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괴물 - 할인행사
봉준호 감독, 송강호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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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거 너무 키스 직전같은 씬 아니냐고 ㅋㅋ 저만 그렇게 생각해요?

페이스북 친구들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보게 된 드라마이다. 솔직한 감상을 말하자면, 페미니즘으로서는 이런저런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왜 여성들이 여성들을 구하는 서사는 테레비에서 나오기 힘들까? 소설에서는 그런 내용의 신간이 나왔다고 알고 있는데 말이다. 영화에서도 미쓰백이란 작품이 유명하다. 그러나 TV에서는, 특히 드라마에서는? 이쪽에선 굉장히 마초적인 서사가 아직 우위를 차지하는 모양인데 이는 일본과 비슷한 점이 있다고 볼 수 있으며 한시바삐 고쳐야 할 부분이라 지적하고 싶다. 인물들의 얼굴을 집요하게 클로즈업하는 것도 어느 정도 내용이 진행되면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그렇게까지 웰메이드로 보이고 싶은 건지 아니면 단순히 감독이 옛날 잔느 영화가 썼던 기법에 꽂혀서 집착이 생긴 건지.. 그런데 내가 보기엔 너무 JTBC스러운 드라마였다. 특히 사람들 사진 붙여놓고 사건의 연관관계를 추론하는 건 이 채널에서는 국룰인듯;

그러나 한국에 사는 그 어떤 남자라도(주인공 2명은 제외한다는 점이 굉장히 신경쓰이지만) 한남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을 풀어서 설명하려 노력한 건 높이 평가하고 싶다. 초반에는 지루한 점이 없이 않아 있는데, 중반쯤 되면 반전이 쉴새없이 몰아치기 시작한다. 인물들이 회상하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것만 잘 쫓으면 스토리를 이해하는 게 어렵지 않다. 탐정물 굉장히 싫어하는 나도 쉽게 사건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다. BL스러울지언정(?!) 무리하게 이성간의 러브스토리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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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카드 : 시즌4 (4disc)
제임스 폴리 외 감독, 케빈 스페이시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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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우드라는 캐릭터는 사실 꼬일대로 꼬인 콤플렉스들이 악화되어 생긴 결과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동성애자의 요소가 확연하게 드러나는데도 동성애자들을 싫어함으로서 그 사실을 부인한다. 현재는 돈이 있으면서도 과거 돈 없던 시절에 매여있고 권력이 더 중하다 외치고 다닌다. 이는 레미를 굴복시킴으로서 입증된 셈이다. 그러나 후자에서는 난 부인한다. 어느 정도 돈이 있어야 권력도 누릴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지난날 겪은 수난을 생각해보면 내가 겪은 차별은 다 돈이 없어 보여서였다. 보통 사람들은 나를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한 어린 여성으로 취급했다. 그러나 우리 집에 와서 내가 어느 정도 좋은 집에서 사는 걸 볼 때부터 갈라서는 사람들이 많았다 생각된다. 어떤 인간은 지식으로 나를 새로 누르려고 했고, 또 다른 인간은 내 가족의 일 솜씨에 대해 중상모략하거나 내 취향을 비난함으로서 날 짓밟으려 했다. 나에 대해 그들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 이유는 내 집안이 생각보다 풍족해서 그에 대해 압박감을 느낀 게 아닌가, 지금은 그렇게 생각된다. 실제보다 더 적게 가진 사람으로 생각될 정도로, 난 나 자신을 상당히 낮추어 보고 있었다. 지금껏 사람들이 보고 있는 내 자신의 모습에 날 맞춰서 보고 있던 것이다. 남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가면을 쓰는데, 그 가면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권력까지 생각하고 있진 않지만, 진짜 내 모습에 맞게 내 자신의 명예를 존중해주려고 생각하는 중이다. 이 캐릭에 대해 관심이 있고, 꽤 열심히 지켜보는 중이다.

언더우드는 그런데 단점이 하나 뚜렷하게 보이는 게 지가 싫어하는 인간은 다신 안 보려고 한다. 나도 철없는 20대 때 많이 그러긴 했지만 최근 존나 이불차기하고 있는데 언더우드는 나이 몇? ㅋㅋ 근데 클레어는 그런 점에선 언더우드보다 상당한 정치적 수완이 있는 것 같더라. 요즘에 정치에 관련된 책 보는데 법을 만들어도 강력하지 않게 만들고 희석시키는 게 생존하기 위한 대통령의 전략이라 하더라. 저마다 천만가지 생각을 하는 국민들 비위를 맞추려 노력해야 하다보니 그렇게까지 가는 듯. 그런 점에선 클레어가 점점 언더우드를 넘어서는 정치적 귀재로 성장하는 게 아닌가 싶다. 요새 정치와 이데올로기, 그리고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나는 나를 정말 마아아않이 존중해주는 사람들하고만 친구하고 다닐 거다. 이제 시즌 4 이전의 레이먼드 터스크같이 지가 우위에 서고 싶어 남을 근거도 없이 비방하는 인간들은 사양이다. 아니 이젠 정말 질색이라고. 이거 정색하고 말하는 것이며 궁서체다. 그만큼 당하고 살았으면 됐지. 코로나19 덕분에 사람들과 같이 다닐 필요도 없어졌지 일과 주식 공부로 외로울 시간도 없지 뭐하러 내 노력과 시간을 날 배려해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투자해? 물론 결혼도 마찬가지이다. 그렇지만 정말 서로 만나면 죽이고 싶을 정도로 나를 싫어하는 사람과도 때론 형식적으로 친한 척 해야 한다. 그게 인간 관계이니까. 그리고 인간은 관계가 끊기면 생존할 수 없다.

나는 나를 정말 마아아않이 존중해주는 사람들하고만 친구하고 다닐 거다. 이제 시즌 4 이전의 레이먼드 터스크같이 지가 우위에 서고 싶어 남을 근거도 없이 비방하는 인간들은 사양이다. 아니 이젠 정말 질색이라고. 이거 정색하고 말하는 것이며 궁서체다. 그만큼 당하고 살았으면 됐지. 코로나19 덕분에 사람들과 같이 다닐 필요도 없어졌지 일과 주식 공부로 외로울 시간도 없지 뭐하러 내 노력과 시간을 날 배려해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투자해? 물론 결혼도 마찬가지이다. 그렇지만 정말 서로 만나면 죽이고 싶을 정도로 나를 싫어하는 사람과도 때론 형식적으로 친한 척 해야 한다. 그게 인간 관계이니까. 그리고 인간은 관계가 끊기면 생존할 수 없다.

클레어는 굉장히 비열해서 싫지만 저 수완은 인정해주고 싶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이 드라마를 보고 출근하자마자 정말 상또라이 한남을 만났다. 평소 페미인걸 숨기지 않는 나였기에, 결국 그게 불편한 한 한남 놈이 내가 회사 그만 안 두면 지가 회사 그만둘거라고 징징대는 거였다. 이거 진짜 상미친놈이다 싶어 식은땀이 흐르더라; 나이 30이 넘도록 저러고 살면 부모나 친구에게 욕 안 먹나? 아니 내가 살다살다 또 회사 동료가 '페미인 널 보면 자괴감이 드니 인사도 하지 말고 살자'라고 말하는 건 첨 들었다. 한편으로는 그런 말까지 듣는 걸 보니 내가 제대로 살고 있나보다 싶어 뿌듯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클레어를 생각하며 그녀와 비슷한 말투를 쓰고 '항상 보는 사이라 인사 없이 스쳐가면 남들이 어색하게 생각할거다'라고 달래서 결국 형식적 인사는 하자고 약속하고 넘겼다. 지킬진 모르겠지만 내가 이긴 느낌이 들고 뿌듯하더라. 여러분 드라마는 옳아요(?)

물론 나도 핵마피아는 싫지만 만일 남편이 당장 죽을 위기에 처해있고 그의 존심을 살릴 수 있는 게 핵마피아밖에 없다면 진지하게 고민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자들에게 존심은 생명과 직결되어 있는 문제라는 걸 요즘 여러 의미로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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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카드 : 시즌3 (4disc)
데이빗 핀처 외, 케빈 스페이시 외 / 소니픽쳐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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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언더우드 뿐만 아니라 각각의 인물들이 저마다의 수난을 겪는 시기. 특히 먼치킨인 줄 알았던 인물들이 고생을 많이 해서(레미가 솔직히 저렇게 닭 쫓는 개가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저렇게까지 사랑에 휘둘리는 남자였다니. 흑누님만 좋아해봤지 피부가 검은 남자를 눈여겨보게 된 건 정말 난생 처음이었다;) 뜻밖이었다. 쎈캐들이 약해지는 모습을 보다보니 아무리 시즌 4의 추진력을 위한 시리즈였다 하더라도 시청자들이 질리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고생한 인물은 더그였다고 생각한다. 일에 헌신했던 남자가 잠깐 사랑하는 여자에게 한눈 팔렸다고 저렇게 큰 대가를 치루게 될 줄 어떻게 알았겠냐 ㅠㅠ 한쪽 다리는 안 움직이지 전두엽은 반쯤 바보가 되어버렸지 세스에게 일자리 뺏겼지; 안 그래도 시즌 1과 2에서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펄펄 날라다녀서 '보좌관 저렇게 극한직업이었어?!'하고 놀라게 만든 계기가 된 인물이었는데 말이다. 결국 일이냐 사랑이냐까지 선택하게 되는 그의 힘든 여정이 난 클레어보다 더 딱해보였다. 클레어도 UN 대사 좀 넘보다가 공화당 유력후보에게 팽당하지 않나 러시아 대통령에게 강제키스를 당하지 않나 이번 시즌 내내 휘둘려서 동정표를 많이 사긴 했지만.. 내 외할아버지도 한국전쟁 때 다리를 잃으셨는데 그 일 때문에 자꾸 더그 쪽에 눈길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직업은 그냥 보좌관인데 몰골은 완전 상이용사다 ㅋㅋ 솔직히 이 때 그냥 다른 직업을 찾았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지; 언더우드에게 주기에는 그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이 시즌에서는 진짜 주인공이 아니었을까. 마지막엔 클레어와 언더우드가 서로 치고박고 싸우는 막장물이 되어서 더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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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체르노빌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요한 렌크 감독, 제어드 해리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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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왼쪽에서 두 번째 아저씨 목소리가 좋았는데 넘 순식간에 가버리심 ㅠ

현실과 다른 점이 상당히 많아서 보는 데 주의를 요한다. 1화에서 고양이랑 같이 궁핍하게 사는 관계자가 나오는데, 원자력 마피아들은 그보단 훨씬 더 잘 삽니다(...) 다만 정신적으로 압박감을 느꼈을 수는 있을 듯. 또한 원자력 발전소와 관련된 설명이 다소 부족하고, 실제와 다른 부분이 많다. 극적인 요소를 더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아무래도 러시아를 우습게 보는 미국의 시각이 반영되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소련도 바보는 아니다. 한 때는 최초로 우주비행사가 나온 적도 있는 국가란 말이다. 일례로 방사능에 노출될 때엔 드라마에서처럼 그렇게 극심한 사태가 벌어지는 경우는 드물다(그러나 고어 연출로는 상당히 훌륭했다는 걸 인정한다.). 그렇다고 몸에 피해가 없다는 건 아니지만, 발전소 폭발처럼 외관으론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기 힘들다. 즉, 누구라도 저런 상황에선 그렇게 바보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말이다. 책으로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접한 후에 이 드라마를 본다면 훨씬 다채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런 단점들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재연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HBO 드라마인만큼 고증이 잘 되었다. 체르노빌 사건 관련 영상을 섞어놓았을 땐 어떤 게 드라마 연출인지 구분이 잘 안 갈 정도였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두가 주인공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배우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 모두들 연기가 아주 발군이었다. 다들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성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사명감을 갖고 연기를 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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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카드 : 시즌2 (4disc)
데이빗 핀처 외, 케빈 스페이시 외 / 소니픽쳐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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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우드가 대통령이 된 걸로 끝난다. 반면 그의 부하인 더그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장면은 이제 정직만으로는 도저히 버티기 불가능한 영역에 그가 서 있음을 암시하는 게 아닌가 싶다. 레이첼이 벌인 짓인데, 시즌 3에서 이 떡밥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 상당히 궁금해진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전개가 루즈해지지는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나타나다가 사라져서 이름을 기억해야 하는 게 많이 혼란스럽긴 하다. 나는 게다가 얼굴을 봐도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드라마 보면서 이렇게 머리를 풀가동하는 건 처음이었다; 그러나 시즌 1의 떡밥을 푸는데에 열심이었단 점에서 나는 그럭저럭 괜찮게 보았다.

문제는 주인공의 변화였다. 경호원과의 날카로운 키스(...)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 노멀들은 잘 모르겠지만, 시즌 1에서도 노골적으로 주인공이 양성애자임을 표시하는 장면이 많았다. 본인은 정작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아내와 잠자리를 갖는 장면이 한 번도 없다는 점에선 오히려 동성애자로서의 면이 더 크지 않을까 싶었다(조이가 예외이긴 했지만 주인공이 시즌 1에서 직접 얘기했듯이 그가 그 때 성관계를 가진 건 그녀를 권력으로 눌러 언론계를 조종하기 위해서였다.). 내가 말하는 건 누군가를 편애하는 모습을 말한다. 피도 눈물도 없는 것 같았던 시즌 1의 주인공을 생각하면 굉장히 의외의 전개였다. 프레디가 곁을 떠난 것에 대한 외로움을 표현했던 것일까? 젊은 시절 아내를 강간했던 인간이 고위직 군인으로 눈앞에 나타나자 '왜 그런 인간이 고위직이냐며(적어도 니가 그런 소리를 하면 안 되지;)' 분개하는 모습은 특히 뜻밖이었다. 중국인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을 보건대 시즌 1에서 '이런 인간이 우리의 부통령일 리가 없어'라고 외치며 분개하는 미국 애국자(...)들을 의식한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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