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비정성시 각본집
주톈원.우녠전 지음, 홍지영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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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을 둘러보다가 젊은 시절 양조위의 사진이 실린 이 책을 보게 되었다. 1980년대 영화인데 2024년에 각본집이 출간되었다. 재개봉을 한 것도 아닌데 각본집이 나온 걸 보면 이 영화를 오랫동안 사랑해온 팬들이 많았던 것 같다. 나는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 아니어서 <비정성시> 영화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는데 일단 이 책을 보관함에 담고 전자책 출간 알림을 신청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자책이 출간되었다는 알림이 떴고 홀린듯이 구매했다.


이 영화가 대만 2.28사건을 다루고 있다기에 우선 역사 공부부터 조금 해보았다. 대만 인구 구성은 크게 "원주민, 본성인, 외성인"으로 나눌 수 있다. 원주민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대만 섬에서 살아온 사람들을 가리키며 이들은 한족이 아니다. 본성인은 청나라, 명나라 혹은 그 이전부터 중국 대륙(주로 남부)에서 대만으로 이주해온 중국 한족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중국 남부 방언인 민남어를 사용하지만 일제 시기에 교육받은 사람들은 일본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외성인은 1945년 일제 패망 이후에 대만으로 이주한 한족을 가리킨다. 중국 남부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지역에서 건너왔다. 본성인들은 민남어와 일본어를 쓰는 반면 외성인들은 고향 방언이나 표준 중국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들이 만나면 대화가 통하지 않아 통역이 필요할 정도다. 이 혼란스러운 시기가 바로 영화의 배경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일본어를 사용하는 린씨네 가족이다. 일본이 패망하고 떠나갔으니 이제 새로운 국기를 걸어야 하는데 국기의 위아래 방향도 몰라서 마을 사람들끼리 토론을 벌인다. 한족이지만 대만에 살고 있으며 일본어를 사용하는 이들의 정체성에 대해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들은, 대만에서 태어나서 자랐는데 일본으로 돌아가야 하는 일본인을 안타까워하고 일본어로 쓰인 책을 읽고 일본어 노래를 듣는다. 


린아루의 네 아들이 주요 등장인물인데 양조위는 바로 넷째 아들이다. 어렸을 때 나무에서 떨어져 귀가 들리지 않게 되었다는 설정이다.(이 설정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는 13문13답에 나온다) 첫째는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서 기회를 노려 돈 벌 궁리를 하고 있으며 둘째는 실종 상태다. 문제는 셋째인데...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다. 셋째는 중국어를 할 수 있어서 외성인들과 직접 소통하고 필요하면 다른 사람의 대화를 통역해주기도 하는데...도무지 문제 없이 지나가는 날이 없다.


하지만 셋째만의 문제라고 보기에는 시절이 너무 거칠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분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대륙에서 들어온 외성인들이 주요 공직을 차지하며 본성인들은 박탈감을 느끼고, 물가는 치솟고, 심지어 교사 월급마저 제때 들어오지 않는다. 교사인 '콴룽'은 도대체 왜 월급을 안 주냐고 따지러 갔다가 '타이완이 일본에 점령 당한 걸 우리(외성인)가 구해줬는데 너네(본성인)는 고마움을 모른다'는 말까지 듣고 온다.


폭력과 분노로 점철된 나날을 보내던 중 큰 사건이 터진다. 바로 1947년 2.28사건이다. 상인(본성인)이 담배를 몰래 팔다가 걸렸는데 정부 직원(외성인)이 이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너무나 폭력적인 방식을 사용했다는 것이 알려져 본성인들의 분노가 폭발한 사건이다. 초반에는 느릿느릿 전개되던 이야기가 이 사건 다음부터는 급물살을 타고 흘러간다. 과연 형제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영화를 보지 않고 각본집을 읽었는데도 꽤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 길지 않은 분량인데도 대만 역사를 공부하면서 읽느라 조금 오래 걸렸다. 우리나라 역사와 어떤 부분은 비슷하지만 어떤 부분은 너무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 대만 역사를 좀더 깊이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작은 땅덩어리 안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어떻게든 편을 가르고 차이를 구분짓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 씁쓸하기도 했다.


이제 영화를 봐야 하는데....<비정성시> 영화를 도대체 어디서 봐야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나도 이제 <비정성시> 재개봉단에 합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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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가 발송하는 주간 뉴스레터 <영하의 날씨>가 시작되었다. 유료 구독자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여러가지 주제의 글들을 묶어서 보내주는 형식이다. 며칠 전 첫 번째 뉴스레터를 받아보았는데 거기에 <이다의 자연 관찰 일기>를 추천하는 글이 실려 있었다. 재미있어 보여서 알라딘에 검색했더니 종이책만 있고 전자책이 없다ㅠㅠ.


그렇다면 이 저자의 다른 책 중에서 전자책으로 나온 게 뭐가 있나 살펴 보다가 <내 손으로, 발리>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종이책은 품절이고 전자책만 판매하고 있는데 심지어 밀리의 서재에도 들어와 있다. 바로 태블릿으로 밀리의 서재 어플을 켜서 이 책을 다운 받았다.


작가가 친구와 함께 다녀온 발리 여행 기록인데 특이하게도 인쇄 활자라고는 단 하나도 없다. 책 가격 같은 서지 정보도 전부 손글씨로 적혀 있다. 컨셉에 매우 충실한 책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 장 한 장 넘기다가 이 요상한 책에 감겨 버렸다ㅋㅋㅋㅋ. '요상하다'는 건 절대 이상하다는 뜻이 아니다. 굉장히 날것인데 그 느낌이 너무 매력적이라는 뜻이다. 


발리 역사책 읽고 몇 줄로 요약해주는 것도 너무 웃겼고 누리스와룽 식당 ㅈㄹ맛있다고 쓴 것도 너무 웃겼다.(손글씨로 쓴 일기장을 그대로 출판한 거라 비속어가 난무한다ㅋㅋㅋ그리고 누리스와룽이라면 비속어도 인정...우리는 우붓에 있던 며칠 동안 거기 세 번 갔었다.)


밀리의 서재에서 다운 받은 책을 다 읽고는 에라 모르겠다, 눈 딱 감고 <내 손으로, 발리>와 <내 손으로, 치앙마이> 전자책을 구매해버렸다. <내 손으로, 발리>는 밀리에서 읽었지만 그래도 소장해두고 싶어서 구매했고(이미 종이책이 품절이라 전자책도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했다...) <내 손으로, 치앙마이>는 별 고민 없이 함께 주문했다. 원래 같은 작가의 시리즈 도서 모으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치앙마이라면 또 그냥 지나칠 수 없기도 했다.


예전에는 나도 여행 가서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었다. 본격적인 그림은 아니고 펜으로 다이어리에 끄적끄적 정도였지만 그래도 그렇게 뭔가를 뚫어지게 응시하면서 백지에다 그려내는 기분이 꽤 좋았다. 한때는 나에게도 그런 감성이 있었는데 요즘은 핸드폰 카메라로 대충 찰칵찰칵 찍고서는 외장하드에 넣어두고 잘 꺼내보지도 않는 사람이 되었다.


이다 작가의 책을 보면서 인생의 어떤 장면들은 그림으로 남겨놓는 것도 참 좋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사진으로는 절대 표현할 수 없는 거대함과 디테일, 그리고 유머와 독특함 같은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다음에 여행 가면 나도 그림 그려볼까....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키는 책이었다. 사실 그래서 일부러 전자책으로 구매한 것도 있다. 여행 가서도 꺼내봐야 하니까 전자책이 편하다. 여행 가서 끄적거리다가 막히면 다시 이 책 좀 들여다보고 그러다가 또 그림 그리고....그렇게 놀면 너무너무 재밌을 것 같다.



그리고 <이다의 자연 관찰 일기>도 전자책으로 나오면 좋겠다. 나오면 일단 제가 한 권 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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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내 손으로, 발리 BOOK - 일러스트레이터 이다의 카메라 없는 핸드메이드 여행일기
이다 지음 / NEWRUN(뉴런)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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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엽고 유쾌한 책이다(논길 트레킹ㅋㅋㅋㅋㅋ). 저자는 사진을 아예 안 찍었지만 난 그렇게는 못 할 것 같고, 가끔 사진으로 남길 수 없는 어떤 순간들은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일단 생각만.....이거 읽고 바로 저자의 다른 책도 구매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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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네 시체를 묻어라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김연우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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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궁금했던 부분들이 풀리면서 여러 번 ˝헉˝ 소리를 냈고, 마지막엔 눈물이 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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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신의 기록
에드워드 돌닉 지음, 이재황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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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인간이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는 거대한 피라미드과 그 앞을 지키고 있는 스핑크스, 무덤 속에서 튀어나온 미라와 황금 보물들, 항상 옆모습만 보이는 독특한 화풍의 그림들까지...고대 이집트 문명은 너무나 독특하고 신비로운 매력을 뽐내면서 우리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그 화려한 문화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몇 천 년이 흐르는 동안 많은 것들이 모래에 뒤덮이거나 시간 속으로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흔히 이집트 상형문자라고 부르는 이집트 성체자(聖體字, hieroglyphs)도 바로 그런 수수께끼 중 하나였다. 이집트 어디를 가도 이 독특한 문자를 만날 수 있다. 꽃과 그림과 동물 같은 모양으로 이루어진 이 글자는 유럽 탐험가들의 호기심을 끌었지만 그들이 이집트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이 문자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도 남아있지 않았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이집트 문자는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견고한 비밀처럼 보였다. 누군가는 이 문자에 우주의 비밀이 담겨 있다고도 했다.


1799년, 이집트를 침공한 프랑스군이 이집트 작은 마을의 성벽을 보수하다가 어떤 돌 하나를 발견했다. 거기에는 이집트 성체자와 알 수 없는 어떤 문자(나중에 이 문자의 정체도 밝혀지게 된다), 그리고 그리스 문자가 적혀있었다. 이집트 학자들은 이 돌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앞의 두 가지 문자는 이해할 수 없지만 그리스 문자만은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만약 이것이 같은 내용을 세 종류의 문자로 적어놓은 것이라면...이집트 성체자를 해독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게 아닐까...! 이 돌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이자 이집트 성체자 해독의 열쇠가 된 로제타석이다.


로제타석이 발견되고 나서, 학자들은 이제 한 보름 정도면 이집트 성체자를 해독할 수 있으리라고 내다봤다. 그런데 실제로는, 무려 20년이 걸렸다. 그리스 문자라는 힌트가 주어졌는데도 이집트 고대 문자를 해독하는 데 2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니...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모든 게 수긍이 되면서 이집트 문자라는 늪에 빠져서 허우적거렸던 학자들이 안쓰러워지기까지 한다.


[ 해독자들은 미로 속에서 길을 잃고, 감질나는 실마리에 유혹당해 막다른 골목으로 뛰어들어 절망에 빠지고, 그러다가 새로운 표지를 발견하고 또 다시 환호하며 달려가곤 했다. 

그들이 고생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세 판본이 서로 완전히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그것을 알았다면 그들은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했을 것이다). ]


[ 로제타석의 새김글 앞에 선 초기의 언어학자들은 혼란에 빠져 그것을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독수리와 굴뚝새가, 또는 수직선과 사선이 문자를 나타내는 것인지 음절이나 단어나 아니면 개념을 나타내는 것인지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심지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지조차 확신하지 못했다. ]


여러 학자들이 이 알쏭달쏭한 문자 앞에서 실패를 거듭하고 있을 때 두 천재들이 등장한다. 영국인 토머스 영과 프랑스인 장프랑수아 샹폴리옹이다. 


하필 또 영국이랑 프랑스다. 안 그래도 사이 안 좋은 국가들인데 그 나라의 천재들이 성체자 해독 분야에서 맞붙었다. 토머스 영은 다방면에 박식한 르네상스형 천재 스타일이고, 샹폴리옹은 오로지 이집트만 파는 오타쿠형 천재 스타일이다. 이건 무슨 소설 속 라이벌 캐릭터 설정인가 싶지만 엄연히 실재하는 역사라는 점이 가슴을 뛰게 한다.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그리고 그는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이 미스터리한 글자에 접근했을까.


더 이상 설명했다가는 이 책에 대한 스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멈춰야 한다. 너무너무 재미있는 책이기 때문에 일단 한 번 펼치면 순식간에 빨려들어가게 된다. 이집트 고대 문명, 문자 해독, 또는 18~19세기 유럽인들의 불꽃 튀는 지식 대결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좋았던 점 중에 하나는 실제 이집트 성체자를 보여주면서 설명한다는 점이다. 독자들은 토머스 영과 샹폴리옹의 연구를 따라가면서 이집트 성체자의 비밀이 풀리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저자는 혹시나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문자 해독 과정을 이해하지 못할까봐 온갖 예시를 들어가면서 이해시키려고 노력한다. 저자가 어찌나 친절한지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이집트 문자를 다 이해한 것만 같고 이제 이집트 가면 돌에 새겨진 그림 같은 문자들을 소리 내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물론 그런 일은 쉽게 벌어지지 않는다...) 


저자 이력을 보니 과학 수석 기자라는데 미국에는 기자들이 취재해서 쓰는 책들의 퀄리티가 상당히 높은 것 같다. 이 책이 번역되어서 참 다행이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이집트 문자 해독에 관련된 이야기가 이렇게 흥미진진한지 절대 몰랐을 테니까.


이 책에는, 두 천재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풀어가는 이집트 성체자 해독에 대한 내용 말고도 아주 자잘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다. 나는 책을 읽을 때 소소한 잡지식을 얻는 걸 매우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에 재미있는 내용들이 너무 많아서 밑줄을 수도 없이 그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성체자 해독 이야기만 나오기를 바라는 독자라면 이런 부분들이 맘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프랑스가 이집트를 침공한 이야기도 적지 않은 분량으로 나온다. 그런데 나는 그런 이야기까지 포함해서 이 책의 모든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 


분명히 프랑스 군인이 로제타석을 발견했는데 왜 현재는 루브르가 아닌 대영박물관에 있는지, 한 탐험가가 이집트 오벨리스크를 런던 자기집 앞마당에 옮기려고 어떤 일들을 했는지, 쐐기 문자는 왜 쐐기 모양이고 스리랑카 문자는 왜 동글동글한 모양인지...이런 소소한 지식들을 새롭게 알게될 때마다 너무 짜릿했다. 게다가 작가가 워낙 짜임새 있게 잘 썼기 때문에 절대 길을 잃지 않고 언제나 이집트 성체자로 돌아온다.


이제 나는 다른 책에서 이집트 문자 관련된 내용이 한줄만 등장해도 어깨가 으쓱 해진다. 해독 과정과 결과를 이해하고 있다는 지적인 충만감이 몰려 온다. 이집트 성체자에 대해 영어로 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텐데 다행히 번역도 좋다. 여러모로 놓치기 아까운 책이다. 



+)사족


(세상에 이런 문자도 있다는 걸 아는 일, 너무 짜릿하지 않나요...이 책 안에는 온갖 게 다 있어요. 정말 짱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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