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공의 적
12/25 난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짬도 나지 않거니와-물론 며칠 극장에 틀어박혀 아무생각없이 보고싶은 생각은 굴뚝같다. (내년엔 함 휴가내고 해볼 생각이다. 마눌,아이들 팽개치고 ㅎㅎ.)- 영화보는 습관이 잘못들어 만화책보듯, 무념무상의 경지다. 따라서 아무생각없다. 12/26 부산까지 불과 2시간이 걸리지 않아 놀랐지만, 잠깐 상가에서 동료들과 소주 2병정도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 눈을 붙였더니, 집에 도착하자 잠이 달아났다. 무심코 티브이를 켜고 철중(설경구)의 '공공의 적'을 보니 제법 오랜 시간을 방영?한다. 다른 것은 관심이 가지 않았고 오로지 한글도 제대로 못쓰는 공고생출신 꼴통 철중에게로 간다. 어쩌면 펀드매니저 규환보다 일상의 시야에서 뭍혀 나타나지 않는 "철중"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리고 그 시선에 눈길이 갔다. 일터에 인도네시아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분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몇가지 일을 동시에 시키질 못한다고 한다. 멀티플레이어?가 아니라고, 한가지씩만 시키고 할 수 밖에 없다고. 시세말로 정말 "꼴통"들이다. 결론은 "꼴통" 철중의 명쾌한 승리로 끝났지만, 끊임없이 펀드매니저 "규환"의 시선으로 담금질하며 살고 있는 자신을 바라볼 때 부끄럽다. "골통"의 시선과 행동과 삶이 버무려질 때 좀더 살 맛나는 것은 아닌가?
2. 인물현대사 "허병섭"
12/24 크리스마스 이브를 또 거실마님 TV를 껴안았다. 한데 그것이 실수인가보다. 꼬방동네목사, 어둠의 자식들 배경인물, "허병섭"전을 보았다. 끊임없이 행동과 삶을 낮은대로 임하는 그의 모습에서 90년대 중반에서 그 목사직까지 버리며 미장쟁이로서 삶을 살아가는 모습, 일터의 일이 건설쪽이어서 더 더욱 그렇지만 원청, 하청, 재하청의 구조를 깨뜨리려는 건설두레의 시범적 운영, 내가 아니라 동료들이 움직일 때, 협력자로서의 모습은 스스로 삶에 대해 한번 더 고민하게 만드는 듯하다. 학생때 하향이 아니더라도, 전문가로서 치열한 삶이 아니더라도 기존 틀이라는 일상에 몸을 바치고 있는 모습에서... ..., 물론 생태운동이 무엇인지 잘몰라 녹색대학 총장으로 있는 현재의 모습엔 선뜻 이해가 가지는 않는다. 그리고 배움과 지식이 없어 끊임없이 밑바닥을 길 수밖에 없는 미장쟁이로 칠순이 넘어서까지 일하시다 돌아가신 친구부친이다. 방범,노가다를 전전하다. 술로 이른나이에 돌아가신 장인어른이나, 그동안 숱한 직업을 전전하다, 가장 나은 일자리가 배달일이었던 부친...단지 기회가 없고, 배우지 못한 연유밖에 없던 것 같은데 그 삶에 대한 열정이 뭍혀버리고 마는 일상이 자꾸 겹쳐졌다. 그리고 나의 현재 모습도... ..."불혹"에 짓꿎은 생각인지? 스스로 '연민'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