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회의가 늦어져, 일터 회식이다. 주량을 정해놓고 마시고, 술도 깰 겸, 오는 길 버스를 타고온다. 길고 멀게, 하지만 밤시간이라 시간도 그리 늦지 않고 취기도 가라앉으니 괜찮다.  읽던 책들을 마저 볼 생각을 두지만 와서보니  여진이 남은 듯, 머리가 편치 않아, 책 맘을 달래고 달림 생각을 알람에다 기억해두고 잠을 청한다.

 막내녀석은, 내일 병원놀이를 한다고 들떠 아빠 와이셔츠부터 챙기다 잠든 모습이 귀엽다. 엉덩이를 톡톡거리다 같이 잠들다.... .. 환한 빛이 감도는 새벽녘, 알람보다 먼저일어나 게으름을 피우다 복장을 챙기로 주로로 나선다.

발 닿는 곳, 아직 깨지못한 몸을 생각해 천천히 땀기운을 비추어준다. 천천히. 꿈*이랜드 샛길로 가다 *천으로 되돌아올 맘을 두었는데, 숲내음에 이내 중독되어 우*이산길로 몸이 먼저 간다. 그렇게 땀을 비추고, 가뿐 호흡을 비추고 산 정상에서 몸을 풀어준다. 얕은 안개도 발 옆을 스치는 풀잎들도 정겹다.( 아침 몸은 더 늦게 깨이는 듯, 한번 온몸에 골고루 땀이 비치어야 그제서야 몸이 제 리듬을 탄다. 왜 이렇게 몸은 달리기치란 말인가?)

2.



어제  택시를 마다?하고 버스로 돌아오는 길, 뱀이 꽈리를 틀 듯 꾸부정한 노선에 신경이 쓰인다. 지원도 순환선도 대기시간도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노선은 기를 쓰고 중심에 모인다. 얕은 꾀는 점점 손님을 뱉어 내는 것은 아닐까?



대수도의 버스망에는 어림도 없는 소리겠지만, 덩그러니 돈만 잡아먹는 지옥철 예산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노약자 전용버스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 같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변두리 사람 많이 살지 않는 곳은 이런 편의도 하루 몇번 보지 못한다. 3-4시간에 한대. 그 버스대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발전과 성장의 뒷그림자이다. 중심은 더 더욱 복잡해져 차는 밀리고, 차들은 몰리고.  그렇게 제 발목을 잡아 먹은 것은 아닐까? 누구하나 책임질 사람 하나없는 도깨비 시장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3.

혼자 생각만 해본다.  이것저것, 차장에 부딪는 바람에 맡겨 혼자* 알파의 변수를 두어본다. 알파= 10대, 20대 대학생, 실업, 장애, 노인, 짊든 아주머니,  가장. 여성. 급한 일들, 퇴임, 사고

 






하나 하나 마음을 둘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아리다.  어쩌면 오늘 처럼 술에 편안하게 몸을 싣고 바라보는 나와 대비되어 나타난다.  가지고 있는 것, 누리고 있는 것. 그리고 자연에 되뱉고, 토해내는 것들이 꼼꼼이 들어온다.

 

4.

오늘 새벽 달림길에 짐을 들고 불편한 할머니가 길을 물었다.  언제 올지, 구비구비 돌아가야 하는 길, 그 할머니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늘 그랬듯이 버스를 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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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지방선거와 민주노동당 - 관찰자의 시각


박상훈 (도서출판 후마니타스 주간)



 <목차>

1. 문제와 관점

2. 선거 결과 : 언어의 배반

3. 개표와 민주적 책임정치의 원리

4. 민주노동당의 경우: 민주적 책임정치의 회피

5. 민주노동당이 처한 조직의 딜레마

6. 결론 : 5.31 선거와 민주노동당

 (보론) 정치의 이해방법과 민주노동당



1. 문제와 관점


- 이번 지방선거 결과 및 이를 둘러싼 당내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관점과 논의를 소재로, 

- 제도권에 진입한 신생 진보정당으로서 민주노동당이 직면한 초기 제약과 딜레마적인 상황을 분석.

- 이념지향성이 강한 진보정당의 경우 (파네비안코가 강조하듯) ‘목적론적 편견’이 논의를 압도하면서, 관점이 현실을 지배하거나 특정 정파의 자기만족적 논리가 사안만 달리할 뿐 동일하게 반복되면서 현실에서 제기된 ‘실제 문제’를 분석적으로 다룰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경우 많아. 이번 선거를 둘러싼 여러 논의들은 전형적인 한 사례. 기존 당 안팎의 논의에서 은폐된 문제들, 혹은 기존 논의의 형태나 내용 속에서 당사자들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드러내고 있는 문제를 포착해 보고자. 일종의 ‘논의에 대한 논의’, ‘해석에 대한 해석’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

- 이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무리 진보적 이념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고 기성 정당들과는 다른 규범적 행위지향을 갖는다 하더라도, 진보정당도 정당이고 조직인 한 일반적인 정당이론과 조직이론에서 말하는 여러 딜레마적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현실의 의제로 다루면서 해결해 갈 수 있을 때 정당 형성의 초기 경로를 개척해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2. 선거 결과 : 언어의 배반


힯 민주노동당의 선거 결과

- 정당득표 12.1%/광역단체장 0석/기초단체장 0석/지방의원 81석

- 향후 4년간 지방자치 정치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민주노동당의 대표는 전체 지방의원 3641명의 2.3%에 해당하는 81명의 지방의원에 그친 결과

- 전체 570명의 후보를 낸 기초의원 선거만 보면 선거구 크기별로 평균득표 등수는 2인선거구 4.3등, 3인선거구 5.6등, 4인 선거구 6.5등으로 나타나.

- 민주노동당의 공식 목표(광역단체장 1석/기초단체장 5석/지방의원 300석/정당득표 15%)에 크게 대비되는 결과


힯 개표 이전의 민주노동당

- “민노당에 대한 기본적인 고정 지지층이 15%다. 지난번에는 노동자, 농민, 서민들이 ‘반(反) 한나라당’을 위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열린우리당을 지지했지만 이번 선거를 계기로 그런 구도가 깨질 것이다”, "호남지역에서는 한나라당을 꺾고 영남지역에서는 우리당을 꺾고 명실상부한 두 번째 정당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 결과 "민주노동당이 전국의 모든 광역의회에 의원을 포진시킨 유일한 전국정당이 될 것"이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제3당의 위치를 굳혀 내년 대선에서 500만 표 이상을 득표하고 2008년 총선에서 80석으로 제1 야당의 지위를 확보하겠다."

- “8백명의 후보자와 10명 정도의 선거운동원만 잡아도 1만 명의 핵심활동가들이 이번 선거에서 주민들을 구체적으로 만나고 그들과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그저 목소리 높이고 머리띠 두르는 투쟁대오가 아니라 정치적이고 생활적인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주민들에게 설득해 나가는 일급정치부대가 양성되는 것이다. 이들이 오는 대선과 총선을 통해 민주노동당이나 한국정치사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다.” 

- “민주노동당의 ‘진보세력 대표주자교체론’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대선을 향한 진보개혁세력의 새판짜기가 이루어질 것“이다.  ”300명 당선, 정당지지율 15% 획득 등 민주노동당의 이번 지방선거 목표가 무난히 달성될 것“이며 “정당지지율 20% 획득까지 욕심을 내고 싶다.”

- 선거 막바지에 “현재 전국에서 264명의 각급 후보가 당선권에 진입했고 최종적으로 300명 당선이 무난하다”, “264명이라는 수치는 사실 경합지역까지 포함한 것인데 그래도 200명 선은 무난하지 않겠나.”

- 선대본부장 지방선거 현황 브리핑 : “1. 언론에서는 광역단체장만 거론되고 있으나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선거 등에서 큰 흐름의 변화가 있음 - 지방자치의 구도 변화이며 정치구도에 영향을 미칠 변화는 여기에서 일어날 것임. 이번 선거의 주요 관전 포인트. 2. 부산, 경기, 인천, 광주 등 광역단체장 후보의 지지도가 안정적으로 10%이상을 나타내고 있음, 울산은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경합권에 들어설 것으로 기대. 3.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자체조사와 지역 언론조사 등에서 울산 북구 동구뿐만 아니라 경남 거제, 사천, 진주, 창원, 의령, 전북 정읍, 전남 광양, 인천 부평, 경기 성남 남양주 등 10곳이 넘는 곳에서 당선권에 진입하고 있음. 4. 기초의원 당선 수는 목표가 300명 당선인데 현재 당선권 후보가 250명으로 추산됨”, “열린우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광역단체장 당선의 수적 문제에서 한나라당에게 지는 것은 둘째 치고 민주노동당에게 3군데 정도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덜미를 잡힌다면 그날로 당을 해산해야 할 것이다.”

- 민주노동당 문화예술위원회 부장 : “열린우리당 이탈표가 전부 민주노동당으로 오진 않겠지만 어느 정도의 지지율 상승효과는 있지 않겠나.” “선거 기간 동안 열린우리당은 곧 없어질 정당 아니냐, 진짜 진보개혁세력은 민주노동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씀하시는 유권자들을 많이 만났다.” “민주노동당이 한나라당의 견제 세력으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


공약과 선거 결과 사이의 차이를 놓고 보면,

- 민주노동당의 상식적 반응은 이러했어야 하지 않을까.

  “당은 실패했다. 당의 선거전략은 실패했다. 선거구 차원에서의 후보자 전술도 대부분 실패했다. 서민대중을 위해 진보정당으로서의 실천을 하고자 했으나 이들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정치적 조건을 갖는 데 실패했다. 민주화세대의 문제의식을 투표로 결집하는 데도 실패했다. 민주화운동의 중심지였던 서울과 대도시에서도 실패했고 울산, 창원 등 전략적 지역에서도 실패했다. 우리가 얻은 12% 조금 넘는 정당지지표는 기성 보수정당이 주류를 이루는 정당체제에 대한 불만의 일부를 드러내는 소극적 바로미터에 불과했다. 실패로부터 무엇을 어떻게 배울지, 어디로부터 어떻게 문제를 개척해가야 할지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토론하고 논쟁해서 진보정당다운 책임정치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전 당원 토론의 장을 개방하겠다. 지도부는 지도부대로 조사와 평가 작업을 일정을 구체화하여 진행하겠다. 각급 조직단위에서의 평가보고도 충실하게 준비하겠다. 사태에 대한 면밀한 조사에 기초하여 당이 감당해야 할 최종적 책임의 가장 합리적 방법을 결정하고 실현가능한 대안을 동시에 마련해 가겠다.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을 겨냥해 당이 목표로 내세운 발전 스케줄은 현재 심각한 난관에 봉착했다. 당은 현재 비상상황이다. 각자의 위치로부터 논의를 조직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면서 보다 현실적 대안을 개척해가자.”

- 실제는 어떠했나? 민주노동당은 개표이후 사태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방법으로 책임정치의 원리를 실현하려 했나?



3. 개표와 민주적 책임정치의 원리


힯 선거의 두 과정 : 1) 투표 2) 개표

- 이 두 과정을 분리하는 것은, 개표가 투표의 단순한 집계 이상의 독자적 차원 내지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 때문.

- 최근 투표분석이란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선거전문가들의 논의에서 개표 및 개표 이후 과정이 갖는 ‘해석학적 국면’에 대한 문제의식을 찾아보기 힘들어.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는 투표 행위의 분산적 특성 때문에 개별 유권자의 투표결정이 집합적 의미로 해석되는 것은 개표를 통해 이루어져. 이 과정을 통해 투표의 패턴이 객관화되고 그것이 다시 개개인에게로 귀속, 주관화되면서 이른바 “집단으로 투표 한다”는 민주주의의 사회적 내용 갖게 됨.

- 특정 선거의 정치적 성격과 향후 정치행위에 미치는 효과는 선거결과를 둘러싼 해석 투쟁을 거치면서 형성되는 것. 결국 이번 선거의 최종적 의미와 효과는 투표의 국면에서가 아니라 개표와 그 이후 과정에서 여러 복합적 해석과 의미투쟁을 거치면서 결정되어 가고 있는 중.


힯 현대 민주주의의 특성과 선거

- 현대 민주주의의 세 원리 내지 체계: 참여-대표(성)-책임(성)의 순환적 연계체계

- 1) 투표 : 참여의 원리를 실현하는 동시에 대표(성)를 연계하는 과정, 2) 개표 : 대표(성)의 내용이 표출되는 동시에 책임(성)의 기초를 확립하는 과정, 달리 말해 주권자의 요구를 해석하고 그에 부응하는 과정

- 현대 민주주의는 민중이 직접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하는 정당대안 중에서 ‘선택’함으로써 민중 지배의 원리를 실현하는, 일종의 물리학적 체계를 특징으로 함.

- 따라서 민중의 선택 내지 민중의 평결이라 일컬어지는 선거 그 자체가 참여-대표(성)-책임(성)의 연계구조를 갖지 않는다면, 루소가 말했듯 민중은 “투표하는 그 짧은 순간에만 자유를 가질 뿐 곧바로 노예상태도 돌아가는 것”


힯 투표의 민주적 조건

- 민중의 의사와 욕구가 전달될 수 있는 채널이 얼마나 개방적인가 (참여의 개방성)

  : 이 조건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당내 후보자 선정과정

- 민중이 투표를 통해 선택할 수 있는 대안 혹은 메뉴가 전체 인민의 의사를 표출하기에 얼마나 포괄적인가 (대표의 포괄성)

  : 이 조건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정당대안의 분포 구조


힯 개표의 민주적 조건

- 핵심은 선거에서 나타난 민중의 “명령(mandate)”을 해석하고 그 방향에서 실천하고 책임질 수 있는 정당의 존재. 선거 이후의 단계에서 민주정치란 책임정당과 정당정부의 조건 없이 실현될 수 없어. 후보나 선출된 대표 개인의 차원에서의 책임은 이후 선거에서 반복되지 않고 휘발되기 쉽기 때문

- 왜 정당인가? 현대 민주주의에서 정당이란 유권자 개인을 대신하여 정치적 대안의 조직자로서 기능이 분화된 존재. 자본주의적 민주주의란 정치적 평등의 원리에 따른 수의 지배로 사적 영역의 불평등 체계를 제어하는 정치체제라 할 수 있는데, 이때 수의 원리를 조직하는 민주주의의 정치기관이 정당. 후앙 린쯔가 강조하듯이 자본주의적 민주주의는 “정당 없이는 가난한 사람을 보호할 수 없는 체제”

- 정당이 권력 장악을 목표로 하는 자율적 결사체 이상이 될 수 없다면 그것은 사실상 정치기업에 불과해. 민주정치의 핵심은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의무로 삼는 책임정당들이 경쟁적으로 기능하는 것.


힯 개표 후 민주적 책임정치

- 1) 정당체제의 차원 : 당이 지지자 및 넓은 의미에 사회에 대해 갖는 책임성, 2) 당 조직의 차원 : 당내 리더십이 활동가, 당원, 재정후원자, 자원봉사자 등에 대해 갖는 책임성

- 개표를 통해 드러난 전체 선거결과에 대해 해석-반응-책임의 체계를 통해 당의 결정이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정당성을 획득하는 과정. 이를 잘 조직할 때만이 정당조직 내부적 차원에서도 새로운 활력과 참여의 욕구를 조직할 수 있기 때문.

- 이 과정에서 민주적 정당정치의 에너지는 개별 정당 내부로부터 흘러넘쳐 정당체제 전체의 차원에서 참여-대표-책임의 민주적 사이클을 이어가게 하기 때문.



4. 민주노동당의 경우: 민주적 책임정치의 회피


힯 개표 시기의 민주노동당

- 이번 선거는 2004년 총선에서 민주화이후 최초로 원내정당이 된 민주노동당이 치룬 최초의 전국 선거

- 그람시, “개표는 긴 과정을 마치는 최후의 세리모니“라고 말한 바 있어.

- 2004년 총선에서 ‘축제’를 연상케 했던 민주노동당의 개표 국면은 이 표현이 잘 어울리는 사례.

- 그러나 이번 선거는 2004년 총선에 비해 너무나 대조적.

- 당 조직의 체계적인 반응 없었고 당원과 지지자 등 대중 사이에서는 선거이후의 사태로부터 심리적으로 이탈하고자 하는 경향이 두드러짐. 정당으로서 민주노동당의 조직적 무기력이 첨예하게 노출되고 있는 현실임.


힯 개표 이후 국면에서의 민주노동당

- 정당으로서의 민주적 책임성이 회피되어온 상황

- 민주노동당의 6월 8일 최고위원회․의원단 연석회의 워크숍이 거의 유일한 민주노동당 공식 논의, 그 이전까지는 개인적 차원에서 여러 형태의 단편적 반응과 논의.

- 대부분은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담론적 억압 분위기. 당 안팎 논의의 대부분은 문제를 없애는 접근. 논란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압도적. 패배적 분위기를 만들지 말자는 식(“패배에 짓눌린 세력은 사멸할 수밖에 없다.” “소모적인 논란 대신에 당원들을 단합시켜낼 수 있도록 노력하자”)

- 이런 현상의 이면에서 당 조직체계 내부로부터 혹은 일반 당원․지지자 차원에서 무기력함 내지 욕구 상실의 징후가 빠르게 증대.

- 그람시, “본질적으로 정당이 하는 일이란 자신의 세계관에 따라 나름의 윤리학과 정치학을 만들어내고, 그러한 세계관의 역사적 ‘실험실’로서 기능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지금 민주노동당의 모습은 진보정당 내지 민주주의 정당으로서 ‘역사적 실험실’과 같은 모습을 갖고 있나?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부정적일 수밖에.

- 평가를 두려워하면서 선거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민주노동당 안팎에서 사실상 억압되었다는 사실은, 관찰자의 시각에서 볼 때 향후 민주노동당의 미래와 관련해 매우 부정적인 효과를 남길 것으로 보여.


=> 왜 이런 양상?

- 진지한 반성이 부족해서? 그것은 현실적 설명이 될 수 없어.

- 뭔가 체계적인 원인이 있고, 그것은 제도권에 처음 진입한 진보정당이 직면하게 되는 조직의 딜레마의 문제로 이해해야.



5. 민주노동당이 처한 조직의 딜레마


힯 비교의 관점 : 2005년 10.26 재보선 이후와 이번 선거 이후

- 두 사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선거결과를 얻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 정확히 말한다면 이번 선거에서의 패배가 훨씬 커.

- 그런데 선거 결과를 대면하는 양상은 너무나 대조적

- 지난 해 울산 패배 이후, 사태의 책임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고 당 최고위원 사퇴로 귀결.

- 이와는 달리 이번 선거 이후에는 “이상한 공모구조” 출현. 객관적 패배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제대로 된 선거평가와 책임논의는 회피되고 있는 상황.


힯 ‘이상한 공모’의 담론 구성

1)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강한 강박관념

- “아주 어려운 조건 가운데 지난 총선에서 얻은 당의 지지도를 유지해서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위상을 굳건히 유지한 것은 성과"(당대표)

- “실력대로 나온 것”, “한나라당으로 간 표는 어차피 민주노동당 표가 아닌 중산층 표일 뿐이다”(평등파측)

2) 공범의식을 자극하는 접근

- 지도부는 서울과 울산의 패배가 결정적이라 말하고,

- 반대파(평등파)는 주자교체론과 민족주의적 선거캠페인 문제를 부각시키려는 경향

- 서로 패배를 말하지 못하게 하는 상호견제적 상황.

3) 사태 설명의 외부화

- 대변인은 “지역주의 때문에”그랬다고 말하고("지역주의는 여전하고 부패 정당의 지역 독점은 더 강화됐다"),

- 당대표는 당 후보들의 득표율이 높아진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나라당의 초강세 현상이 아니었으면 많은 당선자를 낼 수 있었을 것”이라 설명

- 전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일종의 알리바이. 기본적으로 분열과 적대 때문에, 국민의식이 못 따라와서, 기득권층 반발 때문에, 조중동 때문에, 지역주의 때문에 안 된다는 식의 노무현식 정치언어와 같은 종류의 담론에 민주노동당 역시 지배되고 있는 형국.


힯 공모의 무책임 구조

1) 평가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를 제기하는 논의가 없다는 사실 (의제의 부제),

2) 논의를 이끌 책임 있는 리더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주체의 부재),

3) 토론과 논의, 갈등을 두려워하는 반민주적 분위기가 지배하는 당 조직 (참여의 부재)


힯 당의 약화를 가져온 비합리적 공모가 가능한 조건

- 작년 재보선의 경우 자주파 후보의 패배에 평등파 측이 일방적으로 책임을 부과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데 비해,

- 이번 선거는 전체 결과에 대한 지도부의 책임과 서울과 울산 선거의 반대파 책임을 서로의 취약점으로 삼는 상호회피적인 일종의 치킨게임 상황 (선거 패배에 대한 당의 책임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당 정책위의장, “(나머지) 지역은 괜찮았는데 울산과 서울 선거가 전체 패배를 규정하는 결정적 요인이었다”), 그 결과 “정파 간 무책임을 상호교환 하는 선거평가 체제”가 지속되고 있어.

- 더 크게 보면 제로섬적인 정파 대립구조가 만들어낸 한 특징이라 볼 수 있어. 그러나 극단적 정파구도 때문에 문제라면, 오히려 책임문제를 둘러싼 격렬한 공방으로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음.

- 정파 때문에 문제? 그렇게 접근할 수 없음. 정파의 존재는 곧 정치가 내재하고 있는 피할 수 없는 속성. 중요한 것은 정파의 존재가 갖는 폐해를 완화하고 통제하는 당내 갈등해결 체제를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

- 이 상황에서는 조직 내 집합행동은 쩨벨리스가 말하는 다차원복합게임(nested game)에서의 ‘비합리적 균형(sub-optimal equilibrium)’으로 귀결되는 악순환을 피할 수 없어.


힯 이번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2차원 게임구조

- 한편으로 다른 정당과의 선거경쟁 차원의 게임이 있고, 다른 한편 당내 다른 정파와의 경쟁의 관점에서 지도부의 지배력 확대 게임으로 구성

- 개표 이전까지 지도부의 전략적 선택은 선거경쟁의 게임에서 승리하여 당내 경쟁에서 우위 점하려는 것. 아마 선거에서 목표를 달성했더라면 합리적 균형점을 가질 수 있었을 것.

- 그러나 개표 결과 엄청난 패배에 직면하면서 2차원 게임구조에 대한 지도부의 전략적 선택은 전환하게 됨. 당내 게임에서 지도체제를 유지하는 데 가장 우선적인 선호를 가지면서, 선거경쟁 차원의 게임의 비중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 결과적으로 선거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평가를 통해 문제를 개선해가려는 시도는 억제되고, 제대로 된 평가를 요구하는 것 자체를 패배주의적 접근이라 억압하는 심리적 기제가 동원.


힯 정당의 조직적 딜레마의 문제와 현실주의적 접근

- 그렇다면 지도부의 부도덕성이 문제? 이렇게 문제를 이해하는 것 역시 비현실적 접근.

- 앞서 지적한 진보정당의 목적론적 편견: 그것은 정당이란 진보적 이념을 실현하는 수단, 혹은 진보세력의 권력 장악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이해할 뿐, 정치의 실제 현실에서 정당조직이 갖는 독립적 차원에 대한 인식 내지 그 내부에서 직면하게 되어 있는 조직론적 딜레마를 다룰 수 있는 시야를 갖지 못하게 해.

- (파네비안코가 지적하듯) 당내 엘리트나 활동가가 자신의 권력을 확대하려는 욕구를 갖는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다룰 수 없어. 부단히 서로에 대한 도덕적 비난을 주고받는 것이 현실을 압도하게 되는 결과 낳아.

- 민주노동당의 경우 정파 문제도 유사한 사례, “정파 때문에 문제다”라는 비합리적 접근이 지배. 그러나 정파를 없애려는 접근은 곧 정치를 없애지 않고는 불가능.(제임스 메디슨, “자유와 파당의 관계는 공기와 그 자양분으로서 공기가 없으면 곧 꺼져버리고 마는 불의 관계와 같다. 파벌을 조장하기 때문에 정치적 생명에 필수적인 자유를 없애는 것은 공기가 불에 파괴적인 힘을 제공한다고 해서 동물의 생명에 필수적인 공기를 없애는 것과 똑같이 어리석은 짓이다.”)

- 진보정당의 발전은 곧 여러 차원의 조직의 딜레마를 해결해가는 제도적 패턴의 발전을 동반하는 것이라 할 수 있어, 주관적 선의와 이념적 충실성만 가지고 진보정당을 성공시킬 수는 없어. 정당이 해결해가야 할 대표적인 조직적 차원의 딜레마들.

1) 대표의 딜레마 (대표를 통해 대중의 권익을 실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내는, 대표와 대표되는 자들의 불평등 관계가 불가피하게 증가하게 되는 딜레마),

2) 참여의 딜레마(자발적 동원과 협력에 의존하던 데에서 인센티브구조의 관리 없이는 참여를 확대 혹은 지속하기 어려운 딜레마),

3) 권력의 딜레마(권력을 통해 이념을 실현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idealist 중심의 당 조직을 지속하기 어려운 반면 careerist와 수혜후원관계의 성장은 피할 수 없는 딜레마),

4) 제도화의 딜레마(체계와 안정성을 위한 제도화가 불가피하게 가져오는 일상화, 형식화, 관료화의 딜레마)

- 당연히 정당체제적 차원에서의 딜레마도 있어(대표적인 논의는 쉐보르스키의 「Paper Stone」).

- 정파 존재라는 어찌 보면 매우 초보적인 문제. 그런데 그 앞에서 무기력한 상태에 있는 것이 오늘의 민주노동당의 수준.

- “초심”을 수백 번 강조해도 해결될 수 없는 정당정치의 문제에 대한 현실주의적 접근이 중요.

- 올슨이 강조하듯 일정한 규모 이상의 큰 조직의 경우, 조직화의 비용을 전담하는 권력구조와 인센티브체제를 제도화하지 않으면 안 됨. 파네비안코가 강조하듯, 정당이 직면한 조직의 딜레마는 유연한 리더십 체제의 발전 없이 해결될 수 없어.

- 작동 가능한 당내 권력구조, 당내 리더십 체제를 합리적으로 제도화하는 문제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민주노동당의 경우, 권력독점을 막고 인물과 리더 개인 중심의 당 운영 안하겠다는 도덕률만 강조될 뿐. (자세한 논의는 <보론> 참조)



6. 결론 : 5․31 선거와 민주노동당


힯 민중을 위한 민주노동당 선거? 혹은 민주노동당 선거를 위해 동원된 민중?

- 비판정치학 계보의 중심인물 중 한 사람인 샤츠쉬나이더가 강조했듯, 민주주의가 민중을 위해 만들어진 것임에도 실제로는 민주주의를 위해 민중이 있는 식이 되는 경우 많아. 이 경우 선거는 엘리트 중심의 민주주의, 상층 중산층 혹은 전문가 중심의 민주정치를 정당화하는 기제에 불과한 것

- 이번 민주노동당의 경우도 유사. 이번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가난한 민중을 위해 선거했다고 말할 수 있나? 민중을 위한 민주노동당 선거가 아니라 민주노동당 선거를 위한 민중동원이라는 문법구조로 실천되었고 지금도 그렇다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민중의 삶의 조건을 보살피는 당내 엘리트와 리더십이 아니라 거꾸로 지도부․후보를 위해 대중이 동원되고 개표 이후 상황에서는 당내 지도체제를 유지하고자 대중의 탈동원화 조장.

- 근본적으로 민주노동당 조직체계, 권력구조, 리더십체제가 갖는 작동불능의 비합리적 구조 때문에 만들어지는 문제. 지도부의 이해관계 추구 욕구와 정당 조직 전체의 발전이 양립할 수 있는 조직 체제를 발전시키는 문제의 중요성.


힯 이번 선거와 한국 민주주의

- 민주화 이후 그간 한국정치의 퇴행을 막고, 수평적 정권교체에서 진보정당의 원내진출에 이르기까지 상황을 이끌어갈 수 있었던 힘은 그야말로 “운동의 힘”

- 투표시장에서 그것은 민주화운동의 세례를 받은 세대의 힘으로 나타나. 노무현정부의 등장과 2004년 선거는 그 정점. 이 힘은 이제 소진된 것으로 보여. 운동의 힘이 만들어낸 선거시장의 구조: 40대 전반의 80년대 학번 유권자가 상황을 이끌고 30대 민주화세대가 호응-동조하고, 운동의 경험은 없지만 반권위주의적 가치지향을 가진 20대가 뒤따르는 구도.

- 이 패턴은 2005년 8월 대연정 제안을 기점으로 해체되기 시작해 10월 재보선 선거에서 심화되고 이번 선거에서 전면적인 해체의 양상으로 나타남. (사실상 이번 선거는 노대통령에 대한 세 번째 탄핵이며, 향후 정국의 기본 특징은 준 무정부적 상황이라 할 수 있음.)

- 40대는 이제 보수적 방향의 독자적인 투표패턴을 갖게 되었고 30대는 분해되었으며 20대는 전선의 개념을 거의 갖지 않는 유동적 투표자로 굳어져 가고 있어.

- 계층적으로는 고학력 화이트칼라 층이 민주화 세대 투표시장을 이끌어왔는데, 이들 계층의 투표성향 역시 분해.

- 지역적으로 민주화운동의 중심지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 그러나 이번 서울 선거가 보여주는 것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결과.

- 시민사회의 운동적 동원역량은 성장했나? 대학의 몰락, 시민운동의 약화 혹은 국가에의 종속적 통합, 노동운동의 약화 ......

- 전체적으로 매우 비관적인 상황


힯 민주노동당의 역할

- 노무현정부 하에서 운동권의 도덕적, 제도적 몰락. 이 과정에서 민주노동당은 어떤 역할을 했나?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앞으로 민주노동당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나? 현재와 같은 조직의 딜레마 앞에서 무기력해 있는 한 부정적. 지금까지의 관성대로라면 민주노동당 역시 운동권 엘리트들의 기득구조에 그칠 뿐, 이 경우 민주노동당의 진보 언어는 도덕론 혹은 자신의 도덕성을 세일하는 상품에 불과.

- 대안은 있나? 무엇보다도 민주적 책임성의 복원부터 시작해야. 지도부 내지 리더십이 책임의 주체로 나서고, 논의되고 검토되어야 할 의제를 제기하고, 광범한 참여를 개방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할 것.

- 선거의 과정과 결과로부터 교훈을 얻고 해결해야 할 문제를 개선해가면서 대중참여의 제도적, 심리적 기반을 다져나가는 것이 필요. 그렇지 않으면, 대선후보 조기가시화를 둘러싼 협소한 논의 속에서 민주노동당의 역량이 흩어지는 경로를 피하기 어려워 보여.

- 근본적으로 정치의 방법으로 민주주의의 힘을 조직할 수 있는 ‘민주노동당의 정치학’을 발전시키는 것이 매우 시급한 과제.


(보론-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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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19

월요일, 참* 사무차장, 00:00-03:00  절주하려 했는데, 청을 거절못하고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붙어살거나, 주고받는 기초적 소통도 없는 홀홀단신으로 부문운동을 재단하려는 독선증들, 불과 200명이 넘지 않는 정체, 일과 사람을 나누어 생각지 못하는 아둔함. 들으려하지 않고 말하려고만 함. 그늘에 가려 하고싶은 것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30대초중반. '운동'이 함께-꾸준히-계획을 갖고 하는 것이란 정의를 무색하게 하는 현실. 방점이 참여연구센터에 붙은 것이 아니라 참여연구센터에 붙어 있다. 단체로 중심에 서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구. 서로 붙어살고 나누면 그뿐이지 않느냐구. 방관과 끌어내리기 습속이 불쑥 불쑥 서로의 맘속에 자라나는 것은 아니냐구. 소통없는-소통을 피하는 현실에서 사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는 그룹핑을 재생산해내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물어본다. 스스로

060620

화요일. 도서관에서 카프라의 반납기일이 넘은 <히든커넥션>은 졸며 읽고 있는데, 어떻게 노는 것을 알았는지 지인의 연락이다. 낮술 한잔하자고. 보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불원천리하고 달려간다. 주인장도 없는 <감격시대>에 맥주병 꺼네 한잔하고 있으니, 주인장은 낮술에 얼굴이 벌개 들어온다.  환호만 있고 감격이 없다는 백**선생님의 말씀처럼,  감격없는 시대의 한낮에 난 감격했다. 까뮈의 작열하는 태양은 더욱 뜨겁게 달궈졌지만...

그리고 저녁 **아카뎀 대화모임엘 참석했다. <스포츠,신화,이데올로그> . 할 일을 무장해제한 매체들의 광기어린 광란의 히든 커넥션을 배운다.  취기어린 하루, 동료들에게 몸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아침 깨지 못한 몸에게 구호를 보낸다. 술 줄여라, 최대 한병으로. 마흔에 술을 끊었다는 이면우시인의 시심이 스친다.  비장함도 없이 허투루 잔뜩 날이 선 세상에 베이면 안된다. 마음도 몸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주제에 라고 한다. 자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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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6-06-22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울마당님의 유월은 풍성해 보여 부럽습니다.

궁금한 것 두가지.
1. 모임은 여울마당님이 훨 많으신 것 같은데, 늘 무척 여유로우신 것 같습니다 .
게다가 언제 이렇게 책을 많이 읽으시죠? 전 요즘 책을 가까이 못해 정서가 매말라가고 있어요.

2. 어째서 그 아카뎀은 제가 안가는/못가는 날의 주제가 더 재미있어 보이는거죠?
재미있을 것 같은날 문자좀 주세요.

여울 2006-06-22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오히려 제가 질문드리고 싶었는데요. ㅎㅎ 2. 당근이죠. 비가 많이 옵니다. 책읽기 좋은 장마기간이네요. 즐독하세요.
 

 


이 책은 거의 끝에 다다라서야 사회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준다. '사회주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계급성향과 그 계급의 과업에 대한 인식에 도달한 노동자들의 사회적 요구와 자연스러운 노력의 총체이다'

필자는 이 책을 통해서 사회주의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 그리고 사회주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사회주의의 진영으로 넘어오지는 못했을지라도 설득시켰기를 바랐다고 했다. 그러나 그건, 괜한 우려다. 사회주의의 진영으로 기꺼이 넘어가겠다고 다짐한 나 같은 독자가 있으니 말이다.( by sychaw)

과학적 사회주의는 어떻게 가능한가?(1901년)

1, 사회주의란 무엇인가? 두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특정한 사회 질서에 관한 상이며 구상이자 학설이란 것과 특정한 사회질서를 향한 운동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상태로 파악되든, 운동으로 파악되든, 운동으로 파악되든, 그  안에 이상주의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사회주의는 저편의 한 부분이다. 사회주의는 되어야만 하는 어떤 것이나 되어야만 하는 어떤 것을 향한 운동 가운데 있는 것이다.(30쪽)

2. 사회주의를 '협동적 상태를 향한 운동'으로 규정했고 이런 의미로 사용할 것이다.(31쪽)

3. 사회주의는 과학적 인식의 기초 위에 서 있고, 이러한 과학적 인식이 방향을 부여하는 요소임을 인정하지만, 배타적으로 과학이 되어야 하고 특정 시기에 과학으로서 완성되어야 한다는 요구를 사회주의가 강조하거나 인정한다고 보는 관념을 배제하는 사유를 말한다. 이에 적합한 명칭은 '비판적 사회주의'이다.(47쪽)

3.1  프루동 "우리 함께 사회적 삶의 법칙, 이 법칙이 관철되는 형태와 방식, 우리에게 이 법칙을 발견하게 해주는 방법을 탐구하자. 그러나 우리가 모든 선험적 독단의 체계를 분쇄하고 난 후에는, 이제 우리 편에서 민중에게 독단론을 전파하는 것을 가능한 한 경계해야 한다. 문제가 결코 다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자. 그리고 우리가 마지막 논의를 모두 끝낸 후라할지라도, 필요하다면, 능변과 아이러니를 가지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46쪽)

 4. 그리하여 나는 내 설명이, 사회주의를 아직 알지 못하는 사람들, 또 편견을 가지고 사회주의를 대했던 사람들을 사회주의 진영으로 넘어오게 하지는 못했을지라도, 적어도 설득시켰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나는 사회주의가 위대한 문화적 운동이기를, 끊임없이 지속되는 운동이기를, 그 운동이 거대한 정당으로 결집되고 노동자들 사이에서 사회적 계몽을 확산시키고, 국민 경제의 필요에 대한 이해를 일깨우고, 사회가 사회주의적 진보의 도정에서 더욱 전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파악해야만 하는 수단의 성질에 대한 이해를 일깨움으로써 전체를 위한 최선의 것을 낳도록 영향을 미치는 그런 운동이기를 희망한다.(1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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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자의 창의성 -천재의 신화를 넘어

  <천재들은 IQ가 높다. 타고났다. 창의성이란? 창의성은 천재들만 가지는 특성이다.  IQ가 높으면 창의성이 높은가? IQ가 창의성을 측정할 수 있는 적절한 잣대인가? 영감에 의해 작품을 만든다. 천재와 정신병은 긍정적 관계가 있다.>

 -  창의적인 업적을 내기 위해 기초 마스터 시간이 10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인슈타인도, 피카소도 비슷한 훈련과정을 거쳤다.

- 반 고흐가 정신병을 앓을 때, 뉴턴도 정신질환을 앓을 때 아무런 업적을 남기지 못했다.  창의의 과정은 건강하고, 의식적이며, 동기로 가득찬 과정이다.

- 창의적인 예술과 과학을 만드는 데는 동기, 10년이 넘는 오랜 기간동안의 훈련, 추진력, 정신적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터먼은 IQ 140이 넘는 사람 1,500명을 20년이 넘게 관찰하였는데, 단 한 사람도 '창의적인 사람'이 되지 못하였다. 반도체를 발명해 노벨 물리학상을 탄 윌리암 쇼클리가 소년이었을 때 IQ 140이 넘지 못하여 이 그룹에 끼질 못하였다.

- 그런데도 IQ 120이 넘는 사람들에게 대부분의 창의적인 사람이 발견된다고 한다.  IQ가 주어진 문제를 푸는 능력에 중점이 둔다면 창의성은 새로운 문제를 만들고 찾아내서 이를 해결해내는 능력에 가깝다는 것이다.

- 창의적인 사람들은 중요한 문제를 감지하는데 민감하며, 많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데 막힘이 없고,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는 유연함을 가지고 있으며, 적절하지만 새로운 답을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이다.(발산적 사고<옆길사고>, 조합적 사고<떨어져 있는 요소들 사이에 새로운 연관을 맺는 능력>)

- 2000명이 넘는 창의적인 사람들을 인터뷰한 정신과의사 로턴버그는, 창의적인 사람들은 분야에 관계없이 공통적인 요소를 발견하였는데 두개 이상의 대립쌍을 동시에 고려하고 이를 궁극적으로 통합된 존재로 발전시키는 것이다.(야누스적)

- 모차르트, 다윈, 뉴튼, 에디슨, 아르키메데스: '아하!'를 외치기 전 10여년 이상의 유비와 노력의 잠복기가 있었다.

- 우리(한국)의 문제: 창의성을 순수한 개인의 속성 - 영재성, 천재성으로만 간주한다.(어릴 적 타고나서 평생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발전한다. 영역을 왔다갔다한다.) 문화가 '정상' '위계' '획일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창의적인 사람에 대한 사회적 보상이 부족하다.(과학, 엔지니어, 인문사회과학자, 예술가 문학등 <변호사,의사,한의사,벤처사업가의 사회적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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