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209 (일터)

 2시반부터 4시간동안 업무방향을 잡기위한 난상토론, 어느정도 업무 지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늘 아쉬운 것은 전문성-'나'중심성을 은연중에 우선으로 두어 시스템을 곁들여 문제를 넓게 보려는 마음이나, 일을 함께 나눠 '남'도 크고 '나'도 크는 '우리'로 마음이 뻗치기에는 한참 멀은 듯하다. 저녁 술은 보태어 조금 마음을 넓혀보려하지만, 닫힌 마음들은 쉬워보이지 않는다. 

뺏기기도 쉽고, 가져가는 놈들도 많으니 어떻하면 내것을 덮으려고만 하고, 지키는데 버거울 수도 있겠지만... 사람과 관계맺고, 서로 나누는 편이 훨씬 일이 수월하고 도움된다는 느낌이 오지 않는 이상,  이상적인 소리로만 들리는 것도 그 편에서 생각해볼 일이다.  한 친구는 벌써 욕심이 붙어있구, 한 친구는 회의때부터 푸념을 하다,  모든 친구들에게 된서리를 맞았다. 기술/전문성만을 무기로 천박함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었다. 아이디어의 빈곤함이 모두에게 안스러움 이전에 고민도, 노력도 부족했음을 시인하는 이상이 아니었기에... ...

권하는 술에 오늘도 얼콰하다. 이야기, 분위기가 풀어져 조금은 수월해진다. 이렇게 우리 내부, 같은 유관부서와 큰 방향설정과 마음나누기가 버겁게 진도나간다.  12시 안쪽으로 돌아왔지만, 피곤하다.

 

060210 (학*위)

 2006년 학사일정과 필요한 안건들이 많이 올라와있다. 급식소위의 활발한 활동으로 야무진 안건도 올라와 있고, 예산(안)도 지혜를 짜내고 짜내자고 교수학습활동비의 감소의 부당성에 대해 폭넓은 토론이 이어졌다. 교장선생님도 안밖으로 보통 신경쓰고 준비한 것이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보수적인 면은 교원위원분들에게서 나타난다. 관행인지 학부모나 다른 측면을 고려한 배려는 많이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긴 회의는 끝났고, 일정에 있지 않던 저녁식사까지 이어졌다. 어제를 생각하여 줄인 술잔은 한해를 마무리하는 의미가 중첩되어 쉽지 않다. 말미쯤, 수고하셨다는 말을 나누면서 받은 술, 빠르게 마셔 취기가 돌았다. 대리운전하구, 동네에서 학부모위원들과 마무리. 맥주에 취하다. 말이 조금 많아지고, 술이 그렇게 술을 마시고, 일년의 운영위원 역할도 끝을 바라보고 있다. 맘의 얽힘도 풀어지고, 기분도 풀어지고, 담날 아침, 몸만 무진장 축나다.

남성적인 문화와 분위기의 하향 분산에 솔직히 몸이 힘들다. 조금은 활동적이고 운동틱한 버전으로 끌고나가자는데 심정적인 동의는 있으나, 쉬 가까워지는 술문화의 흡인력때문에 피곤하다. 어찌하랴~

 

060212 (참터)

저녁 유*구청 앞에선 대보름맞이 행사가 지역문화패의 주관으로 벌어지고 있었으나, 사무국 인원변경으로 송별 겸 환영 수인사가 있었다. 오늘도 얕은 술, 깊거나 은은한 이야기로 한해를 준비한다. 참터는 그래도 세미나 겸 야유회 분위기가 가능하다. 덕유산 산행 겸 토론회, 계룡산 산행 겸 녹차연... ... ㅎㅎ.  재미난 일거리들이 많이 많이 새순처럼 비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대안은 제도안,  제도곁, 제도밖에 있다. 모두 한몸이고 잘난 것은 없다. 제도곁의 고민에 대해 훔쳐보고 있다.

060222  새벽 <작은 학교가 아름답다> 마저 읽음. 10가지 가운데 한가지인 공부에만 과도한 편식분위기+자본과 뒤섞여 개판오분전임. 사회문제와 맞딱드리려고 할 때만 개인도, 사회도 변해나갈 수 있는 듯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성주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 더욱이 편안할 수는 없다. 다른 렌즈를 착용했을 때 눈의 이물감은 어쩔 수 없다. 여성주의뿐만 아니라 기존의 지배규범, '상식'에 도전하는 모든 새로운 언어는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삶을 의미있게 만들고, 지지해준다. 여성주의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의문을 갖게 하고, 스스로 자신을 정의할 수 있는 힘을 준다. 대안적 행복, 즐거움 같은 것이다.

머리 좋은 사람이 열심히 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즐기는 사람은 고민하는 자를 능가할 수 없다. 여성주의는 우리를 고민하게 한다. 남성 중심적 언어는 갈등 없이 수용되지만, 여성주의는 기존의 나와 충돌하기 때문에 세상에 대해 질문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주의는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남성에게, 공동체에, 전 인류에게 새로운 상상력과 창조적 지성을 제공한다. 남성이 자기를 알려면, '여성문제'(젠더)를 알아야 한다. 여성 문제는 곧 남성 문제다. 여성이라는 타자의 범주가 존재해야 남성 주체도 성립하기 때문이다(책속에서)
1. 비단 '여성주의'만이 아니라 '상식'에 근본적인 되물음을 하여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숨겨진 '나'를 제대로 보고 세상을 온전하게 보는, '상식'을 복원키위한 노력이다.

2. 너무나 엇나간 '상식'이 내면화되어 무엇이 상식인지 조차 파악이 묘연한 현실에서, '상식'의 물꼬를 찾아가는 열정, 사회운동의 부분 역시 바다에 섬처럼 보이는 부분이 모두 저 심연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왜곡된 상식을 되찾고, 뒤틀린 '나', '우리'를 온전하게 하는 시작은 몹시 불편하고 힘들지만, 즐거움으로 변환되어 있을 것이다. 알고 모르는 사이 일상적 실천과 문화만들기, 제도화에 대한 부단한 '맘씨'뿌리기가...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지난 몇년 철학읽기 흔적들(스피노자,푸코,라이프니쯔.들뢰즈...)이 먼지처럼 나의 일상에 붙어있었다.  사고의 변신뿐만 아니라 삶에 시선교정을 요구하는 듯 하였고, 어떤 놈들은 몸에 제대로 붙어있지 못해 미풍에도 날라가버리기 일쑤였고, 머리 속에만 멤도는 놈들이 부지기 수였고, 책장에서는 이해도 되고, 연관도 되는 것 같은데, 책장을 덮으면 일상에선 아무런 일이 없는 느낌이 대부분이었다.

2. 다행히 겉멋들어 맞지 않던 옷들이 입다보니 어느새 정이 든 느낌처럼 <니체, 천개의 눈, 천개의 길>을 통해 맞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오해는 마시라 그런 기분이 든다는 것이지 내것이 되었다는 것은 더더구나 아니니...ㅎㅎ)

3. 니체는 우리몸에 붙어있는 습속을, 온몸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노예의 틀을, 어린이처럼 근질근질한 놀이의 일상으로 바꿔볼 것을 천개의 시선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보면 볼수록 낡은 습속에 허둥거리기만 하는 우리에게 또 다른 시선으로 돌아보게 만드는 힘, 또 다시 한번 보면 또 다른 시선과 새로움을 낳게 만드는 힘... 죽음의 복선이 드리워진 철학들, 몰입이 되지 않는 구태와 비평의 시선에서 탈출시킨다. 즐거울 거리만 생각하고 살아도 벅찬 순간순간을 살아나게 한다. 온몸에 땀이 베이도록 노는 것에 정신이 팔린 어린이의 혼을 불어넣는다.

 4. (인류가 만든 사생아 자본주의 인간형 - 습속)에 균열을 내는 지혜의 샘이기도 하지 않을까? 마를 수 없는 샘... 오늘도 물을 길으러 가야하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 그리고- 과도기고 뭐고 간에 여하튼 지구가 멸망할지 모른다는 1999년이 오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인류는 과도기만을 보내다가 멸종한 우주의 유일한 종이 될 것 같았다. 마치 회사 생활만 줄기차게 하다 돌연사로 최후를 마감하는 한명의 인간처럼" 3부 오프닝 멘트다. 어쩌면 인류는 자본주의라는 사생사를 나았는지도 모르겠다. 인류가 그 틀에서 뽕을 맞은 듯 정신없이 황폐화하고 또다시 뽕을 맞는 악순환의 고리로 들어섰는지도 모르겠다.

 2. 242 "요는 말이지. 어쩌다 우리가 프로가 되었나,라는 것이야. 생각해봐, 우리는 원래 프로가 아니었어. 그런데 갑자기 모두 프로가 된 거야. 그 과정을 생각해보란 말이야. 물론 프로야구가 세상을 바꾸었단 얘기가 아냐. 요는, 프로야구를 통해 우리가 분명 속았다는 것이지. 속아? 그럼, 전부가 속았던 거야. '어린에겐 꿈을! 젊은이에겐 낭만을!'이란 구호는 사실 '어린이에겐 경쟁을! 젊은이에겐 더 많은 일을!' 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보면 돼. 우리도 마찬가지였지"

3. 262 "사람들은 그 거대한 바퀴 속에 여전한 삶을 살고 있었다.(중략) 쉬지 않는다/쉬는 법을 모른다/쉴 줄 모른다/그렇게 길러져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기른 자식들이 역시나 그들의 뒤를 잇는다/쉬지 않을수록/쉬는 법을 모를수록/쉴 줄 모를수록/ 훌륭히 잘 컸다는 얘기를 들을 것이다."

4 그건 삼미가 완성한 <자신의 야구지. 우승을 목표로 한 다른 팀들로선 절대 완성할 수 없는-끊임없고 부단한 <야구를 통한 자기 수양>의 결과야.

5. 264 "시간이 없다는 것은, 시간에 쫓긴다는 것은 - 돈을 대가로 누군가에게 자신의 시간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니 내가 팔았던 것은 나의 능력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의 시간, 나의 삶이었던 것이다. 알고보면, 인생의 모든 날은 휴일이다."


지인의 선물로 받아 노곤한 몸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바로 끝을 보게 만든다. 그 경쾌한 매력이 숨어있었던 듯싶다. 읽으며 저자의 시선처럼 기억을 되짚어올라온다.  한켠에 물러선 기억들이 짜깁기되고, 이윽고 지금의 나까지 물끄러미 쳐다보게 만든다. 우리는 너무 바쁘다. 그렇게 배우고, 길들여진대로 프로란 새로운 뽕을 맞으며 무한질주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의 스케치처럼 너무도 가혹하고 자학하는 '우리', 의외로 숨구멍은 가까운데 있는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