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무실에 돌아오니 창가에 몇몇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잎을 미리 떨구거나 잔가지를 미리 말라뜨려 버렸다.
뿌리를 내리던 고무나무잎은 더 이상 키울 수가 없다.
창밖의 풍경은 벌써 화사하게 바뀌어 버렸다. 휴가자들은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으려 내고, 이렇게 일주일은 숨가쁘다.
배가 불편해서인지 여러차례 꿈을 꾸었다. 예상할 수 있는 꿈들....연신 쫓기고 달리고, 가방을 메고 뛰고 정신이 없었다.
꿈꾸는 것이 이리 고통일 줄이야. 아무 것도 먹지 못할 때는 먹는 꿈을 그리 꾸어댔는데 말이다.

2.

 

 

 

 

 

 

사진의 맛, 우종철, 이상
좋은 사진, 진동선, 북스코프
사진가의 눈, 마이클 프리맨, 비즈앤비즈
1000개의 모델 포즈, 엘리어트 시겔, MGHBooks

3.

 

 

 

 

 

 

 

 

 

 

 

 


 

베르그송 읽기, 한상우, 세창사상가산책
처음읽는 베르그송, 바르텔르미 마돌, 동녘
사유와 운동, 베르그손, 문예출판사
웃음/창조적 진화/도덕과 종교의 두원천, 동서문화사
물질과 기억-반복과 차이의 운동, 김재희, 살림
베르그손의 잠재적 무의식, 김재희, 그린비
베르그손, 생성으로 생명을 사유하기, 황수영, 갈무리


볕뉘

0. 간간이 인체 드로잉 겸, 구도를 볼 겸해서 인근 도서관에서 사진 관련 도서를 빌려두었다.

1. 베르그송에 대한 겹쳐읽기와 중복사유를 위해 여러 권을 번갈아 읽으려고 한다. 요약 정리도 잘 된 책들이 많다. 흥미롭다.

2. 에곤실레의 인체 드로잉과 그림들을 핀으로 모으고 있다. 독특함이 다시 마음을 끈다. 인체드로잉들은 모사를 해보고 있다.

3. 이렇게 휴가를 채우고 있는 빈공간에 슬쩍 생각들을 집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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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1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1 1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매력


어디에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은 아니고 잡히지도 않는데 분명있다. 그렇다고 같은 높이에서 반짝이는 것도 아니다. 각각 자리잡고 있는 것 같은데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물살같다.

무엇인가 열심히
무언가 묵묵히
말투 속 깍듯함
문턱없는 무거리감
높지만 억세지 않은 말맵시들.

그(녀)들이 무언가에 빠져 자신을 잃어버릴 때 반짝거리다 사라졌다 샘솟았다 흘러갔다

2. 쓸데


쓸개를 뗐다. 나이도 들어 간과 들러붙어 잘 떨어지지 않아 용을 쓰셨다한다. 의사선생 절반의 말이 뻥이거나 만일을 준비하는 말인 걸 안다. 하지만 귀엽기도 하다. 신혼의 맛을 전하듯 나쁜 말과 나쁜 점만 먼저 말해 하나하나 지워가는 일이 그닥 나쁘지 않다. 쓸개가 쓸데가 없단다. 딸과 쓸모까지 덧붙이니 쓸쓸하다. 그래도 오십줄을 용쓴 쓸개의 영혼이 아쉬워졌다. 밤새 그자리가 찌릿찌릿 꿈쩍꿈적했다. 마지막 이별을 고한게다. 쓸데를 남기고 가버렸다.

볕뉘

0. 급체 뒤 이것저것 여기저기를 확인해보다 결국 택시를 불러 응급실로 찾아갔다.

1. 그래도 회복속도가 빨라 세 나절은 일찍 퇴원을 했다.

2. 입원기간 중에 몇 권의 책을 보고 감사인사를 했다.

3. 다신 속 여기저기를 헤짚는 수면내시경들과 전신마취는 못할 듯하다.

4. 몸에 충격이 커서 부는 바람에도 흔들거린다. 잘 챙겨야겠다.

5. 문지 500선은 필사노트가 있어 따라해보다. 좋다. 12편의 시도 시집도ㆍㆍㆍ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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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07-31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깜짝 놀라서 다시 읽었습니다.
그동안 입원 전 부터 고생이 많으셨을텐데...
그럼 앞으로 식사하실때 주의하실게 많으시겠네요. 일단 기름기 많은 건 못드시는건가요? 에효, 이런...
바람에도 흔들거리시면 안되시죠! 점점 더 굳건해지실거예요. 인간실격 같은 책 읽지 마세요 지금은 ㅠㅠ

여울 2017-07-31 20:41   좋아요 1 | URL
회복 잘 하고 있답니다. 걱정마셔요^^ 다자이 오사무에 흔들릴 때는 많이 지난 것 같군요. 감사해요

AgalmA 2017-08-03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하세요. 여울님...
이제 다자이 오사무에 흔들리지 않게 된 걸 문득 알게 되었을 때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여름이 오듯 그렇게 되지 않게 된다는 것이....

여울 2017-08-03 14:50   좋아요 0 | URL
네 고마워요. 다른 시대를 타고난게죠ㆍㆍㆍㆍ
 

지구의 공전궤도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중력파감지장치는 원래 깊은 우주를 관측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었다. 우주의 전역에 퍼져있는 암흑물질의 분포를 좀 더 자세하게 완성하고 이를 통해 우주의 기원을 연구하기 위해 설치된 중력파감지장치가 뜻밖의 소식을 전해왔다...70

저 사람은 어떤 시간을 가지고 있을까? 저 사람도 창밖의 길 위에 서있는 나를 보고 내 시간을 상상해 보았을 거야. 그러면 내 시간은 그의 것이 되고 그의 것은 내 시간이 되는 것 같아. 나는 부자가 된 거 같아. 그의 ㅅㅣ간까지 가지고 있으니까. 당신도 부자야. 내 ㅅㅣ간을 가지고 있으니까. 어서 와. 가난해질 시간이야. 상상하지 말고 서로의 시간을 포개놓게. 106

시공간이 찢어지는데 우리의 정보가 그 찢어진 공간을 넘어 그대로 존재할 수 있다? 전등을 껐다 켜는 일처럼 다시 뒤섞어 처음의 상태로 돌아간다는 논리인가요? 135

중력의 강도나 속도에 따라서 시간의 속도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시간의 방향을 돌릴 수는 없습니다. 시간은 그저 한쪽으로 가는 거죠. 시간에 관한 한 선택의 여지가 없이 한 방향만이 강제되어있다는 겁니다....블랙홀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서는 순간, 공간은 한 방향으로 강제됩니다. 오로지 블랙홀의 중심방향으로만 완벽하게 제한된다는 거죠. 그런데 이때 시간은 ㅈㅏ유롭게 풀려날 수도 있다는 이론입니다. 137

저 블랙홀, 우리 우주에서는 만들어질 수 없는 거야. 그렇다면 다른 우주에서 왔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다른우주?/양자적 거품의 세계에서 시공간의 거품은 수시로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 대부분은 아주 짧은 ㅅㅣ간 안에 사라지지만 어떤 ㄱㅓ품은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빠르게 팽창한다. 이 중에 장구한 세월을 품은 것도 있다. ㅇㅣ것이 우주이다. ㅇㅓ떤 우주는 빛으로 ㄱㅏ득 ㅊㅏ있고 또 ㅇㅓ떤 우주는 물질이 공간을 휘어잡고 있으며 시간을 ㄱㅏ진 우주도, ㅅㅣ간이 없는 우주도 있을 것이다. 원자만큼 작은 것에서 경계가 없는 무한히 큰 것도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ㄷㅏ중우주이다. 151-152

서로 얽히지 않던 두 우주에 부분적으로 시공간의 결맞음 현상이 생긴 거라고 봐. 전혀 상호작용하지 않던 두 우주의 결이 부분적으로 얽힌 거지. 이것은 별이 수축해서 생긴 블랙홀이나 같은 우주 안에서 먼 공간을 이어주는 웜홀이나 이런 것과는 차원이 다른 거야. 전혀 ㄷㅏ른 두 우주에 갑자기 서로를 인식하는 ㄷㅏ리가 생긴 거라고. ......그래서 ㅇㅔ너지 홀은 한동안 에너지를 방출했던 것이고, ㅈㅣ금 에너지를 빨아들이고 있는 것은 어떤 평형을 맞추고 있는 것 같아. 뭔가를 뱉었으니까 다시 빨아들이고 있는 거지. 그리고 에너지 평형이 맞춰지면 구멍은 ㅅㅏ라질 거야. 154

볕뉘

0. 지난 잠이 안오는 밤에 읽다가, 어제 캔맥을 마시며 마저 읽다.

1. 수많은 별들중에 생명체가 있는 별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계산을 해본다. 수백억분의 일, 이....별은 수백억보다 많으므로 지구같은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는 산술을 해낸다. 우주가 그저 공간인 셈이다. 독일의 젊은 철학자는 과학을 하는 사람들이 환원적이 사고를 하고 있으며, 우주를 보는 시각도 그렇게 물리적?인 사고에 머물러 있음을 누누이 말한다. 철학의 기본이 되어있지 않다고 말이다.

2. 김병호작가는 시인이다. 과속방지턱을 베고 눕다. 공산당선언의 첫문구를 떠오르게 하는 시집, 시간과 공간을 주무르고 결합하는 시와 과학인문학이란 책을 내놓았다. 놀랍게도 이번에는 이런 결들을 아우르는 과학소설SF을 내놓았다. 그가 물리학과 출신이고 학생들에게 초청강연도 받는 사람이라면, 그 근거가 결코 헛튼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물리학의 엄밀함을 바탕으로 그 어려운 작업을 해낸 것으로 여겨진다.

3. 소설에 빠지면서 많은 과학서적들이 생각났다. 평행우주, 토성맨션, 중력파 등등 스쳐지나가는 이론물리학과 그 바탕으로 다룬 SF 당신들의 이야기까지.....

4. 죽음과 블랙홀, 시간 그리고 공간....그의 발상은 시적이며 기존 우주관을 뒤엎는 상상력이 무척 발랄하게 버무려져 있다. 어쩌면 우주는 물리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너머 시간과 시공간, 그리고 에너지가 서로 뒤섞여 이루는 생태의 관념으로 이루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5. 뜬금없이 그의 작업을 바탕으로 이론물리학들을 되짚어보고싶다는 욕구가 이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듯싶다. 그의 건투를 빈다.

6. 책을 낸 스토리밥은 대전의 작가 6인이 만든 협동조합으로 알고 있다. 그들의 말처럼 이익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남기는 법을 새기는 출판사가 되길 바란다. 폴픽은 시와 시간과 시공간과 마음의 결들이 고스란히 겹쳐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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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뛰어난 시인이 되기를 원하는 자는 자기 고향의 말을 잊어버리고 말들의 최초의 불행 상태로 되돌아가야만 한다. 63 조이스의 율리시스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를 염두에 ㄷㅜ었듯 피네간 경야는 비암바티스타 비코의 신과학을 생각의 지침으로 삼고 있다.(가령 시간 또는 역사적 사건들의 원환적 흐름에 대한 비코의 생각같은 것....베케트는 피네간의 경야를 옹호하는 그의 글 단테...브루노, 비코....조이스를 통해 비코의 신과학이 수립한 철학 체계와 그것이 조이스에게 끼친 영향 관계를 요약한다....63 주

맹세컨대 죽기 전에 반드시 J.J로부터 벗어날 것입니다. 예, 그럴 것입니다....이 시기 ㄴㅐ내 그는 자기의 말들의, 자기 말이라는 질료의 불행을 찾아서, 혹은 불가능한 언어, 박탈당한 자의 언어라는 자신만의 언어를 찾아서 더블린에서 파리로, 또 런던에서 함부르크로 떠돌아 ㄷㅏ닌다....그리고 전과 전혀 ㄷㅏ른 목소리, ㅁㅏ침내 찾은 자신만의 목소리가 낯선 언어, 자기 자신에게 낯설어지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는 언어 속에서 들려오도록 ㅎㅏ리라.....자기 조국에 ㄷㅐ해, 자신의 언어에 대해, 요컨대 자기 어머니에 대해 배신자가 되는 것. 저것, ㅈㅓ 차갑고 푸른 눈 때문에, 그 치명적인 불투명성 때문에 죽고 싶지 않다면, 그 사랑의 과잉에 치어 죽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마땅히 배반자가 되어야 한다. 64-65

자코메티: 재와 먼지, 그리고 여기저기 널린 하얀 돌이나 흰 종이처럼 제거를 통해서 작업이 진행되는 것들에 대한 취향도 같다.....자코메티가 그 상실의 형태를 석고 덩어리 속에서 찾고 있을 때 베케트는 같은 것을 말 속에서 찾고 있었다. 68-69

공허의 가장자리에서 스스로를 세워 유지하려는 사유의 집요성을 묘사하는 바로 그 일을, [와트]보다 더 잘해내기란 어렵다. 75

베를린에 있는 브레히트 기록 보관소에는 그가 잔뜩 메모를 달아놓은 조그만 [고도를 기다리며]가 한권있다.....에스트라공은 “프롤레타리아”fㅗ, 블라디미르는 “지식인”으로, 러키는 “당나귀 아니면 경찰관”으로, 포조는 신분상 지주인 “폰 포조”로 바귀었고, 대형 스크린에서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영상들이 이 “고도를 기다리기”의 바탕 화면을 이룰 예정이었다. 97

“내 식으로 정의해보면 만남이란 감정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 그 감정이 얼마나 강력하든 간에 -, 그리고 몸이 아는 모든 것을 – 그에 관한 지식이 어떤 것이든 간에 - 넘어선다.” 103

볕뉘

전기를 이렇게 우아하게도 쓰는구나. 베케트의 시선으로 다시 조이스, 자코메티, 보르헤스....책 속의 비코까지 다시 만난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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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경험의 위기: 삶의 의미와 무게는 외연적인 것, 즉 양이 아니라 내면적인 것, 즉 내면에서 느껴지는 체험의 강도에 좌우된다. 87

각성한 인간: 한계가 무엇인지를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데 있다. 삶에 가로놓인 많은 제약, 결핍과 부족, 누추함 등등/각성한 인간은 이 모든 것을 그대로 직시합니다. 그리고 “받아들입니다” 모든 게 그럴 수밖에 없고, 그런 대로 견디어내야 하니까요.89/많은 엄겨한 자기 규율의 훈련과 체념만이 이러한 태도를 가능하게 합니다. 그것은 용기이지만 그 특성상 과감함보다는 단호함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91

물러남의 위기: 거꾸로 끝 역시 처음 시작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첫 부분의 선율이 이후의 곡 진행 전체를 만들어내듯이, 긑 부분 역시 곡 전체의 형태를 미리 결정하는 것입니다. 하나의 삶은 결코 여러 부분들을 조각조각 이어 붙인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삶이란 하나의 전체이며,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전체로서의 삶은 삶의 모든 ㅅㅣ기마다 항상 현전하는 것입니다. 94/ㄱㅣ대가 시간을 확장한다면, 답을 안다는 것은 ㅅㅣ간을 수축시킵니다. 늘 무언가가 끝나고 있다는 느낌이 점점 더 강해집니다. 96/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감정의 ㅊㅏ원에서까지 사건을 깊이 느끼지는 못한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늙어가는 인간은 당장 일어난 일들을 점점 ㄷㅓ 잘 잊어버립니다. 반면 과거의 일은 더 중요해집니다. 97/ 우리 ㅅㅣ대에 ㄴㅏ타난 ㄱㅏ장 수상쩍은 현상 가운데 ㅎㅏ나는 가치 있는 삶을 단순히 젊음과 동일시하는 경향입니다. 이와 달리 늙는다는 사실에 완전히 투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노인은 삶 전체를 방기해버리고 자기에게 아직 남아 있는 것에만 집착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노년의 물질주의라는 부정적 양상이 나타납니다. 직접 손에 거머쥘 수 있는 것만이 삶의 전부가 되는 겁니다. 99

지혜로운 인간: 삶의 끝도 역시 삶입니다. 끝나가는 과정에서 이전에는 결코 실현될 수 없었던 가치들이 실현됩니다. 101/요즘 ㅅㅏ람들은 노년의 본질적인 의미를 거의 잊어버린 듯합니다. 그래서 늙어간다는 것은 그저 막연하게 삶의 연장 정도로밖에 이해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막연한 생각 속에서는 ㅊㅓㅇ춘기의 삶의 형상이 규범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노년이란 ㅇㅣ렇게 규범으로 여겨진 삶에 ㄷㅐ한 제약과 결핍으로 ㅇㅕ겨질 뿐입니다....이런 생각에 따르면 노인은 값이 떨어진 청년에 ㅈㅣ나지 않습니다. 106

노쇠한 인간: 기력이 없는 노쇠한 인간은 세상이 자신을 위협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자기 존재와 소유를 주장하는 것으로 이러한 위협에 맞서려고 합니다. 자신의 재산과 권리, 습관, 견해, 판단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것이죠. 고령의 노인 특유의 옹고집이 나타납니다. 정말 치사하고 터무니없다 싶을 정도로 온갖 일에 고집을 부리며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는 지성과 감정이 더 이상 예전처럼 유연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이유를 설명하고 필요성을 역설해도 납득시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121

의미 자체가 퇴색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완숙의 시기에 발생하기 쉬운 피로감과 관련되어 있는 현상이지요. 그러한 피로감은 주어진 과제와 임무가 어떤 새로움과 긴장감도 주지 못하고 그저 의무와 부담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을 때, 또는 한 사람이 너무나 많은 일, 너무나 많은 책임을 떠안은 채 ㄱㅖ속 버텨야 할 때, 또는 오래전부터 지속되어오던 인간관계에서 신선함은 완전히 사라져버리고 오직 충실한 성격만이 그 관계의 버팀목이 될 때 발생합니다. 160

볕뉘

0. ˝삶의 각 시기는 다음 시기를 위한 준비 과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제각각의 목적과 충만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1. 중년, 노년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그 관심의 하나로 손이 간 책이다. 어느 한 시기가 저울의 균형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전체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귀를 기울일만 한 것 같다. 시간 한올 한올이 전체 음악을 변주하고 있다는 개념은 일상을 충만하게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연하다고 할 수 있겠다 싶다.

2. 어제 한 후배가 운명을 달리했다. 학교 잔디밭에서 하던 세미나 장면이 떠올랐다. 서울스런 말투, 서울 스런 표정들.....안타깝고 안타깝다. 또 다른 후배와 삶과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그 전날 나누기도 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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