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싱가포르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 - 잊을 수 없는 내 생애 첫 싱가포르 여행 First Go 첫 여행 길잡이
남기성 지음 / 원앤원스타일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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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여행일정 한 방에 정리하자 - 처음 싱가포르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남기성 _ 스토리매니악


내가 해외여행을 처음 가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고려했던 나라가 바로 싱가포르다.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공존하고 무엇보다 정돈된 느낌이 마음에 들었달까. 결국 선택은 나른 나라로 했지만, 지금도 시간이 나면 가보고 싶은 나라로 정리해 두고 있다.


어디든 여행을 가기 전에 이런저런 자료를 찾다 보면, 어느 순간 혼란이 오는 때가 있다. 너무 많은 자료, 너무 많은 볼거리, 너무 많은 음식들, 워낙 선택할 것이 많다보니 시작도 전에 질려 버리는 경우도 있다. 뭐든 선택지가 많으면 혼란스러운 법이다. 때문에 비교적 작은 선택지 안에서 선택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여행도 마찬가지다. 싱가포르가 작은 나라이기는 하지만 볼거리나 먹거리 만큼은 그 선택지가 상당하다. 다른 여행서들을 보면 거의 모든 내용을 담는데 주력해 혼란스러운 느낌이 많은데, 이 책은 그런 선택지를 줄여주고 나름의 편안한 선택을 돕는다.


아마 이 여행서 시리즈의 특징이 아닐까 싶은데, 3박 4일이라는 일정을 중심으로 하고, 이에 어울리는 여행일정과 볼거리 먹거리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여행하는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일정짜기, 동선짜기 등에 대한 수고를 꽤 덜어주는 구성이다. 여행 고수들이라면 일정과 동선 짜는 것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겠지만, 나같은 초짜들은 영 버거운데, 그럴 때 이 책의 도움을 받아 정리하면 여러 면에서 유용할 듯 하다.


특히 이 책은 내가 원하는 부분만 딱 정리해서 뽑아 내기가 수월하다. 정해진 동선이나 일정이 아니더라도, 한 부분만 떼어내어 보기에도 좋다. 나는 특정한 동선이나 일정보다는 큰 부분만 정해놓고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럴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어 보인다. 


군더더기 없이 시원스런 편집에 담아야 할 내용은 알차게 담고 있는 부분도 좋다. 잘 정돈된 사진으로 쉽게 장소의 정보를 알아 볼 수도 있고, 잘 정리된 텍스트로 무리 없이 해당 부분의 여행을 질길 수 있지 싶다. 빽빽하게 정보 전달에만 집중하는 책들과 달리 시원스레 다가오는 느낌은 여행 중에 펼쳐 보아도 원하는 바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조금은 가벼워 보이는 여행 가이드이지만, 그 가벼움이 여행 중에 필요한 심플한 선택을 오히려 도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더 알찬 내용이 가득한 싱가포르 여행서도 있지만, 내가 필요한 부분만 제대로 들어 있는 여행서로는 이 책이 오히려 유용성 면에서는 앞선다. 


좀 가벼운 여행을 원하거나, 필요한 부분의 정보만 빨리 찾아보기를 원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이 큰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 필요한 정보는 이제 거의 얻었으니, 이제 싱가포르 여행 일정만 잡으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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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엄마의 힘 - 작은 습관으로 기적을 만드는
안민정 지음 / 황소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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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법에 담긴 일본의 힘 - 일본 엄마의 힘 _ 스토리매니악


나는 교육이라는 것에 대한 강요가 없는 환경에서 자랐다. 부모님은 보통의 어린 아이가 하지 말아야 할 아주 기본적인 것에 대해서만 주의를 주셨을 뿐, 그밖의 것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키우셨다. 내 기억에도 요즘의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다양한 교육의 형태에 대한 한 경험이 전혀 없는데, 그 흔한 조용히 해라, 까불지 마라 같은 얘기를 들은 기억도 없다. 솔직히 그런 말을 안 들어도 조용했고 까부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뭐랄까, 어릴 적의 나는 다른 사람을 보고 잘 배우는 타입이었다. 누군가의 부모가 아이에게 조용히 하라고 하면, 아 여기서는 조용히 해야 하는 거구나 하고 배우는...


그런 어린 시절을 보내서인지, 내가 자녀가 있다면 어떤 교육을 하겠다 하는 생각이 없다. 아주 지극히 자유방임적인 부모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는 요즘 부모들에 대한 약간의 반감이 섞인 결과이기도 하다. 부모들의 세계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행동들일 수도 있겠지만, 그 안에 속하지 않은 내가 보기에는 확실히 지나친 감이 없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를 아이 가진 친구들에게 하면 여지없이 갖은 욕을 먹게 된다.


이는 교육에 대한 개인의 관점 차이도 있겠지만, 확실히 지금의 한국사회에서 부모들에게 형성된 하나의 교육 기류랄까, 트렌드라고 할까 하는 것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한국인은 특히 정상 혹은 보통이라 불리는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는 것을 지독히 두려워하는 경향이 많기에 그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남들이 학원에 보내니까 같이 보내고, 남들이 조기 교육을 시키니까 나도 시키고,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하니까 나보다 나은 교육을 시켜야 하고, 모든 것이 그런 테두리 안에 갇힌 결과물이라 보인다.


이런 생각이 틀린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것을 이 책을 보며 깨달았다. 이 책은 일본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저자가 일본의 교육 문화 전반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일본의 보육 시스템, 교육 제도, 일본 엄마들의 교육 철학 등을 한국인으로써의 교육을 받았던 저자가 보고 느낀대로 전하고 있다. 일본 엄마들이 자녀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가 하는 것을 읽으면서, 확실히 나라마다 형성된 기류가 다를 수 있고, 그것에 따라 부모들의 교육 방침도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금의 사회문제들이 교육의 문제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가 갖고 있는 자녀 교육의 문제점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문제를 내부에서 찾아내고 분석해 보는 것도 좋겠지만, 우리 안이 아닌 바깥에서 다른 교육 시스템을 살펴보고 이를 우리의 교육과 비교해보면서 문제점을 찾아보는 방식도 좋아 보인다. 바로 이 책이 그런 부분을 짚어주고 있는 것 같다. 학문적인 또는 분석을 위한 분석이 아닌, 지금 현재 아이를 가르치며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엄마로써의 저자가 하는 이야기이기에 더 깊이 와닿도 생각할거리를 더 많이 던져주는 것 같다.


책에 담긴 일본 교육의 현실이 지금의 우리 자녀 교육 방법보다 우월하다거나 선진적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각 나라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문화 저변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막연히 그들의 방침이 훨씬 좋다는 식의 접근은 위험하다. 다만 그들이 구축한 시스템에서 우리가 부족한 면이 무엇이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교육에 대한 철학적인 면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자녀 교육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만큼, 이 책이 전해주는 메시지가 더 깊게 와닿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이 네이버 포스트에 연재 되면서 큰 인기를 끈 것도 바로 그런 점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책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자녀 교육에 대한 생각을 좀 다르게 고민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 이 책을 읽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할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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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맛도 모르면서 - 맥주에 관한 두 남자의 수다
안호균 지음, 밥장 그림 / 지콜론북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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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를 부르는, 맥주 수다 - 맥주 맛도 모르면서 _ 스토리매니악

 

맥주는 OB와 하이트 밖에 없는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다. 성인이 되어, 버드와이저니 밀러니 하는 또 다른 맥주를 알게 되었고, 이제는 수 백종의 맥주 이름도 익숙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다지 자랑할 바는 아니지만, 이런저런 세계맥주를 꽤나 마셔 본 사람으로써, 지금의 맥주 시장이 다양한 종류의 세계맥주로 채워지고 있는 상황은 적잖이 즐겁다.

 

새로운 외국의 맥주를 보아도, 무슨 맛인지, 어떤 스타일의 맥주인지 몰랐던 시절의 암담함을 기억한다. 마셔 보기 전에는 모르는 맥주가 거의 다였는데, 그래도 요즘은 맥주의 인기 탓인지 맥주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 많아졌다. 자신의 맥주 라이프를 뽐내는 책, 맥주의 정보를 알려주는 책, 세계의 맥주를 소개하는 책 등 아직 종수는 많지 않지만, 꾸준히 새로운 책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책들을 보면, 아직은 맥주의 기초적인 부분 밖에 못 건드리고 있다는 느낌이 많다. 인터넷 시대에 조금만 서핑해 보면 나올 만한 정보를 엮어 놓거나, 알아 듣지도 못할 말로 도배를 하거나, 국내에서 만나 보기 힘든 맥주 소개로 입맛만 다시게 만든다. 이제 조금은 대중의 기호에 맞춘 책이 필요할 시점이 아닌가 싶은데, 또 하나의 맥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 <맥주 맛도 모르면서>는 제목에서부터 도발적인 냄새를 풍기며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하지만, 읽어 본 내용은 조금 아쉬운 면이 많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맥주에 대한 인문학적 이야기, 세계 맥주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 저자들의 맥주에 대한 수다로 이어지는 구성이다.

 

좋게 보면, 맥주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담아낸 것이고, 달리 말하면, 너무 가벼운 이야기만 늘어놓은 형국이 아닌가 싶다. 아직 세계맥주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 많기는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일반적으로 돌아다니는 정보의 수준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맥주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면 흥미로울 부분도 분명 있지만, 그 부분도 생각보다 짧은 이야기를 큰 흥미를 유발하기에는 아쉬워 보인다.

 

하지만, 그들이 맥주 이야기를 편하면서도 친근하게 풀어내려 한 점은 높이 사고 싶다. 맥주를 뭐 공부까지 해 가며 마셔야 하는가 싶겠지만, 그래도 알고 마시는 것과 모르고 마시는 것은 천지차이다. 저자들은 이런 점을 대중에게 어필하고자 여러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어렵지 않게, 마치 술 한 잔 같이 하며 이야기를 하듯 정리하고 있다. 이 점은 책을 읽으며 '나도 이런 맥주 한 번 마셔볼까?' 같은 마음을 갖게 하거나, 맥주라는 술에 흥미를 갖게 만들기에 충분해 보인다.

 

좀 더 저자들의 개인적인 맥주 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해나가면서, 맥주의 정보나 인문학적인 내용들, 여러 맥주들의 소개를 녹여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참 편하게 수다떠는 듯한 분위기라, 오히려 이런 부분을 살리면서 맥주 이야기를 곁들였다면, 훨씬 재미난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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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치기 총알여행 - 생각 없이 준비 없이 떠나는 초간편
신익수 지음 / 생각정거장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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휙 갔다, 휙 오는, 당일여행 가이드 - 당일치기 총알여행 _ 스토리매니악

 

여행 한 번 하려면 준비해야 하는 것이 한 둘이 아니다. 여행지로 가는 교통편이나 길을 알아둬야지, 숙소 예약해야지, 둘러 볼 만한 곳 정보 찾아야지, 맛집 정보도 꼼꼼히 챙겨야 하지, 정말 여행 가기 전 지칠 정도로 챙길 것이 많다. , 그런 과정이 여행 중에 가장 즐거운 과정이라 하니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런저런 일로 바쁜 사람들이나,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여행을 결심한 부모들이라면, 그다지 달갑지 않을 상황일 것이다.

 

이런 이들을 위한 솔루션이 하나 나왔다. 바로 후딱 갔다 후딱 오는, '당일치기' 여행이다. 이 책은 당일치기 혹은 길어도 1박으로 가면 좋을 국내 여행지를 소개한다. 번거로운 준비 과정도 없고, 하루만 반짝 고생하면 되기에 여유도 있다. 특히 바쁜 직장인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여행이다.

 

이 책은 사계절 52주에 맞춰 당일로(혹은 짧은 시간으로) 다녀 오면 좋을 만한 곳의 정보를 담고 있다. 여행기라기보다는 가이드에 가깝다. 특정한 장소를 정해놓고, 그 여행지에 대한 짧은 감상과 소개, 그리고 정보를 담아내고 있다. 여행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지만, 3~4 페이지 정도에 여행지에 대한 인상을 그려볼 수 있게 나름 정리를 잘 해 놓았다.

 

여행지에 대한 소개뿐만 아니라, 어떤 코스를 둘러 보면 좋은지, 어떤 루트가 당일로 돌아보기 좋은지, 좀 여유가 있다면 더 둘러보면 좋은 곳 등도 담아낸다. 짧은 글 안에 여러 정보를 압축해 넣으려 한 노력이 보인다. 아무래도 여행 정보를 들려주는 책이기에 빼놓을 수 없는 정보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지루하게 여행지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책 보다는 임팩트가 있어 좋다.

 

저자가 소개하는 여행지를 둘러보고 있노라면, 나도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되는 곳이 있다. 각각의 여행지를 독립적으로 소개하기 때문에 딱 한 곳을 지정해 떠나기도 쉬워 보인다.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면, 책에 담긴 정보만을 가지고 지금 당장이라도 떠나면 될 듯하다.당일치기니까 가능한 여행 아닐까? 저자가 참 컨셉을 잘 잡은 것 같다.

 

중간중간에는 여행지에 대한 혹은 맛집 등에 대한 깨알팁들이 숨어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곳만 들러도 만족스럽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당일치기 여행이니 맛은 곳을 들르고 많은 맛집을 들르기는 힘들다. 귀찮게 이것저것 알아보는 것보다, 당일치기의 묘미를 살려 책에 실린 한 두 곳만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저자가 경험한 여행의 기록들이 한 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생각나면 훌쩍 떠나는 여행, 가볍게 즐기듯이 떠나는 당일 여행, 그간 해보지 못한 것들이다.

 

여행 일정 자체가 당일이라 빡빡한 느낌은 들지만, 그 또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조금은 색다른 여행을 즐기고 싶거나, 시간이 없어 쩔쩔매는 분들에게 추천해 보고픈 여행 스타일이다. 저자가 권해주는 여행지로 오늘 떠나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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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떠나는 서양 미술 기행 - 세계 최고 명화 컬렉션을 만나다
노유니아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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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이 가득한 일본 미술관 산책 - 일본으로 떠나는 서양미술 기행 _ 스토리매니악


우리나라는 문화 후진국이다. 구색은 갖추려 노력하고 있으나, 여러 분야에서 그 의식 수준부터 큰 차이가 난다. 이런 것도 무리는 아니다. 먹고 살기 바빠 앞뒤 가릴 것 없이 일에만 매달렸던 시대, 문화생활은 그야말로 사치에 지나지 않았던 때가 그리 멀지 않다. 이제 겨우 생활수준이 나아져 문화에 대한 아쉬움이 큰 것도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문화 수준도 순식간에 높아져 버린 일본의 예는 참 부러운 사례다. 단지 경제성장 때문은 아닐 것이다. 그 과정에서 문화의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한 사람들, 경제뿐 아니라 문화도 중요하다는 것을 안 지식인들의 안목도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부러웠던 부분이 바로 그 점이었다. 20세기 초부터 때론 사회환원 차원에서, 때론 개인적인 관심에서 시작된 일본인들의 미술 사랑은 지금의 일본에게 풍요로운 미술관을 남겨 주었다. 20세기 초부터 시작된 그들의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 수집은 상당한 컬렉션을 이루고 있다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크게 두 가지 점에 놀랐다. 첫 번째는 미술관의 숫자다. 저자에 따르면 일본에는 서양 미술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미술관이 지방 소도시까지 합쳐 무려 5,000여 곳이 있다고 한다. 국내의 미술관은 이에 비해 양적이나 질적으로 택도 없는 수준이다. , 이런 미술관이 큰 도시 위주로 자리잡고 있는 우리에 비해 지방의 작은 소도시에까지 상당한 컬렉션을 갖춘 미술관이 있다고 하니 놀랍다.

 

두 번째로 놀란 점은, 바로 그 컬렉션의 질적인 면이다. 고흐, 르누아르, 모네, 피카소, 램브란트, 고갱, 마티스, 세잔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작가의 작품은 물론이고, 미술 현대미술 작가들인 마크 로스코나, 폴 스트랜드 등의 작가 작품들도 많다고 한다. 솔직히 일본에 이 정도의 컬렉션이 있는지 몰랐다.

 

우린 보통 문화 선진국이라는 유럽에 여행 갈 때, 빼놓지 않고 미술관을 여행 코스에 넣고는 한다. 프랑스에 가면 루브르 박물관에 가고, 유럽 주요 도시에 가면 국립 미술관에 간다. 인기 작품들을 그만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미술관 수도 많고 관리도 잘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여행을 할 때 미술관에 간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서양 미술은 당연히 서양 문화권에 있을 것이란 생각과 본고장에서 보아야 진수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일본 내 서양 미술관의 이야기를 들으니, 이제 일본 여행을 간다면 미술관도 꼭 코스에 포함 시켜야 할 것 같다.

 

저자가 들려주는 미술과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것을 많이 알아간다. 여행기처럼 저자가 이야기하는 미술관을 즐겨도 좋고,그 이야기에서 말하는 미술 작품에 대한 이야기, 또 미술가에 대한 이야기를 즐기는 것도 상당한 재미를 보장한다. 작품의 수집이나 미술관 건립에 대한 이야기도 미술관이라는 공간에 대해 흥미를 갖게 만든다.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 상당히 포진한 책이었다.

 

일본 미술관의 사회환원 사례를 통해, 유명 작품들을 한낱 투자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우리 미술 문화가 많이 아쉽다. 재벌가의 창고에 들어가 있을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와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술적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하고, 우리도 미술 관람을 위해 미술관을 찾을 수 있도록 멋진 컬렉션을 갖춘 미술관들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이 책을 통해 미술관에서 어떤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지 알게 된다면, 분명 이런 생각에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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