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차스를 읽자>, 1996, 백의

 1.  아침햇살에 새들이 신이 났다. 먹을 것이 제법 있는지 부산스럽게 지저귄다. 가벼운 차림으로 참*사무실로 향한다. 여전히 시선은 목련새순으로 향한다. 제법 틈실해간다. 어쩌다 목련에 잔뜩 정이들었다. 둑둑 제 꽃무게에 못이겨 얕은 비에 뭉게지는 모습이 보기도 싫었지만, 왠지 점점 좋아지기만 한다.

2.  오늘은 목련을 보며, 불꽃놀이 상상이 스며든다. 한겨울내내 봄을 먼저 준비하다가 봄볕에 지난한 겨울 응어리를  펑펑 쏘아대는 목련을 상상하다. 올핸 제대로 느껴볼 요량으로, 이내 마음이 들뜬다.  이것저것 사무실 청소도 하고, 후배가 <국가론>에 관심이 많은지, 건넨 철?지난 책을 둘러보기도 하다. 창밖의 봄이 아까워 다시 천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3. 모두 봄으로 충만하다. 걸음걸이 속도도, 강줄기 봄물도 많이 익었다. 자목련, 백목련 곁을 지나치며 가볍게 달려 얕은 땀을 뱉어낸다.

4. 가고, 천변을 돌아오며 8k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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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로버트 뉴턴 펙이 열두세 살이었던 유년시절의 확대경을 통해, 동심의 세계에서 어른으로 막 눈떠 가는 과정을 한 폭의 잔잔하고 투명한 수채화처럼 그린 자전적 성장소설.

도축업을 하는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마침내 주인공은 세상에 대해 눈뜨게 된다. 물상화되어 가는 현대사회와 경쟁사회 속에서 자연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점점 더 메말라 가는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자연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인생을 참됨을 일깨워 준다.
 
1.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저자의 이름과 주인공의 이름이 같다는 것을 알아내다. 극적이어서 소설이겠거니 했지만, 저자 자신의 삶을 드러내서 더욱 애틋하다.
 
2. 읽으면서 이번에도 외도를 한다. 자그마한 동네 모험과 자연과 사람의 따듯한 냄새가 섞여있어 좋다. 요즘 아이들의 성장엔 여백이 없는 것 같다. 속성재배도 그런 속성재배가 있을까? 바득바득 사람으로 넘쳐나,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겁내고 두려워하도록 교육받는다. 경험의 성장이라는 것이 아프고 낫고 덧나고 딱정이도 생겨야 되는 데, 이 속성재배엔 그런 여백의 시간도 무가치한 것이라 주입받고 자란다. 
 
3. 거리와 작은 단위에 벗어나 도시로 도시로 밀어낸 것이 우리가 자초한 위험인지도 모른다. 작아지고, 덜 일하고, 도시보단 작은 단위로 분산되지 않는 이상, 그 도시에서 성장하기 위해, 인구밀도 높은 곳에서 살리기 위해 성장하는 아이에게 도시는 더 많은 항생제를 투입하고, 더욱 사납게 기를 지도 모른다.
 
4. 자칫, 평일엔 착한 직장인, 주말에도 착한 아빠로 남기엔 우리는 너무나 많은 일에 시달리고 있다. 행여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체력이 허용하는 선을 넘어서 착한 아빠로 남길 과도하게 희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60-70년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시선을 한번 쯤 사회에도 돌리고 중독에 시달려야 하는 우리의 자화상도 돌이켜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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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는 사람을 세 부류로 나눈다. 먹은 음식을 비계와 비료로 만드는 사람, 먹은 음식을 일과 유머에 쓰는 사람, 그리고 먹은 음식을 하느님에게 돌리는 사람, 이렇게 세 부류로 나누고 자신은 가운데 부류에 속한다고 말한다. “저는 셋 가운데 가장 흉측한 녀석은 아닙니다. 주인님, 그렇다고 가장 훌륭한 축에도 못 끼고 그저 어느 중간쯤에나 끼겠지요. 내가 먹은 음식은 일이 되고 좋은 유머가 된다는 거죠. 결국 그만하면 과히 나쁠 건 없어요!”(by 로쟈) 

1. 저자 속엔 호메로스와 니체, 베르그송/부처, [여행]이 섞여있고 이 소설은 저자가 섞여있는 조르바이다. 조금 추워진 동네를 달리며 '조르바' 생각에 빠져버린다. 카사노바틱 하지만 저자입장에선, 아니 내입장에서 별로 중요한 일은 아니다. 호메로스와 니체, 그리스인에 심취해있던 니체의 행간이 내내 읽힌다.

2. 살면서 우리는 늘 무수한 조르바를 만난다. 그리고 무수한 조르바를 잊어버린다. 머리부터 채워넣는데 익숙한 우린, 보여지고, 살아지고, 끼워넣어진다.  부족한 모든 것을 채워넣으려고 하는 우리는 늘 안달하고 걱정하고, 해야만 하는 강박증에 시달리며 살아진다. 머리가 먼저 굴러가는 동물원에 살고 있고, 모든 것이 그렇게 정해져서, 동물원 안과 밖을 넘나드는 조르바를 만나면 불편한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조르바편인데, (돈냄새 풀풀거리는) 동물원 안의 안락함은 볼거리와 팝콘으로 늘 무뎌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 낮의 무수한 조르바는 밤과 주말만되면 울타리안에서 잠복근무하는지도 모르겠다. 충만해 나누기에 어쩔 줄 모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채우려고만 하는 욕망에 중독되어 스스로 학대하는데 익숙해졌는지도 모르겠다.


3. 조르바를 달리기에 가져와본다. 취미삼아 한 달리기는 늘 전제조건이 "--을 위한" 뜀박질,- 기운을 차리기 위한, 모임시간을 늘리기 위한 - 늘 부족해서 채우기 위한 모드였던 것은 아닐까? "기운이 넘쳐" "기운"을 나눠주고 싶은 뜀박질은 아니었든 싶다.  한번 모드 좀 바꿔볼까? 몸에 기운이 바닥나니 생활이 말이 아니다. 나눔모드를 위해 부지런히 몸 좀 만들어야 쓰것다.

4. 060228  6.5k 37'  060301 5k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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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르바에 대한 소회
    from 木筆 2010-06-11 09:09 
    0. 지난 기억의 단편들을 다른 이의 말들에서 찾는다. 모임의 말미쯤 중동난 흔적들이 어렴풋이 맥락을 잡는다. 먼댓글로 이은 개인적인 흔적도 생각나질 않았는데, 지금 다시보니 몸으로 뱉은 말들은 그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마음도 생각도 울타리를 갖는 것이고, 그 정원이 넓어지는 것은 머리의 욕망이나 호기심이 아니라 어쩌면 손, 발의 영역이나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나의 손과 발, 그 몸의 영역이 새롭게 피거나 자랄때, 그 생각도...꿈꾸는 마음도 지평
 
 
하이드 2006-03-02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여름 크레타섬 카잔차키스의 무덤을 찾았던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페이퍼네요. 그곳에서 얻었던 것들, 아직 제 안에 있기나 한건지.

여울 2006-03-02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부러워라!! 정말 볼 수 있다면, 흔적이라도 찾고 싶은 궁금증 있죠. 가슴에 담아두는 것이 더 아름다우려나요. 아직도 소설 속의 크레타섬이 울렁거립니다. ㅎㅎ
 

 

060226 21:00-24:00 (참*) 참*과제에 대해 내일 올 자원활동을 대비하여 세분화 및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에 대해 논의를 나누다. 으뜸참터지기님이 보란듯이 자료준비를 잘 해왔고, 헤어지고 난 뒤, 보란듯이 자료를 보완하여 필요할 때, 한 단계 진전이 있어 보인다.

060227 점심시간을 이용해 '자원활동'을 신청한 친구들을 보고, 19:30-24:00 저녁 '지역토론회'에 참가하다. 이야기는 모아지는 듯, 흩어지길 반복한다. 아무튼 논의의 출발점임을 서로 공유하였는지도 확실치 않지만, 시작의 계기가 되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될 것 같다. 토론내용 가운데 좀더 품어볼 내용을 갈무리하여 생각해보지만 모일 듯 모일 듯, 흩어진다. ( 맥주 500쯤, 그래도 다음 날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전반적 체력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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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세미나 뒤 그들은 들떠있었다. 말하고 싶고, 나누고 싶어 상기된 표정이었다. 어린아이들처럼~ 그 덕에 막걸리로 시작한 술은 몇동이나 비우고, 소주도 비웠으나 하고싶은 이야기는 샘물처럼 솓아나는 것 같았다.  덕분에 주말 주독을 빼내기위해 버거웠으나, 그나마 그 새여운으로 버티는 듯했다.

일요일 아침 완연한 봄날, 바람은 차지만 꿈속같은 봄은 속일 수 없다. 동네를 한바퀴 달음질하다. 양지바른 길가에 작년보다 한달이나 앞서 매화 꽃봉오리처럼 개나리꽃이 봉긋, 방긋하다. (누가 이 소식을 믿을련가?ㅎㅎ) 그리고 물오른 수양버들이 연두빛을 잔뜩 머금고 있는 것도 믿을련가?

약간은 매서운 봄바람은 봄소식을 아닌듯 아닌 듯 내뿜고 있다. 봄은 벌써 자리잡고 있는데도, 우린 봄바람때문에 봄은 오지 않았다고... ...

그 봄이 의심스러워 저녁 다시 한 달음질하다.

10k  1시간(아침,저녁 5k) : 봄처럼 틈실해진 허리가 이정도 운동으로 조금 놀래주길 바란다. 헬쯕해지길 바란다.  삼월을 미리 준비해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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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6-02-27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았었나보네요. 저도 주발제 책을 사려고 했는데 알라딘 주문은 너무 늦고, 둔산지역의 책방에는 없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