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여우
콘 사토시 감독 / 대원DVD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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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자주 쓰는 아이디 중 하나가 로터스인데 그래서 그런가 날 보는 인간들이 천년여우 보냐 누굴 좋아하고 있냐 그러고 계속 물어본다. 이제 의문이 풀렸다.

2. 의문의 남자는 일본군에게 쫓기고 있다. 이전에 본 영화 스파이의 아내가 생각난다. 그러나 고향에 대한 강한 애착과 저 정도로 크게 쫓기는 스케일로 봐선 중국인이나 한국인일 가능성도 있다. 저 때 열쇠의 역할에 대해서 물어봤어야 했다. 너의 이름은(옛날 드라마)도 그렇고 왜 다들 신비주의를 그렇게 좋아하냐고. 신비주의 때문에 인생이 날아감.

3. 사실 뻔한 스토리다. 첫사랑이 사람의 인생 길이 정도로 길어지면 좀 극혐이다(그래서 어마금 싫어함). 여배우가 고행길 걷는 이야기는 좀 지겹다. 아마 주인공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뛰어다닐 것 같다. 그러나 노골적인 내용의 영화까지 찍었다는데도 안 나타나는 걸 보면 이 남자 죽었을까 싶을 정도인데 스튜디오 바닥에서 열쇠가 나왔다고 하는 걸 보면 거의 저주 아닐까.

4. 이런 뻔할 설정에도 배우를 실제로 봤다는 감동, 영화 이야기를 하면서 배우의 인생을 따라가는 설정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작품이라고 본다. 타치바나는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뻔한 스토리를 시청자들에게 다큐멘터리를 찍어 보여주는 듯 설정하면서 양념을 불어넣는 것이다. 오타쿠가 항상 비쩍 마르거나 혹은 비대하게 살찐 것처럼 보이는 설정에 대해서는 별로라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구로사와 기요시와 함께 이 분의 작품도 가능한 한 모아서 달려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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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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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본인은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할 때 보통 언급하는 그런 '게임'은 좋아하지 않음 ㅋㅋ 보드게임도 상황에 따라 선정성이 많고 유사도박으로 빠지게 되는 계기가 될만한 요소가 참 많음. 애니메이션을 보니 남동생이라던가 전남친과 보드게임할 때가 생각났음. 계속 그렇게 지낼 수 있다면 좋았을텐데.. 뭐 그건 좋은 게임을 하는 사람을 못 만났던 내 팔자라고 생각하자.

게임 에티켓에 대해서 얘기했는데 진짜 플레이어 중 한 명이 내가 지니까 뭔가 생각도 하기 싫은 말을 꺼내서 테이블 뒤집은 적 있다. 전남친 친구들이었는데 평소에 나랑 사귀는 거 이전부터 반대했었다고 하더라(그때 좀 가꾸고 다니질 않았다는 사유로 ㅡㅡ 니네가 자취해봐라). 나는 그래서 지금도 아는 사람과 게임하는 게 별로다. 알기 싫은 본심을 알게될까 두렵다. 플레이어와의 소통을 중시하는 게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게임에서는 모두가 마음을 열고 참가하려 한다. 그들의 비웃음과 무례한 언사는 지금도 내 마음속에 비수처럼 남아있다. 이후 동생이 게임에 미쳐 취직도 안 하고 거의 24시간 게임만 했는데 그것이 내 게임 혐오에 종지부를 찍었다 ㅋ

뭐 결국엔 떨어져줘서 고맙지. 데이트할 시간에 돈 많이 모았으니까. 인생 얘기가 잠깐 나왔는데 무튼 20살 좋은 대학 가서 아르바이트함.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당시는 그 대학교 명함 들이밀면 잘 뽑아주고 일 할때도 어느 정도의 실패는 봐줄 정도였음. 그렇게 개같이 일하고 모은 돈으로 주식 및 금으로 나누어서 투자했다. 특히 지금은 정기적 수입이 있으니 쓰고 남은 돈을 투자하는 중인데, 물가가 꽤 있어서 정기적으로 마시고 있는 술도 그만 살까 생각중이다. 건강문제도 있지만 알루미늄 캔을 구매한다는 것 자체가 환경에 좋지도 않고 ㅇㅇ 친구나 연인이나 가족관계 다 좋지만 난 금전적으로 낭비를 굉장히 싫어하는 편이다. 낭비라는 개념이 사람 따라서 다르다는 건 인정한다. 나도 정기적으로 한달에 2만원 가량의 책을 사고 가끔 중고를 살 땐 코스트가 넘은 적 있으니까. 근데 20대는 정말 중요하다. 그때 모은 자산이 직업 더 나아가서 노후를 결정한다고 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솔직히 그때 더 모을걸 그랬다. 아무튼 그저께 ISA 계좌도 개설함.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게임해서 뭐 될거냐는 부모 및 애인의 발언이 지겨워서 막연히 프로그래머 꿈꾸는 인간들 많다. 당연한 얘기지만 프로그래머는 취업하고 나면 공부 시작이다 애니에서 책이 게임 역사보다 덜 되었다고 까던데 결국 책 봐야한다 ㅋ 좀 더 구체적 목표를 가지는 게 맞고. 이건 딴 얘기인데 아무튼 애인이 경제관념 없으면 당연히 관계 접어야 하고 그 다음은 얼마나 꿈이 구체적인지가 문제다. 서브컬처 좋아하다보니 나도 전부 게임하는 남자들 만났는데 과금한다 하면 헤어지는 게 맞음. 저 인물이 저렇게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것도 꿈이 명확하고 레드오션이 아닌 블루존과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하여간 내 얘긴 아닌데 진짜 돈 아끼는 사람들은 알뜰폰까지 쓴다.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보길 바람.

애니메이션이란 게 얕볼 수 없다. 이렇게 생각하기도 싫은 경험을 에피소드와 대비시켜 차분히 돌아볼 수 있게 한다. 나의 행복한 결혼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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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까마귀는 반짝이는 것을 좋아해 1 까마귀는 반짝이는 것을 좋아해 1
씨씨 / 코튼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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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목이 상당히 아이러니한 작품. 배경이 같은 까마귀인데 다리 잘라서 인간으로 변신할 수 없게 만들고 말이라 부르질 않나 차별 겁나 쎈 이세계이다. 게다가 수컷 금오 한 종류에다 왕으로 추대하는 한편 결혼해 인생역전하고 싶은 아가씨들 모아놓고 픽미픽미 춤추게 하며 애간장 태우게 하고 있으니 페미니즘이 유행하는 판국에 이 무슨 반시대적 작품이란 말이냐. 주인공 중 하나인 이 동궁이란 캐릭터도 문제다. 일부러 홍등가에 다녀 아가씨들 미치게 만든다. 흔히 약사의 거짓말에 등장하는 진시와 비교하는데, 동궁은 진시에 비해 꽤 당당한 입장이라 성격이 많이 다르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왕비가 다른 자식을 왕으로 세우고 싶어 속을 끓고 있으나, 여자인 이상 그녀는 모든 입장을 조심히 할 수밖에 없다. 한편 진시는 동궁처럼 앞길 창창한 입장은 아니라서 대놓고 사냥터에서 그의 목숨을 노리는 편이다.

2. 그래서 이름의 의미를 해석해 볼 때 주인을 고르지 않는 까마귀는 동궁일 가능성이 높다. 그 누구도 신뢰하지 않고, 똘똘하고 신뢰감 가는 유키야조차 계약직(...)으로 적절히 이용해가며 왕으로 오르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또한 기득권 사이의 다툼이며, 저렇게 계급이 두터우면 왕이 어지간히 미친놈 아닌 이상 백성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지가 의문이다. 이는 동궁이 까마귀의 왕일 뿐임을 명시하는 엔딩에서 잘 드러나 있다.

3. 정치 이야기를 상당히 짙게 드리우고 있다. 그래서 설정이 복잡하게 느껴질까봐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몇 분 전 봤던 사람 얼굴도 기억 못하고 이름은 더더구나 암기 못하는 내가 장담한다. 상당히 쉬운 애니메이션이다. 성우들의 연기력이 탁월하여 캐릭터들의 성격이 대놓고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대사만 따라가도 반 이상의 설정을 이해할 수 있다. 오히려 소설로 읽었다면 이해가 어려울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금방 뒷전으로 밀리는 북가쪽 후궁만 해도 성우가 쿠기미야 리에다. 의외로 성우 연기보기에 딱 좋은 애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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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t 731 Testimony: Japan's Wartime Human Experimentation Program (Paperback, Edition, First)
Hal Gold / Tuttle Pub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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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보다 생각이 났는데 우리나라도 10년 전 주한미군 탄저균 배달사고 논란이 공식 뉴스에도 나올만큼 방방곡곡에 떠돌았었다. 영화에서도 이시이 시로가 열기구에 페스트균 포탄을 싣고 유럽 등지에 터뜨리는 상상을 하며 흐뭇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주인공이 어린이를 데리고 탈출을 하는 상상을 하며 흐뭇해하는 장면과 겹친다. 어찌보면 이 영화는 주인공vs이시이 시로의 상상력 대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대결은 아무리 주인공이 비장한 혹은 비정한 마음을 먹어도 총칼 및 포탄 앞에서는 무력했다. 누누히 이야기하지만 무기 앞에서 일반 사람들의 자유는 속수무책으로 침해될 뿐이다. 그 메시지를 의외로 훌륭하게 잘 그려내는 영화였다. 주인공 까불대는 게 어찌 중국 특유의 코미디 장면을 연출하려는 듯하여 불안했지만, 그래도 어떻게 잘 참아냈다. 설날에 가족들과 같이 모여앉아 보면서 일본 욕하기 딱 좋은 작품.

2. 문제는 잔혹한 장면이 쓸데없이 많이 나온다. 2시간이라서 보는 사람이 쉽게 지친다. 다행히도(?) 벌레는 그렇게 세세하게 나오진 않으나, 벌레 싫어하는 사람들은 수많은 벌레에 질겁할 수 있으니 식사 중에 시청은 주의하길 바란다. 마찬가지로 쥐를 무서워하는 사람들도 조심하길 바란다. 우리 아버지가 쥐를 매우 싫어하는데, 초창기 시체에서 쥐떼들이 기어나오는 장면에 몸부림을 쳤다 ㅋㅋ 그리고 의외로 이 쥐가 영화의 키워드이니 주의를 기울여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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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와 암살자의 동거 2 - S코믹스 S코믹스
햄버거 지음, 정백송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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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인상과 달리 의외로 분위기가 무거운 내용이다. 주요 내용은 이렇다. 탈주 닌자인 사토코는 물건을 잎으로 처리할 수 있으나, 그 외의 능력은 없다. 그녀는 우연히 암살 능력이 뛰어나고 잔혹한 코노하와 같이 만나서 직업 파트너로서 살게 된다. 의외로 암살자이면 깔끔한 시체 처리, 즉 청소가 중요한가 보다. 코노하는 마음을 쉽게 열지 않으나, 직업 파트너에 꽤 의미를 강하게 두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사토코도 폐쇄적인 닌자 세계에서 살았기에 그다지 사교적인 사람은 아니다. 그 와중에 마린이라는 암살자와 사토코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로봇이 난입한다. 로봇을 사토코로 착각한 코노하는 그녀와 같이 살게 되고, 로봇의 사교적인 모습에 점점 매료되어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비밀까지 털어놓는다. 다정한 모습에 질투가 난 코노하는 로봇을 잎으로 변하게 한다. 마린의 이야기로는 10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한 로봇이었기 때문에 새로 만들지는 못한다고 한다. 정들었던 로봇이 사라지자 코노하는 상당히 침울해진다.

미래 세상에서 제법 있을 법한 얘기라 보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챗지피티에게 인간 관계와 정서를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챗지피티도 결국 사물이고, 사물도 언젠가는 변한다. 사람이 죽는 것처럼, 프로그램이 업데이트되어 내가 정서적으로 의존했던 그 프로그램은 사라질 수도 있고. 팬텀 트리거에서 '내가 타깃으로 한 사람을 제거하면, 누군가에게 소중했던 사람을 제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걸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 작품은 그것의 심화라고 생각된다. 내 말은, 이 사건으로 인해 코노하도 프로 암살자로 성장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이 정도가 로봇이 줄 수 있는 도움이라 생각한다(사토코가 로봇을 죽이는 장면까지도 타이밍이 적절했다 본다.). 그녀는 평상시 아무 감정 없이 사람을 죽여왔다. 로보코의 죽음은 캐릭터를 죽이고 효과를 내는 완벽한 예시이다. 로봇 및 사토코와 코노하의 관계는 오랜 시간 발전해왔다. 로봇이 죽은 후 코노하가 로봇이 만든 마지막 된장국을 먹는 것으로 에피소드가 끝나는데, 식탁에서 코노하 맞은편의 빈 공간과 충전 콘센트 옆의 빈 공간 장면은 아무 말 없이도 엄청난 임팩트를 주었다. 제법 치명적인 백합물이라 2기가 나올지 모르겠는데, 로봇의 그 스쳐지나감이 이후 사토코와의 인간 관계가 발전하는데서도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사토코가 좀 더 눈치가 좋아야 할텐데.

이 에피소드를 보니 생각나는 음악이 있어서 올려본다. OST말고 다른 음악이 생각나게 하는 작품은 에스카플로네 이후 오랜만이네. 30년 정도 되나. 근데 에스카플로네처럼 막 거부감가는 느낌은 아니고, 좋은 느낌으로 분위기 무거워서 좋았음.


https://youtu.be/BLFf5VY6mhE?si=bepKn_9aGtJE6I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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