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은 나에게 무조건 필요한 겁니다. 나를 살게 하고, 나에게 살아 있는 세계와의 연결을 유지시켜주는 수단이니까요. 그 세계를 느끼지 못하면 단 한글자도 쓸 수가 없고, 단 한 줄의 시나 산문도 내 입에서 흘러나오지 못할 겁니다. 산책을 못하면 나는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고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내 일도 무너져버릴 겁니다. 339

멋진 산책 길에는 형상, 살아 있는 시, 마법, 그리고 온갖 아름다운 자연물들이, 비록 작은 존재들이라고 해도 꿈틀거리며 차고 넘치는 것이 보통이죠./만약 어머니 같고 아버지 같고 아이들 같은 눈부신 자연이 선함과 아름다움의 원천으로 매번 신선한 자극이 되어주지 못한다면, 시인은 얼마나 비참하고 빈한한 신세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지 말입니다/산책자는 그 어떤 경우에도 감정에 겨운 나르시시즘이나 너무 민감하게 상처받는 성향을 지녀서는 안 됩니다. 340, 341

산책자는 사물을 오직 바라보고 응시하는 행위 속에서 자신을 잊을 줄 알아야 합니다. 자신과 자신의 비탄, 자신의 욕구와 결핍, 자신의 모든 궁핍을, 산책자는 마치 용감하고 투철하고 헌신적이며 모드 자질이 입증된 군인이 전쟁터에서 그러듯이, 전부 무시하고 개의치 않고 잊어버릴 줄 알아야 합니다./매 순간 그는 동정과 공감과 감동의 감정을 느낄 줄 알아야 ㅎㅏ고, 바라건대 그것을 느낍니다./산책자에게는 갖가지 아름답고 미묘한 산책의 사색들이 신비하고도 비밀스럽게 따라붙게 되는데, 그래서 신중한 걸음을 부지런히 옮기던 중에 갑자기 그 자리에 멈추어 가만히 귀를 ㄱㅣ울일 수밖에 없으며, 자꾸만 이상한 기분이 들면서 유령에게 사로잡힌 듯이 마법에 홀린 듯이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갑자기 땅속으로 꺼져들어가는 듯한, ㅁㅣ혹과 혼란에 빠진 사색가의 눈이자 시인의 눈앞에 거대한 심연이 입을 쩍 벌리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342, 343

우리가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이 우리를 이해하고 사랑한다.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이 아니라 어떤 다른 존재였으며, 또한 바로 그렇게 때문에 비로소 진정으로 나 자신이었다. 349

하나의 기쁨은 또 다른 기쁨을 불러들였으며, 부드럽고 친숙한 대기에서는 유쾌함이 두둥실 떠다녔고 즐거움을 억지로 참는 듯한 떨림이 느껴졌다. 350

올바른 태도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남들에게 엄격한 만큼 우리 자신에게도 엄격해야만 하고, 우리 자신의 행위에 관대하고 너그럽듯이 남들의 행위도 마찬가지로 너그럽고 관대하게 평가해야만 한다. 356

볕뉘.

0. 친구가 읽어주었다. ‘....음악도 없이 나는 유쾌하였다. 나는 시간에 현혹당하는 듯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하듯이 시간에 말을 걸었고, 시간도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고 생각했다. 시간에 얼굴이 있는 듯 한참을 쳐다보았고, 시간 또한 묘하게 다정한 눈동자로 나를 말없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첫 장의 ˝시인˝의 한 대목이다. 낭독하는 사이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봄을 마주하는 모습들이 떠올랐다. 그래..그렇지 맞아....추임새가 트이는 명문이었다.

1. 한 친구에게 책을 추천해주길 권했고, 그 책들 사이를 거닐다, 어느 서재를 갔고, 그 서재에서 발저를 또 만났다. 책을 주문을 했고, 발저의 민음사 판본과 지금 이 책 가운데 어떤 것을 원하느냐는 말에 민음사보다 더 많은 산문이 있다는 이 것을 골랐다.

2. 주말의 여정이 깊어 피곤이 몰려와 일찍 잠을 청하다보니 자정에 말뚱해져 이 책이 손에 잡혔다. 산책을 마저 읽다가 기어이 밑줄을 그을 수밖에 없었다. 시간에 말을 거는 방법도, 남과 나에게 말거는 태도도, 우리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법도 서로 나눌 것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헤세도 카프카도 벤야민도 사랑했던 작가 사교에는 미숙했지만, 산책과 삶을 대하는 모습은 경이롭고 따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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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고독-글쓰기-연대]의 곱셈으로 나아가는 사유들

 

 

 

느낌말들 : 발라낸나,정신,서사로서나,이야기,관계--자아,고독,글쓰기,연대,감정,,관계,달의이면,사유,반지성주의, 활동주의철학,느낌,일상,사건,상황

 

1. 이야기 후회는 이야기를 하려는 열망이다”/”이야기하는 이는 물 긷는 장치에 묶인 낙타처럼 계속 원을 그리고 돌면서 부지런하게 비극을 길어 올리고, 매번 다시 이야기할 때마다 그 때의 감정도 되살아난다. 서사가 없었더라면 희미해졌을 감정이 생생하게 유지되고, 과거에 있었던 일과 거의 관련이 없고 지금과는 더욱더 관련이 없는 감정이 서사때문에 만들어지기도 한다.” 39

감정의 보존법 : 밑줄은 감정의 생성때문에 긋다. 이야기가 감정을 되살리고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고 말이다. 새로운 서사는 그렇게 새로운 감정을 융기하게 하고 번지게 하는 것이다. 더구나 통찰과 맞닿아 있다면 시간과 속도를 그리 걱정할 일이 못된다.

 

2. 자아라는 것 역시 만들어지는 것, 당신의 삶이 만들어 내는 작품이자, 모든 이로 하여금 예술가가 되게 하는 어떤 작업이다. 늘 무언가 되어 가는 이 끝없는 과정은 당신이 종말을 맞이할 때 비로소 끝나며, 심지어 그 후에도 그 과정의 결과는 계속 살아남는다. 우리는 스스로를 만들어 가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아라는 작은 우주와 그 자아가 반향을 일으키는 더 큰 세계의 작은 신이 된다.” 85

 

를 다루는 법 : 몽테뉴는 내 과제는 내 삶에 형태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유일한 직업이며 유일한 소명이다라고 하였다. 예술에서도 최고의 예술은 자기 보존의 예술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정신이란 우리가 자기 자신을 다루는 태도라고 한다. 인생 경험은 모두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그리고 정확히 이것은 정신의 이해 과정, 곧 자아와의 만남이라는 의미의 이해과정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바꾸어가는 과정에서 정신은 영글어 간다.

 

3. 고독 작가의 재능이란 많은 시간 동안의 고독을 견디고 계속 작업을 해 나갈 수 있는 능력에서 부분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작가는 작가이기 전에 독자이며, 책 속에서, 책을 가로지르며 살아간다. 다른 사람의 삶 속에서, 또한 다른 삶의 머릿 속에서, 매우 친밀하지만, 지극히 외롭기도 한 그 행위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96

 

사랑의 그림자 :한 시인은 고독이 발바닥 굳은 살처럼 다져졌다/아프지 않게 생의 어디든지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한다. 외로움이 밖으로 향하고 있다면 고독은 안으로 아래로 향한다. 중심과 관련된 행위인 것이다. 외로움은 끊임없이 부여잡고자 하는 구심성을 가진 욕망이지만 고독은 가득차오르는 순간 밖으로 향하는 원심성으로 번진다. 관대함과 너그러움이 자란다.

 

4. 글쓰기 글쓰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두에게 하는 행위이다. 혹은 지금은 아무에게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훗날 독자가 될 수도 있는 누군가에게 하는 행위이다”/ “글쓰기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침묵으로 말을 걸고, 그 이야기는 고독한 독서를 통해 목소리를 되찾고 울려퍼진다. 그건 글쓰기를 통해 공유되는 고독이 아닐까” 100

 

함께글쓰기란 저항행위 : 스피노자는 사람들이 말하는 능력보다 침묵하는 능력을 가졌으면 삶이 훨씬 더 윤택해졌을 것이라고 한다. 침묵을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의 하나로 글쓰기는 권장할 만하다. 결과가 아니라 아직 말이 되지 않는 나의 사유의 근육을 키우는 일만으로도 고독은 빛이 나는 일이고, 글쓰기라는 행위자체가 현실을 거스르는 의미있는 일이다.

 

5. 연대 01 고통이 없다면 우리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느낄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돌보지도 않는다‘(나병과 고통) “/ “당사자를 당신 안으로 불러들여, 그들의 고통을 당신의 몸이나 가슴, 혹은 머리에 새기고, 그다음엔 마치 그 고통이 자신의 것인 양 반응한다. 동일시라는 말은 나를 확장해 당신과 연대한다는 의미이며, 당신이 누구와 혹은 무엇과 스스로를 동일시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정체성이 구축된다.”/”이러한 동일시는 애정 어린 관심과 지지를 통해 더 큰 자아라는 지도의 경계선을 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51, 158

 

고통의 사용법: 한센병에 대한 통찰이 이 책 가운데 가장 끌리기도 하였는데, 혼자 궁금해하던 것 가운데 사람들이 정치적 참여를 하는 과정은 무턱대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인식이 전제되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이 숙성된 뒤에서나 있을 수 있다는 진단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맹점을 인식하되, 자신을 벗어나거나 구조를 의문시하지 않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인식은 나아가지 못하고 맴돈다. 그런 사람들이 안타깝게도 대부분이다. 문제를 인식하기에 성숙하다고 보아야 하지만, 이면을 살피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같다. 전체로 확장하려하지 않고 보고싶은 것만 보게되는 이분법의 아류에 머무는 인식은 이렇게 따끔한 사유 속에 성숙된다.

 

6. 연대 02 - 정신의 무감각 스스로 냉담해짐으로써 살아남으려는 전략. 이것은 비인간화의 한 측면이자 실패한 복구과정이다. 이런 무감각은 자아의 경계를 수축시키는 것이다. 반면에 감정이입은 그 경계를 확장한다. 161

 

슬픔을 줄이는 법 : 얼마나 많은 냉담이 지금여기 공존하는가. 끊임없이 입장이 다른 사람들을 벌레 취급하는 그들의 정신승리를 목도하는 것은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 시간에 무감각하며 자신만 옳다는 반지성주의의 표본이 바로 여기에 있다.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는 것조차 과분한 일인지도 모른다.

 

7. 연대 03 감정이입이란 자신의 테두리 밖으로 살짝 나와서 여행하는 일, 자신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진정으로 타인의 현실적 존재를 알아보는 일이며, 바로 이것이 감정이입을 탄생시키는 상상적 도약을 구성한다고 할 수 있다.”/”들어가 느끼다” 286

 

기쁨의 요소로서 감정이입법: 한 장소에 지나치게 머무르면 자신 조차 제대로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다. 관계라는 것이 그렇게 관성을 갖고 보고싶은 것만 보게 만든다. 그래서 늘 여기상태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시공간의 이동이 그러하며 일박의 공간이동은 미처 보지 못했던 관계들을 헤아리게 만든다. ‘관성의 착각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로 고정관계에 우리는 중독되어 있다. 그래서 스스로, 외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자신을 밀어내는 연습들이 필요하다. 주기를 갖고...

 

8. 사유 우리는 정상적인 것과 미친 것, 좋은 것과 파괴적인 것 사이의 미세한 차이를 인정하기보다는, 그 사이에 마치 뚜렷한 경계가 있다는 듯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우리는 수천 가지 방식으로 서로를 취하고 있으며, 누군가는 그 덕분에 즐거움을 얻고, 누군가는 범죄를 저지르고 악몽을 꾼다.” 302

 

사유의 근력단력법: 이분법은 지금까지 인류가 살아온 이래로 버리지 않는 인식법이다. 여전히 그 방법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지식체계를 구성해나간다. 하지만 나누는 순간 2n만큼 봐야하는 것들이 빠져나갔다는 사실을 알아야할 것이다. 전체의 절반의 절반은 횟수를 거듭하면서 생각할 가치도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사유를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이다. 전체를 향해서....또 하나는 총체를 가정하면서 내려와야할 것이다. 여전히 흑백이 횡행하는 세상이기에 말이다.

 

덧글. 죽음을 통해 삶을 길어왔고, 삶으로서 개인은 발라낸 나(자아)로 끊임없이 미래만 주입하는 상품광고로서 자신을 앓고 현재를 살아지기만 한다. 침묵과 고독은 현재를 살아가게하는 유일한 가교다. 미래가 아니라 지금여기를 충만하게 하는 기쁨의 근력이다. 그렇게 걸음을 걷는다. 세상에 홀로선나가 아니라 손내미는 나로 자란다. 걸음걸음마다 이야기가 자란다. 기쁨의 감정이 햇살처럼 강열하다. 뺄셈은 덧셈으로, 덧셈은 분홍으로 끓어넘쳐야 한다. 죽음을 뒤집는 건 탄생이다. 우리는 지나치게 한방향으로만 지문을 남겼고, 그 지문들만 해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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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따라가길 잠시 멈추고 나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이야기의 진정한 핵심이다. 95

이야기는 온갖 종류의 옷이 될 수 있으므로 내가 입고 있는 옷이 도대체 무엇인가를 자각할 필요가 있다. 그 옷은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95

희망은 반발에서 나온다. ‘너는 낙오자야‘, ‘너는 사랑스럽지 않아‘따위의 말을 들을 때, 그럴 때 희망이 발생한다....하나는 우리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거고, 다른 하나는 우리는 역사를 거듭 바꾸어왔다는 사실이다. 96,97 미래의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데서 희망이 생겨난다고 본다. 미래는 심히 불확실하나, 불확실하기 때문에 우리가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 것이 곧 희망이다. 희망을 가지기 위해서는 알 수 없는 것과 확실하지 않은 것을 포용해야만 한다. 98

화가 난 독선적 좌파의 태도는 인터뷰나 운동을 이끄는 건 고사하고 참다운 인간이 되는 데도 전혀 보탬이 안 될뿐더러 조금도 흥미롭지 않다.....나는 선택받았다....구원받을 수 있는 참된 길은 오직 이것뿐이다..99 너는 지옥에 떨어지도록 저주 받았다. 이러한 태도는 불관용과 파벌주의와 분열을 낳는다. 분노는 이로울 것이 하나도 없으며, 어떤 면에선 진짜 감정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100

네바다 핵실험장 – 형식적 돌파구...찾아낸 것이 이야기 서술, 일인칭의 사색, 문화적 분석, 탐사 보도 따위를 모두 아우르되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는 역사적 목소리였다....꿰맨 자국 없이 매끄럽게 은유를 하고자 했고,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것을 배웠다. 100 어둠 속의 희망은 공적인 삶에 관한 ㄱㅗ무적인 책이고, 길 잃기 현장 안내서는 사적 삶에 관한 매우 우울한 책이다. ..가깝고도 먼곳의 결말도 알려지지 않은 것과 알 수 없는 것, 어둠과 신비에 쌓인 것을 포용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마지막 책 결말에는 위급에 처한 삶과 위기 속에서 관계가 재구축되는 방식에 대한 사색도 풍부히 들어 있다. 개인의 질병에도 똑 같이 적용된다. 101

시위에 미적요소 – 희망과 역사가 운이 맞을 때가 종종 발견된다. 102

미국인의 대다수가 정치와 무관하게 살아가는데, 그 이유는 그들의 자아의식이 좁은 테두리 안에 갇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들은 시민으로서의 자의식이 없고 자신의 삶이 정치에서 얼마나 크게 좌우되는지 자각하지 못한다....이 사람들은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를 모르는구나 하는 기분이 들 때가 더러있다. 그들이 아는 것이라곤 티브프로그램이나 소설, 시트콤 같은 데서 배운 게 전부인 듯할 때가. 그런 것은 영혼을 울리지도, 시민 의식을 가르쳐주지도 않는다....지난 20-30년간 민영화를 통한 경제 사유화보다 먼저 진행된 것은 일종의 감정 사유화였다. 103

라틴아메리카 문학은 정치적인 것과 서정적인 것이 어떻게 불가분의 하나가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고, 충실한 삶은 양쪽 모두를 성취할 수 있음을, 아니 어쩌면 성취해야 함을 보여준다...존 버거나 버지니 울프는 그 삶은 굉장히 다채로운 영역을 아우르는데..울프는 의식에 관한 글을 쓰면서 그토록 아름다운 언어를 구사하는 동시에, 의식을 그토록 정확하게 이해하고 묘사한 작가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다. 107 존 버거의 경우, 매우 미적인 것과 매우 정치적인 것 두 가지 모두에 관여하는 글을 쓴다는 점에서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108

걷기의 역사가 다루는 걷기는 다각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거대한 주제다. 인체 해부학부터 공공 공간과 낭만시에서의 젠더정치학까지, 그야말로 수백 가지 주제를 포괄할 수 있다. 이와같이 좀 더 큰 이야기를 사유하고, 추구한다. 109

볕뉘.

0. 리베카 솔닛에 대한 관심으로 전후 맥락을 알고 싶었는데 지인이 추천한 책 가운데 인터뷰가 있었다. 책에서 짐작했던 부분이나 강렬함에 대한 물음이 많이 해소 되었다.

1. 존버거, 버지니아울프, 라틴아메리카문학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높다. 저자가 미술평론가이기도 한 연유가 있지만, 정치와 예술을 적확하게 묘사하는 놀라움이 매력을 낳는 것이겠다.

2. 악셀 호네트가 사회주의 재발명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좌파의 직선적인 역사관과 진리에 대한 보다 낫다라는 의식은 상황을 헤쳐나아가는데 별반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야기, 글쓰기, 고독, 연대에 관한 꾸준한 말씀에 관심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 연결성이 느껴지도록 여러권을 겹쳐읽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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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술복제 시대의 미술작품

신ㅂㅣ화는 어떤 어휘들을 사용했느냐 하는 것과는 별 상관이 없다. 조금만 달리 보면 너무나 명백한 것을 쓸데없는 엉뚱한 설명으로 핵심을 흐려 놓는 데서 신비화는 비롯한다. 20

원작은 바로 그것이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점에서 나온다 이것은 어떻게 평가되고 정의되는가/‘예술작품‘은 가짜 종교성의 분위기로 포장된다. 예술작품은 마치 성물인 것처럼 이야기되고 제시된다. 27

미술이란 그것이 지닌 유일무이한 변함없는 권위를 통해 다른 형태의 권위를 정당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미술은 불평등을 고상한 것으로 보이게 하고, 위계질서를 짜릿한 긴장감을 주는 것으로 만든다. 36

과거의 미술은 더 이상 과거에 대한 향수의 감정으로 바라보지 않을 때, 그 작품은 단순히 성스러운 유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원작에는 그 그림에 대한 어떠한 정보를 통해서도 느낄 수 없는 침묵과 고요함이 있다. 37 실제 물질 즉 물감에 스며 있어서, 보는 이는 그 물질성을 통해 화가의 몸짓이 남긴 흔적을 따라가 볼 수 있기 때문이다./세잔-세상의 삶에서 한순간이 지나간다.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잊어버리는 것. 바로 그 순간이 되고, 예민한 감광판이 되는 것. 38

예술을 경험의 모든 측면과 관련시켜 보는 총체적인 접근방식과, 지배계급의 몰락을 아쉬워하며 이들에게 봉사하는 지식분자인 몇몇 전문자들의 비교주의적 접근을 구분하자는 것이다/이제 예술 이미지는 마치 언어처럼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예술 이미지는 삶의 주류에 합류했는데, 이제 예술 ㅈㅏ체의 힘만으로는 더 이상 삶을 지배할 수 없게 된 것이다. 38, 39

이미지의 새로운 언어를 다르게 사용할 수 있다면, 이를 통해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다. 그 새로운 언어를 통해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의 경험들을 더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말 이전에 보는 ㅎㅐㅇ위가 있다) 이때 경험이란 개인적 경험뿐 아니라, 과거에 ㄷㅐ한 우리의 관계라는 본질적인 역사적 경험을 말한다. 즉, 우리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경험, 우리 자신이 능동적인 주체가 될 수 있는 그런 역사를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 경험 말이다. 40

4. 유화

작품들이 표현하는 명목상의 가치가 화가 본인에게는 별 다른 의미가 없었다. 화가 본인에게는 주문받은 그림을 환성하는 일 또는 그림을 파는 일이 더 중요했다. 진부한 작품은 서투름이나 무지함의 결과가 아니었다. 그것은 시장의 요구가 예술 자체의 요구보다 더 강했기 때문에 생기 결과였다. 103

유화시대의 전통 이전의 작품들 역시 부를 찬양했다. 그러나 여기서 부는 고정된 또는 신성한 사회적 질서의 상징이었다. 106

한스홀바인의 대사들이란 작품, 우리가 여기서 관심 갖는 것은 세상에 대해 이들이 취하고 있는 자세다. 이는 한 계급 전체가 일반적으로 취했던 자세다. 이 두 대사는, 세상이라는 것이 그들이 거주할 장소를 마련해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112

공적인 초상화에서는 반드시 거리가 형식적으로 강조되어야만 한다. 평균 수준의 전통적 초상화들이 대체로 딱딱하고 경직돼 보이는 것은 화가의 솜씨가 모자라거나 기술이 떨어져서가 아니다. 이 인위성은 초상화를 보는 방식 깊숙이 내재하는 성질이다. 초상화의 주인공은 아주 가깝게 볼 수 있어야 함과 동시에 멀게도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현미경으로 어떤 표본을 보는 것과 유사하다. 114

신호ㅏ를 그린 그림들은 이 유화의 범주 가운데 가장 속이 비어 있어서 대부분 거들떠볼 가치조차 없는 것들이다./만일 그림이 상상력을 갖게 ㅎㅏㄴ다면 그림의 목적을 잘 수행한 것이 아니다. 이 그림들은 그것을 보는 관객이자 소유자인 ㅅㅏ람들에게 새로운 ㅊㅔ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을 다시 꾸며 주는 역할밖에 ㅎㅏ지 못한다. 118,119

하층 계급의 생활장면들을 묘사하는 소위 ‘장르화‘는 신화 그림과는 정반대인 것처럼 생각되어 왔다. 말하자면 고귀한 ㄱㅓㅅ 대신 저속한 것으로서, 이 ‘장르화‘의 목적은 이 세상의 덕성은 사회적이고 금전적인 성공으로 보상받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있다...이런 그림은 이제 막 부르주아지가 된 사람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있었다. 그들은 그 그림 속에 ㄱㅡ려진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해서가 아니라, 그 장면이 예시하고 있는 도덕적 기준을 긍정했기 때문에 그 그림을 좋아했던 것이다. 121

풍경은 유화의 범주에서 가장 논란이 적은 부분이다./자연의 양상들이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 되기는 했지만, 전체로서의 자연은 소유의 대상이 될 수 없었다.125,126

지난 사 세기 동안 생겨났던 매너리즘, 바로크, 신고전주의, 사실주의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양식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유화의 전통 자체가 하나의 유산으로 남긴 것은, 그것의 모델은 세상을 향해 난 창이라기보다는 벽 안에 소중하게 박아 놓은 금고에 더 가깝다. 즉 가시적인 사물들을 한데 모아 저장해둔 금고. 128
렘브란트 자화상 130-131

7. 광고

광고는 절대로 현재에 관해 얘기하지 않는다. 어쩌다가 과거에 관해 언급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항상 미래를 얘기하고 있다/우리는 광고라는 시스템 전체를 마치 철따라 변하는 기후의 한 부분인 양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우리는 우리 자신이 광고를 스치는 게 아니라, 광고가 끊임없이 우리를 스치고 있다는 인상을 갖는다. 150,151

모든 광고가 서로 다른 광고 내용을 더 믿음직스럽게 만들고 효과있게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그 자체가 하나의 언어로서 언제나 다 함께 공통된 제안을 하고 있다./그것은 우리 각자에게, 무엇인가를 더 사들임으로써 우리 자신이나 우리의 생활이 변하게 될 것이라고 제안한다. 152

이제 광고 자체와 그 광고가 선전하고 있는 것들로 얻을 수 있는 쾌락과 이익을 혼동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광고란 실제 그 자체에 기생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과연 무엇이 그들을 남들의 선망의 대상인 것처럼 느끼도록 만들어 주는가. 그건 바로 ㄷㅏ른 사람들의 선망이다. 광고란 어떤 대상이나 사물에 대한 것이 아니고, 인간의 사회적인 관계에 대한 것이다. 153

광고를 보는 구매자들은 그 광고의 상품을 구입하면 이루어질 수 있을 법한 자신의 모습을 부러워하게 된다. 155

사람들이 학교에서 배운 역사, 신화, 그리고 시는 광고가 주는 매력을 만들어내는 데 이용될 수 있다./광고를 보는 구매자와 세계와의 관계는, 유화를 소유한 사람과 세계와의 관계와는 아주 다르다 162, 164

유화는 시장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것이었다. 광고는 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것이다./모든 광고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돈이 전부이고, 돈을 벌어야 불안감이 사라진다. 166

만일 당신이 이 상품을 살 수 있다면 당신은 이성으로부터 사랑받게 될 것이고, 살 수 없다면 사랑을 덜 받게 될 것이라는 식이다. 광고에 의하면 현재란 불충분하다고 단정적으로 얘기된다. 유화는 영원히 남는 기록이라고 생각되어 왔다. 그림이 그 소유자에게 주는 ㄱㅣ쁨 중 하나는 그것이 자신의 현재 이미지를 미래의 후손에게 전해 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유화는 자연히 현재 시제로 그려져 있다. 168

광고의 진실성이란 광고가 주는 환상이 그 광고를 보고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품는 환상에 얼마나 적절하게 들어 맞느냐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광고는 본질적으로 현실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백일몽에 적용된다. 169

개인적인 행복의 추구는 만인의 권리로 인정되었다. 그러나 실제의 사회적 환경은 개인으로 하여금 무력하게 느끼도록 만들고 있다/의미없는 노동시간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끝없는 현재는 꿈속의 ㅁㅣ래에 의해서 ‘상쇄돼 버린다.‘ 이 미래의 꿈 속에서 노동하는 순간의 피동성은 상상적인 행동에 의해 대치된다. 백일몽 속에서 피동적인 남녀 노동자는 능동적인 소비자로 ㅂㅏ뀐다. 노동하는 자아는 소비하는 자아를 선망하는 것이다./광고는 소비를 민주주의의 대체물로 만들어냈다. 무엇을 먹을까, 무슨 옷을 입을까, 무슨 ㅊㅏ를 탈까 하는 선택은 의미있는 정치적 선택을 대치하고 있다. 광고는 ㅅㅏ회 내부의 비민주적인 모든 것들을 은폐하거나 보상해 주는 일을 돕는다. 173

광고는 꿈을 제조해내지 않는다. 광고가 ㅎㅏ는 일은 단지 우리 각자에게, 우리는 ㅇㅏ직 남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지 않고 있지만 장차 그렇게 될 수 있다고 ㅇㅣ야기해 주는 것이다. 173

광고에서는 본질적으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 광고는 그것 이외에 마무 일도 생겨나지 않을 때만 효력이 있다. 177

광고가 보여주는 것들은 모두 장차 어떤 사람에 의해 획득되기를 ㄱㅣ다린다. 획득한다는 것은 다른 모든 행동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이고, 소유하고 있다는 느낌은 다른 모든 느낌을 없애 버린다. 광고는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매우 중요한 정치적 현상이다...그것은 획득할 수 있는 능력 이외에는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는다..모든 희망이 한데 모이고, 동질화되고, 단순화된다. 그렇게 모인 희망들은 정체불명이긴 하지만 강력하고, 물건을 살 때마다 반복되면서 마력적인 약속이 된다/자본주의는 다수의 관심을 가능한 좁은 범위 안에 가두어 놓음으로써 그 생명을 이어 나간다...오늘날에 와서는 발전된 국가들에서 무엇이 바람직한 것이고 무엇이 바람직하지 않은가에 잘못된 기준을 부여함으로써 이를 달성하고 있다. 178

볕뉘

0. 존 버거의 에세이를 이어보고 있다. 보이지 않는 언어, 말하기 이전에 바라보기 등 통찰이 단순하면서도 놀라워 그 결을 더 느끼고 싶은 연유다. 이 책도 그러하다. 마지막장 광고는 우리의 증상을 광고라는 매체를 통해 번지는 것이 왜 인가 자명하게 이야기한다. 왜 민주주의는 소비를 통해 갇힐 수밖에 없는가라는 것도 어느 책들보다 간결하고 깊은 깨달음을 준다.

1. 유화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회회사가 미의 시대별 변천같은 모호한 궤변으로 피해가지말고 부르주아가 갖은 소유목록을 확인하는 것에 일차적인 시선을 두어야 한다고 못박는다.

2. 삶과 구조에 깊은 사유와 노력이 돋보인다. 생각의 틀을 어디서부터 마련할 것인가란 지침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다음 사진의 이해를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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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를 위한 선물-“인간답게 지내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합니다. 그런 확고하고, 분명하며, 활기찬 것을 의미하죠....어떤 일 앞에서도 활기차게 지내는 것이요...인간답게 지낸다는 것은 거대한 운명 앞에 스스로의 삶을 즐겁게 던지는 것이지요.”(친구가 감옥에 있는 자신을 애도하는 편지에 대한 답장) 15자유는 언제나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자유여야 한다. 정의라는 관념에 대한 열광때문이 아니다. 정치적 자유가 지니는 유익함이나 총체성, 그리고 사람들을 정화시키는 힘은 모두 이 본질적인 특징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정부 관료들만을 위한 자유, 당원들만을 위한 자유는-절대 다수라고 하더라도-전혀 자유가 ㅇㅏ니다. 볼세비키의 위험성을 ㅇㅖ견한 로자의 단상) 16 현대 노동자들의 투쟁은 역사의 일부이고, 사회적 진보의 일부이며, 역사 한가운데서, 진보 한가운데서, 싸움의 한가운데서, 우리는 반드시 싸워야만 함을 배운다” 19 “나는 있었고, 지금 있으며, 앞으로도 있을 것입니다” 23

당돌함-나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고아들끼리의 공모를 제안한다. 우리는 서로 윙크를 ㄴㅏ누고, 위계를 거부한다. 모든 위계를. 우리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세계를 무시하고, 그럼에도 여전히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는 당돌하다. 27
넘어지는 기술에 관한 몇 가지 노트 –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지 못하지만 그걸 깨닫지 못한다. 무언가에 쫓긴 채, 그들은 자신들의 삶을 뒤쫓는다 30 매번 넘어질 때마다 그는 새로운 사람이 되어 일어난다. 같은 사람이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인 어떤 사람.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비밀은 바로 그 복수성이다/심지어 반격을 할 때도 그는 유감스럽다는 듯이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 37

스벤-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여름이 되면 사람들이 나이에 상관없이 스스로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옷을 벗는다. 그렇게 햇빛과 물, 그리고 보상을 받는 몸이라는 세 계의 순수가 서로 접촉한다. 40 나는 늘 스벤이 ㅈㅏ신의 작품 소재를 택하는 게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다...그의 소재들이 그의 후견인이 되었다. 해안선, 체리밭, 도시를 ㄱㅏ로지는 강, 펼쳐진 산맥, 옹이가 진 포도나무 가지, 친구의 얼굴. 44

만남의 장소 – 나의 두 손으로/과거와 미래로부터/두 개의 돌멩이를 집어 들어/그것들을 쥐고 달리지 59 이제 세상을 굴러가게 ㅎㅏ는 것은 눈앞에 닥친 다음 차례의 습득뿐이다. 다음 거래, 다음 융자, 소비자들의 경우에는 다음 구매..역사에 ㄷㅐ한 어떤 감각, 과거와 미래를 잇는 그 감각은 완전히 말살되었거나 있더라도 주변화되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일종의 역사적 외로움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61 카시드는 역사를 마치 만남의 장소라도 되는 것처럼 드나든다. 그건 어떤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서가 ㅇㅏ니라, 함께할 이를 찾기 위해서다. 62

라 라라라 라라라 라 – 장ㅇㅓ의 치어들은 어떻게 바다 밑을 가로질러 포 강 어귀에 이르는 길을 찾아올 수 있는 걸까. 치어들이 뭔가를 기억하고 있는 거라면, 그건 자신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있던 일이다. 그들은 무엇을 따라 움직이는 걸까...즉흥 음악은 수백 개의 마음에 똑 같은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걸까. 그 음악은 자신의 깊은 곳 어디에 귀를 ㄱㅣ울이는걸까. 66 파브리치오 데 안드레 fabrizio de andre 의 어부 pescatore 도피중인 남자의 허기를 달래주며 피신시킨다...말 탄 경관은 다그쳐 묻지만 어부는 지는 ㅎㅐ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그 노래는 두 소절이 끝날 때마다 후렴구가 ㄴㅏ온다 라 라라라 라라라 라....70

노래에 관한 몇 개의 노트 – 노래에서 가사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은 너무 진부합니다. 가사는 노래가 자라는 씨앗 같은 거니까요 72 노래는 과거의 경험을 전한다. 하지만 그것이 불리고 있는 동안 노래는 현재를 채운다. 이야기도 같은 작용을 한다. 하지만 노래에는 노래만의 또 다른 차원이 있다. 노래는 현재를 채우는 동시에 미래의 어딘가에 있는 청자의 귀에 닿기를 희망한다. 노래는 앞으로 다가간다. 73 노래는 어떤 부재 앞에서 불려진다. 부재가 노래에 영감을 주고, 그 부재에 대해 노래는 이야기한다. 동시에 노래를 공유하면서 그 부재도 공유되고, 덕분에 덜 아프고, 덜 외롭고, 덜 고요한 것이 된다. 76 엘 두엔데는 ㅇㅓ떤 질, 공연을 잊을 수 없는 것으로 만들어 주는 울림이다...모든 예술은 두엔데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음악이나 무용, 혹은 시 낭송회처럼 예술이 자연스럽고 폭넓게 전달되는 곳에서는, 그것을 해석하는 ‘살아있는 몸‘이 필요합니다. 77 매번 불리어질 때마다 노래는 그것이 빌려 온 몸의 내부에 ㅈㅏ리잡는다 북의 울림통 안에 바이올린의 울림통 안에, 가수나 듣는 이의 ㄱㅏ슴 혹은 복부에. 노래의 본질은 목소리나 뇌가 아니라 내장기관에 있다. 82 희망이 정치적 어휘들을 낳는다. 흐ㅣ망이 없어지면 단어들도 없어진다. 87 노래는 유토피아를 그리지 않ㅇㅡ면서도 역사적 ㅅㅣ간을 두 팔로 감싸 안는다. 89
은빛조각- 이번 그림에는 열두 블록 정도 되는 지역을 덮고 있는 커다란 책이 그려져 있다. 책은 은빛 구름처럼 가볍게 빈민가 위를 떠다닌다. 99 그림의 시점은 ㄴㅏ머지 작품들과 똑같다. 보잘것없는 교외 지역의 모습이 보이고, ㅎㅏ늘에 그려 넣은 책장에는 책이 몇권 있다. 그중 한 권이 펼쳐져 있다. 알 수 없는 약어 같은 것은 보이지 않고 그 대신, 하늘 높이, 나뭇잎과 가지와 열매가 그려져 있다. 헬리콥터는 천사로 바뀌어 있다. ....지상에 있는 건물들의 사각형 창 하나는 그대로 영혼이 된다. 나는 아무 말도 못한 채 그 앞에 한참을 서 있다가 작품 안으로 들어갔다. ㅇㅖ술이란 그런 것이다. 102

망각에 저항하는 법 – 그 정보들은 대부분 계획적인 교란에 불과하며, 진실로부터, 본질적이고 다급한 것으로부터 우리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들이다/좌파든 우파든 정치인들은 마치 현재 상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듯 계속 논쟁하고, 투표하고, 해결책을 의결한다. 그리고 그 결과, 그들이 하는 담론은 공허하거나 보잘것없는 일들에 관한 것들뿐이다/하나의 구경거리는 다른 구경거리로 아무 맥락도 없이 그저 멍할 정도의 속도로, 대체될 뿐이다. 그 사건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충격으로 ㄷㅏ가온다/ 표류하는 언어들은 모든 것을 ㄱㅖ량화하고 본질, 혹은 질적인 면에 대해서는 좀처럼 언급하지 않는다/삶이나 고통받는 신체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후회나 희망에 ㄷㅐ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시간은 선적인 것이 ㅇㅏ니라 순환적인 것임을 기억하자..우리는 선 위의 점이 아니라, 원의 중심이라고 ㅎㅐ야 할 것이다. 105-110

볕뉘. 책들이 서로 이어진다. 흔적을 옮기면서 에세이를 한 발걸음씩 일찍 기억했는데, 앞의 에세이가 뒤의 에세이를 물고 있었던 것 같다. 끝도 아마 앞을 물고 있겠다. 언어가 아닌 모든 언어들은 폐 깊숙히, 때로 내장 속 저릿하게...오감을 울리는 것이리라. 말도 글도, 그림도 음악도....모든 사물도 거꾸로 나를 안고 흘러가듯.....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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