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오브 카드 : 시즌1 (4disc)
데이빗 핀처 외, 케빈 스페이시 외 / 소니픽쳐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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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주인공 언더우드가 부통령이 되어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무섭다는 평이 상당히 많은데 시즌 1에만 등장하는 피터 루소의 존재가 너무 강렬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는 마리화나와 술에 절은 상태로 옆자리에 창녀를 태운 채 운전하다 언더우드에게 들켜 그에게 덜미잡힌 채 이용을 당하게 된다. 실수를 했던 와중에도 비서와 애인 관계를 맺고 있는 등 이 사람도 그닥 올바른 윤리관을 지닌 사람은 아니었지만, 여러 면에서 언더우드와는 다른 점이 많았다. 그는 애 둘을 직접 키우는 중이었던 이혼남이었고, 학창시절 친구들이 직장을 잃는 걸 지켜보기만 할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죄책감으로 심하게 마음앓이를 한다. 드라마를 보는 많은 사람들이 주인공보다는 피터 루소에게 더 공감을 했을 것이다. 그런만큼 그가 자살을 기도하며 절망 속에서 헤메이는 장면은 충격을 주는 것이다. 심지어 주인공이 이를 유도하는 장면은 잔인하기까지 했다.

 

주인공이 이런 얼굴 표정을 지을 때 시청자들은 묘한 전율감이 들어 몸을 떨 것이다 ㄷㄷ

피터 루소도 불쌍하지만 조이 등 여성 등장인물 대부분이 갈 곳 없는 사람들이라 측은함까지 느껴진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주인공의 아내인 클레어(하필이면 내 닉네임과 비슷하다.)도 이와 비슷하지만, 그녀는 독해짐으로써 이에 대처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불임인지 아이를 낳지 않기로 결심했는지도 13화가 다 지나도록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는다. 같이 드라마를 본 아버지는 주인공보다 그녀가 더 무섭다고 말했지만 글쎄.. 클레어같이 야망이 큰 사람들이 그러는 걸 으레 봐서. 어머니의 학창시절 때마저도 나이가 20살 이상 차이나는 어느 회사 임원과 사귀면서 구슬린 덕에 미국에 유학을 가는 게 가능했던 친구가 있었다고 들었다. 물론 클레어는 유복하지만, 언더우드에게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을 봤기에 그 고생길을 걷는 게 가능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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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01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시리즈 넘 ㅎ 좋아해서 저장 해놓고 보고 있습니다 미르님 10월 멋지게 ~*

갈매미르 2021-10-02 12:54   좋아요 0 | URL
2탄부터 재미없어진다고 하더니 2탄도 재밌더만요 벌써 중반 이상 보고 있습니다 ㅎㅎ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디어와 자금이 딸려서 나오고 싶어도 못 나오고 미국에서는 재미없다고 그러고 이게 문화 차이인지도 모르겠어요 한국에서는 흔하게 나오는 음모론이지 않나요 ㅇㅅㅇ
 
성공, 이젠 당신 차례입니다 - 아이디어 뱅크를 꿈꾸는 당신에게
함기덕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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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단 이건 결말을 반드시 언급하고 지나가야 하므로 스포를 안 할 수가 없다.

일단 나나 팬으로서 이런 결말은 상당히 당혹스럽다.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이 다정한 커플이긴 했지만 그건 둘째치더라도 너무 나나가 불쌍하잖냐; 쇼타에게 좋아한다는 마지막 한 마디도 못하고 말이다. 쇼타의 각성을 돋보이기 위해서인 듯한데 왜 이 놈은 나나가 죽어서야 정신을 차리나(...) 젊은 여자가 집적거리는 걸 보면서 얼마나 불안했을지 조금은 짐작한 것 같긴 한데 아니 왜 나나가 죽어서야 그걸 깨닫냐고 ㅠㅠ 범인을 어떻게 해버릴 것만 같은 긴장감이 들지만 그래도 끝까지 어떻게 하진 않는다는 점이 굉장히 쇼타다워서 그것만큼은 좋았다.

또한 과학적으로 해결하려다가 이 계획을 꾸민 사람이 사이코패스인 걸 강조하기 위해 너무 산으로 갔다. 이 드라마의 재미가 평범한 사람들의 서투른 살인행위였는데 이 인간이 너무 엽기적인 데다가 나나가 너무 고통스럽게 죽어서 그 쪽만 너무 강조되다보니 묻힌 느낌이었다. 뒤늦게 뭔가 이상한 걸 깨닫고 별자리라거나 이상한 떡밥들을 늘어놓은 듯한데 굉장히 부자연스러웠다.

장점은 맨션에 온 새로운 인물이다. AI를 만드는 4차원 계열 대학원생(예능계가 최근 대학원생에게 뭔가 시키는 걸 좋아하더라. 요새 한국처럼 힘든 모양.)인데, 의외로 홈즈같은 면이 있어 좋았다. 쇼타는 사실상 보조역할을 맡는다고 해야 할까. 하긴 1기에서도 추리는 거의 나나가 주도하는 느낌이었으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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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레이크로 가는 길 헨리 나우웬 영성 모던 클래식 4
헨리 나우웬 지음, 최종훈 옮김 / 포이에마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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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약간 너드끼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소싯적 포켓몬카드 모은 게 전부였고 미식축구 부원에게 집요한 괴롭힘을 당해왔기 때문에 그렇게 보인 것이 전부다. 이유는 캐나다에서 왔고 학교 내의 유명한 여자아이가 그에게 홀딱 빠졌다는 두 가지 이유뿐인 듯하다; 스포일러를 아끼자면 그것 때문에 인생이 전반적으로 꼬여 결국 샘마저도 잃어버린 것 같다. 내가 한국에서 왕따당하던 시절이 생각나 주인공을 보면 볼수록 영 기분이 찝찝하고 그랬다 ㅋ 한국이나 일본에서만 그런가보다 싶었는데 미국에서도 저렇게 집요하게 따라다니면서 사람을 괴롭히는 인물이 있나보다.

 

리뷰들을 보면 파리대왕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그러나 사실 파리대왕을 지은 저자는 괴짜에다가 남을 괴롭히는 사람으로 유명했다고 하는데;; 다행히도 이 작품은 최근 추세를 고려했는지 '세계가 멸망하자 망가진 아이들'을 주제로 하진 않는다. 지도해줄 어른들을 잃고 쩔쩔매는 아이들을 소재로 한다면 또 모를까. 그러나 아이들의 회상 장면을 보면 과거에 지도해준 어른들도 그닥 정신이 정상적이지는 못한 듯하다. 우리의 일그러진 영웅을 그려내는데 한몫한 터보를 보면 알 수 있다. 터보가 더 세심하긴 하지만, 거기 주인공이 어른들 없는 세계로 떨어질 때 딱 저리 될 것 같은 느낌. 고어한 장면도 많이 나오지만 파스텔풍 색채와 발랄한 음악, 그리고 세상에 대한 풍자로 그닥 잔인해보이지 않는 효과가 난다. 청춘 드라마같은 느낌까지도 물씬 풍긴다. 좀비물인데도 그닥 좀비물을 본다는 느낌이 나지 않아 아쉽기까지 하다.

주인공팀 중에서 사무라이를 좋아하는 흑인 게이(...)가 있는데 그의 영향 때문인지 일본풍 분위기가 자주 나온다. 그것도 일본 분위기를 그저 좋아하기만 하는 서양 작품들과 달리 혼모노의 냄새가 난다; 이 작품을 만든 분도 약간 오타쿠가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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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한니발 라이징
토머스 해리스 지음, 박슬라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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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은 체포되어 정신병원에 보내졌다는데, 요리하는 모습도 그렇고 아무튼 나름대로 겁나 잘 산다 ㅋㅋ 물론 자신을 체포한 사람들보다는 덜 잘 살겠지만, 한니발이 무시무시한 살인마인 걸 보면 의아할 만한 처분이다. 어느 영화에서도 정신장애인으로 판명되어 살인마의 처벌이 경감되는 내용이 나오는 걸 보면, 정신장애인에게 형이 경감되는 것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발이 미국에서도 꽤 심한 모양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정신장애인 판정 받기도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닌데 말이다.

 

왜 시즌 4가 안 나오는지 알겠다. 여러모로 망한 드라마이다. 윌에 대한 사랑이 아니고서야(...) 한니발이 분노에 차서 살인을 하는 모습은 시즌 2탄까지 시청해온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경악스러웠다. 경찰을 죽이려고 잠긴 문을 토끼처럼 걷어찰 때도 표정은 차분했는데 ㅋㅋ 무엇보다 이 드라마가 망한 가장 큰 이유는 동양에 대한 이상한 동경이다. 일본어 나카마를 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키워드로 차용하는 것도 그렇고 이상한 한자를 가게 간판으로 다는 장면도 그렇고 아무튼 동양 사람인 나로서는 굉장히 간질간질해지는 일이다. 붉은 용이 되고 싶어하는 엑스트라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용은 동양에서는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주로 상서로운 존재로 여긴다. 서양의 포식자 드래곤과는 좀 다른 캐릭터라고 할까. 붉은 용이 되고 싶어하는 살인마는 동양을 억지로 내용에 집어넣으려 노력하지만, 결국 백인들의 동양에 대한 엉뚱한 생각을 그대로 표현하게 되어 앞뒤가 맞지 않고 크리피해지는 이 드라마를 상징적으로 표현해내는 사람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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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속한 나라
크리스티안 펫졸트 감독, 줄리아 험머 외 출연 / 카누(KANU)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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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말하면 깨겠지만 풍등은 착륙 잘못하면 화재나고 환경오염됩니다 ㅡㅡ

1화부터 분량 장난 아니더라 무려 1시간 30분이다. 게다가 광고까지 합치면 어우.. 거의 저거 영화 한 편 분량 아닌가요? 비교적 시간이 짧은 녹두꽃 본 이후라서 그런가 적응하는 데 힘겨웠다. 그렇다고 질질 끄는 기색은 없지만. 아니 오히려 부족했단 느낌이랄까?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이리저리 추론해야 했다. 주인공이 향소부곡민인 것도 그렇고(누가 비정규직 청춘남이라 하던데 적절한 비유였다 생각한다.) 한국사에 대한 기본 지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고려에서 향소부곡민은 무언가 사연이 있는 사람이 사는 곳인데 초기에는 차별을 받았지만 후기로 가면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주인공도 최영 장군 빽으로 무술시험에 응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스토리는 내 취향 아님 너무 휙휙 지나가고 설명을 캐릭터들 대사로 때우려는 버릇이 있음 내가 사극에 있어선 꼰대라 그런가 신세대를 표방하려는 말투도 영 맘에 안듦 그런데 사이다긴 하다 ㅋㅋ 그거 하나는 인정.

사실 시청자들이 판타지 사극을 좋아하는 이유는 판타지 요소 때문이 아니라, 그 요소들이 역사적 흐름과 잘 결합됐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창작자들이 역사성을 훼손하지 않으려고, 혹은 되도록 전달하려고 기울인 노력은 소비자들이 반드시 느끼게 되어 있다. 그 느낌에서부터 몰입이 시작되는 게 아닌가. 백보 양보해서 아무 역사적 흐름과 상관 없는 시대물이라고 해도 사무라이 챰프루처럼 인물들이 힙합 BGM에 맞춰 춤추듯이 전투를 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던가 해야 뜰텐데, 나의 나라 어디에 그런 압도적인 장면이 있었나?

그런데 이 드라마는 상당히 주제가 계급적이고 개인적이다. 아까 비정규직 청춘남이란 비유에서도 볼 수 있듯이, '역사에 이용당하고 짓이겨지는 개인'을 다루는 것이다. 그런 개인들은 언제나 있어 왔지만, 어쨌거나 조선 건국은 한계가 있을지언정 개인의 권리와 불공정 문제가 진일보한 사건이었다. 그러니까 씹고 뜯겨지는 비운의 개인사를 여말선초 배경에 넣었으려니 추측은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야기의 배경이 굳이 여말선초가 되어서 당대의 역사적 맥락이 낙동강 오리알이 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의외로 사극에서도 진지하고 현실적인 주제는 낭만에 비해 뒤처지는 면이 있다고 할까.

사실 난 조선구마사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망하는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과도한 애국주의'를 비판할 순 있지만, 솔직히 이제 사극에서 난무하는 판타지에는 좀 지쳤다. 아까 낭만 얘기를 했지만, 로맨스 사극도 성균관 스캔들 이후론 소재가 좀 많이 진부해지지 않았나? 확실히 킹덤이 흥하긴 했지만 그건 그저 좀비물과 판타지로서였다고 생각하며 그 때조차 '동양에 대한 환상팔이'를 비판하는 사람도 없지 않았다. 그건 나의 나라에서 '여말선초 환상팔이'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에서부터 시작된 일이었고, 결국 조선구마사가 그 논란에 휘발유 끼얹어 불을 질러버렸다. 역사는 물론이고 우리나라는 조선을 정말이지 필요이상으로 사랑하는 것 같다. 고종이 일본에게 좌지우지되다 허망하게 죽은 데에 대한 아쉬움 때문인 것 같다. 결국 고종이 우유부단한 성격임에도 왕 자리는 꿰차고 싶어서 나라가 그 지경이 되었다는 사실이 다 밝혀졌는데도 그런다. 일본이 무슨 열등감 넘치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이건 그럼 열등감 아닌가?

 

이걸 소개하신 분은 캐스팅이 의외였다 했는데 장혁이 나이도 좀 먹었고 방원 초기를 맡기엔 나쁘지 않다고 난 생각했다. 의외로 장혁은 갈굼당하는 역할이 어울린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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