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와 암살자의 동거 2 - S코믹스 S코믹스
햄버거 지음, 정백송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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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인상과 달리 의외로 분위기가 무거운 내용이다. 주요 내용은 이렇다. 탈주 닌자인 사토코는 물건을 잎으로 처리할 수 있으나, 그 외의 능력은 없다. 그녀는 우연히 암살 능력이 뛰어나고 잔혹한 코노하와 같이 만나서 직업 파트너로서 살게 된다. 의외로 암살자이면 깔끔한 시체 처리, 즉 청소가 중요한가 보다. 코노하는 마음을 쉽게 열지 않으나, 직업 파트너에 꽤 의미를 강하게 두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사토코도 폐쇄적인 닌자 세계에서 살았기에 그다지 사교적인 사람은 아니다. 그 와중에 마린이라는 암살자와 사토코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로봇이 난입한다. 로봇을 사토코로 착각한 코노하는 그녀와 같이 살게 되고, 로봇의 사교적인 모습에 점점 매료되어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비밀까지 털어놓는다. 다정한 모습에 질투가 난 코노하는 로봇을 잎으로 변하게 한다. 마린의 이야기로는 10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한 로봇이었기 때문에 새로 만들지는 못한다고 한다. 정들었던 로봇이 사라지자 코노하는 상당히 침울해진다.

미래 세상에서 제법 있을 법한 얘기라 보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챗지피티에게 인간 관계와 정서를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챗지피티도 결국 사물이고, 사물도 언젠가는 변한다. 사람이 죽는 것처럼, 프로그램이 업데이트되어 내가 정서적으로 의존했던 그 프로그램은 사라질 수도 있고. 팬텀 트리거에서 '내가 타깃으로 한 사람을 제거하면, 누군가에게 소중했던 사람을 제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걸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 작품은 그것의 심화라고 생각된다. 내 말은, 이 사건으로 인해 코노하도 프로 암살자로 성장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이 정도가 로봇이 줄 수 있는 도움이라 생각한다(사토코가 로봇을 죽이는 장면까지도 타이밍이 적절했다 본다.). 그녀는 평상시 아무 감정 없이 사람을 죽여왔다. 로보코의 죽음은 캐릭터를 죽이고 효과를 내는 완벽한 예시이다. 로봇 및 사토코와 코노하의 관계는 오랜 시간 발전해왔다. 로봇이 죽은 후 코노하가 로봇이 만든 마지막 된장국을 먹는 것으로 에피소드가 끝나는데, 식탁에서 코노하 맞은편의 빈 공간과 충전 콘센트 옆의 빈 공간 장면은 아무 말 없이도 엄청난 임팩트를 주었다. 제법 치명적인 백합물이라 2기가 나올지 모르겠는데, 로봇의 그 스쳐지나감이 이후 사토코와의 인간 관계가 발전하는데서도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사토코가 좀 더 눈치가 좋아야 할텐데.

이 에피소드를 보니 생각나는 음악이 있어서 올려본다. OST말고 다른 음악이 생각나게 하는 작품은 에스카플로네 이후 오랜만이네. 30년 정도 되나. 근데 에스카플로네처럼 막 거부감가는 느낌은 아니고, 좋은 느낌으로 분위기 무거워서 좋았음.


https://youtu.be/BLFf5VY6mhE?si=bepKn_9aGtJE6I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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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될 수 있대 15
토요타 유우 지음 / 블랑코믹스(BLANC COMICS)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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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아다치가 30살이 되자, 몸이 닿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몸이 닿는 타이밍을 맞추는 것도 의외로 쉽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막연한 증오를 가지는 것까지 알게 되자 주눅든 상황이다. 그는 회사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다가, 우연히 동기 중 에이스라 불리는 쿠로사와와 밀착하게 된다. 그리고 그가 아다치를 남몰래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자 적잖이 놀란다. 쿠로사와의 얼굴은 나쁘지 않다. 한마디로 같은 성인 남자에게도 설레는 마음을 갖게 될만큼 아름답다. 아다치는 이로 인해 자신이 오랜만에 잘생긴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게 되니 막연히 기쁜 마음을 가지게 되어 설레는 건지, 아님 쿠로사와를 정말 좋아해서 설레는 건지 고민한다. 근데 이런 고민까지 하게 된다면 이미 좋아하는 게 아닌가. 요새 BL물에 비해 커플의 진행 과정이 굉장히 느리다. 오죽하면 나무위키에서도 BL물이라기보다는 코미디에 가깝다고 할 정도이다. 사실 제목부터가 부녀자들 뿐만이 아니라 연애 관계를 해본 적 없는 2030 남성들의 관심까지 끄는데 성공할 정도였다.

의외로 고양이 그림같은 세부사항에서 뛰어난 작화실력을 발휘한다. 나는 이 정도로 고양이 그림에 심혈을 기울인 애니메이션을 아직 본적이 없다. 고양이의 귀여움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는데, 움직임도 유연하다고 할까. 그리고 주인공들 사귀고나서 보니 이게 사내(회사 안)연애 이야기라 개인적으로 흥미있게 감상했다. 이성과 사내연애 해본 적은 있지만, 동성과 사내연애를 한다면 더 복잡해질 수 있겠다. 만약 연애행위를 직장 동료들에게 들킨다면? 일을 그만뒀지만 업계에서 다 소문이 난다면? 직장 왕따라거나 애인이 협박당하는 일도 있을 수 있겠다. 하여간 6화까지 참으세요.. 재밌는 부분은 그 이후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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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행복한 결혼 5
코사카 리토 지음, 츠키호 츠카오카 그림, 유유리 옮김, 아기토기 아쿠미 원작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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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좀 남의 검집 되지 맙시다. 여성분들아. 님들의 몸은 철로 되어 있지 않아요. 남성이 검처럼 날카롭다 해서 그걸 본인들이 감쌌다가는 죽어요. 흉기를 보면 도망가야 하는 겁니다;;;; 전남친 놈 저 드립쳐서 헤어졌는데 나중에 세간얘기 들어보니 헤어지길 너무 잘한듯. 남한테 찔리느니 고독사할게.

나의 행복한 결혼은 아마도 2기에서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남주가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여주를 좋아하는 이유는 카리스마 있는 어머니와의 성격상 잦은 충돌 때문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배우자를 지켜내기 위해서 남주는 본가의 도움이 필요했다(근데 주변을 보면 대부분이 그런 것 같다. 남자의 가족이 대출해서 그 돈으로 결혼한 경우 꽤 본다.). 여주 또한 새롭게 친정어머니 스미의 과거와 맞이해야 했고 말이다. 스미의 그다지 좋지 않은 기억, 아니 악몽이라고 할 수 있는 우스이 나오시와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남주는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 특히 여주 미요에게 우스이 나오시는 생판 보는 남이다. 그러나 가족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낯선 상황과 낯선 만남에 도전해야 한다. 어쩌면 그것은 이 커플을 좀 더 성숙하게 만들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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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강선녀 로우란 1
겐시스 지음, 우니테 소우지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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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코가미 아야토는 ASY의 로봇을 다루는 파일럿으로 준수한 얼굴과 진지한 성격으로 인해 회사 내에서도 꽤 인기가 있는 편이다. 부 혹은 모 명의로 되어 있는데서 일하는 자녀의 고충을 내가 헤아릴 수는 없지만.. 아무튼 냉혹한 부친 앞에서 가뜩이나 회의감이 들었던 야마토. 그러나 로우란이 등장하고 나서 무언가에 스위치가 켜진 아버지가 지구를 지킨다는 대의는 잊어버리고 무정부자들의 마을을 파괴하는 등 가차없어지자 그는 회의에 휩싸인다. 한편 로우란은 마치 태어난지 얼마 안 된 듯한 순수성을 가진 소녀로, 선골이라는 괴수만 보면 폭주하는데 무정부자 마을의 주민 타테치 테츠야가 발견하여 그의 집에서 머물며 자신을 컨트롤하는 상황이다. 테츠야는 한 때 ASY 이전에 시로모리 중 부대에 속했던 사람으로, 현재 시로모리 중은 ASY의 과학적인 힘에 맥을 못 추고 한 발짝 물러났다고 보면 된다. 시로모리 중은 자신들의 권력을 부활시키기 위해 시해선녀를 부활시키려고 하는데, 과거를 모르는 아야토 및 여동생이 이에 관계되었을 가능성이 암시된다.

앞의 스토리를 보면 상당히 꼬여있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권력을 쥐게 된 사람들이 모종의 인연으로 얽혀있으며 그 관계성을 부수기 위해서는 정직과 순수성이 필요함을 끊임없이 관철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커플링으로 볼 땐 여주가 테츠야와 아야토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것으로 보인다. 테츠야에게 상당히 정을 붙인 것처럼 보이나, 아야토가 계속 로우란과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그의 발언에 로우란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영향을 받는다. 사실 러브라인보다는 아야토X로우란의 커뮤니케이션이 번번이 끊어질 수밖에 없는 비극, 그리고 전쟁 앞에 힘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일반 시민들에게 초점을 맞춰야 하는 작품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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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 환상의 그림갈 3 -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세상사라고 납득하는 수밖에 없지만, NT Novel
주몬지 아오 지음, 이형진 옮김, 시라이 에이리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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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희미하게 이전에는 다른 세상에서 살았음을 기억하는 사람들. 그러나 돌아갈 방법이 없고, 이전에 삶을 살았던 방식은 누군가에게 강제로 지워졌다. 이 작품의 사람들에게 주어진 세상은 오로지 눈앞의 이세계뿐이다. 그러나 전투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주인공 팀은 그 중에서 그나마 능력자인 신관 마나토에게 의존하여 만만한 고블린을 사냥하고, 그로 인해 벌어들이는 푼돈으로 생활 중이다. 그러나 어느날, 돌연 신관 마나토가 사망한다. 이보다 더 슬프고 또한 공포스러운 일은 없다. 그들에게 구해진 신관은 아웃사이더에 속하는 메리뿐이다. 그녀 또한 이세계에서 벌어진 던전 팀원들의 학살로 인해 마음속에 남은 건 상처뿐이다. 주인공은 마나토에게 부탁을 받아, 앞으로 팀을 꾸려나가기 위해 팀원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추스르고 메리의 상처를 위로할 방안을 구해야 한다.

2. 장송의 프리렌이 다룬 이야기가 천로역정이라면 그림갈은 감히 예시로 쓸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롤랑 바르트의 애도 일기를 거론하고 싶다. 어머니의 죽음을 애도하는 일기를 2년간 써내린다. 이 작품은 누군가를 더 이상은 볼 수 없다는 공포를 각인시키기 위해 이세계를 활용한 듯하지만.. 고인이 살아있을 때 더 잘 할걸 하는 후회, 내가 다른 행동을 했다면 혹시 상황이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죄책감, 혹시 이런 일이 또 생기지 않을까 하는 불안은 현생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작품은 특히 그런 감정을 훌륭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애도 일기를 닮았다. 한 번 애도 일기와 같이 읽어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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