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르노는 발자크를 사랑했다. 


"소년, 소년을 ..." 로 이어져야 할 거 같은. ;;;;; 

<문학 노트>에 발자크 주제 에세이들이 있는데, 그 중 <잃어버린 환상> 본격 탐구에 바쳐진 글을 그는 아내 그레텔에게 헌정했다. 내용이, 발자크가 천재적으로 증언한 바 자본주의의 야수성 이런 게 핵심인데 아내에게 헌정함. 


이들은 과연 범상하지 않은 세계에 살았던 것이긴 한 것이, 아도르노가 그레텔과 결혼할 때 호르크하이머는 결혼 선물로 사드 후작의 책 ㅎㅎㅎㅎㅎ <줄리엣>을 이 커플에게 선물했다. 


그런데 발자크 주제 에세이도 그렇고 

아도르노가 맑스에 대해 쓴 글들도, 은밀하게 유혹적인 면들이 있습니다. 

....... 네가 나와 같다면.... ㅎㅎㅎㅎㅎ 이걸 깔고 말하는 글들. 

네가 나와 같다면, 너도 이들을 사랑할 것이다. 어떻게 이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니. 




발자크도 그렇지만 

맑스. 오오오오. 하지 않을 수 없. 

아도르노가 전해주는 맑스는 한 번도 소문으로도 만난 적이 없는 인물.  

진짜야? ;;;;; 더 알고 싶어지지만 영어 번역, 한국어 번역 다 미흡하니 아직은 더 만날 수 없는, 아도르노가 전해주는 맑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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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3-28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을 읽었는데 제가 워낙 평전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 책은 정말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발자크 책도 읽어야 하는데 생각만하고 있;;;
몰리님 덕분에 찾아서 읽어야겠다요.^^;

몰리 2022-03-28 17:33   좋아요 1 | URL
파친코 이민진 작가였나요, 자기가 아는 아주 똑똑한 중년 남성이 있는데 그의 은퇴후 계획이 발자크 소설 하나씩 전부 읽기라고, 90권쯤 되니까 은퇴후 계획으로 아주 좋은 계획이라고, 그런 얘기 했었어요.

아니 근데 그 계획 진짜 좋은 계획이다. 이 세계의 현실을 알수록 더 진짜로 인생을 살았던 거 같아지니까. (.....) 이런 생각이 들었었어요. 나이가 들수록 더, 진짜로 이 세계 현실을 알게 하는 것들에 끌리는 거 같아요.
 



이 분, <미학 이론> 영어 번역하신 Robert Hullot-Kentor. 


이 분이 쓰신 아도르노 연구서도 있다. 제목이, 무슨 이런 제목이? 아리송한 느낌 주는 Things beyond Resemblance. 이 책에 프레드릭 제임슨이 쓴 아도르노 연구서 Late Marxism, 비판하는 에세이가 있는데 


완전 최고입니다. 

이 주제에 당신이 관심이 있었다면 꼭 당장 지금 바로 망설임 없이 찾아 보아야 할 에세이라고 봅니다.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비판이 이런 비판이야. 

설령 그가 틀리더라도 (그럴 리가, 그럴 수가, 없지만) 심지어는 그 틀림으로도 그는 옳음을 증명하니까. 

단 한 사람이라도 그가 본 그것을 말할 때, 덕분에 너도 나도 내가 본 그것을 말할 수 있게 되니까. (....) : 대충 이런 내용의 감격이 밀려 듭니다. 그가 그것을, 그 골수까지 파고 들며 말할 때. 


네가 생각하는 인간이라면 너는 너에게 유리한 것을 보고 그에 따라 너의 삶을 조직할 수 있다. : 무려 인문학자들이 이런 걸 지혜라고 전할 때, 야 좀. 그만 해. 그러려고 공부했? (......) 이러는 분이 한 사람만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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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03-27 2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찜해놓을게요 몰리님 감사해요

몰리 2022-03-28 03:16   좋아요 1 | URL
제임슨을 가혹하게 비판하는데, 그걸 조롱으로 보면서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거 같아요. 그런데 조롱이 아니고 꼭 필요했던 (그런데 하기가 정말 쉽지 않은) 비판.

이런 비판이 있어야
인종차별도 더 본격적으로 비판할 수 있고.... 등등 독자인 나의 내면에서 뭔가 해방되는 느낌이 듭니다.
 

Free Read: 'The Melancholy Science' by Gillian Rose






이 책도 안 보여서 찾던 책인데 이건 찾아냈다.  

48세에 타계한 질리언 로즈의 책. 

다 읽은 건 아니지만 이 책 좋음. 독특하다. 


"아도르노와 비판이론에 관심있는 교수가 있는 학교에서 공부했더라면....." 

이런 생각을 예전에 자주 했었다. 그랬다면 무엇이 달랐을 것인가. 


학생(대학원생) 입장에서, 관심 영역을 공유할 동료, 잘 가르칠 교수가 있다 혹은 없다는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이긴 하겠는데 ..... 지금은 예전과 다르게 보게 된다. 

없어도 어쩔 수 없고 있다면 행운이지 없다고 불운인 건 아니지. 책들이 이렇게도 많은데. 

너를 가르칠 무수한 책들이 이미 네 곁에 있다. 


이 책도 그 무수한 책들에 속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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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잃어버린 줄 몇 년 지나서 알았던 책들은 꽤 있다. 그 몇 년 동안엔 이사가 꼭 있었다. 

며칠 전에도 본 거 같은 책인데 다시 찾아 보려고 하니 안 보임. 아무리 찾아도 찾지 못함. 

이런 일은, 아예 없었던 거 같지는 않지만, 겪어 보니 새로움. NEW! 


며칠 전까지는 아니어도 최근에 이 책 본 건 맞는 거 같은데, 아닌가. 

작년에 이사한 다음, 이 집에서 이 책 읽은 적이 있는가. 없다면 이 책도 이사하면서 잃어버린 것 아닌가.  


이사하고 나서 이 집에서 이 책을 보았다는 "증거"는 (일기에 기록을 했다든가 같은) 없지만 

.... 기억은 있다. "사회의 그물이 점점 긴밀하게 짜이면서 개인들을 완전히 포섭할 때" 대강 이런 구절이 책 시작할 때 있는데, 이 구절 여러 번 기억했던 기억. ;;; 여기 실린 Bach 주제 에세이는, "바흐의 적들에 맞서 바흐를 옹호하겠다"고 하는데, 도입부 읽으면서 감탄했던 기억도 있다. 이 집에 와서 있은 일이었던 게 분명하다. 



이거 사실 지금 무서워야 되는 거 아닌가. 

없어졌다니. 어떻게 없어지냐. 누가 가져간 거 아닌가. 

최근 이 집에 왔던 외부인은 세탁기 수리 기사, 가스 검침원, 두 사람이었다. 

세탁기 수리 기사가 공대 출신인데 하필 또 습관적 도벽이 있는 데다 "Prisms" (공대에서 이게 중요한 과목이 있지 않을까) 제목을 보고 갑자기 이끌려 자기도 모르게 (..........) : 이런 가설도 세워보았다. 세우고 바로 허물었. 


도어락 번호를 누군가 알아내어 내가 집에 없는 동안 들어왔던 걸 수도. 

(........) 이것에서 시작하는 가설도 몇 가지 세웠. 다가 바로 허물었. 



잃어버려도 되는 책이 최소 2천권인데 그것들 다 두고 절대 잃어서는 안될 책을 잃었. 

어떤 책도 서로 똑같거나 비슷하지 않고, 그 책은 오직 그 책이어야만 그 책이라는 것. (.....) 


아도르노가 비슷한 회고를 하기도 한다. 

프루스트 잃시찾 2권,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를 사려고 서점에 가서 책을 찾다가 찾지 못하고 직원에게 문의했을 때, 직원은 아도르노에게 이렇게 답했다.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는 재고가 없고 <5월의 소녀들>은 재고가 있습니다."


........... 으흨. (조금은 웃기지 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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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르노 책 중 이런 것도 있다. 이건 국역도 되어서 국역본은 제목이 <프리즘>. 

그의 책들 워드 파일 만들어서 워드 파일과 책을 같이 보는데, 이 책도 그러려고 책을 찾았지만 찾지 못하는 중이다. 책상에 앉으면 왼쪽에 다른 책들과 같이 두었었다는 기억이 있는데, 지금 3일째 찾고 있지만 나오지 않는다. 


너무 감쪽같이 안 보이니까 

그게 있었던 건 맞나? .... 의문이 진지하게 들려고 한다. 

구글 이미지에서 위의 책 이미지를 구해서 수시로 보면서, 책의 촉감 색과 크기 등등을 계속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 책은 책 표지는 저 (연한 하늘색, 연한 탁한 하늘색) 저런 색인데 책 등은 아주 아주 바랜 연하늘색, 거의 흰색이었다. 중고로 샀던 책이라 책 받고 나서, 어떻게 이렇게 딱 책등만 햇빛 받게 내두었던 거냐.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구글 이미지에서 찾아보니, 그게 빛이 바랜 게 아니라 원래 그렇게 제작되었던 책인가 봄. 표지는 하늘색, 책등은 흰색. 납득이 안가는 선택이지만 그렇게 디자인 되었던 책인가 봄. 


책을 찾지 못하는 일은 자주 일어나는 일이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끝나는 일은 그렇게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 않은가. 

대개는 찾아내고 말지 않나. 그리고 어이 없게도, 바로 눈 앞에 두고도 찾지 못한 경우도 많지 않나. 


이것도 그럴 걸로 예상했다. 아! 여기 있었네! 이게 안 보였다니, 뭐 보고 사는 거냐. 그럴 걸로 예상했다. 

3일째가 되니 (어제는 밤에 샅샅이 다시 찾고 나서 자려고 하니 잠이 오지 않았다. 내가 이 책을 찾으면 축배를 들리라. 이제 월간도 아니고 연간이 되어가는 경축 혹은 그냥 음주, 그걸 할 만한 이보다 더 중요한 사안이 없다.... 하지만 찾지 못할 거 같아진다. 등등의 생각으로 잠이 오지 않음). 


책을 다시 사려고 보니 4-5만원. 페이퍼백 2백 페이지 조금 넘는데 저런 가격이고 (하긴 중고로도 비쌌다, 10여년 전 20달러 정도에 샀던 거 같다), 이 가격이면 이게, 독보적 적립금, 마일리지, 쿠폰.... 모두를 동원하여. 그렇게 다음 달에 살 수 있는 책. 


pdf 파일을 바로 구할 수 있는 책이긴 하다 (아도르노 영어 번역된 책들 거의 전부 그렇다). 그런데 이 책은 pdf가 실제 책 판형 그대로인 버전이 아니고 편집 버전이다. 실제 판형 그대로인 버전이면 그걸로 "제본" 했으면 딱이긴 하다. 그 제본은 7-8천원이면 할 수 있다. 



빈틈이 있는 어디든 (냉장고 밑, 어느 날 바닥에 나와 있던 책을 치운다는 게 생각 없이 발로 차서 냉장고 밑으로 보냈을 수도 있지. 자기 소외가 극에 달하면 무엇도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들여다보았지만 어디에도 책은 없었다. 


4월까지 기다려 보고, 4월이 되어도 나오지 않으면 그 때 

독보적, 마일리지, 쿠폰... 합하여 구매하려고 하는데, 혹시 찾아진다면 과연 어디서 어떻게 찾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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