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보정판 (2disc) - DTS-ES
미야자키 하야오 (Hayao Miyazaki) 감독 / 대원DVD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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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들은 다 착하고 어리석어.

1. 크으 초등학생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한 색기를 방출하는 우리 초등학생은 최고야! 주인공 센 또는 치히로. 머리 묶는 포즈마저도 아름다워서 잠시 푹 빠져있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요괴들이 짜서 준 그 반짝이는 보라색 머리끈마저 아름다워 보였다. 만약 머리칼을 좀 더 길게 자라게 해서 묶었더라면 구해서 샀을만한 물건이랄까. 일단 단발머리이고 머리칼 묶는 건 정말 싫어하지만. 아무튼 그림체가 미야자키 하야오 그림체라서 그렇지 모두들 금방 이 소녀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일하는 곳이 극한직업 중 하나인 찜질방 아니 온천이라서 소녀의 가냘픈 손목과 발목이 더욱더 강조된달까. (일부러 클로즈업하는 거 같기도 하다.) 맨 처음 요괴의 소굴로 올 때 충격을 받아서 어깨를 떨며 훌쩍거리는 장면은 또 어떻고. 보일러실에서 어떻게든 일해보겠다고 석탄 하나를 들고 낑낑대는 장면에서는 그 영화를 보는 누구나 보호본능이 샘솟을 것이다. 아무튼 여기선 남자 주인공 하쿠는 솔직히 아무래도 좋았고(...) 센 또는 치히로 하나로 이 영화를 봤다고 보면 된다. 

 

 

2. 솔직히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센 또는 치히로만한 나이에 저런 일을 한 사람은 거의 없을테고 (엄마 심부름이라면 모를까.) 아마 영화를 보는 사람들 대부분은 고등학생 또는 20대 때 아르바이트하던 때를 기억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센 또는 치히로는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만든 여성 캐릭터 중 상당히 평범한(?) 여자아이이기 때문이다. 보통 지브리 스튜디오의 주제는 굉장히 교훈 위주였고, 무엇보다도 환경을 소중히하자는 메시지를 주기 때문에 그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페미니즘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려 노력했다. 그러나 여성을 무조건 강하게 만든다고 해서 다 페미니즘으로 연관되는 건 아니다. 계속 강한 여성 캐릭터가 반복해서 나오면 작품 세계 자체가 좀 식상해지는 경우도 있고. 아무래도 그런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미야자키 하야오는 평범한 초등학생 치히로를 궁지에 몰아넣었는지도 모른다.

 

 

3. 인간 세상엔 마치 주식처럼 상향 그래프도 있고 하향 그래프도 있다. 어머니 아버지는 졸지에 무직 백수 돼지가 되어버리고 (원래 남의 걸 도둑질하면 손모가지 잘릴 수 있습니다.) 집으로 갈 길도 막힌 채, 아직 인사성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치히로는 요괴들에게 면박받으며 직업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말 그대로 개고생이다.


 여기서 키포인트 하나. 혹시 인사성 밝지 못한 여직원 동료가 있다면 1초라도 시간내서 커피 하나라도 뽑아주세요. 사회에 아직 적응하지 못했거나 내성적인 성격이라 부끄러워서 그러는 경우도 있습니다.


 직장상사 하쿠는 분명 친절하게 취직하라고 권유해서 취직했더니 '날 이제부터 하쿠 님이라 불러라'라고 하면서 개무시한다. 그러면서 여자 기숙사 쳐들어가서 몰래 '다리 밑으로 나오라'라고 추근대는 건 뭔데. 돈과 지 애밖에 모르는 회장 할머님은 굳은 일만 잔뜩 시킨다. 몸이 작아서 그녀가 시킨 욕조청소를 하려면 그야말로 온 몸을 사용하여 욕조의 땟국물을 벗기는 수밖에 없다. 영화에서는 다소 코믹하게 묘사하지만 아마 기본적으로 온 몸에 멍이 들지 않았을까. 게다가 가오나시라는 호갱놈은 온천에 침입해서 자신의 것도 아닌 다른 손님이 떨군 금덩이들을 훔쳐서 '내 수청을 들라'고 유혹한다. 후... 10년도 더 전에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땐 이 놈이 도대체 왜 저러는지 몰랐는데 지금에서야 그 의미를 알게 되니 기분이 참... 더러웠다.


 어차피 결말은 유명하니 여기서 따로 거론하진 않겠다.

 

 4. 생각지 않게 더빙판을 보게 되었는데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하쿠는 개인적으로 일하는 데서 굉장히 많이 듣는 목소리라서 도저히 하쿠라고 생각될 수 없었지만 (연기력을 발휘할 기회도 별로 없긴 했다.), 센 또는 치히로는 굉장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알고보니 그 유명한 최덕희 성우라고. 헤... 성우진을 별로 신경쓰지 않는 나마저도 그 호화판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눈은 물론 귀도 호강한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영상미라던가 내용 면에서는 라퓨타보다 덜하단 느낌이 있었지만 (일단 하쿠랑 치히로 이어달라고 ㅠㅠ) 영화관에서 한 번 볼 만한 가치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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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e/stay night[UBW] 2016年 カレンダ- 壁掛け A2 (オフィス用品)
ハゴロモ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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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을 안고 익사해라.

 1. Lisa의 This Illution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1기를 끝낸 시점도 매우 적절했다. 이 장면을 목적으로 프롤로그와 엔딩을 각각 1시간 간격으로 늘린 것이라면 상당히 잘한 것이라 칭찬하고 싶다. 그리고 슬슬 영화를 보러 갈 시간이 되서 초조했지만 꾹 참고 끝까지 본 나도 정말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솔직히 11화에서 그만 끝내고 현재 쓰고 있는 소설이라던가 잡다한 일기라던가 다른 걸 쓰고 싶었다-_-;;; 랄까 린하고의 대화는 언제 끝나고 아처와의 대화는 언제 끝나는 거냐. 오글거려 죽는 줄 알았다(...)

 

 

 

 2. 그리고 린을 왜 이따구로 그렸냐는 내용의 항의가 많은데, 어차피 액션씬을 제대로 넣으려면 인물의 얼굴은 보통 갈아질 수밖에 없다. 전투씬 영상은 직접 보고 판단하시길. 토오사카 린의 팬으로서는 그래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타입문 그림체는 동글동글하고 귀엽다. 토오사카도 그럭저럭 귀엽게 나온다. 하지만 토오사카 린의 까칠한 지적 이미지를 잘 살리기 위해서 이 그림체를 택했다고 난 생각한다. 이 애니를 만든 유포터블 제작진이 이전에 만든 페이트 제로를 보면 린의 어릴적 모습은 동글동글하고 귀엽거든. 


 내가 그렇게 판단한 건 두번째 사진에서였다. 절대 나이스한 몸매를 보고 그런 말 한 게 아닐 거다. 그렇겠지?

 교복이 좋아서도 아닐거야... 하하.

 

 3. 딱 하나 우려되는 게 있다면 이 애니에서는 세이버의 비중이 상당히 없다. 괜히 호구 세이밥 별명이 붙은 건 아니지만;;; 왜 밥을 먹고 있을 때만 눈에 별이 보이는 거지. 싸울 때보다 오히려 먹방을 찍을 때가 더 돋보여. 왠지 2기에서도 상당히 오래 잡혀있느라 시로와 마주칠 확률은 적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슬슬 닥쳐오기 시작한다. (제작진이 말하길 시로 1인칭 시점으로 애니메이션을 진행시킬거라 했었다. 근데 왜 토오사카 린이 더 비중있는 거지?) 아무튼 이것까지는 거론하지 않으려 했는데... 스토리를 급하게 진행시켜 이전 극장판 UBW같은 처참한 일은 벌이지 않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이 UBW는 세이버의 비중이 밸런스를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4. 아처에 대해서 한 마디 하겠다. 전에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만화 리뷰를 썼을 땐 아처에 대해서 내가 좀 심하게 썼는지도 모른다. 내가 운영하는 그 어떤 블로그에도 아처 프로필은 없다. 하지만 그건 사실상 의견차일 뿐. 아무래도 상관없다. 사실 이 녀석에게는 애증이 있는데, 말투가 매몰차서 마음에 안 들지만 하는 행동은 착실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차를 서빙해준다고?

 아처가?

 메이드 아처? 

 보살펴주는 아처?

 지옥에 떨어지라고 친절하게 저주하고 잔소리해주는 아처? (네 이제 슬슬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워할 때 한쪽 눈을 감는 아처 키타!!!!!!!!!!!!!!!!!!!!!!!!!!!!!!!!!!!!!!!!!!!!!!!!!!!!!!!!!!!!!!!!!!!!!!!!!!!!!!!!!!!!!!!!!!!!!!!!!!!!!!!!!!!!!!!!!!!!!!!!!!!!

윙크하는 남자 다이스키.

리뷰를 마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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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배틀은 일상계 속에서 1 - Novel Engine
노조미 코타 지음, 정홍식 옮김, 029 그림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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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도 쥬라이는 네명의 미소녀들을 양 어깨에 끼고 고등학교 문예(하렘)부를 꾸려가면서 어떻게든 잘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매일같이 부실에서 나와라 흑염룡!!을 외쳐대던 중2병 안도가 갑자기 여자의 외모에 눈 떠버리고 네 명의 여자들을 다 차버려가면서 능력있고 공부 잘하는 쿠도 미레이의 뒤를 졸졸 쫓는다. 평소 사이좋게 안도를 사이좋게 나눠가지면서(...) 지내고 있던 네명의 미소녀들은 안도 쥬라이를 다시 되찾고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산 속에서 특훈을 거듭하고, 제일 먼저 하산한 소꿉친구 하토코는 벼르고 벼르던 발톱을 세운다. 안도 쥬라이에게 얀데레 속성을 보이며 다시 문예(하렘)부로 돌아오라 협박한 것이다. 이를 가만히 내버려둘 수 없었던 쿠도 미레이는 하토코에게 결투를 신청하는데...

 

 이런 줄거리일리가 있나. 이능배틀이라는 제목에 낚이지 말라. 그냥 평범한 일상물이다. 원작인 라노벨에서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겠지만, 7권까지는 별다른 큰일 없이 진행된다고 한다. 참고로 애니에서는 연애물 성격이 강했는데, 원작에서는 또 그런 포인트는 약하다고 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2. 난 이 애니를 보면서 안도 쥬라이가 어떤 인물인가에 주목했었더랬다. 속칭 고자속성이라고 하던가? 이 녀석은 개성 통통 튀는 4명의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심지어 중간엔 슬슬 여자애들 4명에게 동시에 발동이 들어오는데도) 거의 동요하지 않는다. 분명 4명 모두에게 친절한 반응을 보이는데, 사실상 그 이상의 반응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칸자키 토모요랑 잘 어울려 다니는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왠지 친구로서 논다는 느낌이 강하고... 이 때문에 여자들이 애를 끓지만, 막판에는 거의 포기하고 안도에게 맞추는 편이라고 할까.

 

 그렇다고 이 녀석이 이 여자 저 여자에게 맘도 없이 찝적거리는 나쁜 남자 스타일은 아니다. 그저 자신이 더 많이 희생하고, 더 많이 맞춰주는 편이다. 다소 공상적인 면 때문에 중학교 2학년 때 인간관계에 곤란을 겪은 듯한 암시가 나오지만, 단지 그 뿐이고 과거의 내용은 더 진행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현실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달까. 과거에 이렇고 저렇고 해서 이젠 지쳤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징징거리지 않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증진되는 훗날을 위해 지금의 인간관계에 최선을 다하고, 그러면서도 끝까지 중2병으로서의 자신을 잃지 않는 면모. 한창 벗어나긴 중이지만 아직도 과거에 약간 매여서 뒤를 많이 돌아보는 나로서는, 참으로 경탄스런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 대부분이 안도 쥬라이를 이상하게 보겠지만, 난 이런 이유로 왠지 이 녀석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었다. 

 

3. 하토코의 얀데레 속성 이야기가 나왔으니 그녀가 안도 쥬라이에게 던진 질문에 답할 겸, 시시한 개똥철학 이야기 하나를 하겠다.

 

 사람이 사람을 위한 여행을 할 때 명심할 것.

 평생 그 속을 돌아다녀도 부처님 손바닥처럼 도저히 그 넓이와 깊이를 짐작할 수 없는 사람이 있고,

 우리집 뒷마당같이 좁아서 몇 발자국만 걸어도 금방 끝나는 사람이 있고,

 마음이 너무 좁아서 발 하나도 들여놓을 수 없는 사람이 다양하게 있으니 그 사람의 그릇이 예상보다 넓거나 혹은 좁다고 겁을 먹지 말라.

 인생은 실전이라지만, 내 (풋, 그 알량한) 경험으로 볼 때 '현실'이 전부인 사람이 더 마음이 좁고 갑갑하다.

 기탄잘리라는 책을 보면, 해협에 둥둥 떠있는 배 안에 있는 사람들이 나온다.

 그들 대부분은 논리라는 카드게임에 푹 빠져서 갑판에서 한 사람씩 없어지고 복도에서 이유없는 병으로 사람들이 단체로 뒹굴어도 신경쓰지 않는다.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남은 왜 이런지 카드게임으로 탐구하며 따질 시간에 내 마음을 수련하여 공간을 넓히고 독설을 줄여라. (개인적으로 TCG 중독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정관념은 단호하게 부숴라. 인생은 내가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나에게 불행이 닥쳐온다면, 나에게 행운이 닥쳐온다면, 나에게 갑자기 이능이 주어진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움에 입이 저절로 딱 벌어지는 비일상이 앞으로도 계속 우리에게 닥쳐오겠지만.)

 

 때로는 어떤 사람을 탐험하기 위해 희생해야 할 것도 필요하다. 그것을 바치고도 절대로 후회하지 않겠는가? 그럼 과감히 내주어라. 안도 쥬라이는 자신의 두뇌, 이능, 몸, 그 모든 걸 짜내어 친구들을 지킨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무엇을 희생하겠는가?

 

 참고로 오픈마인드를 위해선 자기계발서보단 소설책이 가장 큰 도움이 된다. 이건 무라카미 하루키 씨도 잡문집에서 동의하신 바 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의 세태를 보면 말이다, 뭐랄까, 아무 책이나 잡고 좀 읽어라.

 하물며 잡학지식이라도. 있으면 지역 퀴즈대회에서라도 유리하다고. 

 

 4. 여담으로 이 음반 소장하고 싶은데, 우리 집의 CD플레이어가 최근 고장나서 구입해도 들을 방법이 없다. 노래 실력은 둘째치고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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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Garo Tv Collection 1 (가로)(한글무자막)(Blu-ray)
Section 23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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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솔직히 오프닝 작화가 너무 개성이 철철 넘쳐서 걱정했었다(...) 수채화 풍에 아무렇게나 갈겨댄 그림체. 물론 이런 그림 상당히 좋아하긴 하지만 호화판 전대물 가로의 설정에 맞을 수 있을지 상당히 걱정했었다. 무엇보다 그림을 저렇게 그려대면 액션 상당히 딸리는 거 아닐까 싶었고. 그런데 이게 왠걸? 공개된 1화를 보니 3D인지 2.5D인지의 액션이 그대로 등장한다. 게다가 이게 애니메이션이라서 좋은 점인 것 같은데, 갑주를 입고도 가로의 동작이 상당히 빨랐다. 아무래도 인간이 마계기사 가로를 연기할 땐 동작에 약간의 반동이 있었지. 상당히 매끄러운 동작을 보면 여기서 작화진들이 갈렸을 것 같다. 가르릉 거리는 소리(...)도 굉장히 멋있었고.

 

 

2. 그러나 문제가 산재해 있는 건 여전하다. 일단 감독은 대체 무슨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건지... 등장인물로 남자 서너명만 잔뜩 내세워서 마계기사 가로로 활약시킨다. 물론 여성으로 마계법사 한 명도 등장시키지만 아리따운 소년 레온(...)과 비교하면 그냥 이 분은 아줌마로 보인다. 화장 왜 그렇게 짙게 해놨어. 아무튼 여기선 여성이 별로 등장하지 않으므로, 당연히 연애 플래그도 등장하지 않는다. 있어봤자 저 위 아저씨의 이전 아내 안나랑 짝짝쿵했을 때의 씬이 잠깐 나올 뿐.


 그리고 제일 뜨악한 건 저 아저씨의 만행이다. 돈을 물쓰듯이 쓰는 건 둘째치고, 안나를 잊지 못하면서도 마음껏 유흥업소에 출입하여 거기 있는 여자들과 이런 저런 짓을 하고 다닌다. 그래서 저 아저씨의 벗은 모습이 이 애니의 30%를 차지한다. 이렇게 말하고나니 정말 현기증이 올 것 같다. 제정신인가? 남자의 그 부분을 까야 황금기사 가로의 갑주가 풀린다는 설정 다음으로 충격적이었다. 아무튼 가로 역대 사상 최대 가장 혁명적인 캐릭터일 것이다. 게다가 이 녀석, 마계기사 조로다. 여기에서 가로 팬들은 문득 떠오르는 바가 있을 것이다. 은아기사 제로. 스즈무라 레이. 세상에... 아무리 바람둥이 기질이 있다고 쳐도 그 녀석도 저렇게까지 하진 않았었는데.


 근데 은근히 저 가슴털에 눈이 꽃히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게다가 눈이 클로즈업 될 때 왠지 수염도 찰랑찰랑하게 나와;;;; 애니 하나 때문에 취향이 바뀌는 사건이 일어나버렸다. 팔근육 멋져! 여자 앞에선 애교도 잘 부려(갭모에?)! 완력도 좋...!!! 뭔가 더 이상 말하면 수습불가능한 사태가 올 것 같으니 이건 넘어가겠다. 일단 헤르만 루이스가 멋있으니 유부남 모에라거나 아저씨 모에하는 사람들은 챙겨보길 바란다.


 사실 이 아저씨 때문에 평가가 5점 만점임. (응?)

 

3. 이 녀석이 악당 멘도사이다. 전체적으로 약간 중성적인 면모가 있는데 목소리가 상당히 취향이었다.


 성격은 어쩔 수 없는 싸이코패스지만 마법기사 세계에서도 버림받고 저주 때문에 아내와 아기도 죽여야 했던 불쌍한 녀석이다. 그래서 자신에게 맞서 싸우려는 왕자를 대면하면서 이런 말을 했을 때 좀 짠했다. 목소리도 약간 간드러져서, 마음이 약해진 것 같다고 할까. 그래서 또 허무하게 마수에게 당한다. 이렇게 말하니 저 장면을 처음 봤을 때처럼 애틋해지네.


 멘도사에 대한 캡쳐는 아무 것도 없어서 매우 유감이었다;;; 나름 괜찮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내가 일단 솔선수범해서 캡쳐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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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 일반판 (2disc)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기무라 타쿠야 외 목소리 / 대원DVD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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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랑이군, 그렇지? 

소피:흠... 

마녀:최근에 한숨만 쉬고 있군 

소피:(한숨) 

마녀:누굴 좋아하는 거야?  

 

 

1. 이 새끼가 얼마나 주인공 소피를 개고생시키는 나쁜 남자인지는 구글에다가 '하울 나쁜 남자'라고 쳐도 드러남. 황야의 마녀에게 찝쩍거리다가 '아 이 여자는 그거구나, 미져리구나'라고 크게 깨닫고 도망치다가 강제로 소피를 끌어들이질 않나. 덕분에 마녀에게 저주받아 할머니가 된 소피가 자신이 만났던 그 소피라는 걸 알게 되면서도 사과 한 마디 안하고 무시까는 건 둘째치자. 염색 지워지자 울고불고하는 거에서부터 짜증이 급상승한다. 징징대는 애새끼 싫다고. 게다가 자신을 계속 불러대는 왕궁이 무섭다고 소피를 대신 내보내는 건 무슨 심보냐;;; 분명 마왕이 되가는 과정에서 소피의 고백을 개무시한 것도 오로지 소피의 꿈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다가 소피의 마법 약발이 점점 떨어지니까 자연스럽게 사귀는 이 새끼의 뻔뻔함이 너무 싫다. 근데 계속 하울을 스토킹하는 황야의 마녀는 소피한테 이렇게 말한다. "야, 하울 귀엽지 않니?" 어디가?!?!!?!?!?!!?!?!?!?!!?!?!?!??!?!!?!?!?!!?!?!?!!?!?!?!!?!?

 근데 딱 저게 내 남자 취향이다(....) 랄까 귀걸이 빛날 때 나 숨이 막혔어 ㅠㅠ 엄마....

 

 

2. 무튼 소피는 하울과 하늘에서 워킹 좀 했다고 발랑 까진 남자애 한 명과 거대하지만 거미가 득시글한 성과(하울은 정말이지 집정리 못하는 인간의 표본이었다.) 치매끼있는 할머니와 왕궁의 스파이견을 키워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처음에는 한 명이었지만 나중에는 점점 늘어난다. 어찌 보면 중세판 미녀와 야수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들지만, 소피는 (겉보기에는) 자발적으로 성에 걸어들어간다. 자신은 청소밖에 못한다고 극구 주장하지만 장을 본다거나 애랑 놀아준다거나 하는 일 굉장히 많다. 무엇보다 하이할 땐 급 하이해지고 우울해질 땐 딥다크해지는 하울을 들들 볶아서 집 분위기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준다고 할까. 말하자면 소피는 끝없는 인내력과 행동력을 과시하는 타입의 여성인데, 굉장히 본받고 싶은 스킬이다. 소피만큼이나 요리를 못하므로.

 

 

 

 

3. 아무튼 하울의 심장을 공략하는 세 여성이 등장한다. 한 명은 하울의 능력을 자신이 다스리는 국가에 꼭 사용하고 싶어하는(혹은 남종으로 삼고 싶어하는 것 같은) 하울의 스승. 또 한 명은 하울의 심장을 공략 아이템으로밖에 생각 안 하는 마녀. 그리고 가정부로 취직하여 아리까리한 말로 하울을 들쑥날쑥하게 만들지만, 한편으로 하울을 좋아하는 소피. 사실 이 세 여자 중 누구도 그 마음이 사랑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하울이 힘을 잃자 여왕이 당장 전쟁을 중단하는 걸 보면, 이 여자는 어떻게 하울이 마왕으로 각성하는지를 보고 싶어서 전쟁을 벌인 것도 같다. 비뚤어진 애정이라고 할까. 그러나 애초에 저렇게 복잡한 공략을 세우면 연애에 둔감한 남자는 이해를 못하고 떠나버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애초에 자유분방한 아나키 성격의 남자를 억지로 묶어 무릎꿇게 만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마녀는 집요하게 달라붙으니 당연히 하울이 피곤하게 느낄만도 하지. 아무튼 하울의 심장이 폭주하여 마녀는 어마 뜨거라 하고 놀라지만 꼭 잡고 놔주질 않는다. 나는 불에 타서 죽고 너는 심장터져 죽자는 기세다. 무셔... 이런 여자한테 걸렸다간 정말 인생에서 동반자살 루트로 갈 수 있으니 남성들은 주의하길 바란다. 얀데레는 현실에선 가급적 만나는 걸 지양하는 게 좋다. 결국 마녀를 위해 하울의 심장에 찬 물을 끼얹는 건 소피이다. '물을 끼얹나...?' 뭐랄까 아무리 남자가 철없어보이고 무례해보여도 난 쓸모없는 전쟁을 싫어하는 올바른 판단력과 아름다움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감수성이 있으면 괜찮다고 보는 성격이다. 아마 소피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라 본다. 다만 여자가 어떻게 남자에게 인내심을 키우도록 부추기고, 어떻게 컨트롤을 잘 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인데 말이지. 그 과제는 썸타는 기간동안 상당히 오랜 시간 고민해야 한다. 그 이야기를 하면 한도끝도 없으니 그냥 평상시의 소피를 잘 지켜보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 다만, 남자의 그냥 해본 헛소리와 허세에 너무 진지하게 굴고 상처받지 말길 바란다. 그리고 현실에선 소피처럼 대놓고 공개적으로 좋아한다고 말했다간 몸도 마음도 다 뺏기고 나락으로 처박힐 수 있으니 주의하길 바람.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올바른 판단력과 감수성이 포인트이다.


 

 

4. 그리고 할머니도 여성이다. 언제나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늙었다고 비웃지 맙시다. 소피야 워낙 황당한 상황이라 어버버거리면서 아무말 못한 듯하지만 내 앞에선 최소 조인트 까인다.(...)


 여담인데 난 여성의 저렇게 땋은 머리가 좋다. 왜 히로인들은 클라이막스에서 항상 머리카락을 자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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