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발. 사진을 뒤적이다나니, 시립도서관 야경이 보인다. 섬과 바다에, 그리고 마음에 핀 달들이 별들이 그리워질 것 같다. 몇자 사진위에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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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이곳은 오늘도 변함이 없어
태양이 치부처럼 벌겋게 뜨고 집니다
나는 여느 때처럼 넋 놓고 살고 있습니다
탕진한 청춘의 기억이
간혹 머릿속에서 텅텅 울기도 합니다만
나는 씨익,
웃을 운명을 타고났기에 씨익,
한번 웃으면
사나운 과거도 양처럼 순해지곤 합니다


요샌 많은 말들이 떠오릅니다, 어젯밤엔
연속되는 실수는 치명적인 과오를
여러 번으로 나눠서 저지르는 것일 뿐,
이라고 일기장에 적었습니다
적고 나서 씨익,
웃었습니다.
언어의 형식은 평화로워
그 어떤 끔찍한 고백도 행복한 꿈을 빚어냅니다
어젯밤엔 어떤 꿈을 꾸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행복한 꿈이었다 굳게 믿습니다


내 신세가 처량하기도 하지만
이제 삶의 고통 또한 장르화하여
그 기승전결이 참으로 명백합니다
다만 어두움을 즐겨하기에
눈에 거슬리는 빛들에겐
좀 어두워질래? 타이르며
눈꺼풀을 닫고 하루하루 지낸답니다


지금 이 순간 창밖에서
행복은 철 지난 플래카드처럼
사소하게 나부끼고 있습니다
그 아래 길들이 길의 본질을 망각하고
저렇게 복잡해지는 것을 보고 있자니
내 마음의 페이지들이 구겨지면서
아이구야, 아픈 소리를 냅니다 

  

 

 

 

 

 뱀발. 마음들이 편치 않으시겠군요. 시나 한잔하시죠.  점심 산책을 했습니다. 이곳엔 함박눈들도 그날그날을 살아간답니다. 오늘도 살찐 햇살에 양지는 모두 녹았군요. 빨간 열매와 흰눈이 비교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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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7 0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7 1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입장의 동일함.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중립언어](관계된) 권력의 유용함에 대해(ing)

우리가 네트워크의 두터운 그물망 속에 존재한다는 통찰을 받아들인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세계를 변화시킬지 말지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세계를 변화시킬 것인가 하는 것뿐이다. 권력은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우리 각자는 종종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다.

1. 진보라고 칭하는 사람들의 고민 지점은 늘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어떻게 전복시킬지?에 생각이 매여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 질문에 바짝 붙어 뒤에 누가란 질문이 달려나온다. 그렇게 되면 주체가 늘 먼저 걱정이고, 중심이 늘 생겨야 그 다음 질문이 해결될 수 있는 곤경에 처하는 것은 아닐까? 아무래도 이것은 나를 가장한 우리가 있고, 나와 너사이에는 간극과 서열을 무의식 중에 깔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결국 [나-주체, 내가, 우리가] 라는 울타리에서 한걸음도 벗어날 수 없다.

1.1 그러니 내가 인지하고 있지 않거나, 우리가 모르거나, 관심에 멀어지거나 하면 그 변화라는 것도 자동 소멸되는 결정적인 단점을 갖게 되는 것이다. 나의 세계이지 너-나로 이어지는 세계관이 아니라는 점이다.

2. 그런데 위에서 지적한 통찰을 받아들여, 세계를 변화시킬지 말지가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세계를 변화시킬 것인가란 점을 염두에 둔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1의 경우보다 많아지게 마련이다. 최소한 나-너의 세계가 아니라 너-나의 세계관이기에, 너에 기댈 수 있는 철학이기에 내가 사라져도, 잊어버려도 여전히 세계는 존재하는 것이다.

 

권력이라는 것이 어떤 일이 이루어지게끔 하는 능력이라면, 잠깐만 생각해 보아도 우리 각자가 그다지 많은 권력을 생산할 수 없다는 점이 자명해진다. 여기에서부터 권력은 인간이 함께 발전시키는 어떤 것, 관계적 권력으로 변하게 된다. "관계적"이란 말은 제로섬 개념이 아니라 해방적이고 증폭한다.


3. 어떤 방향으로 변화시킬 것인가? 내 문제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반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너의 시선으로 보면 할 것이 거꾸로 많아지게 된다. 내가 던지는 한방울은 늘 네트워크 속에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아주 자그마한 일이지만 그 그물을 출렁일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4. 권력이란 것이 중립적이고 어떤 일이 이루어지게끔 하는 능력이라면, 나의 권력은 보잘 것 없지만 너로 향하거나 이어지는 권력은 정말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며, 그 그물이나 틀을 인식하게 된다.

5. 서재를 닫고 말고, 시간이 지나 돌아오고, 여건이 되지 않아 문닫을 수 있다. 혼자쓰는 시간이란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니 가타부타 할 이야기가 없다. 시간이 연결된 것도 자라는 것도 아니니 그 관계라는 것도 알량하기 그지 없을 것이다. 속상함이 다독거려지거나 얼굴도 대면하지 못한 상처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불매활동이란 시공간으로 나를 너에게 보냈음에도 마치 아무일도 없던 일로 연기처럼 사라지는 일 또한 온라인 민주주의의 경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불매의 틀이 알라딘을 너무 사랑하기에 거추장스럽겠지만 알라디너 서로를 깊이 가늠하는 배려가 있으면 하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쟈니님의 지적은 뼈아프고 소중하다. 

6. 쟈니님의 의견을 소중하게 받아들인다면 한방울 한방울 내린 비, 그 빗방울의 의미도 중요하지만, 그 빗방울을 오목하게 담는 그릇의 문제가 또 생기는 것은 아닐까? 어떤 그릇인지 정리해내지 못한다면, 그저 한때의 치기나, 발산이나 연기같은 의미로 줄어들까 염려스럽다. 


--신뢰의 씨앗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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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5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7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목요(일)클럽

시집 한권 읽다보니 시가 쓰고 싶어집니다.
커피 한잔 마시다보니 마음이 나누고 싶어집니다.
마음 한켠 나누다보니 친구들이 보고 싶어집니다.
떠오르는 친구들 사이로 차 한잔, 시 한편 보듬고 싶어집니다.
시 한잔, 눈물 한홉, 지난 흔적 한말을 나누어도
밖은 칼바람부는 추위를 멈출줄 모릅니다.

 


뱀발.  

1. 지난 년말. 아직 참*송년모임의 잔향이 오롯이 남아있던 날, 추위로 햇살이 무척이나 가늘게 보였습니다. 아*** 사무실은 개벽을 하고 있는데 딴청을 부려봅니다. 차 한잔이 익을 무렵 여러 지난 흔적들이 겹쳤습니다. 따로 곰곰히 생각할 여유는 없었는데 좋은 사람들을 두루두루 살펴보니 시간을 놓치거나 잘못하는 것들이 한올 두올 드러나기 시작하더군요. 쓴 소리들이 이어지고 덧셈의 사다리로 오르내리는 줄 알았는데, 말들은 벌써 그들로 그들을 저편으로 밀어내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내가 쓰는 말들이 이렇게 험악해 뺄셈으로 주르륵주르륵 흘러내리는 것을 목격합니다. 그_들_사_이_에 너도 나도 넣고 싶지만 눈물만 주르르 흐릅니다. 그 들의 성벽은 너무도 높아 다닐 곳이 없습니다. 그들은 진열 잘 된 윈도우에 가지런히 앉아 있어 볼 수만 있습니다.
 
그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서울이란 망원경을 통해서만 볼 수 있습니다. 서울이란 경로를 통해서만 교류를 해내는 우리들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_들_은 여기에 있지만 지금 없습니다. 그들은 지역에 살지만 지역을 살지 않습니다. 우뚝선 그들은 아직도 지역을 살아내지 않습니다. 서울은 자석과 같아서, 자성이 있는 모든 것을 끌었다가 내었다가 붙였다가 밀쳤다가 합니다. 어쩌면 무극성을 그들에게 이식시켜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힘의 균형을 갖는 모임들의 긴장된 반대편의 힘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을 지켜보지 말아야 되는 이유가 한가마니입니다. 그들의 시간과 좋아하는 사람의 자장도 늘 그리로 향하기 때문이죠. 아마 그들은 말로만 주의자죠. 말로만 그들을 껴안듯이. 그와 나는 이제서야 공통점이 생긴 것이죠. 말로만 연대. 몸으로도 연대를 향할 필요를 이제서야 느낀 것이겠죠. 반공 표어만큼 빛바랜 낡은 구호를 보게되진 않겠죠. 어느 것도 그의 마음에 닿지 않는 현실을 목도하지 않게 해줄 것이란 희망을 품어봅니다. 

"지역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의 것을 사고,  
 지역 사람이 되자." 



2.  그리고 이곳 둥지틀고 있는 분들도 꼭 올해엔 목요클럽에서 차한잔 하셔야 합니다.  

3.  함께 한 분께 남다른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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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4 1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5 1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1974년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기 위해, 기아로 죽어 가는 사람들 사이를 걸어가고 있을 때였다...나는 물었다. "이게 뭐지?" 완벽한 공허감이 몰려 왔다....내가 가르치고 있던 이론들은 지금 죽어 가고 있는 그 사람들에게 아무 쓸모가 없었다. 나는 내가 한 경제학자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단순한 인간 존재가 되기로 결심했다....그 어떤 선입관으로부터도 나는 자유로워졌다....-무하마드 유누스 박사, 2006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 창시자.

 

1. 지난 참*송년모임에 둘째를 낳은 지 얼마되지 않는 아빠인 사***은  가사일과 주부, 보이지 않는 수고로움에 아무런 대답이 없는 경제학에 대해 분개를 한다. 091230 사람냄새 나지 않는 이론이란, 정갈한 것처럼 내비치는 이론은 이론이 아닌지 모른다. 그 생각이 번져 과학도 그러하고, 법학도 그러하고, 자본도 그러하단 느낌이 번진다. 학문이란 것이 어쩌다가 이렇게 사람을 빼먹거나 발라내게 된 것인지 의아하다. 학문이 필요한 시대가 아니라, 양보해서 사람을 발라먹는 어떤 것이란 무엇에 대해 모라토리엄을 선언해야하는 것인가? 백분 양보해서 학學에 다시 사람을 붙이거나 아예 새로 시작하거나? 어느 편이 빠를까? 아마 사람부터 시작하는 것이 빠를 것이다란 생각을 해본다. 아니 사람도 이론도, 학문이라는 것도 다시 보듬고 같은 걸음을 해야한다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가능한 서걱거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섞인다.
 

뱀발. 언제든지 너, 나는 손가락이 향하는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고 되기도 하지만, 그것이 사람이나 삶의 한 표적이 된다면, 그 원한이나 한이 서린다면, 사람과 행위를 분리하여 보지 못하는 습관이 있다면 

2. 또 다른 편에서 생각을 해보면, 얻어야 할 것(목적을 가진 행위)과 힘을 가진 사람의 관계에서도 원하는 것을 위해 사람을 배제하는 것에 익숙하다면 우리는 어쩌면 다른 일, 다른 원하는 것에서 서먹함으로 만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서로의 진의를 의심할 것이다. 신뢰만 어긋나게 된 것이 아니라 삶도 어긋나게 되는 것이다. 감히 행위로 인해 그들의 삶을 발라내지 말아야한다. 약자든 강자든 사람이란 이유로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포기하는 활동에 운동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 공약수에 대한 시선은 늘 넓고 어렵고 힘들다. 하지만 그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 활동이란 시간앞에 무릎을 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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