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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소프트커버 에디션) - 개정판
생 텍쥐페리 지음, 전성자 옮김 / 문예출판사 / 2020년 9월
평점 :

1. 이 로봇, 굉장히 영리하다. 로봇이 아니라 감독은 분명히 휴머노이드라고 말했다. 왜 그런지 이해가 간다. 점점 감정을 느낀다는 식으로 행동하던데 마지막을 보면 '그럼 그 동안의 행위는 뭐였지?' 그런 생각이 들고 굉장히 많은 회의가 든다. 그래서 사람들이 너무 많은 교훈을 집어넣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단순하다. 감독은 아동청소년 인간과 소년소녀 로봇의 차이가 뭐냐는 걸 묻는 것이다. 아동청소년은 투표권이 없으므로 오로지 그들의 입장만 주장하는 국회의원은 선거에서 다수를 차지할 수가 없다. 로봇은 로봇의 3원칙과는 별개로 주인에 반하여 자유로이 움직일 수가 없다. 그들이 인간 세상에서 벗어나 숲속에서 서로 병존하여 살아간다는 엔딩은 많은 걸 시사한다. 이건 다시 말해 인간과 로봇이 같이 사는 제3의 국가를 만들겠다는 선언일 수도 있는 것이다.
2. 어떤 사람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에만 집중하면 좋았을 뻔했다고 주장하나, 이 작품은 사실 아톰과 비교해야 한다. 아톰을 만든 과학자는 누가 봐도 생전에 그렇게 좋은 아버지였을 거 같지는 않다. 그러나 아톰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아톰을 창작하면서부터 갑자기 엄청나게 죽은 자식 부랄 만지기를 표명하며 아톰을 학대한다. 도저히 그 과학자와 같이 살 수 없는 아톰은 과학자의 친구에게 맡겨지나, 결국 아버지와 다름없는 그에게 돌아가며 신파적 엔딩을 맞이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전혀 다른 엔딩을 제시하고 있다. 자식 잃은 부모의 슬픔을 넘어서는 주제를 제시한 것이다. 이전의 1시간은 그 인간이 결코 원래부터 사악하지 않다는 변명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이 작품의 어쩌면 결정적인 장치라 볼 수 있는 GPS 칩은 너무 안일한 것 같다. 근미래의 휴머노이드인데, 뭔가 좀 더 센스있게(?) 로봇을 통제하는 장치는 없었을까..
3. 이 작품이 철완 아톰의 오마쥬라면, 철완 아톰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인간 앞에서 로봇을 해부해 수리를 한다던가 계약 중지를 선언하여 갑자기 로봇이 멈춘다던가 너무 뻔한 클리셰가 남발되었다. 감독이 너무 나이가 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 SF가 다 그렇지하고 넘어가기에는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와 철완 아톰이 매우 현란하다. 심지어 이 작품은 로봇의 진화로 인해 실업자가 된 로봇들과 아톰이 우주를 배회하는 어느 에피소드와 아주 흡사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