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많이 쌓인다. 연두와 초록사이, 나무와 나무들 바람결 무늬들 새순과 새순들 사이 눈길을 떼어내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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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똑같다고 한다. 선거꾼들은 다 그렇다. 탈정치는 자본주의의 이면이다.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면 다 타자다. 이해타산이 관련될 때만 잠깐 소비자로 열정을 들먹이며 접속한다. 이해가 떠나면 다 남이다. 이해에 실뿌리를 내리며 진화해온 것이 이 땅에 한푼을 더 생각하는 이들의 공통점이다. 이해에 밝다. 하지만 진보는 이해에 밝지 않다. 진보는 마치 이해를 블랙박스처럼 생각한다. 그래서 늘 뒷북이다. 그래서 깊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몸의 대안은 늘 엉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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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잃어버렸다. 일터 약속에 따로 챙겨간 것이 화근이다. 호프집에서 일어나면서 둔 것 같아 전화를 주니 따로 챙겨주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재구입을 고민하던차였다. 며칠뒤 일터 한켠에 그 책이 버티고 서있다. 반갑기도 한데 챙긴 이가 확실하지 않다.  모임과 집안행사가 겹쳐 빈 몇꼭지를 보지 못해 책에 대한 여운이 있던 차, 십여일이 지나서 모임의 말미에 시간이 난다. 어느 이는 책을 보면 외롭다고 하지만, 어느 이는 외로워서 책을 본다고 하지만, 이렇게 책안에서 외로움이 찔끔거리며 나오면 난감하다. 그래서 외로움을 뒤돌아본다. 절망의 그늘에 드린 희망, 그리고 알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난감함들. 그리고 그 결들을 건드려보지만 아무도 움찔거리지 않아, 또 다시 울먹거리며 다시 들여다봐야하는 곤혹스러움들.

처음뵙는 분이 말한다.복지라는 정책의 선명함, 이렇게 하면되지 않겠느냐구 말이다. 민주주의를 발라내는 것이 아니라 한몸으로 드리워야하며, 머리에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과 선입견을 고려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다른 이들이 보태는데, 날선 입장과 해야할 일정이 선명하기만 하지 일상이 들어있지 않다. 활동가는 바쁘고 조직은 얇디얇고 단단해 이런저런 고민을 스며들게하는 쿠션이 없다. 그래서 새로운 일을 도모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고민에 멈춰서기도 급급하다. 어김없이 선거는 다가왔고 또 한탕을 건지려는 이들의 말은 내일 세상이 바뀔 듯 선동적이다. 나에게는 외려 그런 말보다 [진보가 양보해야한다]라는 것에 더 솔깃하다. 오히려 정규직의 일자리는 별반없다. 들어가기가 이렇게 힘들다라는 것이 실업을 산술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정책보다 더 가슴을 기울이게 된다.

곧 생각을 고쳐 진보가 양보해야 한다는 순간,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팔, 다리를 채가고 분열시킬 데마고그가 더 현실적이라는 판단이 선다. 하지만 대학강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교협의 어떤 이들이라도 교수의 월급을 줄여 그 비용으로 등록금과 강사처우개선에 쓴다고 하자. 또 전교조교사가 기간제 교사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월급을 이렇게 줄일테니 이렇게 해달라고 하자. 노조가 정규직의 월급을 이렇게 줄일테니 이렇게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해달라고 하자. 내가 비록 돌을 맞더라도 행여 그렇게 조금씩 달라져 이 정규직은 더 안달하고 비정규직은 더 황폐하고, 삶의 호흡마저 곤란해져가는 이땅의 현실을 바꾸는 거름이 될 수 있다면 말이다. 


행여 행여, 진보가 조금이라도 믿을 구석이 있다라는 신뢰의 싹이 돋아날 수 있다면, 사회적 타협의 여지는 만들 수 있을까? 아니면 그 전에 진보의 악다구니 속에 입에 재갈을 먼저 물리게 될까?

정책도 믿고, 열정도 믿는다. 하지만 정책만을 믿지 않고 열정만도 믿지 않는다. 그래서 갑자기 출몰하는 부류를 경계한다. 복지라는 놈과 친해지려 정치의 외연을 차려입으며 앞으로 몇년을 갑론을박하겠지만, 자꾸 그 틈에 민주주의든, 삶의 결을 집어넣으려하지 않는 이는 계속 패배만을 되풀이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삶의 척박함을 핑계로 피폐해지는 현대차노조의 이기심중독증들. 여기저기 곰팡내나는 현실을 깨뜨리는 일은 역시 운동의 몫인 것 같다.  너무도 너가 간절하다. 너없이는 아무것도 도모할 수 없다. 생각도 고민도, 일보도 이보도, 양심선언도, 고기를 줄이는 일도, 자식키우는 일도 너의 일거수일투족 살림살이 하나하나, 네마음 하나하나 모두 절실하다. 머리 속으로만 다르게 사는 것이 아니라 정말 다르게 살 수 있는 것인지 타산해보고 싶다. 단 한발이라도 내일 명이 다하더라도 생각의 한걸음, 삶의 한걸음을 다르게 딛고 싶다.
 

뱀발.  

1. 정치철학 5강 뒤풀이를 조금 가로챈다. 오버에 대한 책임은 제 몫이다. 표현은 거칠지만 진심은 아니다. 좋은 이들을 보면 늘 설렌다. 미숙함은 더 매만지고 싶다. 역으로도 마찬가지다. 매만져달라. 그렇게 빚지고 살자. 

2. 저자의 결들을 뒤척여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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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금 +]

일터 일로 이동중 여기저기 눈길을 멈추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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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다녀오다. 꽃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거리의 공백도 없이 피고지는 꽃들이 한결같다. 진달래꽃들이 유난스럽게 짙고 붉다. 여기저기 산줄기와 산등성를 가리지 않고 수줍음을 경쟁하듯 피어있다.

몸은 모임으로 붉고 지쳐있다. 돌아오는 길 궁금증을 참지 못해 일터부근 인적 드문 벚꽃길을 들렀더니 오르막끝이다. 마지막이 아쉬워 가벼운 차림으로 봄마실을 나선다. 목련한잎, 산벚꽃을 따서 매만져 날린다.  중간중간 학교길은 상춘객으로 들떠있고 옷차림새도 여름으로 향한다.

팝콘처럼 펑펑 터진 꽃들은 매화부터 철쭉까지 한모둠이다. 이렇게 봄은 얇은 막처럼 얇다. 한주 반짝하다 비누거품처럼 터지면 여름이다. 세상의 경계가 이렇게 얇으면 좋으련만 온난의 위험이 겹쳐 불안하기만 하다. 7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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