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 Monsters And Men - Little Talks


1. 큰아들이 요즘 좋아하는 그룹이라고 하네요. 이 노래 밑에 누군가 댓글을 달았는데 아래와 같습니다. 

This song was originally about a couple. The woman had a mental disorder which she died from. The man just stayed alone in the house until his time came to spend time with her. Good song indeed!

이제 17살인 아이가 좋아하기엔 내용이 좀 그런 것 같은데,,,좋아한다고 하니 찾아서 들어봅니다.


2. 어쩌면 저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것은 핑계이고, 이렇게 혼자 뭔가를 열심히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공부는 어렵다면 어렵고 어렵지 않다면 어렵지 않다고 할 수 있겠죠. 첫 시험이 어렵다고 소문이 난 physiology의 Exam #1을 봤습니다. 먼저 Lab에서 하는 시험인 practical을 봤는데 점수가 잘 나왔어요. A를 받았습니다. 88점 이상이면 A인인데 92.5를 받았어요. 반올림하면 93이죠,,ㅎㅎㅎㅎㅎ

그리고 Exam을 화욜에 봤는데 점수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어요,,,이 엉뚱한 선생님은 첫 번째 시험을 가장 어렵게 낸다고소문이 자자하더군요. 학생들에게 겁을 줘서 나머지 3개의 시험을 잘 보게하려는 요량이겠죠. 그래도 외계인의 Axon(축삭돌기라고 지식백과에 나오네요.)과 인간의 Axon을 비교하라는 시험문제는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시험문제에 대해서 제 시어머니에게 말하니까, 시어머니 왈," 너 선생은 왜 다 이상하니?"하시는데 정말 좀 어이없는 문제죠. 교수님 본인이 아무리 5년이 넘게 우리 몸에 있는 Channel에 대해서 연구를 했다고 하지만,,, 뭐 학기가 끝나면 그분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내릴지 알게 되겠지요.


3. 어제는 해든이 생일이었고, 오늘은 큰아들 학교에서 homecoming 댄스가 있는 날이에요. 해든이는 엄마가 너무 바빠서 엄마 빼고 아빠 그리고 3명의 친구와 함께 디즈니랜드에 갔어요. 남편이 그 비싼 입장료를 다 부담했어요. 당연히 그래야죠,,아들 생일이니,,,ㅎㅎㅎㅎ 스페이스 마운틴인가가 제일 재밌었다고 하는데,,,키가 크니까 큰아이들이 타는 것도 탈 수 있게 되었네요. 해든이 축구팀은 현재 우승팀이에요. 해든이가 복을 불러 오는 아이????ㅎㅎㅎㅎ는 아닐 것이고,,아마도 운이 좋아 늘 우승팀에 속하게 되나봐요.

생일 파티를 해주려고 했는데,,,제 시험 기간과 겹쳐서 그냥 패쓰.ㅠㅠ

목요일에는 제가 다니는 대학에서 N군의 학교와 다른 학교의 홈커밍 경기가 있었어요. 저는 수업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우리 N군이 다른 팀 선수를 태클해서 방송으로 N누구누구가 태클했다고 크게 나왔다며, 남편이랑 시아버님이랑 오늘까지 자랑하시네요.ㅎㅎㅎㅎ 뭐든 자기가 좋아서 해야 잘 한다는 것은 진리일까요????


4. 저는 어제부터 간호대학 신청을 드디어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했지만 도무지 자신감이 하나도 없네요. TEAS라는 시험이 올해부터 바뀌었어요. 며칠 전 바뀐 시험의 연습문제를 풀었는데 너무 어려워서 눈물이 아닌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더구나 500명 정도가 신청 하면 30명이 뽑힌다는데,,,완전 자심감 "0"입니다. 학교 수업 따라가느라 시험 준비할 시간은 없지만 그래도 바위에 부딪혀 보는 거지요,,뭐.


5. 제가 이번 학기 시작을 잘 못한데는 다 직장에서 허리 부상을 입게 되면서 스케쥴이 완전 꼬여버렸기 때문이에요. 일을 시작한지 한 달 정도 되었나?? 트레이닝이 끝나고 첫날 제 레지던트들을 돌보는 날이었는데 허리를 다쳤어요. 근육을 너무 심하게 다쳐서 그날 911에 연락하고 앰뷸런스를 타고 응급실을 갈 뻔 했지만, 남편이 직장으로 오고, 저는 휠체어를 타고 urgent care라는 곳에 갔었어요. 다행히 신경을 다친 것은 아니고 허리 근육만 심하게 다친 경우라 그 이후로는 별 탈이 없었습니다. 더구나 다행히 그 주가 미국 노동절이 있기 전 일요일이라 3일을 내리 쉬었어요, 그 이후로 이틀에 한 번씩 Physical Therapy를 하게 되었어요. 수업에, Physical Therapy에 일(일은 덕분에 light duty로 바뀌었지만 일은 해야 했어요,,지금도 light duty)에 정말 눈코뜰 사이가 없더군요. 문제는 가장 어렵다는 Physiology Exam #1이 기다리고 있고,,,일단 모든 것은 다 지나갔고, 허리는 많이 좋아졌어요. 다만 허리 부상으로 인해서 직장에서의 업무가 가벼워져서 일거양득(?)가 된 듯한 상황이 되어버렸죠. 이런 것을 두고 운이 좋다고 해야하는 것인지 어떤 것인지 모르지만..ㅋ


6. Critical Thinking 시간에 시를 배웠는데 이제는 단편소설로 넘어가서 이미 3편의 단편소설을 배웠어요. 너대니얼 호손(Nathaniel Hawthorne)의 the Birth Mark, 안톤 체홉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Amy Tan의 A pair of tickets (Amy Tan은 조이럭 클럽의 저자인데 스티븐 킹과 함께 그룹사운드에서 백스테이지 싱어를 맡았다고 하네요!!ㅎㅎㅎ 작가들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재밌어요.) 그리고 단편소설을 주로 쓰는 단편 소설의 여왕 Alice Munro의 Boys and Girls를 배울 거에요. 월요일에. 저는 이미 다 읽었는데,,,왜 노벨상을 받았는지 그 소설 하나로 알 수는 없지만, 짧은 소설에서 느껴지는 단순하면서 명징한 그 글솜씨는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가즈오 이시구로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하시면서 그분의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하셨는데 저는 이미 읽어서 어깨가 으쓱했어요.좋아서라기보다 노벨문학상을 받기 전에 읽었다는 뭐 그런??? 하긴 한때 가즈오 이시구로의 책만 읽던 적이 있었더랬는데,,,솔직히 저는 왜 가즈노 이시구로가 노벨상을 받았는지 모르겠어요. 그정도로 대단하다 뭐 그렇게 느끼진 않았거든요. 차라리 밥 딜런에게 노벨상이 수여된 건 납득이 갔지만,,,

























6. TEAS 테스트는 12월 21일에 팜스프링이라는 지역에서 보게 되었어요. 샌디에고와 팜스프링 말고는 일정이 없었는데 남편이 팜스프링에서 시험보고 하루 지내고 오자고 해서 그렇게 결정했어요. 그 시험이 끝나야 저의 길고도 길었던 간호대학입학 고군분투기의 1막이 끝났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때까지 잘 하도록 하겠습니다. 알라딘 친구들도 잘 지내시길...


7. 아! 그리고 오늘 운전면허 딴지 20여년 만에 경찰에게 속도위반으로 두 번째 딱지를 받았어요!! 젠장 

첫번째 딱지는 17년 전 정도 인듯?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17-10-15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리는 조금 어떠세요. 휠체어를 타야 할 정도라면 진짜 많이 고생하셨을 것 같아요.
간호대학 신청 하시는군요. 어려워도 계속 하셔서 좋은 결과 얻으시면 좋겠어요.
시험보러 멀리까지 가셔야 하는 것 같은데, 그 전에 건강도 좋아지시면 좋겠고요.
라로님, 시험 준비 잘 하시고, 나중에 또 뵐게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라로 2017-11-18 14:46   좋아요 1 | URL
덕분에 건강은 많이 좋아졌어요!! 이제 이번 학기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끝까지 응원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서니데님에게도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psyche 2017-10-16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허리를 다치셨군요. 너무 고생하셨었겠어요. 좀 나아지셨어도 무리하지 마시고 끝까지 잘 해내시길!
해든이 생일도 축하하고, 풋볼선수 N군의 활약에도 박수를!
12월 21일 시험 잘 보시고 돌아오시길 기다릴게요. 화이팅!!

라로 2017-11-18 14:47   좋아요 0 | URL
어제 생리학 시험보고 저에게 주는 상이에요. 알라딘에서 노는 것!! ㅎㅎㅎㅎ
이제 12월도 얼마 안 남았어요!!!

비연 2017-10-16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이팅! 입니다~^^

라로 2017-11-18 14:4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icaru 2017-10-24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있어요!!! 진짜 응원해요!! 나비 아니, 라로 님~~~~!

라로 2017-11-18 14:48   좋아요 0 | URL
앗! 이카루님이 그러시니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심이 불끈!! 잘 하겠습니다!!!☺️
 

1. 오늘은 살만하다. 이틀 동안 강행군을 했는데 오늘 B그룹의 리드인 에드워드는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그래도 나보다 어리다;;;) 중간중간 여러 번 쉬게 해 주었다는. 오늘만 같다면 이 일도 할 만한데,,, 어제 리드였던 다이앤은 정말 못.됐.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 한다고 신입한테 너무 심한 듯,, 더구나 사람들 들으라고 욕이나 하고 말이지(나에게 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성질을 못 이겨 하는 그런 욕). 에드워드도 가끔 욕을 하긴 했지만, 자기 실수를 책망하는 수준의 욕. 


Robert Wyatt - Rock Bottom (Full Album 1974)


2. 저녁 식사 시간에 나는 Maryline이라는 예쁜 이름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눈을 한 분의 저녁 시중을 들었다. 스스로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먹여줘야 했는데,,,나는 그분이 아주 어렵게 땡큐라고 할 때마다 눈물이 나는 것을 참느라 혼났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던데 그분의 눈은 정말 맑은 창 같았다. 레지던트 들은 거의 음식을 남기는데 오늘 Maryline은 음식을 다 먹고 디저트까지 먹었다. 레지던트들이 곧 죽을 것 같은 신호는 먹지 않기 시작할 때부터라고 한다. 어제 유진이라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분이 며칠째 먹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분이 곧 돌아가실 것을 예감했는데 어제 돌아가신 것이다. 


한화순 님이 쓴 [간호사, 너 자신이 되라]를 읽기 시작했다. 

나에게 어떻게 예치금이 있는 지 기억이 안 나지만, 11000원 정도가 있기에 그것을 사용해서 eBook을 샀다. 알하러 가기 전에 읽기 시작했는데, 1장인 간호 대학생 밑에 소제목의 <공부 다시 시작이다>를 읽는데 이런 부분이 나온다. 

중환자실 실습 도중 환자의 사망을 목격한 일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습니다. 당시에는 커다란 충격을 받아 무섭기도 하고 삶이 너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날 번민하면서 "과연 내가 간호사를 할 수 있을까?"하는 회의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충격과 번민을 떨치고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인내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학업에 전념하며, 하루하루 간호사의 미래만을 꿈꾼 결과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가 있었습니다. p.27

한화순 님이 쓴 글이 가까운 내 미래의 모습이겠지. 그래도 난 엄마의 임종을 봤기 때문에 그렇게 충격적이거나 무섭지는 않을 거야. Marylin은 식사를 잘 하셔서 좀 오래 버텨주시면 좋겠다. 트레이닝을 받는 주제에 벌써 레지던트들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있으니,,,쯧쯧쯧 



3. Geo. 여기 썬에 상주하는 therapy dog의 이름이다. 지오는 이제 4살이 되었다고 하는데 최고의 therapy dog이라고 한다. 짓지도 않고, 레지던트들의 무릎에 가만히 앉아있다가 내려오고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레지던트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주는 개. 어떤 사람들보다 낫다는. 월급도 받지 않고 일(?)을 하는 지오. 나는 지오와 마주칠 때마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는데 녀석은 나를 보고도 아는 체도 안 한다는. 지오는 레지던트들에게 뿐 아니라 우리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마음의 평안을 선사해 주는 것 같다. 다음 생이 있다면 다시 만나고 싶은 개이다.


4. 내일부터 학교가 드디어 마침내 시작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지.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곰생각하는발 2017-08-28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잡았네요. 여기서 Rock Bottom 을 들을 수 있다니... 아, 이 앨범 제 취향이네요...




참 대단하세요. 살짝 감동하고 갑니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새로운 세계에 진입하는 걸 두려워하는데 라로 님은 무진장 씩씩한 편인 것 같습니다..ㅎㅎㅎ


라로 2017-08-31 05:20   좋아요 0 | URL
ㅋㅎㅎㅎㅎ 역시 곰발님!! 단어 선택하시는 게 완전 제 취향이잖아요!!!😍

저는 무진장 씩씩한 녀자 맞아요~~~ㅎㅎㅎㅎ

2017-08-28 1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31 0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psyche 2017-08-29 0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제는 좀 나았다니 다행이에요!
Geo 를 보니 저희집 엔양이 그 떼라피 독 볼런티어 하고 싶어서 루이 데리고 다니면서 교육했던 생각이 나네요. 클래스 듣고 시험도 패스하고 했는데 정작 병원에 가서 패스를 못했어요. 루이 녀석이 겁이 너무 많아서 모르는 사람들 있는데 가면 주인한테만 붙어있는 바람에... 열심히 데리고다니면서 교육시켰던 엔양이 너무 속상했었죠.

라로 2017-08-31 05:28   좋아요 0 | URL
엔양은 정말 너무 이쁘고 대견해서 수양딸 삼고 싶어요~~~~ㅎㅎㅎㅎㅎ(며느리는 진즉 포기;;;)
루이의 심정 이해가 되어요. 사실 떼라피 독이 된다는 거 개의 입장에서 보면 그리 신나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러니 루이가 영리한 것이죠!!!
저는 갑자기 학기 초에 수업이 결강이 되어 도서관에서 북플에 왔어요. ㅎㅎㅎㅎㅎ 온 김에 글 하나 올리고 다시 열공해야겠어요!!ㅎㅎ

psyche 2017-08-31 07:38   좋아요 0 | URL
병원에서는 어드밴스드 클래스도 듣고, 낯선 사람들을 더 많이 접하는 경험을 쌓은 후에 다시 시험 보라고 했었거든요. 근데 생각해보니 루이의 성정이 겁이 많고 낯선 곳을 싫어하는 아이인데 (사람은 낯선 사람도 잘 따르고 좋아하지만) 떼라피 독이 되는게 얘한테 너무 스트레스가 되겠구나 싶더라구요. 그래서 엔양이 포기했답니다.
수업이 예상치않게 결강될때의 기쁨이란!! ㅎㅎ 그 시간 잘 보내셨죠?
 

Temptations - My Girl


오늘부터 job shadowing을 시작했다. 나는 MA 자격증이 있는 썬에서 일한 지 1년이 갓 넘은 20살 된 아가씨의 shadowing을 하게 되었다. 한달 훈련 기간 동안 resident(썬에서 지내는 노인들을 그렇게 부른다)의 몸에 손을 대거나 휠체어를 밀어도 안 되지만, 카산드라는 나에게 이것저것을 시켰다. 나는 군소리 없이 하라는 대로 다 했다. 일은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다만 지금은 shadowing을 하니까 휠체어 밀어주고, 카산드라가 하는 것 지켜보고, 쓰레기통 비워주는 것이 다이지만,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을 잡아주고 일으켜 세울 것이 염려된다. 같이 넘어질까 봐...  


카산드라는 힘도 좋고, 성격도 좋고, 먹는 것도 잘 먹고, 인물도 시원스럽게 잘 생긴 아가씨다. 내 나이 반도 안 되는 사람과 일을 하니 불편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아무래도 존칭어가 없는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내 나이는 전혀 느껴지지 않고 내가 마주 보는 카산드라의 나이로 나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암튼, 첫날이라 만나는 직원마다 인사를 했는데, 그중 조셉이라는 직원은 아무리 봐도 게이 같아 보인다. 아니, 게이보다 하는 행동은 트렌스젠더 같다는. 다리를 비비 꼬면서 걷는 것이며, 말하면서 손을 들며 애교를 부리듯 때리는 시늉을 하는 것이. 그런데 이 친구가 한국 사람을 좋아한단다. 처음에 나를 보고 "홍대, 수원"이라는 말을 해서 놀랐다는. 언젠가 꼭 한국에 가고 싶다는 조셉은 홍대를 제일 먼저 찾아갈 것 같다. 그런데 '수원'이 요즘 외국인 사이에서 뜨고 있나??


저녁 시간, 레지던트들의 식사가 끝난 후 카산드라, 나, 그리고 조셉 이렇게 셋이서 식사를 했다. 모든 직원이 함께 식사할 수 없는 환경이라 3명씩 식사를 하는 것 같다. 식사하면서 내가 카산드라에게 내 딸 같은 나이인데 너는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을 해주니 옆에서 듣고 있던 조셉이 나에게 몇 살이냐고 물어본다. 내가 카산드라의 두 배가 넘는 나이라고 하니 깜짝 놀라면서 37살인 줄 알았단다. 아마도 육체적인 고생을 별로 안 했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 고생은 사서 하는 고생이니, 기꺼운 마음으로 하자.


레지던트의 하루는 아침 7시 기상으로 시작한다. 나는 오후 시프트라 2시에서 밤 10시까지 일을 하기로 잠정적으로 결정이 되었다. 더구나 주중에는 수업이 다 차 있어서 일을 할 수 없고 토요일, 일요일에만 일하기로 했다. 내가 일을 하는 2시부터 10시까지는 오전 시프트보다 덜 바쁘고 여유 있단다. 다행이다. 레지던트들은 이미 점심을 먹은 후라 휴식을 취하거나, 오후에 마련된 활동에 참여하는데 오늘 활동은 콘서트 참여하는 것이었다. 내일은 루아우 파티가 있다고 썬의 유니폼인 하얀 티셔츠에 카키 바지가 아닌 루아우 옷을 입고 오라고 했다. 루아우 옷이라고 하면 하와이 전통 꽃문양 비슷한 게 들어간 옷을 입으라는 것인데 대강 이런 것이다. 

꽃과 이파리가 들어간 옷을 입으면 되는데 나는 입고 갈 것이 없다. 잔잔한 무늬가 들어간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가야 할 것 같다는. 아무튼, 루아우는 내일 오후 레지던트들의 가족들을 초대해서 하는 활동이라고 하니 많은 사람이 참석할 것 같다.


오늘 활동에는 아마추어 가수가 와서 한 시간 동안 노래를 불러주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공연을 하는 사람인데 못하는 노래가 없다. 앰프로 반주를 틀고 자신은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는데 쫌 감동했다. 아마추어도 저렇게 잘하는구나,,,뭐 그런. 그 남자는 레지던트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를 불러주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를 주로 불렀고, 비틀즈, 닐 다이아몬드 등등 60~80년대 유행하던 노래들을 불러주었다. 대부분의 레지던트들이 거동이 불편해서 휠체어에 앉아서 노래를 듣는데, 얼마나 신나하던지!!! 그중 모타운음악으로 유명한 Temptations 의 My Girl을 부를 때는 아련함에 눈물이 번지는 듯. 나도 이 노래를 들으며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했다. 이제는 영원한 My Girl이 된 나의 엄마.


삶은 언제까지 의미 있는 것인가?를 생각하는 하루였다. 스스로 옷도 입지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세수며 기타 가장 기본적인 생활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과연 생은 의미가 있을까? 아직 그런 상태가 아니라 뭐라 말하긴 그렇지만, 오늘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사람들 곁에서 시중을 들면서 삶은 누구에게든, 어떤 상황이든 의미가 있다고 느꼈다. 올리브가 아직 이 세상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한 것처럼, 거의 모든 사람은 구차하게 생명을 유지하더라도 떠나고 싶지 않은 것을....


올리브 키터리지의 마지막 장인 'River'에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어떻게 나이 든 사람들의 심리 표현을 그렇게 잘 할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오늘 콘서트를 보는 레지던트들을 보며) 이 소설이 표현한 늙은 사람들의 심리상태는 아주 옳다고 느꼈는데 그녀의 HBO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끄덕끄덕.


HBO

What made you want to focus on the latter half of Olive’s life?


ELIZABETH STROUT

I got a gerontology certificate a million years ago along with my law degree, so I’ve been interested in older people for many years. Some people grow up with a lot of kids around, but I just grew up with a lot of old people. [Laughs.] I grew up on a dirt road in Maine and pretty much everybody on that dirt road was related to me and they were old. And so grumpy. My Aunt Polly -- she taught third grade all her life and never had any kids -- she used to sit and watch ‘Perry Mason.’ I’d walk in and she’d stick her tongue out at me -- her tongue! I’d go to the house up the road and invariably somebody would be there saying, “Well, I hope I die soon.” [Laughs.] I think my interest [in the elderly] came from a sense of responsibility that I had to make people feel better. It’s the only reason I can come up with. People often wonder if Olive is my mother, but she’s just a compilation of a whole bunch of people. And she’s partly me, of course.

우리가 올리브를 사랑하는 이유는 그 안에 우리 각자의 모습이 있기 때문이지. 물론 나의 모습도.

Temptations의 My Girl을 들으며 바라본 레지던트들의 표정은 나에게 올리브 키터리지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어주는 것 같았다.

What young people didn't know, she thought, lying down beside this man, his hand on her shoulder, her arm; oh what young people did not know. They did not know that lumpy, aged, and wrinkled bodies were as needy as their own young, firm ones, that love was not to be tossed away carelessly, as if it were a tart on a platter with others that got passed around again. No, if love was available, one chose it, or didn't choose it. p.270


OLIVE KITTERIDGE BY ELIZABETH STROUT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란하늘 2017-08-27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지던트ㅡ 인턴과정 의사가 생각나네요 ㅋㅋ 한국에서 실전에는 ‘어르신‘ 복지이론은 ‘클라이언트(client)‘라고...함다
마걸(my girl)하니 마대걸래가 생각납니다 ‘아재개그‘ ㅋㅅㅋ

☄‘아련함에 눈물이 번지는 듯‘에 함께 마음이 찡해집니다😢

강남보다 수원이군요 ㅋ ㅋ

p.s: 번호가 없으니 덧글이 두서가 없네요 ㅋ 토,일에 시험 6과목(인터넷으로) 봐야하는데 1과목만 보고 이리 놀고 있네요 ㅠ ㅠ 일요일에 저 죽었습니다😫
LA 시간이면 얼마나 좋을까요?ㅋㅁㅋ(현재 토요일 오전 8시)

라로 2017-08-27 16:02   좋아요 0 | URL
레지던트는 그런 의미도 있지만, 한 곳에 오래 거주하는 사람을 의미하기도 해요. 제가 일하는 곳은 가정집 환경을 내세우는 곳이라 그 집에 산다는 의미로 레지던트라고 부르는 것 같아요.
클라이언트는 너무 사무적으로 들리네요,,,ㅎㅎㅎ

아짐이라 아재개그 전혀 이해못하고 있어요~~~.ㅠㅠ

나이가 들면 모든 게 아련하고 찡하게 되는 것 같아요. 파란하늘님은 아직 젊으시니,,,,

그런가봐요,,,수원이 왜???그런 생각이 들었어요,,,ㅎㅎㅎ

시험은 잘 보셨나요??? 워낙 야무지신 분이시니 잘 하셨을 것 같은데요??? 엄살부리시는 거죠???ㅎㅎㅎ

psyche 2017-08-27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또 날라갔어요. 긴 댓글. ㅜㅜ 또 날릴까봐 이번에는 간단하게...
라로님 일 시작하셨군요.화이팅! 체력적으로도 아무문제 없으시도록 힘 불어넣어드립니다. 얍!!

라로 2017-08-27 16:03   좋아요 0 | URL
ㅠㅠ 북플은 왜 프시케 님의 댓글만 잡아 먹을까요????????왜?????????
너무 맛있나봐요~~~.ㅎㅎㅎㅎㅎ
시작했는데,,어제보다 오늘 더 힘든데,,,내일 일이 잡혀있는데,,,무서워요!!!!ㅠㅠ
 

Ooh, yeah

I didn't wanna listen to what you were sayin'

I thought that I knew all I need to know

I didn't realize that somewhere inside me

I knew you were right but I couldn't say so


I can take care of myself, yeah, you taught me well


I learned from you that I do not crumble

I learned that strength is something you choose

All of the reasons to keep on believin'

There's no question, that's a lesson, that I learned from you


We always don't agree on

What is the best way

To get to the place that we're going from here

But I can really trust you, and give you the distance

To make your decisions without any fear


I'm grateful for all of the times

You opened my eyes


I learned from you that I do not crumble

I learned that strength is something you choose

All of the reasons to keep on believin'

There's no question, that's a lesson

I learned from you


You taught me to stand on my own


And I thank you for that


You saved me, you made me,

And now that I'm looking back


I can say


Whoa!


Hmm, hmm, yeah!


I learned from you that


I learned from you


I do not crumble

I learned that strength is something you choose


Something you choose


All of the reasons to keep on believin',


Keep on believin'


There's no question, that's a lesson that I learned from you


Whoa!

I learned from you


I learned that strength is something you choose

Something you choose


All of the reasons to keep on believin',

There's no question, that's a lesson that I learned from you


Yeah!


I learned from you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제목은 David Bowie의 Space Oddity 가사에 나온다. 


Am I sitting in a tin can

Far above the world

Planet Earth is blue

And there's nothing I can do




얼마 전에 가족들과 함께 영화 Valerian and the City of a Thousand Planets를 봤는데 David Bowie의 Space Oddity가 오프닝 곡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영화는 재밌었다. 주연배우들이 약간 어색하잖아? 라고 생각했지만, 감독의 능력을 무한 신뢰하는 나는 감독이 의도한 것이라 생각하기로 한다.


내가 오늘 P님을 만나기 전에 느낀 느낌과 만나고 난 후에 든 느낌이 바로 저 가사를 들었을 때 받은 느낌과 같다고 할까?

우리의 만남은 이제 시작이 되었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그저 운명(?)이 이끄는 대로 지켜볼 것이다? 뭐 그런??


친구에 대한 인용문 중에 이런 글이 있다. Unexpected friendships are the BEST ones.

우리의 만남도 그랬다. 완전 우연으로 전화통화를 하고 만났지만,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우연한 만남, 의도한 기억이 없는 만남?? 의도했으니까 만났겠지만, 의도했다고 느껴지지 않는 만남?? 참 좋다.


나이가 50이 되어도 또래를 만나는 일은 여전히 신나는 일이다. 숨겨진 진주를 찾은 느낌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하지 말자, 과장하지 말자고 하면서 이 글을 쓰는 중이라는~~~.


멋진 분이다. 나는 잘하고 싶다.

And the stars look very different today!!!


우리는 12시에 만나서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하다가 4시에 헤어졌다.

P님이 맛있는 디저트를 사주셨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었다. 그 달콤함은 오늘의 만남으로 기억이 되겠지. 


**여기에 85˚C라는 제과점이 있다. 대만사람이 주인(사장)이다 (나는 85˚C보다 JJ bakery를 더 좋아하지만). 각 제과점으로 빵을 실어나르는 작은 트럭을 언젠가 본 적이 있는데 그 트럭의 뒤에는 'Sweeten your life'라고 적혀있던 기억이 난다. 이 삭막하고 퍽퍽하고 푸석푸석한 인생에 **로 달콤함을 더하세요!



아참! 운전을 하면서 집에 돌아오는데 가슴이 막 두근두근 거리는 거에요. 세잔의 커피를 마셔서 그런 것일까요?,,And I think my car knows which way to go,,,,but Here am I floating 'round my car!!


댓글(6)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psyche 2017-08-03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이 글 읽으려고 한 서너번은 다시 누르고 댓글 달려고하니 댓글 쓸수없다고 해서 계속 다시 시도해서 썼는데 또 없어서 버렸어요. 북플이 저를 싫어하나봐요. 아니면 우리의 만남을 질투?? ㅎㅎ
설마 이번에는 댓글이 날라가는거 아니겠죠?
정말 운명이 이끌었다고 볼수밖에 없는 오늘의 만남! Unexpected friendships are the best.라는 말이 너무 와닿네요. 너무 기분좋고 흥분되서 집에오는 길이 밀리는데도 피곤한줄 모르고 왔네요. 먼 곳까지 와주시고, 좋은 시간 갖게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새로운 만남이 이렇게 흥분되는거 정말 오랜만이에요. 아 좋다!

psyche 2017-08-03 13:37   좋아요 0 | URL
참 85°C는 대만 빵집이니까 주인도 대만 사람이 아닐까요? 아 프랜차이즈니까 꼭 그렇지는 않을수도 있겠네요.

라로 2017-08-03 14:44   좋아요 0 | URL
아니면 오늘 우리가 북플 흉 본 것을 알았을까요???ㅎㅎㅎㅎ
이말도 와닿았어요. Some souls just understand each other upon meeting!(이거 제가 추가했어요. 사진에) 인도 말인가봐요. 저 글을 읽고 우리 둘을 떠올렸어요. 우리는 어떻게 오늘 그렇게 완벽한 이해를 할 수 있었을까요??? 신기해요~~~.ㅎㅎㅎ
참! 혹 Thousand Star Hotel 이라는 책 읽어봤어요?? 집에 돌아오는 길에 NPR들으면서 왔는데 거기서 이 책을 소개했어요. 검색을 해보니까 7월 5일이 출간일인데 벌써 리뷰가 올라왓더라구요. Bao Phi 라는 베트남 난민(4살에 미국에 왔데요)이었던 사람이 쓴 이 책(시모음)의 소개는 ‘Thousand Star Hotel confronts the silence around racism, police brutality, and the invisibility of the Asian American urban poor.‘ 금방 출간된 따끈따끈한 사회성 짙은 책이긴 한데 시모음이라 어려울까요? 그래도 아이들 책인데?? NPR에도 소개되었으니 곧 상도 받지 않을까요??? 암튼 생각이 나서~~ㅎㅎㅎ

맞아요!! 85°C는 대만 빵집이라고 제 사장님이 그랬는데 (JJ bakery와 함께 대만 주인 빵집!) 왜 한국인이 주인이라고 생각이 났는지?? 아마도 그때 사장님이랑 한국인과 중국인, 대만인이 주인인 빵집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제가 또 헷갈렸나봐요~~~, ㅠㅠ 아시죠??저!!!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제가 말한 건 원주인을 얘기한 거 맞아요,,프렌차이즈의 각각 사장 말고~~ㅋㅎㅎㅎㅎㅎ 수정하겠습니당~.ㅋ

psyche 2017-08-04 00:16   좋아요 1 | URL
thousand star hotel 지금 가서 봤어요. 시는 정말 능력있는 경험많은 사람이 할수있는거 같아요. 하지만 책은 무척 관심이 가네요. 꼭 읽어보려구요. 이렇게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유부만두 2017-08-04 08:12   좋아요 0 | URL
사진 속 위장을 뚫고 한 분은 너무 잘 알아보겠습니다! ㅎㅎㅎ

두 분이 이렇게 만나게 된 것도 다 인연이에요! (어흑 작년 여름에 그 인연이 꽃피웠어야 했어요. ㅜ ㅜ )
대만 빵집...제게도 소개해 주셨던 곳이죠? 전 놓쳤네요. 두분이 만나셔서 책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거기에 강아지 이야기까지 얼마나 즐거우셨을까. 그냥 상상만 합니다.
라로님 다음번 한국 다니러 오실 땐 꼭 연락 하시고요, 저도 다음번 CA 여행 땐 두 분을 귀찮게 해드리겠습니다. 두 분 모두 인터넷 상으로 빅 허그 합니다. 그리고 건강들 챙기시고요!!!!

라로 2017-08-04 17:06   좋아요 0 | URL
인터넷 상의 빅 허그 짜릿 한 걸요!!❤️
저희 유부만두님 얘기도 했어요~~~ㅎㅎㅎㅎ 유부만두님 얘기 들으면서 제가 virtual ability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ㅎㅎㅎㅎㅎ다음이 언제가 될지 너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