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체중 - 크고 뚱뚱한 몸을 둘러싼 사람들의 헛소리
케이트 맨 지음, 이초희 옮김 / 현암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팬데믹이 시작되고 얼마 후 한 번 더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6개월 동안 전혀 진전이 없었다. 그래서 큰 결심도 없이 먹기를 멈췄다.

(...) 2021년 1970년대 TV쇼를 리메이크한 폭스 TV의 판타지 아일랜드 첫 화에서 크리스틴이라는 아침 뉴스 앵커는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섬에 묵기 위해 상당한 돈을 낸다. 그녀의 판타지는 먹어도(먹고 먹고 또 먹어도) 살이 1그램도 찌지 않는 것이다. (...) 그리고 그녀는 전형적인 다른 여자들과 비슷하게 엄격하지만 분별 있는 식이 제한에서 벗어나나 짧고 거칠고 마법 같은 시기를 즐긴 후 결국 가벼운 식인 풍습에 빠진다.


하지만 아무리 다이어트를 해도 마이코처럼 로봇 아나운서가 나오면 자리 지키기 쉽지 않을 걸? 결국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게 다이어트의 최종과제일 수밖에 없다. 먹고 토하지 않는 이상 먹고 칼로리를 흡수하지 않는 방법이 없거든.

저자 케이트 맨은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며 이 글을 썼다고 한다. 그 다이어트는 악플에 의해 강제로 시작되었으며, 모든 다이어트가 그렇듯이 아주 고난이었다고 진술한다. 그녀는 작아지라고, 날씬해지라고 강요하는 세상에 대한 비난을 시리즈로 책에 담고 있고 이 작품은 두 번째다. 이미 미국엔 리베카 솔닛(남자들은 나를 가르치려 든다)처럼 한 번 들으면 평생 잊을 수 없는 제목을 가진 책이나, 혹은 수전 팔루디(백래시)처럼 전설적 책을 쓴 저자들이 있다. 차라리 이럴 땐 일기식으로 솔직하게 나가는 게 먹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文旅融合背景下文化遺産保護與開放利用模式創新硏討會論文集(精)
田林 / 金城出版社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유메미는 하늘에 섬이 보여서 고민 중인 10대 소녀이다. 민감한 나이인만큼 요즘에는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걸 숨기고 있으며, 오프닝에서도 하늘이 비가 올 것처럼 자꾸 구름이 몰려오니 남들처럼 하늘이 보인다고 안도할 정도이다. 그러나 그녀가 보는 세계는 사실 천상계로, 먼 미래에 새로운 에너지 악토를 발견하여 완전히 뒤바뀐 세상이라고 한다. 그 중 하나를 마도국이라 하는데, 거기선 마도왕 문토가 산다. 천상계도 사실 에너지를 다 써서 고민 중이지만, 회의는 탁상공론에 불과하고 더군다나 국가들끼리의 인종차별이 심해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문토는 대담하게도 광야로 간다. 지상계 유메미가 천상계를 구할 수 있다는 불확실한 정보를 믿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유메미는 자신이 남들과는 다른 게 보인다는 사실을 스스로 부정하기로 했기에, 대화가 쉽지 않다.

2. 문토에게 협력하는 게 망설여지는 유메미를 채찍질한 건 그녀의 친구 스즈에다. 유메미가 심상치 않은 만큼, 그녀도 정상적이진 않다. 행동과 유메미의 과거회상을 보면 옛날 '동네미친년'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그녀는 싸움꾼이라고 소문이 난 카즈야가 자살하려는 모습을 목격하고, 결사적으로 말리면서 그의 목숨을 구하고, 그는 유메미와의 결혼을 결심하게 된다. 나무위키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커플이라고 하는데, 난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자신이 밑바닥까지 갔다고 생각되는 시기에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 모든 걸 바치고 싶어질 거다. 유메미 등의 반대에 부닥치자 결혼은 일단 뒤로 미루는 제스처를 취하고, 일단 흐름이 좀 쎈편인 마을의 강을 건너기로 한다. 유메미는 이들의 행위를 보고서야 문토 및 세상을 구하기로 마음을 다잡는다. 이렇게 내용을 설명해봤지만, 직접 작품을 봐야 안다. 그 잔잔한 감동을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후 내용은 둘째치고,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학과 사회 149호 - 2025.봄 (본책 + 하이픈)
문학과사회 편집동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리 광장에서 중에서

윤은성

기억하니

우리는 음악과 지구과학을 같은 날 배우고

함께

옥상에 올랐잖아

구름 사이로 빛이 보이면 무언가 알아챈 것만 같은

기분도 들고

소나 강아지의 이마를 만지는 것 같은

부드러운

떠가는 시간을 촘촘히 알 것 같았잖아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 하면서

엎드려 울기밖에 할 수 없더라도

시간에 맞추어 책상에 앉아 이어폰을 나눠 끼었잖아

그때도 이걸 알았던 기분이야

내가 사는 도시에선 자주 광장으로 사람이 모이고 흩어져

계속 말하려고 하는데 어쩐지

여기에서 외치는 기도가 멀리까지 가닿지 못하는 기분도 들고

(......)

내 목소리가 지상에서

또 지하에서 잠시 울리고 사라져

우리가 붙들고 모이는 게

미래를 등지고 선 사람들이 몸을 되돌려보려고

보이지 않는 선으로 연결된

조용한 기도라고 하자

유리와 안개를 동시에 깨뜨리고

밖에서 안으로 집어넣는

손들을 알아채려 잠시 모였다고 하자


글 보시는 분들은 광장에서 노래부르는 게 저지되었다는 하림의 소식 들었음? 어쩌면 이번 예술인을 통제하는 상황은 어떤 대통령이 뽑히더라도 계속되리란 생각이.. 시 계열은 점점 메르헨과 비유로 접어드는 것 같아. 자유를 잃어버린 상태에서 이렇게 흘러가는 현상이 좋진 않아보여. 반박시.. 모르겠다 착잡하네. 이랑도 그렇고 내가 좋아하는 싱어송라이터는 밥먹고 살기 힘든갑다. 와중에 윤은성의 이 시는 좋았다. 최근 좋은 메세지의 시를 쓰는 게 매우 능숙한 시인을 간혹 본다. 그도 그런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은 것이 아름답다 284호
작은것이 아름답다 지음 / 작은것이 아름답다(잡지)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는 윤석열 정부가 한편으로는 원전사업, 석유채굴시공을 비롯한 성장 중심의 산업사회를 촉진하고자 했고, 다른 한편 여성, 장애인, 퀴어, 이주민과 같은 소수자를 혐오하는 것으로 지지기반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비롯한 저항(네거티브)의 상황을 반영하지만 그보다는 더 깊은 구성(포지티브)의 차원을 지닌 것은 분명하다. 내란 세력과 극우 파시즘 세력이 공포와 혐오에 바탕을 두고 배제와 차별이 난무하는 폭력과 위력의 권력정치를 전개했다면, '빛의 혁명' 참여자들은 그에 맞서면서 기쁨과 사랑의 활력이 넘치는 평화와 연대의 생명정치를 보여주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구성의 차원을 설명해 준다.



사실 저항이 격렬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여 아쉬움이 남았으나 결국 일이 터졌다고 생각하면 참 찝찝하다. 이렇게 했는데도 결국 김문수 지지율이 오른 것이다. 모여서 꺅꺅 다 해놓고 막상 자리에서 흩어져서 변질되는 사람들보면 신기하지 않은가? ㅋㅋ 난 밤새 시위했는데 아침에 그래도 국민의힘 찍을거라고 하는 인간도 본 적 있음. 인간세상 참 신기함. 아, 그렇다고 해서 절대 인간에게 관심이 있는 건 아님 ㅋ 더 시골에 가서 살고 싶음.

근데 민주당 패인 명확하긴 해서 할말이 없다. 자기네들이 아이돌 스케쥴이다 등등 덕후세계 운운했으면서 소비하는 덕후의 절반이 넘는 여자마음 잡는데 실패했다는 것. 사실 실패한 것도 아니라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광장에 줄서서 사준다고까지 했는데도 대놓고 여자에게는 안 판다고 외면해버려서 지팔지꼰해버림. 지켜보고 있다보면 당연히 지가 반장될 줄 알고 설치다가 민심 및 표뺏긴 우등생같음. 이번에 투표는 해도 너네는 안 뽑을테니 알아서 잘 김문수 이겼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4K 블루레이] 미션 임파서블 6-Movie 콜렉션 (6disc: 4K Only)
파라마운트 / 2023년 8월
평점 :
일시품절



1. 공포물과 액션물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공포 혹은 고어물은 긴장이 풀어질 것 같으면 갑자기 확 뭐가 튀어나오거나 아님 서늘한 느낌을 주면서 긴장감을 조성한다. 그러나 액션물은? 인체의 한계를 실험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기는 한데, 계속 그런 장면을 보다보면 내가 탐 크루즈처럼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겠지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영화의 긴장이 늘어지면 서서히 잠이 오기 시작한다. 브래드 피트도 이제 노인이라는 걸 느꼈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마 약간의 근손실로 인해 그냥 사람으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크다. 대신 관객들도 나이가 들어서 2시간 50분이라는 영화의 길이가 그들의 방광을 자꾸 쿡쿡 쑤시며 괴로운 느낌이 들기 시작했을 것이다 ㅋ 영화보는 데 하루를 꼬박 소비해야 하는 세상이다. 나는 오늘 휴가내고 영화보러 갔다왔다. 조조볼 거 아니면 이 영화 하나 보기 위해 그 정도는 각오해야.. 화장실 꼭 갔다와라.

2. 이동진의 평가도 맞고 사람들의 혹평도 맞다. 만일 미션임파서블 초중반의 분위기를 생각했다면 갑자기 정부의 말을 잘 듣기 시작하는 에단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세상 사람들이 전부 선한 마음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하므로 이동진은 그 점에서 고평가를 했을 거라 믿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드무비에 대한 인지도가 없다시피한데, 사실 미션임파서블에 대한 2시간 50분짜리 거대한 매드무비라 생각하면 이건 아주 좋은 영화이다. 갑자기 이전 내용들이 짜집기되어서 등장하니 한국인들로서는 당황스러웠을 거 같긴 한데, 저런 기법이 양덕 매드무비에선 10년 전부터 꽤 인기가 있다. 매드무비에 대해 모른다면 이런 대표 매드무비보고 분위기 파악하고 가자. 이렇게까지 하면서 봐야 하느냐? 액션 팬들은 이렇게까지 하면서 봐야 맞다.

ㅎㅎ 참 별 걸 갖고 다 혹평을..

https://youtu.be/kER_45sGsn0?si=8_mo_MeERdm779tl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