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를 위한 몇가지 메모

 

 

 

 

1. 참터

 

 

 

총회를 마치고 뒤풀이, 카페에서 수제맥주 한잔으로는 역시 말이 고프다. 근처 저렴하고 손님이 북적이는 조개탕과 문어집으로 가서 밀린 이야기를 나눈다. 책임진다는 것은 무엇일까? 5년을 미리 내다본다는 가모임과 1.5-2년을 내다보는 나..그렇게 십여년을 지켜온 모임. 막 시작하는 다모임은 궁금하다. 무엇인가 의제를 끌고가야 하는 것은 아니냐란 질문이다. 지역 현안을 만들고 끌고가고 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씀이다. 의제 설정이 모호하고, 구체화하기 힘들다는 대답이 있었지만, 정말 되짚고 되물어 봐야하는 것일 것이다. 또 다른 질문하나 연대, 가치있는 같이 모임을 만들어 갈 수 있는가?  질문이 엇나가더라도 같이 탐색하고 모색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충분히 할 수 있고 시도해봐야 한다.(그러려면 그동안 이력을 추려서 현실에 대입해봐야한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기준점으로 하고싶던 것이, 현실이 역량을 고려할 때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 유추해봐야 한다.) 청소년자원활동(성적상한? 지역인재로 키우도록,) : 그렇지 하지만, 아직 성원들은 모임이기주의가 있어, 질투도 하고 시기도 한단 말이야. 시기와 질투 모임 자중심주의가 걷히려면 몇 걸음이 필요해.같이 밥도 먹고 상대방 의견에 귀 기울이다가 '짠'하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하여야 해. 그러다가 서로 강렬하게 끄는 자장 같은 것이 확인되기도 해야지. 거기에 양념삼아 시행착오라는 시련도 있어야 할 것이고 말야. 멀뚱멀뚱 쳐다보다 1년 다 지나가는데 뭘 할 수 있겠어. 연대와 소통은 상대를 위해 간, 쓸개를 내주는 일이야. 그래서 서로가 따듯해지고 질투도 시기도 열정에 불쏘시개로 쓰여 사라질 때. 네모임 내모임의 간극은 없어지는 거야. 하늘과 바다의 그라디에이션...경계가 없어지며 아름다워지는거지. 서로.

 

 

 

2. 씨앗

 

 

 

담꽃이라는 찻집이 있다. 소개를 받고 찻집에 들어서니 약속했던 분 외 지인 몇분이 더 계셨다. 공예를 하고, 민화를 배우고, 도예를 한 경험이 있고, 손재주와 감식안이 넘친다. 미쳐 알지 못했던 재주를 다시 듣다. 그러다보니 지난 날로 돌아가고, 그래도 연명했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을 밷어내신다. 차 한잔 하다보니 몇몇 바램과 아쉬움을 건넨다. 계절별 특강(충*대 인문특강 버전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특색있고 차별이 되는 강좌 - 인문소비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서두), 낮시간 활용(기존 소모임에는 그래도 문턱이 있다. - 그 정도는 넘어줘야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할 수 있는 주부모임, 시민교육(애초의 목적도 그러하였으며, 시민정치교육이 일상화되면서 특기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은 강조.), 청소년 교육(타겟과 대상, 어떤 학생이 올 것이냐. 중학생, 고등학생....; 뭔가 정해진 것이 없다. 학교에서 배제되는 아이들 아니면 하자센터처럼......하지만 지금 여기 현실에 맞는 노력을 파격의 맛을 주면서 만들어가는 것, 그 형상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지만....)  등등에 대해 가감없이 말해주었다.  야생화와 수양매화? 수양벚꽃이 한텸에 있었고, 돌담아래 막 심어둔 수선화가 일렬로 고개를 방긋내밀고 있다. 조팝꽃이 피면 더 아름다운 마을이 된다고 한다. 술이 익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3. 처가 

 

 제사다. 술자리다. 삼촌들의 정치쟁점을 너무 오래 지켜보았다. 두 아이의 아빠인 36의 삶의 외침이 그 사이로 뚫고 들어왔다. 새누리의 논리를 집요하게 만들어내는 막내삼촌과 한겨레논조의 야성에 절대 여당논리에 물러서지 않는 큰삼촌.....의 반복된 논쟁의 그늘. 그 속에 다양한 이견들이 자라지 않는 터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술잔의 정이 나눠지더라도....성인이 너무 많다. 일방으로 통하는 발언은 자숙되는 것이 서로 심신과 앞으로 삶들에 좀더 다른 평화가 온다 싶다. 취하지 않고 돌아온 날이 었다. 작은 일에 분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일에 분개하고 마음 높여야 되는 때이다. 그러지 않으며 발언권을 얻지 못한 시간들은 청춘 영혼들의 씨앗마저 숨죽일 수 있다 싶다. 너무 마음과 말을 삼가한 것 같다.

 

 

 

 

 

 

 

 

 

 

 

볕뉘. 다 하는 일들이 생색이 나지 않는 곳이다. 위신도 서고 뽀대도 나야하는데, 말을 하자마자 직접하지 않으면 진도가 나아가질 않는다. 누리기보다는 책임져야하는 곳이기에 일의 향배와 스스로 다짐의 향방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묘하게 층이 분리되고, 그 시공간의 거리가 더 멀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간극을 완충하거나 좁히거나, 유화시키지 않으면  더 어려울 수도 있다는  놀람이 스며들었다. 아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놓칠 수도 있구나 하는 섬뜩함같다. 일말의 책임이 아니라 발랄한 책임의 쌍끄리가 필요하다 싶은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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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중 2016-03-31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여울마당님 글을 읽으러 가끔 들렀는데 오늘은 익숙한 이름이 보여서 어떤 감정에서 나오는 우발적 행동인지 알 수 없는 마음으로 그 이름에 걸려 넘어져서 이렇게 인사를 남깁니다.^^ 아이들 동글동글 뒷태가 정말 격하게 사랑스럽네요.ㅎ 여울마당님 봄꽃 사진을 보니 당장 자리를 박차고 밖으로 나가야겠네요.ㅎ

2016-03-31 0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중 2016-03-31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렇군요.^^

여울 마당님도 건강한 봄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2016-04-04 1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참터(시민참여연구센터의 줄임) 운영위원장(대표가 없으므로 대표임) 글입니다. `소비란 땅만 밟고 상상하면 상상은 소비에 멈춥니다. 생산이란 땅만밟고 상상하면 상상은 생산에 그칩니다. 권력이란 땅만 밟고 과학을 모시면 세상 맛갑니다. 맛가기전에 밟는 땅을 사회와 사람(삶)으로 다지면서 과학으로 딛고 일어서야 합니다. 과학이 그래야 제대로 섭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초대 운영위원장인 Sung Woo Lee 전 감사가 연구단지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분초를 아끼지 않고, 절반의 삶을 아낌없이 쏟고 유성을 국회의원 후보로 뛰고 있습니다.)

 

 

 

볕뉘.  상상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을 소비해본 청춘들의 삶 속의 로망 역시 소비로 연결되어 있다는 지적이 언듯 스친다. 모임 역시 그러하다는 것을 잘 안다. 청춘만이 아니다. 대부분 다 그러하다. 보험 계약하듯 한다. 자신의 일상과 그 간극은 크나크다. 겹쳐지는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친한 이들과 사적인 관계까지 생각하지만 삶의 노정에 놓일 수도 있으며, 뭔가 색다른 삶의 가교는 아니더라도, 살림살이, 모임살이에 세세한 관심이 없다.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러다가 오년이 십년이 훌쩍가는 것처럼 사람들은 삶을 뿌리내리려 하지 않는다. 그냥 살아진다. 지난 추억들을 누리면서 말이다. 다르게 상상하지 못하는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유의 한 가지로 가져온다. 이렇게 될 수 있을까? 상상력이 빈곤한 것이 아니라 처지와 시간조차 바꾸려하지 않는다. 다른 사유가 생겨날 수조차 없다. 비관의 한 축을 더 헤아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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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 새누리지지자는 엘리트주의자가 많다. 엘리트주의자는 아래 것들을 헤아리지 않는다. 헤아리지 않으니 세밀하고 들어가지 못하고 감동시키지 못한다. 아랫것들은 엘리트를 선호한다. 더 민주도 야스러운이들도 엘리트주의자가 많다. 자칭 진보도 남보다 내가 낫다고 한다. 그러니 자칭 진보도 엘리트주의다. 남보다 낫다고 하는 이들이 지천이다. 그러니 `아래 것들`은 스스로 외면하고 그들을 느끼려는 이도 없으니 늘 공백이다. 아래는 늘 다른 엘리트만 찾고 엘리트는 늘 그들을 버린다. 정치는 그들 곁에 숨쉴 수 없다. 우리는 왜 남보다 나아야 하나. 낫다고 여기나. 더 세상을 안다고. 정말 그런가.

그래, 어렵다. 그래도 뚫고 가지 않으면 진다. 엘리트가 서로 없어야 이긴다. 엘리트는 없다. 길도 도로도 없다. 온통 산이다.

발. 어제 지인의 말고리를 되밟아본다. 어려울 수도 쉬울 수도 있다. 이질적인 시공간이 생기지 않는다면 영원한 단층이자 지층분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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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뼘좌담 - 뒤풀이 가운데 이야기 너머 고려적 `큰이야기`와 `작은 이야기` 생각이 겹쳤다.

작은 이야기만 회자되거나 살아지다보니 마치 큰이야기는 없는 것처럼 되버린다고. . .

`압축적 근대화`는 `비정상의 정상`를 낳고 동일한 시공간에 `전근대, 근대, 탈근대`를 동시에 가져왔다고 한다. 진보 공론 영역은 여전히 살아있으며 여전히 아래로부터 `연대` - 다시 표현하면 마음 섞을 정도의 비공식회합이 가장 필요한 때라고 그래서 너나할 것없이 모임과 모임 사이 마음을 숙성시키는 단위가 많아져야한다고 말이다.

모임 너머서 일들을 해가는 근력과 전세계적으로ㆍ사회주의하라ㆍㆍ글로벌로컬라이제이션ㆍㆍ

그러고보니 식상하다. 그래 언제 밥 한번 서로 제대로 먹어본 적이 있느냐고 전하란다. 밥묵자. 제발.

발. 참터총회. 피자집 사용주의 청소년알바과 4대보험 이야기를 시작으로 `청소년 조사연구` 등등을 이야기하다가 번졌다. 미움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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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출근길

꽃기척이 느껴져

걸음을 옮겨 다가선다

매화 본 지가 언제라고

주렁주렁 달린

귀걸이 꽃들로 환하다

 

 

그 작은 꽃집에서

움터나오는 너희들을 보았다

귀를 세상에 기울이듯 조심스러워 하던

 

봄꽃

스치는 나날

그래도 부족해

 

세상은

그런 것에 뜨끔하지도 않는다는 걸

이미 안 것이다

 

이렇게 꽃집에서 둘 셋

세상에 한꺼번에 나오지 않는다면

굶주린 사람들 마음을 한 가닥도 낚을 수 없단 걸

 

봄도 세상도 예사로 오지 않는다는 걸

주렁주렁 걸린

귀에 속삭일 듯

너에게 닿아 곧 환해질 미소범벅에 머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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