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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루한은 "기술의 영향력은 의견이나 개념 수준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오히려 이 영향력은 "인식의 방식을 꾸준히, 아무런 저항 없이" 바꾸어놓는다는 것이다...미디어가 신경 체계 그 자체에 마법을 부리거나 장난을 친다는 것이다. 9


미디어 재벌 데이빗 샤르노프는 "우리는 기기를 만들어낸 자들의 죄를 기기 그 자체에 떠넘겨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대 과학의 산물은 그 자체로는 선하거나 악하지 않습니다. 기기의 가치는 그것들이 사용되는 방식에 따라 결정됩니다"라고 말했다. 맥루한은 이 같은 발상을 비웃으며 "몽유병에 걸린 자의 말"이라고 쏘아붙였다. 맥루한은 모든 새로운 미디어는 인간을 변화시킨다고 생각했다. 그는 "모든 미디어에 대한 우리의 습관적인 반응, 즉 그것을 어떻게 사용되느냐가 중요하다는 식의 생각은 기계에 대해 무지하고 무감각한 태도"라고 적었다. 미디어 콘텐츠는 "정신의 감시견을 따돌리기 위해 도둑이 미끼로 던지는 고깃덩어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10-11


인터넷이 부추기는 지속적인 산만함(엘리엇의 '4개의 4중주'에 나오는 표현을 빌리자면 '산만함에 의한 산만함으로 산만해진' 상태)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생각을 새롭게 하는 일시적이고 의도적인 주의돌리기와는 그 성질이 크게 다르다. 인터넷이 주는 자극의 불협화음은 의식적, 무의식적 사고 모두에 합선을 일으켜 깊고 창의적인 사고를 방해한다. 179


장기 기억은 사실, 인상 그리고 사건 등에 대한 거대한 창고 역할밖에 하지 못하며, 이 때문에 이는 "사고와 문제 해결과 같은 복잡한 인지적 처리에 거의 기여하지 않는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뇌과학자들은 장기 기억이 실상은 이해가 이루어지는 장소임을 발견했다. 장기 기억은 사실뿐만 아니라 복잡한 개념 또는 스키마(계획이나 이론들의 윤곽)들을 저장한다. 흩어진 정보의 조각을 지식의 패턴으로 조직함으로써 스키마는 우리 사고에 깊이와 풍부함을 제공한다. 스웰러는 "지적인 기량의 대부분은 오랜 시간에 걸쳐 획득한 스키마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우리는 개념과 관련된 이 같은 스키마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몸담고 있는 전문 분야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186


뇌가 혹사당할 때 우리는 산만함이 더 산만해짐을 깨닫게 된다. 실험 결과들은 작업 기억이 한계에 도달할수록 불필요한 정보와 필요한 정보, 소음에서 신호를 구분하는 것이 더 힘들어짐을 보여준다. 결국 정보에 대해 분별없는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인지 과부하의 잠재적 요인은 많지만 스웰러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관련없는 문제의 해결'과 '주의력 분산'이다. ...십자말풀이를 하면서 책 읽기를 시도해보라.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인터넷에서 지적 활동을 할 때의 환경이다. 187-188


우리의 결론은 산만한 상태에서 사실과 개념을 배울 경우 더 나쁜 결과를 낳음을 시사한다. ...전환 비용은 단지 두개가 아닌 여러 개의 정신적인 임무 사이에서 곡예하는 인터넷에서 가장 높다. 199


집중적으로 멀티태스킹을 하는 이들은 "관련 없는 것들을 빨아들이는 이들이며, 모든 것이 그들을 산만하게 한다"고 말한다. ...온라인에서 멀티태스킹을 할 때 우리는 "쓰레기 같은 소리에만 관심을 기울이도록 뇌를 훈련시킨다"는 것이다. 결국 이것이 우리의 지적인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라는 것이 입증될 것이다. 211


가장 바쁘게 활동하는 것이 살아남는 뇌 세포들 사이의 전쟁에서 패해 밀려나는 정신적인 기능들은 조용하고 선형적인 사고를 지원하는 것들로 이들은 긴 이야기를 읽거나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여할 때, 과거에 일어난 일에 대해 반성하거나 내부 또는 외부의 현상에 대해 숙고할 때 필요한 것들이다. 212

 

 

 

볕뉘. 어제밤 내려오는 길 열차 잡지의 백양사 단풍에 이끌려 몇장 넘기는데 뉴욕의 열풍이라는 기사가 끌린다. 많은 사람들이 카페 같은 곳에서 책을 읽고 있다. 묵독 모임이란다. 토론도 없고 서로 묻지도 않는다. 그렇게 모여서 원하는 책을 읽고 헤어지는 모임인 것이다. 일명 슬로리딩이라고 말이다. 이런 열풍은 곧 노래하지 않을까 싶다. 뉴욕스타일이라는 패션으로 말이다. 

 

기차안에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발췌독을 한 뒤의 일이다. 머리말 7장 곡예하는 뇌를 읽다. 여전히 마샬 맥루한은 빠지지 않고 되불러내고 있다. 여러 뇌 단층 촬영등 실험 결과와 관련 전문가의 사례를 빼곡히 적어놓는 설명들이었다. 구석기인들이 숲에서 사냥을 하듯 뇌의 구조도 전전두엽부분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문제해결을 하는 구조로 바뀌다보니 정작 숙고하거나 장기기억에 해당하는 부분의 연결력이 약해진다고 한다. 아는 것은 적고 어디 있는 것만 알게되면서도 약해지는 나의 상태와도 비슷한 것 같다. 사실 의도적으로 알림을 끄고 원할 때만 들어가는 편이긴 하지만 초단위의 트위터, 분단위의 카톡, 시간단위의 페북, 하루단위의 블로그...서서히 끊으면서 자신의 모드로 돌아가는 일도 괜찮은 듯싶다. (노인들에게는 뇌를 활성화시켜 좋은 측면도 있고, 선별적인 정보취득 등 긍정적 측면이 있는 것은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기술에 대한 호, 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점에 다시 밑줄을 그어본다. 기술을 너무나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우리가 아닌가 싶다. 주의력결핍 장애와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가정하고 접근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어린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들은 조사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기술이 미치는 파고나 연구는 늘 일들이 벌어지고 난 뒤의 사후약방문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많는 토론이나 논쟁이 있으면 좋을텐데. 이 또한 아무 말도, 아무 생각도 없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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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터넷은 기억의 대안물로 활용하지 않으면 우리 마음을 텅비게 한다.
    from 木筆 2014-11-18 10:22 
    모서리. "굳이 책을 찾아볼 이유가 있겠는가? 전자 데이터라는 숲에 사냥감이 널려있는데 말이다. 그렇게 수집하는 맛이 짭짤한데 왜 책을 봐야 하고 토론을 해야하는가? 네모난 유리상자에 쳐박혀 있으면 되지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책을 읽는 경우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경우를 비교했을 때, 같은 내용에 대해 후자가 오답율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연구사례는 나타낸다. 인터넷의 경우 F 패턴을 따르면서 정보를 습득하는데 첫줄은 길게 아래쪽은 짧게 짧게
 
 
 

서론

 

한중FTA, 한미FTA 체결과 일련의 과정은 아직 정착되지 않는 친환경농업 현실을 더욱 왜곡할 가능성이 많다. 1.2%에 불과한 유기농업의 현실과 가공식품의 상호동등성인정, 정부의 수입농자재와 결과위주의 관리는 이땅의 생산자 현실과 유기농업의 안착에 좋은 신호가 아닌 것이다. 세계 경제 상황은 저성장은 물론 소비도 양극화되어 있어 상황을 개척하기도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 아이쿱은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시스템을 자리잡아 나가고 생산자 환경과 농업 현실, 소비 중심의 현실을 타개해나가야 하는 위치에 처해있다. 아이쿱이 갖는 독자상품이 함유하는 의미를 여러 맥락에서 다시 짚어 보았다.

 

새로운 개념과 새로운 채널의 구성

 

동양은 인쇄술, 항해술, 경제력도 15-17세기까지 앞섰음에도 유럽이 미국, 아시아, 아프리카 등 식민지를 착취하면서 얻은 재화를 인입하면서 전반적인 경제성장을 이끌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비단, 도자기, , 향료는 유럽에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게 된다. 이렇게 강력한 상품은 실크로드라는 유통채널을 만들게 되고 지속적으로 순환거래가 이루어지게 된다.

 

아이쿱의 유기농과 이의 가공식품의 거래는 기존 농산물과 가공식품과 기본적으로 유기농이라는 개념의 차이에 기인한다.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여 키우고 공급하는 농식품과 생산과정에서 차별화를 가져오고 생산품의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포함하고 있는 개념이다. 또한 유기농제품의 산출도 제한될 수 밖에 없으므로 한정된 공급처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기존 시장에서 공급하는 일반농산물과 가공식품과 달리 유기농업에 의해 공급한다는 문턱의 개념과 새로운 유통채널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근본적인 차별점이 있는 것이다.

 

 

자격을 가진 소비자에게 공급

 

만약 이 제품을 일반 시장에 동일하게 공급한다면 이 역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신제품이 기존 시장에 추가되는데 불과할 수밖에 없다. 출자를 하고, 조합원이 되고 구입 물품에 일정비용을 출자준비금으로 활용하여 자본을 형성해나가는 일련의 과정은 기존 시장의 일반소비자와 다른 길을 걷게 만드는 것이다. 소비자가 생산, 유통 과정을 확인하고 지켜볼 수 있으며, 단순 소비자만이 아닌 조합원으로서 일련의 윤리의식과 공정무역에 대한 세계의식과 책임감을 갖게 한다. 이런 과정으로서 참여는 자격을 갖는 소비자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와 사회를 바꾸어나가는 개조자의 역할까지 부여하게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기존시장의 유기농제품과 차이

 

기존 대형할인마트나 독과점 시장을 점유하는 대기업들도 유기농제품을 생산하며,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독과점 시장을 갖고 있는 대기업들이 기본적으로 유기농제품을 판매하는 이유는 구색갖추기의 일종이며 새로운 시장의 접근 장벽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자신의 제품 위주로 판매하여 이윤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본질적이므로 아이쿱에서 추구하는 전략과 정책이 유기농업으로 전환, 도시와 농촌의 교류, 자생적인 공간을 만들어가는 의미이므로 배치된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대기업에서 추진하는 정책과 유기농제품은 여러 가지 단가인하 정책으로 인하여 본질적으로 생산자의 소득을 보존하거나 보장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도 지역의 생산문화를 바꾸기위한 노력보다 상호동등성제도를 활용하여 외국에서 수입하며, 농자재 역시 수입에 대한 유혹을 물리칠 수가 없는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인증시스템 역시 생산과정, 출하전 검사, 유통단계 불시검사가 가능하지 않으며 그 결과들을 공시할 수 없는 시스템상의 한계도 가지고 있다.

 

독자상품으로서 주문자 상품과 차이점

 

협동조합은 공동이용, 비용절감, 공동소유로 목적을 나눌 수 있다. 하지만 공급이 소비를 초과하는 상황에서 이런 협동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되며 초기 목적과 다르게 되는 입장에 처하기도 한다. 조합원들은 이런 단순 목적에 벗어나 주문자 상품도 요구할 수밖에 없기도 한다. 이런 점은 협동조합의 구성목적과도 배치될 수 없는 딜레마에 처하게 된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조합의 목적과 운영을 기존시장과 주문자 상품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의 요구와 욕구를 적극적으로 끌어안을 필요가 있다. 독자상품을 만들게 되면 소비자의 요구만이 아니라 생산자, 유통과정까지 포괄하게 되면서 또 다른 선순환의 고리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아이쿱의 제품은 그저 소비자의 욕구를 해결하는 주문자 상품이 아니라 일련의 시스템을 만드는 독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의 열망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산자 마인드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해야만 한다. 생산자 중심의 사고는 제조원가를 낮추면 제품의 종류를 단순화하며 기존 시장 제품과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에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몇단계 과정이 필요하다. 주문자 상품과 같이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단계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소비자의 요구가 생산에 다양하게 반영되면서 체질이 기본적으로 개선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소비자의 열망이 상품으로 체화되면서 기존 시장제품 주문자 상품과 생산자와 직원에게 미래가치를 보여주면서 다른 길을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로서 머물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이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자리잡아 나갈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통해 다양한 입장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다.

 

왜 새로운 시장이 필요한가

 

유럽의 협동조합과 일본의 협동조합들은 기본적으로 공급과잉의 시대의 산물이기도 한다. 공급과잉의 시대에는 협동조합의 기본적인 목적인 공동이용, 공동소유, 비용절감의 실현이 자본주의 시장 경제 내의 다른 상품구입과 이용에 상대적인 이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 자본주의 시스템은 시장의 통합시대, 금융의 통합시대를 벗어나 근본적으로 제조업 위주의 성장이 불가능하다. 유통업이 제조업의 비중을 넘어선지 오래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공급과잉이 공급자를 괴롭히고 있지만 수요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중산층이상은 필요한 것을 대부분 구입해서 더 구입할 품목이 없어진 것이고, 중산층이하는 소득의 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고 급여가 적어 구입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품목의 잠재수요는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공급과잉의 시대에는 협동조합의 기본목적도 변하고 조합원도 단순 소비자로 전락하기도 한다. 하지만 목적의 결합과 잠재수요를 개발해내고 양적인 측면이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새로운 시장이 자리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안전, 인권, 윤리,기타 환경에 대한 책임감 등 환경 변화는 상품과 자본주의 소비시장위주에서 벗어나 좀더 색다른 시장으로 견인하기도 하는 것이다.

 

외부의 시장에 왜 민감하게 변화해야 하는가

 

세계시장은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기후의 양극화만이 아니라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기도 하는 현실이다. 소득의 양극화와 사회적 약자의 삶이 점점 벼랑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오염에 대한 우려와 현실. 광우병에 대한 우려와 현실. 조류독감에 대한 우려와 현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오히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보다는 재앙으로 다가온다.

 

세계시장은 기후와 위험의 과중만이 아니라 경제도 저성장되면서 독과점 업체 사이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진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는 협동조합도 이중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소비자들의 결속도 약해지며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생각하며 자본기업과 대응해야 한다. 외부의 노동, 환경보호, 인권 등 여러사항들도 비용측면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협동조합은 생산성 향상은 물론 농민과 소비자를 보호해야 하는 이중의 과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소비측면만이 아니라, 유통만이 아니라, 생산자와 연결된 종합적인 연계시스템의 통해 자본기업과 시장 상황에 대응해야 되는 것이다. 클러스터를 통한 생산자 보호와 생산비 절감, 제반 공정중에 발생하는 부대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론

 

독자상품은 위와 같이 상품의 개발이란 측면으로 제한되는 것이 아니다.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며 부단히 연계된 다른 측면을 종합적으로 이어붙여 나가는 것이다. 새로운 상품은 이런 관점에 의한다면 과자면류 가공식품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의료, 건축,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접목할 수 있는 개연성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유통만이 아니라, 소비만이 아니라, 생산의 측면까지 질서를 재구축하는 것이고, 급식체계 등 지역의 시스템을 다시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안전한 유기농식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시민이자 사회의 일원으로 급변하고 위험에 맞서 변화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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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기체는 가장 약하고 보잘 것 없는 부분이 없다. 모두가 소중하고 귀중하다.

하나의 작은 가시가 박히더라도 온몸이 전율한다. 그 아픔을 공유한다.”

 

유기농이란 무엇인가? 자연에 귀의해 혼자서 자족하는 삶이 유기농인가? 어지럽고 복잡다단한 사회를 내치고 혼자만 잘 사는 것이 유기농인가? 사람에 시달려서 사람이 힘들어서 모든 인연을 끊고 자연과 더불어 농사지어 자급하며 그렇게 자족하며 살겠다는 것이 유기농인가? 아니면 유기농 인증 딱지 붙여가면서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독보적인 존재를 구가하며 선진 엘리트 농인이 되겠다는 것이 유기농인가? 아니면 그도 아닌 이 시대에 돈이 되기 때문에 조류의 흐름에 편승해 하나의 방법적인 돈 되는 농사가 바로 유기농인가?

 

권단 선생님은 유기농이란 수사에 치우치는 현실을 이렇게 지적하며 순환과 공생의 공동체를 지향할 것을 말하고 있다. 아래 서두의 편집위원장의 글과 같이 한국사회의 친환경농업은 유기농과 친환경이란 개념이 혼재되면서 진행되어 온 현실과 관계가 깊다. 2010년부터 저농약 인증은 전면 중단되었지만 농약과 비료 사용을 인정하면서 온 절름발이의 유기농의 역사와 정책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유기농은 친환경농산물이 맞지만, 친환경농산물을 유기농농산물이라고 생각해서는 틀린다. 풀어 말하면, 한국에서 친환경농산물은 유기, 무농약, 저농약 농산물 모두를 포함한다. 한국사회에서는 이런 농산물들을 친환경농산물이라고 부르기로 약속한 것이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써도 되는 양의 반만 뿌리고 준 농산물을 저농약농산물이라고 분류하며, 이것은 친환경농산물에 포함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길러진 농산물을 유통업자가 친환경농산물이라고 홍보하면서, 판매를 촉진했을 때, 전혀 위법이 아니다.“

 

2.

 

이러한 문제는 정부정책의 추진 과정에서 살펴볼 수 있다. 유럽 미국의 시스템과 달리 일본과 중국과 유사한 관리시스템을 도입하여 운영하면서 일반 소비자들이 인식에 있어 기본적인 왜곡을 불러 일으킬 수밖에 없도록 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의 인증제도와 관련하여 국제식품규격위원회는 물론이고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등 유럽 국가와 미국 등 대부분의 국가는 전환기를 포함한 유기농산물만을 인증대상으로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 및 일본은 유기재배 외에도 저투입재배 농산물인 무농약농산물 및 저농약농산물을 친환경농산물의 범주에 포함시켜 친환경농산물 인증농산물로 관리하고 있다.”

 

정부의 환경농업육성법은 UR이후 농산물 시장개방과 WTO체제 출범으로 인해 환경보전형 농업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하였다. 유기농업을 중심으로 법령을 준비한 것이 아니라 유기농을 포함한 일반친환경 농산물, 전환기유기, 무농약, 저농약까지 친환경으로 묶어 시작한 것이다. 2001년이 들어서야 환경농업의 명칭을 친환경 농업으로 바꾸고 표시제는 인증제로 친환경농산물 종류의 간소화(20065종에서 3종으로)단계를 거쳐 저농산물을 폐지(2009)하게 된다. 그리고 2012년에서야 유기가공식품과 친환경수산물을 포함하여 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로 친환경농식품인증제도를 통합 일원화하게 되었으며 인증영역을 비식용유기가공품, 유기농업자재로 확대하게 된다. 정부는 2017년까지 무농약이상의 친환경농산물 재배면적을 15%로 질적인 친환경농업을 육성하게 공표하면서 추진중이다.

 

 

친환경, 유기농의 개념의 혼란시키는 정부정책 속에 소비자들은 저농약 농산물을 유기농산물과 비슷하다고 여기고 구매하고 무농약이 유기농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저농약이나, 무농약 인증이 거의 없다. 유기농 중심의 친환경농업으로 질적인 전환이 필요한 현 시점에서 생산자 현실은 보기보다 암담하다.

 

친환경농산물 인증추이를 살펴보면 농가호수와 출하면적이 2009년까지 비약적으로 증가하다가 2009년 이후 신규 저농약농산물 인증이 중단되면서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다. 2013년도의 친환경 농가는 전년대비 11% 감소한 126,746호로 전체농가의 11%정도이고, 재배면적은 전년대비 14%감소한 141,651ha로 전체재배면적의 12%이다. 이중 유기인증 농가는 13,957(11%), 무농약 89,992(71%), 저농약 22,797(18%)이다. 2009년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4년째 내리막길이다. 전체 농가 중에서 유기인증농가는 전체 농가 수나 전체 농경지를 기준으로 1.2%에 불과하다는 지표가 한국사회의 유기농업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은 생산자의 고충을 들어볼 때 더 가슴에 닿는다고 할 수 있다.

 

"배농사를 지으면서 농약을 줄이는 연습과정을 거쳐 무농약에 뛰어들었는데 생각지 못한 여러 문제가 나오는 거예요.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되고, 무농약을 시작하고 5년간 한 톨도 건지지 못했습니다. 배나무는 봄에 꽃이 피는데 가을에 꽃이 또 피었죠. 그렇게 두 번씩 꽃이 펴서 5년이 지나고, 꽃이 필 때부터 병이 생기기 때문에 한 달 만에 농사가 안된 게 표시가 나는 거예요....그렇게 해서 터득한 게 있습니다. 한국역사가 5천년인데 농약, 비료가 나온 건 50년이 채 안돼요. 4950년동안에는 유기농만 먹고 살았는데 불과 농약비료 몇 년 먹고 돌아가려니까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그 이유가 품종 때문이라는 거죠."

 

"저는 종자 문제를 2000년 무렵에 심각하게 느끼게 되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구입해서 농사하는 작물들과 씨앗들이 많은 문제가 있는데 가급적이면 내가 키울 수 있는 것 위주로 해보자 해서 재래 종자, 토종 종자 쪽으로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데요. 품종문제가 정말 중요했던 것 같아요. 유기농하면서 자재도 그렇지만 씨앗을 제대로 심지 못하면 유기농업은 참 어렵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요. 그 문제가 결국 농사 방식하고 연결돼서 토종 종자로 농사를 하니까 아무리 시설을 잘 갖춰도 농사가 잘 안되는데 제철, 제 기온에는 작물들이 아주 잘 자라고 제철에 심어놓으니까 병해충도 자연천적, 자연의 힘만으로도 많이 억제가 되더라고요. 토종작물을 제철에 심게 되니까 그런 것들이 극복이 되어라는 것이죠.“

 

현실에서 수십년동안 실험적이고 연구수준의 노력이 있어야 아주 조금씩 뿌리를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소비자의 소비실태를 확인해보자.


“2012년도 국내 친환경농산물의 인증단계별 시장규모를 살펴보면 유기농이 13.2%4,081억원, 무농약이 55.7%17175억원, 저농약이 31%9,175억원으로 추정된다.”


친환경농산물을 소비하고 있는 소비자 계층을 분류해 보면 지속적 소비계층(1개월에 4회 이상 구입)45.1%, 보통 소비 계층(1개월에 4회 미만 구입)46.3%, 친환경농산물 관심계층(6개월에 1회 이상 구입)8.6%로 나타나 91.4%가 보통 이상의 친환경농산물 소비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농산물 구입 장소로 대형할인점이 40.0%, 농협계통(하나로클럽, 하나로마트) 15.3%, 친환경농산물 전문매장 13.6%, 직거래 단체 11.8%, 백화점 7.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친환경농산물의 구입처를 선택한 이유로는 '구입의 편리성' 31.1%, '판매처나 판매자에 대한 신뢰' 23.5%, '다양한 품목단위와 지속적인 공급' 20.6%, '타 판매처에 비해 저렴한 가격' 16.7% 등으로 나타났다.”


친환경농산물의 가격에 대해서는 일반농산물 대비 가격수준의 경우 '비싼 편' 75.8%, '매우 비싼 편' 17.1%로 나타나 비싸다고 인식하는 비중이 92.9%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잇다. 소득과 비교한 가격수준의 경우 '비싼 편'66.3%, '매우 비싼 편' 12.8%로 나타나 비싸다고 인식하는 비중이 79.1%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 구입 경험자의 친환경농산물 구입 시 애로사항과 관련하여 '가격이 비싸서'54.6%, '적당한 구입처를 찾기 어려워서'16.6%, 친환경농산물 인증에 대한 이해와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12.0%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대부분이 친환경 농산물 소비계층인 것으로 판단되며 친환경 농산물을 대형할인점 농협계통의 매장에서 주로 구입하고 있다. 일반농산물에 대비해서 가격이 비싼 편이라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적절한 구입처와 농산물 인증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이 큰 문제점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

 

정부의 정책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안타깝게도 친환경농업 예산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편성된 예산의 경우 60%가 넘는 것이 친환경농자재 지원사업 등 하드웨어 중심이자 건물과 시설물을 건립하는 위주의 사업들이다. 병행되어온 친환경 인증 역시 현장중심이자 과정중심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나온 결과만으로 판별하는 인증시스템이어서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친환경농업은 농자재를 가급적 사용하지 않고 흙을 살려 농사를 짓는 저투입 순환 농업인데 유기농업자재 목록공시제와 품질인증제는 품질인증품만 써야 인증받기가 편하므로 친환경농업이 고비용이 될 수밖에 없다. 유기가공식품 역시 국산 원재료를 사용한 시장이 약 10%에 불과한 정도로 수입의존도가 높으며 상호동등성 인정제도로 GMO 원자재에 대한 안정성의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생산자의 현실은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유기농으로 생산하는 부분의 전체 농가 수나 농가면적의 1.2%에 불과하다. 친환경농업의 정책기조와 성장이라는 부분에서 보면 너무도 허약하기 그지없는 숫자이다. 생산자의 수준에서 보면 유기농의 하기에는 비용도 많이 들면서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까지는 숱한 경험과 노하우의 공유와 소통,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한 실정이다.

 

대부분의 소비자역시 친환경농산물을 구매하지만 친환경농산물 인증시스템에 대해 불신하고 있으며, 일반 농산물과 비교해서 상당히 비싼 지불을 하면서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매 패턴도 대형할인마트와 농협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또한 유기농, 무농약, 저농약, 친환경의 개념 구분이 모호하여 어떤 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는지 정확한 인식도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 여기 한국사회의 유기농업의 현실을 냉정히 말하자면 외부 상황에 맞서 대응하고 개선해나가는 본질적인 마인드가 없다고 할 수 있겠다. 정부의 정책도 상황에 맞춰 임기응변했고, 환경농업에서 유기농업을 적극적으로 살리겠다는 의지가 없었다. 무상급식, 공공급식, 생산자 지원제도, 도농교류 등 근본적이고도 장기적인 정책기조를 이어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정책에 있어서 가장 큰 피해자는 소비자이자 생산자라 할 수 있겠다. 소비자는 믿고 의지하고 안정된 가격으로 공급을 받을 수 없으며 생산자는 생산자대로 유기농업을 계속 이어나가야 하는 것인지 확신할 수가 없는 것이다.

 

 

생협의 인증시스템은 내부의 몇차례 사건이 생기면서 정부 정책과 생산자, 소비자가 안심하지 못하는 부분을 체계화시켜 제도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생협은 이런 현실을 토대로 사회단체와 정부정책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표피적인 지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이땅의 생산자인 농민들이 규모의 혜택을 받고 공공급식을 통해 생산자립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의 깊이를 헤아릴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사회단체 역시 지금의 현실을 얼마나 뿌리내리기 허약한지 인식하고 지자체나 학교급식, 군대급식 등 여건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생협들과 합심하여 노력해야 한다. 생협은 제도상의 허점이나 맹점들을 짚어내고 안전과 안심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생산인증시스템, 독자인증시스템을 철저히 구현해내야 한다. 이런활동을 바탕으로 해서 비싸고 믿고 구매하기 어렵다는 유기농산물을 조금 더 안정된 가격으로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혜택을 받고 소비와 생산의 선순환이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유기농업을 한다는 것은 소비하고 먹는 일 외에 사회를 만드는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소비를 하는 데 국한 한다면 나와, 내가족에 국한 되는 일이지만, 지속적으로 먹을거리에 관심을 갖는다는 일은 지역과 사회에 관심을 갖는 일이다. 지역과 사회에 관심을 갖게 되어야지만 나와 내가족이 더 건강하게 살게 되는 것이다. 새끼 손가락을 깨물면 아프다. 내아이들이 아프면 부모의 마음은 늘 아프다. 사회의 아픔이라는 통증을 느끼고 어느 한구석 마음길을 소홀히 하지 않을 때야 우리는 소비자, 생산자, 정부의 정책담당자를 넘어설 수 있다. 농사를 지구별의 노래로 바라보는 다음 말을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친환경이라는 말은 어정쩡한 말이다. 환경에 친하다는 말은 환경과 하나가 되지 못하고 친한 척하는 말에 불과한 것이다. 과도기적 용어에 불과하다. 정말 우리가 유기농을 사유하고 성찰하려면 더 깊고 불온하게 근원의 본질까지 쉴 새 없이 파고들어야 한다. ()은 자연과 사람이 사는 사회를 이어주는 중요한 단어이다. 농이란 단어를 요즘에는 다 떼어내고 생명공학이다 바이오다 별 이름을 다 붙이고 난리들이지만 농이란 말은 얼마나 아름다운 말이던가? 새벽의 노래이고 이 지구별의 노래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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