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으로 서성이다.

곁에 술이 붙어있고,

 

출근길 눈물이

그렁그렁해진다.

올가을, 초겨울 왠 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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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창비시선 239
안도현 지음 / 창비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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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생긴 것일까? 시에 무엇을 얻겠다고, 시인에게서 무엇을 얻겠다고? 시집을 건네들며 새삼스러울 것이 없어져버려, 아니면 사소한 것에도 감응하지 않는 내 심보만큼이나 무뎌진다. 서정적인 묘사에 이내 익숙해진 탓일까? 맘을 흔드는 시편들이 눈에 많이 들어오질 않는다.

어쩌면 시는 삶의 부수입인지도 모르겠다. 쓰려고 하면 쓸 수록 자신을 달아나는 것이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나도 얄팍해져, 있는 그대로 읽지 못하는 내모습이 더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모퉁이"에 맘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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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녘에는 쑥부쟁이
김정강 지음 / 정민미디어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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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흔적을 쫓다보면, 어느새 야생화와 길거리 꽃들의 사연을 듣게 된다.  조팝꽃에 한섞인 울음도 듣게 되고,  붉은 피를 툭툭 토해내는 불꽃같은 열정도 보게 된다. 그냥 서정과 계절의 빠른 아름다움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얕지만 짙은 여운이 드리워져 있다.

조팝꽃/장미화염/

(산발하여 떠돌아다니는)민들레/

(은장도를 품은) 탱자꽃/

(제 아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낙화가 맘을 오래잡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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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탈리즘의 역사 살림지식총서 15
정진농 지음 / 살림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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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다 문득 질문을 오리엔탈리즘이 아니라 나와 너로 가져와 본다.  우리와 남을 빗대어 본다.

나를 알려고 내 주위의 것을 무수히 분석하듯, 우리를 알기위해 우리가 아닌 것에 날카로운 해부의 시선을  들이대는 것은,  때로는 반쪽을 아는 그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 있음에 책장을 넘기는 손이 멈춰진다. 서양이라는 정체성으로 동양의 정체성을 만들어내고 그 틀에 무수히 꾸겨넣는 일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를? 또한 동양이란 정체성으로 서양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를?

나는 무엇일까? 나를 알려고, 해석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더욱 더 자신을 모르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알려고 하는 자체와 호기심은 점점 더 간격을 벌려놓은 것이 아닐까? 어쩌면 그런면에서 분리와 해부를 목적으로 한 학문의 멈출줄 모르는 위험성은 잠재되어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다른 사람들 속에 나, 나 속에 다른 사람, 우리 속에 남, 남 속에 우리, 우리 모임 속에 다른 모임, 다른 단체 속에 우리 단체는 늘 섞여있는 것이 먼저일 수 있겠다. 정체성보다 유사점과 공유할 것이 무엇인지가 나를 더 쉽게 알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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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근중 한통의 손전화가 울린다. 낯익은 목소리, 하지만 뭔가 신상의 변화가 있는 듯 목소리에는 울림이 묻어난다. 저녁 조촐한 자리를 예상하였으나, 많은 분들이 함께 있다. 그리고 설명을 들었다. 연맹 출마키로 하였다는 포고문과 익숙한 질문과 어려운 답변을 연신들었다. 그리고 가끔씩 팔장을 끼기도 하고 술잔을 저어하며 홀짝거리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였다. 눈물을 흘릴 것 같기도 하다. 금새 눈이라도 올 것 같은 기분이 되어버렸다. 아예 시간이 정지해버렸으면, 그저 묵묵히 듣고 있는 자신이 밉다. 일행중 몇분이 자리를 비워준다. 식사를 한다고 시켰지만, 식사가 언제 왔는지도, 식사를 해야되는지도 잊어버리고 내내 흥분해서 말들을 토해내었다. 아래는 연신 주절거리며 흥분해서 토해낸 줄기들이다. 여전히 말라버린 시래기들, 금방 풀이죽어 시들시들해질 것이라고 여기면서도, 푸념의 자락을 섞어서 격하게 토해내고 있었다. 어쩌면 한토막이라도 삶의 언저리에 걸어놓으면 좋으련만하구 미련을 섞었는지도 모르겠다.


"성*형하구 연애한번해보고 싶었는데 잘 안되네.?"(참*, 나란한 직책이기에. 많이 목소리가 떨린다.) " 가까이 있으면 잘 안 보인다구. 삶에 부대끼고 사람에 부대끼면 아무것도 안보인다구." " 그래도 떨어져 멀리서 지켜보고, 맘을 나누는 사람들(팬?들)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을 흐렸다. "참*일이든 어떤 일이든 진중하게 하여야 할 시점이라고, 다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역에 일을 하는 것이 그래도 나을 것이라구." " 어차피 형과 관계가 친밀도가 높아 잘 하든, 못 하든 부모-자식처럼 품어버리는 사이가 되었지만, 정말 이런 결정을 내리게 한 친구들을 보면 악다구니라도 하고 싶다고." " 그 *들이 당신을 얼마나 아냐구. 나중에 무슨 책임을 질거냐구." "맨날 얼굴보면서도 서로 욕하는 사람들이, 설령 선거에 당선된다고 해도 그동안 변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변하겠냐구. 얼굴보면서 맘에 맞지 않고 편갈라 다른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마음 맞춰 일을 할 수 있겠느냐구." (사실 눈물까지 그렁그렁할 정도로, 속마음은 이제 아이들이 변하듯이 더 이상 내맘속의 형이 아니다. 내 속에 치장한 마음의 옷을 전부 검은색으로 바꾸어야 되지 않을까? 코드가 맞지 않아 견디지도 못할 인간이? 그리고 그 잘난? 친구들 때문에? 이야기하며 점점 흥분의 도가 수준을 넘어서고 있음이 느껴진다.)


 의무감이나 어려움에 선택의 기로에서 가중점을 두는 것이 얼마나 미련한 일이냐? 스스로도 남도 다 잘 안되는 쪽으로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냐?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 아니 어떻게 살 것이냐?를 듣고 싶어하고 주변에 이야기를 해야될 때가 아닌지?(허공으로 흩어지는 그리고 형의 삶속에 남아있는 내 흔적이 이정도밖에 안되는가?라는 생각도 올라왔지만 치졸?한 상황논리와 조직논리? 유령처럼 떠도는 당위의 흔적이 짙어 어찌할 수 없으리라는 현실이 더욱 암울해 보이기만 한다.)


맥주한잔 더 하러 가는 길이 몹시 멀어보이고 공간은 일그러져 보인다.( 어쩌면 설명하기 위해 무수히 돌아다녀냐 하는 그의 뒷모습이 너무 쓸쓸할 것 같다. 노동운동하기에 넘 코드가 안 맞는다. 왜 그렇게 맞지 않은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머리 똑똑한 친구들, 세상을 머리속에 꾸겨놓고 있는 친구들, 세상을 머리속으로 때론 헛가슴을 섞어 돌리려는 정말 잘난 친구들 많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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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04-11-24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하다, 나의 애정은 빼고 말만 비수되어 돌아다니는지? 애초에 시작부터 하지 말았어야 했나?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혼자 생각으로 다음말 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중요한 것은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은다는 것일 것이다. 빌미삼아... 참으로 씁쓸하다. 아예 이야기하지 말 걸... ...)
"(펌)
-되더라도 동지가 받을 상처가 걱정이네요.
-(런닝메이트들이) 만만치 않은 사람들인데 견딜 수 있겠어요?
-동지가 갈 길이 그게 아닌데...답답합니다.
-무조건 반대표 조직해서 낙선운동할 겁니다.
-이건 배신이예요. 끝이라구요.
-주변 사람들이 정말로 밉네요.
-차라리 부위원장 정도 나가서 다음을 기약하는 게 어때요?
-선거를 통해서 제대로 바뀌는 거 봤어요?
-왜 희생양이 되려고 나섭니까?
-지역에서도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도대체 왜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