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말했다. 평화, 인권, 사랑, 사회라는 것은 없는 것 아니냐고 말이다. 그녀는 분개한 듯했다. 철학자라는 사람들이, 인간을 중심에 두고 사유하는 사람들의 면면이 그리 남성편향적이었냐고..좋아하는 철학가들 면면의 사적행태에 대해 알아가며 진절머리가 나는 듯했다. 그 분한감정은 혼자일 수밖에 없고 한나 아렌트처럼 그 자리를 보란 듯이 뚫고 일어서지 않으면 힘들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리고 최근 학교 게시판의 성폭력에 대한 현실에도 편치 않은 감정을 보였다. 페미니스트란 말을 하는 순간 갇히는 것은 아니냐고 말이다. 철학가나 사상가들의 사유라는 것도 시대에 갇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개인, 사회라고 따로따로 이름붙여 사유하는 것도 잘못되었다. 인간이란 존재는 늘 깃털 같은 보잘 것 없지만, 그래도 그 바닥에서 시작하는 것 아니냐...사회라는 끈은 그렇게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물론 그런 좌절들이 사랑, 인권, 평화라는 개념들을 만들어낸 것이기도 하지만.....대답이 궁색했다. 그녀의 분은 삭아들지 않는 것 같았다....그래도 사랑이라는 끈 하나는 잡아두고 싶다는 그를 보내고 마음이 내내 걸린다...........새벽이 되어서야 생명이라는 것이 그렇게 똑똑 끊어질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타고 올라왔다. 과거도 곁도...지금도 앞도.....흐름도 누적되는 것이라고.....혼자 생각해도 혼자생각하는 것이 아니라고....마음이란 것이 그렇지 않듯 존재도 그런 것이라고.....두서가 없어지는 아침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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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 불가능에게로

1.

[ ] 농담 한 송이 - 한 사람의 가장 서러운 곳으로 가서/농담 한 송이 따서 가져오고 싶다/그 아린 한 송이처럼 비리다가/끝끝내 서럽고 싶다/나비처럼 날아가다가 사라져도 좋을 만큼/살고 싶다
[ ] 그 그림 속에서 - 생각해보니 꽃이나 당신이나 모두 노래의 그림자였군요 치료됮 않는 노래의 그림자 속에 결국 우리 셋은 들어와 있었군요/생각해보니 우리 셋은 연인이라는 자연의 고아였던 거예요 울지 못하는 눈동자에 갇힌 눈물이었던거예요
[ ] 이 가을의 무늬 - 만지면 만질수록 부풀어 오르는 검푸른 짐승의 울음 같았던 여름의 무늬들이 풀어져서 저 술병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새로운 무늬의 시간이 올 때면,/오므린 손금처럼 어스름한 가냘픈 길, 그 길이 부셔서 마침내 사윌 때까지 보고 있어야겠다 이제 취한 물은 내 손금 안에서 속으로 울음을 오그린 자줏빛으로 흐르겠다 그것이 이 가을의 무늬겠다
[ ] 베낀-오늘 아침 국 속에서 붉은 혁명의 역사는/인간을 베끼면서 초라해졌다/.....꿈은 빛을 베껴서 가을 장미의 말들을 가둬두었다/그 안에 서서 너를 자꾸 베끼던 사랑은 누구인가/그 안에 서서 나를 자꾸 베끼는 불가능은 누구인가
[ ] 네 잠의 눈썹 - 그 마음에 맺힌 한 모금 속/한 사람의 꽃흉터에 비추어진 편지는/오래된 잠의 눈썹//시작 없어 끝 없던 다정한 사람아/네가 나에게는 울 일이었나 나는 물었다/나니, 라고 그대 눈썹은 떨렸다

2.

[ ] 포도 - 잎의 손금을 부시도록 비추던 빛이/공중에서 짐짓 길을 잃는 척할 때// 열매들이 올 거다
[ ] 수박 - 나, 수박 속에 든/저 수많은 별들을 모르던 시절/나는 당신의 그림자만이 좋았어요
[ ] 목련 - 당신이 지면서 보낸 편지를 읽고 있어요/짧네요 편지, 그래서 섭섭하네요/
[ ] 라일락 - 웃다가 지네/나의 라일락

3.

[ ] 연필 한 자루 - 붉게 울면서 태양과 결별하던 자두를 그렸다/.../늦여름의 만남, 그 상처의 얼굴을 닮아가면서 익는 오렌지를/그렸다/... 마침내 필통도 그를 매장할 때쯤/이 세계 전체가 관이 되는 연필이었다. 우리는/점점 짧아지면서 떠나온 어머니를 생각했으나/영영 생각나지 않았다/우리는 단독자, 연필 한 자루였다
[ ] 우연한 감염 - 나의 망설임은 당신을 향한 사랑인지 아니면 나를 향한 폭력인지
[ ] 온몸 도장 - 마당에는 빛만 가득하다.....유리창에는 내 그림자만/검은 온몸 도장 같은 내 그림자만//..//그런 다음 무얼 하지?/아직 마당엔/빛의 연기가 하얀데/빛의 향기만이 멈추어 섰는데

4.

[ ] 오래된 일 - 눈동자의 시절/모든 죽음이 살아나는 척하던/지독한 봄날의 일/그리고 오래된 일
[ ] 발이 부은 가을 저녁 - 바람은 파스를 붙인 어깨로/늙은 호박의 가장자리를 말리고/마당 그늘에서 고사리는 갈빛의 우산을 펴네요//...별들에게는 빛이 발이었나 봅니다/대야는 별빛으로 가득합니다.
[ ] 섬이 되어 보내는 편지 - 그대들이 챙긴 사랑의 편지지와 빛이 다른 것/그 차이가 누구는 빛의 차이라고 하겠지만/사실은 세기의 차이다/태양과 그림자의 차이다/이것이 고독이다//...잘 지내시길,/이 세계의 모든 섬에서/고독에게 악수를 청한 잊혀갈 손이여/별의 창백한 빛이여
[ ] 유령들 - 조금 더 나은 삶을 꿈꾸다가 물에 빠져 죽는 것이 21세기의 일입니다
[ ] 빙하기의 역 - 인간이란 언제나 기별의 기척일 뿐이라서/누구에게든/누구를 위해서든
[ ] 가을 저녁과 밤 사이 - 사랑이 무어냐?// 당신을 두고 가는 거라고 대답했을 때 아, 우리는/멍들었네...

5.

[ ] 가짓빛 추억,고아 - 어느 날 슬플 때 빛은 무자비했나 어느 날 욕정에 잡힐 때 빛은 아련했나 어느 날 기쁠 때 가지는 사라져서 빛은 뼈 속으로 혼곤하게 스며들었나 그 뒤에 돋아나는 빛은 자지러지게 우는 갓 태어난 아이를 닮으며 사무치게 널 안았나
[ ] 언제나 그러했듯 잠 속에서 - 모르는 이가 나를 안는다/모르는 이의 잠을 나는 잔다/나는 노래를 부른다/이 노래는 수십 년 전부터 불렀는데도/부를 때마다 아프다/아파서 그만두고 싶은데/모르는 이가 자꾸 시킨다/불러, 그 노래를
[ ] 나는 춤추는 중 - 기쁨은 흐릿하게 오고/슬픔은 명랑하게 온다



볕뉘

연필 한 자루로 그리는 그림들.....그 안에 노래의 그림자로 남는 꽃, 너, 그리고 나. 인간이란 언제나 기별의 기척일 뿐이라고.... 오래된 일을 하나하나 불러내어 그 끝을 잡는다.... 기쁨은 흐릿하게 오는 것이라고.....그녀는 농담 한 송이를 슬쩍 건넨다.....그래.....나비의 색깔이 밝아진다...그녀가 그린 그림은 빛이 도드라지게 어두운 부분을 칠하고 칠했다는 것을......... 시어에 다른 색감들을 잔뜩 부여하면서.....별과 달과 눈과 빛과 과일과 태양을 다시 다시 그려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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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은 능동적이고 상호 관련된 체계로서의 우리의 감각들이 단독으로 적응적인 삶이 가능하도록 연속적이고 안정적인 정보를 어떻게 제공하는지를 설명한다. 6
[ ] 동물이든 사람이든 관찰자가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연속적으로 변하는 감각상태를 기초로 항상적인 지각을 획득할 수 있는가이다. 왜냐하면 동물과 사람은 환경 내의 변화뿐만 아니라 환경의 영속적인 속성을 지각하고 반응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25
[ ] 능동적인 관찰자는 감각상태들이 변하는데도 불구하고 불변하는 것으로 지각한다. 그는 빛 감각상태가 변화해도 시각을 통해 대상을 동일하게 지각하고, 압력 감각상태가 변화해도 촉각을 통해 동일한 대상으로 지각하며, 귀에서 소리 크기 감각상태가 변화해도 동일한 소리로 지각한다. 25
[ ] 눈과 입, 손의 움직임은, 사실 지각체계의 수준에서 보면 변화하는 입력으로부터 불변속성들을 시간에 걸쳐서 분리해내기 위해서 수용기 수분에서의 입력, 즉 감각상태의 입력을 지속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26

[ ] 항상적 지각을 설명하기 위해서 뇌만 따로 살펴보는 대신, 지각기관의 조정을 포함하는 능동적 지각체계의 신경 순환고리를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뇌가 만화경처럼 유입되는 감각상태로부터 객관적 정보를 구성하거나 계산한다고 가정하는 대신, 뇌가 지각기관들의 정향을 관장하여 입력과 출력 전체체계가 외부정보에 공명한다고 가정할 수도 있다....감각신경의 입력은 단지 수동적 감각인상의 기초일 뿐이다....뇌의 기능:뇌에 이르른 여러 수준의 신경중추를 포함하는 지각체계는 유동적인 에워싼 에너지 배열로부터 환경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고 추출하는 방법인 것이다...아기는 지각하기를 학습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감각자료를 지각으로 전환하기를 학습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28, 29


1. 자극원천으로서 환경

[ ] 동물들 대다수는 두 눈이 동일한 물체에 고정되는 인간의 전방-지향적 눈이 아니라 파노라마 시각을 가능케 하는 측면 눈을 가지고 에워싼 빛에 적응해왔다. 43
[ ] 공기는 어느 정도는 방해받지 않는 동물의 움직임과 물체의 위치변화를 허용하는 매질이 된다. 이것이 ‘공간‘이 의미하는 바이다. 그러나 매질은 똑같이 중요한 다른 속성들을 갖는다. 대기는 정보의 흐름 또한 허용한다. 이것은 빛의 유동을 허용하고, 진동을 전달하고, 휘발성 물질의 확산을 매개한다. 조명을 통해서만 동물은 사물들을 ‘보고‘, 진동을 통해서만 사물들을 ‘듣고‘, 확산을 통해서만 사물들의 ‘냄새 맡는다‘. 44,45
[ ] 하나의 관찰점과 이를 둘러싼 여러 표면을 생각하지 말고 한 대상과 그 대상을 둘러싼 많은 관찰점을 생각해보자. 그 대상의 겉면과 미세면은 어떤 사영 기하학 법칙에 따라 모든 관찰점으로 ‘투사‘될 것이다. 각 겉면의 ‘양상‘은 매질 어디서든지 획득할 수 있다. 사실, 모양의 양상들과 대상의 결은 모든 방향으로 투사된다. 여기에 한 대상의 양상들이 ‘방송‘된다는 비유적인 주장의 진실이 놓여 있는 것이다. 46
[ ] 에워싼 소리는 소리가 오는 방향들을 변별하는 정도에 비추어볼 때 에워싼 빛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나의 음원 방향은 우리가 알 수 있듯이 탐지 가능하고, 여러 방향들도 단번에 탐지할 수도 있지만, 에워싼 빛의 배열이 갖는 셀 수 없이 많은 미세면들에는 결코 견줄 수 없다. 50
[ ] 세상의 자연물질들은 그것이 영양가가 있든 독성이든 동물에게는 아주 중요한 자극원천이라는 점이다. 54

[1 ] 환경은 지각을 위한 기회들, 가용적인 정보들, 잠재적 자극들로 구성된다. 모든 기회를 잡을 수 없고, 모든 정보가 등록될 수 없고, 모든 자극이 수용기를 흥분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환경이 한 개체에게 변별을 통해 가능케 하는 afford 것이 엄청나서, 이것이 우리의 첫 번째 고려 대상이 되어야 한다. 59

[ ] 동물들이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서로에 대해 민감해야 한다는 점을 주목하도록 하자. 한 동물의 다른 동물에 대한 반응을 ‘사회적‘ 반응으로 본다면, 다른 동물로부터 오는 자극은 ‘사회적‘ 자극이 되는데, 우리가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은 바로 이 자극의 성질이다. 60
[ ] 무엇보다도, 인류라는 동물의 발성-청각 의사소통은 위대한 도약을 이루어나갔다. 목소리 자체는 때론 갑자기, 때론 점진적으로 일종의 도구로 사용되게 되었다...목소리는 자신 외부에 있고 동물들 서로가 공유하는 환경에 있는 어떤 사물을 명확히 가리키게 되었다. 이것이 말소리의 시작이었다. 이 결과가 인간에게 얼마나 엄청난지, 그리고 이 결과들을 기술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쉽게 알 수 있다. 63
[ ] 언어와 예술은 이차작으로 지각을 산출해낸다. 이 이차적 지각은 의심할 여지 없이 직접적인 지각에 거꾸로 작동하지만 방금전 분석에서 볼 때, 세계에 대한 지식 knowledge about the world 은 세계와의 친숙함 acquaintance with the world에 의존하고, 이것이 우리의 첫 번째 문제가 된다. 67

2. 자극 획득하기

[ ] 반응에서, 다시 반응을 낳는 자극으로의 순환고리가 있기 때문이며, 그 결과는 별개의 반사들의 연쇄이기보다는 연속적인 활동의 흐름일 수 있기 때문이다. 71
[ ] 단지 구심성인 것이 아니라 재-구심성, 즉 원심성 출력에 수반하는 것이다. 이런 행동으로 생성된 입력에 대한 가장 좋은 현대용어는 전자 회로설게에서 빌려온 것인데, 즉 피드백이다. 72
[ ] 획득된 자극은 능동적 관찰자와 더불어 발생한다. 73
[ ] 눈, 귀, 코, 입, 그리고 피부는 사실 운동적이며, 탐색적이며, 정향적이다. 이 신경계로 입력은 보통 자신의 활동에 의해 생성되는 성분을 가질 것이다. 74
[ ] 구심성 신경원이 출발하는 말단은 빽빽한 숲에 있는 나무 뿌리처럼 서로 얽혀 있다. 이들은 해부적이 아니라, 기능적인 단위들이다. 88

[ 2] 귀, 즉 기능적으로 청각기관은 단일한 조직 덩어리가 아니며, 촉각기관은 전 신체에 걸쳐 흩어져 있다. 한 기관의 수용적 부위 및 조정적 부위는 같은 곳에 있을 필요가 없다. 우리가 코라고 부르는 후각기관, 즉 기능적 의미에서 코는 얼굴 뼈 깊은 곳에 수용적 부위를 가지고 있으나, 그 운동부위는 숨 쉬고 냄새 맡기 위해 가슴 근육 안에 있다. 수용적 및 조정적 부위는 서로서로의 관계에서만 이해될 수 있을 뿐이다. 89

[1 ] 머리와-몸을-가진-두-눈 체계는 자세 평형상태와 이동체계와 협동으로, 세상에서 돌아다닐 수 있고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90

[ ] 지각은 환경과 관련되고, 자기수용감각은 몸과 관련된다. 부과된 자극은 수동적 유기체에 가해진다. 획득된 자극은 활동과 더불어 온다. 그러므로 우리는 (1) 부과된 지각, (2) 부과된 자기수용감각, (3) 획득된 지각, 그리고 (4) 획득된 자기수용감각을 고려해야 한다. 93


3. 지각체계

[ 1] 외부감각들은 이제 새로운 방식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수동적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통로로 보기보다는 체계로, 그리고 상호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관련된 것으로 말이다. 외부감각들의 기능은 정보를 포착하는 것이지 단순히 감각상태들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면, 이 기능은 다른 용어로 명명되어야만 한다. 여기서는 외부감각들을 지각체계 perceptual systems라고 부를 것이다. 97


[2 ] 감각상태는 지각의 선제조건이 아니고, 감각인상은 지각의 ‘원 자료‘가 아니다 - 즉, 감각상태는 지각에 주어진 모든 것이 아니다. 98
[3 ] 나는 곤충, 동물, 인간의 눈을 신경 끝에 매달린 한 쌍의 카메라가 아니라 빛에 있는 윤곽, 결, 스펙트럼 구성, 변형이라는 변인들을 탐지하는 장치로 다룰 것이다. 108
[4] 불을 생각해보라. 불은 네 종류 자극의 원천인데, 소리와 냄새, 열, 그리고 빛을 내기 때문이다. 불은 탁탁 소리를 내고, 연기를 피우고, 적외선 영역대의 열을 내뿜고, 가시광선 영역대의 빛을 내거나 반사한다. 따라서 불은 귀와 코, 피부, 눈에 정보를 제공한다. 탁탁 대는 소리와 연기 냄새, 내뿜어지는 열기, 색조를 띤 불꽃의 일렁임 모두 동일한 사건을 명시하지만 각각만으로도 그 사건은 명시된다. 109


볕뉘

0. 모닥불 앞에 있는 우리의 기억은 흐뭇한가.....바닷가에서 파도를 응시하는 우리는 어떠한가? 뇌는 명사인가 동사인가? 뇌는 중앙집권형인가? 분권형인가?

1. 바탕의 밑바닥에 있는 사항부터 되짚는다. 하나 하나 다시 더듬으면서 올라간다. 그 정합에 의문을 제기할 틈도 없이 우리 시선은 어느 덧, 지금까지 관행처럼 지녀오던 것들이 지워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관성은 다시 불쑥 불쑥 치밀고 올라온다..그 위에 다시 그은 밑줄을 새긴다. 또 올라온다. 긴장과 탄력이 생긴다. 지각의 생태학...

2. [3.1]을 새겨봐라. 우리의 지각체계는 [2.1] 에서 알 수 있듯이 떨어져있지만 함께 움직이는 틀이다. 기본 정향 체계(균형), 청각체계, 촉각체계, 맛-냄새체계, 시각체계들로 구성되며, 나에게 약인지 독인지 기본적인 정보를 포착해내기 위해 공진화해왔다고 한다. 수동적이 아니라 능동적인 정보에 대한 민감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근육체계도 지각체계와 밀접한 관련을 맺을 수밖에 없다.[2.2]

3. 불과 바다는 어쩌면 여러 체계를 동시에 전율시키고 있을 것이다. 그 감흥은 어느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없을 것이다. 곁에 따뜻한 벗들이 있다면 그 분위기를 쉽게 잊어버리지 못할 것이다. 끊임없이 반추되는 어떤 것일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만남도 그리 강렬할 때도 올지 모른다. 움직여, 움직이는 것들로 가득하다면...시간은 맺혀 달콤할 것이다. 자꾸 맛보고 싶은...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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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과 공범자들

[ ] 회식, 일상의 반복은 공허하다. 변하지 않는 모습들 속에는 관찰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레파토리. 그 레파토리. 회식이 끝나자 걷다. 눅눅한 습기가 군데군데 박혀 있다. 무엇을 할까 하다가 읽히지 않을 책과 술한잔의 여파를 생각하자니 그냥 멍하니 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영화 시간대를 검색하다보니, 겨우 이어지는 것이 있다. 혹성탈출과 공범자들.

[ ] 혹성탈출. 특별한 것이 있을까. 오그라는 감정을 몇차례 식상한 버전으로 찔끔찔끔 던져놓는다. 아 레파토리. 그 레파토리.

[ ] 공범자들을 탈출이 끝나자마자 갈아탔다. 지난 기억들이, 아니 지난 삶들이 반추된다. 쓰라린 상처, 당사자가 따로 없겠지만 타겟이 되어 삶을 던진 사람들의 흔적이 아리고 쓰리다. 영화상영이 끝나고 이용마라고 검색했다. 최근 새로 임명된 방송통신위원회장이 기자를 만난 기사가 떴다. 복막암 투병중인 그의 막막한 현실에서 무엇이라도 기록에 남기는 일이 필요하다고 하는 인터뷰가 내내 따라붙는다.

[ ] 자정이 되어서야 귀가를 했다. 잠이 오지 않았다. 1시가 넘다. 2시가 가까웠다. 선풍기 바람과 밖의 바람, 절묘한 습도가 잠을 어쩌지 못하게 한다. 어디를 탈출하는 일은 가능하지 않다. 국경을 넘어도 늘 마음자리는 맴돈다. 공범은 되기가 쉽다. 마음자리를 놓는 순간은 어디나 공범이다. 화면에 그 버젓이 자리를 틀고 있는 방송국 건물들과 직원들. 월급과 보수의 심장이 여전히 쿵쾅쿵쾅 뛰고 있다. 여전히 승진하고 여전히 로비하고, 여전히 반성하지 못하고, 여전히 얼굴 노회함이 아니 사장 한 번 해본 일이 대단하다는 표정에 녹이 슬고 악취가 진동한다. 늘 생활은 어디선가 공범이 될 수밖에 없다. 과거를 건져올리는 탈주를 꿈꾸지 않는 이상, 꿈에서 현실로 내리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 언저리를 배회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 ] 가을을 몇 점 집어 먹을 만큼 새벽잠은 달콤하다. 어제밤 지나간 자리를 거슬러 오른다. 마음빚 몇 점을 삼켰다. 이용마기자의 쾌유를 빈다. 김경래 기자와 최승호님의 건투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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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 2017-08-23 0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공범자들 봤어요

여울 2017-08-23 08:21   좋아요 1 | URL
보셨군요. 진행중인 mbc 상황도 있군요. 관심과 응원을 아끼지 말아야겠어요. 더위조심요^^
 


1. 더 나쁜 쪽으로


[ ] 생각해봐, 사람들은 더이상 공장에서 노동운동이나 자본가의 착취를 연상하지 않아. 왜냐하면 공장은 모두 텅 비어버렸거든. 더이상 살아 있는 공장은 우리들의 눈에 보이지 않아. 죽어 있는 것들 뿐이지. 죽은 공장은 아름답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잘 생각해봐. 세상은 미학적 가능성으로 차고 넘치고 그걸 잘만 이용하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어. 아주 쿨한 방식으로 말이야. 노동자들을 착취하지 않는 방식으로 말이야. (노동자들을 다 제거해버리는 방식으로 말이야.) 버려진 공장은 박물관이 되고 버려진 아파트는 갤러리가 되고 버려진 발전소는 언더그라운드 클럽이 되지. 뭔가 기분 나쁜 게 있어? 바로 그걸 팔아버려, 그럼 넌 부자가 될 수 있어! 26

[ ] 춤을 출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모여 있는 우리들이 아무것도 서로 나누지 않는다는 것이다. 춤 속에서 우리는 거리를 유지한다. 껴안지 않는다. 각자의 춤에 몰두한다. 그렇게 우리들은 개인주의자들을 위한 천국으로 간다. 예의바르고 겸손한 개인주의자를 위한. 그곳은 텅 비어 있다. 나 자신조차 없다. 27

[ ] 우리, 우리들....끔찍하게 쌓아올려진 이 모든 것이자 그것을 쌓는 데 인생을 탕진한 바로 그자들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가. 그런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라니? 모두 그저 쫓겨 온 것에 불과하지 않은가? 오직 그 점에서만 우리들은 동지가 아닌가? 28

[ ] 알 수 없다. 걷는다. 더 나쁜 쪽을 향해 걷는다.32

[ ] 그는 언제나 바라볼 뿐이었다. 이미지는 살아서 움직이지 않는다. 그를 덮치지 않는다. 그것은 그에게 말을 걸거나 도망치지 않는다. 그것은 편리하고, 편리한 것은 기분을 산뜻하게 만들어준다. 그런데 문득 그는 이미지의 바깥을 상상하고 있었다. 한 구체적인 정신을 그는 고려하고 있었다. 그는 혼란에 빠졌다. 37

[ ] ˝ 곧 문제는 삶 전체로 확장되었다.˝ 그는 고백했다. ˝나는 이해하기를 원했고, 그것은 줄줄이 실패했다. 실패할 때마다 모든 게 조금씩 불확실해졌다. 그럴 때마다 나는 불확실해진 단어들을 버렸다. 사용 가능한 단어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38

[ ] 구닥다리 얘기 없이 현대인들은 단 한마디도 말할 수 없다. 모든 구식 개념들이 형체를 잃고 부서져내려, 더이상 원래의 사용법을 유추할 수 없을 만큼 자폐적인 즐거움이 되어버렸닥 해도, 우리는 그것들의 바깥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것들은 우리에게 자연과 같다. 구식의 개념들이 자연이 되어 우리의 곁에 머무르고, 우리는 즐겁게 자연을 탕진한다..40

[ ] 나는 세상이 미치광이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배웠다. 종교와 기술, 그리고 섹스 중독이 세계를 결정한다. 41

[ ] 여전히 우리는 시작에 머물러 있다.....우리 앞에 시간들이 새 침대 시트처럼 하얗고 보송보송하게 펼쳐져 있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우리는 그 시트를 더럽혔다. 다음날 시트는 새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도대체 지금까지 우리가 몇 장의 시트를 더럽혔는지 모르겠다. 46

[ ] ˝시간이 갈수록, 살아가는 데 많은 단어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삶은 놀랍도록 단순한다. 단순성에는 물론 일정량의 손실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것조차 쾌락적이다. 손실의 즐거움. 그것을 우리 현대인들은 알고 있다. 아니 우리는 그 즐거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스스로를 조금씩, 영원히, 지우는, 즐거움. 잃어가는, 태워지는 즐거움. 그 쾌락을 제대로 즐기는 길은 영원성을 음미하는 것이다. 48
[ ] 미래에 관해서,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나에겐 없다. 50

2. 맑스와 마음의 정치학

[ ] 환경의 변화와 교육에 관한 유물론적 교의는 환경이 인간들에 의해 변화되며 교육자 자신도 교육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고 있다....환경의 변화와 인간 활동의 변화 혹은 자기 변화와의 일치는 오직 혁명적 실천으로서만 파악될 수 있고 합리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 - 맑스, 포이에르바흐 테제 3번

[ ] 이제까지 철학자들은 단지 세게를 다양하게 해석해 왔을 뿐이다. 그러나 문제는 세계를 변혁하는 데 있다. - 맑스, 포이에르바트 테제 11번

[ ] 아리기의 역사이행 4조건: 1) 세계의 해석과 변혁, 주체의 해석과 변혁의 관계를 새롭게 구성한 이론이 대중적 동의를 얻어낼 수 있을 만큼 명료해야 하며, 실천적이고 정책적인 설득력도 함께 가져야 할 것이다. 2) 그와 별개로, 대중 스스로 세계를 변화시켜 나ㅏㄹ 새로운 주체로 스스로를 변혁하는, 생활혁명의 힘든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3) 자본주의역시 능동적으로 조직과 기술의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4) 수세에 몰린 자본의 반격이 지속될 것이기에 이 과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세계 혁명의 과정이 요구될 것이다. 7~9

[ ] 브루노 라투르는 자연과 사회이 분리를 전제로 한 모든 생태주의 운동과 과학이론은 한편에서는 사회와 분리된 자연이라는 추상에 매달리거나 다른 한편으로는 자연과 무관하게 정치적 협상에 매달리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그는 자연과 사회 사이에 과학적 생산이라는 제3항을 개입시켜....집합적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 23
[ ] 현재까지의 <지식-권력 구성체>는 정치와 지식생산을 분리시키고(상,하원,국가) 지식 생산 내에서도 분과학문들 간의 분리/불통을 공고화하면서, 사회 시스템 전체의 운영은 최종적으로 정치가들이 좌우하는 ˝대의제도˝의 형태로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위 라투르의 모델을 문제의 진단(난국)에서 해법의 발견(컨설팅)과 해법의 제도화(제도), 우선순위의 결정(위계화), 전 과정의 계획과 평가(총체성의 시나리오화)의 모든 단계마다 정치가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통섭형 연구방식으로 직접 참여하여 토론을 거쳐 합리적 방안을 찾아내는, ˝대의제를 넘어서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물론 자신의 연구를 올바르게 ˝사회화˝하기 위한 사전 준비도 꼭 필요하다. 28

[ ] 진보적 이념들 간의 새로운 통섭을 위해 각 운동들의 이론적 기반을 이루고 있는 진보적 이념들간의 분리와 적대를 넘어서야 한다. 맑스주의(와 사회주의, 코뮌주의 등)(적), 생태주의(녹), 페미니즘(보), 급진민주주의(와 무정부주의 및 소수자운동)(흑) 등의 분리가 그것이다....현실적으로는 <자연자원+인간노동+생산수단=생산과정>의 반복적 순환 과정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이렇게 보면 각각의 주요 쟁점이 <자연자원(녹)+인간노동(녹-보-적)+생산수단(적)=생산(녹-보-적)>에 이르는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런 가설은 ‘녹-보-적‘ 연대가 나열식 결합일 수가 없고, 주체화(노동력 재생산)양식과 생산양식(노동대상과 생산수단의 소유 및 통제 양식)의 특정한 형태의 결합이라는 자본주의적 사회적 관계의 변혁의 내재적 구성 요소로 서로를 내적으로 제약하며 결합하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노동력 재생산의 탈가부장적 리모델링과 새로운 주체화 양식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문화-정치-과학기술의 순환적 연결 분석이 요구된다. 29~30

[ ] 한국의 좌파운동은 학문적으로는 분과학문의 제도적 틀에, 사회운동에서는 부문운동의 틀에 묶여 왔다. 그런데 맑스주의, 페미니즘, 생태주의 이론은 그 자체로는 통섭적 성격을 지니는 데 반해, 개개의 연구자나 활동가들은 현실적으로는 분과학문과 부문운동의 틀 내에 갇혀 실제로 통섭적 연구를 수행하거나 통섭적 실천을 제대로 수행한 경험이 거의 없다. 31

[ ] 제도화된 예술은 마치 스포츠에서 그러하듯이 인간 감각의 전문화/예각화의 기록을 축적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나 그 대신 예술가 개인을 포함한 개개 인간에게 내재한 복합감각-감성의 억압과 소외(이에 따른 무의식적 신경증화)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을 따름이다. 32
[ ] 현재 상태를 지양하려는 노력은 긍정적 가치 창조의 전망을 여는 (부정보다는 희망을 창조하는) 노력과 분리될 수 없다...이런 문제점들을 극복할 새로운 비전은 개인과 사회와 자연 중 어느것도 특권화하지 않은 채 삼자 사이에 비-배타적이고 공생적 관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35

[ ] 정서적 역능만 해도 욕망, 충동, 감각, 느낌, 정서 들이 합쳐진 하나의 메타체계로서 외부 자극의 수용과 뇌의 지각, 신체 상태들의 변화들로 구성된 특수한 ‘신체풍경‘의 질적 변화를 조절하는 능력이다. 이런 점에서 개인주체라는 것은..구조-접속을 통해 반복적으로 재구성되는 과정적 존재이다. 36
[ ] <자유-평등-연대의 가치를 ‘체화‘한 개인들 간의 경제적-문화적-과학적-윤리정치적 어소시에이션>을 발전시켜야 한다. 41

[ ] 수동적-반동적 감정으로 물든 주체가 어떻게 능동적-진보적 감정으로 충만한 주체로 거듭날 것인가의 문제는 ‘각성의 정치‘만이 아니라 ‘감정의 정치‘, ‘인식의 정치‘만이 아니라 ‘체화의 정치‘라는 더 확장된 ‘프레임‘을 요구한다....인간주체는 동일성의 논리와 차이의 논리의 양자택일이 아니라 양자의 변증법적 ‘절합‘을 통해서만 제대로 파악될 수 있다. 43

[ ] 헤겔과 니체가 절대정신이라는 인식적 주체 혹은 초인적 의지의 주체라는 일방에게 손을 들어줌으로써 감각적-감정적 주체를 억압했고, 억압된 것의 복귀로 치러야 할 엄청난 대가를 외면했다. 44

3. 끝없는 이야기

[ ] 무엇을 보더라도 절대로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이 순간부터 네 자신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너는 무기 없이 떠나야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그냥 내버려 두어라. 어린 여왕 앞에서는 모든 것이 똑같은 것처럼 너도 악한 것이든 선한 것이든, 아름다운 것이든 추한 것이든, 어리석은 것이든 지혜로운 것이든 상관없이 전부 똑같이 여겨야 한다. 너는 그저 찾고 물어볼 수 있을 뿐이지, 자신의 생각에 따라 판단해서는 안 되는 거란다. 71
[ ] 우리처럼 많은 걸 알면, 더 이상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모든 건 영원히 되풀이되지. 낮과 밤, 여름과 겨울, 세상은 텅 비어 있고 아무 의미도 없다. 모든 것은 돌고 도는 거야. 생긴 것은 다시 없어져야 하고, 태어난 건 죽어야 한다. 모든 것은 상쇄되는 거야. 선과 악, 어리석음과 지혜, 아름다움과 추함. 모든 것이 공허하다. 아무것도 실재하지 않아.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 97
[ ] 우리는 시간 속에 살고 있다. 넌 짧게. 우리는 길게....여왕의 존재는 시간으로 계산되는 것이 아니라 이름으로 계산된다. 여왕은 새로운 이름이 필요해, 항상 새로운 이름이. ...새로운 이름만 얻게 되면 어린 여왕은 다시 건강해질 거다. 하지만 중요한 건 여왕이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야. 100
[ ] 사람들은 환상 세계를 없애려고 하지. 그런데 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것 때문에 쉴 새 없이 인간 세상으로 쏟아져 들어가는 거짓의 물결을 불어나게 한다는 걸 모르고 있다. 알아볼 수 없게 되어 버린 환상 세계 주민들의 물결 말이다. 그들은 거기서 산송장으로 허상의 삶을 살아야 하고 자기들의 곰팡이 냄새로 인간의 영혼을 중독시켜야 하지. 사람들은 그걸 모른다. 230
[ ] 우리가 원하는 대로 전부. 우리는 사람들을 지배하지. 그리고 무는 거짓보다 더 강력한 힘으로 사람들을 지배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상상을 먹고 살거든, 우리는 그 상상을 조종할 수 있다. 이 힘이 유일하게 가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난 힘의 편에 붙어서 힘을 나누어 갖기 위해 힘에 봉사했지 231
[ ] 이 모든 것이 특정한 길을 가는 자의 마음 상태와 의지에 달려 있다. 환상 세계는 끝이 없으므로 어디나 중심이 될 수 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중심은 어디에서나 똑같이 가깝거나 멀다. 중심으로 오고 싶어 하는 자에게 전부 달린 것이다. 248

[ ] 올바른 이름만이 모든 존재와 사물들에 실재성을 준단다. 틀린 이름은 모든 것을 비현실적으로 만들지. 그것이 거짓이 하는 일이다. 272

[ ] 모든 알은, 새로운 생명의 시작이네...하지만 오로지 껍질이 깨질 때만 그렇지 296

[ ] 한 이야기는 새로운 것이지만 옛날 옛적에 대해 들려줄 수 있습니다. 과거가 그 이야기와 함께 탄생하는 거지요. 361
[ ] 현명해진다는 것. 그것은 기쁨과 고통. 두려움과 동정심. 명예욕과 굴욕감을 초월하는 것을 의미했다. 위대해진다는 것은 모든 사물을 초월하고 아무것도, 아무도 사랑하거나 미워하지 않으며, 또한 타인의 혐오나 애정도 완전히 무관심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을 의미했다. 526
[ ] 오직 너의 세계를 기억하는 동안만 너는 소원할 수 있어. 여기 있는 사람들은 기억을 다 소비해 버렸지. 더 이상 과거가 없는 자는 미래도 없어. 그래서 저들은 늙지도 않아...저들 자신이 더 이상 변할 수 없기 때문에 저들에게는 아무것도 변할 수 없어. 584

[ ] 저들은 더 이상 이야기를 할 수 없단다. 언어를 잃어버렸지. 그래서 내가 저들을 위해 이 놀이를 생각해 냈지....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근본적으로 겨우 스물네글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인정할 거다. 글자들은 언제나 똑같고 다만 그 조합이 달라질 뿐이지. 글자로부터 단어가 형성되고 단어로부터 문장이, 문장으로부터 장이, 그리고 장이 합쳐져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거지. 587

[ ] 위스칼나리들은 ‘나‘라는 단어를 모르는 것 같았고, 어쨌든 그 말을 한 번도 쓰지 않았으며 항상 ‘우리‘라고만 말했다. 599
[ ] 그 선원들이 상상력으로 배를 움직이는 거라고 설명했다ㅏ....자신들의 상상력을 완전히 하나로 합쳐야 비로소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생겨나기 때문이다...더 빨리 항해하고 싶으면 여러 명이 함께 해야 했다. 601


[ ] 변화의 집은, 바깥보다 안이 더 크단다. 622


[ ] 땅속에서는 영원히 밤이 계속되어 아무것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바스티안은 선택도, 결정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우연이나 자비로운 운명의 힘으로 언젠가 올바로 찾아낼 수 있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저녁마다 갱 속에서 태내온 것을 위로 가져와 저물어 가는 햇빛에 내놓았다. 그러고 저녁마다 그의 작업은 헛수고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불평하지도, 분개하지도 않았다. 그는 자신에 대한 연민을 전부 잃어버린 것이었다. 참을성이 많고 조용해졌다. 647

[ ] 우리는 생명의 물! 저절로 솟는 샘이라네. 너희들이 우리를 많이 마실수록 더욱 풍성하게 흐른다네. 661

[ ] 갈증이 가실 때까지 마시고 또 마셨다. 기쁨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득 찼다. 살아 있다는 기쁨, 그 자신이라는 기쁨이. 이제 자기가 누구인지, 어디에 속하는지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는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제일 멋진 점은 이제 원래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다. 665

[ ] 브레히트는 문학을 사회정치적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도구라고 생각했어요. 브레히트처럼 문학을 생각하면 작가는 독자보다 더 똑똑한 사람이어야 하고 독자를 가르쳐야 하지요.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내가 무엇을 그들에게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693
[ ] 제임스 조이스가 쓴 율리시스로는 거리에서 사람들을 들을 수 있게끔 하지 못하지만 뒤마의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나는 문학가가 아닙니다...695
[ ] 우리 유럽은 지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가치들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무‘로 뛰어들어야만 우리는 우리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창조적인 힘을 깨울 수 있습니다. 바로 새로운 환상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지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일이기도 하고요. 699

볕뉘

0. 3위에 2를, 2위에 1을 투명하게 놓는다. 이야기들은 겹치고 이어진다. 잇지 못한 이야기들은 서로 뿌리를 내리며 잡고 있다.

1. 심광현저자는 자신은 행위-구조로 세상을 본다고 주장하는 NL과 PD 가운데 PD였는데 자신은 그것을 고집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점을 반성하고 성찰하고 더 풍부해지려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 어쩌면 지난 30년동안 처음의 반성과 마주 서 있는지도 모르겠다.

2. 김사과는 탕진하는 것이 우리라고 말한다. 말을 잃어버려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그저 잃어가고 태워지는 즐거움만 가지고 있다고 말이다. 저자는 할 말을 잃는다. 작품 속에서도....그저.....뒤샹의 변기처럼....그것이 샘물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3. 우리는 막다른 골목에서 아니 또 다른 길이 주어져 있다. 밖으로 난 길이 아니라 안으로 난 길들이다. 그 무궁무진함. 환상도 아니고 상상도 아니고 그것이 현실일게다. 그래서 우리는 찾는다. 아니 빌린다. 현실에서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를 신화의 고리에서 마음을 빌린다. ...어쩌면 내려놓지 못하는 아둔함. 그래서 새로운 것을 짚을 수 없는 현실. 두 손에 잡은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모두.....그제서야 시작일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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