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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2
박훈정 감독, 신시아 외 출연 / 인조인간 / 2023년 11월
평점 :

박훈정 감독이 심플하고 보이쉬한 여성을 꽤 좋아한다는 게 확정되었음. 누님 취향이라기보단 소녀 느낌인데, 이 캐릭터를 마녀에 이어 아주 잘 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쪽으로만 나가도 꽤 돈 벌 수 있을 듯하다. 사실 이 분위기만으로도 스토리의 개연성 없이 밀고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는 인과응보라던가 수미상관, 스토리의 친절성을 유달리 고집하는 편인데, 다른 나라에서는 그런 거 안 따지는 곳 많음.
신사장 프로젝트라는 드라마에 왜 이렇게 남자들만 많냐는 이야기가 있다. 어쩔수가없다에서는 손예진이 쓸데없이 오래 나온다고들 한다. 생각해보면 서울이 예전보다 점점 각박해지고(내 생각엔 그랬다.) 살기 힘들어지는 만큼 서브컬처에서도 여자들이 버틸 수 없는 세계관이 펼쳐지는 것 같다. 그래서 박훈정 감독은 소녀에게 쌍둥이 남자 인격을 덮어씌워놓았다. 소녀가 비정한 세상에서 살아나갈 수 있도록. 그녀의 살기가 어쩐지 안쓰럽기도 하고 묘하게 친근감이 들기도 하는 이유일까.
비가 오는 타이밍에 보기 딱 좋은 것 같다. 변명하자면 정말 오늘 강릉가서 등산하려고 했는데 비가 오는 걸 어쩌겠누.. 강릉은 내가 가려고 하면 비가 내리는 것 같다. 기우제를 지내는 것보다는 내가 자주 가야 하는 게 아닐까 ㅋㅋ 아무튼 비올 때 보기 딱 좋은 드라마였다. 배우평을 하자면, 차승원의 능글맞은 연기 참 좋더라. 삼시세끼에 나올 것 같은 말투로 사람들을 죽인다. 그의 매력을 잘 파악한 작품으로 보인다. 어쩔수가없다도 차승원 나온다고 해서 보려고 한다. 오래오래 이런 역할 하면서 사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