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ㅡ 몇주전쯤 본 사진 한장을 30여분 설명한 겨울의 개란 산문의 기억이 가시기 앞서 도서관 한 귀퉁이에 들어온 강운구 사진집. 책 속의 그 사진과 사진 속 인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 장수 수북리 30년이 지나 같은 장소에서 찍어 남겼다. 앞으로 30년뒤 후배작가가 같은 자리에서 남긴다고 한다. 허망하지 않게 채울 수 있을까 ㅡ ᆢ ᆞ그런 생각도 스몄다. 도서관에 책보는 사람은 없다. 공부하는 사람은 있어도 ᆞᆞᆞ

 

뱀발.  어제는 영*대해수욕장 주변의 카페를 찾을까 하다가 눈발도 내려 가까운 곳을 들르다. 새건물에 탁트인 종합자료실은 운동장처럼 넓다. 책이 많은 듯하여 서서히 둘러보다 차장가로 공부에 여념이 없어보이는 사람들... ...대출이 불가한 몇권의 책을 고르고 지역 잡지 몇권을 소일거리 삼아 보다. 포고 60년사에는 사진과 인명록밖에 없고 권두사에는 그 학교출신의 지역명망가들이 줄줄이 꿰인다. 포항연구라는 잡지를 건네든다. 박정희와 박태준의 운명적 만남,  동북아 글로벌 어쩌구하는 전략과 현황이란 글이 서울대교수와 한국은행 포항 차장의 분석글이 있다. 포항지역사회연구소에서 정기적인 역할을 맡는 듯하다. 그리고 몇권의 책을 또 빌리다. 따듯한 기술은 혹시나 하여 봤는데 명망가의 인사치례를 편집한 글이라 역시나 이다. 아깝다. 종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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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는 반복한다

 

딴 생각은 시차를 두고 전염된다. 전염된 생각은 그릇을 가득 채우고 넘친다. 차고 넘친 생각은 시도를 낳는다. 시도는 시차를 두고 생각을 낳는다.  그러니 시도도 번진다. 생각보다 시도가 낫다. 시도를 받는 그릇마다 다른 맛을 풍긴다. 다른 멋은 구미를 남긴다. 배인 구미는 다른 실험을 당긴다. 다른 실험은 생각도 낳고 시도도 낳는다. 그러니 시도와 생각도 실험을 낳는다. 실험은 시차도 낳는다. 낳은 시차는 스민다. 햇살과 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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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원미만의 삶, 그리고 대통령 ing

 

 

 

흔적 님, 며칠 묵혀두다가 흔적을 남깁니다. 저의 관심사이기도 해서입니다. 지난해 대선 전 여론조사를 보다가, 관심을 끄는 결과가 있더군요. 연령대별, 지역별 대선후보지지도는 박근혜/안철수,문재인에 비율이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데 유독 소득별 지지도가 예상과 달랐습니다. 200만원에서 400백만원 소득에 안철수,문재인 6, 박근혜 4였죠. 그런데 200백만원 미만의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5:5? 4:6? 결과는 박근혜가 7이고 안철수,문재인이 3이었죠.

 

열외자, 몫이 없는자, 말할 수 없는자..시급 4000원미만의 삶.... 정말 그럴까? 삶은 여전히 대물림되는 건 아닐까? 정치의식 역시 대물림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지역색 또한 군대라는 필터를 통해 재생산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최근 세모녀.자살.기초수급대상자가 아니라 짐작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 진짜없는 사람들이 말을 할까 하루벌어 하루 사는 것이 아니라 키워야되는 이들에게 정치적 말걸기가 가능한가라는 생각도 비관적으로 드는 날입니다. 모든 문제가 얽히고 섥힌 것이겠지만... ...정치의 촛점은 과연 무엇이 되어야 할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연구논문이 있는지 열외자의 삶이 대물림되는 물증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만 그 원인의 하나로 제도교육의 치명적인 약점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초등학교부터 인권, 특히 노동권에 대한 제도교육이 없고, 자신이 처해진 제도적인 나에 대해 배울 기회조차 없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파하고 느끼지 못하고, 잘나가는 엘리트의 삶의 그림자가 혹 이들의 삶은 아닐까? 외양은 다르지만 다른 이의 처지도 삶도 헤아리지 못하는 면에서 마찬가지가 아닌가?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서발턴은 과연 말할 수 있는가? 책들을 보며 지금여기는 말할 수 있다고 단정했던 지난 제 모습이 부끄러워집니다. 지금도 그러합니다. 문득 정치의 미래세대와 현실의 변방으로 밀려나는 미래의 나와 같은 이들이 겪어내는 삶의 비참을 어떨까 안타까운 날입니다. 제도든 문화든 ...정치가 빨리 급하게 많은 일을 해낼 수 있겠지만....어떤 짐작으로 그리해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괜한 사변을 봄날 어울리지 않게 드리게 되는 군요. 페북을 통해, 이렇게 책과책을 드나드는 글을 볼 수 있어 정말 반갑고 고맙다는 말씀드립니다. 여긴.... 또 다른 끝 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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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 아닌 금기들

 

'진짜 없는 사람들은 말을 잘 안해요'


말도 못하는 복지의 사각지대를 발굴해서라도 부여잡을 수 있다면 좋겠다.

 

문득 바보같은 얘기를 해본다.  현실의 삶에는 담들이 많다. 벌지 못하는 것도 태반인데 버는 것 쓰는 것을 얘기해야 된다라고 한다면 정신나간 소리일까? 담 넘어에서 그 소리가 들린다면 그것으로 움직임도 오히려 잔잔해지고 점점 움츠려 드는 것은 아닐까? 점점 공포에 짓눌려 그저 동물적인 반응을 하고 마는 것이 지금의 짐작도 못하는 삶일텐데? 어떤 놈들이 잡고 해쳐먹어도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는데 무슨 말을 믿으라고... .., 사탕발림보다 정작 눈으로 믿음의 기준은 나아졌느냐 말았느냐인데... ... 가치와 이념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콧방귀나 낄 수 있는 소리인가? 사기꾼이 넘쳐나는 세상에, 그 말잘했던 놈들의 사기에 넘어가자마자 허망하여 현실을 깨달은 것이 한두번이 아닌데 이념과 가치를 믿으라고? 그래서 발등 찍힌 것이 숱한데 무엇을 믿으라고 말하는 것일까? 푸어의 족쇄를 어떻게 하면 벗겨낼 수 있을까도 걱정인데 수입과 지출을 말해야 한다고 말하니 제정신인가?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않는 노동의 빗장은 풀릴 수 없는 것일까? 노동의 권리와 댓가를 반드시 얘기해야하는 관문은 만들 수 없는 것일까? 통계치로 보는 획일화되고 표준화된 쇼윈도우 안의 삶이 아니라 살림살이의 굴곡을 서로 느끼고 나눌 수는 없는 것인지?  얼마나 허접하고 알량한 씀씀이인지? 얼마나 엄한데 돈을 쳐바르는지, 서로 덜컥거리기나 한다면...고만고만한 아파트 끼리의 삶이 아니라 건너건너 짐작할 수 없는 삶들 사이로....짐작할 수 없는 삶들도 얘기 나누지 않으면 안된다면?

 

비참의 건너편을 건넬 수는 없는 것일까? 내 가족, 내 삶에서 벗어나는 제 3지대의 회계나 운영은 불가능한가? 활동가의 삶을 보장하는 곳간은? 활동가를 위한 적립금을 부가가치세로 거둘 수 있거나 쿠폰처럼 적립할 수는 없는 것일까? 더 양적으로 질적으로 여가같은 부러움을 또 다른 계정에 넣을 수는 없는 것일까? 소꼽놀이 같지만 행복의 회계 - 관료, 빤한 일의 행정이 아니라 다른 무정형의 시간들을 대차대조표에 넣는 일은 불가능한가? 자본주의가 근면 검소를 바탕으로 신의 용서를 받고 섬길 수 있었다면, 애초 그 수지타산의 대차대조표는 그래도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보겠다고 안달하는 이들의 저변으로 내려와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야 아마 초심을 잃은 자본가의 자본주의도 그 뿌리에서 흔들리는 것은 아닐까?


그러그러한 삶들의 일상에 저당잡혀 아무 일도 저지르지 못하는 쳇바퀴를 혼자 탈출할 수 없다. 경착륙이 아니라 같이 연착륙하는 문화의 잔뿌리...문화의 힘은 없는 것일까? 혈연의 끈도 해결하지 못하고 어쩌지 못하는데 가족 너머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건 정말 순진한 생각일까? 돈의 동선, 시간의 동선, 아니면 즐거움의 동선들을 차변과 대변에 또박또박 기록해 또 다른 신이 굽어 살펴주신다면?


노동권을 일상으로 가져오는 일, 허망한 미래의 불안에 저당잡힌 재산들, 짜투리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공유의 제3지대를 만들어보는 일, 여가와 시간, 활동을 시험하는 일들, 같이 얇고 길게 사는 것에 대한 기획들...연결망을 가급적이면 시간단위로 매매와 적립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일(원고료 적립....무형의 활동에 대한 보상...여가에 대한 또 다른 생각씨들...)

 

가족에게만 기대어 살 수 없다. 좀더 다른 삶으로  가는 징검다리들이 놓여졌으면 좋겠다. 현실이 가능하지 않더라도 共생각으로라도...한걸음...

 

 

뱀발. 봄비치곤 비가 지랄처럼 내린다. 맘에 찍어 둔 꽃잎 다 흩날릴까 두렵다. 그래도 봄은 빗물처럼 차고 넘치다니....휑한 바람소리에도 지레 마음이 짓눌린다. 그대여 내 마음을 받아주게. 매화향기 동봉하며 부질없는 생각을 보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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