) 그런 거 같은데?" 1년전의 답글들. 트럼프가 뭘, 무슨 짓을 하던 때였나는 찾아보아야 알겠지만 미국에도 한동안 정치계를 WTF 없이는 볼 수 없던 시절이 있었던 것이었.  





영어 라디오 방송, tv 방송을 녹음한 테이프와 대본 책. 이런 게 월간지로 나오고 

영어 학습자들은 그걸 사던 시절이 있었다는 게, 이런 게 정말 격세지감. 90년대에 나는 한 달에 24만원인가 하던 학원에도 세 달 다닌 적이 있다. 주 3일, 1일 2시간 그랬나. AP 라디오 클립을 반복해서 들려주고 표현 정리해주는 게 수업의 내용이었다. 이 오래전 일이 지금도 생각하면 으 아깝다 아까워.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고 심지어는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내용이었. 그리고 실제로 혼자 자료 이것저것 반복해서 듣고 딕테이션 하고 그랬다. 


그 시절 그랬듯이 불어도 해보고 싶어지는데 유튜브에 좋은 자료가 무궁무진하다는 게, 이거 정말 격세지감. 아니 영어도 겨우 그까짓 라디오 tv 방송이 구하기 쉽지 않던 시절이 (아마 00년대 초까지도) 있었는데 영어 아닌 언어들은 오죽했을까 하게 된다. 자막도 불어는 물론이고 영어 자막까지 제대로 제작된 동영상들. 종이와 볼펜 옆에 두고 뽕을 뽑아야 하는데.... 아아 언제 그럴 수 있나?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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