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 셋째날 (2005. 8. 20. 토)

요가로 열심히 다리와 발을 풀어준 덕분인지 쥐도 없이 깊이 잘 잤다. 어젯밤 1시쯤 머리를 베개에 박은 이후로 기억 없다. 7시 40분쯤 일어나 씻고 아직 조금 어두운 방에서 깨작깨작 낙서를 하고 있는데 ㅇㅈ샘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거의 9시에 가까운 시간.. 흠 ..이제 일어나시려나들? 더 강한 잠꾸러기 ㅈㅎ샘이 남아있긴하지만.. 창을 열어 의도적으로 ㅈㅎ샘을 깨우고... 아침거리를 준비하러 함께 여관을 나선 시간이 9시 반쯤 되었었나? 너무너무 비싸지만 또 너무너무 맛있는, 제 철 만나 물오른, 섹쉬한 복숭아(요즘 알라디너들의 화두가 섹쉬함이던가? 요즘 나오는 복숭아, 진짜 섹쉬하다.. 철 지나기 전에 하나씩 꼭 맛보시기를. 꼭! 최상품으로 맛보시기를..) 3개 오천원. 그리고 뚜레쥬르에서 방금 구운 따끈따끈한 빵도 사고.. 어제 밤 의논한 대로 pc방 들러 태안마애삼존불과 서산마애삼존불에 대해 검색해보고.. 수퍼 들러 우유 사면서 태안마애삼존불 가는 길을 물어보고..  다시 반도모텔 301호로 돌아왔다.

백제의 태안마애삼존불은 2004년도에 국보로 지정된, 우리나라 최초의 마애불이란다. 태안읍? 요것이 바로 이 동네 뒷산, 백화산에 꼭대기 조금 못 가면 있단다.. 어제 ㅈㅎ샘이 "등산이나 합시다" 했던 말이 씨가 되었는지 오늘.. 등산할 일이 생겨버렸다. 아침을 맛나게 먹고 모텔을 나선 시간이 11시.

태안초등학교 뒷문으로 산을 오르면 빠르다는 제보를 들었기에 우선 초등학교를 찾았다. 길목에 아주아주 쾌적한 읍사무소(면사무소였나?.. 아! 오늘 아침 일도 제대로 기억 못 한다... ㅜㅜ) 가 나왔다. 2층짜리, 환경친화적으로 지어진 목조건물... 근무하시는 분도 환경친화적으로 참 친절도 하시다. 토요일인데도 미원실 문을 열고 도움 줄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캬~ 그곳에 배낭을 맡겨버리고 산에 올랐다. 도보여행 중에 등산이라... 헐~ ㅈㅎ샘 말대로 버라이어티 여행이다.

산!! 참 이뻤다. 별로 높지도 않아 해발 280m정도.. 정상에서 조금 떨어진 태을사 근처에 삼존불이 있었다. 토요일 일요일만 자원봉사로 삼존불에 대한 설명을 해주신다는 할아버님께 30분 정도 길고긴 설명을 들으며 착한 학생들처럼 고개를 끄덕끄덕... 아이들이 우리처럼만 수업 들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도 자원봉사 할아버지처럼 존재가치를 팍팍 느끼며 행복해할텐데... 슬픈 꿈이다.. 접자!! --

정상으로 향했다. 꼬불꼬불한 길을 100m 정도 올라가니 백화산 정상이 나왔는데 작년 한라산 올랐을 때의 쾌청한 날씨가 생각날만큼 좋았다. 어제 비가 내린 덕분에 가시거리가 장난 아니다. 저쪽 끝.. 바다까지 가물가물 다 보였다. 사방 360도, 어느 한 곳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두 동행은 360도 파노라마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했는데 ㅇㅈ샘은 빳데리가, ㅈㅎ샘은 메모리가.... --; 부처님을 능욕한 댓가가 오늘까지 따라붙나보다. 대충 찍고 내려왔다.

2시경 하산.. 계속 면사무소에서 삐대기로 했다. 친절한 직원님께 자장면을 시켜먹어도 좋다는 허락을 받고 기다리고 있는데 왠 아이가 인터넷을 하고 있다. 우리끼리 "00샘~" 부르는 소리를 들었는지 내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쓸말큼 눈치가 빠른 이 아이는 별 기리낌 없이 우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았다. 김해에서 전학을 왔고 그래서 지금은 이곳에 친구가 없고..개학하면 태안초등학교 5학년이 될거란다. 놀라운 이야기는 그 후에 계속되었다. 어제밤.. 학습지를 한바닥 못해서 "어머니"에게 집에서 쫒겨났단다. 어젯밤 디게 추웠는데.. 한데서 밤을 지샌 아름이는 오늘 아침, 그리고 점심을 아직 못 먹었다 했다. 너무너무나 친절한 자장면 아저씨의 요구로 너무너무나 친절한 면사무소 직원님이 열어주신 사무실에서 아름이와 우리는 점심을 나눠먹었다. 좀 무섭겠지만 어차피 들어가야하는데 빨리 집에 들어가서 씻고 밥도 먹고 하라니까  이모와 이모부가 때린다면서 멍든 팔을 보여주었다. 엄마도 때리느냐고는 차마 물을 수가 없었다. 갑갑한 건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이 막막하다는 거였다. 어디에, 누구에게 부탁하거나 맡겨야하나... 나도 어릴 때 부모님게 야단 안 맞아 본 것도 아니고 수차례 매도 맞아봤듯이 대수롭지 않은 일일 수도 있지만 직업병이 발동하는지 나이에 비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이 아이가 계속 걱정되고 안쓰러웠다. 음료수 하나 뽑아주고 우리도 7시면 여관 찾아들어갈거니까 너도 꼭 집에 들어가라고... 씩씩해야한다고 말해주고 떠나왔다. 지금쯤 아름이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어머니"가 집 근처에도 얼쩡거리지 말라고 했다면서 애써 눈물 참던 그 아이.. 지금처럼 순한 눈빛으로 계속 잘 자라야할텐데.. 세상의 어른들은 무책임하다.

18km만 걸으면 서산이다. 바람도 살랑살랑.. 적당한 구름에 해도 가리워져 걸어다니기에 정말 좋은 날씨. 10km정도 떨어진 지점부터 가늘고 가벼운 빗방울이 떨어졌다. 이까이꺼.. 맞아주지뭐.. 중간에 쉬며 강냉이도 먹고 복숭아도 사먹고.. 오늘 배운 노래는 '철의 노동자' !!  카수 ㅇㅈ샘이 음정 틀리는 거 처음 본다. (아니 듣는다 ㅋㅋ) 어제보다 쉬엄쉬엄... 서산에 들어와 모텔을 잡은 시간은 어제와 비슷하다. 내일이면 돌아가니 빨래를 할 필요도 없다. 나와서 아주 맛난 곱창 전골로 저녁을 먹었다. 닭 한 마리 잡고 맥주 한 병 나누면서 마지막 밤을 화려하게 마무리할 생각이다...

걷는 동안 잊고 있었는데 아름이를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어두워진다. "아무도 모른다"라는 일본 영화를 봤을 때 왠지 모를 죄책감에 시달렸다. 아무도 모른다.. 아무도.. 아이들은 그런 상황에 부딪히면 하소연할 곳이 없다. 아름이는 우리들에게 애원의 눈빛을 보낸 듯 한데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곤 점심 먹이고 어른스러운, 그래서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충고 몇마디 해주고.. 대한민국은 어른들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는 그런 나라가 아니다. 파출소.. 경찰서.. 정부 산하 지역 단체들.. 생각해보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아이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회의만 들 뿐이었다. 학교? 지금이 방학이고 아름이가 전학을 준비하는 특수한 상황이긴 하지만 학기 중이라 하더라도, 또 아름이에게 담임교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가슴이 갑갑하다... 부모가 된다는 거.. 모든 일에 좀 더 책임감을 가져야한다는 뜻이지 싶다. 교사가 된다는 거.. 역시..  가끔 부모가 되는 일도 교사노릇을 하는 일도 피해버리고 싶다.

오늘 걸은 길은 어제보다 짧은 거리이기도 했지만 피곤도 덜하고 시간도 잘가고 가깝게 느껴졌다. ㅇㅈ샘이 한 말처럼(실은 김재동이 모 쇼프로에서 한 말이라지만..) 가장 빠른 길은 차를 타는 것도, 비행기를 타는 것도 아닌 "친구와 함께 걷는 길"임을 실감했다. 친구들.. 세월과 함께 무르익어갈 그런 '관계'였으면 좋겠다.

아! 서산에 도착했을 때, 무지개가 떴다. 것도 두번씩이나... ㅇㅈ샘이 찍었는데.. 올려주시려나? 대신 ㅇㅈ샘이 그린 것으로 보이는 무지개.. ^^ 이것도 아주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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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5-08-20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이 벌써 제 서재 다녀가신 것, 알아요.. 조회수를 보면 알지요!! ㅋ 여행하면서..고맙고 든든하다는 말 꼭 전하고 싶은데 얼굴보면서 직접 한다는 건 불가능이예요. 샘들 덕분에 너무너무 행복한 사흘, 아니 내일까지 그럴거니까 나흘이네요. 감사해요. 그리고 담번에 또 걸어다닐 일 있으시면 끼워주세요. 그땐 뭐든 제 몫의 책임을 하려고 노력할께요.. 나이 많은 노처녀라고 구박하지 마시고.. 꼭이예요!! 오늘 보셨다시피 저 디게 씩씩하게 잘 걷잖아요. 흠이 있다면... 너무 먹는 걸밝힌다는 것 정도? 이 정도는 용서해줄 수 있죠?

whtim 2005-08-20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아직 안 다녀갔었는데...
음정이 틀리는 이유는 굳이 변명을 하자면 편곡이라고 이해하시오.

2005-08-20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심상이최고야 2005-08-21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너무 좋았겠어요^^ 지금쯤 기차타고 내려오고 계시겠지요? 집에 가서 푸욱 쉬세요~~

해콩 2005-08-22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도 무지개의 저편엔 닿을 수 없다고 한다. 그저 바라보면서 걸을 뿐.. 인간의 삶이 그러게 아닌가 싶다. 아름이.. 지금쯤 집에서 편안한 잠을 자고 있을까? 그 아이에게도 저런 무지개가 있었으면 좋겠다. 잡을 수는 없더라도 바라보고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그런 꿈이!
 

도보여행 둘째 날 (2005. 8. 19)

아침 6시쯤 오른쪽 다리에 쥐...! 중학교 이후로 다리에 쥐가 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어제 한 10km걸었더니 다리가 놀랐나 보다. 후다닥 일어나 경련이 심해지기 전에 열심히 주물렀다. 두 동행은 여전히 쿨쿨~ 잘 자고 있더만.. 6시 반.. ㅇㅈ샘이 맞추어 놓은 알람이 깜찍하게 울었다. 끄고 누웠는데 10분 후에 또! 잠이 달아나버렸다. 집에서는 9시까지, 심하면 점심 때 쯤 일어나는데 여행오면 나는 잠이 안온다. 흠..  7시쯤에 이 분들도 일어나겠지 싶어서 먼저 씻었다. 어라.. 이 분들 생각보다 길게 자네..

더 못참고 8시에 두사람을 깨웠다. 일기예보대로 밖에서는 여름비가 촐촐 내리고.. 모텔을 나선 시간이 8시 30분.. 비는 그쳐있었다. 아침은? 아침은 밥을 안먹는단다.. 실망이다 - -; 인절미와 감자떡으로 맛난 아침을 먹고 안면읍을 출발... 걷고 걸었다.

우리나라 도로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유총연맹 공원(공원이라하기에는 영 거시기한...!!)에서 안면도 관광 안내판을 봤더니 가는 길에 안면암과 뭔 浮橋가 있단다. 2.5km정도.. 멀다.. 들어갔다 나오면 한 두시간은 훌쩍 가겠는걸.. 히치 성공하면 가자! 길가에 죽치고 있는데... 소나타 한 대가 선다. 사실 안면암은 별로였다. 시멘트 건물에 오늘 뭔 법회가 있는지 신도들은 줄창 들어오고.. 그런데...그런데 말이다, 3층에 올라갔더니(암자에 왠 3층?? 궁금하신 분은 직접 가 보시라.. 이런 사찰 건물 대도시에는 간혹 있다. 구인사도 이런 건물인걸로 기억하는데... 어쨌든 뭐 그랬다. 단층은 있는데 나무건물은 아니다.) 꺄악~ 동공확장!! 아~ 요즘이 백중사리라더마.. 끝없이 펼쳐진 갯벌... ㅈㅎ샘은 '세상의 끝에 온 것 같다'고 했다. 멋있는 표현이다. 세상의 끝이 정말 이럴까? 갯벌 저 끝으로 아스라이 섬인지 뭔지가 보이고 날씨는 잔뜩 흐리고..

저쪽, 바닷물이 들어오면 섬이될 그곳까지 부교가 연결되어 있다. 허술한.. 위험하니 건너지 말란다.. 그럴 수는 없지. ㅇㅈ샘과 건넜다. 처음엔 몰랐는데 그 넓은 갯벌 가득 생명들이 열심히 꼬물거리고 있었다. 게와 망둥어? 게가 두 다리나 한 다리로 열심히 갯벌의 흙은 주워먹는 모습은 실제로 처음 보았다. 신기하여라.. 망둥이는 또 어떻고.. 얘는 지느러미가 무슨 다리인 양 그걸 이용해서 팔딱팔딱 뛰어다니고 있었다. 관객을 의식하는지 우리가 들여다 보고 있으면 저도 가만히 몸에 비해 큰 눈만 멀뚱멀뚱...

섬에 닿았다.. 한 번 돌아봐야지.. 망망한 갯벌.. 그리고 바다.. 그리고 수평선도 없이 이어진 하늘.. 세상의 끝.. 죽음의 끝이 이럴까? 약간 서러워지려고 해서 얼른 추스르고 돌아왔다. 두 남정네를 잃어버렸는데.. 어느새 암자 3층에 나란히 앉아있다. 법회장 바로 옆이라 염불소리가 직빵으로 들렸다.. 그런데 이거 뭐라는 거지? 내 귀에는 "내장보살"로 들리던데 ㅇㅈ샘은 "냉장고쌀"로 들린다다.. (돌아오는 길에 계속 ㅇㅈ샘은 이 염불을 외워댔다.. 그래서.. 결국...)

젊은 부부의 코란도를 히치해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다시 걷고 걷고 또 걸었다. 옛날에 안면도는 島가 아니었단다. 쳔육백 몇 년에 뭔 필요로 물길을 뚫어 섬을 만들었다나..(정확한 연도와 이유는 집에 가서 다시 책찾아봐야한다. 오기 전에 책 읽고 왔는데 생각 안난다. - -;) 그리곤 1970년에 다시 다리를 만들었단다. 그 다리를 건넜다. 다리는 짧았다. 하긴 물길을 파서 섬을 만들었다니깐 뭐~ 흔적이 조금 보이기도 했다. 다리 건너면 점심 먹기로 했는데 아휴~ 밥집이 하나도 없다. 다리 건너기 전에는 그렇게 많던 것이.. 걷는 수 밖엔.. 왠 밥집 비스무리한게눈에 띄였는데 만원이나 한단다. 아이스크림으로 급한불부터 끄고 남면 도착하면 제대로 된 식당에서 적당한 가격의 밥을 먹기로 했다.

길을 나서는데... 레미콘 기사분들이 파업을 하고 계셨다. 흠.. 어제 이 길을 지나올 때는 천막만 봤었는데.. 의논해서 1인당 만원씩 투쟁기금을 헌납하기로 했다. 힘드실텐데 아이스크림이라도 사드시라고.. 우리 셋다 부끄럼쟁이들이라 서로 미뤘다.. 앗! 그런데 저 아저씨들.. 우리를 부르신다. 돈없이 걸어다니는 학생들이라고 생각하셨는지 아니면 ㅇㅈ샘 ㅈㅎ샘 배낭에 꽂힌 한반도기를 보셨는지.. 어쨌거나 밥이라도 먹고 가라는 제스춰였다. 하는 수 없이 셋이서 같이 가서 투쟁기금...아니 아이스크림값을 드리기로 했다. ㅇㅈ샘이 총대매고 얼른 드리고 수고하시라 인사하고 세 부끄럼쟁이들 도망치듯 돌아서는데 턱수염 더부룩한 아저씨께서 끝까지 쫓아오신다. 아이고 "이리들와봐요.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 ^^; 파업 63일째.. 에구... 한 여름을 그렇게 뙤약볕에서 나시다니 힘드시겠다... 우리는 저 분들에 비하면.. 캔커피 하나씩 받아서 돌아오면서 '동지가"를 셋이서 불렀다. 

남면도착!! 서재식당에서 ㅇㅈ샘과 나는 두부전골.. ㅈㅎ샘은 소머리국밥을 시킨 시간은 예상 시간대로 3시30분.. 밥 먹고 4시 30분까지 휴식시간이란다.. 식당 바로 앞 우체국으로 갔다. "좀 쉬어가겠습니다" "예 그러세요" 친절하시다. 인터넷을 한다니깐 잠궜던 비번을 다 풀어주시고 대학생이냐며 (히힛~ ^^;) 수고한다고 커피까지 뽑아주셨다.

태안까지는 다시 10km!  고까짓거 우습지.. 하고 출발했는데 ㅇㅈ샘 염불 장난 때문에 부처님이 노하셨는지 갑자기 억수같은 (진짜 억수로 많은..) 장대비가 내리 꽂혔다. 10분도 못되는 시간에 홈빡 젖어버렸다. 버스정류장에서 비 긋기를 기다리며 같이 노래도 하고 ㅇㅈ샘은 종교-빈곤교-를 하나 창설하고 교리도 만들고.. 꽤 긴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가 잦아들었다. 6시 30분.. 태안 도착하면 거의 8시쯤? 다시 걷기로 했다.

조금 걷다가 입었던 우비도 벗어버렸다.. 셋이서 상쾌한 바람 맞으며 각자 다른 노래...흥얼흥얼... 두 분 동행은 어찌나 아는 노래도 많고 또 잘 부르는지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해는 뉘엿뉘엿 떨어지고.. 7시 45분쯤, 드뎌 도착..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해서 다행!! 여관 잡고 일단 씻고 9시 뉴스를 보다가 나와 깁밥 천국에서 저녁을 먹었다. 거의 두 달만에 맛보는 김밥, 반갑고 맛나다.

이렇게 도보여행 둘째날도 끝나고 있다. 오늘 있었던 일도 어찌 기억이 가물가물한지.. ^^; 내일은 오늘보다는 조금 걷는다. 오늘은 총 32km, 내일은 일단 계획은 18km!! 나는 걷는 것이 체질인지 너무 잘 걷고 너무 잘 먹고 너무 잘 잔다..  여행이 적성에 맞는 줄은 알고 있었는데 도보여행도? ^^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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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05-08-20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무이상 없으신가보죠. 행여 물집이 잡히거나, 신발이 잘 맞지 않는다거나... 대단들 하십니다. 무더위에...지금쯤 열심히 걷고 계시겠군요. 멀리서나마 힘!!!을 전합니다. 맛사지도 해주시구, 얼음찜질도 해주시면 한결 수월하겠지요. 그리고 알맞게 드시구요. .... 장대비가 화려한 추억거리로 등장하겠는데요. 당장은 힘들겠지만...정말 부럽습니다요. 건투를 빕니다. 아자~ 아자~ 해콩님 히이 힘!!!!!

해콩 2005-08-20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부끄럽습니다.. 여울님 ^^; 실은 총 나흘로 이 도보여행이 끝나거든요, 집에서 뒹굴지 말고 진작 합류할 걸 그랬어요. 한 일주일 만이라도 줄창 걸어볼껄...
"재미있다' 고 했더니 제 동행들이 저 혼자 집까지 걸어오라네요. --; 치~
담번엔 꼭 혼자서도 함 걸어볼랍니다. 마음 열고.. 머리 비우고.. ^^
그럼 지금부터 사흘째 도보여행기 쓰러 갑니다... ^^v

해콩 2005-08-27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ㅇㅈ샘 질문 "원래 섬이 아니었다면서 안면도를 왜 섬으로 만들었데요?"
"원래는 태안반도 남쪽 끝에 있는 태안곶이었는데, 조선 인조 1638년에 삼남지방에서 올라오는 조세물을 한양으로 옮길 때에 거리도 줄이고 왜구의 약탈로부터도 보호하려고 현재의 남면 신온리와 안면읍 창기리 사이를 끊어서 물길을 만듦으로써 섬이 되었다. 그러다 330년 뒤인 1970년 태안과 안면도를 잇는 다리가 가설되어 다시 뭍과 연결되었다'고 합니다. 답사여행의 길잡이 4 충남126쪽..
 

2005. 8. 18. 목. 날씨? 내 맘처럼 오락가락함.. 전체적으로 흐린 가운데 비가 왔다, 해가 보였다.. 그나마 바람 시원한...내일은 비가 엄청 온다는 소식 어쩌나..

나의 몸을 이용한 원초적 여행... 언젠가 한 번은 꼭 해보고 싶었던 걷기 여행이었다. 이렇게 얘기하니 뭔가 엄청 거창해보이지만... 오늘부터 일요일까지 겨우 4일동안이다. (일요일 내려갈거니까 실은 삼일.. 거기다 오늘도 빼면 꼬박 걷는 건 이틀 정도 되려나)

중국 다녀온 후 여행기를 하루하루 미루며 그저 방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다가 어제 갑자기 도보여행 중인 두분 샘과 연락이 닿아 합류하기로 했다. 집에서 가까운 기차역을 두번이나 오락가락하며 표를 예매하며 나름대로 분주하게 오후를 보내고.. 조카 녀석이랑 추리문학관을 갔다면 아마 없었을 일정을 계획하게 되었다.

6시 13분, 천안행 기차...새벽 한 시 즈음까지 허영만화백의 '食客'을 보다가 잠이 들었다. 세 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 준비... 시간 넉넉하게 기차를 타면서 첫 기차로 끊을껄 후회했다. 간만에 기차에서 일출을 보는 것도 좋았을걸.. 잠이 쏟아졌다. 여행을 하면서는 왠만하면 잠을 안자려고 노력하는 타입인데 8시경에야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김천 즈음에서 연세 지긋하신 전도사 할머니랑 집사 할머니의 기차표를 잃어버리셨는지 아웅다웅 충청도 말로 입씨름을 하는 통에 더 이상 잠을 잘 수 없었다. 다른 승객들도 할머니들의 말다툼에 하나 둘 잠에서 깨어난 눈치... 충청도 할머니들의 말싸움.. ㅋㅋ 외람되게도 참말로...귀여우시다...

천안 역에 도착한 시간이 11시 15분경.. 여기서 다시 장항선을 타고 홍성에서 내려야한다. 장항선.. 처음 타 본다.. 충청도 지역의 기차는 어떨까.. 늘 경부선만 타봐서리.. 예매할 때 특별히 부탁한 '창가 내 자리'에 왠 젊은 총각들이 앉아있다. 주위에 가득 친구인 듯 보이는 학생들이 진을 치고서는 자리를 바꿔달란다... 흠.. 창가자리라면 바꿔주겠다 했더니 창가자리, 그러니까 원래 내 자리에 앉아있던 녀석의 친구가 27번 표를 보여주며 창가자리라 했다. 8호차 27번 자리인데 6호차로 잘못 알고 갔다가 다시 물으러 가는 번거로움 끝에 바꿔준 자리로 찾아갔더니 글쎄.. 녀석들이 바꿔준 자리에는 왠 아가씨가 앉아있었다. 그 녀석들이 두 사람 모두에게 27번 자리로 바꿔준 모양.. 이런...^(%*%&$^%  게다가 28번 자리에는 입석 할머니가 앉아계셔셔 '제 자리입니다' 할 수 없었다. 양보.. 해드렸다... 할머니가 내린 후에도 내 창가 자리를 찾을 수는 없었고...  (나는 창가자리 중독증이 있다. 버스건 비행기건.. 모두 창가자리에 앉는걸 무쟈게 좋아한다. 이름하여 '창가 자리 밝힘증')

충청도, 전라도로 이어지는 낮으막한 산들과 평야들..경부선으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풍광이었다. 안온하고 따듯하게 감싸주는 것 같은.. 창가 자리도 아니어서 경치 보기를 포기하고 씨네 21에 눈을 박고 있다가 가방을 챙겨들고 열차 사이 막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시끄럽고 화장실 냄새가 좀 나긴 했지만 들녁이 한눈에 들어왔다...

홍성 시외버스터미널은 기차역에서 걸어서 10분.. 안면도 가는 버스에 오른 것은 1시. 구름이 잔뜩 낀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넓은 들녁이 촉촉히 젖어든다.. 내리고 타는 사람들.. 졸다가 창밖을 보다가.. 그렇게 그렇게 이곳까지 왔다. 3시 10분.. 도착.. 마침내 왔다. 안면 시외버스터미널..

전화를 했더니 히치해서 샘들이 있는 곳까지 오란다... ㅈㅎ샘 왈 "히치 가능한 미모... 그러나 납치 걱정은 하지는 않아도 될 외모니까 자신있게 해보세요. 화이팅!!"  ".....--;" 까짓거 해보지 뭐.. 처음해보는 것도 아닌데... 근데 어떤 자세로 하더라.. 너무 오랜만이라.. 일단 엄지를 치켜세우고.. 차가 서면 아저씨..10분 정도만..좀 태워주세요..

탔다!!  탄 것까진 좋은데 타고 나서 아저씨랑 나눌 말이 없어 어찌나 뻘쭘하던지.. 멀리서 두 사람들 발견했을 때 무지 반가웠다. 한 눈에 알아봤으니.. 하긴 가방에 한반도기를 꽂고 도로변을 걷고 있는 두사람은 도드라지지 않을 수가 없다... 한반도기.. 왠??? ㅇㅈ샘이 8.15축전에서 가지고 온 것이란다. ㅋㅋ

오늘, 도보여행 첫날.. 10km정도 걸었다. 다리는 아프지 않은데 어깨가.. 짐을 가볍게 꾸려야한다는 말이 맞구나.. 담번엔 진짜 꼭 필요한 물건만 꾸려야지.. 비가 온다는 바람에 옷가지며 우산이며 우비며.. 준비물이 늘어났다. 아침에 집에서 가지고 나온 고구마 하나, 복숭아 하나로 점심을 때운 탓에 배도 고팠다. 우렁 된장찌게와 김치찌게로 저녁 맛있게 먹고 샤워하고 빨래하고...

내일을 어디를 걸어다닐까.. 겨우 이삼일이 되겠지만 씩씩하게 이 국토를 두발로 느끼고 뿌듯하게 돌아가야지.. 두 분 샘이 성가셔하지 않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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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8-18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커트는 안 올리셨나요^^ 에고 힘드시겠어요. 아자~

해콩 2005-08-18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커트??? 뭔 말씀이신가 했어요.. 다행히 바지를 입었고.. 치마를 입고 있었다면 히치.. 아마도 계속 실패했을거예요... 모자 눌러쓰고 손수건으로 최대한 얼굴 가리고.. 성공.. ^^;v

코마개 2005-08-19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심. 중국여행기 보고파요. 얼렁 올려 봐요.

해콩 2005-08-19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여행기라기보다는 연수기라서.. --; 연수기라 하기에는 놀러만 다녔고... 것도 북경내에서만..! 도보여행 끝나면 정리를 함 해볼께요... 재미없을텐데... ^^;
 

두시간 정도 비행기를 탔을 뿐인데 중국이란다.

북경어언대학에서 아주 짧은 단기어학연수..

중국어 정말 쉽지 않다.

그렇다고 미친듯이 공부하기에는 처음온 중국의 여러가지 문화를 맛볼 기회를 놓치게되고..

하늘은 거의 매일 흐리고 가끔 비도오고 바람도 분다.

사람 사는 곳 어디든 마찬가지..

인도에서 느꼈던 것처럼 시간과 거리의 개념이 조금 (아니 많이..)다르고

숨쉬기가 조금 힘들고..

그렇다..

 

머릿속이 달라지지 않으면

어딜 간들 마찬가지!!

시간이, 세월이 모든 걸 해결해주리라 믿는다..

 

뻬이찡에서의 혼란스러운 이 시간들...

언젠가 그리워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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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05-07-27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시 다녀오셨군요. 이야기만 많이 들었는데, 정말 가보고 싶군요.
늘 제 자신에게 여유도 짬도 주지 못하는군요. 함 떠나야 하는데.. ...

글샘 2005-07-27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중국어 연수 가셨군요. 힘들어서 쓰러지신 분도 있다던데... 몸조심하시고, 많이 구경하시고, 말도 많이 배워오시길...

심상이최고야 2005-07-28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쌤~~ 건강이 최고여요. 부디 아픈데 없이 잘 다녀 오셔요^^

whiz 2005-07-28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7일????? 어제 가신거예요???

해콩 2005-07-31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은 7월 15일 떠났지요.. 오늘이 31일이니까 꽤 많은 시간이 지났네요.
연수 같이 온 샘들이 모두 62분이신데 다른 샘들은 거의 내몽고에 초원 구경하러 가셨답니다. 금요일 밤에 가셔서 오늘 밤에 오세요. 저는 몇몇 샘들이랑 그냥 숙소에 이렇게 남아서 인터넷도 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엔 모처럼 늦게까지 잠을 잤구요, 공부 좀 하다가 아침 챙겨먹고.. 다른 샘들이랑 점심 같이 먹고.. 좋아하는 샘이랑 둘이서 오다구 근처 피시방에 온거예요.
오는 길에 보니 칠검이라는 중국 영화를 하네요. 우리나라 배우 한 명도 눈에 띠는.. 한국에서도 개봉했나요? '친절한 금자씨' 보고 싶은데.. ^^

흠.. 공부는 그저 '하고만' 있답니다. 하루 왠종일을 공부에 전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진도쫓아가는 것만으로도 버거워요. 대충하려구요..(국고낭비..--;)

돌아가는 날짜가 조금 당겨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이러저러한 사정들 때문에..
돌아가면 여기서 찍은 사진들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지요..
처음 산 디카라 사용법도 다 익히지 못해서 사진이 엉망이겠지만 그냥 막 찍고 있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여울마당님, 글샘님, 심상님.. 그리고 whiz님.. 다들 여름 건강하게 잘 보내세요..

여러가지 한국 음식 먹고 싶어요~ 특이 이렇게 흐린 날은 찌짐이.. 삶은 고구마도..

아나키 2005-08-06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들리네요 ㅋㅋ

그러니까 아직 중국에 계신가 봐요 그럼 이 댓글도 못보실수도ㅋㅋ 그래도 써봅니



중국에서도 잘 지내시죠? 와 여기는요 너무 더워서 정신이 없어요 ㅎㅎ

오늘도 너무 더워서 버스두대탔거든요(원래 한대타고 가야되는데 빨리 갈려구요)

자주 들릴께요 아 그리고 저 친절한 금자씨 봤거든요;; 정말 재미없었어요,,
 
 전출처 : 글샘 > 희미한 착각 속의 화려한 오해였어...

요즘은 교사임이 별로 행복하지 않다.

실업계로 옮긴 지 이제 넉 달. 한 학기가 마무리 되는 요즘은 하루 빨리 방학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을 쳐다보고 있으면 가슴이 답답하다.

특수반 아이들을 괴롭히는 잔인함이나,

몇만원짜리 가방이나 신발을 훔쳐가는 비열함,

툭하면 지각하고도 죄책감을 못 느끼는 강심장,

시험 시간에 거두었다가 나눠준 같은반 급우의 휴대폰에 달린 교통카드를 끊어먹는 저질 범죄.

자기는 이제껏 학생부에서 부르면 한 번도 안 가놓고 선생의 사소한 잘못으로 빡빡 대드는 싸가지 없음의 극치...

애들을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자라는 새싹에 대한 희망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싹수부터 노래서 앞으로 시들어가는 꼴을 바라볼수밖에 없는 미래가 불평스럽기만하다.

실업계에도 나름대로 독창적 수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던 낭만적인 착각은 이제 방학만을 기다리는 현실적인 아집으로 바뀌었고, 일반계보다 순수하지 않을까... 하던 멍청한 생각은 일거에 나를 잠깨게 한다.

아, 그것은 희미한 착각속의 화려한 오해에 불과했다.

아침에 다독거려서 학교 생활 잘 할것 같은 녀석이 점심먹고 나면 집에 가버리고 없는 교실.

복도에 발보로 껍질이 뒹구는 학교... 아, 이게 무슨 학교란 말인가.

학생 화장실에서 담배냄새가 진동을 해도 단속하기가 겁이 난다. 한두 명이래야 잡아오지. 잡아오면 뭐하나. 대가리 빳빳하게 쳐들고 반성문 하나 휘리릭 휘갈기고 또 가서 한대 필 것을...

이미 출석부이기를 포기하고 결석부가 되어버린 출석부를 매일 아침 볼 때마다 뒷머리가 띵~ 한다.

스스로 꿈을 갖지 않는 아이들과 앞으로 몇 년을 더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잠이 안온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월요일 아침에는 좀더 일찍가서 지각생이 줄도록... 도망가는 일이 없도록... 선생에게 대드는 일이 없도록... 애들과도 다투고... 학부모와도 전투를 벌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학부모를 부르고 늘 후회하지만... 왜 학부모보다 학생이 그나마 나은가 말이다. 화가 난다.

월요일 전투는 월요일에 치르고, 주말에는 마음을 하얗게 비우고 싶다. 오후엔 산에라도 올라서 넓은 바다 보며 마음을 하얗고 파랗게 텅~~~ 비워보자.

논밭의 곡식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면서 자란다는 속설을 진리라고 곱씹으면서 말이다. 곡식이 안 자라면 한 걸음 더 가야 한다는 채찍질도 해 보고... 가뭄이 들었거든 물 한 바가지라도 더 끼얹어 주며...

아무리 여름이 더워도 방학은 올 것이니까... (아, 정말 방학 없으면 사표낼 것 같은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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