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미안해요.
그런데 샘..
내가 예민한 건지 어떤건지 모르겠지만
직장에서 남선생님들이 젊은 여샘들에게 반말 쓰면서 명령하듯이 이야기하는 게 너무 싫어요.
그것이 '친밀함'의 표현이라면 더욱 경어를 써야하는것 아닐까 싶어서요.

자꾸 샘 마음을 불편하게 할 말들만 생각나서 이쯤에서 그만할께요.
그저 아침부터 샘 잘못도 아닌 일, 샘이 어찌할 수 없는일에
반말 쓰는 사람에게는 말 못하고 괜히 샘한테 뭐라 한 것 같아 미안해서요.

그래도 샘..
용기를 내서 이야기를 한 번 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이렇게 한 사람, 두 사람.. 쉽고 편하게 반말 하다보면
의도하지 않게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그 남샘들 자꾸 그렇게 생각할 것 같아요.
젊은 여샘들에게는 이름 찍찍 부르고 반말해도 된다고..
우리가 앞으로 들어올 후배교사들에게 그런 학교 풍토를 물려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선배교사들에게 예의를 갖추어야하는 것처럼 후배교사들도 챙겨야하잖아요.
학교는 조금씩 더 민주적으로 대등한 관계에서 이야기되는 분위기여야 하는 거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샘한테
나이 많다고, 남자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반말하는 거 싫어서 말이 길어졌습니다.

샘께서 좀 더 정중하게, 거리를 두고, 공적으로 대한다면
상대방의 태도도 좀 달라지지 않을까...

미안해요,
선배교사로서 암것도 해준것도 없으면서 쓸데없는 참견해서..

그래도 내 일 아니라고,
남의 일이라고
모른 척 하는 것보다는 낫죠?

**샘의 답글

고마워요. 좋지 않은 것은 고쳐가야지요....
언니가 미안해 할 것이 아니지요, 바른 것을 말해 줘서 고마워요...그런데 제가 용기가 없어서 좀 그러네요~ 열심히 노력해 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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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5-06-24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렇다. 학교에서 가끔 어떤 남교사들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교무실에서 젊은 여교사의 이름을 찍찍 부르고 반말하고 그런다. 동료교사로서 **야~ 이렇게 부를 수 있을까? 아무리 나이가 많고 선배교사이고 또 보직교사라 하더라도..
친근함의 외피를 쓰고 빚어지는 인정주의의 부작용이 차고 넘치는 이 사회에서 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형~',"** 형님"이라고 남교사들 사이에 호칭하며 둘 사이의 친함을 팍팍 드러내면서 은근히 다른 사람들을 소외시키거나, 술자리에서 그들만의 판을 짜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 많이 보았다.

나는 학교의 이런 가부장적인 남성 문화가 너무 싫다.
그래서 가끔 예민한 날이면 그냥 두고보질 못하겠다.
그러나..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는 그 남교사들에게는 결국 한 마디도 못하고 이렇게 약한 곳에 대고만 뭐라고 하는 내 모습도 한심하다.

학교에서 막강 권력을 휘두르는 이 권력지향형의 중장년 남교사들..
그들에게 똑 부러지게 뭐라고 말 할 수 있는 그런 날이 내게 올까?

글샘 2005-06-24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딱 제 이야기네요. 단 한 가지, 막강 권력이 없는 것만 빼면...
저도 젊은 선생님들 친근함을 가장해서 이름도 부르고... 형님도 부르는데...
근데, 저도 전혀 안 친한 넘들이 내 이름 막 부르면, 정색을 하기도 합니다.
정말 그때 그때 달라요~~~

해콩 2005-06-24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샘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갑자기 당황스러워집니다만.. 정말로 친밀한 사이에 혹은 친밀하고 싶은 사이에 주고 받는 접근성 멘트의 경우는 당연히 제 이야기에서 제외됩니다... ^^ (저도 가끔 말끝이 짧아요. 서로 공감하는 친한 사이에는.. 그런데..저 분들은...)

해콩 2005-07-08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께서 올려주신 글...
(한겨레에 실린 글이었군요. 김소희 기자는 '오마이 섹스'라는 컬럼으로 잘 알려져있죠.. ^^::)

나, 미스 김!

새파란 여자애가 기자라며 찾아와 이것저것 물어보는 게 영 신기했던 우익의 대부 고 오제도 변호사는 나를 처음 만났을 때 '미스 김'이라고 불렀다. 호칭에 대한 강박이 퍼렇게 살아있던 시절이라 "김 기자라 불러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했다. 그는 약간 당황하더니 나를 '미스김 기자'라고 불렀다. 오 변호사가 세상을 떠난 뒤 나를 그렇게 불러준 사람은 없었다. 한참 뒤 나를 놀랜 호칭은 '김 여사'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는 정계 은퇴 전 반주를 동반한 기자들과의 밥자리에서 나를 이렇게 부른 일이 있는데 그 눈길이 끈적하기보다는 되레 낭만적으로 느껴져 제풀에 화들짝 놀랐다. 아니 내가 벌써? 취재현장에서 불리던 내 호칭은 다양한 변주를 했다. 미스 김과 김 여사 사이에는 '아가씨' 가 있었고, '김양'과 '각시'에 이어 '아줌마'도 등장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나를 자기들이 보고 싶은 방식으로 보고, 그렇게 불렀다. 남을 부를 때 직함만큼 편리한 게 없다. 그런데 직함을 무색케 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나이와 서열이다. <한겨레21>취재편집팀에서는 한때 호칭 빼고 성 빼고 위아래 가리지 말고 이름만 부르자는 아이디어가 제안됐다. "경태! 기사 보냈어요" "창석은 또 밥 먹으로 나갔어요" 이렇게. 선배가 그렇게 부르면 괜찮지만 후배 처지에서는 영 어색했다. 그래서 이름에 이어 쉬지 않고 단숨에 다음 문장을 붙여서 말하곤 했다. "수병아무개가쓴그책어제봤는데,(참던 숨 내쉬고) 재밌었어요" 이런 식이다. 이런 '호칭의 민주화'는 한 며칠 쓰이다 숨을 참지 못한 대다수 구성원들의 '투항'으로 사라졌다. 나이와 서열을 간단하게 뛰어넘는 것은 내 호칭의 변천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별이다. 가끔 사무실에서 일하다 "기자님 좀 바꿔주세요"라는 전화를 받는다. "예 말씀하세요"라고 한다. 둘 중 하나는 "얘기(혹은 제보)할 게 있어서 그러니까 거기 기자 좀 바꿔주세요"라고 다시 말한다. "예, 저도 기잔데요"라고 하면, 잠깐 침묵 뒤, 이야기가 이어진다. 다시 전화하겠다면 끊는 사람도 있었다. 나도 이런 제반 조건을 이용한 일이 있다. 수화기를 들자마자 다짜고짜 "야, 이 한걸레야" 하고 욕설을 퍼붓는 사람에게다. 난 '대대거리는' 말투로 "지금여, 다 취재하러 나가셨거등요? 전 옆방 아르바이트 학생이라 암것도 모르거덩요? 이렇게 대꾸한다. 이 대목에서 독자 서비스 정신을 들먹이고 싶진 않다. 나도 먹고살아야 하는데 한참 마감이나 취재 중에 그런 전화, 서로를 위해 좋지 않다. "저를 여자로 보지 말고 00로 봐주세요"하는 유의 얘기들은 이젠 '뒷담화'소재다. 여성이 대단히 드문 시절에 만들어진 사회적 강박이다. 왜 여자를 여자로 보지 말아야 하나.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르지 못하고 언니를 언니라 부르지 못하는 세상, 지루하다. 여자 기자가 많아진 세상, 나이와 서열, 성별에 따른 차별이 없는 세상, 그래서 호칭에 대한 강박도 사라져버린 세상이 난 좋다. 미스김도 김 여사도 좋다. 뭐라 불러도 좋으니 나를 부디 기자이자 여자로 봐달라. 물론 굳이 고르자면 미스 김이 제일 좋다.
- 한겨레 21 (2005.5.31-취재뒷담화 김소희 기자) 2005-06-26 오후 9:23:00

해콩 2005-07-08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나 내 생각엔 아직도 여전히.. 전문직 여성에게도 그 직업으로 다가서기 보다는 그저 '여성'으로만 다가오는 남성이 더 많은 것 같다. 나도 여성이 하나의 여성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봐지기를 원하고, 평화롭고 평등하며 자유로운 여성성이 긍정받는 세상이 오기를 원한다. 그러나.. 최소한 여성인 내가 느끼기엔..아직도 '처녀'라는 말이 '교사'라는 단에 앞에 붙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흠... 실은 처녀라는 말 앞에 한 글자가 더 오는 게 보통이다. '노'라는 ...--;)
 

2005. 6. 18. 토요일 아침...

몇몇 부장들 사이에 방학중 근무조에 관한 이야기가 오고가길래..

분회집행부 샘들께 쪽지를 날렸다.. 다양한 반응..

조직부장 김모샘의 통쾌한 답글이다.

 

이제 방학 중 근무조 편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가 된듯 합니다.
학교의 오래된 관행 중에서 주번제도, 학급일지 작성, 방학 중 근무 등이 있습니다만.
이러한 것들은 교육청과 전교조 부산지부 사이에서 단체 협약으로 모두 없애기로 한 불필요한 일들입니다.
그럼에도 학교 관리자들은 방학 중 근무조 편성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폐지되면 큰 일이라도 날듯이 호들갑을 떨지요. 주번제도, 학급일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반응입니다만.
이런 낡은 제도들은 관리자가 스스로 교사와 학생을 통제하는 권한을 확인하는(만끽하는 이라면 좀 과한가요?) 의미이외에는 그 어떤 의미도 없는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만.

생산적인 논의를 통해 바꿀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교무회의를 통하는 것도 좋겠고, 교장선생님과 담판을 짓는 것도 좋겠고.
그런데, 그전에 할 일이 바로 이번 방학에는 반드시 방학중 근무를 없애겠다는, 그래서 단체협약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조합이 살아있는 학교로 만들겠다는 조합원 동지들의 단결된 힘을 조직하는 겁니다.
조합원 동지들이 힘을 합치면, 이까이거 바꾸는 건 누워서 떡 먹기보다 쉬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방학중 근무 그까짓거 하루 나와서 하지. 뭐 귀찮쿠로... 이렇게 생각하시는 것은 패배적인 생각입니다. 사소한 것부터 바꾸어 나가야 큰 것도 이룰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분회장님께 부탁드립니다.
직원회의 시간에 논의에 붙일것인지, 아니면 교장과 담판을 지을 것인지 전체 조합원들의 뜻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아 이 문제를 다음 주를 넘기지 않도록 해주셨으면 합니다.
아니, 이것은 분회장님과 집행부가 같이 해야할 일입니다.
그러니,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집행부는 조합원 의견을 수렴할 방법과 비조합원 선생님들의 의견까지도 모을 방법을 찾아라. 그리고, 방학 중 근무 폐지의 정당성을 전체 교직원에게 홍보할 방안을 마련하라. 이렇게요.

멋진 토요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놈의 방학 중 근무 이야기 땜에 고마 속이 부글부글 끓습니다.
없애버립시다. 아주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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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5-06-20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5. 6. 20. 월요일 분회장님이 교장샘 면담 후 보내온 쪽지..

교장과의 이야기 결과
1. 방학중 근무에 대해 긍정적임
1. 단체협상의 결과는 근무는 9시 출근 5시 퇴근을 하지 말자는거지 중간에 잠깐 나왔다가 청소 지도 공무처리하고 가는것 문제 안됨
1. 방학중 아이들 봉사 활동을 위한 청소 지도는 학생들을 위한 것임에 지도 교사가 있어야 함
1. 보충수업 기간중에는 보충 수업 하는 사람, 기간이 아닌 때는 보충 안하는 사람이 나와서 하자는 생각
1. 그리고 방학중 하루 나오는것을 안하자고 한다면 교장의 고유 권한중 방학중 자가연수원 계획서 받는것, 또는 방학중 하루 소집하는것도 하겠다고 하길레 억지라고 함
1. 그럼 청소지도를 위한거라면 보충기간에는 수업 하시는 분들중 담임이나 부장이 지도 하도록 하고 보충 끝난 기간에 하지 말자고 하니까, 기간이 짧아지면 한꺼번에 아이들이 모이면 어떻게 지도가 되느냐? 는 주장
그래서 아이들이 그리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니 작년의 결과를 보자고 함
1. 부장들에게 이야기 해 놓았다고 함, 방학중 근무에 대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아마 조만간에 얘기 있을 것 같음
1. 다른 학교의 상황은?

박** 선생님 : 학생부에서 보충 끝난기간에 방학중 청소를 배정하지 말도록 얘기 바람
그리고 방학중 아이들 와서 하는 청소를 봉사활동으로 주어도 되는지? 그게 매우 궁금함, 교장도 그게 가능한지 반문함

그리고 만나서 얘기를 나누어 볼 필요가 있음

해콩 2005-06-20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에 대한 조직부장 김모샘의 답글..

분회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교장 선생님의 의견을 읽고보니 단협 내용을 임의대로 해석하는 것에 대해 좀 걱정이 앞서구요. 이 부분은 지부와 상의를 해보아서 의견을 정리해야하겠구요.

봉사활동이 가능한가 어떤가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핵심적인 사항이 아님에도 교사의 방학 중 근무라는 명백한 근로조건에 관련한 내용을 학생을 위하는 교사의 자세와 연결하는 것은 절대 인정될 수없는 부분이라고 생각듭니다.

또한, 교장 선생님이 방학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이 교사의 재충전과 자기 연찬의 기회로 보지 않고, 방학을 그저 탱탱 놀고 먹는 시간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갖게 만듭니다.

봉사활동이 중요하다면 그에 맞는 그러나 교사의 근무조건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한 방안을 마련해야겠지요.

학교도 공공기관의 하나이므로 아마도 교내 청소를 통해 봉사활동을 인정하는 것이 가능하다할지라도, 봉사활동과 교사의 방학 중 근무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른 시간에 집행부 모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선생님의 의견을 들어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하지 않겠습니까?
 

2005. 5. 27. 금

5:00 늘 그렇듯이 눈을 떴다. 머리 감고 주섬주섬 챙겨서 요가원으로.. 이번주는 한 번 결석, 한 번 지각이다. 5월 들어 한 번도 안빠졌었는데 엊그제 과음과 피로로 눈은 떴지만 그냥 다시 누워버렸다. 적당히 쉬어도 줘야한다. 마음을 비우고 호흡을 조절하며 참자아를 바라봐야하는데 너무 잡념이 많아서 혼몽 속이다. 할 때는 힘들지만 하고 나면 개운하다. 이렇게라도 나의 몸과 마음을 매만져주지 않으면 생활이 너무 거칠어질 것 같다.

8:00 교무실 도착. 남은 반찬으로 대충 도시락을 비우고 이빨 닦고.. 수업준비, 수행평가 채점 해야지 하면 앉았는데 미경샘이 왔다. 직원회의가 있는 날! 아, 그러고보니 샘들 자리에 나눠줘야할 유인물을 빠뜨리고 지금껏 놀았다. 현옥샘, 미경샘이 도와주어서 5분만에 후다닥.. 회의 직전에 겨우 끝냈다. 이번 한문 평균은 83.54 내가 생각해도 너무 쉬웠다. 기말 때는 난이도를 좀 냉정하게 조절해야겠다. 분회장님께서 교원평가 반대를 위한 활동 안내 (5.28. 상경 분회장 대회/ 6.10 시청앞 집회/ 6.25. 상경투쟁) 를 하시고 서명과 신문 광고 등의 활동비로 쓸 3,000원 가량의 성금을 걷는다고 발표하셨다. "~교무실 게시판 명렬에 금액을 적어주시면 저희 일꾼들이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일꾼! ㅋㅋㅋ 웃기지만 순남샘 말씀처럼 맞는 표현이다. 흠.. 챙겨야 할 일이다.

9:00 1교시 2학년 10반 수업이다. 오늘은 1,3,5 수업인데 모두 여학생 수업이라 부담이 덜하다. 그런데 오늘 1교시는 좀 힘이 든다. 아침시간에 영어듣기를 한다고 작년에 비해 등교시간이 빨라지면서 1교시에도 아이들이 늘어지고 존다. 판서를 하는데 자꾸 김윤아 노래가 흥얼거려진다. 몰랐는데 스스로 힘이 들 때의 내게 이런 버릇이 있었다. 아이들도 힘들어 하기에 필기 시켜놓고 노트북을 가져다가 노래를 들려주었다. girl talk!  다른 반은 개별 수행평가 마치고 남는 시간에 다 들려주었는데 이 반만 빠졌나보다. 가사도 나눠주었고 아는 아이들도 있어서 곧잘 따라부르기도 했다. 나도 흥얼흥얼... 그런 내 모습에 아이들이 비웃는다. --; 한 번 듣고 다시 수업. 두번 정도 더 들려주고 싶어 진도를 일부러 빨리 나갔다. 이 가사들이 아이들의 마음에 작은 흔적이라도 남겼으면 좋겠다.

11:00 3교시 수업. 늘 그렇듯이 뭘 했는지도 모르게 2교시가 지나고 또 수업이다. 6반 예쁜이들이다. 요즘 24절기 수업을 하는데 이젠 이 수업에 탄력도 좀 붙고 자신감도 생겨서 꽉 짜여진 진행으로 마음에 드는 수업을 했다. 구슬비에 맞춘 절기송으로 모둠별 수행평가를 할 생각이다. 시범으로 노래를 불러주고 세번 같이 부르고 평가계획을 일러주었다. 모둠 챙기는 것도 잊지 말아야지.

12:00 수업이 비는 시간. 쉬는 시간에 현옥샘이 연구부 샘들께 성금을 걷다가 내게도 달라했다. 그래 아침에 발표를 했으니 걷어도 지금 걷는 것이 낫겠다 싶어 유인물도 복사하고 명렬도 챙겨 교무실 정보실 제외한 다른 부서로 모금(?)을 다녔다. 5층까지 한 번 도는데 약 15분 정도는 소요된다. 많이들 계시질 않아 다시 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 일을 조금 간편하고 쉽게 처리하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다. 없다. 5교시 마치고 쉬는 시간에 그냥 다시 돌자.

1:40 5교시 12반 수업... 5교시는 늘 힘이 든다. 휘파람도 불어보고 노래도 해보고 갖가지 오바로 점철된 수업을 해야한다. 유정이랑 현희.. 끊임없이 대화를 하는 두 녀석을 늘 견제해야하고 가끔 우리 영미도.. 다른 대다수의 아이들은 너무 얌전하고.. 그래도 오늘은 재미있는 수업이었다. 대답도 곧잘 하고 웃어도 주고... 수업 후 쉬는 시간에 교사를 다시 한 번 돌았다. 교원평가는 예민한 문제이니만큼 왠만한 샘들은 다 거절하지 않고 서명도 하시고 성금도 내주신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다른 일에도 이렇게 마음이 척척 맞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젠 이 정도 일은 잘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샘들께 돈을 걷는다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다.. 나도 많이 두꺼워졌나보다. 웃으며 "일꾼 왔습니다... (설명하고) 감사합니다."

2:40 6교시 ca시간. 지난 주부터 드디어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조용히 책을 읽는 습관도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하다 싶어 서성장소설 - 돼지가 한마리도 죽지 않는 날/ 19세/ 나는 아름답다/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나는 공부를 못해/ 문제아/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읽도록 했다. 처음 계획은 조별로 같은 책을 읽도록 하고 서재를 만들어 독후감을 쓰도록 하는 것이었는데 서재 만드는 것이 너무 번거로울 것도 같아 그냥 내 서재에 들어와 한 달에 한 번 독후감을 남기라 했다. 매달 돌아가면 책을 바꿔볼 생각. 34명 전원이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다 읽고 다음 ca시간 전까지 내 서재에 들어와 500자 이상 독후감을 남기면 모두에게 500원 상당의 아이스크림을 쏘기로 했다. 과연 얼마나... 일단 시작했으니 이 8권만이라도 다 읽도록 꼬셔봐야겠다. 그런데.. 이 책들.. 성장소설이지만 아이들에게 너무 어려운 것도 같다. 벌써 5명이 엎드려잔다. 사탕으로 꼬시는 건 너무 약한가보다.

3:30 ca도 끝나고 청소 지도를 하기 위해 5층 도서실로 갔다. 내가 꼬박꼬박 올라가야 아이들도 꼬박꼬박 청소를 한다. 리모델링이 끝나서 환경은 다소 좋아졌는데 책을 여전히 엉망으로 꽂혀있다. 인력을 구해서 정리를 한다나 뭐래나.. 좋은 책들도 많은데 얼렁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나 나나.. 5층까지 올라간 김에 다시 한번 교사를 더 돌았다. 3번 정도 돌아서 10분 정도 만났다. 성과는 있다. 월욜쯤에 내가 맡은 샘들은 다 찾아뵈어야지.

3: 50 교무실로 돌아왔더니.. 메세지가 날아와있다. "의주샘 입원했답니다." 놀라서 인터폰을 해보니... 아이들이랑 축구하다가 쇄골뼈가 나가서 오늘 오후 부민병원에 입원했단다. 다행히 심하게 다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내일 상경 계획이 잡혀있는데 이게 왠 날벼락! 가까운 병원이니 연수 끝나고 가봐야지.

4:00 동아대로 출발할 시간이지만 오늘 배울 내용을 전혀 보지 않아서 앉아서 예습을 잠시 했다. 중국어는 정말 늘지 않는다. 단어를 찾아보고 20분에 학교를 나섰다. 126번 타러 가는 길에 의주샘에게 전화를 해서 입원실을 알아보고 또 필요한 물건들도 물었다. 수저와 물통...  수술도 해야하고.. 입원이 장난이가... 맘이 쓰인다.

6:00 중급중국어 마지막 수업. 예습을 해온 덕인지 해석도 쉽고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그래도 어찌나 잠이 오는지... 샘들이 힘들어 하시니 교수님은 언제나 8:00시에 마쳐준다. 에궁.. 이제 샘들 차를 얻어타고 병원에 가봐야지.

8:40 병실에 도착. '뼈로 가는 칼슘 두유'와 '초코하임'을 사가지고 병실에 들어섰다. 한쪽팔을 고정대로 밀착하고 아프지는 않단다. 그나마 다행이다. 고통이 없으니. 이런 저런 이야기... 연로하신 어머니께 아직 알리지도 않았단다. 내일 수술 끝나고 아주 조심스럽게 말씀드릴 거라는 효자다. 10시 10분쯤 이제 가라는 의주샘 말을 듣고 일어섰다. 환자가 병문안 온 사람을 1층 현관까지 바래다 준다... ^^

11:00 집! 오는 길에 ㄱㅇ랑 계속 문자를 주고 받다가 결국 수화기를 잡았다. 고민이 있을 때는 수다가 끝나질 않는다. 그동안 쌓인 이야기도 만만찮고.. 두어번 끊으려고 하다가 계속 대화가 지속되어 수화기를 놓고나니 3시다. 내일 서울도 가야하는데 너무 심했다.

2005. 5. 28. 놀토

5:00 요가로 다져진 생활습관 덕분에 몇시에 잠들어도 5시엔 눈이 떠진다. 바로 챙겨서 목욕하러 갔다. 1시간 만에 얼렁 다 씻고 올라와서 필요한 물건도 챙기고 준비했다. 박샘이 문자로 '비가 올것이니 우산을 준비'하라신다. 가면서 읽을 책도 챙기고 모자랑... 썬글라스는 필요없겠다.

7:00 전교조 타임도 옛말! 작년에 20분 정도 늦었다가 마지막으로 차에 오르는 쪽을 판 경험으로 갈등없이 바로 택시를 탔다. 칼 도착이다. 종기샘도 보이고 박샘도 계시고 서상태 샘도... 경선샘이랑 나란히 앉았다. 이렇게 올해 서울행도 시작이다. 처음 교사대회 따라갈 때는 정말 나들이였다. 5월이라 차창 풍경도 좋고 일년에 한 번 정도는 이렇게라도 떠나온 서울이 보고 싶어서... 지금도 그런 의미가 젤 크다. 그러나.. 인사말로 했던 것처럼 관성같은 것일까? 반작용인 것일까? 분회장 대회라는 명칭 때문인지 버스안이 썰렁하다. 책에는 집중되질 않고 계속 잠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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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에서 제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을 바라보며 늘 마음이 바쁘고 급하다. 책을 읽어내는 속도에 비해 읽고 싶어지는 책들이 너무나 빨리 솟아져 나오기에 어쩔수가 없다.  [간디의 물레]를 읽으며 굳이 책을 사서 읽는 것도 하나의 탐욕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종이..나무들..숲... 정말 필요한 책만 구입하자. 다리품만 조금 팔고 손만 조금 뻗으면 얼마든지 원하는 책을 맘껏 빌려볼 수 있는 도서관, 도서실이 주위에 널려있지 않은가. 어쨌든 중독을 극복하지 못하고 이번에 구입한 책들이다. 

꿈꾸는 정원사 - 평범한 선생님들의 특별한 수업 이야기 | 원제 Chicken Soup For The Teacher's Soul



 

[스승의 날] 물론 보고 싶은 아이들에게 연락이 오고 만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너무 부작용이 심하고 따라서 부담도 크다.  없애자는 의견에 동의하여 어제 오늘 아이들이 만나자는 것도 거절했다. (결국 만나고 말았지만..) 그러나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 이건 내게 주는 스승의 날 선물이다.

 

'새로운 사람'에게 - 오에 겐자부로의 교육 에세이
오에 겐자부로 (지은이), 위귀정 (옮긴이) | 까치글방



 

역시 내게 주는 선물.. 처음 접하는 오에 겐자부로!

 

살아남은 자의 슬픔 - 브레히트시집 1

베르톨트 브레히트 (지은이), 김광규 (옮긴이) | 한마당



 

브레히트이 시집이다. 그의 강렬한 시어들.. [간디의 물레]에 김종철씨가 이런 시를 인용해놓았다.

그들은 그들이 앉아있는 나뭇가지들을 계속하여 톱질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잘 톱질할 수 있는지를

서로서로에게 소리쳐 가르쳐주었다.

그런 다음 그들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심연으로 떨어졌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는 다시 톱질에 열중하였다.

평소에도 그의 사회성 짙은 그의 시에 매력을 느꼈는데 왜 시집을 구입할 생각을 못했을까? 엊그제 소풍 가서 독어 전공 최병학샘과 브레히트를 이야기하고 가지고 계신 시집이 있으면 빌려달라고 부탁했더니 어제 바로 낡은 한 권을 내미셨다. 이 역자의 것이 제일 잘 되어있다고 하시며... 샘께서 빌려주신 낡은 시집...오래된 책의 냄새가 참 좋다. 일단 빌려주신 책을 꼼꼼 읽고 다시 내 책(!)을 보리라.

 

물物과 나눈 이야기
이현주 (지은이) | 이레



 

이아무개, 이현주 목사님의 책들은 글맛이 참 좋다. 장일순선생님과 공부한 과정을 풀어쓴 노자-도덕경도 좋고 교육에 관계된 잠언을 번역한 책도 좋다. 근데... 강연 같은 거 좀 안하시나? 기회가 닿으면 꼭 뵙고 싶은 분!

 

젊은 날의 깨달음   


 

충동구매이다. 조정래, 홍세화, 박노자, 손석춘이라는 이름에 끌려... 끌리는 걸 어쩌랴~

살꽃이야기 - 낮은 학년 동화 2
이현주 (지은이), 정순희(그림) | 한겨레신문사



 

역시 이현주 목사님의 동화... 조카녀석이 초등학교 들어갔다. 생각하면 늘 ^^ . 그림 그리는 걸 무척이나 즐기는 귀엽고 어리숙하고 오락을 좋아하는 아이인데... 착하고 소박하게 자라줬으면 좋겠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 아이가 생각나서..  내가 봐도 역시나 좋겠고...

한자에 세상이 담겼어요 - 양동숙 교수님이 들려 주는 한자 이야기 1
양동숙 (지은이), 심환근(그림) | 푸른숲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1학년 들어간 조카님들이 한자랑 좀.. 친해졌으면 하는 생각에.. 전공이니만큼 내가 읽고 우리 학교 아이들에게 퍼 먹일 수 있으면 더 좋을테고.. 한자든 뭐든 편하고 쉽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래도 이번 시험 문제는 지나치게 편했다... 평균을 75%정도에 맞추라했는데 80은 넘을 듯하다... )

 

여기까지가 이번에 주문한 책들.. 모두.. 글샘님의 리뷰를 보고 주문해버린 책이다. 정작 글샘님은 거의 주변 도서관을 이용하시어 책을 빌려보는 것으로 아는데... 욕심이고 중독이다. 내려놓고 버리는 연습을 해야지. 나무를 한 그루라도 더 살리는 맘으로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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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5-08-22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의 제목 옆에 어느 순간 보니 파란 책 한권이 붙어있네.. 이게 뭘까? 뭘까? 궁금하다.. 누구 아시는 분 있으시면 좀 갪카주세요.. 궁금한 건 못 참는데..
 

어느덧 

6년이 흘렀습니다. 노란 가입원서를 앞에 두고 고민하던 때가...

발령 받고.. 5개월쯤 지난 어느 날이었지요. 평소 신규들을 각별히 챙겨주시던 선생님이 불쑥 제게 내미셨던 그 노란 카드.. 사실 그때까지 저는 '전/교/조'가 무엇의 약자인지도 몰랐답니다. 당연하죠, 저는 학교 다닐 때 집회 참석 한 번 안해본 그런 '철부지' 학생이었거든요.

학교 사회를 잘 모르던, 그야말로 '쌩신규'였지만 원서 쓰기가 꺼려지던 이유를, 며칠동안 카드를 붙잡고만 있던 제 자신에게 냉정하게 물었지요. 가만히 속을 들여다보니 저는 두려워하고 있더군요. 그 두려움의 실체는 '뭔가 불이익을 당할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이었지요. 가입원서를 쓰는 순간부터 왠지 교장, 교감 선생님들께 찍힐 것 같고, 근무 성적도 나쁠 것 같고..  다른 학교로 옮길 때에도 내 뜻대로 안 될 것 같고... 나름대로 심각한 그런 고민들로 혼자서 일주일 정도 끙끙거리고 있었답니다.

 

그러나

그런 두려움과 공포는 사실, 근거도 실체도 없다는 걸 이미 제 마음은 알고 있더군요. 그것은 한낱 개인적인 안위와 연결된 삿된 마음이었습니다. 제가 올바르게 노력하려한다면 그런 것들은 두려움이 대상이 아니어야한다는 대답이 들려왔습니다. 나아가 이미 '교사'인 나는 아이들을, 학교를 가려서는 안되며 근무 성적을 걱정하여 관리자를 두려워해서도 안된다는 대답이 들려왔습니다.

 

결정적으로 

공포나 불안을 잠재우며 저를 더 크게 흔든 것은 당시 조합원 선생님들이 제게 주신 '편안함과 든든함'이었습니다. 가끔 머리를 울리는 '깨우침'도 한 몫 거들기도 했지요. 후배들의 입장에서, 또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니 무엇보다 '올바름'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려는 그런 모습들... 이 분들과 함께라면 '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지치지 않고 노력할 수 있겠다 싶은.. 그런 믿음이 있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교사는 결국 저 개인에게 달린 것이지만, '바르게' 노력하는 교사는 혼자서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가입 후 몇년 동안은 "전교조만이 답인가? 전교조만이 늘 바른가? 저들은 어찌 저리도 매사에 당당할까? "라는 의구심을 떨치치 못했습니다. 매사에 정답을 가지고 있는 듯이 보이고 또 매사에 지나치게 당당한 그 모습에서 저는 어떤 독선과 아집을 읽었던가 봅니다.  '항상 고민하고 실천하는 교사'로 선배 조합원을 기대했던 제가 실망을 했던가 봅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 분들의 준비된 대답이나 넘치는 당당함은 이미 깊은 고민과 실천하는 삶에서 나온 것임을... 물론 가끔 서로 생각이 달라 갈등과 아픔이 있기도 하지만 그건 어떤 조직이 살아있다는 반증이 됨을 또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 주위의 조합원 샘들은 가끔 지나치게 뾰족해지는 저의 댓거리에 저를 밀쳐내기보다는  웃으며 받아주셨지요. 따뜻한 솜뭉치마냥...

 

제가 꿈꾸는 학교는

그런 곳입니다. 서툴다고 나무라거나 일을 미루는 그런 대상으로 후배교사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선배교사로서 후배교사를 살뜰하게 살펴주고 보듬어줄 수 있는! 떳떳하고 당당한 선배교사의 모습을 보고 후배교사가 그 고민과 실천을 자연스럽게 배워갈 수 있는! 나이나 지위로 아이들 위에 군림하려하지 않으며 객관적인 인격체로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학부모와 함께 건강하고 바른 아이의 모습을 기대하며 함께 고민을 나누는! 그런 모습과 관계 속에서 선생님, 아이들, 학부모과 함께 학교에서 행복해지는 것, 그것이 제 꿈입니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순진한 꿈인가요?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을 거대한 꿈인가요?  그렇다면 저는 여전히 철부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여럿이 함께 꾸면 그런 꿈도 현실이 된다'는 말을 아직도 믿습니다!

 

어쩌면

선생님은 가입원서를 쓰신 그 순간부터 더 많이 고민스럽고, 더 많이 힘들어지고, 그래서 가끔은 더 많이 외로워지실수도 있습니다. 아니라고 고개를 젖기에는 아직도 너무나 많은 부조리와 모순들이 학교사회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문제들을 모른척 그저 외면하고 사는 것 보다는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외로워하며 살면서도 분명 더 행복해지실수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적어도 교사란 아이들 앞에 거짓을 말하거나 자신은 할 수 없는 일을 아이들에게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힘들지만 행복하실 조합원 선생님,

당신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2005년 어느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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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05-05-06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

해콩 2005-05-06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감사해요!! 늘~

mulbonya73 2005-05-09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놀러왔다 가요. 그때 그시절 그리움 푸지게 안고...^^

해콩 2005-05-09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요체'를?... 님의 그 아름답고 당당하던 '하오체'는 어디로 갔소? ^^ 그 시절.. 참 거시기한 세월이었지요. 엊그제 같아요. 그때.. 그대.. 언제쯤 다시?

글샘 2005-05-15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동조합은 가입하고 말고를 고민할 필요가 없는 단체라고 생각합니다. 불쌍한 우리의 조합은 핍박의 역사가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 있기 때문에 가입을 두려워하는 것이지요.
조합비는 전국 모든 교사들이 당연히 내야 하는 것입니다. 왜냐면 그 혜택을 모두가 보기 때문이지요.
당연한 것을 당당하게 하는 것. 이게 조합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발령 받은 지 한 달만에 노란 원서를 썼답니다. 노란 원서 쓰고 나서 한 달 뒤에 전교조가 출범했지요. 원년 멤버인 셈인데... 노란 원서 쓰고 두 달 뒤에 해직될 뻔 하기도 했고요.
무슨 일을 하든 당당하게 하는 것이 조합원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해콩님의 글을 읽으니 제가 몸시 부끄럽습니다만, 그래도 당당하게 살겠습니다.

해콩 2005-05-16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스로에게 당당하겠다'는 언명보다 더 자신을 구속(?)하는 것이 있을까요? (아! 아이들 앞에 당당하겠다는 다짐이 있군요. ^^) 그 지난한 시대를 헤쳐오신 선배님들, 후배로서 존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감사하구요. 꾸우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