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가는 길, 봄날이다.  배는 출출하지만 귤 몇개 챙기고, 노트하나, 책하나 책보에 싼다.

대보름이 어제이건만,  만월은 어제보다 휘영청 밝다. 새털구름도 밝음에 겨워 솜털처럼 흰빛이 돈다.  걷다 달리는 내내  보름달에 정신이 팔리다.  가쓰오부시를 약간 넣고, 참기름 발라 쏘옥 넣어본다.  삼킨 달로 온몸이 벌컥거린다. 학생들은 어스름에 기숙사 철조망을 타넘고,  한편엔 손을 잡고 까르르거린다.  달은 어느새 새털구름은 용이 되어 뱃 속에 보름달을 넣고 편안하다. 그러자 언제냐는 듯  꿀꺽 삼켜버린다.



땀이 비친다. 두런두런 회의하다. 성원들은 18개월 잠복한 처자를 불러내어 참*에 편승하라 꼬득인다. 한시가 훌쩍지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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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근 **를 다녀오는 길, 라디오에서 '혼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튀기'라는 폭력언어말고 '선망'/'두려움', 그 이질감은 교육덕택에 여전히 내몸 속에 살아있다. 아직도 꿈틀거리고 있다.

'코시안'-한국인과 아시안의 2세,3세는 몇명인지 통계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한다.  그렇게 외모의 차이에서 출발한 '차별'은  점점 눈덩어리처럼 커져 제 발목을 잡는 것은 곧 얼마지나지 않아 현실이 될 것이라고 한다.

사소한 '문제', '차이'에서 시작한 '차별'은 역시 그 근원에 '상식'이란 답이 자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런 차이없음으로 배려하고 준비하는 것이, 오히려 우리의 건강성을 키우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여러 차별은 곳곳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무관심 속에 자라고 있을 것이며,

새순이 다 자란 차별은, 과감하게 잘라내지 않고선 없어지지 않는 버거운 일로 커져있을 것이다. 남녀차별, 학력차별,지역차별...어쩌며 모두 원점은 '상식'일지 모른다. 네편-내편을 가르는 이질감에 대한 사소한 출발이 이렇게 큰 눈덩이를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원점에서 되돌이켜 생각할 수 없는 빡빡함....

차별의 출발엔 상식이 뜨거운 봄볕으로 숨어있는지도 모르겠다. 구르는 눈덩이는... ... 애초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자라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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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0209 (일터)

 2시반부터 4시간동안 업무방향을 잡기위한 난상토론, 어느정도 업무 지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늘 아쉬운 것은 전문성-'나'중심성을 은연중에 우선으로 두어 시스템을 곁들여 문제를 넓게 보려는 마음이나, 일을 함께 나눠 '남'도 크고 '나'도 크는 '우리'로 마음이 뻗치기에는 한참 멀은 듯하다. 저녁 술은 보태어 조금 마음을 넓혀보려하지만, 닫힌 마음들은 쉬워보이지 않는다. 

뺏기기도 쉽고, 가져가는 놈들도 많으니 어떻하면 내것을 덮으려고만 하고, 지키는데 버거울 수도 있겠지만... 사람과 관계맺고, 서로 나누는 편이 훨씬 일이 수월하고 도움된다는 느낌이 오지 않는 이상,  이상적인 소리로만 들리는 것도 그 편에서 생각해볼 일이다.  한 친구는 벌써 욕심이 붙어있구, 한 친구는 회의때부터 푸념을 하다,  모든 친구들에게 된서리를 맞았다. 기술/전문성만을 무기로 천박함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었다. 아이디어의 빈곤함이 모두에게 안스러움 이전에 고민도, 노력도 부족했음을 시인하는 이상이 아니었기에... ...

권하는 술에 오늘도 얼콰하다. 이야기, 분위기가 풀어져 조금은 수월해진다. 이렇게 우리 내부, 같은 유관부서와 큰 방향설정과 마음나누기가 버겁게 진도나간다.  12시 안쪽으로 돌아왔지만, 피곤하다.

 

060210 (학*위)

 2006년 학사일정과 필요한 안건들이 많이 올라와있다. 급식소위의 활발한 활동으로 야무진 안건도 올라와 있고, 예산(안)도 지혜를 짜내고 짜내자고 교수학습활동비의 감소의 부당성에 대해 폭넓은 토론이 이어졌다. 교장선생님도 안밖으로 보통 신경쓰고 준비한 것이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보수적인 면은 교원위원분들에게서 나타난다. 관행인지 학부모나 다른 측면을 고려한 배려는 많이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긴 회의는 끝났고, 일정에 있지 않던 저녁식사까지 이어졌다. 어제를 생각하여 줄인 술잔은 한해를 마무리하는 의미가 중첩되어 쉽지 않다. 말미쯤, 수고하셨다는 말을 나누면서 받은 술, 빠르게 마셔 취기가 돌았다. 대리운전하구, 동네에서 학부모위원들과 마무리. 맥주에 취하다. 말이 조금 많아지고, 술이 그렇게 술을 마시고, 일년의 운영위원 역할도 끝을 바라보고 있다. 맘의 얽힘도 풀어지고, 기분도 풀어지고, 담날 아침, 몸만 무진장 축나다.

남성적인 문화와 분위기의 하향 분산에 솔직히 몸이 힘들다. 조금은 활동적이고 운동틱한 버전으로 끌고나가자는데 심정적인 동의는 있으나, 쉬 가까워지는 술문화의 흡인력때문에 피곤하다. 어찌하랴~

 

060212 (참터)

저녁 유*구청 앞에선 대보름맞이 행사가 지역문화패의 주관으로 벌어지고 있었으나, 사무국 인원변경으로 송별 겸 환영 수인사가 있었다. 오늘도 얕은 술, 깊거나 은은한 이야기로 한해를 준비한다. 참터는 그래도 세미나 겸 야유회 분위기가 가능하다. 덕유산 산행 겸 토론회, 계룡산 산행 겸 녹차연... ... ㅎㅎ.  재미난 일거리들이 많이 많이 새순처럼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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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은 제도안,  제도곁, 제도밖에 있다. 모두 한몸이고 잘난 것은 없다. 제도곁의 고민에 대해 훔쳐보고 있다.

060222  새벽 <작은 학교가 아름답다> 마저 읽음. 10가지 가운데 한가지인 공부에만 과도한 편식분위기+자본과 뒤섞여 개판오분전임. 사회문제와 맞딱드리려고 할 때만 개인도, 사회도 변해나갈 수 있는 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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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 더욱이 편안할 수는 없다. 다른 렌즈를 착용했을 때 눈의 이물감은 어쩔 수 없다. 여성주의뿐만 아니라 기존의 지배규범, '상식'에 도전하는 모든 새로운 언어는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삶을 의미있게 만들고, 지지해준다. 여성주의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의문을 갖게 하고, 스스로 자신을 정의할 수 있는 힘을 준다. 대안적 행복, 즐거움 같은 것이다.

머리 좋은 사람이 열심히 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즐기는 사람은 고민하는 자를 능가할 수 없다. 여성주의는 우리를 고민하게 한다. 남성 중심적 언어는 갈등 없이 수용되지만, 여성주의는 기존의 나와 충돌하기 때문에 세상에 대해 질문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주의는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남성에게, 공동체에, 전 인류에게 새로운 상상력과 창조적 지성을 제공한다. 남성이 자기를 알려면, '여성문제'(젠더)를 알아야 한다. 여성 문제는 곧 남성 문제다. 여성이라는 타자의 범주가 존재해야 남성 주체도 성립하기 때문이다(책속에서)
1. 비단 '여성주의'만이 아니라 '상식'에 근본적인 되물음을 하여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숨겨진 '나'를 제대로 보고 세상을 온전하게 보는, '상식'을 복원키위한 노력이다.

2. 너무나 엇나간 '상식'이 내면화되어 무엇이 상식인지 조차 파악이 묘연한 현실에서, '상식'의 물꼬를 찾아가는 열정, 사회운동의 부분 역시 바다에 섬처럼 보이는 부분이 모두 저 심연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왜곡된 상식을 되찾고, 뒤틀린 '나', '우리'를 온전하게 하는 시작은 몹시 불편하고 힘들지만, 즐거움으로 변환되어 있을 것이다. 알고 모르는 사이 일상적 실천과 문화만들기, 제도화에 대한 부단한 '맘씨'뿌리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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