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이 조심스럽다. 저녁 약속을 따라 가는 길. 고르는 청년맑스의 유적존재라는 말이 희석화되는 것을 우려하여 혼자일 수밖에 없는 고뇌를 남긴다. 혼자라는 것. 혼자 결정내려 미치는 나에 대한 판단이 부족하다. 떨어진 나로 머물러 어떻게 관계와 관계의 그물에 떨어지는 일들을 삭히거나 흡수해서 공통의 자양분으로 되는지까지 몸-머리생각이 닿지 못한다. 연유로 관계는 성격이나 성질대로 하면된다는 자의식이 강하다. 함께 생각하고 같이 나누는 힘들과 관계의 맺기와 풀기에 무척이나 서투르다.

 

 

술이 조심스럽다. 연거푸 마시는 술잔에 목소리가 떨린다. 관계의 그물에 점선으로 연결된 마음들은 너가 잘 모를 것이라는 마음들이 있다. 속상함이나 몸상한 일들이 바로 옆으로 이어진 일이라는 것들. 이해가 깊지 못해 무조건 잘해서 문제라는 말. 사람의 관계라는 것이 공적인 일을 겨우 감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적인 면들을 잘 비추어지지 않는다. 작은모임이 겨우 사회적인 일을 받아안고 그 그물에서 새로운 일을 소화시키고 고민을 번져 더 나은 일-생각으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낫고, 시간이라는 겹그물에 강하게 살아내는지? 관계가 미진하여 자꾸만 끊긴다. 툭~ 툭 수선을 하고 고치려면 그렇게 에둘러 돌아돌아 확인하고 그 선이 단단함을 확인해내야 한다.

 

 

마음이 조심스럽다. 관계의 자장에서, 좀더 관계의 밀도와 사회 속에 서사적인 나를 보는 깊이. 선배, 책임과 움직임의 자장에 세밀하다. 늦지만 좀더 확인하고 마음결을 살피고 잇고 보듬고 할 일이 많다. 강한 단점들이 일시적으로 관계의 단락을 가져오더라도 다른 느슨한 다른 관계들이 잇고 수선하고 보듬고 생살이 솟아 나도록 해야 하지 않을지? 또 다른 일로 모이고 드러내고 다시보고 다른 관계의 씨앗들이 싹을 내도록 해야 한다. 그런면에서 함께 일해본 적도, 관계를 맺은 적도 별반없어 서툴기 짝이 없다. 음악밴드가 아니라 사회적 밴드.

 

 

 

 

 

 

 

 

뱀발. 아*** 일로 저녁을 함께 하다. 동태찌게가 얼큰하고 겨울에 제맛이다. 선이 굵은 이들의 결을 읽어내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아홉시에 다다르지 못했는데 대리운전에 몸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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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눈이 내린다. 꿈은 생각지 못하게 자리잡은 일터에서 해방감이다. 일터손님들과 편하게 담은 저녁-밤시간이 남은 모양이다.  갑갑함과 답답함이 내리누르는 일터 틀 안에서 가벼운 맘풀림이 그렇게 꿈자리에 남아 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강열한 생각들이 산개된 글들을 정리하지 못하면 쓸모가 떨어질 것 같다. 맴맴도는 머릿 속의 것을 입에 맴맴돌게 하려면 손발의 노고가 필요한 모양이다.  몸을 빌거나 시간을 꾸어내서 삶가 나-너, 모임을 몸말로 연결시키는 수고를 해야한다.

 

 

아침 눈발이 날린다. 이틀연속 작심을 한듯 고장을 치룬 차는 돈맛을 아는 듯 쌩쌩하다. 눈꽃에 구름속을 달리는 듯 하다. 간간히 비추는 얕은 채도의 파란하늘이 구름과 눈능선과 잘 어울려 자꾸 쳐다본다. 답답함을 열어제쳐야 할 모임들 생각으로 부산하다. 몇번씩 이 생각이 몸을 괴롭히기도 할 것이고 이부자리 속 꿈자리로 들어와야 고민도 푹 고와질 것 같다. 맴맴도는 생각들이 이웃 벗들로 번져, 벗들의 말로 마음 사이를 비집고 나아가는 바램을 섞는다. 작심을 몇말 받아놔야 할 것 같다.

 

 

점심 쌓인 눈들 눈물이 맺힌다. 산책을 고프게 하는 눈들이, 햇살의 따스함을 고스란히 받는 것을 본다. 산책이 더 고프다.  가지위에 쌓인 눈들도 그려줘야 하고, 눈 속에 포근한 갈대숲에 눈길도 줘야 한다. 마음도 햇살에 눈안개처럼 증발할 듯싶다. 책 속을 뛰쳐나올 듯한 글모서리도 안아줘야 한다. 눈오는 날 하고픈 것이 여럿이다. 보듬어야 할 것도 여럿이다.

 

뱀발.  몇몇 생각으로 머리가 꽉 들어차 있다. 정초에 바쁜 일과들 사이로 함박눈이 가득이다.  풋살경기장에서 몸을 푸는 이들이 부럽다. 눈도 달도, 책도, 고민을 나눌 이들도 그립다. 스스로 널린 흔적들을 주섬주섬 모아 이어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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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이 이슥하고 깊다. 응모한다는 시한편, 관계자외 출입금지를 읊조려본다. 난 이 사회의 관계자인가. 시 한편을 낳기위해 시작후기가 탯줄처럼 여기저기 흔적들이 배여있는 것은 알게 된 순간. 시인이 자신의 싯구에 생경해하는 모습이 갓난아이 웃음에 기뻐하는 모습같다. 나는 이 사회의 관계자인가. 관계자이어야 하느냐는 되물음에, 생각은 미끌어진다. 이후의 사회에 관계자로 살기 위해 이 사회의 틈을 찾아 균열을 내고, 틈을 벌리고, 생각의 쩌귀를 박고, 갑각류처럼 딱딱해 퍼지지 않은 동심원의 물밑을 바라본다. 나는 시인처럼 하루 한편의 노동을 하지 않으며, 시 한편을 낳고 술한잔 부어줄 고시레를 하지 않는다. 취미와 일의 경계에는 말로 못한 책임이 서려있다. 말보다 몸으로 먼저 너머서는 것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런면에서 우리의 일들은 어쩌면 취미의 무늬를 닮았다. 그래서 우리에게 일들을 찾아 몸을 채근하는 것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일을 찾아 일을 내고, 몸근육을 모으고, 일에 뇌관을 심고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갑각류같은 껍질을 파열내야만 동심원의 파고를 볼 수 있다.

 

 

 

 

 

 아침이 흐리고 짙다. 머리로 가슴으로 져미는 앎들을 나눌 길이 없어 갑갑하다. 앎이 야생에 구르지도 않았고, 벼르지도 않았고, 구름처럼 뭉게뭉게 있으니 하소연할데도 없다. 그 느낌이 빨갛다라고, 그 빨강을 콕 너에게로 찍을 수 없으니 갑갑하다.  생각과 지리한 꿈들은 점점 자궁 속으로 들어가고, 신열이 나는 땀을 먹는다. 생각은 점점 금줄을 걸어놓은 곳으로만 찾아다닌다. 활동을 소비만 하는 친구들이 안타깝다. 여기저기 뜨내기처럼 자신을 생산하지 않으며 이합집산하는 이들의 변신이 경이롭다. 삶, 다른 삶에 다르게 뿌리내리지 못하며 자신의 삶을 누리려고만 하는 것은 아닌가. 이질적인 생각도 없으며 이질적인 생각들이 미리 길을 내지도 못한다. 몸으로 가보기도 전 갈길들이 너무도 많은데 금줄같은 금기의 선은 책임을 부여하고 너에게 갈 수 없다. 생각의 면책특권은 없다. 아직.

 

 

 낮은 춥고 흐리다. 옹알옹알,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푸념하는 놀이. 옹아리의 끝은 말. 말을 하고픈 욕망의 농도가 진해진다. 한땀, 한땀의 수고로움이 보태져야 맘마를 할 수 있으리라. 수고는 모자라고 의도적인 고통이 없다. 그래서 고통을 찾는다는 시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시인에게 그것은 어리석음이라고 전한다. 당신은 고통을 머리 속으로만 찾아 다른 시야와 언어를 확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당신이 거렁뱅이가 되거나 빤히 보는 아이가 몸으로 되거나, 광인이 되어야 당신의 시를 구제할 수 있을거라고 전한다.  다른 사회를 보는 눈떠짐은 다른 이의 몸을 여기로 가져오는 것이란 어색함을 문지른다.

 

 

뱀발.  모임 앞으로 10년을 함께 짚어보고 있다. 다른 단체들을 확인해보고 추이를 살펴보고 얻을점, 느낀 점들을 공유해본다. 시도, 연습, 실험이란 말들. 달라진다라는 말들. 뒤풀이 말미 시인의 말을 묶어놓는다. 혼자 푸념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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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에 의해 유지되는 질서가 있고, 관ㄹ주의에 의해 유지되는 질서가 있으며, 자발적으로 조성되는 질서가 있다. 이러한 질서는 인간이 스스로의 운명을 만들어갈 수 있는 군거동물이라는 사실에서 생겨난다. 첫 번째 질서와 두 번째 질서가 없다면, 훨씬 더 인간적이고 인도적인 형태인 세 번째 질서가 나타날 기회가 올 것이다. 프루동이 말했던 것처럼, 자유, 그것은 질서의 어머니이지 질서의 자식은 아닌 것이다. 62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 것은 우리가 하는 ‘일’, 이 일에 필요한 상호의존, 하나의 거대한 문제와 그에 따른 수많은 세분화된 문제들에 대한 우리의 실질적인 관심이었다. 나는 동료들에게 부탁하지 않았다. 동료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왔다. 동료들은 나와 함께 일했고, 일이 끝나면 떠났다. 67

 

당신은 권위에 ‘속’할 수도 있고, 권위가 ‘될’ 수도 있고, 권위를 ‘가질’ 수도 있다. 첫 번째 권위는 명령 사슬에서 차지하는 위치에서 나오고, 두 번째 권위는 특별한 지식에서 나오며, 세 번째 권위는 특별한 지혜에서 나온다. 지식과 지혜는 지위 순서대로 분배되지 않으며, 어떤 일에서도 한 사람에 독점되지 않는다. 68

 

창조성은 재능 있는 소수를 위한 것이다. 나머지 우리는 재능 있는 소수가 구축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재능 있는 소수가 작곡한 음악을 듣고, 재능 있는 소수의 발명품과 예술품을 사용하고, 재능 있는 소수의 시, 판타지, 연극을 읽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이런 말을 믿는 것은 우리의 교육과 문화가 우리를 세뇌시켰기 때문이다. 이것은 문화가 조장하는 영속적인 거짓말이다.....체제는 저능아를 생산하고, 그들의 우둔함을 경멸하며, ‘재능 있는 소수’에겐 그들이 소수라는 이유로 상을 준다. 70

 

말리노프스키 - 트로브리안드 부족들의 삶에서 개인의 심리는 문화적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고 밝힘으로써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에 문제를 제기함.

 

“뇌 속에는 보스도 없고, 과두정치 중추신경도 없고, 빅브러더 내분비선도 없다. 우리 머리 속을 살펴보면, 우리 생존 자체가 기회의 균등, 융통성 있는 전문성, 자유로운 소통과 공정한 제한, 방해받지 않는 자유에 의존한다. 또한, 국지적 소수파는 이웃과 자유롭고 동등하게 소통하고, 저마다 생산수단과 표현수단을 통제할 수 있고 또 실제로 통제하고 있다.“ 신경학자 Gray Walter 83

 

아나키는 기능이다. 사회의 단순성과 사회조직의 부재를 의미하는 기능이 아니라 사회조직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의미하는 기능이다....사회는 무수히 다양한 역량,기질,개별적 에너지로 되어 있다. 사회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 사회에는 투쟁이나 다툼도 필요하다. 경쟁하는 기간은 인간의 재능이 가장 높이 비상했던 기간임을 알고 있다. 사회는 모든 측면에서, 모든 단계에서, 사회가 추구하는 모든 목적과 관련해서, 개별성의 완전한 개발과 자발적 연합의 최고의 개발을 결합하려 한다. 여기서 말하는 연합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끊임없이 수정되는 연합으로서, 내구력을 유지하는 요소들을 자기 안에 가지고 있으며, 개별자의 다양한 열망에 부응하는 새로운 형식들을 취한다. 82

 

임시 조직은 순식간에 생겨나고, 필요가 다하면 또 순식간에 사라진다. 연못에 돌을 던지면 수면에 파문이 이는 것과 같다.

 

뱀발. 일, 조직, 다양성, 권위에 대한 것보다 부산물은 건축, 도시계획의 맹점을 짚어주는 것이 외려 인상적이다. 아나키즘이 사람들 사이를  원시공동체로 환원시켜 파악하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인류학의 발달과 복잡성을 경시하는 왜곡된 시각이라 한다. 사회인류학자, 지리학자, 철학을 접목한 연구들이 그 비틀림을 짚어준다. 또 다른 생각과 길에 대한 표시가 여기저기 있어 좋다.

 

사람들은 단순한 생각을 좋아한다. 당연한 일이다. 불행히도, 사람들이 추구하는 단순함은 단순한 것들 안에서만 찾을 수 있다. 세계-사회-인간은 풀 수 없는 문제들, 모순되는 원칙들, 상충하는 세력들로 구성된다. 유기체는 복잡한 것이며, 다양성은 모순-대립-자립을 뜻한다.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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