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요일 밤, [나가수]를 보며 든 저녁과 후식, 그리고 막걸리 몇잔에 기우뚱한다. 소화 겸 생각줄기들이 덧보태어지길 바라며  마실을 나선다. 가로등에 여린 목련잎들은 겹쳐 진초록 그림자를 만들고, 느티나무는 벌써 잎새가 무장무장해 숲터널을 만들어 놓았다. 철쭉과 붉은 단풍은 가로등에 저리 붉다. 숲사이로 갈증나듯 달빛은 설핏설핏 스며들고, 별 밝은 곳에선 구름이 달빛을 껌벅인다. 이제는 짙은 꽃들만 남고, 짙은 향의 꽃들만 도열할 듯한데 산책길 바람이 알맞다. 6k 60' 

 

 

2.  

두권의 시집이 낯설다.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시편들 뭔가 이어지기에는 비릿하여 요점을 잡을 수 없다. 이리저리 둘러본 뒤에야  일관성들을 따라나선다. 시대의 불콰함은 선을 넘어서고 혼란스럽다. 언어도 시도 다 쓸모없는 듯한데 이렇게 새로운 말들을 토해낸다. 생경하다. 아직 두렵다. 서사를 만드는 시라고 이름붙여도 될까?  살아내는 이들의 함성과 그들을 불러내는 아주 나지막한 목소리...들꽃처럼 허리를 숙여 가까이 들어봐야 들리는 마 ㄹ...

 

 

  youtu.be/ZGPiY1yHGwI
 3.

[세속의 철학자][자본주의][자본론]을 겹치게 보고 있다. 경제학을 철학의 한 범주로 넣고, 그 앞에 세속을 입혀버렸다. 그만 호흡이 가빠지고 드레스입은 우아한 철학들에만 눈길을 보냈던 것인지 짧은 카운터 펀치를 맞은 듯 멍하다. 다가서는 책보기가 정치철학자들을 애타게 찾는 듯했는데 어느순간 0, 00에서 멈추어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않고 있음을 깨닫는다. 세속에 머물지 못한다는 느낌이 몸을 감싸고 있던 것일까?  그렇게 우아한 철학의 목을 스멀스멀 감으며 책이 껌뻑거리며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세속의 철학]에서 멈칫거리고 있다.

그러다가 제임스 밀의 아들 존 스튜어트 밀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우아한 경이로움에 감탄하는데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대뜸 이렇게 말한다.  공리주의가 그렇게 나누고 있는 자유, 평등, 소유는 이익에만 파묻혀있는 얼마나 허접한 것이냐고 말이다.  

[자본론 강독 +]

 


그리고 강단에서 강의한 내용들로 출시한다는 데이비드 하비의 [자본론 강독]?이 눈에 끌린다.
 

 

 



4.

공화주의에 대한 논의를 담은 책이다. 김상봉 ...의중이 읽혀지는데, 아쉬운 것은 나/너 서로주체성이란 개념이 알속만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선입견이 든다..씨알 사상의 계승자로서 말이다.  [정치철학 관련도서]와 겸하면 어떨까 싶다. 좀더 세밀해지고 예민해져 뭉뚱그린 생각들을 더 반듯하게 펼 수 있으면 하는 느낌이 든다.


5.

낯섬과 공감의 교집합을 평가의 잣대로 삼자고 한다. 낯섬만 가지고는 너무 포스트 모던해서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아먹을 수 없다. 거기에 공감을 넣어 아이디어에 생동감을 넣는 것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한다. 진보가 마음에 걸린다면 한번 좌판을 펼쳐놓고 싶은 생각이 든다.  통찰 역시 생각하는 길로 가다보면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면 속는 셈치고 한번 그 길을 따라가고 싶다.  과제를 나누어서 볼 줄 알고, 거기에 대한 대위를 해서 생각과 아이디어를 고르고, 다음은 낯섬과 공감의 잣대로 불을 지펴 애드벌룬을 띄우는 것이라면 한번 쯤 속아보자. 대중성과 전문성을 넘어서는 일이 거기에 있다면 말이다. 숙고를 함께 길게 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라면, 애써 한땀 한땀 가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서로 채워주거나 이어주거나 하면서 아이디어가 중동나지 않도록 보듬는 일이 우리 일인 듯 싶다.
 

 

6. 

어버이날, 당직 겹친 일정으로 모임이 순탄치 않다. 연기될 듯한 소식을 듣고 준비한 책 [타타르로 가는길]로 마음을 돌린다. 아톨로니아(태양이 뜨는 동쪽), 소아시아의 터어키, 시리아, 그루지야를 구글로 공간을 옮겨가며 읽는다. 한나라의 정치와 경제는 역사와 문화에 붙어있다. 꼼지락거리지만 정치란 것이 얼마나 여러 들숨과 날숨을 제대로 들이쉴 수 있는지에 대해 여러갈래의 느낌이 든다.  그리고 먼땅의 일이라 무지로 범벅하고 있는 지금의 나에 대해 민망하다는 느낌도 교차한다. 

 

뱀발. 몸도 마음도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버거워한다. 이틀 산책삼아 몸마실이 그나마 기운을 보태고, 짬을 내어 읽은 책마실이 그나마 중동난 생각쉼표를 이어준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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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꽃이 담겨있는 과수원 울타리에 탱자꽃이 가시에 톡톡 터지듯 가늘고 얇게 피다. 맺힌 꽃들이 소담스럽다.

  

2. 초등학교에 핀 작약이 바람결에 흔들리자 치마폭이다. 어린아이가 물끄러미 잡고 있는 엄마의 치마결이다.

  

3. 녀석을 바짝 다가서서 훔치는데 왼쪽 꼬리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 넘실거리는 놈의 춤장단을 눈으로 따라가다보니 영락없는 그 녀석이다. 녀석은 아마 지금쯤 철쭉꽃속을 정신없이 넘나들던가 다른 님을 만나 오붓한 끝봄을 맞고 있겠다 싶다.

[사진 조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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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봄날
신형건

엄마, 깨진 무릎에 생긴
피딱지 좀 보세요.
까맣고 단단한 것이 꼭
잘 여문 씨앗 같아요.
한번 만져 보세요.
그속에서 뭐가 꿈틀거리는지
자꾸 근질근질해요.
새 움이 트려나 봐요.

2. 

꽃밭
윤석중

아기가 꽃밭에서
넘어졌습니다.
정강이에 정강이에
새빨간 피.
아기는 으아 울었습니다.
한참 울다 자세히 보니
그건 그건 피가 아니고
새빨간 새빨간 꽃잎이었습니다.

3. 

비오는 날
임석재

조록조록 조록조록 비가 내리네
나가 놀까 말까 하늘만 보네.

쪼록쪼록 쪼록쪼록 비가 막 오네.
창수네 집 갈래도 갈 수가 없네.

주룩주룩 주룩주룩 비가 더 오네.
찾아오는 친구가 하나도 없네.

쭈룩쭈룩 쭈룩쭈룩 비가 오는데
누나 옆에 앉아서 공부나 하자.
 



4. 

스핑클 Spinkre  = special problem/intend/knowledge reorganization

통찰이란 표면아래의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다.- 스핑클은 수많은 정보 중에서 '과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창조적 통찰모형이다. 스핑클은 '과제 발견 --> 해결책 탐색 --> 낯섬과 공감 평가'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과제의 발견은 다신 '결핍, 모순,스큐드(고정된패턴)' 세가지의 발견으로 구분되고, 해결책 탐색은 '반대,수정,결합,대체,보완,분리,제거'의 일곱가지 탐색으로 체계화됩니다.

 

 

 5. 

자본론 화폐, 자본의 일반적 속성 등 제1장  2편 강독

 

뱀발.   

1. 여수 다녀오는 길 심심하여 동시집 한권 건네들고 보다. 꽃도 여린잎도 모두 혁명이다. 저녁 오랜만에 ㄱㅈ ㄷㅅㄱ을 들러 시집 한권과 두권의 책을 골라 보다.  생각의 힘을 기르기 위해 과제의 발견과 평가단계를 두는 것이 독특하다. 과제를 세세히 결을 살피고 아이디어를 낯섬과 공감의 교집합으로 다시 냉정히 살펴보는 것이다. 세상에 이런일이 아닌 것이 어디있겠는가만은 심리학에서 규정하듯이 사람들은 체계적사고보다 단순한사고의 야생습관이 있다. 그것이 재규정되는 이상 돌아가는 판단과 행동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2. 화폐와 자본이 생기는 장을 읽는다. 맑스의 날카로움과 수고로움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한편 뼈대만 보려했던 지난 아둔함이 고개숙여진다. 해설서의 유혹을 간신히 뿌리치다. 

3. 여수까지 완주-순천구간 고속국도가 생겨 무척이나 빠르다. 산중턱에 걸쳐진 고속도로에서 보는 산들은 여린연두와 짙은초록이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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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조팝꽃이 흐드러진 강변에 봄인데도 너무 조용한 걸 보니 문득 벌소리가 없다. 드문드문 나비의 날개짓만 보태며 향기가 은은하다. 고즈넉한 오후 그대들생각이 나 문자를 보낸다. "꽃나무 곁엔 벌이 없고/진보 곁엔 사람이 없고/ 사람들 사이엔 관계가 없어// 꽃향기맡으며 벌을 그리고/사람들 사이에서 님을 그리고/님들 사이에서 벗을 그리워하네"   

#1 한겨레 21 말미 k의 글이 불쑥 다가선다. 쾌락은 무지다. 좋아하는데 이유가 없다. 더 알려고 하지 않는다. 끝은 박지성으로 끝난다. 그에 대해 축구선수로 아는 정보는 별반 없다. 그런데도 그를 좋아한다. 쾌락은 무지에 연한다는 사실을 일상으로 가져와 하루를 품었다. 그리고 다음날 그 글을 좀더 느린 속도로 읽었다. 애인과 상품. 무지가 쾌락을 더한다는 사실은, 거꾸로 우리는 쾌락만을 탐한다는 사실이며, 그 이면에 붙어있는 것들을 알려고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탐하기만 할뿐 좋아하는 뿌리에 붙어 있는 것을 안다는 것은 과연 쾌락을 감할까? 더할까? (하루실험을 해본다. 임의 실뿌리에 붙어있는 행간을 살핀다. 쾌락은 감하지만 애틋함은 자란다.) 자본주의의 이면으로 침투한다는 것은 어쩌면 더 큰 쾌락으로 향하는지도 모른다. 애인같은 것들과 소비하는 것들말고 어쩌면 앎이 쾌락을 감하며 고통일지 몰라도, 알면서 그 뿌리들이 서로 달라붙어 한통속이라는 것이 연결되는 순간, 자본주의의 화장은 속속 지워질지 모른다. 그리고 자본주의란 세상의 전부하고 살아가는 순진한 이들이 쇼윈도우 밖에서 서성거리는 것이 속속들이 보일지 모른다. 0)

#2. 만약 그것이 아마추어와 전문가의 가교가 몸의 흔적과 수고로움으로 이어진 것처럼 몸의 인이 배겨서야 넘어서는 것이라면 알려고 하고 감당해야 하는 문제다. 1) 

2.1 이책에서 고흐의 작업을 이야기한다. 그림이란 것이 영감이 아니라 오히려 몸의 작업이란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3. 대학의 기억을 떠올리는 벗에게(단조의 톤으로 반복해서...) 그 삶을 관여해본다. 대학의 그 짧은 관계를 자꾸 우려내는 것은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선배라는 이는 여기저기 그 기억과 상관없이 주변에 있는 것이며, 그런 진지함이나 삶의 선배들의 말을 여기저기에서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벗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이다. 이땅에 수많은 이들이 찰라의 대학기억으로만 죽을때까지 사는 이들이 천지라고 벌건 인두를 들었다. 삶에 관여한다는 것이 위험천만하기는 하지만 달라진다는 것을 감수해야하고 있다면 이런 충고도 좀더 전문가로 가까이 갈 수 있는 몸의 채찍이다. 2)

#4. [나무]가 많은 이들이 있는 자리에서 노래를 해야한다고 한다. 2-3%부족한 것을 매울 길이 그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3) - 뇌과학에서 한 코멘트를 실험해봤다. 어릴적 징크스나 트라우마될뻔한 사실들을 반추해내어 그것이 갖는 장점을 두가지정도 되뇌이는 것이다. 그렇게 반복해서 되뇌이면 신기하게도 구석기때 감각을 가지고 있는 뇌는 그 징크스를 유쾌함으로 돌려놓는다. -

#5. 내가 쓰거나 좋아하는 단어를 대화를 나누는 사이 조금씩 모아봤다.-마음,생각,숙성,품다, 온도, 농도, 자란다, 만들기, 가슴,손,발,몸,모임,겹침,머리,삶,체념,죽음,민주주의,과정-어쩌면 손가락 발가락으로 셀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여기에 보태어 명사를 많이 쓰기에 말들이 어렵다고 한다. 글도 그러하다고 한다. 의식적으로 부사를 좋아한다고 했다. 명사와 동사를 점령하는 부사가 좋다고 말이다. 와락, 지랄, 젠장...헌데 잘 안쓴다. 몸은 여기에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여전히 명사의 벽을 넘지 못하는 내가 있기에 어렵다. 그 선이 2-3%의 고지인지는 모르겠다. 님들에게 그리말했는데 빌미삼아 푸념을 해봤다. 몇단어밖에 안되는 말을 즐겨쓴다고 그 단어만 가슴으로 가져가면 좀더 이해하기는 수월할 것이라고 간간이 술잔 사이사이 흡입의 흔적이 보이면 맘을 날려본다.
4)

#5.1 사람마다 쓰는 말들이나 단어들을 보면 그 사람을 느낄 수 있다. 해야한다와 돈에 밝은 사람들이나 경쟁의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에겐 타인이나 남이 많다. 어린아이처럼 마음의 경계가 넓은 이들은 사물을 명확하게 분간하지 않는다.명사가 난무하고 명사의 결이 유난히 많으면 머리가 묵직해 보인다. 사람들이 잘 쓰는 단어를 보면 그 사람의 냄새가 느껴진다. 내가내가가 아니라 너가 앞서 있고 너-나 사이에 있는 것들은 기계나 상품이 아니라 서로 보듬고 자라게 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그 사이를 보듬고 저기 너-나-너-의 뿌리가 차겁게 식지 않도록 온기를 높여 같이 느낄 수 있는 사이가 되는 것이 속맘이라는 것. 차겁고 싸늘하기만 말과 단어가 몸에서 툭툭 떨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이 나라는 것. 욕망이 삐쭉 삐죽 비치는 것을 표시는 하지 않지만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 욕심이 외려 시간에 걸려 그대를 다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지만 그들은 속정과 속말에 관심이 없다.

#6. 지름길에 대한 고찰 .- 모임에 지름길이 있는 줄 알았다. 회원들에게 발신 신호를 잘 보내면 다가설 줄 알았다. 그런데 늘 왕도는 없다. 대행이라는 것도 대신이라는 말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늦게나마 가슴이 알아챈다. 회원을 간절히 이리오라고 손짓하는 것이 아니라 회원의 맘속의 터에 들어가 생각도 고민도 겹쳐, 자리를 마련해주는 일이 외려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미련한 머리가 마음을 비울 쯤 들어선다. 그런면에서 사기꾼들이 선수이며, 다단계업자가 전문가다. 이쪽은 늘 아마추어다. 그 강을 건너지 못한다. 우리가 가진 무기는 사기꾼과 다단계업자와 달리 시간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또렷해지는 무기가 있다. 마음을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겹침을 거래해야 한다. 네가 좋아하는 이들과 모임에 양다리를 걸치는 것이다.

 

0) 한겨레21 노탱큐 김영민-박지성과 무지로의 욕망 1) 110422 클래식을 듣다 강연과 뒤풀이 2) 110426 장샘과 넷. 3) 110423 나무밴드-삼순이밴드공연뒤풀이 4) 110427 성*,진배샘과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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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간질 녀석의 잎이 나올때부터 알아봤다. 빼곡히 들어선 꽃잎은 서로 겹칠듯겹치지 않으며 모둠이다. 연노랑을 살짝 데쳐둔 듯 조팝나무 앞에 서면 배시시 웃음을 참을 수 없다.  

-[사진 조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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