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후라시-어둠은 한번도 잡히지 않았다 후라시를 켤 때마다 보란 듯이 불빛 그 바깥에 가 있었네...동그라미 안에만 비가 내리고 나는 간신히 외치기 시작했어 비 내리는 밤이 있다는 것은 아직 우리의 슬픔이 젊기 때문이다.....동그라미 안으로 쓰윽 들어온 손이 내 턱을 추켜올렸을 때 내 얼굴은 이미 깨져 있었다

[ ] 가을과 슬픔과 새 - 슬픔이 새였다는 사실을 바람이 알려주고 가면, 가을새들은 모두 죽었다. ....낙엽이 새였다....날아오르는 것과 떨어져내리는 것이 꼭 같은 모습으로 보여서, 슬픔에도 빨간 페인트가 튀는데....단풍의 빛깔은 태양 속으로 빨려든다, 태양에 환풍기를 달아놓은 것처럼...나의 몸이 어둠속으로 떨어지는 것과 함께 그래서 박쥐들이 검구나, 슬픔과 몸이 하나일 수 있다는 것

[ ] 목소리가 사라진 노래를 부르고 싶었지 - 서로 목소리를 뭉쳐 던지며 차가워, 아파도 좋겠다 목소리를 굴려 사람을 만들면, 그는 따뜻할까 차가울까....

[ ] 모래시계 - 잠은 어떻게 그 많은 모래를 다 옮겨왔을까? 멀리서부터 모래를 털며 걸어오는 사람을 보았다. 모래로 부서지는 이름을 보았다. ....누군가의 해변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잤던 잠을 또 잤다....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지 않아도 나는 돌아보았다

[ ] 그리고 날들 - 미안하다, 마음이 돌아오지 않아 나갈 수가 없다.....나의 입과 나의 목과 나의 배....라고 중얼거리며 미안하다, 나는 밥을 먹는다

[ ] 우리 모두의 마술 - 그런 풍경은 보이지 않는 풍경을 보여주는 풍경이라고 말할 수 있다...유리창은 계란 칸처럼 꼭 한알씩 태양을 담았다가 해가 지면 가로등 아래 깨뜨린다.....깨진 유리 속이면 사람은 한명으로도 군중을 만든다. 인간은 끝나지 않는다.

[ ] 절반만 말해진 거짓 - 나는 네 몸이 아프다 네가 내 몸을 앓듯이 그러니까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위로가 있어서....모든 예언은 절반만 말해졌다는 것 그리고 그 나머지를 실현하기 위하여 삶이 아프다는 것 이제 놀라지 않는다

[ ] 숨겨둔 말 - 비가 새는 지붕이 있다면, 물은 마모된 돌일지도 모른다. 그 돌에게 나는 발자국 소리를 들려주었다...어느날 하구에서 빗방울 하나 주워들었다. 아무도 내 발자국 소리를 꺼내가지 않았다.

[ ] 지나가나, 지나가지 않는 - 이 시간이면 모든 그림자들이 뚜벅뚜벅 동쪽으로 걸어가 한꺼번에 떨어져 죽습니다...목소리는 어떻구요. 투명한 나뭇잎처럼 바스라져 흩날리는 목소리에게도 내세가 있을까? 아, 메아리라면, 그들에게도 구원이 있겠지요.

[ ] 취이몽 - 세계의 뚫린 구멍이 내 생각은 아닐까?....우리가 갖지 못한 것은 날개이고 새가 갖지 못한 것은 날고 싶음입니다....생각처럼, 생각처럼....칼끝에서 돌 하나 붉은 심장으로 타오를 때,...어느날, 유리창이 깨지듯 잠이 깨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면, 오래전 날아온 돌멩이가 잡힌다....눈물은 금처럼 번져간다..

[ ] 사랑 - 내리는 비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싶습니다, 써놓은 한사람을 찾고 있다. 모두가 자신이 아니라고 하면 우리는 누구를 위해 모인 것일까

[ ] 우리라서 -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기억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만 잘 지낼 수 있겠지만, 마지막으로 서로를 기억하는 사람 또한 우리라서, 아침이면 차창을 스쳐가는 나무들이 단 한번 죽음을 주인으로 모시고 밤처럼 꼭 감은 눈에서 떨어지는 이슬 한방울씩 받아주는 때가 온다.

[ ] 우리 - 우리는 있어서, ˝다시는 별을 쳐다보지 마˝ 그 말로 인해 다시 쳐다보는 밤하늘을 우리의 절망은 죽을 때까지 걷도록 선고받았다. 끝없이 별빛에 찔리며 일그러진 뒤에도 굴러가는 달처럼.

[ ] 송별회 - 어느날, 내 몸속의 잎들이 한꺼번에 지는 날이 있을 겁니다. 내 몸을 찢고 나온 슬픈 식사가 있을 겁니다...내 몸을 뒤춤에 아무렇게나 기워놓은 호주머니로 사용하지는 않겠습니다. 찌그러진 담뱃갑처럼 슬픔 따위를 구겨넣지는 않겠습니다.

[ ] 무서운 슬픔 - 그러나 연잎 뜨고 밤별 숨은 연못에서 갑자기 개구리 울음이 멈추는 이유, 뱀은 모르겠지. 순식간에 그 집 불이 꺼지는 이유

[ ] 카프카의 편지 - 인생은 씌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모두를 공평하게 사랑하려고 부재하는 신에 관한 기록처럼 구겨지는 것이다

[ ] 나는 알고 있거든 - 가르쳐주마 나는 목숨을 끓여 슬픔을 정제하는 공장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거든....가르쳐주마 봉투를 찢었을 때 쏟아지던 모래의 내력과 후우 불면 흩어지는 활자들의 기원.....덕분에 나는 닫힌 공장 굴뚝의 긴 어둠을 막대처럼 뽑아 하루를 내리치며 폐광의 잠을 잔다....네 운명이 앞질러 되가져간 슬픔 덕분에 실직당해 몸 밖으로 쫓겨난 꿈 때문에 내가 일상이라는 죽음을 죽기까지 살게 될 테니

[ ] 흐린 방의 지도 - 골목은 간밤의 신열로부터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식탁에 흩어놓은 약봉지 같다 내 안에서 필사적으로 빠져나가려는 대답을 막기 위해 밥을 먹어야 했다....누군가 느낌을 담아가기 위해 사람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아무리 소리쳐도 꿈속까지 들리진 않는데 왜 꿈에서 속삭이면 꿈 밖까지 들릴까? 골목에서는 질문을 멈추게 하는 알약이 팔리지만 여기서 외로움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더이상 나를 부르지 않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대답했다

[ ] 옆집 남자 - 사막 가운데서도 선인장은 물속에 잠겨 있다....아침엔 사막으로 물을 가져가다 가시가 돋아난 풀처럼...죽은 자의 심장을 내리치듯. 쾅쾅 안개를 두드리는, 울음은 저기 혹은 여기, 어딘가 보이지 않는 곳에 그가 살고 있다는 말과 같은 것이다. 끝이 없어 나는 옆집 남자로 살고 있다.

[ ] 산책자 보고서 - 지붕을 뚫지 못해 빗방울은 대신하여 빗소리를 집 안으로 내려보낸다....나는 비의 느낌으로 숨어 있다....빗방울의 시간은 빗소리의 시간보다 더 멀리 있어서 빗소리의 시간은 나의 시간보다 더 멀리 있어서 나는 끓는 허기일 뿐....하루는 그 간격을 오가는 시간으로 더 먼 곳의 시간들을 지우고 있다.

[ ] 차갑고 어두운 - 태양은 연필 뒤에 꽂힌 지우개 같지만 문지르면 곧잘 호수를 찢어버리지...왜 생각 속은 늘 차갑고 어두운 것일까....호수 위를 뱅글뱅글 돌고 있는 돌멩이를 오랫동안 올려다보는 사람이 있을 것 같은 생각....안개 속에서 한걸음씩 사람이 나타나서 내 눈을 찌를 것만 같은데....생각 위에 글자를 쓸 때마다 금방 낙서가 된다

[ ] 자작나무 - 나는 돌 하나를 쥐고 있었다 언젠가 백발 마녀의 머리를 향해 날아갔을, 그러나 아무 소리도 없이 깨지는 하늘처럼 쏟아지거나 떨어지는 질문이거나...날아가는 돌에서 백발이 자라는 것을 보았다

[ ] 하늘에서 흰머리가 내리는군 - 아무리 단단하게 뭉쳐도 흔적 없이 사라지는 눈사람을 보면, 울 때마다 눈물이 조금씩 우리를 지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나는 언제나 뒤에 오는 것을 믿는다. 세상에 눈사람이 진실이라고 말하는 겨울이 있고 눈사람이 거짓이라고 말하는 봄이 있다면.....

[ ] 아무렇지도 않게 - 창밖에 밤의 수염처럼 비가 드리워져 있는 날이 있다. 어느 미용사가 지붕 위에 앉아 그 수염을 자르는 밤이 있다....그러니까 수염이 점점 짧아져 더는 자를 것이 없을 때 가을이 간다....창문은 아무렇지도 않게 당신을 쳐다보는 날이 있다.

[ ] 더 많거나 다른 - 열한시에 열한시를 만나기로 했다. ....열한시는 대답하지 않았다....비 맞는 햇살과 부서진 노래, 아름다움에 대해

[ ] 흰나비 - 흰나비는 이 세상 것 같지가 않다. 쫓아가는 아이는 꼭 넘어진다.

[ ] 나비 tatoo - 마침내 어떤 꿈도 남지 않은 새벽에 깨어나 만져보면 그대로 부서지는 날개, 가만히 혀를 대보면 맑게 흐른다.....나비의 흰 젖.

[ ] 스위치 - 물이 새는 화장실 스위치를 올리면 물소리가 멈춘다...언젠가 익사자의 주머니 속에 들어 있었을 돌. 나는 주머니 속에 돌을 집어넣고 가계부 목록을 쓴다 북국으로 가는 철새 그림자를 위한 항로 보수 공사에 든 비용 스위치를 내린다

볕뉘

0. 어제는 [사랑의 현상학]이란 책의 1장을 읽다 마저 읽지 못하고 잠을 청한다. 새벽에 일어나 마저 읽고, 늦은 아침 쪽잠을 잤다. 꿈을 꾸었다. 요즘 꿈에는 서늘함이 자주 다가선다. 꿈을 기억해내었지만 애써 기억하지 않는다. 보일러 스위치를 올렸다. 타이머 불빛이 비춘다. 온도 표지만 되어 다시 난방 스위치를 올렸다.

1. 생각은 늘 차갑고 어둡다. 한 번쯤은 따뜻해도 좋을 듯싶은데, 이렇게 차갑고 어두움을 내려놓는 글을 읽다. 그러고보면 마음이 참 따스해지기도 한다. 흘릴 눈물을 기를 수 있다니 말이다. 책을 읽다가 생각길을 가다보니 밤의 수염이 많이 자랐다. 아니 콧털도 자랐다. 길을 잃은 먼지가 콧사이로 다녀간 것이다. 그것도 자주. 아침 면도를 했다.

2. 나와 너는 다가서지 못한다. 그 사이에는 유리, 창. 비치는 나. 그 유리를 와장창 깨고 싶다. 그러나 돌같은 마음은 비처럼 내린다. 흐른다. 슬픔은 이 지상을 채우고도 남을 듯이 빗소리는 요란하다. 그렇게 펑펑 우는 사이 눈물을 보탠다.

3. 절망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내 마음이 닿지 않는 아주 가까운 등잔밑에서 늘 시작한다. 나의 절망의 틈을 채워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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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

[ ] 슬픔? 그건 간직 못하지. 내 주머니보다 크거든. 나보다 크거든. 내 세계보다도 크거든./그걸 간직하는 유일한 방법은 분노로 바꿔놓는 것./나는 돌을 쥐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힘껏 팔을 휘둘렀다. 더는 아무것도 창조할 게 없어서 신은 사라져버렸구나./돌을 던져서는 깰 수 없는 것이 있었네. 맞힐 수 없는 바람이 있었네. 뚜벅뚜벅 걸으며,/차라리 나는 돌이 되고 싶었다./그래서 돌아보았다. 후회로 남는 때가 마침내 가장 반짝이는 법이라고......사랑은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전부 들었다. 시인의 말.

[ ] 내가 쓰러져 꿈꾸기 전에 - 죽음이 인생을 엿보려고 사람에게 사랑을 심어놓았다...아직 내게 남은 재앙이 있다면 오늘 자정이 가기 전에 보내주기를.

[ ] 얼음은 깨지면서 녹는다 - 사라진 시간의 그림자. 죽음, 슬픔, 분노. 어둠속에서는 항상 인간이 깨지고 있다. 이번 생의 시절을 모른 채 서둘러 내게 온 청춘처럼, 그 방 유리창에는 돌멩이가 날아온 흔적이 있다. 거절된 고독이 있다./ ...고독은 해부되지 않는다...눈동자 속 지진으로 뻗어가는 핏줄처럼 지금은 누군가 뭉쳐 던진 달 하나의 밤. 내가 한걸음 나설 때 모두가 움직인다.....희고 거대한 바위가 시간의 협곡 속으로 천천히 굴러가는 모습이 보인다.

[ ] 저지르는 비 - 울음 속에서 자신을 건져내기 위하여 슬픔은 눈물을 흘려보낸다....슬픔은 풍경의 전부를 사용한다.

[ ] 그해 안부 - 그것을 낙엽이라 부를 수 없었다. 다만 알 수 없는 것이 텅 빈 시간을 찔러, 몸이라는 상처를 남겼다는 것을, 몸이라는 압정에 박혀 영혼이 날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 ] 노랑에서 빨강 - 아무리 살펴도 건너편이 보이지 않아서, 오늘을 건너갈 수가 없습니다. 이런 방황에 대해서도 살았다고 쳐주는 겁니까?......오늘이기를 멈추지 못하는 오늘에게 자연사라는 말은 참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날개 없이 날아가는 것들에게만 가능한 일 같습니다. 마음처럼? 이를테면, 사랑과 슬픔과 분노. 그것이 중력이라면, 도대체 내가 던진 돌은 언제 땅에 떨어진단 말입니까? 저 달은 언제 땅에 떨어진단 말입니까?....어딘지 모를 오늘을 날아가다 그만, 사랑이 무엇인지 잊어버리고 슬픔이 무엇인지 분노가 무엇인지 잊어버리고....비가되어 떨어지는 거라면, 비를 맞고 아플 때, 비로소 알게 됩니다. 내 속에도 신이 있구나.나는 , 잠겨 있구나.....언젠가 오늘을 건너갈 수 있다면, 나는 생각 속에 몰래 머리를 숨겨놓을 것입니다.

[ ] 이 슬픔에는 규격이 없다 - 한가지 일은 그리워하는 것. 다른 한가지는, 잊는다.

[ ] 그림자 섬 - 낮 동안 낮게 끌려다니던 그림자가 밤이 되자, 나를 커다란 보자리로 싸서 들고 간다.....어둠속에서도 모두가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이 신비로웠다. 만지지 않는데도 느낌이 남아 있다는 것이, 죽은 후에도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아름다웠다...빗방울에도 얼굴이 있다는 것이 신비로웠고, 목소리에도 해변이 있다는 것이 아름다웠다.

[ ] 눈사람 - 구원은 내가 원하는 것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원했던 마음을 가져가는 것으로 찾아온다....함께라는 말 속에 늘 혼자 있는 사람과 혼자라는 말을 들고 늘 함께 있는 사람들 중에서 너를 일으켰을 때, 네 눈에 박혀 있던 돌멩이처럼

[ ] 사과 - 외진 냄새로 얼룩지는 저녁에 나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유로 뺨을 맞았다. 맞을수록 익어간다.

[ ] 내가 계속 나일 때 - 나는 그냥 살았을 뿐이다. 나는 계속 나였다. 내가 끓었을 때 그가 왔다. 그리고 식어가는 시간이었다.

[ ] 더 어두운 색 - 밤새 덮어놓아도 꺼지지 않는 불이 있어서 그 불을 지나온 눈동자 같은 색 밤새 흘려보내도 마르지 않는 물이 있어서 그 물을 건너온 목소리 같은 색.....난로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그는 벽에 일렁이는 자신의 그림자를 인두로 지졌다....마침내 희미한 집들이 더 어두운 밤을 게워내는데 겨울이 아무리 뜨거워져도 난로는 타지 않는다.

[ ] 귀가사 - 빨갛게 끓고 있는 찌개 속에서 설탕의 맛을 알아채는 것처럼, 그는 정말 자글자글 끓고 있는 내 몸 어딘가에서 슬픔을 읽어내고 있는 것일까?....사랑은 새로운 운동장 건립 공사 같은 것..그렇다면 슬픔은 그 공사에 고용된 인부들 같아서 현장에서 나온 폐기물을 포대에 담아내듯이 슬픔이 나를 내 인생에 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지......어쨌든 오늘 우리가 취했다는 것은 서로를 향해 출렁이고 있다는 뜻이다...부딪치며 몸속에 소용돌이 하나씩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라는 잔에 알코올을 붓고 내 영혼을 녹여 마시는 자는 누구일까?

[ ] 개와 산책하는 비 - 문득 치욕으로부터 잊혀지지 않을 날들을 살아가고 있다는 공포감을 느끼면/톡톡 바닥에 떨어진 매미를 발끝으로 건드리며, 죽었나 살았나/조금씩 비가 듣는데, 이제 제가 운 울음 하나 건사하지 못하나

볕뉘

0. 바쁜 한 주였다. 아니 바쁜 중순이라고 할까? 매일 매일 모임을 했으며, 하루하루 책 한권이상은 읽었고, 정신없이 오고가며 이동을 하였다. 그 와중에 이 시집은 물끄러미 나를 고이게 만들었다.

1. 마침 레비나스를 시작해서인지 그 사이 사이로 그 그림자들이 연신 비치는 것이다. 그동안 갇힌 유아론에 대한 확장인지 확증일지 모르는 생각들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듯했다. 시인의 시어들이 서로 물려 윤곽이 잡힌다. 그래서 그 자연스러움을 물고 있는 놀라움에 연식 탄복한다. 다시 모임에서도 그랬다. 멤버들은 시종 편차가 없이 시와 시인을 애정했다. 전 시집과 지금 시집의 간극을 놀라와했으며 확장에 대해서도 긍정의 안부를 말했다.

2. 선무당이 아니라 신과 이승을 이어주는 말 벗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그런 무당. 이 시집을 잊지 못하겠다 싶다. 아껴 써둔다. 거꾸로 반틈의 메모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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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사 연구방법론 02

제 4장 구술사 연구방법

[ ] 구술사 자료의 해석 - 1. 서사분석: 서술형식 중심의 해석: 2. 재구성적 교차분석:맥락 중심의 해석: 맥락분석은 공시적이면서도 통시적인 해석 전략이다. 맥락을 분석하는 것은 구술자의 틀에서 삶의 의미를 이해하면서도, 연구자의 비교문화적 틀에서 구술자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다. 117 구술자의 주관적 경험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었는지 극 경험의 구성성을 드러내어 구술자 주체의 자리매김을 하는 것이다...왜, 어떻게 그 경험이 만들어졌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구술자의 개인적 경험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밝히는 것은 구술자 주체가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어떠한 위치에 있었는가를 밝히는 것이고 이것은 곧 그 경험을 역사화하는 것이다. 118 충남 서산 부석면, 여성 구술생애사: 이 논문은 단순히 구술 자료가 무엇을 말해주는가(역사적 상황, 사건, 활동)보다는 구술자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느끼는가(주관적 의미화)에 초점을 두었다. 119 과거에 일어난 일이 현재에는 어떻게 해석되고 있으며, 그들에게는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를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맥락 중심의 분석이 경험의 구성성을 강조하게 되면, 구술자의 주관적 의미 부여와 행위성이 약화되기가 쉽다....따라서 맥락 중심의 분석에서 구술자 경험의 구성성을 밝히면서 동시에 구술자의 주관적 이해와 해석, 행위자로서의 목소리가 드러나는 분석방식을 고안해낼 필요가 있다. 121

[ ] 구술사 자료의 텍스트화: 1. 구술성의 재현 -구술 자료를 연구하는 이점의 하나는 바로 구술이 가지고 있는 역동성과 연행적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어떤 형태의 출판물이건 간에 구술성을 효과적으로 재현할 수 있는 텍스트화의 방식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 122 구술 자료의 분석에서 구술자의 목소리와 연구자의 목소리를 분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구술자도 공동저자이기 때문에, 연구자는 확실하게 구술자의 목소리를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124 단선적, 연대기적으로 정돈하는 방식이 과연 구술성의 재현과 공동작업으로서의 구술사의 성격을 제대로 반영하는가는 의심스럽다. 따라서 구술 자료의 텍스트화의 다양한 사례들을 검토하면서 새로운 실험적 글쓰기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126 20세기 한국민중의 구술자서전(소화, 2005): 구술자로부터 수집한 사진이나 구술자가 인터뷰 시 직접 그린 그림이나, 구술자가 보존해온 문서 등이 곳곳에 삽입되어 흥미롭다. 130 윤택림 충남 예산 시양리 조사: 한국사회의 역사적 담론의 층위를 국가전체사, 지방사, 마을사의 차원으로 나누어서 다루고 있다. 국가전체사는 문헌을 중심으로, 지방사는 문헌과 구술 자료를 중심으로, 마을사, 가족사와 여성사는 마을 사람들의 구술 증언을 중심으로 재구성되었다. 133

[ ] 윤리적 문제 - 면담자는 피면접자를 이용하는 모든 가능성에 대항해야 하고 인터뷰가 이용될 수도 있는 방식들에 대해서 민감해야 한다....학자로서 역사적 진실을 찾기 위한 증거를 확보하는 의무도 가지고 있다. 135 가장 중요한 것은 구술자를 보호하면서 역사적 증거와 사실들을 드러낼 수 있는 방식들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37

제5장 구술사 아카이브즈 구축

[ ] 아카이브즈는 각 기관이나 개인이 활동하는 동안에 만들어지는 각종 자료를 모으는 장소이다. 여기에서 자료라고 함은 출판되지 않은 것들을 말한다. 간단한 메모, 노트, 편지, 사진, 지도 등도 포함된다...도서관은 출판된 책이나 잡지 등을 보관하는 장소이고, 아카이브즈는 출판되지 않은 자료들을 보관하는 곳이다. 145 아키비스트라고 불리는 기록관리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145 새로운 형태의 문서는 새로운 방법의 관리도구 및 운영지침을 요구한다. 146

[ ] 구술사 아카이브즈 : 1. 이것의 목적은 후대의 학자, 학생 및 일반시민들이 구술자의 증언을 토대로 역사를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148 기록관리사들의 전문성은 해당 자료의 분류를 일정한 분류법에 따라 정리해야 하는 특별한 임무가 뒤따른다. 149 2. 후속세대를 위한 정보 제공의 장이다.149 3. 아카이브즈를 통한 자료탐색에서는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하고 또 새로운 접근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역사 연구의 수준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 149 4. 구술된 내용 가운데 신빙성이 문제가 될 때가 많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교차검증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구술사에 대한 사회적, 학문적 인식이 공공성을 띠는 구술사 아카이브즈의 구축을 저해해 왔던 것이다. 152 5. 최근에는 구술사 아카이브즈가 하나의 문화운동과 인권운동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이다. 153 6. 지금까지 역사 연구에서 홀대를 받아온 계층이 남긴 구술 증언과 목격담으로 아카이브즈가 만들어지면 지식생산의 주체가 바로 이들이 된다. 155 7. 구술자들이 자신들의 증언이나 생애사를 녹음으로 남기고 아카이브즈에 보관하게 되면 구술자는 자신의 이야기 내용에 대한 정보와 지식의 주체로 거듭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지식은 누가 언제라도 이용할 수 있도록 대기 상태로 남게 된다. 아카이브즈의 필요성과 의의가 바로 여기에 있다. 156 8. 예전의 아카이브즈가 보관과 저장에 주력했다면 디지털아카이브즈는 자료의 보관, 저장은 물론이고 이용, 활용 면에서도 뛰어난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158

제6장 구술사 연구의 응용

[ ] 구술생애사: 자서전의 작가에게는 충실한 기록자라고 하는 역할만 주어지지만, 이는 두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이야기가 쓰인다. 170, 생애사에서는 구술자가 행위의 주체가 되므로 그의 이야기 속에서 나타난 의식구조를 통해서 당대의 문화를 알게 된다. 또 구술자가 어떠한 이야기를 선택하는가를 통해서 개인의 정체성, 사회의식 그리고 역사인식도 드러난다....구술생애사에는 구술자의 삶과 그 삶에 대한 자신의 해석이 들어있기에 구술을 대상으로 서사분석이나 구술자의 해석을 중심으로 문화적 맥락을 분석하는 일도 중요하다. 172 구술자가 살아온 위치에서 그의 삶을 이해하려는 것이 생애사 연구의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구술자와 심층면접을 시작하기 전에 그가 속한 집단이나 사회를 참여관찰할 필요도 있다. 173 맥락은 개인이 환경에 영향을 주고 환경이 개인의 삶을 형성하는 역동적인 과정을 말한다...활동을 중심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왜, 어떻게 ‘그‘ 경험이 만들어졌는지를 밝히는 것으로 그 경험을 역사화하는 것이다. 174

[ ] 구술사와 여성사: 우열과 강약의 기준이 여전히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나온 것이라면 명칭만 여성 중심의 역사이지 실제로는 남성 중심의 역사와 큰 차이가 없다. 177 여성사에서 여성이 중심이 되는 역사를 서술하기 위해서는 그들만의 특수성을 알아보아야 한다. ..그러고 나서 여성사의 특수한 국면이 전체사의 구도 속에서 가지게 되는 상대적인 위치를 밝히면 된다. 178 행위의 주체가 되는 사람들의 생애사와 증언 따위에 주목하면서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사회구조의 원리들이 서로 경쟁하고 충돌하는 과정이 가장 잘 드러난다는 점이다. 179 신세타령, 큐레이터의 역할, 사건에 대한 증언 180

[ ] 구술사와 지방사: 역사가들은 그들의 창조적인 상상력에 의존하여 역사를 재구성하게 된다고 한 바도 있다. 연구자의 상상력이 동원되는 문제는 많은 논란이 계속되어 왔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184 300년전이나 3년전에 죽은 이들의 주민 이야기는 이어진다. 현지조사를 하는 관점에서 그 말에는 늘 생기와 생동감이 있다. 그들의 기억과 상상 속에 살아 있는 과거의 사람들의 모습을 읽어내는 것은 물론 연구자들의 몫이다. 185

[ ] 구술사와 문화사: 구술사의 의미는 그 내용의 진실성 여부에 있다기보다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구술자의 의도와 그것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인식의 틀이나 체계가 당시의 사회와 문화의 구조와 관련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188 구술자가 자신들의 과거를 기억해 의지해서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역사를 어떻게 만들어 가는가를 보여주게 된다. 188

[ ] 구술사와 구전문학 : ‘위기의 구조‘ 신화적 구조도 특정한 사건, 특히 위기의 상황을 경험하게 되면서 변화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191 역사 연구의 대상으로서 구비문학이 가지는 장점은 그것을 짓고, 기억하여 전하는 주체 집단의 인식과 그 인식의 틀을 알아보는 데 있다고 본다...특정 이야기를 만들어낸 개인이나 집단의 인식의 세계에 접근하려면 그들이 무슨 말을 했는가보다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고자 했는가 하는 점에 더 유의할 필요가 있다...우선적으로는 그 이야기가 만들어진 시대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인 상황에 대한 지식이 필요해진다. 과거의 주체집단이 처하였던 현실적인 이해관계에 접근하여 보는 것이 선결과제라는 뜻이다. 192 오늘날과는 다른 사회적 상황에 대한 이해와 그것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그 시대인들으 입장을 통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194 이야기가 구성되는 틀 195 아기장사는 미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평민들이가져서는 안 될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문제가 되었다...혁명적인 사고보다는 그 세태를 비웃고, 조롱할지언정, 그대로 자기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그들에게는 더 현실적이었다. 198 구술사 연구가 가장 발전한 미국에서는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원 과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술사 교과과정들이 제공되고 있다. 199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과거의 직업이나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를 남기는 것이다. 205 지방자치제의 시민강좌에서도 구술사에 대한 인식은 전혀 없다. 문화와 역사의 보물창고라고 볼 수 있는 지역사회의 중장년층은 우리에게 단절된 과거의 고리를 제공할 수 있다. 207

볕뉘

0. 세미나 준비와 기획서 작성 참조 차 읽고남기다. 개요를 숙지하게 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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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물거품 - 칼릴 지브란

[ ] 우리는 단지 아름다움을 찾아내기 위해서 살아갑니다/그 밖의 모든 것은/기다림의 한 형태일 뿐입니다 44
[ 1] 모든 남자는 두 사람의 여인을 사랑합니다/그 하나는 그의 상상이 탄생시킨 여인이며/또 다른 하나는 미처 태어나지 않은 여인입니다. 45
[2 ] 우리 모두는 감옥에 갇힌 죄수들입니다/하나, 우리 중 몇 사람은 창이 달린 감방에 있습니다./다른 이들은 그렇지 아니한 때 65
[3 ] 진실로 /타인이란 다른 몸뚱아리에 담긴/가장 민감한 자기 자신입니다. 67
[4 ] 이 세상에서의 최고의 미덕은/어쩌면 다른 세상에서는 최하의 것일지도 모릅니다. 73
[5 ] 죽음은 막 태어난 아기에게보다/나이 든 사람들에게/더 가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생명 역시 그러합니다. 75
[ 6 ] 진실로 그대가 솔직하게 털어놓고자 한다면/아름답게 솔직하십시오 76
[7 ] 비록 명백한 것들이라도 누군가가 간결하게/표현해 내기 전에는 결코 이해할 수 없습니다. 77
[ ] 석탄에 대한 시간의 정의가 다이아몬드라면/아마도 조개에 대한 바다의 정의는 진주일 것입니다. 77
[ ] 나는 여행가, 항해자,/매일 내 영혼 안에 감추어져 있는/새로운 땅을 발견합니다. 80
[ ] 불화가 두 마음 사이를 잇는/가장 빠른 지름길일지도 모릅니다. 80
[8 ] 아름다움은 더욱 밝게 빛납니다/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의 눈동자 속에서보다/그것을 갈망하고 있는 사람의 가슴속에서 89
[ ] 그대가 배움의 삶, 그 끝에 이르렀을 때/그대는 느낌의 삶, 그 시작에 닿은 것입니다. 91
[ ] 오늘날 우리의 슬픈 일들 중에서도/가장 큰 슬픔은/간직했던 어제의 기쁨을/기억 속에 떠올리는 것입니다. 93
[ ] 미움이란 죽은 시체와 같은 것입니다./그대들 중/스스로 무덤이 되고 싶은 사람이 그 누구입니까? 103
[ 9 ] 그대는 젊음과 지식을 동시에 지닐 수 없습니다./젊음은 너무 바빠 앎에 이르지 못하고/지식 또한 너무 바빠/삶을 추구할 수 없는 까닭입니다. 104
[ ] 뿌리는 화려한 명성을 거부하는/ 한 떨기 꽃입니다. 105
[ ] 아무도 상처 입지 않을 거짓말:˝그의 마음의 집이 그의 사상을 담기에는 너무나 작아, 그는 더 넓은 공간을 찾아 떠나야 해˝ 106
[10 ] 사람들에게 빈손을 내밀었으나/아무것도 얻지 못하였다면 참으로 비참한 일입니다/그러나 내가 가득 찬 손을 내밀었음에도/아무도 받는 이가 없다면/그것은 절망입니다. 108
[11 ] 성경에 미처 기록되지 못한/우리 형제 예수의 세 가지 기적이 있습니다/그 첫째는 그도 그대와 같은 인간이라는 것/둘째는 그에게 유머 감각이 있었다는 것/셋째는 비록 핍박을 받을 때라도/ 자신이 승리자임을 알았다는 것입니다. 111
[12 ] 언어 표현 속에 가두어 둔/모든 생각을/나는 나의 몸짓을 통해/해방시켜 주어야만 합니다. 112

볕뉘

[1]. 사랑이란 스스로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상상과 태어나지 않은 사이에 두는 과정을 통해 달라지는 것일지도..여인을 연인으로 바꾸어야할지도
[2]. 서경식 선생은 자신의 위치를 지하의 감옥이 아니라 지하 감옥에서 손이 닿지 않는 창문 하나를 보고 있는 자신을 상정한다. 그래도 창문으로 얼핏설핏 비치는 그림자같은 풍경에 무척 위안을 얻는다고 한다. 루쉰의 쇠감옥이 아니라서 좋다. 고흐의 몸짓도 창문으로 비치는 그림자이고, 무수한 책들도 그러하며, 질문자들의 형편이 낮은 질문을 감싸서 답변하는 그 모습은 무척 아름답게 느껴졌다. 책과 현실의 만남의 차이라고 할까.
[3]. 레비나스는 스승 후설과 하이데거가 보지 못한 타자를 보았다. 너를....나에게 모든 물음을 집중시켜 헤어나지 못하는 선배철학자들에게서 타인에게서 사유하는 근본적인 방법을 다시 시작하였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4]. 사회적 위치와 처지에 따라 쓰는 언어가 다르다는 것은 여성과 남성의 연애 기억이 전혀 다른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사회적 처지는 그 상황을 달리 기억한다. 가진자-남성-가부장-권력 중심이 만들어낸 언어들은 폐기되어야 한다. 그러니 세상은 가지지 못한자들의 언어로 한번도 말해본 적이 없다. 그러니 지금 이 세상의 최고라는 것들은 다른 세상의 최하라고 가정하는 편이 빠르다. 말이 적확해지고 새로 생겨야 한다. 세상은 그렇게 해야 겨우 만들어지는 것일지도
[5] 죽음에는 선후배가 없다지만, 생명도 그러하다. 삶을 발견하는 것도 나이차가 있는 것이 아니다. 윌트 휘드먼 같기도, 다소 오글거리는 칼릴지브란은 비혼자ㅗ 48세에 유명을 달리했다. 화가이자 시인이자 폭넓은 독서와 사유자인 그는 죽음에 갇혀 그것을 전제로 노래한 이가 아니다. 탄생과 삶의 지복을 출발점으로 삼은 것 같다.
[6.7] 아름답게 솔직할 것...솔직하다는 것을 곁에서 받아들이는 일은 무척이나 부담스럽고 힘든 일이다. 거의 작품이 되었을 때나 그 슬픔들은 온전히 나의 마음으로 들어와 공명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11]. 종교생활을 하는 이에게 꼭 묻고 싶은 질문이다. 외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12]. 배움의 삶과 느낌의 삶은 다른 것이라고, 삶에도 끓는 점이 있는 것이라고....

0. 지인이 권한 영화를 보고, 출간 소식에 본 책이다. 아포리즘이기보다는 시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언자를 쓴 뒤 2년뒤에 쓴 것인 듯...오글거림을 떠나 삶을 뒤집어서 사유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권해보고도 싶다. 존재론에 찌들어 헤어나지 못한다면 ...한 번 더......어제는 인간실격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다. 도련님의 시대로 지칭되는 20세기 초반의 엘리트 지식인들은 근대를 앓았다. 아니 자아를 앓았다고 해야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 근대를 제대로 앓지 못했다. 100년이 훌쩍 넘었지만 세상은 자아를 앓지 않는다. ‘나‘를 질문하지 않는다. 하물며 ‘너‘는.....그래서 늘 유아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하는지도 모른다. 격변의 시대 ‘제대로 된 인간‘에 대해 서로 아름답고 솔직하게 논의해보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시대의 통증을 제대로 앓아야만 그래도 다음 세상은 그것을 뿌리삼아 꽃이라도 피워볼 것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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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구술사인가 - 지금까지의 구술사 연구는 구술 채록을 모아서 출판하는 구술 증언 자료집과 학술논문 및 단행본 출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5 아직도 구술사와 관련된 학술논문이나 단행본은 자료집 출판에 비하여 상당히 미진하다. 양적인 성장에 비하여 질적인 발전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아직도 구술사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구술사를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과정이나 기관이 없기 때문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구술사 관련 연구들이 양적인 성장을 이룰 수는 있으나 질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것이다. 16 구술사를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구술사 연구를 어떻게 하는가, 구술사를 다룰 때 어떤 문제점이 있는가그리고 구술사를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가 이 책이다. 17

[ ] 구술사 연구현황 - 구술사에 대한 저항이 적은 스웨덴, 캐나다, 호주와 미국은 1950년대부터, 구술사에 대한 저항이 강한 서유럽 국가 가운데 영국에서는 1990년대가 되어서야 대영도서관이 구술사 수집과 아바이브즈를 시작하였다. 20 시카고학파는 연구에서 얻은 지식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용한다는 진보적인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잇었고, 연방작가 프로젝트는 대중에게 그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역사를 밑으로부터 쓴다는 뉴딜정책의 대중추수주의에 기초하고 있었다. 21 1970년대까지 구술사가들의 역할이 아카이브즈를 만드는 것이었고, 그 자료를 활용하여 역사를 기술하는 것은 전문역사가의 몫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방향을 튼 것은 영국 폴톰슨의 [과거의 목소리]로 사회사와 밑으로부터의 역사를 지향하게 된다. 그리고 정치적인 당파성을 지닌 유럽 구술사가들, 특히 이탈리아 구술사가들의 이론과 방법론이 미국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로서 구술사를 연구로 보는 집단과 운동으로 보는 집단으로 양분되었다. 23 영국 - 엑서스, 랑카스터의 학제간 장애물이 적은 대학교. 옥스퍼드 러스킨 대학에서 노동자 계급의 노동사와 사회사 연구로부터 시작된 역사작업소는 그 관심 폭을 넓히면서 구술사를 가족사와 여성사 분야로 확대시켰다. 대중기억연구회는 경험주의적 구술사 연구에 대한 비판적 접근을 시도했다...영국은 다름 세 분야에서 발전된 역사해석을 낳았다. (노동자 의식의 형태, 도시 지역사회의 연구, 가족과 일) 25,26 독일 - 비조직화된 노동자들, 하녀, 프티 부르주아지, 농민, 실업 여성과 소수 민족의 목소리를 드러나게 하여 역사의 지평을 넓혔다./ 주관적인 요소들과 행위들도 역사안으로 들어오자 역사학의 당파성과 과학적 결점들이 명백하게 드러났고, 개인이 경험을 다루는 방식과 기억의 구조에 관한 질문들을 확장시키게 된다. 로컬 리즌닝 등 거대구조의 의구심에 부응하였다. 28 이탈리아 - 지아니 보시요는 노동자들의 역사는 노동조합의 지도자나 노동당의 역사만이 아니라 비정치적이고 보수적인 형태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조직적인 형태의 표현을 포함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역사학에 민속학과 인류학을 접합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31 그람시는 민속을 비헤게모니적인 계급이 가진 문화의 역사적 표현으로 보고, 노동위원회의 노동자 계급의식에 기초한 평조합원 조직을 형성했다. 그의 헤게모니 개념은 주관성의 여기를 주었는데, 이것은 이탈리아 구술사의 지속적인 유산이 되었다. 32

[ ] 한국의 구술사연구

[ ] 구술사 개념 정의 - 미국은 기록관리사archivist개념으로 출발 46 영국 톰슨은 구술의 기록과 수집보다는 정치성을 강조...1. 나이 많은 사람이 존엄성과 자기 확신을 가지게 도와주고, 2. 한 시대에 속해 있다는 소속감을 줄 수 있어, 더 충만한 인간 존재로 향한다. 3. 구술사는 역사의 사회적 의미를 급진적으로 변화시킬 수단을 제공한다.47 이탈리아 폴텔리는 4. 역사가들이 등든 것과 역사가들이 말하거나 쓰는 것 모두를 구술사로 말한다. 윤택림은 구술사는 과거의 경험을 기억을 통해서 현재로 불러와서 구술자와 역사가가 대화를 통해 쓴 역사라고 정의한다. 함한희는 구술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것이 가지고 있는 과거와 현재의 문화적인 배경을 파악하는 일이 아울러 요구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48, 49

[ ] 구술 자료의 성격 - 1. 구술성 - 논의되고 있는 주제에 대한 구술자의 태도가 변하면서 같은 인터뷰 내에서도 많은 구술자는 한 형태의 리듬에서 다른 형태의 리듬으로 바꾼다.....구술이 매우 상황적이고 연행적 성격이기 때문에, 구술은 누구에게, 언제, 무엇 때문에, 어디에서 되고 있느냐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51 2. 주관성과 개인성 - 구술자료는 단순히 사람들이 했던 것만이 아니라, 그들이 하길 원했던 것, 그들이 하고 있었다고 믿었던 것 그리고 그들이 했다고 지금 생각하는 것도 말해준다...과거의 사실만이 아니라 그것을 구체적인 인간이 ‘어떻게‘, 그리고 ‘왜‘ 그렇게 경험 인식했는가도 담겨있다....구술사의 주관성과 개인성은 민족과 국가가 주체가 되는 중앙 중심적, 국가 전체사적 역사 연구에서 가려지는 개인들의 경험을 드러내는 구술사의 강점이다. 52,53 3. 서술성 - 백인 중산층 여성의 연대기적 서술, 하층민 여성의 서술은 일화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향 55 4. 공동작업 - 연구자와 구술자의 공동작업적 성격 때문에, 구술사 연구에서는 연구자와 구술자가 동시에 저자라고 볼 수 있다. 55 구술자료는 과거의 사건에 대한 사실적 진실보다는 서사적 진실을 보여준다. 57

[ ] 구술사 연구의 인식론적 쟁점들 - 구술사는 경험주의적, 실증주의적 규범이 무너질 때 비로소 시작될 수 있다...구조적 읽기란 구술자가 주관적으로 전유하는 조건들, 즉 그의 또는 그녀의 특별한 삶의 경험을 형성하는 조건, 구조, 과정에 관심이 있다. 문화적 읽기는 구술자의 서술이 어떻게 일반적인 문화적 레퍼토리로부터 구조화된 경험, 또는 생애사의 의미를 이루는지에 초점을 둔다. 이 두 개의 읽기는 서로 보완적이다. 60 구술사의 증언들은 필연적으로 현재의 사건들에 영향을 받으며, 생각하고 이야기 가능한 것을 재구성한 것이다. 그것들은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며, 사적인 기억들과 공적 재현들,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상황과의 상호관계이다......이는 다른 종류의 역사가 쓰이는 것이다. 41 권력의 비대칭 극복 방편으로 역사 연구 자체에 대한 급진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데, 그것은 구술사 연구를 공동작업 내지는 공동 저자의 형식으로 가거나, 지역사회에서 대중들로 하여금 자신의 역사를 쓰게끔 하는 것이다. 62

[ ] 구술과 기억 - 기억연구의 계보: 보편적 기억이란 없고 모든 집합기억은 공간과 시간적으로 제한되어 있는 한 집단이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다...이런 알브바크스의 개념을 발전시킨 바스티드는 집합기억의 공간적 차원이 사회적 지속성과 보존의 중심들을 재창조함으로써만 살아남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63 역사가는 사실적 자료로서 기억의 내용보다는 기억의 작동에 더 관심을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회상은 이제는 과거의 반영이 아니라 현재의 한 부분인 재현으로 다루어져야 한다고 주장 한다. 64 푸코: 사람들은 티브나 영화 등을 통해 과거의 그대로가 아니라 사람들이 과거에 대해 기억해야 한다고 판단된 것을 기억하도록 강요당하고 있다는 것이다...그 해체 작업도 대항기억을 통해서다. 따라서 기억을 소유하고 그것을 통제하고, 그것의 내용을 정하는 일이 사회적으로 중대한 것이다. 65 공식적인 기억과 삶의 경험에서부터 오는 사적 기억과의 사이에는 잠재적인 괴리가 있다. 이 괴리는 대중 대항기억이 출현할 수 있는 가능한 공간을 열어준다. 대항기억은 종속되거나 억압받는 사람들의 사적이지만 집합적인 기억이다.... 결론적으로 기억은 현재의 시각에서 과거를 이해하고 진리를 생산하기 위해 역사를 재창안하고 정체성을 부여하는 역동적인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67 인터뷰와 기억 - 한 사건에 대해 여러 사람이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할 때 그것은 각자의 사회적 지위,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구술자들이 현재 처한 사회적 구조 속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기억한다는 것이다. 68 1. 직접적이고 극적이고 감정적인 상황은 더 확고하고 지속적인 기억을 만들어 낸다. 2. 구술자들이 그 고통을 발성함으로써 그 고통으로부터 치유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69

[ ] 구술사 연구방법 - 연구주제와 구술자 선정: 구술자의 사회적 위치와 역할이 연구자의 연구주제에 타당한 정보와 자료를 줄 수 있는 이론적 자격이 있어야 한다. 79 현지조사와 라포 형성: 라포는 감정이입, 상호신뢰, 이해, 공감대, 우정 등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정의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라포는 측정될 수 없는 인간관게의 한 면에 대한 개념을 말하기 때문이다. 80 연구자(면담자)와 구술자와의 관계의 성격이 바로 자료와 자료 수집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 관계에 대한 자기성찰적 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다. 82 구술자 연구자의 역할: 1990년대부터는 공동작업으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피면접자 대신에 구술자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그것이다. 83

[ ] 인터뷰 - 구술사 인터뷰는 대체로 사건을 중심으로 하는 인터뷰와 생애사 인터뷰로 나누어볼 수 있다. 사건에 초점을 두는 인터뷰를 에피소드적 인터뷰라고 하는데, 생애사 인터뷰가 구술자의 생애 전체를 다루는 것과 구별되기 때문이다. 89 기록의 세가지 원칙 언어 분별의 원칙, 말 그대로의 원칙, 구체적 언어원칙을 따르면서 필기를 89.. 면담자는 인터뷰 메모나 노트에 인터뷰 상황과 구술자의 비언어적 행위 그리고 추후질문 사항들을 적으면서 인터뷰를 진행해야 한다. 91

[ ] 인터뷰 질문 - 1. 일단 연구주제에 적합한 주요 질문들을 만들고, 다시 그 주요 질문들 밑에 세부 질문들을 만들어 놓는다.2. 외부인의 이점 이용 3. 어떻게 이야기되는가는 무엇이 이야기되는가의 한 부분이다. 이야기하는 형식, 몸짓, 표정, 억양, 발음의 리듬과 길이 등에 주의해야 한다. 4. 사실이 이야기되는 순서 또한 사실이다. 5. 인터뷰 시 추상적인 용어나 개념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물질적인 자료, 예를 들면 사진, 선물, 소장품들을 이용해서 질문을 하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학력이 높을수록 추상적인 개념에 익숙하고, 낮을수록 더욱 구체적인 질문이 이야기를 끌어내는 데 유용할 수 있다. 6. 1차 인터뷰는 개방적 질문을 통한 비지시적 인터뷰를 하고, 2차 인터뷰는 좀더 초점을 가지고 인터뷰를 한다. 3차 인터뷰는 최종적으로 면담자가 추가 질문할 사항이나 인터뷰 자료 중에 혼란스러운 부분, 의심스러운 부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 예를 들면 연도나 아이들의 나이, 사건의 시기 등이 잘 들어맞지 않는 것들에 대해 특정한 질문을 한다. 92-95 7. 문자 그대로의 번역은 최선일 수 없고, 가장 충실한 번역은 항상 어느 정도의 창작을 내포한다. 구술 자료의 녹취도 마찬가지다. 107

[ ] 구술생애사 - 구술자와 연구자 간의 대화의 전체적 맥락에 달렸기 때문에, 같은 개인을 다른 연구자가 연구한다면 다른 종류의 삶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98 주요 분석 변수 : 맥락, 서술의 형식, 구술자와 연구자의 관계.... 연구자와 구술자 사이에 일어나는 상호 경계 넘기의 성격을 밝히는 것이 구술생애사 연구에서 중대한 작업이다. 99 듣기의 기술...한 편의 소설이나 영화처럼......104 면담자는 구술한 내용을 중심으로 좀더 적극적으로 비평적 질문하기를 시작해야 한다...구술 자료들을 다른 연구자들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적극적으로 질문을 해야 한다. 104

볕뉘.

0. local reasoning ....최근의 흐름들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방향만이 아니라 자세한 실행방법까지 텍스트로 삼기에 안성맞춤인 듯하다.

1.2.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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