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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를 팝니다
김용민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김용민이 꼼꼼하게 정리한 대한민국 보수의 과거, 현재, 미래"
'나는 꼼수다' 김용민 피디가 전망한 2012 보수 몰락 시나리오. 그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독실한 개신교 가정에서 자라 건실한 보수로 성장했지만, 이후 사회의 불의와 마주하며 삶의 지표를 진보로 바꾼 인물. 자기 성찰로 시작한 그의 이야기는 대한민국 보수의 유형별 특성, 오랜 기간 주도권을 장악해온 보수의 전략, 숙명처럼 다가오는 2012 보수의 몰락으로 이어진다.

"보수란 무엇인가"' 묻는다면 쉽게 대답하기 어렵지만 알 만한 정치인이 보수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건 의외로 간단하다. 김용민은 보통 사람의 시선에서 보수의 유형을 나누고 분석한다. 돈과 기득권을 갖춘 집안에서 자라난 모태 보수, 보수와는 다른 길을 걷다 어떤 계기로 보수의 길에 접어든 기회주의 보수, 막연한 믿음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무지몽매 보수, 보수를 넘어 진보까지 장악한 자본가 보수까지. 각각의 유형이 갖는 장점과 한계를 살피며 진보의 입장에서 어떻게 공략하고 대응해야 할지를 쉬운 말로, 그리고 분명하게 들려준다.

결국 그가 내린 결론은 '당당하게, 그리고 유쾌하게 대응하자'이다. 앞선 말은 <닥치고 정치>에서 김어준 총수가 부르짖은 "쫄지 마, 씨바"와 궤를 같이 하고, 뒤에 붙은 말은 나꼼수 4인방의 숨넘어갈 듯한 웃음소리에 나꼼수를 듣다 지하철에서 혼자 빵 터진 웃음소리를 더하자는 말이다. 김용민은 실천의 모범사례도 보여주는데... 이 책의 마지막 쪽 판권면에는 'special thanks to'가 있다. 어느 분께 드리는 말씀인지는 각자 상상하시길(힌트는 두 글자). -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이 책은 우리나라 보수의 실체와 몰락에 대한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다음 정권을 준비하는 민주 개혁 진영에게도 소중한 교훈을 주는 반가운 책이다. 유쾌하고 꼼꼼한 일독을 권한다.(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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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조직을 미치게 만드는 썩은 사과
미첼 쿠지, 엘리자베스 홀로웨이 지음 / 예문

"깨진 유리창보다 위험한 썩은 사과의 법칙"
1995년, 파생상품 거래 담당 직원의 불법 거래로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베이링스 투자은행이 단돈 1파운드에 매각되었다. 이는 단 한명의 '썩은 사과'가 어떻게 한 기업의 모든 역사와 경력을 무너뜨릴 수 있는 보여주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일화이다. 이 책은 회사에서 흔히 또라이, 독사, 지뢰 등으로 다양하게 비유되는 문제 인물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그들의 문제 행동에 대한 분석에서 그치지 않고 그들을 알아보고, 다루고, 또한 궁극적으로 고요하게 썩어가는 조직을 회복해서 건강하게 하는 방법을 총체적으로 다룬다.

그러나 저자는 흔히 조직에서 '문제 인물'이라 불리는 단순한 성격파탄자나 일시적 기분변화로 인해 남을 괴롭히는 인물을 다루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냥 보기에는 남들과 똑같이 평범하거나 더 탐스러워 보이지만 그 아래를 들춰보면 시꺼멓게 썩어 있는 '사과'가 진정으로 조직에 위험을 가져온다고 경고한다. 팀 단위에서 '썩은 사과'를 대응하는 방법과 리더가 개인적으로 다루는 방법은 물론, 조직에서 '썩은 사과'를 키우지 않는 인사평가 및 피드백 시스템까지 제안한다. 조직에서 문제를 일으킨 인물을 제거하는 것을 넘어, 조직의 기초를 공고히 함으로써 무너지지 않는 백년기업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이고 건강한 혁신의 길을 보여준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물론 그 사람과 맞서 싸울 수도 있었겠죠. 당할 때마다 한 번 뒤집어엎을까말까 수도 없이 고민했어요. 하지만 윗사람들도 가만히 있는 마당에 제가 불만을 제기해봤자 괜히 회사 분위기 들쑤시는 것밖에는 되지 않고, 아무것도 바뀌는 것 없이 한 바탕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 것 같더라고요. 들고 일어서면 잔다르크가 될까요, 아뇨. 저만 바보 되는 거예요. 결국엔 가능한 그와 마주치지 않으며 일하다가, 얼마 후 조용히 짐을 싸서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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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찰을 전하는 아이
한윤섭 지음, 백대승 그림 / 푸른숲주니어

"<봉주르, 뚜르> 작가 한윤섭의 역사동화"
열세 살 보부상 아이가 동학 농민군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이 이야기는 죽은 아버지를 대신해, 녹두 장군 전봉준에게 '한 사람을 구하고, 세상을 구할' 서찰을 전하는 여정을 묘사한다. '녹두 장군 전봉준이 김경천의 밀고로 관군에 붙잡혀 처형되었다'는 교과서 속 한 줄의 문장을 모티브로 씌어진 역사동화다. 동학의 믿음에 따라 모두가 평등하게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열망과 좌절, 참혹한 청일전쟁을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복원했다. <봉주르, 뚜르>로 제11회 문학동네어린이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윤섭은 <해리엇>에 이은 세 번째 작품에서, 매력적인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드러낸다. 우리 역사를 움직인 의미 있는 사건들을 풀어내는 푸른숲 역사 동화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최근 2년 사이, 빼어난 우리 역사동화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는 것은 우연이기만 할까? 한국 역사동화의 가능성을 점쳐보게 하는, 압도적인 문학 작품을 읽는 쾌감을 주는 책이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동학 농민군이 말하는 것처럼 좋은 세상이 올까요? 양반도 없고 상것도 없고, 서양인도 일본인도 우리를 넘보지 않는 세상이요."
"넌 그럴 거라 믿느냐?"
"믿어요. 그래서 지금 강을 건너려고 하는 거예요."
"동학 농민군을 찾아가는구나."
"네, 할 일이 있어요."
"넌 목숨을 내놓기에 너무 어리다."
"저는 지금 행복합니다."
그 말에 사공 할아버지가 나를 바라보았다.
"난 그 말을 이제껏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구나."
내가 웃었다.
"그 말을 하려고 돌아왔느냐?"
"노래를 좋아하세요?"
"누구나 노래를 좋아하지."
사공 할아버지가 웃으며 말했다.
"제가 노래를 불러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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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1
허영만 지음 / 월드김영사

"허영만, 야만의 황무지 내달린 인간을 되살리다"
영하 25도. 자동차 배기가스가 안개처럼 뭉쳐버린다는 그곳. 허영만은 강추위와 매연만 가득한 몽골의 도시에 도착한다. 그가 몽골을 찾은 이유는 오래 전부터 구상해온 이야기 하나를 마무리짓기 위해서였다. 강추위에 질겁할 새도 없이 일행을 태운 차는 움직였고, 마침내 도착한 드넓은 초원에서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대몽골을 정복할 텡그리 신의 아들'로 점지된 테무진. 운명은 그를 가혹한 곳으로 이끌어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게 했고, 동족에게 버림받게 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형제를 살해하게 했고, 노예가 되어 혹독한 시련을 겪게도 했다. 그러나 마침내 전사가 된 테무진은 몽골족의 미래를 바꿀 전쟁을 준비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익히 알려진 이야기가 아닌가. 누가 이제 와서 칭기스 칸의 전기만화를 보겠는가. <각시탈>에서 <식객>까지 발표하는 작품마다 인정과 사랑을 받아온 '국민만화가'는 왜 취재를 위해 2만 킬로미터를 달렸을까. 단순히 정복자의 여정을 고증하며 좇기 위함이 아니라, 야만의 세상을 내달린 한 인간을 그리기 위함 아니었을까.

구상에서 취재까지 10여 년. 인터넷서점을 위시한 각종의 현장에서 '거장'이란 말은 이미 레토릭이 되었으나, 그가 이 표현을 획득한 경위는 다름 아닌 땀이었다. 고심하며 걷는 2만 킬로미터의 여정 속에 "땀으로 승부하는 이야기꾼"의 땀은 혹독한 몽골의 추위를 견디고 작품 속에 스민듯 보인다. - 만화 MD 김재욱

작가의 말: "몽골 초원을 직접 경험해본 사람들은 알고 있다. 사진 속 초원과 현실의 초원은 하늘과 땅의 차이보다 더 크다는 것을. 그 넓고 넓은 초원 위에서 살아가야 하는 운명이 얼마나 가혹한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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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스푼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딱딱한 주기율표를 흥미진진한 이야기책으로 읽는 방법"
주기율표의 원소를 다룬 책의 제목이 ‘사라진 스푼’이라고? 설명하자면 이렇다. 원자번호 31번 갈륨은 실온에서는 고체이지만 29.8℃가 되면 녹아 사라진다. 과학자들이 이를 이용해 갈륨으로 찻숟가락을 만들어 사람들을 놀라게 한 데서 따온 제목이다. 어릴 적 깨진 온도계에서 나온 수은이 한데 모이는 데 호기심을 느껴(나중에 알게 된 이유는 홑원소 물질이기 때문) 과학자로 성장한 저자는 주기율표의 원소를 하나하나 추적하여 그 안에 담긴 정치, 역사, 범죄, 사랑 그리고 약간의(?) 과학을 줄줄이 풀어낸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주기율표를 기억할 때 매혹과 애정과 자격지심과 혐오감이 뒤섞인 감점을 떠올린다고 했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사실 아무 느낌이 없는 쪽 아닐까, 잊고 산 지 오래기 때문에.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물질을 각각의 성격과 서로의 차이에 따라 배열한 주기율표에서 왜 우리는 어떠한 규칙도, 질서도 발견하지 못했던 걸까. 원소는 그 자체로 눈에 보이지 않을뿐더러 홀로 존재하는 경우가 드문 데도 우리는 독립된 원소의 성질에만 집중했기 때문 아닐까.

이 책이 딱딱한 주기율표를 흥미진진한 이야기책처럼 풀어낼 수 있었던 까닭은 하나의 원소를 발견하기까지 인류가 쏟은 지적 노력과 그 원소로 인해 벌어진 웃지 못할 사건 사고를 주기율표에 놓인 원소 사이사이의 행간에 집어넣어 새로운 주기율표 읽기의 문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모처럼 찾아온 유쾌한 과학책에서 당신도 즐거운 과학 읽기의 문법을 발견하길 바란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주기율표는 인류학적으로도 경이로운 대상이다. 이 인공물에는 경이롭거나 예술적이거나 추한 인간의 모든 속성과 우리와 자연계의 상호작용 방식까지 반영돼 있다. 그것은 간결하고도 우아한 문자로 표현된 우리 종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러니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복잡성이 점차 증가하는 순서에 따라 이 모든 층들을 자세히 살펴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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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 측 증인
고이즈미 기미코 지음 / 검은숲

"이런 작품을 진짜 걸작이라고 부른다!"
1960년대에 발표된 추리소설이 지금까지 살아남기는 무척 어렵다. 좋은 트릭이 생기면 다들 달려들어 닳아 해질 때까지 써먹기 때문이다. 아무리 멋진 트릭이라도 그 아류작들을 수없이 접한 후대의 독자들 입장에서는 원조집이나 동네 중국집이나 다 같은 짜장면 가게일 뿐이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살아남은 고전 추리소설들은 주로 트릭보다는 문학적 효과에 의지한다. 그렇다면 멋진 캐릭터나 뛰어난 문장 센스 이외에 순수한 트릭만으로 독자들을 여전히 감탄케 하는 ‘고전 미스터리’는 없을까? 장담하건대 김전일과 ‘명탐정’ 코난이 죽어버리지 않는 이상, 그런 작품은 이제 만나기 어려울 뿐더러 앞으로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물론 아예 없지는 않다. 1963년작 <변호 측 증인>이 좋은 예다. 내용을 발설하기는 어렵지만 약간의 장점만 언급하겠다. 우선 잔혹하거나 작위적인 장면 연출이 없고 트릭이 두뇌를 쥐어짜지 않아서 추리물 팬이 아닌 사람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또한 문장이나 캐릭터에 마음을 뺏겨서 ‘추리소설 같지는 않지만 멋지게 썼으니까 걸작’이라고 오해하게 되지 않는 ‘정통 추리물’이기도 하다. 물론 앞의 두 가지 장점은 <변호 측 증인>의 깨알 같은 양념일 뿐, 귀신 같은 트릭이 독자의 등 뒤에 바짝 붙는 순간의 섬뜩한 쾌감은 그와 비교조차 할 수 없다. 50년 가까이 지났어도 여전히 살아서 빛나는 트릭이다. 혹자는 궁금할 것이다. 그럼 이 소설과 비슷한 형식/트릭을 가진 최근 소설은 없는가? 있다. 그것도 꽤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을 읽고 나서 같은 트릭을 사용한 최근 소설들을 떠올려 보더라도 <변호 측 증인>이 그 최고 수준에 속하는 완성도를 지니고 있음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올해의 미스터리 소설로 꼽아도 손색이 없는 ‘고전 걸작’ 그 자체다. 이 소설에 대해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일절 힌트를 주지 않기 위해 침묵하겠다. 그냥 강력히 추천한다. - 외국소설 MD 최원호

추천글: 아무에게도 가르쳐주고 싶지 않은 작품이었다. – 미치오 슈스케 (추리소설가)
<변호 측 증인>을 읽는다는 것, 이는 최상의 마법을 체험한다는 뜻이다. – 아야츠지 유키토 (추리소설가)
그 외 추천한 유명 추리소설가: 노리즈키 린타로, 아비코 다케마루, 누쿠이 도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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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도종환 지음, 이철수 그림 / 한겨레출판

"도종환 자전에세이, ‘나의 삶 나의 문학’"
‘바른 심성과 부드러운 감성의 서정시인’ 도종환의 자전에세이. 지난 1년간 한겨레에 연재한 글을 모은 이 책은 시인의 굴곡진 삶이 녹아진 시를 골라 그에 얽힌 이야기를 함께 풀어낸 것이다. 시인의 오랜 지기인 판화가 이철수의 채색그림을 함께 수록하여 산문의 멋을 더욱 살려준다.
소년 시절에는 참고서 한 권 사 보지 못할 정도로 가난했고, 교직에 몸담고 있던 시절에는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 투옥되는 시련을 겪었고, 자율신경의 실조로 교단 생활을 결국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아내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책에서 <접시꽃 당신>,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등의 시를 통해 가난과 외로움, 좌절과 방황, 고난과 눈물에 관한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려낸다. 이 책은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버지, 헌신적인 교사, 교육운동가, 열성적인 문화운동가의 도종환, 그리고 그의 문학에 관한 감동의 기록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저자의 다른 책: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도종환의 삶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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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의 사생활
데이비드 월시 지음 / 시공사

"낯설어진 우리 아이들, 문제는 뇌에 있다!"
인간의 뇌는 끊임없이 변한다. 갓 태어난 아기가 두 돌이 되기까지의 변화는 참으로 놀라울 지경. 우리는 아기들의 두뇌 발달을 이해하고 있고, 그래서 영유아들의 이상한(?) 행동은 다 받아주고 열심히 돌봐준다. 그러면서 또 한 번의 폭풍 성장기, 사춘기 아이들의 뇌 발달에는 무지하고, 10대들의 엉뚱하고 돌발적이고 이해 불가능한 행동에는 ‘요즘 애들은…’ 이라며 혀를 찬다. 하지만, 소크라테스 시대에도 청소년은 그런 존재였다. 저자는 이러한 10대들의 문제를 ‘뇌 과학’이라는 도구로 설명한다. 인간은 각 시기마다 뇌가 발달하는 부분이 다르고, 영유아기와 마찬가지로 10대에도 뇌 각 부분의 급격한 변화, 발달이 일어난다. 갑자기 너무나 낯설어진 아이들, 그 뒤에는 뇌의 ‘성장’이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를 너무나 힘겹게 하는 이 두 번째 성장의 시기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사랑 받고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 아이의 평생은,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폭풍 같은 이 짧은 시기를 어떻게 견뎌내고 성장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을 테니까. - 좋은부모 MD 강미연

책속에서: 비틀즈처럼 사랑이 해답이라고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때로는 당신을 다가오지도 못하게 하는 10대들에게도 사랑을 표현해야 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이다. 자신의 인생을 망치고 있는 것이 바로 당신이며 우리 가족을 도저히 견뎌낼 수가 없다며 소리치는 10대 자녀, 당신의 말 하나하나를 꼬투리 잡아 비난하며 때로는 아주 사소한 문제로 언쟁을 시도하고 도전하는 10대, 모든 질문에 ‘예’ 아니면, ‘아니오’로만 대답하며 무뚝뚝하기 짝이 없는 그들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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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댑트
팀 하포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경제학 콘서트> 팀 하포드 3년만의 신작"
'일상 경제학' 열풍을 일으켰던 베스트셀러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 팀 하포드가 새 책 <어댑트 Adapt>로 돌아왔다. 새 책에서 그는 계획하기보다 임기응변으로 대응하고, 하향식보다 상향식으로 처리하며, 탈집중화에 익숙해지는 것이 위기에서 다시 위기로 이어지는 현재를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법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조직도에서 가장 윗부분은 리더가 위치한다. 계층화된 큰 그림 안에서 리더는 현장에서 수집된 정보를 통해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것을 다시 말단에 지시해 조직이 한 몸처럼 굴러가게 한다. 하지만 저자는 더이상 이와 같은 이상화된 계층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이후의 조직은 보다 탄력적이고 느슨해야하며 유연해야 성공이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강하게 결합된' 시스템은 언제나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의도하지 않은 실패의 빠른 확산이 결국 그 실패에 적응해 대처할 틈 없는, 속수무책의 결과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전쟁과 원자력발전소, 금융 위기, 기후 변화 등 다양한 문제를 넘나들며 팀 하포드가 짚어주는 이야기는 점점 더 복잡하고 아무것도 확실한 것이 없는 이 세계에서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푸는 가장 명쾌한 길을 제시한다. - 경영 MD 채선욱

추천사: 팀 하포드는 세상을 바꿀 멋진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서는 우리가 왜 위험, 실패, 실험을 감수해야만 하는지 전문가적 식견을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설명했다. 나는 이 책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 댄 애리얼리(<상식 밖의 경제학> 저자)


<어댑트>는 읽기 쉽고 흥미로운, '하향식 디자인'에 대한 반론이다. 지휘와 통제를 바탕으로 경제 정책을 계획하고 규제하는 소비에트-하버드 방식의 허점을 낱낱이 파헤치는 한편, 경제 발전과 사회 진보의 방편으로서 시행착오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있다. 아주 인상적이다!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블랙 스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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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잇태리
박찬일 지음 / 난다

"박찬일 셰프 신작, 이것이 이태리다!"
시칠리아에서 1년 간 요리사로 지내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그려낸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파스타의 거의 모든 것을 담은 <보통날의 파스타>에 이어 박찬일 셰프의 신작, 이탈리아 가이드북이 출간됐다. 음식 맛은 물론, 글맛도 제대로 낼 줄 아는 박찬일 셰프는 이번에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큰 웃음을 선사한다.

이탈리아의 음식과 와인, 교통수단, 화장실, 병원 등 그가 겪은 각종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중간 중간 쏠쏠한 이탈리아 여행 팁을 제공한다. 소설가 김중혁이 추천한 것 처럼, 이 책은 ‘심술궂은 이태리 가이드’다. 여느 가이드북과는 달리 친절함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전작들 보다 더욱 화려한 입담을 펼쳐내어 여행자들의 마음을 자극시킨다. 진짜 이태리를 경험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그와 함께 이태리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아는 만큼 (먹을 게) 보인다고 했던가. 많이 아는 선배 덕분에 어찌나 처절하게 먹었던지, 나에게 이태리는 그야말로 ‘잇(eat)태리’였다. 그때 찐 살이 아직도 안 빠진다. 이 책을 보니, 속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태리는 ‘잇(it)태리’일 수도 있구나. 맛있는 것도 많지만 이렇게 재미나고 특별한 나라로구나. 마음을 찌워달랬더니 허벅지살을 찌워준 그를 원망하며, 이태리가 궁금한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다지도 심술궂은 이태리 가이드는 난생처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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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림이다
손철주.이주은 지음 / 이봄

"아, 그림이 인생이구나"
국내에서 손꼽히는 그림 이야기꾼 두 명, 손철주와 이주은이 주거니 받거니 써 내려간 책. 얼핏 보면 한쪽은 동양화, 한쪽은 서양화 위주라는 단순한 차이가 눈에 먼저 들어오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한쪽은 그림을 두루 살펴 그 안에서 하나의 세계를 찾아내 이야기하고, 한쪽은 그림을 매개 삼아 그와 비슷한 인상을 주는 세상 다른 것들과 연결시킴으로써 이야기를 밖으로 펼쳐낸다. 그림을 가운데에 두고 안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밖으로 나오기도 하는 두 저자의 호흡을 보노라면 책의 제목이 다시금 실감이 난다. 다, 그림이다. 그림은 어떤 지점이며, 거기서부터 우리는 그 안으로 밖으로 펼쳐 나가는 것이다.

교양이라는 게 입시 공부하듯이 이것저것 쌓아놓는 게 아니라는 걸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각각의 그림이 이 세계의 한 부분부분을 표현하고 있음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으면 그게 참된 교양이다. 두 저자의 박식함을 구경하는 동시에 그림 읽는 태도를 눈여겨 보시기 바란다. 두 저자가 말하는 그림도, 문체도, 그림 읽는 방법도 다 다른데 이렇게 잘 어울린다. <다, 그림이다>는 그림을 읽는 방법에는 정도가 없음을, 그러나 많이 알수록 풍부하게 읽어낼 수 있음을 증거하는 책이다. ‘마음을 열되 확신을 갖고 열심히 익힌다.’ 이 교훈은 비단 그림 읽기에만 해당하는 말은 아니거니와, 그렇기에 그림 읽기가 또 세상 읽기와 일맥상통한다는 증거이겠다. 즐겁게 읽고 많이 배울 좋은 책이다. - 예술 MD 최원호 

추천사: 그림은 보는 것이고 읽는 것이다. 그리고 느끼는 것이다. 이 경우 느낌이란 우리의 마음으로 공감해 얻는 감정이니, 그림에 다가간다는 것은 일종의 교감 행위다. 그래서 그림을 볼 때는 혼자만의 느낌에 침잠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이와 느낌을 교환하고 공유하는 것도 좋다. 그‘다른 이’가 남다른 감식안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손철주, 이주은 두 최고의 감식안과 느낌을 교환하게 해주는 이 책은, 그런 점에서 그림에 다가가는 매우 아름다운 길을 제공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양洋을 사이에 두고 동서東西를 깊이 천착해온 두 사람의 교감인 만큼, 감상을 통해 얻는 느낌과 깨달음의 소득이 질과 양 모든 면에서 풍성하다. 전통 회화와 동양 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감성을 자극하는 유려한 필치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손철주, 서양 미술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통찰의 바탕 위에서 담백하고 감칠맛 나는 글쓰기를 하는 이주은. 누가 이 두 사람의 환상적인 조합을 생각해냈을까? 읽을수록 그림이 친근하게 다가오고 삶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왜 어떤 사람들에게는 예술이 삶이고 삶이 예술인지 절절히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예술이 삶이고 삶이 예술인 사람만큼 행복한 사람은 없다. - 이주헌(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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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항쟁
서중석 지음 / 돌베개

"8.15 해방, 4.19 혁명 그리고 6월 항쟁"
내년은 6월 항쟁 25주년이다. 현장에 있던 학생은 불혹을 넘겼고, 그때 태어난 아이들은 어느새 당시의 나이가 되었다. 87년 체제라 불리는 6월 항쟁의 성과는 이 땅에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 남북화해와 평화의 근간이 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서중석은 6월 항쟁을 8.15 해방과 4.19 혁명을 잇는 세 번째 해방이라 평가한다. 한편 25년이 흐른 지금의 현실에 대해서는 수십 년 싸워 얻은 가치들이 너무 쉽게 훼손되는 데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이를 침묵하고 있는 상황이 의아하다고 (에둘러) 말한다.

출간의 의의는 이 정도로 정리하고 역사 읽기로서 이 책의 장점을 몇 가지 꼽아보면 이렇다. 우선 민주화운동 측의 자료에만 의존한 그간의 서술을 넘어 전두환 정권 측의 자료를 적극 활용해 사태를 바라보는 입체적 시선을 확보했다. 두 번째로 서울 중심의 전개를 넘어 부산과 광주, 원주와 순천 등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투쟁의 현장을 조밀하고도 큰 그림으로 그려냈다. 또한 그간 주목하지 않은 정권교체기라는 당시 정국을 살아 있는 배경으로 끌어올리고 정답처럼 생각했던 미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새롭게 물음표를 던졌다. 마지막으로 당대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도 충분히 읽어낼 수 있을 만큼 촘촘하게 이야기를 전개하여 앞서 말한 의아함을 바꿔내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담아냈다.

한국 근현대사 연구의 권위자이자 학계의 대표격인 서중석의 이번 책에는 그의 평생이 담겼다. 동아일보 기자 시절 현장에서 취재한 생생한 감각에 이후 평생을 근현대사 사료와 씨름하며 만들어낸 빈틈없는 서사, 여기에 역사학자로서 예민하게 포착한 시차와 학교에서 젊은이들과 함께하며 느낀 사회 원로로서의 애틋함까지. 그의 바람처럼 이 책이 6월 항쟁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일조하길 기대한다. 6월 항쟁 25주년, 2012년을 고민하는 시민이라면 기억해둘 일이고, 곱씹어볼 책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굴곡이 심했던 근현대사를 반영하듯 우리 사회에는 존경받을 만한 층이나 인물이 드물다. 그렇지만 약한 자, 소외당한 자들을 위해 헌신하고 꿋꿋이 민주화운동을 펴온 분들이 존경받지 못했다면 그 사회는 미래가 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 역사의 도도한 흐름에 참여한 6월 항쟁 세대는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다.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 남북화해와 평화의 지킴이들이 다름 아닌 그들이다. 촛불시위, 참교육 현장, 투표장에 그들이 있다. 앞으로도 우리는 분노하고 항의하는 그들의 목소리를 계속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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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 뒷담화
김용민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

"김용민PD가 직접 밝히는 나꼼수의 모든 것"
대통령 헌정방송 '김어준의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는 지난 4월 28일 1회 '서태지-이지아 파경과 BBK'로 세상에 나왔다. 팟캐스트를 통해 공개되는 이 방송은 회를 더해가며 관심과 인기를 모았고, 두 달여 만에 한국 팟캐스트 전체 1위에 오르더니, 급기야 미국 팟캐스트 정치 사회 분야 1위, 전체 분야 1위를 차례로 석권하며 이번 정권 최대의 글로벌 상품으로 떠올랐다.

이 책은 나꼼수 연출과 제작을 담당하는 ‘목사아들 돼지’ 김용민PD가 기획 단계부터 현재까지의 과정을 되돌아보며 흥행의 사회적 배경(유통수단 팟캐스트, 홍보수단 SNS, 전파수단 무선인터넷)을 짚고, 열광의 원인(캐릭터, 울분, 웃음의 혁명성)을 분석하는 내용이다. 핵심은 나꼼수 스타일을 닮는 방법을 정리한 부분인데, 호흡이 긴 정기간행물을 읽으라는 꽤나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를 주는 듯하더니만 어느새 항상 의문을 가지고 욕망체계를 발견하고 남이 하지 않는 자기 주장을 가지라는, 그리고 마지막에는 '쫄지 마라'는 나꼼수의 애티튜드를 다시 확인한다. 물론 뒤에 붙은 로고송 악보 등의 디테일이 나꼼수의 설득력임은 두말 할 필요 없겠다.

나꼼수는 2013년 3월 마지막 방송 예정이다. 서울시장 선거를 마친 지금, 이 책은 나꼼수에게는 스스로 초심을 돌아보는 계기가, 이들을 응원하는 이들에게는 방심 금물이란 메시지가, 이들을 못마땅해하는 이들에게는 한판 제대로 붙어보자는 도전장이 되겠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나는 '흥행'에 고무돼 유료 광고를 받고 공개방송과 주 2회 방송을 해보자는 제안을 얼마 전 김어준 총수에게 한 바 있다. 그랬더니 김 총수는 ‘배고픈 사람들이 골방에서 시시덕거리며 떠드는 식의 콘셉트를 포기하지 말자’고 답한다. 나의 거품 낀 망상은 그렇게 정리됐다. 고단한 시대를 살며 정치적 혁명을 꿈꾸는 이웃을 위한 ‘뒷담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우리의 본령을 설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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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중력
홍정선 강계숙 엮음 / 문학과지성사

"400, 우리가 매일매일 읽어온 시의 역사"
33년간 쉬지 않고 충실한 시선집을 소개해온 문학과 지성 시인선이 드디어 400호를 냈다. . 문학과지성사 대표이자 인하대학교 국문과 교수인 문학평론가 홍정선과 '문학과사회'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학평론가 강계숙이 편집위원을 맡아 ‘시인의 초상’을 테마로 선집을 엮었다. 300번대에 발간된 시집의 시인들이 각자 스스로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한 작품을 골랐다. 고흐의 자화상처럼, 시인의 초상은 어떤 광휘에 휩싸여 있다. 300에서 400까지, 다시 100 권을 채우는 동안 만나온 시인의 면면이 다시 떠오른다. “그대들은 누구인지요 심장 없는 별을 군복 깊숙이 넣고 사는”(허수경, 새벽 발굴)을 읽으며 소녀 같은 시인의 음성을 떠올리고, 나는 어스름한 빛에 얼룩진 짧은 저녁을 좋아하고 책 모서리에 닿는 작은 바스락거림을 사랑하지요(박형준, 책상)을 읽으며 시인의 소박한 미소를 생각한다. 우리는 매일매일 시를 읽는다. 이 시집은 우리들의 미시사에 대한 작은 기록이다. - 한국소설.시 MD 김효선

책속에서: 
내 배후인 철가방은 안팎이 똑같은 은색이야
나는 삼류도 못 되는 정치판 같은 트릭은 쓰지 않아
겉과 속이 같은 단무지와 양파와 춘장을
철가방에 넣고 나는 달려 (…)
오토바이가 기울어도 짜장면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것
그것이 내 생의 중력이야
아니 중력을 이탈한 내 생이야


- 이원, '영웅'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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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
허영만.이호준 지음 / 가디언

"여행. 잘 쉬고 오셨습니까?"
10월 3일 이후로 남은 달력 2장에서는 빨간 날을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빼곡히 들어찬 검정색 숫자들에 숨이 막힐 때쯤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가 하나 있다. 여행! 여행! 여행! 여행지를 정하고, 가이드 북을 사서 일정을 짜보고, 비행기표를 끊을 때부터 시작된다는 그 설렘은 여행을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기분 좋은 감정일 터, 그 마음으로 허영만 화백의 책을 펼쳐보면 된다.

<식객> <꼴>의 허영만 화백과 이호준 기자, 두 남자가 야심차게 떠난 여행지는 일본이다. 쩨쩨하게 일주일, 한 달하는 여행이 아니라 2년간 일본을 샅샅이 훑은 취재의 기록이자, 맛의 기록. 온천, 음식, 사람이라는 세 단어로 정리 가능한 두 사람의 여행에는 몇 가지 없는 것이 있다. 여행지의 모든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야 마는 사소한 감성, 맛집 소개인지 여행서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화려한 음식 사진들, 고등학교 시간표처럼 빡빡한 일정들이 그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일본의 여느 음식들처럼 본연의 재료를 가장 잘 살린 여행의 담백한 맛이 있다. 허영만 화백의 솜씨로 섬세하게 그려낸 삽화들을 보는 쏠쏠한 재미도 그 담백함에 한 몫을 더하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오랜만에 정말 여행책다운 여행책이 출간되었다. 인생이라는 여행, 일상이라는 여행속에 지친 사람들에게 나가사키 짬뽕 한 그릇, 아사히 맥주 한 잔, 따뜻한 반신욕 같은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 MD 도란 

책속에서: 고된 일정 속에서 어느 순간 이 여행을 왜 하고 있는지, 과연 이 여행으로 행복을 느끼고 있는지 같은 원초적인 물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여행은 ‘어디로’가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이므로. ‘얼마나 많은 곳을 돌아보고 왔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행복감을 느꼈느냐’에 방점을 두기로 한 것이다. 남들이 사는 속도와 상관 없이 천천히, 잠시 일손을 놓고,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긴 채 먹고, 쉬고, 걷고, 자보자. 어떤 방식으로든 스스로를 충전하고, 앞으로 살아갈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게끔 지친 영혼에 휴식을 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행복한 여행이라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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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하기 보고서
심윤경 지음, 윤정주 그림 / 사계절

"엄마가 잘못했다고 말하다니!"
왜 어른들은 늘 야단을 치고 아이들은 언제나 잘못했다고 빌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엄마도 분명히 잘못한 게 있는데, 창피하게 내복만 입고 집 밖으로 쫓겨난 초등학교 1학년 강은지의 억울한 사연. 고추모종 준비물을 내일까지 학교에 가져가야 하는데, 꽃집은 벌써 문을 닫고 말았다. 괘씸한 딸에게 무지막지한 벌을 세운 엄마와 반성은 안 하고 엄마 흉만 잔뜩 보던 은지는 서로의 잘잘못을 따져보기로 했다. 원인은 무엇이고, 두 사람은 무엇 때문에 화가 났으며, 서로에게 어떤 말을 듣고 싶은지.

보고서를 한 줄 한 줄 써내려가는 동안, 딸의 잘못을 꼬집어줄 생각에 의기양양했던 엄마도 은지의 입장과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게 된다. 잘못했다는 말은 정말로 하기가 어려운데도 말이다. 화해하기 보고서란 이처럼 말해주기 전까지는 몰랐던 속마음을 털어놓고, 이해하며 고마운 건 고맙다고, 또 미안한 건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게 해주는 신기한 도구다. 엄마와 은지에게 자존심이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멋지게 화해한 뒤에 안긴 엄마 품은 아주아주 포근하고 향긋하니까.

<화해하기 보고서>, <개구리 폭탄 대결투>, <반짝 구두 대소동>으로 이어지는 '은지와 호찬이' 시리즈의 작가는 <나의 아름다운 정원>, <달의 제단>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소설가 심윤경 씨. <화해하기 보고서> 속에서 알림장을 잘못 쓴 딸과 극적으로 화해하는 엄마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그리고 딸을 초등학교에 보낸 엄마가 아이들의 엉뚱함과 사랑스러움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 쓴 첫 번째 동화가 바로 '은지와 호찬이' 시리즈의 1편 <화해하기 보고서>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엄마는 만날 자기가 공정하다고 하지만 사실은 하나도 공정하지 않다. 언제나 엄마 혼자 마구 화를 내고, 나는 늘 울거나 벌을 받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가 엄마를 야단치고 벌을 주는 일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 분명히 억울한 거다. 엄마라고 해서 늘 맞는 생각만 하고, 나는 틀린 생각만 한다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책 상앞에 둘이 나란히 앉았다. 엄마는 흰 종이의 맨 위에 커다란 글씨로 '화해하기 보고서'라고 썼다.
"자, 맨 처음엔 어떻게 시작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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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지음 / 민음사

"스티브 잡스 유일한 공식 전기, 전 세계 동시 출간"
2011년 10월 5일 애플 홈페이지에 그의 사진이 떴다. '1955-2011'이라는 문구와 함께 단 한 줄, 그의 이름만이 박힌 흑백 사진이었다. 이 날, 끝없이 '혁신'의 가치를 일깨웠던 창조적 기업가이자 기술과 인간의 소통 방식을 통째로 뒤엎은 혁명가, 무엇보다 끝없는 열정에 미친 남자였던 스티브 잡스가 눈을 감았다.

이 책은 평생을 신비주의로 일관하던 잡스가 죽음을 앞두고 스스로 <타임>의 전 편집장이자 CNN 전 최고 경영자 월터 아이작슨에게 의뢰해 술회한 유일한 공식 전기다. 생애 내도록 강박적일만큼 완벽을 추구해왔던 그이기에 자신의 삶에 관해 그의 죽음 이후 떠들 수많은 책들을 딱 잘라 거부하며 내놓은 그의 "그리고 하나 더 And One More Thing"에 해당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어린 시절로부터 시작해 애플, 픽사, 맥, i시리즈가 이 안에 있다. 그 뿐이면 그간의 '잡스 책'과 다를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두터운 책엔 복잡한 가족사, 아내가 인증한 괴팍하고 오만한 성격과 등 뒤에 쌓여 있던 수많은 적, 눈 맞췄던 무수한 '동지', 그리고 꿈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 그간의 무수한 예고편을 지나 우리는 드디어 그가 진정으로 사랑하고 미워하며 꿈꾸고 아껴왔던 것들, 그리고 스티브 잡스를 만날 수 있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이따금 현명한 동료들이 잡스를 불러내 진정시키려 하기도 했다. 그런 일에 도가 튼 사람은 리 클라우였다. "스티브,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잡스가 누군가를 공개적으로 폄훼하고 있을 때면 그는 조용히 이렇게 말하곤 했다. 그는 잡스의 사무실로 가서 다들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그들에게 망신을 주는 건 그들을 자극하는 게 아니라 초조하게 만드는 겁니다." 그러면 잡스는 사과를 하며 알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또다시 일어났다. 그러면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난 원래 그런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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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고미숙 지음 / 그린비

"동의보감에서 발견한 병-몸-앎의 삼위일체"
시공간을 넘나드는 웃음과 역설로 <열하일기> 열풍을 일으킨 고미숙. 그가 새롭게 만난 지의 고원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동의보감>,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기록유산이자, 소설과 드라마로 더욱 익숙한 의학서다. 물론 고미숙은 병을 치유하고 건강을 지키는 방법으로 가득한 의학서를 '리라이팅'하여 ‘삶의 비전서’로 읽어낸다. 우선 몸을 대상으로 바라보고, 병을 제거해야 할 독으로만 생각하는 서양의학(혹은 서양근대정신)과, 몸과 우주의 관계로 시작하는 동양의학의 차이를 드러내며, 파편화되어 각각의 삶에서 고독과 우울을 경험하는 현대인의 삶을 위로한다. 나아가 질병과 죽음은 삶에서 피할 수 없는 경험이니, 이를 통해 내 몸, 감정, 삶을 돌아보고 이를 어떻게 꾸려야 할지 보고 느끼고 공부하자는 제안이다.

의학을 부정하고 수양으로 병을 고치자는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다. 스스로를 제대로 보는 삶의 주체, 앎의 주체로 거듭나자는 말이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있다. 앞서 말한 주체로 거듭나지 못하면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게 아니라 그만큼 괴롭고 쓸쓸해질 뿐이다. 자, 어찌할 텐가. 소리 없이 다가오는 아픔을 피하다 더는 피할 곳 없는 구석진 곳에서 초라해진 나를 발견할 것인가, 아니면 그것조차 나의 하나로 긍정하고 바라보고 길들여 새로운 삶의 발판으로 삼을 텐가.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병은 하나의 단서에 불과하다. 거기에는 몸과 생명, 그리고 자연과 우주가 생생하게 살아 숨쉰다. 하여, 그것과 접속하는 순간, 앎의 모든 경계는 해체되고 만다. <동의보감>을 만나고 내게 벌어진 최고의 사건은 바로 그것이었다. 천문학과 물리학, 불교와 인류학, 고대 그리스철학과 생물학 등 모든 것에 대한 ‘앎의 의지’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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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의 잭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씨엘북스

"히가시노 게이고의 써스펜스 액션 활극"
<백은의 잭>은 만능 스포츠맨인데다 스노보더이기도 한 히가시노 게이고가 스노보드와 스키장이라는 소재로 쓴 소설이다. 은색의 설원을 뜻하는 '백은(白銀)'과 납치와 탈취, 장악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hijack'의 합성어인 이 책의 제목에는 '스키장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건'이라는 작품의 골자가 그대로 녹아 있다. 스키장 어딘가에 폭탄을 숨겼다는 협박 메일로부터 시작되는 음모와 반전이 눈 덮인 산 위에서 펼쳐진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사회파적인 특성은 여기서도 어김없이 나타나서, 정의나 진실보다는 이익관계와 권력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자들이 사건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그러나 스토리는 쉽다. <백은의 잭>은 추리물이라기보다는 시원한 액션 활극이다. 스키장 패트롤 요원들의 화려한 솜씨와 아름답게 펼쳐진 설경 묘사를 읽는 즐거움이 이 책의 최고 매력이다. <백은의 잭>은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끝없이 변신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순도 100%의 오락소설이라 하겠다. - 외국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자네는 경찰을 몰라. 이 널따란 스키장에서 폭발물을 찾아다니리라고 생각하나?”
“범인을 체포하면 폭발물을 묻은 장소도 알게 될 겁니다.”
“만약 체포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범인이 자포자기해서 스키장을 폭발시킬지도 모르는데. 분명히 말하지만, 경찰은 그런 상황까지는 막아주지 못해. 경찰 녀석들은 호텔이나 스키장의 피해나 손실 따위에는 관심도 두지 않고, 사상자만 나오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고. 경찰은 사람들을 모두 피신시키고 폭발에 대비하는 일만 할 뿐이야. 만약 범인이 폭발을 미루면, 경찰은 눈이 녹아내리는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겠지. 물론 우리에게 영업 허가 따위는 해주지 않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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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
토머스 게이건 지음 / 부키

"복지, 백문이 불여일체험(體驗)"
복지논쟁이 한창이다. 이 문제로 서울특별시의 시장은 자리를 떠났고, 새로운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심각해지는 양극화에, 이어지는 총선과 대선 국면. 복지문제는 계속해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다. 이 문제에 관해 우리는 두 가지 모델을 알고 있다. 바로 유럽과 미국. 전자는 보편적 혹은 포괄적 복지로 표현되고 후자는 선택적(물론 선택은 본인이 아니라 자본과 국가가 한다) 복지로 일컬어진다. 양자 가운에 어느 한쪽이 진리요 정답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이 둘의 차이에서 한국 사회의 방향타를 가늠해볼 수는 있겠다.

제레미 리프킨은 <유러피언 드림>에서 자율성, 종교적 구원에 대한 믿음, 실용주의가 결합된 아메리칸 드림의 시대가 저물고 공동체의 가치와 삶의 질을 중시하는 유러피언 드림이 세상을 구원할 거라고 말했다. 이 책도 비슷한 메시지를 전한다. 물론 긴 역사의 맥락에서 서술하는 <유러피언 드림>보다 삶에 찰싹 붙은 현장의 이야기를 노동 전문 변호사의 예리한 시선으로 분석하고, 한 사람으로서 미국의 삶에서 느낀 피폐와 곤궁을 유럽의 삶에서 느낀 안온에 비교하며 절절하게 풀어낸다. 복지는 책상머리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것이 닿아야 하는 실천의 영역이다. 이 유쾌, 발랄, 상쾌한 이야기를 즐겁게 따라가다 보면 정답이 분명히 보인다. 복지, 백문이 불여일체험(體驗)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미국와 유럽이라는 두 상반된 세계를 이만큼 잘 비교한 책은 흔치 않다. 선진국 문턱에 이른 우리로서는 이 두 모델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 결정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게이건은 뛰어난 사회평론가다.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미국과 유럽을 얼마나 모르는지 일깨워 준다. 재미있게 읽어 나가가 보면 현실에 대해 끓어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것이다.(바버라 애런라이크, <긍정의 배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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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ularfranciscan 2011-10-27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으로 가입한 신출내기입니다.

주간편집회의 2011-10-28 15:14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