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둘의 사이는 사랑이야, 간호사는 생각했다. 그러다 끝내 다소 실망하긴 했지만, 저들 중 아무도 로맨틱하게 얽힌 사람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 P19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든 풋내기 예술가들에겐 취향이 제 능력치를 앞서는 시점이 있다. 이 시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것저것 만들어보는 것이다. - P116

이치고치럼 백만 번 죽고, 낮 동안 육체가 어떤 손상을 입더라도 다음날 일어나면 말짱해지고 싶었다. 생채기 하나 없는 내일이 끝없이 이어지는 생애, 각종 실수와 살아온 날의 흉터로부터 자유로운 이치고의 삶을 원했다. - P19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답을 알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적절한 질문을 충분히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P62

세이디는 도브에게 의지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도브를 만나기 전 MIT에서 보낸 1년 반은 미치도록 외로웠다. 진정한 친구를 하나도 사귀지 못했다. 친구가 하나도 없다가 도브라는 친구를 갖게 된 건 강렬한 경험이었다. 도브는 세이디의 삶 구석구석을 비추는 찬란하고 따사로운 빛 같았다. 스위치가 켜지고 불이 들어온 느낌이었다. 같이 게임 이야기를 하기에 그보다 더 나은 사람은 없었다. 머릿속 아이디어를 보여주기에 그보다 더 나은 사람이 없었다. 그렇다. 세이디는 도브를 사랑했다. 하지만 좋아하기도 했다. 도브 곁에 있을 때의 자기자신이 좋았다. - P65

"항상 명심하렴, 우리 세이다. 인생은 아주 길어, 짧지만 않으면." 세이디는 그 말이 동어반복이라는 걸 알았지만, 어떻게 보면 그 말은 진실이었다. - P7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가, 나중에 가면 그 얘기가 나올 테고, 그럼 그 친구 마음이 상할 수도 있어. 그 친구가 네 의도를 진정한 우정이 아니라 자선이었다고 생각하게 되면."
"둘 다면 안 되나?" 세이디가 말했다.
"우정은 우정이고 자선은 자선이지." 프리다가 말했다. "할머니가 어릴 때 독일에 살았던 거 너도 잘 알지, 얘기 많이 들었을 테니 또 하진 않으마. 하지만 분명히 말해두는데, 너에게 자선을베푸는 사람은 절대 네 친구가 될 수 없어. 친구한테 적선을 받는다는 건 불가능하거든."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세이디가 말했다.
프리다는 세이디의 손을 쓰다듬었다. "우리 세이디. 인생은 피할 수 없는 윤리적 타협으로 점철되어 있지. 우리는 쉽게 타협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야 해." - P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의 두뇌가 실로 훌륭하게 코딩됐다는 증거는 ‘아 어쩌라고‘의 뜻으로 ‘죄송합니다‘를 발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샘은 생각했다.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 또는 미치광이 또는 날건달로 설정된 경우가 아닌 바에야 소설과 영화와 게임 속 등장인물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의 총체이며, 사람들은 캐릭터의 대사와 행동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본래 정직하고 예의바른 보통 사람들은 이것을 말하면서 저것을 뜻하거나 느끼거나 행동까지 가능케 하는 이 필수불가결한 프로그래밍 없이는 단 하루도 버티기 힘들다. - P15

시간여행이 이런 거로군. 누군가를 쳐다보는데 현재의 그 사람과 과거의 그 사람이 동시에 보인다. 그리고 그런 시간이동 모드는 유의미한 시간을 알고 지낸 사람들 사이에서만 작동된다. - P21

"다른 사람하고 같이 노는 것은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 그것은 속마음을 열고, 나를 드러내고, 그 때문에 다치더라도 감내하겠다는 뜻이다. 개로 치면 배를 드러내고 누워 꼬리를 흔드는 셈이다ㅡ네가 나를 해코지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을 거라는 걸 난 알아. 그리고 이 개는 주둥이를 들이대고 내 손을 마구 핥지만 절대 물어뜯지는 않는다. 같이 노는 것은 신뢰와 사랑을 필요로 한다.
"게임보다 더 사적이고 내밀한 행위는 없습니다, 섹스도 그만 못하죠." - P4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