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희망이란, 약속되거나 보장된 것은 아니지만, 또 다른 세상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할 따름이다. 희망은 행동을 요구하고 행동은 희망 없이는 불가능하다/블로흐는 “이 정서의 작동은 변화하고 있는 것 속으로 자신을 적극적으로 내던지는 사람들을 요청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 변화하고 있는 것에 속한다.” 17
내가 자주 생각하는 그런 종류의 희망은 세계의 상태가 아니고 무엇보다 마음의 상태라고 나는 이해한다. 우리 내부에 희망을 지니고 있거나 지니고 있지 않거나 둘 중의 하나인 것이다. 그것은 영혼의 차원에 속하는 것이지, 본질적으로 세계에 관한 어떤 특정한 관측이나 상황 평가에 기대지 않는다. 희망은 예언이 아니다. 27
의미있는 혁명은 상상 속에서 일어나는 혁명이며 많은 종류의 변화가 뒤이어 발생하는데, 어떤 변화는 점진적이고 미묘한가 하면 또 어떤 변화는 극적이고 갈등 투성이다. 다시 말해 혁명은 반드시 혁명같아 보일 필요는 없다./생각보다 근본적인 변화의 결과는 추적하기 어렵다. 이것은 정치가 생각의 확산과 상상의 형성에서 나온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상징적 문화적 행위가 실제적인 정치적 힘을 지닌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행동으로서 일어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51
국내적으로 보수주의자들이 여전히 시민권운동과 싸우면서 그것을 무력화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시민권운동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또 다른 증거다 104
1.
운동가들의 작전 지역은 상징의 영역, 정치적 담론, 집단적 상상력 등, 대개 비물질적이다/장차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까닭에 모든 행위는 신념에 기초한 행위다. 그저 희망을 품은 채 목표를 이루는 데 가장 힘이 될 만한 지혜와 경험을 동원할 따름인 것이다. 107
생각이 행동으로 실천되는 것이 순리가 되고 있긴 하지만, 그런 길이 직선으로 나 있는 것은 아니다. 109
“가려진 것, 말로 표현될 수 없는 것, 시장에 내놓을 수 없는 것, 경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 지역적인 것, 시적인 것, 상궤에서 벗어난 것 등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기업 주도의 지구화에 ㅈㅓ항하는 목적이 어디 있을까? 그래서 그런 것들을, 지금, 실천하고 ㅇㅖ찬하고 연구할 필욛 있는 거지” 112
“오늘날 우리가 발표하는 데 성공하는 글 한 줄 한 줄은 – 우리가 그 글을 내맡기는 미래가 아무리 불확실하더라도 – 암흑의 힘으로부터 쟁취한 승리다.” 115
대체 역사의 천사는 우리의 행위가 중요하다고, 일어나는 일은 물론 일어나지 않는 일로써 우리가 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한다/우리의 노력이 세상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기도 했다./승리는 종종 아무것도 없어보인다. /세계에는 은총의 상태도 없고 타락도 없으며 창조는 지속된다. -도덕적 순수성과 경직된 정의 따위가 그리 하는 것이 없다. 118, 119, 121
2.
완벽은 가능성을 두들겨 패는 막대기다. 완벽주의자들은 그 어떤 것에도 흠을 잡는 능력이 있고, 이런 면에서라면 좌파보다도 더 높은 기준을 지닌 이들은 없다/즐거움과 축제를 받아들일 줄 아는 이 새로운 운동과 저 고리타분한 명망가들의 간극은 점점 벌어지고 있다./우리는 모든 참화를 영원히 막을 수는 없지만 참화를 줄이고 불법화하고 그 원천과 기초를 막고 허물 수는 있다. 이런 것들이 승리다.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나 완벽한 세상은 결코 가능하지 않다. /유토피아는 지평선에 걸려있다. 내가 두 걸음 다가가면 유토피아는 두 걸음 물러난다. 내가 열 걸음 다가가면 그것이 열 걸음 더 멀어진다. 유토피아가 오ㅐ 있는가? 이것, 즉 걷기를 위해 있다. 126, 127, 128
우리가 갈망하는 것을 우리 스스로 체현한다면 우리는 이미 성공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나타내려고 “예표의 정치 politics of prefiguration라는 용어가 오래전부터 사용되었다/변화가 강압에 의해서뿐만 ㅇㅏ니라 영감과 촉매에 의해서도 일어난다는 것을 인식하는 행동가들에게 ㅇㅣ것은 중요한 믿음이 되어왔다./계급투쟁에서 영적 ㄷㅐ상들은 그들의 투쟁에서 용기, ㅎㅐ학, 능란함, 인내 등으로 나타난다./진보의 나선운동 ㅂㅏ깥과 그 너머에 운동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132, 133
우리 영혼의 보석을 하나라도 잃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세계를 갈라놓아 불필요한 갈등에 빠지게 하는 백색의 이분법을 거부해야 한다/우리는 모든 사람이 필요하고 우리의 모든 것이 필요하다 135
3.
시효가 지나버린 또 하나의 이항대립은 우파와 좌파다. 136
우리가 우파나 좌파가 아니라 진정한 풀뿌리를 자신의 입장으로 삼을 수 있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지역의 힘을 어떻게 누가 빨아먹고 있으며 그것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관한 다른 ㅎㅐ석을 우리가 그들에게 내놓을 수 있었더라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우리는 그들이 필요하다. 우리는 넓은 기반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근래 좌파들이 말을 건네고 대변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말을 건넬 수 있는 스타일이 필요하다. 138
“급진적 중심은 보통 하는 방식을 버리는 것이고, 일을 하기 위해 어디 출신이며 무슨 종류의 모자를 썼는지 묻지 않고, 그 사람이 기꺼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이 어딘가, 상호이익이 되는 문제에 건설적으로 매달릴 뜻이 있는가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무엇을 ㅊㅏ려내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차려내느냐가 중요하지요...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면 그들에게 낯익은 어떤 관점에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쟁점들을 서로 연결지을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편들을 연결짓는다는 점이다. 144,145
재즈 자유투사 – 음악예술 형식의 용어라기보다 세계에 존재하는 방식을 가리키는 용어로서, 현실에 대해 변화무쌍하고 유동적이며 탄력적인 태도를 보이고, ‘이다/아니다‘ 식 관점을 불신하는 즉흥적 양식이다/세번 째 물결은 1960년대식 운동과 파편화된 정체성의 정치와 달리 기본적으로 반교의적이다. 이것은 엄청난 다양성을, 그리고 그들의 여러 쟁점과 관점을 수용할 필요를 반영한다./이전 운동의 물결들이 순수주의적이거나 청교주의적 경향을 지녔다고 한다면, 이것은 넉넉하고 기쁨에 찬 비순수성을 띠는데, 이 비순수성은 사물들을 뒤섞고 유통시키고 ㅁㅏ구 휘젖는 데서 온ㄷㅏ/과정의 ㅈㅓㅇ치를 건설하력 노력중인데, 이 정치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올바른 때 올바른 곳에서 올바르다고 느끼는 것을 행하는 것이지요. 146, 147, 149
4.
과거의 대다수 정치운동이 걸었던 매우 곧고 좁은 길의 끝에 있는 목표는 권력장악이었다./놓아버리는 것(권력을 두고 떠나 자유를 찾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믿는 운동을 우리는 건설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창조적 주체성을 되돌려주고 세계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그들의 잠재력을 재가동하는 것이 그 과정의 핵심이다./혁명의 성격에 혁명을 일으키자는 것이다./세계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고 그 창조의 시간에 사는 것이 목표라는 것을 암시한다./혁명의 순간들은 개인의 삶이 갱생된 사회와 자신이 하나가 도ㅣ는 것을 찬ㅁㅣ하는 사육제다. 150, 151, 152
볕뉘
0. 리베카 솔닛 책 사이, 다른 책을 보다가 이 책에 대한 언급이 많아 찾아보게 되었다. 마침 동네 책방에 있어 번거로움도 없앨 수 있었다.
1. 민주주의는 원래 최적이나 선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나쁘게 되지 않게, 최악을 가정한 제도라 한다. 그러니 민주주의를 원하는 것을 찾거나 권력을 얻기위해 쓰는 것은 용도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선의가 있는데 권력을 잡으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가정을 하고 그 목표를 위해 매진하는 것이다. 편의상 더 위의 것으로 향하는 것을 뺄셈방향성이라고 하자. 또 다른 하나는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보일락 말락하거나 사라지는 것들을 향한 시선, 이를 향하는 활동과 마음, 상상력을 덧셈방향성이라고 해보자.
2. 뺄셈방향성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역사상에 성공한 적이 없다. 미래를 얻기위해 지금을 소진시키거나 소진해야한다는 것은 뭔가 석연치 않다. 시선을 좁혀 가까운 곳도 그러할 수밖에 없다.
3. 시민이 사회운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그리 쉽지 않다. 깨달음에 근사하는 자각과 주변 사람들을 통해 겨우 일의 꼬리가 희미하게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덧셈이 그리 어렵고, 방향을 자유롭게 잡지 못하는 것은 진보라고 자칭하는 이들의 보다낫다는 엘리트 의식, 목적지향성, 그리고 그 바탕이 되는 끊임없는 이분법의 늪때문일 것이다.
4. 철갑 외투를 벗지 않으면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도 나아지지도 않는다. 그런면에서 십여년이 넘은 이 책은 좋은 참고지침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