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다


새롭다 새것만을 탐한다. 문득 망각에 가까운 것은 아닌가. 역사학의 아버지 이븐할둔은 14세기 책에서 놀랍게도 뇌의 기능에 대해 말한다. 뇌의 앞부분이 받아들이는 것에 관여하고, 기억력은 뇌의 뒷부분, 가운데는 사고나 숙고의 과정에 개입한다고 말이다. 새것을 찾고 있다는 착각은 아마 중독된 것으로 목을 길게 늘이려는 것은 아닌가 싶다. 찰나 찰라 뇌의 앞부분만 있는 군상이 아닌가 싶다. 어느 사이에 사유나 숙고, 현실에 뿌리내리지 못하는 좀비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찾는 것만 보이고,  보이는 것만 찾으려하는 것이 나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욕망하다


욕망이나마 자신을 넘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자신너머를 되게하는 것 말이다. 심리적인 저지선을 뚫는 것에는 예의나 예정, 자신에 대한 존중, 존경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불쑥 솟는다. 되기라는 것도 예의상, 미안하니까, 의무감에서 하는 일들은 결코 문턱을 넘지 못한다. 욕망에 편승해서 잘잘못을 떠나 부지불식간에 너머 버려야 그 되기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배려하고 순서를 생각하고 이것저것 이유를 대는 일들이 그 자리에 머물겠다는 구실을 대는 것일 뿐이다.

 

 

 

하나씩만


생각은 여러 번, 여러 곳을 동시에 뛰어다니지만 몸은 한번에 한번씩만 움직일 수 있다. 두리번 두리번하면 할수록 몸은 그 자리에서 어지러움에 뱅글뱅글 돌 뿐이다. 뭔가 하고자 한다면 생각을 몸에 집중시켜보자. 몸이 어지럽지 않도록 한번 생각하고 몸에 맘주고 두번 생각해도 몸에 마음주자.

 

 

 

뱀발.  쓸 글이 몇 편이 있고, 쓰고 싶은 논문? 몇 편을 추스려야 한다. 그러기에 앞서 지난꼬리를 살펴서 나눠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짬을 내어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모으고,  추상화시킨 흔적들을 모아서 추린다.  그러다보니 시간의 결에 잡힌 생각, 자주 쓰는 단어들이 실매듭처럼 맺히거나 거미줄처럼 걸린다. 그 생각꼭지점을 잇는 그물안에 있다 싶다. 자주 쓰는 말, 고민들도 한해-두해의 여운의 그물에 걸려있다 싶다.  그렇게 펼쳐진 나를 보니 이어진 너에 대한 흔적도 읽힌다. 그래서 돌이켜본다.  좀더 욕망해서 너머서야겠다는 마음을 앞에 툭 던진다.  지인들에게 만든 PDF 파일을 보낸다. 마음들을 다시 건네본다. 가을바람 속에 겨울 느낌을 콕콕 쏘는 녀석들이 있다. 사금파리처럼 반짝인다. 왠지 싫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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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역사서설을 강의 겸 듣고 있다. 새벽 일찍 관심있는 곳들을 보고 잠을 청하다. 14세기에 쓴 역사학의 분기점이 되는 책으로 지금 아프리카 북부를 다루지만, E.H 카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도시와 농촌의 특징, 왕조와 문명의 흥함과 쇠락의 원인, 학문과 기술의 시원, 이윤은 노동에 기반해있다는 통찰들은 이후 여러 분과학문의 기반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목차와 대목들, 주요 관심꼭지를 살펴보다.

 

 

 

  2. 강연 포스터를 다시 인쇄하였다 한다. 해설본을 볼까하다가 아직 심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직접 강독하려 한다. 곁들여 강연을 들으면 좋겠지만 쉽지 않을 듯하다. 귀동냥만 하는 수밖에... ...

 

 

 

 

 

 

 

 

 

 

 

 

 

 

3. 두번째 섹션 - 동아시아 사상사 흐름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의 사상과 지점을 되살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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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혹시 공인중개사 시험본 적 있나요? 그렇다면 이 책 한번 읽어보면 어떨까요!
    from 木筆 2014-09-24 15:58 
    궁금하다. 피케티가 쓴 책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이 땅의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떠오른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과연 몇분이나 봤을까? 찾다보니 부동산 개론과 민법과목의 1차 시험을 마치고 2차시험을 본 분이 180만명이 넘었다. 합격자는 2013년 10월기준 33만명이 넘는다. 그래도 관심이 있어 시험준비를 하고 1차시험을 본 분들이 300만명을 넘는다. 한번 다시 생각해본다. 지금 당장 먹고 살 일, 재테크로 집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르르
 
 
 

 

 

점심 잠깐 사진만 담다. 진하해수욕장. 울산 물가도, 임금도 높고 사람구하기도 힘들다는 부산출신 청년의 이야기를 듣다. 앞 작은 섬과 넓은 해변가가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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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위의  배

 

1

 

너의 말이 쓰다
밤새 너의 말을 벼린다
벼리다보니 말의 무기와 앎의 사리가 생긴다

 

 

어느 밤끝도 매서운 날
너를 만나
슬그머니 무기를 들이민다
이견의 창끝에 살점이 뚝뚝 떨어진다

 


이번에는 이긴 것 같다
피 좀 더 흘릴 것이다
헤어지는 길 속으로 통쾌하다
앎의 사리가 더 몸으로 퍼져 기운차다
너의 그림자가 쓸쓸해보이니 기분은 좋다

 

 

2

 

그를 만난다
너 얘기를 한다
그 아픔을 삼키지 못해
그는 칼 끝을 숫돌로 갈고 있다 한다


이전의 이전의 행적까지 꼼꼼이
일상의 궤도를 지도에 그린단다
서늘한 기운이  뒷정수리에 박힌다


그를 만날 것이다

 

아니 언제나 만난다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시선은 스친다

어쩌다 너를 다시 만난다
싫은 자리 마지 못해
만나지만, 술이 돌고, 꼭지가 돌아
맺힌 말이 가슴에서 터져 나온다

 

3


그날이 올지 몰랐으나
그의 고름이 뚝 떨어져 상처가 드러난다
이렇게 그의 숨을 꺾으니 맺힌 응어리가 풀린다

그는 내편이어서 아프다

이제 그(녀)의 말은 한마디도 들어오지 않는다

 

4

 

그(녀)는 우리 말 때문에
책장 속으로
플라톤의 동굴로 숨어든다
동굴 밖의 그림자가 싸가지없다면서

이론의 이념의 신주단지를 찾아 떠난지 오래
그는 이론의 이론의 이론의 촛불을 찾아
드디어 불을 밝힐 수 있다 한다

 

 

여기가 아닌 저기의 불을 모셔와
불을 지필 수 있다고 한다.
벌써 산의 중턱에 오른 사람이 태반이다.
마을도 잊고
마을 사람들도 잊고
저자 거리의 장사꾼들도 잊고
면벽의 나날은 외롭기는 하였지만
조금만 더 오르면 올라가면, 이론과 이념과 정파의 적만
나의 무기로 섬멸할 수 있기에 자신이 넘친다.

 

 

5

 

산으로 향하는 곳곳 피고름이 흥건하다
떨어져나간 살점이 여기저기다
썩어 문들어진 핏점을 먹고 싹이 터버렸다
산의 봉우리에는 숨이 가쁘고 저기로 가는 사람의 호흡이 거칠다

 

빛은 찬란하지만
어둠을 밝힌다지만
너무 춥고 시리다. 겨울로 겨울로 향하는 길이 가엾다.

 

앎의 사리들로 몸이 버거워 움직일 수 없다

 

6

 

너의 그늘이 사라지자
나의 지지대는 없다
너는 무기가 너무 많아 움직일 수가 없다
산 위에는 사람들로 요란하다
'때문에'와 '때이기'에가 난무한다

 

 

마을로 내려가는 길도 없다
가는 길은 끊어진지 오래
피고름과 살점의 흔적만 어설프게 남아있다
흙과 뒤덤벅이 되어 자란 잡초로만
거꾸로 된 이정표가 안개 속에 흐릿하다

 

7

 

사공을 자처하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너의 말에 떨어져나간 살점을 챙겼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떨어진 피고름에 피는 꽃들만 보았어도
내려가는 길을 찾았을 것이다

저기만 모시지 않았어도
여기에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사칙연산만 하였어도
산봉우리들은 아직 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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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꽃은 더 이상 피지 않고

가을을 닮은 은은하고

옅은 꽃들이 번진다.

 

 

햇살은 맺혀 열매로 익어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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