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시란 감정의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세계가 숨기고 있는 모든 가치로운 존재와 현상을 감지하는 인식의 표현이다. 그런 까닭으로 시에는 푸념이나 혼잣소리가 끼어들 틈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그런 감정의 세계이다.
시란 "감정의 해방이 아니고 감정으로부터의 탈출"이라는 엘리어트의 말을 이런 점에서도 귀담아둘 필요가 있다. - P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년의 독서 - 오직 읽기로만 열리는 세계
미사고 요시아키 지음, 하진수 옮김 / 시프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점 직원인 일본인의 얘기다. 알러지로 인해 방문한 피부과 대기실에서 펼쳐 들고 읽을지 말지를 정하던 읽기로 했다.

 

너무 많은 책에 대한 소개가 나오며 실제로 일부는 일본 서적이다 보니 찾아보기 쉽지 않아, 책들을 독서목록에 넣는 일은 포기했지만, 그가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말들은 어딘가 맞닿는 지점이 있었다. 이렇게 콘텐츠가 난무하는 시대에도 굳이 책을 읽으려 하는가, 대해 역시 그래서인가 하는 기분으로 보고 있다.

 

드라마나 유튜브 콘텐츠는 전해주기 어려운 무언가, 문장을 읽어내려가며 발견하게 되는 , 아주 오래된 문장일지라도 새로운 문장일 있는 이유 같은 생각이 미쳤다. 영화나 드라마는 확실이 기술력이 들어가다보니 거기 눈이 쏠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빛을 발하고 만다. 하지만 책은 그렇지 않다. 계속 남는다. 인간 언어라는 가장 신기한 일로 만들어진 세계.

 

나는 언어가 주술의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주술이 빛을 발하는 장소, .

 

매일 편지를 쓰는 기분으로 산다면 이란 생각으로 얘기하자면,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는 기분, 그리고 얘기 듣기 좋아하는 나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좋다.

 

책만이 전해주는 상냥함, 인자함, 인내심이 결국 만들어내고 마는 어떤 세계

 

속에 나오는 도서 '잠수종과 나비' 예전에 희수랑 극장에서 봤었다. 그때 영화를 보고 울고 감동을 받았는데, 감동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책으로 다시 볼까 생각했다.

 

살고자 하는 의지 같은 생기게 된다.

 

 

마지막까지 읽고 보니

, 상상력, 일하기, 자본주의, 요리, 명상, 죽음 등을 주제로 책들을 꼬리에 꼬리에 물듯 엮어놓았다. 주제들이 책을 통해 밝혀지는데, 책이 인생의 등불과 같다는 면에서 주제를 밝히는 책들을 통해 주제가 지금까지 있어온 역사, 안의 생각들이 재밌다.

그래서 끝까지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우스터리츠 을유세계문학전집 19
W. G. 제발트 지음, 안미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자가 있다. 어딘가 두서 없는, 하염없이 자기가 것과 환상을 열거하는 남자의 이름은 아우스터리츠다. 소설 제목은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차용한 셈이다. 그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그의 머릿속과 시각을 좇다 싶이 하며 진행된다. 어떤 문장은 장을 넘어서기도 한다. 사람의 생각이란 그렇기도 하므로...

정류장 마니아인 남자가 인생을 그렇게 살게 이유를 좇는 소설이라 수도 있다. 나치 독재 시절 체코에서 무렵 영국으로 건너와 칼뱅파 목사의 집에서 자랐으나 집안은 황폐했다. 기숙사 학교로 입학했으며 다른 아이들에게는 끔찍했을 있는 그곳에서 명의 선생과 친구로 인해 조금 빛이 들기도 하나 영영 누구와도 가까워지지 않는다. 그의 유년이 인생을 지배했다고 있다.

 

현학적인 소설이다. 나치 독재로 인해 황폐해진 삶을 살게 남자의 이야기라고 요약할 있으나, 소설이 진행되며 아우스터리츠라는 인물이 그런 내면을 갖게 되었는가가 밝혀진다.

 

이런 형식을 취했는가는 해설까지 읽으니 이해가 됐다. 사람의 기억과 생각을 쫓아가는 , 그렇게 해서 밝히고 싶었던 인간의 역사, 나치로 인해 망가진 사람들, 공통의 기억일 있는. 그렇다고 앞으로 다시 작가의 책을 읽고 싶지는 않았다. 예전에는 영화나 영상이 담지 못하는 문학만의 자리 같은 것을 꿈꾸기도 하였으나 이런 형식은 내게는 힘들다. 너무 답답하다. 남자의 내면도 답답하고 형식도 답답하고 게다가 작가가 교수였다는 것은 더욱 흥미를 잃게 만들었다.

하염없이 이어지는 문장에 문단 나눔도 극히 드물며 아우스터리츠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형식으로 아우스터리츠는 말했다가 대부분인.


유머 없음이

이제

힘들다.

물론 유머 없는 인생도 있지만,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강명 작가의 '한국이 싫어서' 좋았다. 친구집 놀러갔다가 앉은 자리에서 읽었다. '호모 도미난스'인가도 읽었는데 그건 그냥 그랬다. 뒤로 장강명 작가의 책은 읽지 않았다. 뭔가 SF스럽던 '호모 도미난스'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어디엔가 메모를 해놨을 수도 있을 텐데, 굳이 찾아보지는 않았다.

그때보다 훨씬 글빨이 좋아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필립 K. 딕도 떠올랐다. 그러나 결국 내가 이걸 읽고 있는 거지 싶어졌다. 자기도취적인 글쓰기에 가깝다는 느낌이었다. 자기과시적인 느낌도 났다. 인공감미료를 섞은 필립 K. 딕이라는 느낌은 뭘까. 뭔가가 없다. 뭐냐면, 애정이다. 자기가 만들어놓은 인물에 대한 애정, 그것이 없어서인가 보다.

온갖 기술을 상상해내 이야기와 결합한다. 그게 과해지니 이걸 읽어야하는 거지 싶었다. 작가의 말에서 무언가 해명하려 같긴 했는데 기술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정도의 해명인 같은데, 앞쪽 소설은 그나마 조금 수긍이 가지만, 뒤쪽 소설은, 과하고 그래서 신선하지 않았다.

장정일 작가의 , 소설가는 관념을 창조할 알아야 한다는 말이 종종 떠오르는데, 소설집은 관념의 자기복제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결이 나랑 맞나 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풀베개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3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주도에 출장 갔다온 날이 기억났다. 서귀포에 있는 호텔이었는데, 그때 혼자 밤에 편의점에 갔다 오면서 대단히 외로웠었다. 그런데도 좋았다.

그때가 생각났다. 혼자서 컨퍼런스인가 갔다가 걸어서 식당 가고 호텔까지는 택시를 탔던가. 그리고 혼자 음악 틀어놓고 책을 봤었다. 내용은 그저 그랬다.

책이라면 나았을 텐데, 싶었다.

화가인 '' 온천이 있는 어느 시골 도시에서 잠시 머무는 동안 어여쁜 아가씨에 대해 듣게 되고, 그녀를 그림 속에 그려넣는다면 생각한다. 그녀가 이혼한 남편과 짓는 표정 속에 깃든 애련을 보며 표정이라고 생각한다.

'' 말들, 세계를 그림이라고 바라보면 느끼게 되는, 발자국 떨어지는 느낌에 대한 말들이 좋다. 시나 그림에서만 가능한 것들, 관조하는 세계는 아름답다. 그러나 살아가려면 안에 참여해야 한다. 순간 생겨나는 속됨, 그것을 견디는 세상사를 건너는 방법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